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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남·녀 직렬 정년 격차 14년… 합리적 이유 없다"
여성 근로자가 다수인 직렬과 남성이 다수인 직렬의 근무상한연령이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르다면 이는 부당한 차별에 해당돼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국가정보원 계약직공무원 A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공무원지위확인소송(2013두2001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헌법과 남녀고용평등법,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남녀의 차별'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차별대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업주나 사용자가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대우 하도록 정한 것은 형식을 불문하고 강행규정인 남녀고용평등법과 근로기준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여성 전용 직렬로 운영되어 온 전산사식 분야의 근무상한연령을 남성 전용 직렬로 운영되어 온 다른 분야의 근무상한연령보다 낮게 정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는 국정원장이 증명해야 하며 이를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당연 무효"라며 "단순기능분야 내에서 남녀의 근무상한연령에 현저한 차등을 두는 것은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와 B씨는 1986년 국정원 기능 10급 국가공무원으로 채용돼 출판물 편집 등을 담당하는 '행정보조 직군'과 '입력작업 직렬' 업무를 했다. 1993년부터는 신설된 '전산사식 직렬'에 속해 기존과 같은 출판물 편집 등을 담당했다. 하지만 1999년 전산사식 직렬이 폐지됐고, 이후 A씨 등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속 근무했다. 이후 A씨 등은 2008년 '국정원 계약직 직원 규정'에서 정한 전산사식 직렬 근무상한연령인 만 43세에 도달했고, 국정원장이 별도로 정한 후속처리지침에 따라 2년 더 근무하다 만 45세인 2010년 퇴직했다. A씨 등은 "여성만 종사하는 전산사식 직렬은 근무상한연령을 만 43세로 정하고, 영선·원예 등 남성들만 종사하는 직렬은 만 57세로 근무상한연령을 규정한 것은 양성평등에 위배된다"며 "이는 여성들이 조기퇴직하도록 부당하게 낮은 정년을 정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성별에 따른 차별"이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 등이 속한 전산사식 직렬의 근무상한연령을 만 43세로 정한 것은 양성평등에 반하는 위법한 규정이라 단언할 수 없다"며 "국정장이 근무상한연령을 정하는 데 있어 성별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의 조건을 다르게 했다거나 퇴직에서 남녀를 차별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근무상한연령 규정에 대한 심리·판단을 하지 않은 채 "A씨 등은 계약직공무원으로서 근무상한연령이나 정년이 아닌 계약기간 만료로 인해 퇴직하게 된 것"이라며 역시 국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여성근로자
근무상한연령
국가정보원
손현수 기자
2019-11-11
민사일반
[판결](단독) 직원에 ‘근로계약시간외 로또 판매’ 이유 온라인 복권판매인 계약해지는 무효
근로시간 외에 직원에게 로또를 판매하게했다는 이유로 온라인 복권판매인 계약을 해지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6부(재판장 황병하 부장판사)는 복권판매업을 하는 A사가 나눔로또를 상대로 낸 온라인복권판매인 계약해지 무효확인소송(2018나206370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온라인 복권판매점을 운영하는 A사는 2017년 10월 복권판매 및 판매중개업을 하는 나눔로또와 같은해 12월부터 1년간 온라인 복권판매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A사는 종업원 B씨에게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인 오후 1시부터 오후 8시까지가 아닌 오전 11시부터 로또를 판매하게 했다. 나눔로또는 이 같은 행위가 종업원 지위가 없는 자로 하여금 온라인복권을 판매하게 한 것이라며 제3자 판매허용기준을 어겨 계약해지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 A사는 B씨의 근로계약서를 비치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복권위원회 소속 공무원의 근로계약서, 종업원 신분증 사본 등 제시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나눔로또는 A사에 대해 2018년 2월 한달간 판매정지조치를 취했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은 복권사업자와 온라인복권 판매 계약을 체결한 사람이나 법인 등에 한해 온라인복권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권의 발행·관리 및 판매에 관한 지침을 두고 있으며 특히 판매자가 종업원을 고용해 판매할 경우 고용계약서, 종업원 신분증 사본 등을 판매점에 비치하도록 하는 등 제3자 판매허용기준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서울고법, 원고승소판결 한편 A사는 B씨에 대해 근로계약상의 시간외에 로또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같은해 4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자 나눔로또는 A사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B씨가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보다 이른 오전 11시부터 로또를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B씨의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이같은 행위가 종업원 지위에 있지 않은 자에게 온라인복권을 판매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B씨는 A사의 관리·감독 하에서 로또를 판매했을 뿐이고, 복권위원회가 규정한 제3자 판매허용기준은 종업원에 의한 판매를 본인 판매로 간주한다고 규정한다"며 "제3자 판매허용기준을 위반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눔로또는 계약해지로 인해 5개월여간 A사가 입은 손해 41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나눔로또
판매중개업
복권판매
박미영 기자
2019-11-07
민사일반
[판결] "외근 소방공무원 초과근로수당, 실제 근무한 시간 만큼 지급해야"
지방자치단체가 외근직 소방공무원에게 초과 근무수당의 일부만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령에 초과근무수당에 관한 예산이 정해졌으므로, 실제 근무한 시간에 따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 등 23명이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울산광역시, 충청북도, 부산광역시, 강원도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4두3020)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등은 각 지자체 관내 소방서에 소속돼 외근을 담당하는 현직 또는 전직 소방공무원으로, 업무 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되어 있는 이른바 '현업대상자'다. 이들은 2조 1교대 혹은 3조 2교대로 근무하며 매달 약 48시간을 초과근무했다. 그런데 지자체들은 초과근무수당 지급기준에 따라 실제 초과근무시간에 미달하는 수당을 지급했다. 이에 A씨 등은 "근무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근무를 수행했고, 야간 또는 휴일에도 근무했는데 지자체는 예산상 이유를 들어 실제 근무한 시간보다 적게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했다"며 "지급한 초과근무수당을 뺀 차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지자체들은 "현업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제정한 초과근무수당 지급기준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면 되고, 이를 넘어서까지 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맞섰다. 재판에서는 현업대상자에 해당하는 소방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이 지자체 예산 편성지침에 편성된 예산범위 안에서만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지방공무원의 수당은 법령에 의해 정해지므로 해당 법령에서 정한 시간 외 근무수당, 야간 근무수당, 휴일 근무수당 등의 초과근무수당이 예산에 실린 이상 A씨 등은 실제로 초과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1,2심도 "A씨 등은 출·퇴근 시간 내의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일반직공무원과는 달리 화재·재난 등 위급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업무의 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되어 있는 이른바 현업대상자"라며 "지자체는 초과근무수당이 예산에 계상된 이상 실제로 책정·계상된 예산의 범위와 상관없이 이들이 실제 초과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방공무원
초과수당
소방수
손현수 기자
2019-10-28
민사일반
[판결] 주민 민원에 공장 70차례 조사한 지자체… 법원 "단속권 남용"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는데도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70여차례에 걸쳐 단속 조사에 나선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이같은 과도한 단속 조사는 권한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재생 아스콘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A사가 안양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합543968)에서 최근 "시는 A사에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는 1984년부터 안양에 위치한 한 공장을 인수해 아스콘 등을 생산해왔다. 이후 A사는 2004년 폐기물중간처리업 허가를 받고 재생 아스콘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편 안양시는 이 공장에서부터 80m정도 떨어진 곳에 18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축을 승인했고 2001년 아파트가 지어졌다. 그런데 2017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이 공장의 배출 물질을 조사해보니 벤조피렌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 등 오염물질이 검출됐다. 그러자 아파트 주민들이 안양시에 공장의 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이에 안양시는 이듬해 3월 41명의 공무원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25일간 19차례에 걸쳐 A사 공장에 대한 조사와 단속을 벌였다. 하루에도 여러 담당 부서 공무원들이 서로 다른 단속을 해, 개별 단속항목을 따지면 70차례가 넘는 단속이 이뤄졌다. 그러나 건설기계 불법 주차나 화물차량 과적 등 실제 위법행위로 적발된 사례는 10여차례에 불과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해서는 벤조피렌 등의 배출량이 기준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A사는 "시가 조사권을 남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안양시의 단속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민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다수의 공무원을 동원해 단속행위를 반복하거나 오염물질 배출과 무관한 단속까지 해 A사를 압박했다"며 "이는 행정절차법이 금지한 불이익한 조치에 해당하고, 다른 목적을 위해 조사권·단속권을 남용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안양시의 단속은 공장의 가동 중단이나 이전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공장의 오염물질 배출량이 허용기준을 넘거나 주민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개 과의 직원 32명이 현장에 상주하며 광범위한 조사를 벌이고, 적발사항이 발견되지 않아도 단속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절성과 비례의 원칙도 준수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안양시의 단속에 따른 재산상 손해로 1000만원을, A사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 데 대한 위자료로 1000만원을 각각 책정했다. 다만 A사가 안양시 부시장과 환경보건과장 개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이들이 재량권 남용이라는 것을 명백히 인지했다거나 중과실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권한남용
단속조사
안양시
박수연 기자
2019-10-22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사기업 복지 포인트도 통상임금 아니다"
대법원이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에 이어 사기업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복리후생 포인트(복지포인트)'도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LG전자 직원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등 소송(2015다30886)에서 "복리후생 포인트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직원 간 과도한 금전거래' 등을 이유로 2011년 권고사직을 당했다. 이에 A씨는 "직장동료 간 개인적 금전거래는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며 "해고와 사직은 무효이고, 부당하게 해고된 기간의 임금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적법한 징계 사유는 존재하지만 징계 과정에서 일부 재량권 남용이 있어 권고사직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A씨에게 밀린 급여를 지급하라"며 급여 산정의 기준이 되는 통상임금에 회사가 지급한 복리후생 포인트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사용자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했더라도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한 복리후생 포인트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며 "복리후생 포인트는 통상임금이 아니므로 원심은 A씨의 급여를 다시 계산하라"고 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2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는 B씨 등 548명이 병원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6다48785)에서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당시 재판부는 "복지포인트의 전제가 되는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임금 보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 내 임금이 아닌 복리후생제도와 관련해 근로자의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기업복지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선택적 복지제도의 연혁과 도입경위, 근거법령 등에 비춰 복지포인트를 임금이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복지포인트
통상임금
사기업
손현수 기자
2019-09-23
민사일반
[판결] "메르스 환자 관리 부실… 국가, 유족에 배상해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정부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치료를 담당했던 병원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0단독 남수진 판사는 메르스 환자였던 A씨의 유족이 건양대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건양학원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313072)에서 "국가는 A씨의 아내에게 2000여만원을, 자녀들에게 각각 870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5월 28일부터 3일간 '1번 환자'로부터 메르스가 옮은 '16번 환자'와 건양대병원 같은 병실에 있었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6월 2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열흘 후인 12일 사망했다. A씨와 같은 병실에 있던 A씨의 부인 B씨도 메르스에 감염됐지만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유족은 "병원이 감염성 질환자로 의심되는 16번 환자를 A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시켰다"며 "병원의 과실로 메르스에 걸려 사망했고 A씨의 부인인 B씨는 감염, 자녀는 격리처분 됐으니 정부와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남 판사는 A씨 사망과 B씨의 감염이 보건당국의 과실로 인해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남 판사는 "질병관리본부 공무원들은 1번 환자에 대한 메르스 의심 신고를 받고도 진단 검사를 지연했다"며 "또 1번 환자 접촉자를 '의료진 및 1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사람들'로만 결정하고 다른 밀착 접촉자나 일상적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지 않은 것은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이어 "1번 환자에 대한 의심 신고가 들어온 직후 제대로 된 역학조사가 이뤄졌다면 16번 환자는 망인과 같은 병실로 전원하기 전 격리됐을 것"이라며 "1번 환자의 확진이 지연됐더라도 병원에서 접촉자 범위를 확대했다면 접촉 전에 격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 판사는 병원의 배상책임과 격리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국가의 과실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남 판사는 "격리조치는 관련 법령 및 메르스 대응지침에 따른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라며 "모든 격리조치에 국가의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더불어 "병원 의료진이 16번 환자 입원 당시 메르스 감염을 의심할 만한 정보가 없어 16번 환자의 질환을 세균 또는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추정했다"며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의료진이 16번 환자를 다인실에 입원하도록 한 것이 병원 지침을 위반했거나 의료법을 위반해 환자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메르스
국가배상
병원
박수연 기자
2019-09-11
민사일반
[판결] 긴급조치 피해자에 국가배상책임 없다
박정희정부 시절 긴급조치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 발령은 국가배상법에서 정한 공무원의 불법행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긴급조치로 체포·구금된 피해자는 국가배상을 받을 수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판결이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유상재 부장판사)는 A씨 등 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재심 사건(2019재나2004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박정희정부 시절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영장 없이 강제 연행되고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은 후 긴급조치 위반을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공무원이 직무집행을 하면서 고의로 헌법을 위반한 것이고, 대통령의 이 같은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발동과 그에 따른 수사 및 재판을 통한 집행 등은 모두 그 자체가 국가의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2013년 9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과 항소심은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헌재가 2018년 3월 "민주화보상법상 보상금 등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 포함되지 않았으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해 적절한 배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신적 손해에 관한 국가배상 청구권마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제재"라는 결정을 내리자, A씨 등은 위자료 청구 부분에 관해 재심을 청구했다. 고도의 정치적 행위 공무원 불법행위로 못봐 재판부는 "긴급조치 제9호가 사후에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됐다고 하더라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해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해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임정엽 부장판사)는 지난 4월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수사·재판을 받고 구금됐던 김모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43833)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이 상고함에 따라 대법원이 판례를 변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가배상법
긴급조치
불법행위
박미영 기자
2019-09-02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 아니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첫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사용 용도 및 기간이 제한돼 있고, 양도 가능성도 없어 임금으로 보기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2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는 강모씨 등 548명이 병원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6다4878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의료원은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2008년부터 직원들에게 온라인이나 가맹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근속연수에 따라 지급해왔다. 매년 1월 1일 공통포인트와 근속포인트를 근로자별로 배정한 뒤 1월과 7월에 균등 분할 지급하는 방식이다. 단, 복지포인트는 매년 12월 20일까지 사용하지 못할 경우 소멸하고 타인에게 양도를 금지했다. 한편 서울의료원은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계산해 직원들에게 지급했다. 이에 강씨 등은 '복지포인트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2010년 1월부터 3년간 수당을 재산정해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모든 직원에게 균등히 일정 복지포인트를 배정했고 직원들은 포인트로 자유롭게 물건 등을 구입했다"며 "복지포인트는 소정 근로의 대가이며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으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복지포인트는 여행, 건강관리, 문화생활 등 사용 용도가 제한되고 1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며, 양도 가능성이 없어 임금이라 보기 적절치 않다"며 "통상 복지포인트는 근로자의 근로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일괄 배정되는데 우리 노사 현실에서 이런 형태 임금은 찾아보기 어렵고, 개별 사업장에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복지포인트를 보수나 임금으로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포인트의 전제가 되는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자의 임금 상승이나 임금 보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 내 임금이 아닌 복리후생제도와 관련해 근로자의 욕구를 반영한 새로운 기업복지체계를 구축한 것"이라며 "선택적 복지제도의 연혁과 도입경위, 근거법령 등에 비춰 복지포인트를 임금이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상옥·박정화·김선수·김상환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내고 "복지포인트는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하고, 통상임금에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복지포인트는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되고,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사용자의 배정의무가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이라며 "사용 용도에 다소 제한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당 금액이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다르지 않고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복지포인트를 이용해 직접 물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이상 근로자에 재산적 이익을 현실화하는 금품의 지급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재형 대법관은 별개의견을 내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복지포인트를 배정하고 근로자가 이를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임금 지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사용자가 배정한 복지포인트 중 근로자가 실제 사용한 복지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만 사용자의 임금 지급이 최종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다수 공공기관과 공기업이 운영하는 선택적 복지제도에 기초한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며 "대법원은 하급심에서 판단이 엇갈려 왔던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및 통상임금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논란을 정리했고, 향후 동일 쟁점 또는 유사 사안의 해석 지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포인트
통상임금
공무원
손현수 기자
2019-08-22
민사일반
[판결] 등기 면적보다 작은 부동산 경매받아도 곧바로 국가배상 청구 못 해
등기부에 기재된 면적보다 좁은 부동산을 경매받은 후 이를 제3자에 판매한 매수인이 매도인으로부터 부족한 지분에 대한 이전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은 사실만으로는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매수인에게 배상금을 지급하거나, 손해배상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나는 등 현실·확정적인 손해가 발생해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6다21783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인천 남구에 있는 건물의 402호 경매에 참가했다. 그런데 당시 등기공무원의 잘못으로 등기부에는 실제 402호 면적보다 2배 큰 면적이 기재돼 있었다. 결국 A씨는 실제 대지보다 2배 큰 면적의 지분 감정에 따른 1억5000여만원을 낙찰가로 지급했고, 넉달 뒤 C사에 1억6000만원을 받고 팔았다. 이후 C사는 A씨에게 '402호 대지지분이 등기부 기재와 다르므로 A씨가 등기부 기재대로 부족한 지분을 취득해 C사에 이전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에 A씨는 국가를 상대로 "등기공무원 과실로 대지권이 있는 것처럼 등기부를 작성한 불법행위에 따른 책임이 있다"며 "경매 채권자와 채무자,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는 대지권에 해당하는 경락 대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경매를 통해 건물을 매수한 뒤 C사에 매도해 매수대금 이상의 매매대금을 수령했다"며 "최종 매수인인 C사가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매매대금을 초과지급해 현실적인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어 "중간매도인인 A씨는 C사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거나, 손해배상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는 등 현실적·확정적으로 실제 변제해야할 채무를 부담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매매대금을 과다 지급하였다거나 C사로부터 부족지분의 이전을 요구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현실적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1,2심은 "등기공무원 과실로 A씨는 2배 큰 대지를 평가받아 경매 후 낙찰 받았다"며 "경락대금 1억 5000여만원 중 토지 가액은 4500여만원이고, A씨는 등기부에 표시된 대지권의 절반을 취득했으므로 국가와 경매 채무자는 공동해 A씨에게 (토지가액의 절반인) 2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손해배상
내용증명
부동산
손현수 기자
2019-08-19
민사일반
[판결] 초등학교·병설유치원 행정업무 함께 수행해도 겸임수당은 불허
서울시 교육공무원이 초등학교와 병설 유치원의 행정업무를 함께 수행한다고 해서 '겸임수당'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최형표 부장판사)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일반직 공무원 A씨 등 183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2018가합559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학교장 지시에 따라 초·중등학교의 행정 업무와 병설 유치원의 행정 업무를 겸하고 있으나, 겸임에 따른 수당을 지급받지 못해 금전 손해를 입었다"며 "학교가 법적 근거 없이 병설 유치원의 행정업무에 관한 근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부당이득을 취했으니 적어도 월 1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겸임 업무 관련 이익 상당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 등은 민사상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에 근거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들의 주장에 비춰봤을 때 A씨 등은 사실상 근로 제공의 대가, 즉 공무원의 보수인 '수당'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공무원 패소판결 이어 "공무원 보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나오는 보수에 관한 규정을 따르지 않고는 어떤 금전이나 유가물도 보수로 지급할 수 없다'는 이른바 '근무조건 법정주의'를 따라야 하는데, 이들 법률에는 겸임 업무에 관한 수당을 지급할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보수 규정에 '공무원에게는 예산의 범위에서 봉급 외에 필요한 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겸임 수당에 관한 예산은 별도로 계상돼 있지 않다"며 "관련 원칙에 반해 A씨 등에게 공무원의 보수에 해당하는 수당의 지급을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서울시는 겸임 수당 지급 근거를 명시한 '서울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겸임수당 지급 조례'를 지난 달 초 공포했다. 지급액은 예산 범위 내에서 월 5만원이다.
공무원
행정업무
겸임수당
박수연 기자
20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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