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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사건
[판결] 노동쟁의 조정 결정 전 파업 찬반투표 가능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 절차가 끝나기 전에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했어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노동조합법에 파업 찬반투표 시기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데다, 조합원들의 찬반투표 효력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철도공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두4034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국철도공사와 국토교통부는 2013년 철도공사 자회사를 통해 수서발 KTX 노선을 운영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철도 민영화 반대 투쟁을 결의하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철도공사가 받아들이지 않자 철도노조는 쟁의행위에 나섰고, 2013년 11월 '2013년 임금인상, 철도 민영화 계획 철회' 등을 요구안으로 중앙노동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그런데 철도노조는 중노위 조정 절차 진행 중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했고 80%의 찬성을 얻어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이후 중노위에서는 '의견조율이 어렵다'며 조정 종료 결정을 내렸다. 철도노조는 2013년 12월 9일부터 그 달 31일까지 '수서발 KTX 법인 설립 저지'를 목적으로 1차파업을, 2014년 2월 25일 '임금협상'을 주된 목적으로 2차 파업을 실시했다. 철도공사는 2014년 8~9월 노조원들이 불법적인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를 하고, 불법파업을 기획하거나 참여했다며 무더기로 징계했다. 이에 노조원들은 2014년 10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2015년 1월 일부 노조원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일부 인용했고, 이어진 재심에서 중앙노동위는 서울지노위의 판정을 취소하고 조합원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인용했다. 그러자 철도공사는 "조합원 찬반투표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종료 후 쟁의행위에 들어가기 전까지 사이에 한해서 실시돼야 하는데, 조정 종료 전에 찬반투표를 실시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노동조합법은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쟁의행위를 하도록 제한하고 있을 뿐, 그 실시 시기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노동조합은 자주성을 보장 받아야 하므로,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 시기가 법률로 제한되지 않은 한 자주적으로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헌법상 노동3권 보장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법에서 조정 절차를 정한 것은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것이지 조합원 찬반투표 당시 노동조정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쟁의행위 정당성을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며 "원심은 조합원 찬반투표가 중노위 조정 절차가 끝나기 전에 실시됐다는 사정만으로는 파업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여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노조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를 거친 결과 조합원 과반수가 파업에 찬성한 의사결정은 최대한 존중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 찬반투표의 효력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조합법은 찬반투표 시기에 관해 명시적인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면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노동조합법
찬반투표
노동쟁의
손현수 기자
2020-10-26
민사일반
[판결](단독) 종원 자격 박탈하는 ‘할종’ 처분은 무효
종중이 종원 자격을 박탈하는 '할종'은 혈연관계를 기초로 자연적으로 구성되는 종중 제도의 본질에 반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한성수 부장판사)는 A씨가 B종중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 확인 등 소송(2019가합571564)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B종중 종원으로 2010년 보금자리 주택사업을 시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조상들의 분묘를 이장하는 조건으로 1700여만원을 받고, 종친회 총무인 C씨에게 900여만원을 보관시켰다. 1년 뒤 A씨는 보관금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C씨가 거부하자, A씨는 C씨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자신에 대한 징계를 의결한 B종중 회장과 종친회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B종중은 "종원간 불화를 야기하고 종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2030년 말까지 A씨의 종원으로서의 모든 권한과 자격을 박탈하는 2차 징계를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종중 정관 제23조는 종원에 대한 징계로 '제명'을 규정하고 있을 뿐 모든 권한과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의 징계에 관해선 규정하고 있지 않고, B종중에 그러한 자격 박탈을 허용하는 관습이나 관행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B종중 이사회의 징계의결과 총회의 징계처분결의는 정관상 아무런 근거 없이 이뤄진 것으로 무효"라고 밝혔다. 宗中제도 본질에 반하고 정관상 근거 규정도 없어 이어 "대법원 판결(80다1194)을 인용,종중의 성격과 법적 성질에 비춰 종원이 가지는 고유하고 기본적인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처분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종원 자격을 박탈하는 소위 '할종'이라는 징계 처분은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자연적으로 구성되는 종중의 본질에 반해 그러한 관행이나 징계처분은 무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65세이던 A씨의 종원으로서의 모든 권한과 자격을 80세가 될 때까지 박탈하는 건 사실상 종원으로서의 지위를 영구적으로 박탈하는 할종과 다름이 없다"면서 "B종중 이사회의 2차 징계의결은 이 점에서 무효이며, 이를 승인한 정기총회의 징계처분 결의도 무효"라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과거 분묘의 이장과 관련해 구청에 (B종중 이해관계와 반대되는) 민원을 내고, 종친회 구성원을 고소하는 등 여러 사실에 비춰 보면, 종원의 권한과 자격을 박탈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B종중이 고의로 징계처분결의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1차와 2차 징계의결과 징계 처분 결의가 무효라는 사정만으로 B종중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고, 고의나 과실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의 손해배상청구는 기각했다.
종중
조상분묘
할종
이용경 기자
2020-10-22
행정사건
[판결] '6가지 조건' 내걸어 집회 허용한 인천지법 화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법원이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를 허용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인천지법이 한 종교단체의 옥외집회를 허용하면서 6가지의 엄격한 방역조건을 내걸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집회 허가를 받은 종교단체는 법원이 제시한 조건을 준수하면서 옥외집회를 마쳤다. 인천지법 행정1-2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최근 A종교단체가 부천시 등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사건(2020아5319)에서 A종교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집회를 허용하는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행정당국이 집회의 규모와 장소, 방법 등을 제한할 재량을 가지지만 그 제한은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의 필요성이 감소했다고 볼 수 없지만 10인 이상의 옥외집회를 금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고, '집회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와 '감염병 예방'이라는 국민 보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과 인천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 통계를 도표로 제시하며 집회 허용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그러면서 집회시간과 참석자 규모 뿐만 아니라 6가지 엄격한 방역조건을 덧붙였다. 재판부는 우선 △집회 시간을 오전 9시~11시까지 2시간으로 하고 △참석 인원은 주최 측을 포함해 99명으로 제한하는 한편 △집회 장소를 부천시의회 인근 특정 지역으로 한정했다. 그리고는 6가지 집회 조건을 내걸었다. △집회 장소 입구에 코로나19 검사 테이블을 설치해 비대면체온계 또는 화상체온 측정기를 이용한 체온 측정 후 섭씨 37.4도 이하인 참석자에 한하여 참석자 명부 작성, 손 소독제 사용 후 입장을 허용할 것 △집회 참석자는 주최 측 및 연설자를 포함해 모두 KF-80/94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미착용자의 입장을 허용하지 말 것 △참석자 명부(이름과 연락처 기재)를 작성해 주최 측이 2개월간 보관할 것 △집회 장소 내에 참석자용 의자를 설치하되 의자 사이에 2m 이상 거리를 두어 배치하고, 참석자는 집회 시간 동안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의자에 착석해야 하며, 의자를 이동하거나 그 배치된 의자 외로 착석하지 말 것 △참석자는 집회가 종료하면 곧바로 차례대로 해산할 것 △집회 시간 및 그 전후로 이와 같은 조건의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방역당국과 경찰의 조치에 협조할 것 등이다. 앞서 A종교단체는 부천시의회가 통과시킨 인권 조례안에 반발하며 옥외집회를 신청했으나, 부천시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금지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종교단체는 소송을 냈다. 법원 결정 이후 A종교단체는 지난 21일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법원이 제시한 조건을 지키면서 옥외집회를 마쳤다.
종교단체
방역조건
옥외집회
집회
남가언 기자
2020-09-23
헌법사건
헌재 "여대에 약대 정원 19% 배정은 합헌"
이화여대 등 여자대학교에 전국 약학대학 전체 정원의 약 19%가량을 배정했더라도 이를 위헌으로 볼 수는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남성 A씨가 "2019학년도 여자대학 약대 정원은 전체 약대 정원 1693명의 18.9%에 해당하는 320명에 달한다"며 "교육부가 여자대학 약대정원을 2012년부터 이처럼 동결·배정한 것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8헌마566)을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교육부는 2019학년도 전국 약학대학 정원을 정하면서 덕성여대에 80명, 동덕여대에 40명, 숙명여대에 80명, 이화여대에 120명을 배정해 약학대학 총 정원 1693명 중 320명을 여대 약대에 배정했다. 교육부는 2012년부터 이 같은 방침을 정해 유지하고 있다. 이에 A씨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2018년 6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교육부는 여대 약대가 오랜기간 약대를 운영하며 축적해온 경험·자산을 고려해 정원을 동결한 것"이라며 "이는 약사의 적정한 수급과 원활하고 적정한 보건서비스 확보를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여대는 6·25 전쟁을 거치며 적극적으로 약대를 설립하고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약학을 연구하고 약사를 양성했다"면서 "여대 약대 정원으로 A씨의 약대 진학기회가 제한된다 하더라도, 여대가 아닌 다른 대학의 경우에도 여학생의 비율이 평균적으로 50%에 달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정계획으로 인한 불이익은 A씨의 주장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여대를 제외한 다른 약대에 입학해 소정의 교육을 마친 후 약사국가시험을 거쳐 약사가 될 수 있는 충분한 기회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그가 받는 불이익보다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약학대학
여자대학
학생정원
자유침해
손현수 기자
2020-07-24
형사일반
[판결] 사업주가 구직자 추행… ‘업무상 위력’으로 봐야
사업주가 구직자를 추행한 것도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아직 근로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더라도 채용권자가 불안정한 지위에 놓인 구직자의 의사를 제압해 추행을 했으므로 위력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5646). 편의점 업주인 A씨는 2019년 2월 아르바이트생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해온 B씨를 모 주점으로 불러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A씨는 B씨가 그대로 귀가하면 채용을 하지 않을 것처럼 행세해 자신의 집으로 오게 한 다음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근로관계 형성되지 않았더라도 불안정한 상태 검찰은 A씨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B씨를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는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직자인 B씨도 '업무, 고용 등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1심은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은 '직장 내'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나 고용관계 등에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실질적 영향력 행사의 전제가 되는 기본 법률관계인 취업 내지 근로계약의 성립이 이뤄져야 한다"며 "A씨가 위력을 행사할 때까지 B씨에 대한 아르바이트 채용이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전제가 되는 기본적 법률관계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채용권자가 자신의 지위이용 구직자 의사 제압 하지만 2심은 "구직자는 채용권자의 질의나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으므로, 채용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근로계약 관계에서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관계보다 더 불안정한 상태에 놓인다"며 "A씨는 B씨를 사실상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서 채용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해 추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아르바이트 인력 채용 과정에서 B씨가 절박한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위력으로 피해자를 추행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사회봉사 8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대법원도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고 폭행·협박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필요도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간음
추행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형법
손현수 기자
2020-07-23
민사일반
[판결] 자원봉사자도 ‘전일제 근무’ ‘최저임금 수준 급여’ 받았다면 “근로자”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자라 하더라도 전일제로 근무하며 지원금 명목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돈을 매달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성남시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8두3800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09년 성남시가 설치한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자로 위촉됐다. 성남시는 2013년 자원봉사자들의 업무 연속성과 관리를 위해 '총괄관리자'를 지정할 것을 주민자치센터 측에 요청했고 A씨가 총괄관리자로 선정됐다. 이후 A씨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일제로 근무하며 총괄관리자 및 회계책임자로서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근태를 확인하고, 수당 집행업무 및 주민센터 예산집행, 자금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총괄관리자로서 매달 55만~60만원, 회계책임자로서 매달 10만~20만원을 지원금 명목으로 받았다. 그런데 2015년 성남시는 A씨에 대한 재위촉을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각 노동위는 2016년 A씨의 손을 들어줬고, 성남시에 구제명령을 내렸다. 성남시는 같은 해 A씨를 복직시켜 1일 4시간, 주 4회 근무하도록 했다. 이후 노동위는 A씨에 대한 구제명령 이행여부를 확인했는데, A씨는 기존 근로조건과 복직 후 근로조건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자 노동위는 성남시가 구제명령을 불이행했다며 이행강제금 800만원을 부과했다. 성남시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주민자치센터 시설관리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가 근로자로 인정돼야 성남시 역시 사용자로서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씨는 자원봉사자들을 총괄하며 회계업무 등을 추가로 수행했는데, A씨는 이를 위해 전일제로 다른 봉사자들보다 많은 시간을 일했고, 매달 55만~80만원을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며 "A씨가 추가로 지급받은 돈은 최저임금법상 월 최저임금액과 유사하거나 이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된 업무에 따른 총 근무시간과 A씨가 지급받은 전체 금액을 고려하면, A씨는 지원금을 자신이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남시도 A씨의 근로 제공이 무보수 자원봉사활동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성남시 소속 공무원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성남시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성남시는 노동위의 구제명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자원봉사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고, 성남시 역시 근로기준법이 정한 사용자가 아니어서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성남시의 손을 들어줬다.
자원봉사자
최저임금
근로자
손현수 기자
2020-07-22
형사일반
[판결] '뇌물 혐의' 전병헌 前 의원, 항소심서 집행유예로 감형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여러 기업에서 수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병헌(62) 전 민주당 의원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 받았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15일 전 전 의원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2019노700). 또 벌금과 추징금 각각 2000만원과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다. 전 전 의원은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롯데홈쇼핑, GS홈쇼핑, KT에 요구해 각각 3억원, 1억 5000만원, 1억원 등 총 5억 5000만원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e스포츠협회에 기부하거나 후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전 의원은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시 기획재정부 예산 담당 간부에게 전화해 협회 예산 지원을 요구하고, 협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전 전 의원이 롯데홈쇼핑에서 방송 재승인 청탁과 함께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명목으로 3억원을 전달하게 한 제3자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1심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비서관 윤 모씨가 롯데홈쇼핑에 압력을 가해 후원금을 내게 한 부분은 사실로 인정되지만, 전 전 수석이 이를 알고 있었거나 지시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를 압박해 e스포츠협회에 약 20억원의 예산이 배정되게 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GS홈쇼핑, KT에 요구해 각각 1억 5000만원, 1억원을 e스포츠협회에 기부하거나 후원하게 한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롯데 측에서 5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뇌물로 받은 혐의와 e스포츠협회 자금 5370만원을 횡령한 혐의, 정치자금 2000만원을 위법하게 받은 혐의 등을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전 전 의원의 뇌물수수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3억5000만원의 벌금과 2500만원의 추징금도 부과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항소해서 불구속 상태에서 다퉈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고, 구속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법정구속 하지는 않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전병헌
박미영 기자
2020-07-15
형사일반
[판결] '직원 상습 폭행' 한진家 이명희씨, 1심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운전기사와 경비원에게 수시로 폭언을 하고 손찌검한 혐의로 기소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3부(재판장 권성수 부장판사)는 14일 상습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9고합184). 또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이사장의 범행은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피해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이 전 이사장은 대기업 회장의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는 반면 피해자들은 운전기사나 자택 관리자 등으로 이 전 이사장의 부당한 행위를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지위였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전 이사장이 책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모든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이 전 이사장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순간적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범행했을 뿐 계획적이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2018년 4월 자택 경비원과 운전기사, 공사장 작업자 등 총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폭언·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이사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경비원에게 가위를 던지고, 인천 하얏트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걷어찬 혐의도 받는다. 앞서 이 전 이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또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백 등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상습특수상해
운전기사
경비원
폭언
조양호
한진그룹
이명희
일우재단
박미영 기자
2020-07-14
형사일반
[판결]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가 돈 받고 이용자 게임머니 충전해줬다면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가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게임머니를 충천해 준 행위는 돈을 받은 대가로 '게임 참여 기회'라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노경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상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최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80억을 선고했다(2019노518). A씨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그 대금을 이용자들의 게임머니로 충전시켜 스포츠 경기의 승패를 맞추면 배당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을 관할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다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는 이용자들로부터 금전을 받아 그 금액만큼을 게임머니로 충천해주는 것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일련의 서비스 제공 대가 재화 등 공급에 해당” 1심은 "A씨는 이용자들이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추지 못할 경우 자신에게 귀속되는 판돈을 얻을 목적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이고, 이용자들에게 도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목적이 아니었다"며 "게임머니는 도박 자체에 거는 판돈이지 도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 위해 별도로 지급하는 돈이 아니므로 A씨의 행위는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고 판시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을 맡은 수원고법은 "부가가치세는 부가가치가 새롭게 창출되는 재화나 용역의 유통단계가 있으면 부과되는 것이 원칙이고, 도박행위는 보통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재물을 걸고 우연한 사정에 따라 재물의 득실을 결정하는 것이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스포츠도박 사업자가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에게 도박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서 금전을 지급받는 경우에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해당하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수원고법 무죄원심 깨 또 "도박은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 각자 자신의 재물을 걸지만, 이 경우에는 이용자들만 일방적으로 게임머니를 걸었을 뿐 A씨 등 운영자들은 직접적으로 재물을 걸지 않는다"면서 "이용자들이 게임머니를 지급받기 위해 송금한 대금은 그 즉시 A씨에게 귀속되고, 이용자들이 운동경기 결과를 맞춰 배당률에 따른 게임머니를 취득한 후 이를 환전할 때에도 게임머니 구매대금 자체가 반환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도박사이트 이용자들은 대금을 지급하고 게임머니를 충천함으로써 도박사이트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직접적 지위를 획득한다"며 "A씨의 행위는 '도박사이트를 통해 도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일련의 서비스 제공 대가라는 성질을 가지므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가가치세
게임머니
스포츠토토
남가언 기자
2020-06-25
민사일반
[판결] "형식적 신용조사 후 부실 대출… 저축은행 감사도 배상책임"
저축은행 감사위원이 형식적인 신용조사만 한 다음 부실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내줬다면 저축은행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예금보험공사가 A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243399)에서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는 2011년까지 C저축은행의 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직했다. C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직무규정에 따르면 1억원 이상 대출에 대해서는 상근 감사위원이 그 내용을 사전 또는 사후적으로 검토하고 필요 시 의견을 첨부하도록 돼 있었다. C저축은행은 D사에 2008~2009년 총 77억원, E사에 2009년 80억원 등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개 회사에 각 30억~80억여원의 대출을 해줬다. 그런데 D사 등 4곳은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거나 대출 직전 설립된 신생 영세업체였고, 나머지 회사들도 재무상황 및 상환능력이 의심되거나 불확실한 상태였다. A씨 등은 이 과정에서 D사 등의 대출신청서 등을 검토하고 별다른 의견 없이 승인 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출액이 상당한 규모였음에도 채권회수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에 대한 신용조사를 하지 않았거나, 재산 및 소득 등에 관해 확인하지 않는 등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C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A,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상근 감사위원인 A씨 등이 C저축은행의 감사위원회 직무규정 등에 따라 사전 또는 사후 감사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감사위원회의 위원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고, 고의·과실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위반해 임무를 해태한 때에는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은 상근 감사위원으로서 자신이 서명한 각 대출 신청 서류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검토했더라면, 대출이 형식적인 신용조사만을 거쳐 충분한 채권보전조치 없이 이뤄지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출이 위법·부당한 것인지에 관해 추가로 조사하거나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사회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해 위법·부당한 행위의 시정 등을 요구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 등이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던 시기 위법한 대출이 이뤄졌고, 이들이 감사위원으로서 법령에 정해진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2억~4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씨 등이 각 대출이 위법·부당하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신용대출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
부실기업
손현수 기자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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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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