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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그랜트에 대한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 적용에 관한 검토
스타트업의 인재유인과 동기부여를 위하여 종업원에게 스톡옵션(선택권)이 아닌 스톡그랜트(현물 증여 혹은 취득)를 부여하는 경우에도, IPO 성공 및상장후 3개월 시점의 미실현 시장가를 기준으로 최대주주 특수관계자에게 증여세를 과세하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소득과세 우선 원칙(상증세법 제2조 제2항)에 비추어 보아 납득하기 어렵다. I. 대상판결 1. 사실관계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법인’이라 한다)는 2008. 7. 23. 설립된 소프트웨어 및 통신기술용역업 등을 하는 회사이다. 청구인은 2008. 7. 29.부터 2016. 1. 31.까지 이 사건 법인에서 사원으로 근무하였고, 조○○은 이 사건 법인의 최대주주로 이 사건 법인의 설립일부터 2017. 9. 26.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청구인은 2010. 6. 25. 이 사건 법인의 유상증자 시 상법 제418조 제2항에 따른 제3자 배정방식에 의하여 신주 110,000주를 취득하고, 2011. 5. 30. 조○○으로부터 110,000주(이하 ‘제1주식’이라 한다)를 주당 720원에 매수하여 취득하였다. 청구인은 2012. 6. 9. 이 사건 법인의 유상증자 시 상법 제418조 제1항에 따라 보유 주식 220,000주에 따른 주주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신주 22,000주(이하 22,000주 중 제1주식에 따른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취득한 11,000주 부분을 ‘제2주식’이라 한다)를 주당 1,520원에 취득하고, 다른 주주가 실권한 17,476주를 주당 1,520원에 취득하였다. 한편 이 사건 법인은 2015. 2. 11. 코스닥에 상장되었다. ○○세무서장은 2017. 5. 2. 청구인에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이라 함) 제41조의3 제1항에 따라 제1주식 및 제2주식이 그 취득일부터 5년 이내에 코스닥에 상장됨에 따른 이익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하여 제1주식의 상장이익에 대한 2011년 5월 귀속 증여세(가산세 포함) 198,990,180원의 부과처분 및 제2주식의 상장이익에 대한 2012년 6월 귀속 증여세(가산세 포함) 30,117,170원의 부과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2018. 1. 5. ○○세무서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인천지방법원 2018구합50080), 제1심 법원은 2019. 1. 17. 이를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항소하여(서울고등법원 2019누37495) 그 소송 계속 중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3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19. 10. 30. 그 신청이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19아1478), 2019. 12. 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의 판시 내용 특수관계인의 구체적 범위와 요건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위임조항은 조세법률주의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내부직원 중 정보를 취득하여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소명된 자의 경우 증여세 부과를 하지 않는 내용의 예외규정을 두지 않은 증여재산가액조항 또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거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II. 평석 1.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의 도입경위 및 종래의 판례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상증세법 제41조의 3)는 1999. 12. 28. 상증세법에 최초로 도입되고 2000. 1. 1. 시행되었는바, 주식등의 상장에 따른 거액의 이익을 얻게 하는 행위에 과세하여 특수관계인에 대한 변칙적인 증여를 차단하기 위해 증여의제규정으로 입법되었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 이후 코스닥 시장 육성 및 벤처붐이 불던 시기로서 상장 후 주식의 시장가가 급등하는 일이 많았고 이는 20년 후 최근의 코로나 사태 후 시장에 유동성 과다 공급으로 인한 자산가격 급등이나 코인투자 열풍을 상기시킨다. 시기적으로 보았을 때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는 당시에 주식시장을 이용한 부의 편법 승계, 즉 재벌이 설립한 회사의 주식을 2세에 부여하고 경제력을 이용하여 그 회사의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시킬 경우 용이해질 수 있는 부의 편법 승계를 차단하기 위하여 입법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 사안은 이와 같은 입법취지와 괴리감이 있다. 즉 청구인은 회사의 직원에 해당하므로 최대주주와 상증세법상 특수관계는 있으나 그와 친족관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 직원은 회사의 설립 직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시에 주식 일부를 취득하였고, 그 후 주주배정 유상증자 시에 자신의 지분비율에 따라 배정받은 주식 외 실권주를 추가 취득하였으며, 회사가 상장에 성공하여 청구인은 이와 같이 배정받은 주식시장에서 형성된 회사주식의 시장가 상당의 경제적 성취를 누리게 되었다. 애초에 회사가 청구인 직원에게 유상증자 시 신주 취득기회를 준 것은 회사의 성장을 함께하자는 스톡그랜트로서 스톡옵션과 취지를 같이하는 것이다. 청구인 직원의 증자대금에 대해서는 근로소득 등으로 처리되었을 것이고, 그 후 상장에 성공하여 시장가가 형성된 부분은 자본이득으로서 대주주가 아닌 자의 상장주식 양도소득은 자본시장 육성이라는 정책적 목적으로 비과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세관청은 대상판결 사안에서 상증세법 제41조의3에 따라 (미실현) 자본이득 부분에 관하여 증여세 과세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고 (최대주주 특수관계자로서 주식평가시 할증평가까지 적용) 증여세 부과처분을 한 것으로서, 이러한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는 실제 적용 과정에서 경제인이 받아들이는 상식과 괴리가 있으므로 법원 소송 및 헌재 위헌 시비가 다수 있어 왔다.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39726 판결은 최대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최대주주 등으로부터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 주식을 취득한 경우에도 상증세법 제41조의 3의 적용이 타당하다고 보았고,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5두41821 판결은 구 상속증여세법 제41조의3 제1항은 법인 설립 단계에서 발기인의 신주 취득 등 그 밖의 주식 취득에 대해서는 이후 일정 기간 내에 상장으로 인한 이익이 있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한계를 설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헌법재판소 2015. 9. 24. 선고 2012헌가5, 2012헌바114·183(병합) 결정은 주식상장이익 증여 과세제도가 상장일부터 3월이 되는 날을 기준시점으로 정한 것이나, 2002. 12. 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면서 최대주주등으로부터 직접 증여받거나 유상으로 취득한 주식등의 상장이익만을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었기에 주식등 취득자금의 증여 및 신주 취득의 경우를 과세대상으로 추가한 부분에 대하여 평등원칙 위반이 문제되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차별의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합헌이라고 보았다. 2.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적용?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증여’의 개념에 관한 고유의 정의규정을 두지 않고 민법상 증여의 개념을 차용하여 ‘당사자 일방이 무상으로 재산을 상대방에게 수여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재산수여에 대한 의사가 합치된 경우’를 원칙적인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하되, 당사자 간의 계약에 의하지 아니한 부의 무상이전에 대하여는 증여로 의제하는 규정(제32조 내지 제42조)을 별도로 마련하여 과세하였다. 그 결과 증여의제규정에 열거되지 아니한 새로운 금융기법이나 자본거래 등의 방법으로 부를 무상이전하는 경우에는 적시에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어 적정한 세 부담 없는 부의 이전을 차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과세권자가 증여세의 과세대상을 일일이 세법에 규정하는 대신 본래 의도한 과세대상뿐만 아니라 이와 경제적 실질이 동일 또는 유사한 거래·행위에 대하여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평과세를 구현하기 위하여 2003. 12. 30. 법률 제7010호로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민법상 증여뿐만 아니라 ‘재산의 직접·간접적인 무상이전’과 ‘타인의 기여에 의한 재산가치의 증가’를 증여의 개념에 포함하여 증여세 과세대상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종전의 열거방식의 증여의제규정을 증여시기와 증여재산가액의 계산에 관한 규정(이하 ‘가액산정규정’이라 한다)으로 전환함으로써, 이른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하였다. 현대 세제가 소득과세(법인세 및 소득세)와 소비과세(부가가치세) 중심으로 짜여진 것은 시장경제에 의한 효율적 자원 배분을 유지하기 위한 중립적 세제를 우선적인 지향점으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한 것을 소득과세원칙을 내팽겨치고 부의 편재라는 결과만을 보고 과세하겠다는 입법자의 의도로 보아야 할 것인가.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두13266 판결은 ‘결손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 중 결손금을 초과하는 부분’이나 ‘휴업·폐업 법인을 제외한 결손금이 없는 법인과의 거래로 인한 이익’에 대하여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 등을 근거로 주주 등에게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에서 개별 가액산정규정이 특정한 유형의 거래·행위를 규율하면서 그 중 일정한 거래·행위만을 증여세 과세대상으로 한정하고 과세범위도 제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증여세 과세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한 경우, 개별 가액산정규정에서 규율하는 거래·행위 중 증여세 과세대상이나 과세범위에서 제외된 거래·행위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3항의 증여 개념에 들어맞더라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는 관련 증여의제조항의 입법의도를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자산수증이익 등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담하는 법인과의 거래로 주주 등이 얻은 이익을 증여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해당 판결은 납세자의 예측가능성과 조세법률관계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도입으로 인한 과세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한 것이나,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놓고 개별증여의제 조항을 일종의 안전항(safe harbour)으로 본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3. 조세법 영역의 실질적 법치주의와 소득과세 우선원칙 상장전 회사의 종업원에 대해 동기부여용으로 자기 주식을 부여하고, 상장 이후 그 회사의 주식이 자본시장에서 가격이 등락하던 중 특정시점(상장일로부터 3개월 이후 시점)에 시가가 올라 해당 종업원이 부를 누리게 되었다고 사실관계를 본다면, 여기에는 어느 하나 대가관계 혹은 자본시장이라는 경제관념이 전제되지 아니하는 것이 없으며 부의 무상이전이라는 증여 관념이 개재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회사의 상장 및 가치상승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최대주주의 친족 등 특수관계인에게 동일한 사실관계를 적용할 경우 증여로 보는 것이 가능하고 과세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다만 최대주주의 자제 등 특수관계인이라 그 능력에 비추어 다른 종업원 수준의 주식을 배정받고 열심히 노력하여 회사의 상장 및 가치상승에 기여하였다면 역시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할 것이다. 상속세와 이를 보완하는 증여세는 결과의 평등 혹은 출발선에서의 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제도로서 자유시장경제체제가 추구하는 국가전체의 경제적 부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유 보장과 그 결과 일정부분 부의 편재를 감내해야 하는 현상과 배치된다. 비록 상속세 혹은 증여세의 세수효과가 미비하고, 상속세로 인하여 기업의 소유주 사망시 기업의 영속성이 위협받게 되는 것이 현실적 문제로 불거져 있다 하더라도, 미국의 예에 비추어 보면 상속세 및 증여세를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기업들은 상증세법이 마련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거래형식을 구하여 왔고, 이에 대해 법은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두기에까지 이른 것이나, 그렇더라도 과거 증여의제조항을 안전항으로 해석하는 것과 같이 그 해석 적용에 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조세법 영역의 실질적 법치주의는 이와 같은 경제적 현실과 가치대립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세법의 해석 적용에 균형 잡힌 판단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추상적, 일반적 소득 개념을 내세우고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는 현행 소득세제는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번영을 위하여 조세제도로써 이를 뒷받침하고자 하는 이론적 배경이 있다. 비록 현실적으로는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가 중첩되어 사회병리적인 현상이 속출할지라도, 원칙을 세운 후에 실패의 원인을 찾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세법 영역도 마찬가지로서, 이와 관련하여 상증세법 스스로가 일단의 해답을 제시하는 규정이 있으니 바로 법 제4조의2 제3항의 소득과세 우선원칙이다. 그러나 소득과세 우선원칙 스스로도 첨예한 가치대립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누3441 판결은 회사가 유상증자를 하면서 임원인 원고의 증자대금을 회사의 자금으로 납입한 사안에서 이에 대하여 원고는 회사가 익금에 산입하여야 할 소득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고 자금을 유출시켜서 원고에게 귀속된 것이라면 원고에게 상여의 소득처분 및 그에 따른 소득과세가 이루어져야 하고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결하여 소득과세 우선원칙을 적용한 바 있다. 그러나 특수관계자 외의 자에게 자산을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양도하여 상증세법 제35조에 따라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의 차액을 기초로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원심은 소득과세 우선원칙을 내세워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하였으나,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두3200 판결은 이를 파기하여 2007. 12. 31. 소득세법 제96조 제3항 제2호가 개정되기 전에 양도가액과 시가의 차이를 증여세로 시가와 취득가액의 차이를 양도소득세로 과세한 과체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하였다. 나아가 서울고등법원 2010. 11. 10. 선고 2010누19234 판결은 주식을 저가 양수하였다고 보아 양수가와 시가의 차액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에서 양도소득세 계산시 취득가액을 조정해주지 아니한 것은 후발적 경정청구로 다투어야 하고 소득과세 우선원칙을 적용하지 아니하여 이를 도외시하는 태도를 보였는바, 소득과세 우선원칙의 규범력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4. 결어 최근 선고된 대상판결에서 청구인은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에 법에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명확히 제한하지 아니한 것이 포괄위임으로서 형식적 법치주의 위반, 내부정보를 활용할 정도의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에게까지 해당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는 주장을 하며 위헌소원을 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다시금 위 제도의 합헌성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스스로 설시하듯이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는 주식등의 상장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최대주주등 특수관계인에 대한 변칙적인 증여를 차단하고, 수증자 또는 취득자가 이를 양도하지 아니하고 계속 보유하면서 사실상 세금부담 없이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대상판결 사안과 같은 경우에까지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세법 영역에서 실질적 법치주의와 소득과세 우선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주식상장이익 증여세 과세제도와 그 해석·적용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권기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충장)
증여세
특수관계인
주식상장이익
권기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충장)
2023-07-05
헌법사건
헌재, 한달만에 또… 역대 3번째 '재판 취소' 결정
헌법재판소가 지난 달에 이어 또다시 법원 재판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무시하고 재심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법원 재판을 취소한 것이다. 25년 전인 1997년과 지난 달 30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재판 취소 결정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1일 700억원대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 관련 재심청구 기각 판결을 취소해달라며 GS칼텍스가 2013년 7월 제기한 헌법소원(2013헌마496)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여 판결을 취소했다. 헌재는 이날 AK리테일과 KSS해운에 각 104억원, 65억원의 세금을 내라고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재심청구 기각 판결도 취소했다(2013헌마497, 2013헌마242). GS칼텍스는 1990년 개정된 구 조세감면규제법에 근거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주식 상장을 준비했지만 2003년 12월 말일까지 주식을 상장하지 않게 됐다. 역삼세무서는 상장기간 내에 상장을 하지 않았거나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경우 법인세를 다시 계산해 부과하도록 규정한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에 따라 700억여 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GS칼텍스는 이에 반발해 세금 부과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이를 파기환송하자 GS칼텍스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도중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2012년 5월 구 조세감면규제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제23조가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한정위헌 결정을 했다. 한정위헌결정이란 헌법재판소법에는 규정이 없지만 어떤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는 하지 않고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판단하는 결정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는 2009년 6월 파기환송심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헌재 한정위헌 결정은 위헌 결정으로서의 기속력이 없다며 재심 청구를 기각했고 상고도 기각했다. 그러자 GS칼텍스는 다시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헌법이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하고 있으므로 법률에 대한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하는 법원의 재판은 그 자체로 헌재 결정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법률에 대한 위헌심사권을 헌재에 부여한 헌법의 결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재심기각 결정들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청구인들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것인데, 이는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3항에 따라 취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는 위헌 결정 이전에 이루어진 법원의 재판인 재심대상판결 및 법원의 재판을 거쳐 확정된 행정처분으로 원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과세처분에 대한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석태, 이영진 재판관은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해 "법원이 헌재 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인해 당사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차단된 것이므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권리 구제를 위해 과세처분도 이 사건에서 함께 취소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이날 헌재 결정에 대해 "이전에 발표한 대법원의 입장에 변함이 없고 추가적으로 입장를 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6일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며 헌재의 지난 달 30일 재판 취소 결정을 정면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법원은 당시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이고, 법률이 헌법규범과 조화되도록 해석하는 것은 법령의 해석·적용상 대원칙"이라며 "합헌적 법률 해석을 포함한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법원의 권한에 대해 다른 국가기관이 법률 해석기준을 제시해 법원으로 하여금 그에 따라 당해 법률을 구체적 분쟁사건에 적용하도록 하는 등의 간섭을 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규정된 국가권력 분립구조의 기본 원리와 사법권 독립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헌재가 다시 통제할 수 있다면 헌재는 실질적으로 국회의 입법작용 및 법원의 사법작용 모두에 대해 통제하게 된다"며 "이는 국회와 정부, 법원, 헌재에 독자적인 헌법상 권한을 부여하고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도록 한 헌법 개정권자의 근본적 결단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재판취소
헌법재판소
한정위헌결정
박수연 기자
2022-07-21
헌법사건
명의신탁이 증여로 의제되는 경우 신탁당사자에 증여세 신고의무 부과 “합헌”
명의신탁이 증여로 의제되는 경우 명의신탁 당사자에게 증여세 과세표준 등의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구 상증세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 등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구 상속세법 및 증여세법 제68조 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225 등)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서울 잠실세무서장 등은 특정 회사의 주식과 관련해 A씨 등이 명의신탁 당사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이들에게 주식에 관한 증여세와 가산세 부과 처분을 했다. A씨 등은 이에 불복해 소송으로 다투던 중 명의신탁 당사자에게 '증여세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납세지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할 의무'를 부과한 구 상증세법 제68조 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효과적인 조세부과 및 징수 담보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명의신탁 내세운 조세 회비 방지 이 조항은 '제4조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자는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제47조와 제55조 1항에 따른 증여세의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다만, 제41조의3과 제41조의5에 따른 비상장주식의 상장 또는 법인의 합병 등에 따른 증여세 과세표준 정산 신고기한은 정산기준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 되는 날로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은 증여의제조항에 따라 증여세 납세의무가 있는 명의신탁의 당사자에게도 다른 여타 증여세 납세의무자와 동일하게 증여세 신고의무를 부과함으로써 효과적인 조세 부과 및 징수를 담보하고, 궁극적으로는 명의신탁을 내세워 조세 회피를 방지해 조세정의와 조세평등을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의신탁 당사자에게 부과되는 증여세가 행정상 제재의 성격을 갖는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국회는 조세의 종목과 세율을 법률로 정할 수 있고(헌법 제59조),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지는 바(헌법 제38조), 명의신탁 당사자들이 부담하는 증여세도 기본적으로는 헌법상 국민의 납세의무에 근거해 국가가 재정 충당 목적으로 법률의 규정에 따라 반대급부 없이 국민에게 강제적으로 부과·징수하는 조세임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의신탁 당사자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신고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조세회피 목적이 인정돼야 증여의제가 되고 증여의제가 되는 경우에만 신고의무를 부담한다"며 "해당 조항이 명의신탁 당사자에게 필요 이상의 과도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이 증여의 은폐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각종 조세 회피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공익은 A씨 등이 증여세 신고의무로 받게 되는 불편함보다 훨씬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증여세법
상속세법
명의신탁
박수연 기자
2022-03-02
헌법사건
세무사법 제3조 등 위헌확인
[ 판시사항 ] 1. 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에게 더 이상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구 세무사법(2017. 12. 26. 법률 제15288호로 개정되고, 2020. 6. 9. 법률 제173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시행일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2.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과 시행일 당시 종전 규정에 따라 세무사의 자격이 있던 변호사는 개정 규정에도 불구하고 세무사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관한 경과조치를 정하고 있는 세무사법 부칙(2017. 12. 26. 법률 제15288호) 제1조 중 세무사법 제3조에 관한 부분 및 제2조(이하 ‘이 사건 부칙조항’이라 한다)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3. 이 사건 부칙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결정요지 ]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 이외에 변호사 자격 소지자에 대하여 세무사 자격을 인정(이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라 한다)하는 것과 관련된 특혜시비를 없애고 세무사시험에 응시하는 일반 국민과의 형평을 도모함과 동시에 세무분야의 전문성을 제고하여 소비자에게 고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조항이다. 이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의 폐지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변호사가 세무나 회계 등과 관련한 법률사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하여 변호사에게 반드시 세무사의 자격이 부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변호사에 대하여 세무사 자격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는 국가가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 세무사법은 세무사 제도가 정착되고 세무대리시장의 수급이 안정됨에 따라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대상을 점차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왔다는 점, 변호사에게 세무사의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현행법상 실무교육에 더하여 세무대리업무에 특화된 추가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등의 대안을 통해서는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와 관련된 특혜시비를 없애고 일반 국민과의 형평을 도모한다는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점, 변호사의 자격을 가진 사람은 세무사 자격이 없더라도 세무사법 제2조 각호에 열거되어 있는 세무사의 직무 중 변호사의 직무로서 할 수 있는 세무대리를 수행할 수 있고 현행법상 조세소송대리는 변호사만이 독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이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하는 것 외에는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되어 업무의 범위가 축소되는 불이익을 입었으나, 이러한 불이익이 위 조항으로 달성하고자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시행일을 2018. 1. 1.로 정하고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에 관한 경과조치를 규정한 것이다. 청구인들의 신뢰는 입법자에 의하여 꾸준히 축소되어 온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에 관한 것으로서 그 보호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설령 그것이 보호가치가 있는 신뢰라고 하더라도 변호사인 청구인들은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있으므로 신뢰이익을 침해 받는 정도가 이 사건 부칙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신뢰보호원칙을 위배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3. 이 사건 부칙조항이 2017. 12. 26.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을 2018. 1. 1.로 정한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가급적 빨리 달성하기 위한 고려에서 내려진 입법적 결단으로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 부칙조항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시행일인 2018. 1. 1.을 기준으로 이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달리 취급하고 있다. 위 두 집단은 사법연수원 입소 당시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당시 장차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도 자동으로 부여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자는 2018. 1. 1. 당시 이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개정 전 세무사법에 따를 경우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받을 수 있는 요건을 현실적으로 구비하고 있었던 반면, 후자는 2018. 1. 1. 당시 그와 같은 요건을 현실적으로 구비하고 있지 않은 채 장차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세무사 자격까지 자동으로 부여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만을 갖고 있었던 것에 그친다. 후자의 경우 본인 및 주위 여건에 따라 사법연수원 과정이나 법학전문대학원 과정을 마치지 못할 가능성 내지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도 전자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부칙조항이 2018. 1. 1.을 기준으로 이미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달리 취급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위 조항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의 반대의견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표면적으로 제시된 입법목적과 달리, 세무사 자격시험 합격자가 세무서비스 시장에서 가지는 지배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이념의 취지에 부합하는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국가의 협력의무 이행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입법목적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설령 입법목적을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고 파악하여 그 정당성을 인정하더라도, 변호사에게는 세무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세무대리업무 전반에 관해 전문성이 인정되므로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할 수 없다. 세무대리업무 중 ‘장부작성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원래부터 변호사에게 전문성이 인정되어 온 업무들이고, ‘장부작성업무’와 ‘성실신고확인업무’도 다른 세무대리업무에 부수한 업무이자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의 기초가 되는 업무인 점, 세무대리를 시작하려면 6개월 이상의 실무교육 등을 받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변호사에게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자격제도의 속성상 이미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교육만 받으면 실제 업무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포함하여, 실질적으로 당해 직업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과 지식 등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는 사람이라면 모두에게 자격을 부여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이러한 점에서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은 부여하되 추가 교육 이수 등 다양한 대안을 마련함으로써도, 입법목적을 동일한 정도로 달성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 자체를 부여하지 않는 이 사건 법률조항은, 피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해 청구인들은 세무대리업무에 관한 능력이나 전문성을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세무사로서 세무대리업무를 일체 할 수 없게 되므로, 제한받는 사익은 중대하다. 반면,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의 범위가 한정되면 소비자의 세무서비스 선택 폭이 좁아지고, 특히 기장업무부터 행정소송까지 일관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가능성이 봉쇄되는바,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는 공익이 얼마나 달성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원칙도 충족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이 사건 부칙조항에 대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의 헌법불합치의견 요지]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부여제도는 1961년 세무사법 제정 이래 50년 이상 동안 줄곧 시행되어 왔으며, 단시일 내에 폐지 또는 변경되리라고 예상될 만한 사정은 없었다. 그런데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해, 이미 세무사 자격 취득에 대한 기대를 가진 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자들도, 이제는 반드시 세무사 자격시험에 합격할 것을 요구받게 되었다. 세무사 자격시험의 일부 면제나 유예기간 조항 등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부칙조항으로 인한 신뢰이익의 침해정도는 중대하다. 반면, 세무분야의 전문성 제고라는 공익의 실현이 장기적 관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변호사 자격 취득을 위한 단계에 진입한 사람에게까지 시급히 적용해야 할 정도로 긴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부칙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하여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다만, 단순위헌을 선고할 경우 이 사건 부칙조항에 의하여 세무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사람들마저 그 근거규정이 사라져버리게 되므로, 헌법불합치를 선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사건 부칙조항을 개정함에 있어서는, ‘2018. 1. 1. 이전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 또는 2018. 1. 1. 이전에 공고된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전형에 지원하여 입학자로 선발된 사람으로서, 각 2018. 1. 1. 후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사람’에게 세무사 자격이 부여될 수 있도록 입법적 배려를 해야 함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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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21-07-19
헌법사건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잘못 팔면 20% 가산세… 합헌"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수협의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잘못 교부·발급한 경우 감면세액의 20%를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한 조세특례제한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5일 A수협 등이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2 11항 2호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338등)을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기각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면세유류 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수협은 어업용 면세유 공급을 위한 면세유류 구입카드나 출고지시서를 교부·발급해왔다. 그런데 세무서는 A수협 등이 관련 증거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잘못 발급했다며 감면세액의 2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부과했다. 이에 A수협 등은 가산세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재판과정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해줄 것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의2 11항 2호는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조합이 관련 증거서류를 확인하지 않는 등 관리부실로 농·어민 등에게 면세유류 구입카드 등을 잘못 발급하거나 농·어민 등 외의 자에게 면세유류 구입카드 등을 발급한 경우에는 해당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및 자동차세의 감면세액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헌재는 "이 조항은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수협의 관리·감독 책임을 강화해 어업용 면세유의 부정유통을 사전에 방지하고, 궁극적으로는 어업용 면세유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수협이 관리부실로 면세유류 구입카드를 어민에게 잘못 교부·발급하거나 어민이 아닌 자에게 교부·발급한 경우 감면세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한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면세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하도록 한 것은 의무위반의 정도를 고려한 제재로 볼 수 있고, 20%라는 가산세율이 본래의 제재 목적 달성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어업용 면세유의 부정 유통을 방지해 면세유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은 면세유류 관리기관인 수협이 관리부실로 인해 감면세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징수당하는 불이익보다 중대하므로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수협의 관리 부실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어업용 면세유 부정 유통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 의무위반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경우와 어업용 면세유 부정 유통의 결과가 발생해 의무위반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경우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가산세율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며 "그 결과 관리부실이 인정되기만 하면 수협은 실제로 어업용 면세유 부정유통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의무위반의 정도를 넘는 금전적 부담을 지게 되는데, 이는 헌법상 비례원칙에 어긋난 재산권 침해"라는 반대의견을 냈다.
면세
수협
조세특례제한법
감면
박수연 기자
2021-07-15
조세·부담금
헌법사건
물이용부담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헌재의 존립근거
1. 결정 요지 헌법재판소는 한강수계 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한강수계법') 제19조에 따라 부과하는 물이용부담금에 대하여 2020년 8월 28일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결정 내용 중에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심판대상 조항에 대한 과잉금지원칙심사 과정에서 수단의 적합성에 대하여 설시한 부분이다. "부담금 부과조항은 한강수계 중 하류 지역의 상수원으로부터 취수된 수돗물의 최종수요자(이하 '부담금 납부대상자')에게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으로서 헌법상 허용되는 것이어야 한다. 수자원은 하천을 매개로 관리되는데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는 자연적 특성상 용수의 사용과 수질이 상·하류 간 밀접하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하천마다 주변 자연환경, 지리적·사회적 환경이 다르므로 수자원을 관리할 때에는 하천별 특성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특별한 정책적 필요에 따라 한강수계법은 '한강'이라는 특정한 수계를 중심으로 수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공적 과제는 반드시 조세에 의하여 재원이 조달되어야만 하는 국가의 일반적 과제라기보다는 관련된 특정 집단으로부터 그 재원이 조달될 수 있는 특수한 공적 과제의 성격을 가지므로 이를 위해 부담금 납부대상자에게 물이용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국가의 일반적 과제를 수행하면서 부담금 형식을 남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나아가 상수원의 수질개선은 해당 국민의 건강, 생활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중대한 공적 과제로 관련 사업이 지속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에 필요한 재원의 조달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필요성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재정수단이 아닌 부담금 형식의 별도의 기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물이용부담금이 헌법상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한강수계의 상수원 수질 개선이라는 공적 과제에 대하여 부담금의 납부의무자 집단으로 선정된 부담금 납부대상자가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가져야 하므로 이에 대하여 보기로 한다. 부담금 납부대상자는 공공재로서 한강수계의 특정한 공공수역으로부터 취수된 물을 공급받아 소비한다는 점, 한강수계의 수질개선을 위한 토지 이용규제 등 공적 부담을 지고 있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인 특정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부담금 납부대상자는 수질개선을 통해 양질의 수자원을 제공받는 특별한 이익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공적과제와 객관적으로 근접한 집단이고 그 수혜자로서 해당 비용에 대해 집단적 책임성도 인정된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물이용부담금은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재원이 되어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한 토지이용 규제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보전하고 수자원 이용을 위한 수질관리비용에 충당되는바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집행을 통한 궁극적 이익은 한강수계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최종수요자에게 돌아가게 되므로 결국 물이용부담금은 부담금 납부대상자에게 양질의 수돗물 공급이라는 직접적인 효용을 제공하게 된다. 그러므로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통해 추구하는 공적 과제와 부담금 납부대상자 간에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한강수계법 제19조에 따라 징수한 물이용부담금은 조세와 달리 국가의 일반회계의 재원으로 귀속되지 않고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재원으로 귀속되어 한강수계의 상수원 수질개선 비용 등의 용도로만 사용된다. 기획재정부장관은 매년 부담금의 부과실적·사용명세 등이 포함된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를 작성하여 국회에 제출하고(부담금관리 기본법 제7조 등) 이를 통해 물이용부담금 징수의 타당성이나 적정성은 입법자의 지속적 심사를 받고 있다. 그러므로 물이용부담금 부과가 재정에 대한 국회의 민주적 통제체계로부터 일탈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성은 크지 않다. 이를 종합하면 부담금 부과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2. 평석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그동안 헌법재판소가 특히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의 헌법적 요건에 대한 엄격한 심사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우려의 여지가 크다. 정책실현목적 부담금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입법자의 형성권과 정부의 집행권을 존중하고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세와 경쟁관계에 있는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의 경우 국민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헌법재판소가 느슨한 심사기준을 적용하여 결국 잘못된 입법을 바로잡을 기회를 스스로 상실한다면 과연 헌재의 존립목적이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물이용부담금이 집단적 동질성, 집단적 책임성, 객관적 근접성, 집단적 효용성을 모두 충족하였으므로 이른바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으로서 합헌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그럴까? 헌법재판소는 납부의무자들의 집단적 동질성과 관련하여 "부담금 납부대상자는 공공재로서 한강수계의 특정한 공공수역으로부터 취수된 물을 공급받아 소비한다는 점, 한강수계의 수질개선을 위한 토지 이용규제 등 공적 부담을 지고 있지 않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인 특정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였다. 그런데 집단적 동질성이라는 요건은 납부의무자들이 역사적·문화적·사회적·직업적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숙성되어 다른 국민이나 인구집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 긴밀하고 독특한 유대감으로 구별되는 특징을 말한다. 물이용부담금의 납부의무자들은 아파트 1호와 2호, 3호에 거주하는 장삼이사 평범한 사람들로서 이들은 역사적·문화적으로 각인된 공통의 유대감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은 단순하게 아파트 주민이며 공통점이 있다면 수돗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당신들은 한강 상류로부터 깨끗한 물을 공급받기 때문에 특별한 연대감을 가진 동질적인 사람들이지요?"라고 묻는다면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할 사람이 있을까? 오히려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는 동질감이 더 크지 않을까? 그래도 그들은 상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법적 규제로 인하여 깨끗한 취수원을 유지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건강하고 위생적인 수돗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특별한 혜택을 받는다는 점에서 집단적 효용성 원칙이 실현되고 따라서 수도요금 이외에 물이용부담금도 마땅히 내야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논리이다. 깨끗하고 위생적인 수돗물을 마시는 주민들이 기꺼이 물이용부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낙동강 유역 특히 하류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쾌적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은 헌법상 당연한 기본권 아닌가요?"라고 헌법재판소에 묻고 싶다. 헌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서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설마 헌법재판관들이 모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이 수돗물의 사용에 대하여 수도요금이라는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 이외에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 정수기나 먹는 샘물도 아닌데 별도로 물이용부담금을 또 내야만 기본권을 향수할 자격이 생기는 것인가? 사실 깨끗하고 쾌적한 물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 중의 하나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서 국가에게 (수)자원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자치단체의 고유사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수돗물을 사용하는 주민들과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통해 추구하는 깨끗하고 쾌적한 물의 공급이라는 공적 과제 간에 특별히 밀접한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원래 깨끗하고 위생적인 물을 관리하고 공급해야 하는 국가나 자치단체는 쏙 빠지고 왜 주민들이 그 책임을 지는 것인가? 그렇다면 수돗물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물이용부담금 제도를 통해 추구하는 깨끗하고 쾌적한 물의 공급이라는 공적 과제에 다른 국민들이나 인구집단에 비교하여 특별히 밀접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결국 물이용부담금은 재정조달목적을 가지는 특별부담금으로서의 허용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깨끗하고 건강한 물을 공급하는 국가의 공적 과제는 국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국가의 일반회계에서 지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수계관리기금 역시 헌법적 정당성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에서 조세와 부담금의 차이와 구별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을 방기하고 결과적으로 국민의 재산권과 환경권 등을 수호하는 역할보다는 물이용부담금이라는 정부의 현실적인 재정수단을 정당화하는 단순한 논리를 제시하는데 그쳤다는 점에서 지난 30여년 간의 자랑스러운 전통에도 불구하고 그 존립 근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결정이라고 혹평하지 않을 수 없다. 결정문에 언급은 하고 있지만 학교용지부담금결정 등 최소한 자신의 선례와 치열하게 비교하여 물이용부담금의 헌법적 정당성 여부를 따지는 성의를 보였어야 한다. 사실 물이용부담금와 법체계가 유사한 것으로서 전기사업법 제51조 제1항에 따라서 일반 국민인 전기사용자를 납부의무자로 보고 전기요금에 부가하여 부과하는 전력산업기반 부담금 등 국민들이 잘 모르지만(그 이유는 수도요금과 전기요금 청구서 구석에 슬쩍 끼어 넣기 때문이지만) '정부의 숨겨진 지갑'과 수많은 부담금에 대해서 헌법재판소가 과연 엄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지극히 회의적이다. 그래서 상식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다. "헌법재판소는 왜 있는 것이지?" 김성수 교수 (연세대 로스쿨)
수돗물
상수원
물이용부담금
김성수 교수 (연세대 로스쿨)
2020-09-24
헌법사건
"종교인 비과세 부당"… 일반 국민, 헌법소원 냈지만 '각하'
일반 시민이 종교인들이 받는 비과세 혜택 등은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자기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A씨 등이 "소득세법 제12조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319)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이 조항은 '종교관련종사자가 대통령령에 따라 받는 학자금과 식사 또는 식사대, 실비변상적 성질의 지급액,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월 10만원 내 보육비 등 소득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소득세법은 또 '소득세에 관한 사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직무 수행상 필요한 경우 질문을 하거나 해당 장부·서류 등을 조사하거나 제출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종교인소득에 대해서는 종교단체 장부·서류 등 종교인소득과 관련된 부분에 한하여 조사하거나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종교인이 아닌 A씨 등은 2018년 3월 "해당 조항들은 종교인들을 우대해 일반 국민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납세의 의무, 조세평등주의를 위배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수혜적 법령의 경우에는 수혜범위에서 제외된 사람이 자신이 평등원칙에 반해 수혜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주장을 하거나 비교집단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법령이 위헌이라고 선고돼 혜택이 제거된다면 비교집단과의 관계에서 법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향상된다고 볼 여지가 있는 때에 한해 그 법령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는 자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 등이 문제 삼은 조항은 종교인에게 혜택을 주는 수혜적 법령"이라며 "그러나 A씨 등은 자신들도 종교인과 같이 동일한 혜택을 받아야 함에도 평등원칙에 반해 수혜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주장을 하지 않고, 종교인에 대해 부당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종교인들에 대한 혜택이 제거되더라도 A씨 등에 대한 법적 지위가 향상될 여지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각하한다"고 밝혔다.
소득세법
종교인비과세
비과세
종교인
손현수 기자
2020-07-24
헌법사건
지방세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다목 2) 등 위헌제청 등
◇ 1. 회원제 골프장용 부동산의 재산세에 대하여 1천분의 40의 중과세율을 규정한 구 지방세법(2010. 3. 31. 법률 제10221호로 전부개정되고, 2019. 12. 31. 법률 제168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 제1항 제1호 다목 2) 중 골프장용 토지에 관한 부분 및 구 지방세법(2010. 12. 27. 법률 제10416호로 개정되고, 2016. 12. 27. 법률 제144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조 제1항 제2호 가목 중 골프장용 건축물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회원제 골프장 운영자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 ◇ 2. 심판대상조항이 대중 골프장 등 다른 체육시설과 달리 회원제 골프장을 차별취급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 1.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 가격 및 비회원의 그린피 등을 고려할 때 골프장 이용행위에 사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골프가 아직은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부담 없이 이용하기에는 버거운 고급 스포츠인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 중과가 사치·낭비풍조를 억제하고 국민계층 간의 위화감을 해소하여 건전한 사회기풍을 조성하고자 하는 목적의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 된다. 현재 골프장용 토지와 같은 임야의 경우 공시지가의 시가반영율이 매우 낮은 편이고, 여기에 70%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적용하여 과세표준액을 산출하므로 명목세율이 4%이지만 실효세율은 사실상 이보다 훨씬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짧은 시간에 재산원본을 몰수하는 효과에 이르게 되어 사적 유용성과 처분권이 위협된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골프장 운영주체로서는 그 경영적 판단에 따라 관련 법령에 규정된 절차를 거쳐 골프장 자본조달의 방법을 변경하여 회원제 골프장업에서 재산세가 중과되지 않는 대중 골프장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 부담이 높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할 것인가 또는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할 것인가 하는 기업주체의 자율적인 경제적 선택의 문제를 초래할 뿐, 골프장업의 운영을 법률적으로나 사실상으로 금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사치·낭비 풍조를 억제함으로써 바람직한 자원배분을 달성하고자 하는 유도적·형성적 정책조세조항으로서 그 중과세율이 입법자의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회원제 골프장의 운영을 사실상 봉쇄하는 등 소유권의 침해를 야기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는 자 또는 골프장 운영을 희망하는 자로서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 중과세라는 규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할 것이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회원제 골프장 운영자 등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2. 입법자는 외부불경제 효과로 인한 골프장 규제의 필요성, 회원 위주로 이용 가능한 회원제 골프장의 제한적인 접근가능성, 사치·낭비 풍조 억제를 통한 한정된 자원의 바람직한 배분, 골프장 조성비용 조달방법의 차이 등 국민경제적·사회정책적 제반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회원제 골프장의 재산세율을 대중 골프장 등 다른 체육시설보다 높게 규정한 것인바, 이를 두고 현저히 합리적인 재량을 벗어나 불합리한 차별을 가하는 것이라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 요지] 1. 사치성 재산에 대한 중과세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된 1970년대 이후 이루어 낸 엄청난 경제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레저문화의 발달 및 골프인구의 증가추세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골프장은 더 이상 일부 특수부유층의 전유물인 호화 사치성 위락시설로서 억제하여야 할 대상이라고 볼 수 없고, 다수의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체육활동의 장으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치·낭비 풍조의 억제라는 재산세 중과의 입법목적은 현재에 이르러 그 정당성을 상실하였다. 회원제 골프장의 이용행위의 사치성에 주목하여 이를 억제해야 한다면, 그 이용행위 자체에 대하여 응능부담(應能負擔)의 원칙에 따라 적절한 부담을 부과함이 타당한 것이지, ‘회원제 골프장의 보유’를 이유로 재산세를 중과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이용행위의 제한과 그 연관성이 희박할 뿐만 아니라 재산소유 자체를 과세요건으로 하는 재산세의 본질에도 부합하지 아니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회원권의 가격, 이용자 중 비회원의 비율, 비회원의 독자적 이용 가능성 등 골프장의 사치성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전혀 반영하지 아니하고, 모든 회원제 골프장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바, 이는 회원제 골프장 운영자 등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2. 이용행위의 사치성이나 시설의 이용접근성 측면에서 회원제 골프장은 대중 골프장 등 다른 체육시설과 본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이 회원제 골프장에 대하여만 1천분의 40의 중과세율을 규정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한 것으로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골프장
골프
지방세법
2020-04-09
헌법사건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제1항 제3호 위헌제청
1. 구 국민체육진흥법(2007. 4. 11. 법률 제8344호로 전부개정되고, 2017. 12. 19. 법률 제152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조 제1항 제3호 및 국민체육진흥법(2017. 12. 19. 법률 제1526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연혁과 관계없이 ‘국민체육진흥법’이라고 한다) 제20조 제1항 제3호(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고 한다)가 규정한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 시설의 입장료에 대한 부가금’의 법적 성격 2.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적극) 1.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 시설의 입장료에 대한 부가금(이하, ‘골프장 부가금’이라고 한다)은 국민체육진흥법상 국민체육진흥기금(2018. 1. 1. 이후에는 국민체육진흥계정, 이하, ‘2018. 1. 1. 이전의 국민체육진흥기금’과 ‘2018. 1. 1. 이후의 국민체육진흥계정’을 합하여 ‘국민체육진흥계정’이라고 한다)을 조성하는 재원이다. 골프장 부가금은 시설의 이용 대가와 별개의 금전으로서,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 시설의 이용자(이하, ‘골프장 부가금 납부의무자’라 한다)라는 특정 부류의 집단에만 강제적ㆍ일률적으로 부과된다. 골프장 부가금은 국민체육진흥계정으로 포함되어 국민체육진흥법에서 열거한 용도로 사용되며, 진흥공단은 국민체육진흥계정을 독립된 회계로 관리ㆍ운용하여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골프장 부가금은 조세와 구별되는 것으로서 부담금에 해당한다. 골프장 부가금은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을 뿐, 그 부과 자체로써 골프장 부가금 납부의무자의 행위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골프장 부가금 납부의무자 이외의 다른 집단과의 형평성 문제를 조정하고자 하는 등의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재정조달목적 부담금에 해당한다. 2. 심판대상조항으로 말미암아 골프장 부가금 납부의무자는 골프장 부가금 징수 대상 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그 밖의 국민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골프장 부가금을 부담해야만 하는 차별 취급을 받는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한 골프장 부가금은 국민체육진흥법의 목적 등을 바탕으로 한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재원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골프장 부가금을 통해 수행하려는 공적 과제는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안정적 재원 마련을 토대로 한 ‘국민체육의 진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의 의미와 그 범위,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사용 용도 등에 비추어보면, ‘국민체육의 진흥’은 국민체육진흥법이 담고 있는 체육정책 전반에 관한 여러 규율사항을 상당히 폭넓게 아우르는 것으로서 이를 특별한 공적 과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부가금의 납부의무자는 골프장 부가금 징수 대상 시설의 이용자로 한정된다. 이들은 여러 체육시설 가운데 회원제로 운영되는 골프장을 이용하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동질적인 특정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광범위한 목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규율 내용을 수반하는 ‘국민체육의 진흥’이라는 공적 과제에 국민 중 어느 집단이 특별히 더 근접한다고 자리매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수영장 등 다른 체육시설의 입장료에 대한 부가금제도를 국민부담 경감 차원에서 폐지하면서 골프장 부가금 제도를 유지한 것은 이른바 고소득 계층이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골프 이외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한 체육 활동이 적지 않을뿐더러, 체육시설 이용 비용의 다과(多寡)에 따라 ‘국민체육의 진흥’이라는 공적 과제에 대한 객관적 근접성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골프장 부가금 납부의무자와 ‘국민체육의 진흥’이라는 골프장 부가금의 부과 목적 사이에는 특별히 객관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수많은 체육시설 중 유독 골프장 부가금 징수 대상 시설의 이용자만을 국민체육진흥계정 조성에 관한 조세 외적 부담을 져야 할 책임이 있는 집단으로 선정한 것에는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 골프장 부가금 등을 재원으로 하여 조성된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설치 목적이 국민체육의 진흥에 관한 사항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수준의 효용성을 놓고 부담금의 정당화 요건인 집단적 효용성을 갖추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골프장 부가금은 일반 국민에 비해 특별히 객관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볼 수 없는 골프장 부가금 징수 대상 시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을 초래하므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골프장
국민체육진흥법
부가금
2020-01-02
헌법사건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만 대상으로 한 부가금 징수는 위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를 대상으로 징수하는 '부가금'은 헌법상 합리적 이유없이 시설이용자를 차별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 등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서울고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2017헌가21)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07년부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회원제 운영 골프장 이용자를 대상으로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등에 따라 별도의 부가금을 징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경기 활성화 등을 이유로 부가금 징수 중단을 지시했고, 공단은 해당 연도에 부가금을 수납하지 않았다. 그런데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단이 임의로 부가금 징수를 중단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공단은 다시 부가금 징수 시행을 각 골프장에 통보했다. 이에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던 A씨는 "골프장 시설 이용자의 의사에 따라 부가금을 수납하겠다"며 2014년 부가금 상당액의 일부만을 공단에 납부했다. 그러자 공단은 A씨의 골프장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소송 도중 경영난을 겪던 A씨의 골프장은 회생절차에 돌입했고, A씨는 2016년 6월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 및 제23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했다. 제청법원인 서울고법은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제20조 1항 3호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구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와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 1항 3호는 회원제로 운영하는 골프장 시설 입장료에 대한 부가금을 국민체육기금의 재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수많은 체육시설 중 유독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만 국민체육진흥계정 조성에 관해서 조세 외적인 부담을 져야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국민체육진흥계정의 설치 목적이 국민체육 진흥에 관한 사항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일부에게만 비용부담을 시키는 것은 정당화 요건을 결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골프장 부가금은 일반 국민에 비해 특별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기 어려운 회원제 골프장 이용자들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국민체육진흥법
골프장
부가금
왕성민 기자
2019-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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