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묵(71)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의 청탁을 받고 세무조사 대상 업체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박동열(63)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남성민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 전 청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최근 선고했다(2016고합132).
재판부는 "고위직 세무 공무원이었던 박 전 청장이 임 전 이사장의 청탁을 해결하기 위해 적법한 세무조사 권한을 행사하는 것처럼 세무조사 대상자를 불러냈다"며 "세무조사의 공정성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를 훼손하고 세무조사 대상자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다만 "세무조사 자체는 통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박 전 청장이 부정한 이익을 취했음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또 청탁을 하고 실질적인 이득을 취한 임 전 이사장이 2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집행유예가 선고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청장은 2010년 1월 임 전 이사장으로부터 "사촌 동생이 못 받고 있는 땅값을 해결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 땅을 산 건설업체 대표를 사무실로 불러 '대금을 치르라'고 압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업체는 박 전 청장이 지휘하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에서 세무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후 업체는 잔금 4억2800만원에 추가금 2억원을 얹어 대금을 정산했다.
임 전 이사장은 박 전 청장에게 표적 세무조사를 청탁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가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박 전 청장은 정윤회씨와 청와대 비서진의 비밀회동설을 담은 문건 내용 일부를 청와대 공직기관비서관실 행정관이었던 박관천 경정에게 제보한 인물로 지목돼 2014년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