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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원, 형제복지원 피해자들 국가배상 두번째 인정…"총 45억원 지급하라"
2021년 5월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또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총 145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서보민 부장판사)는 31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김모 씨 등 16명이 국가를 상대로 총 108억 3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7500만~4억 원씩 총 45억3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2021가합1402, 21가합563146). 재판부는 "원고들은 형제복지원에 수용됨으로서 신체의 자유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원고별 수용기간 1년당 약 80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되 원고들 각각의 후유증 여부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이 강제수용으로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 중 상당수가 강제수용 당시 어린 아동이었던 점, 공권력의 적극적 개입 또는 묵인 하에 장기간 이루어진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으로 위법성이 중대한 점, 약 35년 이상의 장기간 배상이 지연된 점, 원고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어떠한 피해회복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경찰 등 공권력이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길거리 등에서 발견된 무연고자, 장애인, 고아 등을 민간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부산 형제복지원에 강제수용한 사건이다. 당시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강제노역, 폭행, 가혹행위 등의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했다. 2022년 8월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형제복지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사건을 ‘국가에 의한 총체적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형제복지원 입소자는 부산시와 부랑인 수용 보호 위탁계약을 체결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총 3만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진실화해위는 1975~1988년 수용자 중 65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1일 법원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했다. 피해자들이 2021년 5월 첫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반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피해자 26명이 국가를 상대로 총 203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수용 기간 1년당 8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불복한 정부는 항소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강제수용
국가배상
형제복지원
홍윤지 기자
2024-01-31
형사일반
[판결] '신림동 흉기난동 살인' 조선, 1심 무기징역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행인들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선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2부(조승우·방윤섭·김현순 부장판사)는 31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2023고합739). 재판부는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 및 살인미수 범행을 저지르기 전 미리 범행 도구인 흉기를 훔쳐 택시를 타고 범행 장소로 이동했고, 택시에서 내려 곧바로 100초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110m 정도의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4명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잇따라 범행을 저질렀다"며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급작스럽게 흉기 공격을 가했고, 무방비 상태였던 피해자들의 얼굴이나 후두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뒤에도 쓰러진 피해자들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수사 과정에서 '사람을 죽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진술 등을 했다"며 조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의 심신미약 주장에 대해서는 "범행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고, 특별한 전력도 확인되지 않는다"면서도 "병원의 정신감정 결과에 비춰 심신장애는 아니고 심신미약, 즉 사물의 감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심신미약은 형의 임의적 감경 사유에 불과하다"며 "범행의 경위와 방법,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양형 사유를 종합할 때 심신미약을 사유로 형을 감경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 씨의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 결과와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등에 따라 "피고인은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는 등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피부착명령도 인용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극도로 잔인하고 포악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사건을 접한 많은 국민들도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고, 전국 각지에서 이를 모방한 다른 유사한 여러 이상동기 범죄들의 발생을 촉발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원만한 사회 활동을 지속하지 못했다"며 "이 같은 사정들도 범행을 저지르게 된 복합적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형벌의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사회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우리 법제상 사형 다음으로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결심 공판에서 조 씨에게 사형를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사회와 자신에 대한 분노와 열등감을 이유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인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다"며 "흉기로 피해자들의 얼굴, 목 등 치명적인 부위만 찌르는 등 범행의 잔인성과 포악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반성문에 '망상에 빠져 이런 역겨운 범죄를 저질렀다. 감형 한 번만 도와주세요'라고 기재하는 등 터무니없고 이기적인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본 살인 사건 피고인 중에서 감형해달라는 문구를 직접 반성문에 기재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취업을 앞둔 22세의 청년이 사망했으며 피해자들은 극심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국민들에게 백주대낮 길 한복판에서 '나도 살해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줬으며 서현역 흉기난동,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 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조 씨는 2023년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살인
살인미수
흉기난동
이용경 기자
2024-01-3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옵티먼스 펀드 돌려막기 혐의' 추가기소 김재현, 항소심도 무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대금 '돌려막기'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함께 기소된 하나은행 담당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3부(김형배, 김길량, 진현민 고법판사)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직원 조모 씨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옵티머스 법인에 1심과 같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2023노39). 재판부는 "개별 펀드가 아닌 집합투자별 은대(은행계정대) 관리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사정만으로 하나은행이 신탁업자로서 구분관리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은대 조정이 펀드간 거래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래 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법적인 거래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대조정 행위가 부적절하고, 제대로 사채상환금이 지급되지 않음에 따라 내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 다음날 사채상환금이 입금됐음에도 그 전날 입금된 것처럼 회계처리된 것은 부적절하지만 자본시장법상 구성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씨 등은 지난 2018년 8월과 10월, 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수탁 중인 다른 펀드 자금을 이용해 옵티머스 펀드 환매 대금 92억 원 상당을 돌려막기하는 것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씨는 2020년 5월경 옵티머스 펀드의 비정상적 운용을 알면서도 수탁 계약을 체결해 김 대표가 143억여 원의 펀드 투자금을 편취하는 데 방조하는 혐의도 받는다. 김 대표는 2018년 8월에서 12월경 사채 발행사가 지급해야 하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대금 약 24억 원을 김 대표 개인 또는 회사 자금으로 지급해 돌려막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약 1조3000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쓴 혐의로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에 벌금 5억 원, 추징금 750여억 원이 확정됐다.
옵티머스
하나은행
펀드
돌려막기
한수현 기자
2024-01-30
형사일반
[판결] '장애인 착취 사찰노예 의혹' 사건…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이른바 '사찰노예사건'의 피고인인 승려가 6년 만에 대법원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를 벗게 됐다. 대법원은 차별이 없었고 악의성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사찰 승려 A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982). 서울에 있는 한 사찰의 주지 스님인 A 씨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에게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하게 하고도 급여 약 1300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악의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금전적 착취를 했다는 혐의였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사적인 공간, 가정,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에게 금전적 착취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가 악의적인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한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을, 2심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2심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급여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장애를 이유로 한 금전적 착취를 했고, 이는 악의적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찰에 거주했던 행자, 노전스님, 스님 등 종인으로 볼 여지가 있는 사람 중 비장애인에게만 급여를 지급했다거나, 장애인인 피해자에게만 마당 쓸기, 잔디 깎이 등 노동을 담당하게 하는 등 비장애인과 비교해 피해자를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의 구성요건 중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사정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악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지적장애가 있던 피해자를 1985년부터 30년 동안 사찰에 거주하게 하면서 피해자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를 10년간 행자로, 20년간 노전스님으로 대우했고 △단순히 피해자의 의식주 비용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 실질적 보호자로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각종 수술비, 입원비, 상해보험 보험료, 국내외 여행비·해외 성지 순례비까지 전부 부담했으며 △A 씨가 피해자 명의로 매수한 2억 원 상당의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과 관련해 무죄로 판결이 확정됐을 뿐 아니라 △이전에 피해자 명의로 구입해 준 부동산 역시 피해자가 소유자 권한을 실제 행사했고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급여액 약 1억3000만 원보다 A 씨가 피해자를 위해 30여 년 동안 부담한 비용이 이를 훨씬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에서 정한 '악의성'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을 이끈 오영신(55·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여의 대표변호사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악의적 등 모호하고 불명확한 형벌구성요건의 해석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며 "다만 '악의적'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해치려 하거나 미워하는 악한 마음을 가진'으로서 모두 주관적 감정의 표현이고, 보는 관점에 따라 의미를 달리하거나 어느 정도일 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가 불명확한 도덕적이고 추상적인 용어라는 점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으로 '악의성'을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
장애인차별
박수연 기자
2024-01-26
형사일반
[판결] '불법출금 수사 외압' 혐의 이성윤, 항소심도 무죄
<사진=연합뉴스> 김학의(68·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된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62·23기·전 서울고검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 안승훈·최문수 고법판사)는 25일 이 연구위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3노898). 이 연구위원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6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과 관련해 이규원(47·36기)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검사를 수사하겠다고 보고하자 외압을 가해 수사를 중단시킨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부는 이 연구위원이 이현철(60·25기) 당시 안양지청장으로 하여금 이규원 검사의 비위발생 사실을 검찰총장과 수원고검장에게 보고하지 못하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 이 연구위원이 죄가 없다고 봤다. 안양지청장이 이규원 검사의 비위 혐의 관련 보고를 지체 없이 대검 등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는 반부패강력부의 승인 여부와는 무관하므로 이 연구위원에게 행사할 수 있는 직무권한 자체가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또 이 연구위원이 이규원 검사의 불법 출국금지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는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한 부분은 반부패강력부장인 피고인에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면서도 "수사 중단 지시의 주 목적이 위법한 출국금지조치 혐의와 관련된 자들의 이익 추구나 청탁, 불법 목적의 실현 등에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직권 행사가 당시 상황에서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출입국본부 직원들의 긴급 출국금지 과정에서 벌어진 위법행위에 대해 이 연구위원이 수사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반부패강력부가 법무부로부터 수사과정에서의 위법 여부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은 내용이나 절차상 위법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조사 대상이던 2019년 3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을 시도했으나 법무부의 긴급 출국금지로 출국하지 못했다. 법무부는 김 전 차관이 출국금지 정보를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당시 안양지청은 이규원 검사 등이 출국금지를 불법적으로 했다고 보고 수사하려 했다. 그러자 이 연구위원이 이현철 당시 안양지청장에게 "(수사 필요성을)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 검찰 측 수사 결과 및 이 사건의 공소사실이었다. 앞서 1심은 "수사가 종결된 이유가 이 연구위원의 외압 탓이라는 검찰 측 주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 연구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5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 연구위원에게 1심 구형과 동일한 징역 2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성윤
외압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김학의
홍윤지 기자
2024-01-25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박경귀 아산시장 당선무효 일단 면해… 대법원 "2심, 절차상 하자 있다"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이 당장은 당선무효를 면하게 됐다. 대법원은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기에 앞서 2심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2199). 박 시장은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였던 오세현 전 아산시장에 대해 성명서 형식의 보도자료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에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해 당선무효 위기에 놓였었다. 선출직 공직자가 선출된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 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돼 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소송절차에 사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누락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항소심의 구조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정기간 내에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의하여 심판되는 것이므로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의 경과를 기다리지 않고는 항소사건을 심판할 수 없다"며 "피고인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한 2023년 7월 10일 이전에 국선변호인 선정이 취소되고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었으므로 원심은 피고인과는 별도로 피고인이 선임한 변호인들에게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선변호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상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이 경과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항소사건을 심판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은 박 시장이 선임한 변호인들에게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은 채 판결을 선고했고,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으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성명서 내용의 허위사실 여부, 피고인에게 허위성에 대한 인식 및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 등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선변호인이 선정되고 소송기록접수통지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피고인에 대한 소송기록접수통지 전에 사선변호인이 선임된 경우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사선변호인에 대해서도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해야 하고, 소송기록접수통지를 하지 않은 채 판결을 선고한 경우 이러한 소송절차의 법령위반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 사유가 된다는 새로운 법리를 판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박경귀
아산시장
선거
허위사실공표
박수연 기자
2024-01-25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기환송심, 김기춘 전 비서실장 징역 2년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다만 재판부는 고령의 나이를 감안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원종찬·박원철·이의영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2020노230).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도 징역 1년 2개월이 선고됐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당시 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2020년 1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에게 징역 4년을,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2236). 김 전 실장 등은 박근혜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에 대해 이름과 배제 사유 등을 정리한 문건(블랙리스트)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기초로 정부지원금 등을 줄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은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인정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심은 김 전 실장의 형량을 높여 징역 4년을 선고했고, 조 전 장관에게는 "좌파 명단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게 하고 감시하는 역할은 정무수석실 역할인데, 그가 이런 역할을 인식하고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20년 1월 직권남용죄에 관한 법리 오해와 심리 미진을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직권남용죄 요건 중 '상급자의 직권남용 행위'와 '하급자의 의무 없는 일 수행'은 별개의 구성요건이므로, 단계별로 각각 따져 두 요건 모두 충족할 때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특히 하급자의 '의무 없는 일'에 대해 엄격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며 '공무원이 상급자로부터 직권남용 지시를 받았더라도 하급자의 업무가 관련 법령 등에 따라 문제가 없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일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강요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김기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블랙리스트
이용경 기자
2024-01-24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구형 줄여주겠다" 속여 금품 수수한 검사 출신 변호사, 1심서 실형
자신이 기소했던 피고인에게 "검찰의 구형을 줄여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변호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이환기 판사는 24일 사기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6000만 원을 선고했다(2021고단4857). 다만 증거인멸이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 판사는 A 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 판사는 "A 씨는 피해자들을 기망해 금품을 편취함과 동시에 공무원이 취급한 사건에 관해 청탁, 알선 명목으로 금원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전직 검사인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개인적 친분을 통한 영향력을 행사해 구형을 변경하겠다거나 수사를 무마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사법 업무에 종사하는 공직자들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게 하고, 정당한 수사 결과마저도 마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왜곡된 성과인 것처럼 형사사건에 대해 잘못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가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과거 벌금형 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검사로 재직하다 2015년 7월 퇴직한 A 씨는 같은 해 12월경 자신이 직접 기소한 피고인을 만나 자신이 결정했던 검찰 구형 의견을 부풀려 말하면서 "공판 검사에게 부탁해 구형을 줄여주겠다"고 속여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9월경에는 검찰 수사를 받는 B 씨에게 "부장검사 주임 사건으로 인사를 가야 한다"며 청탁 명목으로 1억5000만 원을 편취하고, 이듬해 9월 경찰 수사를 받는 C 씨에게는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8000만 원을 교부받은 혐의도 있다.
변호사
사기
금품수수
한수현 기자
2024-01-24
형사일반
[판결] '위안부 매춘 발언'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1심서 벌금 200만 원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대학 강의 도중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에게 1심에서 벌금 200만 원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24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류 전 교수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2020고단3459). 정 판사는 "피고인의 발언은 피해자 개개인을 향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고,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전체를 향한 일반적 추상적 표현"이라며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해당 발언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강의의 전체적 내용과 표현, 맥락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발언은 위안부들이 취업사기와 유사한 형태로 위안부가 됐다는 취지에 가까워 보이며, 해당 발언은 통념에 어긋나는 것이고 비유도 적절치 않다"면서 "다만 헌법이 대학에서의 학문의 자유와 교수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을 볼 때 교수에 대한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류 전 교수의 혐의 가운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일본군에 강제동원을 당한 것처럼 증언하도록 교육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는 정대협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류 전 교수는 2019년 9월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 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 여성에 비유하는 발언 등을 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석춘
명예훼손
위안부
매춘
이용경 기자
2024-01-24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결] '압구정 롤스로이스' 인도 돌진 가해자, 1심 징역 20년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 신모 씨가 지난해 8월 18일 서울강남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약물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행인을 치고 도주해 사망에 이르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의 운전자 신모 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및 위험운전 치사,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2023고단5162). 최 판사는 "피고인은 약물의 영향으로 운전을 하지 말라는 의사를 무시하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뒤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벗어나 자신이 진료받은 병원을 다녀오는 등 도주했다"며 "경찰에 현행범인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차량에 치인 피해자는 3달 이상 의식불명 상태를 버티다 사망했다. 피해자를 떠나보낸 유족의 정신적 충격과 슬픔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고 범행 직후 자신 및 주변인을 위한 증거인멸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약물 영향에 의한 운전 중 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이고 요즘 우리 사회에 늘어나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비롯한 마약 투약 등에 의해 무고한 사람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피고인이 피부과 치료를 빙자해 상습적으로 성형외과 등에서 케타민, 프로포폴 등을 투약하고 바로 운전하는 등 경각심을 갖지 않고 운전을 자행한 점, 범행 후 태도, 재판에 임한 자세, 죄질 등을 종합하면 중형의 선고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신 씨는 지난해 8월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가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 피해자를 다치게 하고 구호 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로 지난 9월 6일 구속기소됐다. 병원에 입원 중이던 피해자가 지난해 11월 25일 끝내 사망함에 따라 도주치사 혐의로 공소장이 변경됐다. 범행 당일 신 씨는 인근 병원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여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차를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권나원(45·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이날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신 씨의 마약류 오남용 혐의, 신 씨에게 마약류를 투약해 준 의사 염모 씨에 대한 약물운전 방조,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인데, 추후 추가 기소가 이뤄지고 양쪽의 사실관계가 항소심 재판 등에 충분히 반영된다면 더 높은 형이 선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충실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도주치사
뺑소니
교통사고
약물운전
홍윤지 기자
202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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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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