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장겸 전 MBC 사장을 성추행범으로 잘못 지목한 조응천(57)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사장에게 위자료를 배상하게 됐다. 조 의원의 발언과 동영상 게시행위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행위가 아니므로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김 전사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조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다271763)에서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조 의원은 2016년 6월 30일 대법원의 국회 업무보고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성추행 전력이 있는 MBC 고위간부가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다고 폭로했다.
당시 조 의원은 김 전 사장이 성추행으로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회의 발언을 녹화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하지만 조 의원은 하루 만에 정정 보도자료를 내고 잘못된 사람을 지목했다며 사과했다.
재판에서는 조 의원의 발언과 녹화영상 게시가 국회의원의 직무상 발언에 해당해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앞서 1,2심은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고 표결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조 의원의 행위는 국회 내에서 자유로운 발언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면책특권 및 그 대상이 되는 직무부수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헌법 제50조 의사공개의 원칙 위배 등의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