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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대법원, 아동 성추행사건 엄단 판결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60대가 대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이번 판결은 유무죄의 경계선상에 있는 사안에서 대법원이 하급심의 무죄판단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는 점에서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추행범죄를 엄중 처벌하려는 대법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모(60)씨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며 음악과 영어를 가르쳤다. 그는 목사안수를 받고 교회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지침 교육과정을 마치고 목회 차원에서 진맥을 하기도 했다. 이씨는 2007년10월 학교연구실로 친구들과 함께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5학년 여학생을 책상위에 눕히고 옷안으로 손을 넣어 배와 가슴부위를 만지는 등 8차례에 거쳐 3명의 어린이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심은 "가슴을 만질 당시 다른 학생들도 함께 있었고 장소도 공개된 곳이었으며 평소 학생들에게 진맥이나 건강검진 등을 해왔다"며 "추행의 범의를 품고 한 행동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역시 "여학생이 방과 후 호기심에서 자진해 피고인에게 진맥을 부탁했고 평소 목회활동차원에서 교회신도들에게 건강검진을 해왔다"며 "학교에 양호교사가 없어 평소 학생들의 건강을 살펴왔으며 배와 가슴부위를 누른 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처벌법(13세 미만미성년자 강간 등)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상고심(☞2009도2576)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24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폭법상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추행죄는 '13세 미만의 아동이 심리적 장애없이 성적 정체성 및 가치관을 형성할 권익'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며 "주관적 구성요건으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의 행위는 비록 피해자가 호기심에서 피고인을 먼저 찾아갔고, 함께 간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한 행위여서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없었더라도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정신적·육체적으로 미숙한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 및 성적 정체성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므로 '추행'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원심이 무죄를 선고한 데에는 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성추행
성폭법
미성년자
건강검진
수치심
류인하 기자
2009-10-1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수도권매립지 침출수 오염농도 규제기준 미만이면 "수인한도 내에 있는 손해… 배상책임 없다"
수도권매립지의 침출수 오염농도가 규제기준을 넘지 않았다면 수인한도 내에 있는 손해이므로 매립한 공사는 어민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김창보 부장판사)는 지난 18일 강모씨 등 김포와 강화 어민 274명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8나40467)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사의 침출처리수는 관련법령이 정하는 규제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배출되고 있고 어장에 영향을 미쳤다해도 그 정도는 미미하다”며 “강씨 등 어민들에게 보상받지 못한 피해가 있고 그것이 공사의 침출처리수 배출로 인한 것이라 해도 수인한도 내에 있는 손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씨 등의 매립지 인근 어장에 대한 권리는 면허어업권자의 권리와 달리 어장을 배타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며 피해가 없는 지역으로 회피해 조업할 수도 있었다”며 “공사는 폐기물매립장으로 인한 인근주민들의 환경조건개선을 위해 여러가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강씨 등이 주된 어업장소라고 주장하는 매립지 인근은 인천국제공항 및 공항고속도로 건설 등으로 인한 어업피해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며 “그 피해범위에 속하는 어업권에 관해서는 개인별 또는 어촌계별로 이미 손실보상이 이뤄졌거나 보상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인과관계와 피해율 추정에 관한 감정인들의 감정내용의 비신뢰성 등을 고려할 때 공사가 침출수처리장에서 유해한 어떤 물질을 배출했고 그것이 강씨 등의 소유의 피해물건에 도달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며 “입증이 있는 것으로 본다 해도 강씨가 입은 손해는 수인한도 내의 범위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포와 강화 인근에 거주하며 어업에 종사해온 강씨 등은 “공사가 지난 1992년께부터 지금까지 수도권매립지를 운영하며 침출수를 제대로 정화처리하지 않고 배출해 매립지 인근 어장을 황폐화시켰다”며 지난 2003년2월 소송을 냈다. 매립지에서 나온 침출수는 정화처리장에서 처리된 뒤 인근 하천인 시천천에 배출돼 하류의 장도수유지에 저류됐다가 썰물시에 배수갑문이 개방되면 방출된다. 한편 1심 재판부는 “강씨 등 202명의 어민에게 18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2007년10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었다. 재판부는 “수도권 매립지에서 배출하는 침출처리수의 오염물질농도가 폐기물관리법의 허용기준치 이하라도 공법상의 기준을 준수하는 것은 행정적인 제재를 받지 않을 뿐 사법상의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었다.
수도권매립지
침출수
오염농도
규제기준
수인한도
이환춘 기자
2009-08-25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문장대지구 온천개발허가는 위법"
문장대지구 온천개발을 둘러싸고 충북 괴산군 주민들과 경북 상주시간의 법정싸움에서 항소심 법원이 괴산군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구고법 행정1부(재판장 최우식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염모씨 등 괴산군 주민 161명이 상주시를 상대로 낸 온천관광지조성사업시행허가취소 소송 항소심(2006누2092)에서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충북 괴산군 신월천변 지역은 남한강의 최상류 발원지로서 환경기준 1등급 지역이며, 환경부에서도 환경기준 1등급 유지달성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 지역의 오염은 동 하천수계 전체의 오염을 초래하여 결과적으로 하류수계 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이 되고 있는 한강수계의 관리에도 영향을 초래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문장대온천관광휴양지개발지주조합이 주장하는 오수처리공법에는 대규모 온천오수에 대한 처리효율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용·경제적 측면, 나아가 지속적·안정적 유지관리가 보장되지 않고, 하천 부영양화의 주된 원인이 되는 질소나 인, 불소 등의 안정적 처리 역시 곤란하며, 또한 사후관리가 불확실할 경우 청정지역인 신월천의 수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수가 확실히 정화처리될 수 있을지 보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신월천 수질이 오염됨으로써 신월천 주변 지역주민의 환경상 이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고 이는 조합이나 행랑객들이 가지는 영업상의 이익 또는 여가생활향유라는 이익보다 훨씬 우월한 것이다"라며 "오수처리공법으로 오수를 모두 정화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상주시장의 처분은 사실오인 등에 기초한 것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2001년7월27일 신월천변 지역주민이 상주시장을 상대로 낸 문장대온천관광지허가처분취소 소송에 대해 "오수처리시설의 효능이 불확실해 신월천 등의 수질이 오염됨으로써 인근 주민의 환경이익 등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에 따라 대구고법이 종전 허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고 상주시장은 이에 불복, 상고했으나 기각돼 판결이 확정됐었다. 이후 문장대온천관광휴양지개발지주조합은 오수처리공법을 변경해 다시 사업허가처분을 받았고, 주민들은 허가처분으로 환경이익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상주시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문장대지구
온천개발
괴산군
상주시
오수처리공법
환경이익
2009-06-08
노동·근로
민사일반
법원 "간호조무사 병원내 시위 안돼"
강남성모병원 안에서 시위를 하던 간호조무사들의 시위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7일 성모병원의 재단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병원에서의 시위행위를 막아달라”며 시위를 하던 간호조무사 28명을 상대로 낸 점유 및 사용방해금지가처분신청(2008카합3466)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건물에서 퇴거하지 않을 경우 매일 100만원씩, 건물점거 불해제시, 구호·피켓시위 등 병원의 진료업무를 계속 방해할 경우 매일 50만원씩 지급하라”며 간접강제결정을 함께 부과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강남성모병원 시설 안에서 시위행위를 하는 것은 병원의 소유권 또는 시설관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지를 구할 권리가 있다”며 “환자의 안정이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병원시설 등의 특징에 비춰 가처분으로 시위를 금지할 긴급한 필요성도 충분히 소명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강남성모병원은 28명의 시위자들에 대해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른 사용사업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했을 뿐 징계나 해고, 채용이나 배치전환, 임금지급 등의 파견사업주의 권한까지 행사했다고 볼 수 없어 병원과 간호조무사간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간호조무사들의 사업주는 (주)메디엔젤로 그 존재가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해 형식적·명목적인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간호조무사들이 강남성모병원에서 실제로 수행한 업무 중 일부는 근로자파견이 절대적으로 금지돼 있는 ‘간호조무사의 업무’에 해당해 파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간호조무사들을 직접 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여지는 많다”며 “그러나 병원에 대해 직접 고용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한 과태료의 제재를 가할 수 있을 뿐 곧바로 병원의 근로자로 간주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간호조무사들은 지난 2006년부터 강남성모병원에 파견돼 근로하다 파견기간이 올9월30일자로 2년이 되자 병원측으로부터 파견근로관계 종료를 통보받았다. 이에 ‘파견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병원에서 시위를 벌이자 병원측에서 이를 막아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강남성모병원
사내시위
파견근로자
정규직화
간호조무사
김소영 기자
2008-11-11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실제 다가구라면, 재개발시 세대별로 주택분양해줘야
다가구주택제도가 도입된 이후 다가구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지분 또는 구분등기를 마친 경우라도 주택재개발사업시 다세대주택과 같이 취급해 단독으로 주택분양을 해줄 필요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최근 금호제14구역주택재개발지역 주민 김모씨 등 10명이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처분 취소소송(2008구합6998)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가구주택제도는 1990년4월21일 건설부지침에 따라 도입됐으나, 같은달 30일 대통령령에서 다가구주택을 규정하기 전까지는 다가구주택에 관한 규정은 없었다"며 "건설부의 지침만으로 일반 국민을 구속할 수는 없고 일반 국민이 다가구주택과 단독주택의 차이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건축허가를 신청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다가구주택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구조와 기능면에서 다가구주택에 해당되나 단독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며 "주택재개발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다가구주택의 지분 또는 구분등기자들을 공동분양대상자로 봐 단독으로 주택을 분양하지 않는다면 대다수 서민인 이들이 생활의 근거를 잃게 되는 등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도시정비조례 부칙 제7조에 따르면 수인이 공유하고 있는 주택의 공유자들이 각각 1인의 분양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가구별로 지분 또는 구분등기를 필해야 한다"며 "이는 설계 및 건축단계에서부터 실제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지분 또는 구분등기를 통해 독립적으로 거래된다면 다세대주택과 같이 취급해 주택을 분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한 "입법취지상 다가구주택제도 도입 이후 다가구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단독주택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독립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로 신축됐고 그에 상응하는 지분 또는 구분등기를 통해 독립적으로 거래되는 경우도 이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서울성동구금호동4가 일대가 2004년7월 중순경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되자 이 구역내에 있는 5층짜리 건물의 지분을 공유하고 있던 원고들은 각각 단독으로 주택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관리계획처분을 확정하면서 '원고들은 이 건물의 공유자일 뿐 구분소유자는 아니다'라는 이유로 단독분양이 아니라 공동분양대상자로 지정하자 소송을 냈다.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주택재개발정비구역
주택분양
박수연 기자
2008-09-10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회사에 해 끼친 이랜드 노조 간부 해고 정당
계열사 매장을 점거해 영업을 방해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랜드 노조간부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인욱 수석부장판사)는 1일 ㈜이랜드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2007구합48438)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랜드는 회사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유인물을 배포해 회사명예를 훼손하고 사옥에 불법 침임해 CCTV를 부쉈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2007년2월 노조 여성간부 홍모(40)씨를 징계해고했다. 홍씨는 이에 불복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했고 노동위원회는 "홍씨를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랜드는 "홍씨의 행동은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이 크므로 해고는 적법하다"며 소송을 냈고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홍씨가 허위사실이 담긴 투쟁속보를 배포해 회사명예를 훼손하고 노동청 건물을 불법으로 점거해 벌금형이 선고, 확정된 점 등은 포상징계규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홍씨가 수회에 걸쳐 비행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점이나 CCTV를 손괴하고 계열사 매장에 대한 업무방해로 130억 원 상당의 매출손실을 입힌 점 등을 고려할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랜드
노조간부
매출손실
취업규칙위반
징계사유
부당해고
박수연 기자
2008-09-0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운전기사 생수통 교체하다 쓰러져 사망, 업무상재해 인정
이모(53)씨는 94년 변호사사무실에 입사해 10년 넘게 운전대를 잡아 온 베테랑 기사였다. 평소 변호사가 출·퇴근할 때 운전해주는 것이 그의 일이지만, 운전을 하지 않을 때는 소송관련 서료를 법원에 접수하거나 복사 등 잡무도 수행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이씨가 생수통과 함께 사무실 출입문 옆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화장실에 가던 옆 사무실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이씨는 잠시 후 의식을 회복했지만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구토증상을 보이다 병원에 후송된 지 하루 만에 숨을 거두고 말았다. 병원에서 밝힌 직접 사인(死因)은 급성경막하출혈에 의한 심폐기능정지. 이씨의 부인인 손모(52)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측은 "사망의 원인이 된 급성경막하출혈은 평소 이씨가 앓던 알코올성 간질환 때문에 쓰러지면서 발생했다"며 지급을 거절했다. 하루에 소주 2~3병을 마실 정도로 술을 좋아했던 이씨가 2003년 이후 3차례 실신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손씨는 법원에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를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손씨의 손을 들어줘 "이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공단은 부지급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2007구합44863).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는 사무소에서 생수통을 교체하거나 나르다가 신체적으로 무리가 와서 쓰러지면서 바닥 등에 머리를 부딪쳐 급성경막하출혈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급성경막하출혈이 알코올중독 등에 의해 자발적으로 발병했을 가능성은 0.02%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씨가 업무수행 도중 쓰러져 다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알코올로 인한 발작가능성에 대해 "이씨가 쓰러진 이유가 알코올중독에 의한 간질발작으로 인한 것임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지만 병원의 사실조회결과 일시적인 신체변화에 의한 실신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운전기사
생수통교체
발작가능성
알코올중독
급성경막하출혈
심폐기능정지
박수연 기자
2008-08-14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친일파 재산인지 모르고 부동산 취득했다면, 특별법따른 국가귀속 취소해야
친일파의 재산인줄 모르고 부동산을 매입했다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가에 귀속됐더라도 이를 취소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친일재산인 것을 알았는지 여부는 '특별법시행시점'이 아닌 '재산취득시'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로 지난 1일 의정부지법이 "특별법 시행 이후에 취득한 친일재산은 국가귀속 결정 이전이라도 환수 대상"이라는 판결(☞2007구합5726)을 내린 바 있어 상급심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특별법 제3조1항은 '친일재산은 그 취득·증여 등 원인행위시에 이를 국가의 소유로 한다'고 규정하면서 단서에서 '그러나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종필 부장판사)는 4일 청송심씨 효경공파종중이 "토지취득 당시 친일재산임을 알지 못했고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했으므로 특별법 제3조1항에 따라 보호받아야 한다"며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친일재산국가귀속결정취소소송(☞2008구합7243)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3자가 취득한 재산을 친일재산이라는 이유로 국가에 귀속시키는 것은 그 제3자의 권리를 소급적으로 침해하는 침익적 행정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관련된 법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친일재산 국가귀속은 국가와 친일반민족행위자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선의의 제3자간의 문제임을 직시해 형평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부동산을 정상적인 사법상의 거래로 취득한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특별법시행 전이나 시행 후나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제3조 단서규정을 위원회와 같이 '특별법시행일 이전에 친일재산을 취득한 제3자'로 제한해서 해석하는 것은 특별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법거래의 질서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따라서 단서규정은 법 문언대로 '선의 여부' 또는 '정당한 대가의 지급여부' 등에 따라 '취득당시'를 기준으로 보호되는 제3자의 범위를 가려야지 특별법시행 이전에 취득한 것인지 그 이후에 취득한 것인지를 구별해 차별적으로 해석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원고는 지난 2006년 경기도연천군 소재 토지 6,700여㎡를 A씨와 B씨로부터 구입했다. 땅은 A씨 조부이자 B씨의 증조부인 C씨가 일제강점시대인 지난 1919년10월 사정받은 토지였다. 조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C씨가 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는 만큼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 시행일인 2005년12월29일 이후에 이뤄진 거래는 무효라며 이 토지를 국가에 귀속시켰다. 그러자 원고는 "귀속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국가귀속
친일재산
재산취득시
특별법시행시점
부동산취득
김소영 기자
2008-07-07
민사일반
재산명시명령 무시한 채무자 감치 안했어도 판사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
빌려준 돈 200만원을 받지 못한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재산이 얼마인지 알기 위해 재산관계 명시신청을 했지만 채무자가 재산명시기일에 출석하지 않자 채무자의 재산명시재판을 맡은 판사에게 불출석한 채무자를 감치하지 않은 것은 판사의 재량권 남용이라며 일간지에 사과문 게재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27단독 이정석 판사는 12일 현모씨가 채무자의 재산관계명시 재판을 맡은 A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7가단438483)에서 “판사의 재량권 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씨는 채무자 남모씨를 상대로 “200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승소판결을 확정받고 압류 절차 전에 서울중앙지법에 남씨에 대해 재산관계명시신청을 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신청을 받아들여 남씨에게 재산목록 제출을 명령했지만 남씨는 정당한 사유없이 재산명시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민사집행법 제68조는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명시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한 경우 판사의 결정으로 20일 이내의 감치(監置)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씨는 “채무변제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채 법원의 재산명시명령을 무시하고 재산명시기일에 정당한 사유없이 출석하지 않은 남씨에 대해서는 감치결정을 해야 하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며 “단순히 집행채무의 액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불처벌결정을 한 판사의 행동은 재량권을 넘는 것이거나 직권남용에 해당해 받지 못한 돈뿐만 아니라 재량권을 일탈·남용 결정에 관한 사과문을 일간지에 게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채무자의 집행채무액수가 390여만원이고 재산명시의무 위반자에 대한 감치는 인신구속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신중하게 행사돼야 한다”며 “집행채무의 액수 등 제반사정을 고려한 이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결정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남씨에 대한 채권이 남아있는 이상 원고에게 채권상실의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또한 “사과문 게재부분은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그 법률상 근거가 불분명한데다가 헌법 제19조가 불가침의 기본적 자유로서 모든 사람의 양심의 자유를 천명하고 있음에 비춰 청구가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량권
재산명시명령
판사재량권
재산관계명시재판
감치
최소영 기자
2008-02-15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과징금 부과대상 공인회계사에 회계법인도 당연히 포함
부실회계감사를 한 경우 과징금 부과대상인 공인회계사의 범위에는'회계법인'도 당연히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해 부실회계감사를 했다는 이유로 2004년 과징금 7억7,000만원을 부과 받은 A회계법인이 금융감독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취소소송 상고심(☞2006두11590)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 하거나 유추해석 해서는 안 되지만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입법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구 증권거래법 제206조의11 1항1호가 원용하고 있는 제14조1항2호의 공인회계사는 유가증권신고서 등에 첨부되는 감사보고서에 서명한 자를 말하므로, 회계법인의 대표이사가 회계법인을 대표해 유가증권신고서 등에 첨부되는 감사보고서에 서명한 경우에는 회계법인으로 하여금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입법취지에 부합한다"며 "과징금의 부과대상인 공인회계사에 회계법인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상당하고 이를 유추해석이나 확장해석이라고 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A회계법인은 하이닉스반도체의 지난 99~2003년 재무제표에 대해 부실회계감사를 했다는 이유로 2004년 9월 금융감독원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억7,000만원을 부과받자 법에 과징금 부과 대상자로 '공인회계사'만 규정돼 있고 '회계법인'은 따로 명기하고 있지 않은 만큼 법인은 과징금 부과대상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내 1,2심에서는 승소했었다. 한편 문제가 된 증권거래법 제14조1항 2호는 2003년 12월 개정 때 '그 소속단체를 포함한다'는 내용이 명문으로 추가됐다.
부실회계감사
과징금
과징금부과처분취소
공인회계사
회계법인
구증권거래법
정성윤 기자
200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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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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