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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공정위 과징금 피하려 서둘러 조합 청산… “불법행위 해당”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조합의 청산절차를 마친 조합 이사장의 행위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2월 22일 국가가 A 급식재료공급업협동조합 이사장인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가단5093918)에서 "B 씨는 국가에 23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공정위는 2018년 1월 A 조합이 부당한 경쟁제한행위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4000만 원을 부과했다. 조합이 낸 불복소송에서 법원은 "과징금 부과는 적법하지만 계산이 잘못됐다"며 부과처분 취소 판결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공정위는 2019년 10월 징수했던 과징금 4000만 원을 환급한 뒤 이듬해 3월 재산정한 과징금 3200만 원을 다시 부과했다. 하지만 조합은 이미 조합해산과 B 씨를 청산인으로 선임하는 결의를 한 뒤 해산등기를 마쳤고, 잔여재산이 있을 때는 조합원에게 분배한다는 결의까지 끝마친 상태였다. 조합은 부과처분 고지서를 받은 직후에도 남은 돈 2100여만 원을 조합원 21명에게 100만 원씩 지급하고 조합 잔고가 0원이 되도록 했다. 공정위는 조합에 과징금에 관한 채권신고서를 냈지만, 조합은 2020년 5월 청산등기를 마쳤다. 국가는 "징수하지 못한 과징금 32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B 씨는 조합 이사장으로 관련 판결의 내용, 공정위의 1차 처분(과징금 4000만 원)의 액수 산정이 잘못돼 재산정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공정위 담당자는 B 씨에게 과징금이 재산정될 예정임을 설명하고 4000만 원을 환급했는데, 조합은 이를 인식하고도 2020년 12월 총회를 열어 해산을 결의하고 서둘러 청산절차를 밟았다. B 씨는 청산인 직무를 수행하며 채권신고 공고에 관한 규정을 위반해 3회 이상 공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은 2020년 2월부터 2개월 안에 채권을 신고하도록 공고하고도 4월이 되기 전에 채권자에 대한 변제를 계속했다"며 "B 씨는 공정위에 2차 처분(과징금 3200만 원)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할 당시 잔고가 3000여만 원임에도 0원이라고 거짓 진술하고, 과징금 고지서가 도착하자 채권자들에 대한 남은 변제절차를 진행한 뒤 2100여 만원을 조합원들에 분배하는 등 조합 잔고를 0원으로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채권자 변제를 모두 마치고 진행하는 조합원에 대한 잔여재산분배를 채권신고 기간 안에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B 씨의 행위는 그 경위와 결과, 위법성의 정도, 민법상 과태료 제재가 부과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국가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2020년 2월 채권신고 공고일을 기준으로 한 조합 재산에서 국가의 과징금 채권이 전체 조합채권자의 채권액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을 고려해 국가의 손해를 2300여만 원으로 산정했다.
공정위
불법행위
청산
이용경 기자
2023-03-13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개인회생·파산 업무 포괄 수임 혐의' 법무사, 변호사법 위반 벌금형 확정
개인회생·파산 관련 업무 과정을 포괄적으로 수임·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 법무사는 법무사법이 개정돼 법무사 업무에 개인회생·파산 신청 대리가 추가됐기 때문에 면소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A 씨에게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2022도4610). A 씨는 사무장 B 씨와 공모해 2015년 8월~2016년 4월까지 사건 당 수임료를 받고 의뢰인을 대리해 문서 작성,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개인회생 및 파산 법률 사무 총 9건을 취급하고 수임료 820만 원을 나눠가진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금품·향응 또는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하고 비송사건 등에 관해 대리·법률상담 또는 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법률사무를 취급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1심은 "A 씨는 사무장인 B 씨와 공모해 의뢰인들에 대한 개인회생·파산 등의 사건을 취급하면서 사건 당 수임료를 책정해 받은 후 채권자 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안, 보정서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련 통지도 법원으로부터 직접 받는 등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문서 작성 및 제출, 서류 보정, 송달 등 필요한 제반 업무 일체를 포괄적으로 처리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러한 A 씨의 행위를 단순한 서류의 작성대행, 제출대행이라고 볼 수 없다. A 씨가 변호사법을 위반해 사실상 그 사건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들을 위해 그 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209만여 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항소심 중이던 2020년 2월 법무사법이 개정되면서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개인의 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 신청의 대리'가 법무사의 업무로 추가됐다. A 씨 측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소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은 "법무사가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하는 경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에 규정된 법률사무 취급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고 했다. 또 "개정 법무사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더라도 문언상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개인파산사건 및 개인회생사건의 신청의 대리'에만 한정될 뿐, 개정 법무사법으로 인해 '개인파산·면책사건 또는 개인회생사건의 신청 및 수행 등 필요한 모든 절차를 포괄적으로 처리하는 대리 행위'가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포함되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와 같은 행위는 여전히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같은 법무사법 개정은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결론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범죄 후 법률이 변경돼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형이 구법보다 가벼워진 경우에는 신법에 따라야 하고(형법 제1조 제2항), 범죄 후 법령 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는 면소 판결을 해야 한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면서 "이 규정들은 입법자가 법령의 변경 이후에도 종전 법령 위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경과규정을 따로 두지 않는 한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범죄의 성립과 처벌에 관해 규정한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의 변경에 따라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에는, 종전 법령이 범죄로 정해 처벌한 것이 부당하였다거나 과형이 과중했다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변경된 것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가 적용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해당 형벌법규 자체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다른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 성립의 요건과 구조, 형벌법규와 변경된 법령과의 관계, 법령 변경의 내용·경위·보호목적·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령의 변경이 해당 형벌법규에 따른 범죄의 성립 및 처벌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를 주된 근거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때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법무사법 개정은 A 씨 범행에 해당하는 형벌법규인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또는 그로부터 수권 내지 위임을 받은 법령이 아닌 별개의 다른 법령의 개정에 불과하고,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죄의 성립 요건과 구조를 살펴보더라도 법무사법 제2조의 규정이 보충규범으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무사법 제2조는 법무사의 업무범위에 관한 규정으로서 기본적으로 형사법과 무관한 행정적 규율에 관한 내용이어서 그 변경은 문제된 형벌법규의 가벌성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해당할 뿐이므로 형법 제1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의 적용 대상인 형사법적 관점의 변화에 근거한 법령의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해 2월 2010∼2016년 개인회생과 파산 등 386건을 맡아 4억여 원의 수임료를 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B 씨에게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8도17737). 2020년 개정 법무사법 시행 전, 법무사가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서류별이 아닌 건별로 포괄수임해 처리한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당시 B 씨가 개인회생이나 파산 사건의 서류 작성과 제출, 즉 신청만 대리한 것이 아니라 각종 서류를 보정·송달하는 업무까지 처리하는 등 포괄적 대리 행위를 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B 씨 사건에선 2020년 개정된 법무사법이 변호사법 위반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이뤄지진 않았다.
법무사
개인회생
변호사법
박수연 기자
2023-03-12
형사일반
[판결] '택시기사 폭행 혐의' 이용구 前 법무부 차관, 2심도 징역형
<사진=연합뉴스>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블랙박스 증거 영상의 삭제를 요구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59·사법연수원 28기) 전 법무부 차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 한기수·남우현 고법판사)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차관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2노2284). 이 전 차관을 부실 수사한 혐의(특정범죄가중법상 특수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등)로 함께 기소된 전직 서초경찰서 경찰관 A 씨에 대해서도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에 대한 이 전 차관 측과 검찰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6일 밤 목적지인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 도착해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차관은 사건 직후 피해자인 택시 기사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송금하면서 당시 폭행 장면이 담긴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당시 이 전 차관에게 반의사불벌죄인 단순 폭행죄를 적용하고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후 이 전 차관은 2021년 5월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1심은 이 전 차관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멈춘 택시 안에서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택시 기사를 폭행한 범행은 교통사고를 유발해 제3자의 생명과 신체,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은 범행이기 때문에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그런데도 이 전 차관은 범행에 대한 형사 처벌을 면하거나 경감받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해 형사사법 결정의 위험성까지 야기해 사안이 중해졌고 죄질도 더욱 불량해졌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폭행
한수현 기자
2023-03-09
민사일반
[판결] 아파트 단지 내 환풍구에 추락… 법원 "아파트관리업체 등 배상책임"
아파트 단지 안에 설치된 발전기 환풍구 아래로 떨어져 전신이 마비된 입주민에게 아파트관리업체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가 6억7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4부(재판장 신봄메 부장판사)는 2월 16일 A 씨와 그 가족이 아파트관리업체 B 사와 C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5977)에서 "B 사 등은 공동해 6억7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5월 귀가하던 중 아파트 단지 내 발전기 환풍구 안쪽으로 추락했다. 의식을 잃은 A 씨는 다음 날 아침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두개골 절제술 등 응급조치와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사지마비로 보행이 불가능해 침상에서만 생활하고 식사는 튜브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또 부인 이외에 다른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고 인지기능 장애로 정상적인 의사소통도 불가능해졌다. A 씨의 가족은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B 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환풍구는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피고들은 공작물 점유자로서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 공작물 하자로 발생한 이번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당시 환풍구는 인도 뒤쪽인 지상 주차장 옆에 있어 누구든지 쉽게 접근이 가능한 상태였다"며 "환풍구 앞 잔디가 훼손되고 흙으로 다져진 길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볼 때 사람들이 평소 환풍구 앞을 자주 통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피고들은 환풍구 가림막 앞에 차단시설을 설치하거나 환풍구 안쪽에 그물망 등을 설치해 가림막이 훼손되는 경우에도 사람이 추락하는 것을 방지할 구조물을 설치했어야 함에도 이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사고 이후 환풍구 가림막 앞에 철제구조물이 추가로 설치됐는데, 이 같은 조치를 미리 했더라면 사고 발생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노동능력 상실률을 100%로 판단하고 일실수입과 기왕 및 향후 치료비 등을 산정한 뒤 B 사 등의 책임 비율을 50%로 제한해 A 씨의 재산상 손해를 6억여 원으로, 위자료는 3600만 원으로 정했다. A 씨의 배우자에게도 위자료 1800만 원이, 두 자녀에게도 각각 위자료 800만 원이 인정됐다. 소송을 대리한 구태환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아파트 발전기 환풍구처럼 우리 생활 주변에 흔한 시설물이 의외로 안전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세심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공작물
하자
시설물안전
이용경 기자
2023-03-07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준공된 아파트 등기절차 이행지체로 미등기 상태 유지됐다면
준공 완료된 아파트에 이미 입주했는데 소유권이전등기 절차가 늦어졌다면, 수분양자들이 등기된 아파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한 손해 등을 조합이 일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송경호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0일 A 씨 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향 강호석, 박건호 변호사)이 장위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청구소송(2020가합68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1재정비촉진구역에 위치한 B아파트 시행을 위해 설립된 조합은 2019년 6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아파트 준공 인가 전 사용검사를 받은 다음 수분양자들에게 입주 지정기간을 그 다음날부터 같은해 말까지로 정하고 입주 전까지 잔금을 포함한 분양대금을 모두 납부하라는 내용의 입주안내문을 보냈다. 이에 B아파트에 대해 분양계약을 체결했거나 수분양자로부터 그 지위를 승계받은 A 씨 등은 해당 기간 내 모든 분양대금을 납부하고 각 세대에 입주했다. 한편, 서울시장은 B아파트의 입주지정기간 중이던 2019년 7월 장위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및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을 하면서 해당 정비구역의 택지 중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을 확대·추가하고, 조합에게 구역 외 기반시설로 신한천로를 개설토록 하는 기반시설의 비용분담계획을 변경하는 내용이 포함된 고시를 했다. 이후 성북구청장은 2020년 7월 정비사업과 관련해 정비구역 택지 중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은 확대하되 해당 면적에 대해선 별도 사업계획승인이 예정돼 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고시를 했다. 조합은 2021년 5월 성북구청장으로부터 유지되는 면적을 포함해 신한천로 개설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 시 정비계획변경을 이행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부 획지에 대해 부분준공 인가를 받았고, 이후 이전고시를 거쳐 같은해 8월 A 씨 등을 포함한 수분양자들에게 60일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경료할 것을 요청하는 안내문을 발송한 다음,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에 A 씨 등은 "해당 아파트가 완공돼 이미 입주했고 남은 절차는 준공인가와 이전고시 절차뿐인 점 등에 비춰 입주지정기간의 말일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20년 7월 말경엔 이행기가 도래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후부터 조합은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해야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하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A 씨 등은 △이행지체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돼 발생하는 손해(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의 차이) △등기된 아파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손해 △미등기로 인해 원하는 시기에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각종 세재 혜택 등 손해를 고려해 분양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 등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조합 측은 행정청이 신한천로 개설을 부담시켜 상당한 공사기간이 필요했던 점 등을 주장하지만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른 기반시설 설치와 그에 따른 준공인가 및 이전고시는 사업시행자인 조합의 책임 영역에 속하고, A 씨 등의 입주 전부터 신한천로 개설에 대해 인지하고 있던 점 등에 비춰보면 신한천로 개설 문제로 인한 조합의 등기절차 이행지체에 조합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판단 과정에서 총회 개최가 지연된 사유가 오로지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도시형생활주택 및 상가의 면적에 대한 성북구청의 사업계획 승인까지 4개월 정도만 소요된 점 등에 비춰보면 입주지정기간 말일부터 2년 가량이 경과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A 씨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한다는 조합 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 등의 아파트 취득 목적과 사용용도, 활용계획 등에 따라 그 불이익의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어 각각의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이 곤란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를 적용해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A 씨 등을 대리한 강호석(39·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는 "최근 재건축이나 재개발과 관련해 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추가 분담금을 요구하는 등의 문제로 조합 내부의 갈등이 많은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일반분양자들의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입히는 것에 명백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고, 손해배상 범위와 관련해서도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직권으로 손해액을 산정한다는 규정이 적용돼 손해액을 산정한 것은 상당한 의의가 있다"며 "피고 측에서는 코로나19로 총회 개최가 어려웠고 이러한 사유로 행정청의 보완 요구가 있었으므로 이는 불가항력으로 계약상 면책 규정이 적용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총회는 온라인으로도 개최할 수 있고 보완요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면책이 안 된다고 명확하게 명시했다는 점에서 현재 재건축 사업이 예정됐거나 진행 중인 사업주체 등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 판결"이라고 말했다.
주택재개발
등기
재건축조합
한수현 기자
2023-02-23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원강수 원주시장, 1심서 '벌금 90만원'… 직위 유지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재산을 축소 신고해 허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원강수 원주시장에게 1심에서 벌금 90만원이 선고됐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또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당선 무효가 된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1부(재판장 신교식 부장판사)는 16일 재산을 축소 신고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허위 공개하고 공보물도 발송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원 시장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2022고합103). 원 시장은 지난해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과 부인의 아파트, 상가 등 건물의 실거래가 아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약 4억 4800만 원을 적게 신고하고, 채무는 4000만 원 가량을 과다 신고했다. 그는 허위 재산 내역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허위 기재된 선거공보를 원주시 내 선거구민에게 우편 발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원 시장은 재판에서 실거래가 아닌 공시가격 신고는 허위 신고가 아니며,선거사무장의 업무 미숙 및 선관위의 잘못된 안내에 따랐을 뿐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직자윤리법 제10조의2 제5항, 공직자윤리법의 시행에 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 제18조 제1항 등에 비추어 보면 부동산에 관해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중 더 높은 가액을 신고하여야 함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 재산신고 작성요령 및 선관위 소속 증인의 법정진술, 선거사무장의 법정진술 근거 등을 볼때 원 시장은 가액이 더 높은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함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금융재산 허위신고, 채무 허위신고에 관해 고의가 없었다는 원 시장 측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 시장은 허위로 기재된 재산신고서의 기재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구체적인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계획적으로 재산신고를 허위로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원 시장은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허위사실공표의 정도가 중하지 아니하며 경쟁 후보자 사이의 득표 차이 등 선거 결과와 전후 정황에 비춰 볼때 이 사건 각 범행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원강수
원주시장
선거
정준휘 기자
2023-02-21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대차계약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해 권리금 회수 기회 방해했다면
[대법원 판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해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를 방해했다면 권리금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상가건물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책임은 상가임대차법이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며 지연이자는 임대차 종료 다음날부터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 2022다260586(2023년 2월 2일 판결) [판결 결과] 임차인 A 씨가 임대인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지연손해금(지연이자) 부분을 파기자판. [쟁점] △상가건물 임대인이 임차인의 주선에 따른 신규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이 상가임대차법에서 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인지 여부 및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도 손해배상법 기본 이념에 따른 책임제한을 할 수 있는지 여부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적성질 및 그 손해배상채무의 이행기는 임대차 종료일에 도래해 그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인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2019년 7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1일까지 건물주 B 씨로부터 서울의 한 건물 1층 일부를 임차했다. A 씨는 같은 해 10월 신규 임차인 C 씨와 권리금 계약을 하고 B 씨에게 알렸지만 B 씨는 C 씨와의 임대차계약을 거절했다. 이에 A 씨는 또다른 신규 임차인 D 씨와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총 1억1000만 원을 받기로 약정하고 B 씨에게 통보했지만 B 씨는 D 씨와의 임대차계약도 거절했다. A씨는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며 B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1억2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연손해금도 인정했다. 2심도 B 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금액은 7100여만 원으로 낮췄다. 지연손해금도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각각 치른 날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B 씨가 A 씨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했고 손해배상의 경우에도 손해배상법 기본 이념에 따른 책임제한을 할 수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다. 다만, 상가임대차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금의 회수기회란 임대차 종료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에서 영업을 통해 창출한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신규임차인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해한 임대인이 부담하게 되는 손해배상액은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을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의 소멸시효 기산일 또한 임대차가 종료한 날인 점 등 상가임대차법 규정의 입법취지, 보호법익, 내용이나 체계를 종합하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상가임대차법이 그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이고, 그 손해배상채무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에 이행기가 도래해 그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법원 관계자] "상가임대차법이 정하는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적성질 및 그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최초의 판시다."
권리금
상가
임대차
박수연 기자
2023-02-17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국가·지자체가 점유권원 적극적으로 증명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자주점유 추정 번복 안돼
[대법원 판결] 부동산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 민법상 점유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 이 때 국가 등 점유자가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 등 점유권원을 적극적으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점유의 경위와 용도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해 무단점유로 볼 수 없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1다263496(2023년 2월 2일 판결) [판결 결과] 서울시가 A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의 소 등(2021다26349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의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망인 소유 토지에 대한 원고의 점유에 관하여 자주점유 추정이 유지되는지(점유취득시효에 있어 국가 등의 자주점유 추정 여부에 관한 판단 기준) [사실관계와 1,2심] 망인 B 씨의 소유인 한 토지는 1942년 11월 경부터 초등학교 부지 중 일부로 사용돼 왔다. 1950년경부터 진행된 농지분배절차에서 해당 토지는 초등학교에 분배됐다. 서울시는 1964년경 B 씨를 비롯해 해당 초등학교 부지의 등기부상 소유자들을 상대로 "서울시가 초등학교 부지를 1942년 12월 31일 각 증여받았다"고 주장하며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1심에서 B 씨에 대해 공시송달로 절차가 진행되어 원고 승소판결이 선고됐다. 서울시는 1심판결에 의해 해당 토지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약 55년이 지난 후 B 씨의 상속인들인 A 씨 등이 추완항소를 제기해 원심이 진행됐다. A 씨 등은 원심에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서울시는 원심에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를 추가했다. 1심은 원고승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부동산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며 이러한 추정은 지적공부 등의 관리주체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점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국가 등이 점유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국가 등이 점유를 개시한 후에 지적공부에 그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노력하였는지 여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국가 등이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 등의 자주점유의 추정을 부정하여 무단점유로 인정할 것이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 "점유취득시효에 있어 국가 등의 자주점유 추정 여부 판단 기준에 관한 기존 판례 법리를 구체적인 사안에 적용해 취득시효 주장자인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점유권원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서울시의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된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그 외 이 사건에서 나타난 정황에 의하더라도 서울시의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판결이다."
부동산
점유
공공용재산
박수연 기자
2023-02-16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결] 아파트 주차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 추정’ 화재…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보험사가 배상책임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지하 주차장이 불 탄 경우 배상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법원은 아파트 단체화재보험 보험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화재 발생 차량의 차주도 아파트 주민으로서 해당 보험의 피보험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차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지난달 10일 삼성화재가 A 씨와 A 씨 차량의 자동차종합보험사인 현대해상화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22가단508239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2021년 11월 A 씨가 사는 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조사 결과, A 씨가 주차해둔 차량에서 배터리 합선으로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화재는 이 아파트 구분소유자를 대표하는 B 씨와 단체화재보험을 맺고 있었는데, 사고 후 B 씨의 요청으로 주차장 복구공사 업체에 보험금 5900여만 원을 지급했다. 삼성화재는 이후 화재 차량의 차주인 A 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상법 제682조 보험자대위는 보험사고로 인한 손해가 제3자의 행위로 인해 생긴 경우 보험금액을 지급한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그 제3자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제도로서 보험자가 취득하는 권리에는 상법 제724조 제2항에 의해 피해자에게 인정되는 직접청구권도 당연히 포함되나, 보험계약의 해석상 보험사고를 일으킨 자가 법에 정한 '제3자'가 아닌 '피보험자'에 해당될 경우에는 보험자는 그 보험사고자에 대해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배터리 단락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번 사건에서 차주 A 씨와 공동운행자인 남편이 화재 발생 10일 전에 배터리 방전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운행을 계속했다고 해서 차량에 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에게 차량 관리보존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했다. 특히 "아파트 관리단 또는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인 B 씨가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화재보험법)에 따라 구분소유자들을 위해 아파트 전체 및 아파트 내 가재도구를 하나의 보험 목적물로 체결한 아파트 단체화재보험상 피보험자는 아파트의 각 구분소유자 및 세대에 속한 사람 중 가재도구의 소유자"라며 "피보험이익은 이들이 각자 자신 소유 아파트의 각 전유부분, 공용부분 및 가재도구에 대해 가지는 재산상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와 그 동거가족은 보험과 관련해 전유부분인 아파트와 아파트 공용부분에 대해선 상법 제682조의 제3자가 아니라 피보험자의 지위에 있다"며 "설령 차주 A 씨 또는 공동운행자인 남편에게 화재 발생과 관련해 공작물 또는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더라도 화재로 손상을 입은 공용부분의 복구와 관련된 피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삼성화재는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A 씨에 대해선 상법 제682조에 따른 보험자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삼성화재의 현대해상화재에 대한 청구도 "A 씨를 상대로 한 보험자대위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더 판단할 필요가 없다"며 기각했다.
보험자대위
화재
보험
이용경 기자
2023-02-02
가사·상속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임시후견 치매 환자 유언장도 의사능력 있다면 유효"
치매 등의 이유로 임시후견인을 둔 사람이라 해도 일정한 의사 능력이 있다면 유효한 유언장을 남길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일 A 씨가 "사망한 고모할머니 B 씨의 유언 효력을 확인해달라"며 낸 유언효력 확인 소송(2022다26123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 씨는 생전에 중등도의 치매를 앓았다. 이에 B 씨의 조카 C 씨(B 씨 오빠의 차남으로 A 씨에게는 작은아버지) 가족은 2016년 B 씨의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를 도울 성년후견인 지정을 청구했고, 법원은 정식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변호사를 임시후견인으로 정하는 사전 처분을 했다. B 씨는 2017년 본인 명의 예금을 A 씨에게 전액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자필로 작성한 뒤 2020년 사망했다. C 씨 가족은 고모 B 씨가 임시후견인의 동의 없이 유언장을 작성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A 씨는 고모할머니 유언의 효력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B 씨가 유언장을 쓸 당시 이미 임시후견 상태였으므로 유언에도 효력이 없다고 봤다.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라 의사가 유언장에 심신 회복 상태를 써야 하는데 이 역시 누락됐고 서명날인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2심은 B 씨가 유언 능력까지 제한된 성년후견 단계는 아니었다며 유언장이 효력이 있다는 원고승소 판결했다. B씨가 유언장을 작성할 즈음 병원에서 중등도 치매와 판단력 저하(심신미약) 진단을 받기는 했지만 유언장의 의미나 결과를 판단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유언장을 쓰기 1년 전에도 본인 부양과 재산 관리를 A 씨에게 맡겼고, A 씨가 노년이 되면 그의 아들에게 제사 같은 행사를 일임하는 조건으로 재산을 모두 증여하겠다는 뜻을 문서로 분명히 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후견심판 사건에서 가사소송법 제62조 제1항에 따른 사전처분으로 후견심판이 확정될 때까지 임시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사건본인은 의사능력이 있는 한 임시후견인의 동의가 없이도 유언을 할 수 있다고 봐야 하고 아직 성년후견이 개시되기 전이라면 의사가 유언서에 심신 회복 상태를 부기하고 서명날인하도록 요구한 민법 제1063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유언
치매
임시후견인
박수연 기자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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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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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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