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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집행
[판결] KAI vs 방사청 '수리온 개발 초과비용 소송' 원점으로
첫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의 100억원대 초과개발비용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방위사업청의 소송전이 4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법원이 이 사건은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원심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1, 2심에서 승소했던 KAI는 소송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KAI가 "126억5000여만원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정산금청구소송(2015다215526)에서 "국가는 KAI에 101여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행정법원으로 이송했다. 재판부는 "KAI와 국가가 맺은 협약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한국형 헬기 핵심구성품을 개발해 그 기술에 관한 권리는 국가에 귀속시키되, 기술사용권을 KAI에 이전해 군용헬기를 제작하거나 독자적 생산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따라서 국가연구개발사업규정에 근거해 국가의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참여기업인 KAI가 체결한 이 협약의 법률관계는 공법관계이며, 협약조건 분쟁에 관해 관할법원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정했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소송의 원고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행정소송으로 제기해야 할 사건을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경우, (해당 법원이) 관할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관할법원으로 이송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협약을 사법상 계약으로 보고 관할 법원을 서울중앙지법으로 정했다는 이유로 이를 민사소송으로 판단한 후 본안판단에 나아간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협약의 법률관계 및 쟁송 방식에 관한 법리와 전속관할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산업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은 한국형헬기 개발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2006년 6월 KAI와 '한국형헬기 민군겸용 핵심구성품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환율변동과 물가상승때문에 120여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자 KAI는 "이 협약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므로 초과 비용을 국가가 지급해야 한다"며 2013년 4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는 국가계약법이 적용되는 사법상 계약이 아니라, 항공우주산업법에 근거한 협약이므로 공법상 법률관계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으로 제기된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맞섰다. 1심은 "계약이 협약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사법상 계약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면서 KAI의 청구를 인정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2심은 "협약에 국가의 출연금이 80%이고 지급보증은 정부 출연금을 기준으로 하므로 정산금을 80%로 제한한다"며 정산금을 101억원으로 감액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KAI
방위사업청
한국항공우주산업
초과개발비용
기동헬기
수리온
이세현 기자
2017-11-13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재판부에 “청구원인 확실히 해달라” 석명요청하고 항변했다면
피고가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불분명하다며 재판부에 석명을 구하고 가정적으로 항변했다면, 재판부는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이 있다고 보고 그 부분을 확실히 판단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설업체 A사 대표이사인 B씨는 2005년 회사 부사장을 통해 C씨를 소개받았다. C씨는 B씨에게 "서울 서대문구 OO동 일대에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라며 자신이 주민대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C씨는 2005년 7월 B씨에게 주민대표 등이 A사에 정비사업을 맡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도급약정서를 건넸다. A사 측은 사업 수주대가로 C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당시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시행이 확정된 상태도 아니었고, 약정서에 찍힌 주민대표의 인장도 가짜였다. 2006년 3월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사 측은 C씨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C씨는 A사가 사업을 수주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도 계약서를 건네고 대가를 요구했다"며 "500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다. "원심에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이 누락됐다"는 C씨의 주장을 받아 들인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5000만원을 달라"며 C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17다86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은 당사자가 이를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해 그 주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불분명한 경우 그 주장이 무엇인지에 관해 석명을 구하면서 가정적으로 항변한 경우에도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부분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씨의 소송대리인은 재판과정에서 'A사의 주장대로 C씨가 A사를 기망해 돈을 편취했다면 A사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하는데도 부당이득을 청구하고 있는 것은 아마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소멸시효 3년이 지난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에 청구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청했다"면서 "이에 A사는 다음 변론기일에 '피고에 대한 청구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답했는데, 이 같이 피고(C씨)가 소멸시효 완성을 가정적으로 항변하고 원고(A사)가 이에 재항변까지 했으므로 피고는 소멸시효 항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원심은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관해 판단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
소멸시효
항변
이세현 기자
2017-10-12
민사소송·집행
[판결]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 안한 것은 위법… 1심 재판 다시"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은 위법하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해당 피고인은 1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대마)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모(28)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노1823, 2017노2337). 재판부는 "1심이 최씨에게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했다"며 "대법원 판례(2011도7106)에 따르면 법원이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통상의 공판절차로 재판을 진행했다면 이는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권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밝혔다. 이어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간과하더라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1심의 절차적 위법을 문제삼지 않고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백히 한다면 공판절차 전체가 적법하지만, 최씨가 항소심에서는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므로 하자가 치유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안내서를 송달하지 않고, 공판기일 당일에도 국민참여재판 희망 의사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 등이 확인된다"며 "따라서 절차 전체가 위법하고 공판절차에서 이뤄진 소송행위도 무효이므로 이를 파기환송한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지난해 1월 사회복무요원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응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인천지법에서 재판을 받았다. 이후 최씨는 같은해 12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추가 기소됐다. 인천지법에서 진행 중이던 병역법 위반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송돼 최씨의 마약사건과 병합됐다. 인천지법 사건은 단독 재판부에 배당돼 국민참여재판 대상 사건이 아니었지만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최씨의 마약 사건은 형사합의부가 맡았다. 이에따라 병역법 위반 사건도 종전과 달리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됐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합의부 관할 사건과 병합해 심리되는 사건은 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이다. 이 경우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에 대해 서면 등의 방법으로 확인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월 10일 병합사건 첫 심리를 진행하면서 최씨나 최씨의 변호인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이 사건은 같은 법원 다른 합의재판부로 재배당 됐는데 새 재판부도 공판절차를 갱신하면서 최씨 측에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일반 재판 방식으로 공판을 진행한 다음 유죄 판결을 내렸다.
국민참여재판
공판절차
절차적위법
강한 기자
2017-09-22
민사소송·집행
[판결] 주민소송단, 용인경전철 '1조원대 배상' 소송냈지만
경기도 용인 시민들이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용인경전철 사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장 등을 상대로 1조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김주현 부장판사)는 용인경전철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이 용인시장 등을 상대로 낸 주민소송(2017누35082)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이 인정한 배상액 5억5000만원 보다 약간 늘어난 10억2500만원을 배상액으로 인정했다. 이는 김학규 전 시장 시절 정책보좌관인 박모씨에 대해 과실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1심은 박씨가 경전철과 관련해 국제중재재판을 받게 된 용인시의 소송대리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높은 입찰금액을 써낸 특정 법무법인에 유리하도록 평가기준표를 수정해 해당 법무법인을 선정해 용인시에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시장에게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1심과 달리 김 전 시장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용인시는 1조 32억원을 투입해 2010년 6월 용인경전철을 완공했다. 그러나 시와 시행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서로 최소수입보장비율 등을 놓고 다툼을 벌여 2013년 4월에야 개통됐다. 이 과정에서 용인시는 국제중재재판에서 패소해 8500억여원을 물어줬다. 경전철은 하루 이용객이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한 16만1000명에 크게 못 미쳐 용인시는 재정난에 허덕였다. 이에 시민들은 용인시장과 경전철 사업 책임자들을 상대로 1조 3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용인경전철
용인
김학규
국제중재재판
한국교통연구원
이장호 기자
2017-09-15
민사소송·집행
국가보안법위반(간첩) 등
◇압수·수색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고,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은 채 압수한 이메일의 증거능력◇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법관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영장에는 피의자의 성명,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신체·물건과 압수수색의 사유 등이 특정되어야 하며(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19조, 제114조 제1항, 형사소송규칙 제58조), 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되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 압수물을 압수한 경우에는 목록을 작성하여 소유자, 소지자 등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219조, 제129조). 이러한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의 절차 조항은 헌법에서 선언하고 있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등에서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수사기관이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당시 피압수자인 네이버 주식회사에 팩스로 영장 사본을 송신했을 뿐 그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고, 압수조서와 압수물 목록을 작성하여 피압수·수색 당사자에게 교부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면, 이러한 방법으로 압수된 이메일은 헌법과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 제129조가 정한 절차를 위반하여 수집한 증거이고, 이러한 절차 위반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적법절차 원칙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본 원심 판단을 수긍한 사례.
영장
압수수색
위법수집증거
증거능력
국가보안법
2017-09-13
민사소송·집행
[판결] "영장 사본만 보내 압수한 이메일, 증거로 사용 못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 사본만 보내고 원본을 제시하지 않은채 압수한 이메일은 위법수집증거이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안재구(84) 전 경북대 교수는 2006년 북한 대남공작조직에 조직명을 구하고, 통일연대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의 동향과 주요 인물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이적표현물 30여건을 인터넷 등에 올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교수에 대한 재판에서는 검찰이 포털사에서 압수한 안 교수의 이메일을 적법한 증거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안 전 교수의 이메일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곳의 포털사에 압수수색영장 사본을 팩스로 보낸 다음 이후 직원을 보내 영장 원본을 제시하고 이메일이 저장된 CD나 USB 등을 건네받았다. 그런데 검찰은 이 가운데 한 포털업체에 대해서는 영장 사본 팩스만 보냈을 뿐, 영장 원본과 압수수색목록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 1,2심은 "영장 원본과 압수목록 제시 없이 압수된 것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며 공소사실 일부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지지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교수에게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7일 확정했다(2015도10648).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법관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의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영장은 처분을 받는 자에게 반드시 제시되어야 하며 압수물 목록을 작성해 소유자 등에게 교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 인권보장을 위해 마련된 이같은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면서 원본을 제시하지 않고 압수조서와 압수물 목록을 작성해 피압수수색 당사자에 교부했다고 볼 수 없어 해당 이메일을 유죄의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정당하고 압수절차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세현 기자
2017-09-07
민사소송·집행
[판결] "신고리 공론화위 활동 계속"…한수원 노조 등 가처분 신청 '각하'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과 지역주민 등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을 중단시켜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 등이 "공론화위원회 활동을 중단시켜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5일 각하했다(2017카합307).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을 하지 않고 심리를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92마54) 등에 따르면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으로 행정청의 행정행위를 금지할 수는 없다"며 "공론화위는 국가가 국무총리 훈령을 통해 구성한 행정기관에 불과하므로 민법상의 권리능력을 갖지 못해 민사소송법상 당사자 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청인 측은 공론화위가 도출한 결론을 정부가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고 주장하지만, 공론화위의 심의·의결이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규정이나 근거가 없다"며 "공론화위는 원자력발전소의 건설 중단 여부에 관한 공론과 절차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권고형태로 정부에 전달하는 자문기구에 불과해 의결사항이 대외적·직접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론화위의 결론을 따르기로 한 정부의 결정이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것이지, 공론화위의 심의·의결 행위에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한수원 노조 등이 공론화위 활동에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는 등 어느 모로 보나 신청이 부적법해 각하한다"고 했다. 한수원 노조는 신고리 5·6호기 지역 주민, 원자력학과 교수들과 함께 지난달 1일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은 정부가 에너지법을 무시하고 공론화위를 구성하는 등 법적절차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에너지법 제9조는 정부가 주요 에너지정책과 에너지 관련 계획을 심의하기 위해 에너지위원회를 두도록 하며 제10조는 '에너지 관련 사회적 갈등 예방·해소 방안에 관한 사항'과 '원자력 발전정책에 관한 사항'을 에너지위원회가 심의하도록 규정한다. 한수원 노조는 공론화위 구성을 취소하라며 국무총리실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무효확인소송 등도 제기한 상태다. 아울러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론화위원회 구성의 효력을 미뤄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냈다. 행정소송 첫 변론과 집행정지 신청 심문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14일 열린다. 한편 대법관을 지낸 김지형(59·11기)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지난 7월 24일 출범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계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10월 21일까지 3개월간 △설문조사 △시민참여단 구성 운영 △각종 공청회·토론회 개최 등 공론화 준비 및 진행작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신고리
민사집행법
에너지법
강한 기자
2017-09-06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판결] 어촌계 구역경계 다툼은 민사 아닌 행정소송
지방자치단체장으로부터 면허를 받아 어업권을 취득하기 전이라면 업무구역 경계에 대해 다른 어촌계와 다툼이 있을 여지가 있더라도 소송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또 이와 같은 어촌계 업무구역 경계에 대한 소송은 민사소송이 아니라 행정소송으로 해야 한다는 점도 밝혔다. 서로 인접해 있는 전남 완도 노화읍 내리 어촌계와 같은 읍의 미라리 어촌계는 1985년 협정을 맺어 수역을 정해 어업을 해왔다. 그런데 1990년 철부도선(화물 철제선박)이 이 구역을 지나 운항하게 되자 어업구역을 두고 다툼이 생겼다. 어느 지역까지 어업면허를 주느냐를 두고 싸우게 된 것이다. 두 어촌계는 1990년 새 협정을 맺었지만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됐다. 2012년 내리 어촌계가 완도군수에게서 받은 어업면허가 미라 어촌계의 항의성 민원에 따라 취소되자, 내리 어촌계는 면허취소처분 취소소송을 내는 한편 미라 어촌계를 상대로 업무구역확인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어업면허에 대한 부분은 행정처분의 축소를 구하는 소송에서 다투면 되고 어업면허와 무관하게 업무구역에 관해서만 분쟁이 있을 경우 정관변경에 관한 인가권자인 시장·군수에 대해 정관변경 신청을 하고 그에 따른 처분에 불복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지, 사적 자치가 인정되는 영역에서 권리확인을 구하는 것 같이 민사소송으로 업무구역 확인 판결을 구하는 것은 분쟁의 근본적인 해결수단이 아니다"라며 "어업면허 부분은 현재 행정소송이 계속 중이므로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확인 받을 이익이 없고 나머지 구역에 관해 다투는 부분은 피고인 미라 어촌계에 당사자적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어촌계 사이의 구체적 업무구역 범위는 군수가 정하는게 아니라 어촌계 사이의 합의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며 "따라서 그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일방은 상대방에게 업무구역의 범위에 관한 확인청구를 하는 것이 당사자의 권리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며 내리 어촌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내리 어촌계가 미라 어촌계를 상대로 낸 업무구역 확인 청구소송(2017다216271)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파기자판). 재판부는 "시장·군수·구청장 등으로부터 면허를 받아 어업권을 취득하기 전이라면 법적으로 보호되는 어촌계의 업무구역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며 설사 면허를 받게 될 업무구역의 경계에 관해 다른 어촌계와 다툼이 있을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원고의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어떠한 구체적인 불안이나 위험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다른 어촌계의 업무구역과 중복된다는 등의 이유로 어업면허를 거부하거나 취소하는 등의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행정처분의 효력을 다투는 항고소송의 방법으로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 분쟁을 해결하는 데에 직접적인 수단이 되는 것이므로, 그와 별도로 민사상 다른 어촌계를 상대로 업무구역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고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행정소송
민사소송
소송대상
이세현 기자
2017-07-27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사기범에 20억 등친 변호사, 항소심도 3년형
의뢰인이 맡긴 거액의 돈이 사기 사건에 연루된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은 알고 이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쓴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전모 변호사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최근 징역 3년을 선고했다(2017노226). 해외통화 파생상품 선물거래를 통해 고수익을 올려주겠다며 수백명의 투자자들로부터 650억원을 받아 챙긴 일명 '맥심트레이더 유사수신 사기사건'의 주범인 신모씨는 2014년 9월 자신의 계좌에 보관하던 50억원을 전 변호사에게 보관을 위탁한 뒤 자신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해 달라고 부탁했다. 두 사람은 이 같은 내용의 계약도 체결했다. 그런데 전 변호사는 이 돈이 신씨가 사기 범행으로 번 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계약상 보내주기로 한 계좌로 돈을 보내주지 않고 2014년 9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개인 채무를 변제하거나 사무실 경비, 차량 리스비용 등 개인적인 용도로 20여억원을 사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신씨가 위탁한 돈은 사기로 번 돈이므로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금을 이체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신씨가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는 것이 계약 내용"이라며 "신씨가 국외로 범죄수익을 송금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더라도, 변호사인 전씨에게 의뢰한 것은 현행법 내에서 적법한 수단을 통해 송금해달라는 것이지, 범죄행위를 의뢰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씨가 변호사로서 전문지식을 이용해 신씨가 범죄로 얻은 수익이므로 쉽게 반환청구를 하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로서 고도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무를 지는 전씨가 의뢰인의 신뢰에 반해 위탁한 금원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은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20억원을 넘는 피해금액이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은 채 죄책을 면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횡령
변호사
이장호 기자
2017-07-27
민사소송·집행
약정금
소송목적인 권리를 양도한 원고는 법원이 소송인수 결정을 한 후 피고의 승낙을 받아 소송에서 탈퇴할 수 있는데(민사소송법 제82조 제3항, 제80조), 그 후 법원이 인수참가인의 청구의 당부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인수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거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그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원고가 제기한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한다. 다만 소송탈퇴는 소취하와는 그 성질이 다르며, 탈퇴 후 잔존하는 소송에서 내린 판결은 탈퇴자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미친다(민사소송법 제82조 제3항, 제80조 단서). 이에 비추어 보면 인수참가인의 소송목적 양수 효력이 부정되어 인수참가인에 대한 청구기각 또는 소각하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6개월 내에 탈퇴한 원고가 다시 탈퇴 전과 같은 재판상의 청구 등을 한 때에는, 탈퇴 전에 원고가 제기한 재판상의 청구로 인하여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약정금의 지급을 구하며 제기한 전소에서 원고의 소송인수 신청에 따라 1심 법원이 2011. 9. 30. 甲을 원고 인수참가인으로 하여 소송인수 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가 같은 날 피고의 승낙을 얻어 전소에서 탈퇴한 후 甲이 소송을 계속 수행하다가 전소의 1심 법원이 2012년 6월 8일 인수참가인의 소를 각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2013년 5월 23일 항소가 기각된 후 대법원이 2014년 10월 27일 ‘무효의 채권양도를 원인으로 하는 甲의 청구는 기각되었어야 함에도 항소심이 甲의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나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청구기각판결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판결을 함으로써 전소 판결이 확정되었으나, 그 확정된 날부터 6개월 이내인 2015. 1. 19.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다시 동일한 약정금의 지급을 구하는 후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원고가 전소를 제기함으로써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위와 같은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된다고 판단한 사례
소송
약정금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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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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