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8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자살
검색한 결과
28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경찰감시 소홀 도주 성매매 여성 추락사… 법원 “국가 배상책임”
경찰의 현장 단속에 적발된 성매매 여성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모텔 창문을 통해 도망치려다 추락해 숨졌다면 국가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전서영 판사는 성매매 단속 중 사망한 A씨의 아버지 B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018251)에서 "국가는 B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경남지방경찰청 풍속단속팀은 2014년 11월 경남 통영시 일대에서 성매매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성매매 전단지를 보고 전화해 성매매가 가능한지를 확인한 다음 A씨를 인근 모텔로 불러냈다. 모텔 인근에 잠복해 있던 남성 경찰관 3명은 옷을 벗은 채 모텔 방에 머물고 있던 A씨에게 단속사유를 고지하고 임의동행하려 했지만 A씨가 옷 입을 시간을 달라고 해 방문을 조금 열어둔 채 밖에서 기다렸다. 그 사이 A씨는 창문을 통해 도망가려다 모텔 6층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에 B씨는 2016년 1월 "수사과정에서 성매매 피해여성의 인권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없어 딸이 사망했다"며 "국가는 5000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범죄혐의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피의자는 처벌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때문에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자살 또는 자해 등의 돌발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찰공무원으로서는 자신의 보호 하에 있는 피의자의 심리상태를 잘 파악하면서 행동을 세밀하게 감시함으로써 자살 또는 자해 등의 우발적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매매 여성의 인권보호나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를 위해 여성 경찰관을 동행하는 것이 필요한데도 남성 경찰관들로만으로 성매매 단속을 했다"며 "급작스럽게 단속을 당한 A씨가 상당한 수치심과 공포심으로 정상적인 상황 판단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관들은 우발적 사고에 대비한 상당한 조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A씨의 돌발적인 행동을 방지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위법한 함정수사로 딸이 사망했다'는 B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경찰이 단속과정에서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매매
성매매여성추락사
성매매단속
잠복수사
함정수사
이순규 기자
2016-09-22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법원 "경찰서 유치장 개방형 화장실은 인권침해"
경찰서 유치장에 설치된 개방형 화장실은 인권침해에 해당하므로 국가는 수용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하헌우 판사는 송경동(49) 시인 등 시민 45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엘)이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청구소송(2013가단66193)에서 "국가는 송씨 등에게 1인당 10만원씩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희망버스'를 기획한 혐의로 구속됐던 송씨와 정진우(47) 전 노동당 부대표 등은 전국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된 경험이 있는 국민을 모아 2013년 3월 국가를 상대로 1인당 위자료 5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전국 21개 경찰서 유치장에 설치된 개방형 화장실이 신체 부위를 노출할 뿐 아니라 용변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소리를 그대로 드러내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하 판사는 "송씨 등이 유치장 개방형 화장실을 사용하며 수치심과 당혹감, 굴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은 화장실을 사용하게 한 행위는 인격권 침해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치인들 중 불안한 심리로 자살 등을 시도해 동태를 살필 필요성은 있지만 감시와 통제의 효율성에 치중해 열악한 구조의 화장실 사용을 강요하는 것은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다"며 "추가적인 가림시설을 설치해 경찰이 감시하면서 신체부위 노출과 악취 진출 등을 막고 관찰되고 있다는 느낌을 덜 받는 독립적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하 판사는 유치장의 폐쇄회로(CC)TV 때문에 인권이 침해됐다는 송씨 등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 판사는 "구속 여부 결정이나 집행이 완료되지 않은 유치인의 경우 경찰이 개별적으로 구금·관리하기에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한정된 인력으로 제약이 많고 시선에 의한 감시만으로 시간적·공간적 공백이 있어 CCTV는 비교적 적합한 시설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치장
유치장화장실
위자료
인격권
인권침해
개방형화장실
이순규 기자
2016-09-21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군대 부적응 증세… 불침번 근무 중 자살
군인이 불침번 근무 중 자살했더라도 우울증 등이 주된 원인이라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불침번 근무를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병장의 아버지가 서울지방보훈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비해당결정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군 복무 중 자살로 사망한 경우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의 순직군경(국가유공자)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의 순직 결정 요건과 달리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망인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비록 불침번 및 상황근무 중 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불침범 및 상황근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것이 아니라 입대 후 부적응 증세와 우울증의 발병·악화 그리고 군의 관리 감독 소홀이 원인이 돼 자살에 이르게 됐다"며 "따라서 A씨가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으로 사망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국가유공자 등록을 거부한 보훈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2006년 9월 입대한 A씨는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 2008년 4월 불침번 근무중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방부는 사실조사를 거쳐 A씨의 사망이 공무수행 또는 공무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순직처리했다. 이후 A씨의 아버지는 서울지방보훈청에 아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며 신청을 냈지만, 이를 거부하고 A씨를 보훈보상대상자인 재해사망군경으로만 인정했다. 이에 A씨의 아버지는 "불침번이라는 경계근무 중 사망했고 국방부도 아들에 대해 순직 결정을 했으므로 국가유공자 신청을 받아줘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우울증
국가유공자
군인
순직
군대부적응
이장호 기자
2016-08-11
가사·상속
행정사건
‘사실혼 배우자 보호’ 새 법률이슈로
최근 고령화 시대를 맞아 황혼 재혼이 늘면서 사실혼 배우자 보호 문제가 새로운 법률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들의 경우 재혼을 해도 자녀들이 재산상속 문제 등을 이유로 부모의 혼인신고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 재혼 노부부들은 사실혼 관계로 지내는 사례가 흔하다. 하지만 이렇게 지내다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하면 혈혈단신 신세로 거리에 나앉게 되는 경우도 많다. 법률혼이 아니기 때문에 사망한 배우자가 남긴 재산에 대해 아무런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혼기를 함께 보내며 서로를 보살피면서 의지하고 살았지만 졸지에 자신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50대 여성 A씨는 2009년 3월 B씨와 재혼했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함께 살았다. 그러다 이듬해 8월 평소 우울증을 앓던 B씨가 이상증세를 보이더니 갑자기 자살했다. 홀로 남겨진 A씨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던 B씨가 갑자기 자살한 것은 악의의 유기에 해당한다"며 B씨의 상속인인 자녀들을 상대로 사실혼관계의 부당파기 책임을 물어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사실혼이 생전에 해소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에 의한 부부 재산관계의 청산 등이 가능하지만 배우자 일방의 사망으로 해소되는 경우에는 상속권도 인정되지 않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A씨는 B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충격과 함께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이 같은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사실혼 관계인 부부 일방이 자살한 것을 가지고 다른 일방을 악의적으로 유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실혼 배우자가 자살로 사망해 생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나 상속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살을 유기로까지 판단해 생존 배우자를 보호하는 것은 법 해석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취지다. 앞서 대법원도 2006년 3월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 생존한 상대방에게 상속권도 인정되지 않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것은 사실혼 보호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사실혼 배우자를 상속인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입법론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해석론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5두15595). 이때문에 배우자가 사망하기 전에 재산을 일부라도 확보하기 위해 병석에 누워 있는 사실혼 배우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70대 할머니 C씨 역시 D씨와 혼인신고 없이 함께 살았다. 그러다 D씨가 2007년 3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한달 뒤 사실혼관계 해소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사건 심리가 본격화되기도 전인 같은해 5월 D씨가 사망했다. 1·2심 재판부는 D씨가 사실혼 해소에 대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사망한 점을 들어 "사망에 의해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다"며 C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실혼관계는 당사자 일방의 의사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며 "두 사람의 사실혼관계는 A씨의 의사에 의해 해소됐으므로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2008스105).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보니 사랑하는 사람을 간병하는 대신 버려야만 보호받는 모순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자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망 직전에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녀들이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하는 등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의 보호가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일하게 보호한다거나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인 지위를 인정한다면 기존 상속인들에게 부당한 측면이 있을뿐만 아니라 재산만 노리고 사실혼 관계를 추구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일정범위에 한해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는 등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화
황혼재혼
사실혼
결혼
노인
재산상속
상속권
재산분할청구권
법률혼
이순규 기자
2016-07-28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재·연금
[그건 이렇습니다] 업무 스트레스 자살… 판결로 본 ‘산재 인정요건’은
직장인들이 치열한 실적 경쟁이나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실정인데요. 우선 근로복지공단이나 공무원연금공단이 자살을 개인적 문제로 보고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데 소극적이라 소송을 통해 인정을 받아야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자살의 원인을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법원이 업무상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폭을 확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업무상 스트레스와 자살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아 이중의 관문을 뚫어야 하는 셈입니다. 최근 선고된 자살과 관련된 업무상 재해 사건 판결문들을 살펴보면 법원이 업무상 스트레스가 자살로 이어졌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크게 3가지입니다. 갑작스런 업무환경 변화나 업무량 증가 있었다면 유리 첫째, 갑작스러운 업무환경의 변화나 업무량 증가 등으로 업무상 스트레스가 급격하게 고조됐는지 여부입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신설 부처에 배치되면서 새로운 업무를 맡은 근로자가 새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 사건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2015구합50092). 법원은 A씨가 해당 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사교적 성격으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했고 정신과 진료 등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볼 때 A씨가 새로 맡은 업무 외의 다른 요인으로 우울증에 걸렸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 비슷한 직종 다른 근로자들도 겪는 평균수준이면 불리 둘째, 비슷한 직종의 다른 근로자들이나 일반인이 평균적으로 감내할 수 없는 정도의 스트레스인지 여부입니다. 서울고법은 승진한 뒤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모 렌터카 업체 상무 B씨 사건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2016누31687). 우울증 발병 전후 렌터카 시장이 성수기로 들어서면서 B씨의 업무량이 다소 증가하기는 했지만 초과 근무시간이 하루 1시간 정도에 불과했고 통상 그 정도의 업무량이나 스트레스는 렌터카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대부분 겪는 정도의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B씨가 업무상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호소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승진 전후의 업무환경에 변화가 없거나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지 않았다면 업무와 우울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업무상 스트레스가 자살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평가될수록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기 수월합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고객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상사와 마찰을 빚은 뒤 자살한 모 리조트 간부 C씨 사건에서 "C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은 전력이 전혀 없고 업무 외 다른 요인으로 이 같은 증상에 이르렀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2014두5262). 업무상 스트레스 외 자살 이유가 없는 경우 인정사례도 하지만 자살을 업무상 재해로 볼 것인가에 대한 명시적인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에 비슷하거나 같은 사안에서도 재판부별로 다른 판단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살펴 본 렌터카 업체 상무 B씨 자살 사건의 1심 재판부는 항소심과 달리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막말에 시달리다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초등학교 교사 D씨 사건에서 공무상 재해를 인정했지만 앞서 1,2심 재판부는 모두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유족들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낼 때에는 재판부가 업무상 스트레스와 우울증 그리고 자살 간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관련 증거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제출해야 합니다.
과로
우울증
자살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업무상재해
업무상스트레스
이장호 기자
2016-07-04
군사·병역
[판결] '군의문사 유족 배상' 구상금소송에서 국가 잇따라 패소
70년대 경계근무를 하다 상관이 쏜 총에 맞아 살해된 군인의 유족에게 손해배상을 한 국가가 총을 쏜 부사관과 살인 사건을 자살로 조작·은폐하는 일에 가담한 대대장 등 군간부들을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내 사실상 승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다만 대법원은 당시 소대장의 조작 행위는 소극적이었다며 구상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국가가 이모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5다20025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이씨가 가담한 사인 조작·은폐 행위는 엄격한 상명하복이라는 수직적 지휘 통제체계에 따라 운영되는 군대조직 내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라는 특수성이 있다"며 "이씨가 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소극적으로 사인 조작·은폐 행위에 관여했을뿐 적극적으로 주도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국가가 이씨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씨는 1979년 육군 모 부대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A씨 사망 사건의 사인을 조작·은폐하는 데 가담했다. A씨는 위병소 근무를 함께 섰던 B하사와 말다툼 끝에 B하사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러나 부대 간부들은 A씨가 신병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허위로 사망보고를 하고 유족의 시신 인도 요구도 거부한 채 A씨의 시신을 화장했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B하사의 총에 부착된 명찰과 타살된 A씨의 명찰을 교체하고 총기번호를 수정했다. 2008년 10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유족의 진정으로 사건을 재조사한 뒤 A씨의 사망에 군의 조직적인 은폐와 조작이 있었다고 밝혔다. 국가는 A씨의 유족에게 2억5400여만원을 배상한 후 B하사와 당시 대대장, 참모들, 중대장, 소대장인 이씨 등 6명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B하사에게 30%를, 대대장 등 나머지 피고들에게는 1~5%의 책임을 인정해 모두 1억9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에게 어차피 유족급여를 지급할 지위에 있던 국가에게, 단지 피고들이 사망 경위를 은폐·조작했다는 사후적이고 우연한 사정만으로, 피고들에게 유족급여 상당액의 지출 책임을 분담케 하는 것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나 형평의 원칙에 비춰 봐도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책임을 제한했다. 하지만 피고 가운데 1%의 책임이 인정돼 250만원을 부담하게 된 이씨만 유일하게 상고했다.
군인
군법
구상금청구소송
군의문사
의문사
상명하복
신지민 기자
2016-06-14
형사일반
[판결] 사촌 여동생 자살 도운 친척오빠 '징역 1년'
자살하려는 외사촌 여동생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자살을 도와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척 오빠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이재석 부장판사)는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A(41)에게 최근 징역 1년을 선고했다(2016고합248). A씨는 2014년 3월부터 서울의 한 원룸에서 외사촌 동생 B씨(29·여)와 함께 살았다. 이들은 같은해 9월부터 인터넷 도박을 하면서 빚을 지게 됐고 지난해 11월에 이르러서는 빚이 40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도박을 통해 빚을 갚으려고 은행에서 1000만원의 추가 대출을 받았지만 역시 모두 잃었다. 두 사람은 동반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들은 갖고 있던 돈 50만원으로 다시 도박을 해 1500만원을 벌었다. 그러자 B씨는 친구 등으로부터 1000만원을 더 빌려 도박자금을 댔다. 하지만 A씨는 다시 돈을 모두 잃었고 B씨에게 자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자 B씨는 "내가 먼저 죽을테니 그 뒤를 정리해주고 나보다 늦게 죽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가 자살할 수 있게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집에 함께 살며 인터넷 도박 등을 하는 등 외사촌 동생에게 많은 빚을 지게 해 신병을 비관하게 한 후 동반자살을 제의했다"며 "A씨는 B씨의 자살 결심을 굳히게 하고 그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줘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이 B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A씨는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자살
자살방조
인터넷도박
도박
자살방조죄
방조
신지민 기자
2016-05-17
금융·보험
[판결] 대법원 "생보사, 특약따라 자살해도 재해사망보험금 지급해야" 첫 판결
보험 가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에도 재해사망 특약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2010년 1월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 이전에 판매된 보험상품 대부분에는 피보험자들이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한 때에는 고의나 자해 여부를 묻지 않고 '재해사망'으로 인정해 '일반사망'보다 높은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재해특약'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이 특약이 '단순 오기(誤記, 잘못된 표시)'이므로 주계약상의 일반사망 보험금 외에 재해특약에 따른 추가 보험금까지 지급할 수 없다고 버티면서 분쟁이 잇따랐고, 하급심 판결마저 엇갈리면서 혼선이 초래됐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자살한 A씨의 부모(소송대리인 송모충 변호사)가 교보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5다243347)에서 12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04년 교보생명의 '무배당 교보베스트플랜CI' 보험에 가입했다. 이후 2012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가 가입한 보험 약관에는 사망시 주계약상 보험금 7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재해사망'으로 인정되면 50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특약이 포함돼 있었다. 약관은 자해나 고의에 의한 자살은 재해사망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보험가입후 2년이 지나 자살 했을 때는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었다. A씨의 부모는 A씨의 자살이 재해사망에 해당된다며 1억2000여만원을 지급라하고 교보생명에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엄연히 존재하는 특정 약관조항에 대하여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그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약관해석에 의해 이를 적용대상이 없는 무의미한 규정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할 때에도 그 조항이 적용대상이 없는 무의미한 조항임이 명백해야 하는데 이 사건 특약은 그와 같이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 가능성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약관은 '자살의 경우 약관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않지만, 예외적인 요건(2년 경과 뒤 자살)에 해당하면 재해사망 보험금 지급 사유로 봐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해당 약관이 단순 오기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자살과 관련된 재해사망 인정여부를 둘러싼 하급심의 혼선을 정리한 판결"이라며 "다만 이번 판례는 2010년 1월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 이전에 존재했던 특약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로, 생명보험 표준 약관 개정으로 관련 조항이 개선된 이후에 판매된 보험상품에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해사망
보험금
보험
특약보험금
생명보험
일반사망
특약
단순오기
재해특약
교보생명
홍세미 기자
2016-05-13
국가배상
군사·병역
[판결] "가혹행위로 자살 군인 재조사 끝 순직 변경…
선임병들의 괴롭힘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군인의 사망 원인을 국방부가 '자살'에서 '순직'으로 변경했더라도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사망 원인이 변경된 시점이 아니라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와 자살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게 된 날'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민법상 불법행위의 일반적인 법리가 적용된다는 취지다. 민법 제766조 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재판장 고연금 부장판사)는 선임병들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한 군인 A씨의 유족들이 "2007년 육군 본부에서는 자살로 처리했지만, 국방부 재조사를 통해 2014년 순직으로 변경됐으니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며 가해 선임병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합54198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2005년 6월 입대한 A씨는 선임병 3명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으로 괴로워하다 이듬해 6월 자살했다. 같은해 11월 육군본부는 A씨의 사망을 '자살'로 처리했고 A씨의 유족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가혹행위 등에 대해 조사를 해달라며 진정을 냈다. 2007년 1월 인권위는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사망하게 된 A씨가 순직에 해당하는지 재심의하라"며 침해구제 결정을 내렸다. 육군본부는 재심의를 했지만 '자살'로 다시 결론 내렸다. 이에 유족들은 같은해 7월 국방부에 재조사를 요청했고, 국방부는 7년이 지난 2014년 9월에야 "선임병 3명의 폭행과 상습적인 폭언 등 가혹행위가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으므로 A씨의 사망은 순직 요건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A씨의 유족들은 가해자들을 상대로 지난해 7월 소송을 냈다. A씨의 유족들은 재판과정에서 "국방부의 재조사 결과가 나온 2014년 9월이 소멸시효의 기산점"이라며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인권위가 2007년 1월 선임병들이 A씨에게 한 행위들이 A씨의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면서 이로 인해 사망하게 된 A씨의 유족들이 실질적인 권리구제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에 법률구조 요청을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침해구제 결정을 한 사실에 비춰볼 때 A씨의 유족들이 이 결정을 통지받은 무렵 A씨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자살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A씨 유족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밝혔다.
군대
가혹행위
자살
순직
국방부
국가인권위원회
군인
선임병
신지민 기자
2016-05-12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신설업무 스트레스로 우울증 걸려 자살… “産災”
신설 부서에 배치돼 새로운 업무를 맡은 근로자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이진만 수석부장판사)는 자살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직원 A씨의 아내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5구합5009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신설된 공단 지부 팀장으로 부임해 자금지원업무를 처음 담당하면서 꼼꼼하고 실수를 용납 못하는 성격으로 인해 업무과정에서 상당한 중압감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와 정신적 고통으로 생긴 우울증이 악화돼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 나머지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해당 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사교적 성격으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했고 정신과 진료 등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볼 때 A씨가 업무 외의 다른 요인으로 우울증에 걸렸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A씨의 꼼꼼한 성격 등 개인적 취약성이 자살을 하게 된 데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991년 공단에 입사한 A씨는 2012년 1월 신설 지부 팀장으로 발령받아 자금지원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업무 목표치에 이르기 어렵자 우울증을 앓게 됐다. A씨는 아내 B씨의 권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공단은 A씨의 업무량을 줄여줬지만, 이듬해 다시 업무량이 늘어나자 우울증세가 심해졌다. 의사는 입원을 권했지만 인사상 불이익을 걱정해 외래진료만 받던 A씨는 결국 자살했다. B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개인적인 취약성에 의해 자살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근로복지공단
유족급여
장의비
업무상스트레스
업무상재해
이장호 기자
2016-04-18
6
7
8
9
10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