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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조국 5촌 조카' 조범동, 징역 4년… 정경심 관련은 증거인멸만 '유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모펀드 의혹' 핵심 인물인 5촌 조카 조범동(37)씨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다만 조씨가 공범으로 적시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 관련 3가지 혐의 중 증거인멸·은닉 교사 혐의만 인정했다. 나머지는 공범에 해당하지 않거나 조씨의 혐의가 성립하지 않아 아예 공범 성립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는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합806). 조씨는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두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조씨에게 적용된 구체적 혐의는 총 21개에 이른다. 이는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20개 혐의를 유죄, 혹은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인정된 횡령·배임 금액은 총 72억6000여만원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조 전 장관 일가와 관련된 혐의는 상당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7년 3월 코링크PE에 5억원을 투자하고, 조씨는 이에 대한 수익률을 보장해주기 위해 이듬해 9월까지 19회에 걸쳐 코링크PE 자금 1억5700여만원을 보내줘 횡령했다고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 교수 남매가 조씨에게 총 10억원을 '대여'했고, 이에 대한 이자를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 교수 남매는 이자를 받는 데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범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2017년 7월 정 교수 가족의 자금 14억원을 코링크PE의 '블루펀드'에 출자받고도 금융위원회에는 약정금액 99억4000만원으로 부풀려 신고한 혐의도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조씨가 코링크PE의 대주주로서 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권자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거짓 변경보고를 임직원들에게 시키거나 보고받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조씨의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는 만큼, 정 교수의 공모 여부 판단은 아예 불필요하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의혹이 터진 뒤 조씨가 코링크PE 측에 증거인멸·은닉을 교사한 혐의에 대해서는 정 교수와 공범 관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이 지명된 이후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조씨는 정 교수로부터 '동생 이름이 드러나면 큰일난다'는 전화를 받고 코링크PE 직원들을 시켜 정 교수 남매의 이름이 등장하는 자료 등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며 "(정 교수) 전화를 받고 증거를 인멸하게 했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공범과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기속력 없는 제한적이고 잠정적인 판단"이라는 이례적인 단서를 달았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 대해 "일반인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부정한 방법을 강구했고, 각종 법인자금을 유출하며 전형적인 기업사냥꾼 수법으로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갔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사모펀드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증거인멸·은닉을 교사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씨나 권력자 가족이 권력을 이용해 불법으로 재산을 증식하는 등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한 권력형 범행이라는 것은 확인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영사 코링크PE를 차명으로 운영하면서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 자금 72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코스닥 상장사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허위공시를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도 있다. 조씨의 혐의 중 코링크PE 등의 자금 횡령과 금융위원회 허위 보고 혐의, 사모펀드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은 정 교수가 공범으로 적시됐다.
자본시장법
조국
조범동
사모펀드
조문경 기자
2020-07-01
형사일반
[판결] '회삿돈으로 노조 와해 컨설팅' 유성기업 류시영 前 대표, 실형 확정
이른바 '유성기업 노조 파괴 사건' 당시 회삿돈으로 노무법인에 노조 탄압·와해 자문을 의뢰한 혐의로 기소된 류시영 전 유성기업 대표이사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류 전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281). 함께 기소된 이모 유성기업 전 부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300만원이, 최모 전 전무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확정됐다.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 노조 조직력을 약화할 목적으로 노무법인에 회삿돈 13억여원을 지급하고 컨설팅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회사에 우호적인 제2노조 설립을 지원하거나, 부당노동행위 관련 재판 과정에서 변호사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류 전 대표 등이 기존 노조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게 한다는 컨설팅 전략을 인지했고 그런 목적 달성을 위해 비용을 지급해 회사에 손해를 입게 했다"라며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는 목적이 있다 해도 취지가 부당노동 행위로 사회상규상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류 전 대표 등은 노동조합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해 재판을 받게 된 것"이라며 "개인 과오로 발생한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10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역시 1심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유성기업을 위해 사용한 일부 변호사 비용'은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감형했다. 재판부는 "유성기업도 양벌규정으로 기소돼 류 전 대표 등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당사자가 됐다"며 "류 전 대표 등은 유성기업을 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면서 류 전 대표에게 징역 1년4개월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류 전 대표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배임
노조파괴
손현수 기자
2020-05-14
형사일반
[판결] '민간인 사찰 입막음 관여' 김진모 前 검사장, 집행유예 확정
이명박정부 시절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입을 막는데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진모(54·사법연수원 19기) 전 검사장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검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8754). 김 전 검사장은 청와대 민정2비서관으로 근무하던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 전 주무관을 '입막음' 하기 위해 신승균 국가정보원 국익전략실장으로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5000만원을 이른바 '관봉(띠로 묶은 신권)' 형태로 받아 전달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검사장의 행위가 국정원 예산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횡령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은 대통령의 권한을 보좌하는 지위에서 국정원 돈을 받은 만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김 전 검사장에게 뇌물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법원은 김 전 검사장의 예산 횡령 혐의는 유죄로 봤지만 뇌물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1,2심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5000만원이 국가안보 등의 목적이 아닌 엉뚱한 곳에 쓰인 만큼 횡령금에 해당한다"며 "김 전 검사장이 비록 특수활동비 예산 집행에 직접 관여하진 않았더라도 국정원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범행에 가담한 만큼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검사장이 당시 민정2비서관이나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직무와 관련해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전 검사장의 요청에 의해 국가안보를 위해 사용될 돈이 의혹 폭로 입막음에 사용된 점에서 범행 동기가 매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 같은 사실을 철저히 감추고 수사 과정이나 법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사건의 실체를 함구하는 등 진지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뒤늦게나마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횡령 범죄를 통해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김 전 검사장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확정판결에 따라 김 전 검사장은 앞으로 4년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다. 변호사법 제5조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이 지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변호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무상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손현수 기자
2020-05-12
형사일반
[판결] '가맹점에 통행세'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 징역형 확정
회삿돈을 횡령하고 가맹점주들로부터 부당하게 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2일 배임수재와 횡령,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8억원 그리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9억원을 각각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2019도18122). 김 대표가 같은 범죄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질러 확정 판결(2014년 10월 1일)을 기준으로 범행을 나눠 선고했다. 김 대표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우유 공급업체가 회사에 제공하는 팩당 200원 안팎의 판매 장려금 중 12억원을 사적으로 챙긴 혐의 등을 받는다. 또 2014년 9월 자신의 배임수재 사건 재판에서 선고된 추징금 35억여원 중 26억원을 회삿돈으로 내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거짓 증언을 하도록 회사 직원에게 시킨 혐의도 받았다. 김 대표는 탐앤탐스 본사가 가맹점에 빵 반죽을 공급하는 과정에 자신이 설립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넣고 30억원에 달하는 일종의 '통행세'를 챙기거나 허위급여 방법으로 회삿돈 10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도 받는다. 1심은 "김씨는 실질적인 대표이사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채 회사에 피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취했고,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적발되는 것을 피하고자 담당 직원에게 위증을 교사하고 문서를 위조하는 등 불법 수단을 동원했다"며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상당수 범행 중 대부분이 판결 확정된 범죄 시점에 저질러졌기 때문에 종전에 받은 형사 처벌 내용을 감안할 필요가 있는 점, 공소사실 중 상당 부분인 문서 위조와 위증에 대해 자백한 점, 회사 손해를 보전하고자 관련 주식을 증여한 점 등은 유리한 양형 요소"라 범행 시점에 따라 각각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20억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5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벌금 대납 부분 등이 유죄로 인정됐지만 양형에 미칠만큼 크다고 판단하지 않아 징역형 관련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작량감경 부분에서 법리오해가 인정돼 벌금액이 1심에서 인정된 20억과 15억원에서 각각 18억원과 9억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배임수재
횡령
사문서위조
탐앤탐스
손현수 기자
2020-03-12
형사일반
[판결] '부영 이중근 회장 저서 뒷돈' 김명호 前 교수 집행유예 확정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개인 저서 출간을 도우면서 지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를 소개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명호 전 성공회대 석좌교수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배임수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32억여원을 추징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5353). 함께 기소된 인쇄업체 대표 신모씨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중국인 이야기' 저자이자 중국 전문가로 알려진 김 전 교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 회장의 개인출판사 고문으로 재직하며 한국전쟁을 다룬 이 회장의 저서 출간을 돕는 과정에서 지인인 신씨로부터 32억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교수는 이 회장의 출판사에 신씨가 운영하는 인쇄업체를 소개해주고 신씨로부터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고인들 사이의 금원 수수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 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김 전 교수가 보조역할이나 간접적인 도움을 준 게 아니라 집필 내용과 실제 발간에 따르는 출판, 인쇄 등 어떤 형식으로든 사실상 이 회장으로부터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쇄업체가 김 전 교수에 의해 이 사건 인쇄 업무를 맡게 됐고 계속 유지하는데 대한 대가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서적은 대작(代作) 창작물에 해당하고 이 회장은 김 전 교수에게 고문료 등을 지급함으로써 집필에 대한 대가를 일응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작 작가가 대작 행위에 대한 대가를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대작 의뢰인을 대신해 인세를 지급받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므로 피고인들 사이에 수수한 돈은 명목에 관계없이 역사서적에 대한 인세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김 전 교수와 신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배임수죄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0-03-08
형사일반
[판결] "채무자가 양도담보물 제3자에 처분… 배임죄 안 된다"
기계 등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그 동산을 계속 점유하던 중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채권자에게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무단 매각한 경우 배임죄를 인정해 처벌했던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일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중 배임죄를 유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9756). 골재 도소매 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2015년 12월 '크라샤(골재생산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이를 양도담보로 중소기업은행에서 1억5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이후 A씨는 2016년 3월 크라샤 중 일부를 다른 회사에 5500만원에, 다른 일부를 B씨에게 1억원에 팔았다. 검찰은 무단으로 양도담보물을 처분해 채권자이자 담보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채무자가 양도담보물을 계속 보관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경우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A씨의 배임죄를 인정하는 등 혐의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씨가 피해금액을 일부 갚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10개월로 감형했다. 상고심에서는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그 동산을 계속 점유하던 중 제3자에게 무단으로 처분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판결문 다운로드 대법원은 2011년 1월 매도인인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에 목적물인 '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행위인 '동산 이중매매'에 대해 배임죄 성립을 부정하고(2008도10479), 부동산에 관해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가 대물로 변제하기로 한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2008도10479)하는 등 배임죄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하는 기조를 보여왔다. 다만 2018년 5월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 제3자에게 목적 부동산을 양도한 행위인 '부동산 이중매매'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와 같이 배임죄 성립을 인정해 이번 '동산 양도담보물 처분' 사건에서는 어떤 기조가 이어질 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주목돼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번 사건에서 엄격한 판단 기준을 적용했다. 배임죄로 처벌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채무자가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에 대해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 내지 담보물을 다른 사람 등에게 처분하거나 멸실·훼손하는 등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됐더라도,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채무자가 그 양도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진정신분범"이라며 "'채무자가 계약을 위반하였고, 그로 인한 채권자의 재산상 피해가 적지 않아 비난가능성이 높다거나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해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기존 판례 입장(1983. 3. 8. 선고 82도182)등을 모두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형·김선수 대법관은 "A씨는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물건을 점유하고 있었으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A씨가 이를 처분한 것은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를 심리·판단할 수 있도록 원심을 파기해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민유숙 대법관은 "채권자가 양도담보권을 취득한 이후에는 채무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따라 배임죄의 행위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를 사무의 본질에 입각하여 엄격하게 제한해석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582184782113_164622.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채권자
배임죄
양도담보
박미영 기자
2020-02-20
형사일반
[판결] MB, 항소심서 형량 늘어… '징역 17년' 재수감
다스 횡령 및 삼성그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79) 전 대통령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15년이 선고됐는데, 형량이 2년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 등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했다(2018노2844). 재판부는 선고 직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 취소 결정을 내려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구속 수감됐다. 지난해 3월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난지 1년여만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본인은 뇌물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을 감시·감독하도록 법령을 정비하고 집행해 국가기관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같은 의무를 저버리고 사인, 공무원, 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부정한 처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통령과 다스가 받은 뇌물 총액은 약 94억원에 달해 액수가 막대하다"며 "뇌물 수수 방법이 외국 회사를 이용하거나 제3자를 통하는 식으로 그 수법이 은밀해 잘 노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다스 법인카드 사용 등 1심에서 인정한 약 247억원을 모두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1심에서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한 5억원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로 인정해 유죄로 판단된 총 횡령액은 252억원으로 늘어났다. 재판부는 또 삼성그룹으로 하여금 다스 미국 소송비를 대납토록 한 혐의에 대해서도 대부분 뇌물로 인정했다. 1심에서는 61억여원을 유죄로 인정했는데, 항소심은 검찰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첩받아 추가 기소한 것까지 합쳐 총 약 89억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1심보다 약 27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반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받은 뇌물 인정액은 1심의 23억여원에서 19억원으로 줄었다. 사전수뢰죄가 적용된 1심과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인정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또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를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공소기각 결정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대통령 재직 중 저지른 뇌물 범죄는 형량을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뇌물죄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을, 횡령 등 나머지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제18조 3항은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재임중 직무와 관련해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죄의 가중처벌(제2조)과 형법상 수뢰 및 사전수뢰(제129조), 알선수뢰(제132조) 등에 규정된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이를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6개에 달하는 혐의로 지난 2018년 4월 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82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한바 있다.
이명박
뇌물수수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박미영 기자
2020-02-19
형사일반
[판결] "위법한 '양자간 명의신탁' 부동산, 안 돌려줘도 횡령 아니다"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에 위반해 다른 사람에게 등기 명의를 이전하는 방식의 '양자간 명의신탁'을 한 때에는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받은 부동산 반환을 거부해도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합511). A씨는 2007년 B씨의 부모로부터 모 부동산의 지분을 명의신탁 받았다. 이후 부모의 사망으로 그 재산을 상속하게 된 B씨가 A씨에게 명의신탁 받은 지분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했다. 검찰은 A씨를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2016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 같은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당시 부동산을 사들인 실제 소유자가 부동산실명법을 어기고 타인의 이름을 빌려 등기하는 이른바 '중간생략 등기형 명의신탁'을 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받은 부동산의 반환을 거부하거나 임의처분한 경우에도 이를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2014도6992). 이같은 불법적인 명의신탁은 형법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중간생략 명의신탁'에 있어 횡령죄 성립을 부정한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양자간 명의신탁'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횡령죄의 본질은 신임관계에 기초해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취득하는데 있다"며 "그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실명법에 반해 사법적으로 무효일 뿐만 아니라 부동산실명법을 어긴 불법적인 관계에 불과한 '양자 간 명의신탁' 약정 등은 형법상 보호할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명의수탁자 역시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횡령죄
부동산
부동산실명법
박수연 기자
2020-02-10
형사일반
[판결] 고시원비 횡령 들킬까 업주 살해한 총무
고시원비를 개인 계좌로 빼돌린 사실이 발각될 것이 염려해 원장을 살해한 고시원 총무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6140). A씨는 지난해 1월 경기도 부천시의 한 고시원에서 설거지를 하던 이 고시원 원장 B씨의 목과 옆구리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전날 고시원 입주예정자가 낸 입실료 22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받아 쓴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B씨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뒤 약 20만원의 현금이 든 B씨의 지갑과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났다가 3시간 30분만에 부천의 한 여관에서 붙잡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환청이 들려 범행을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서울 송파구에 있는 다른 고시원에서 일하며 모두 13차례에 걸쳐 입실료 33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유죄평결을 내렸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배심원 1명은 징역 20년을, 나머지 8명은 징역 25년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1심은 이를 참고해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심도 "A씨가 흉기를 숨긴 뒤 피해자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등 범행 장면을 보면 환청에 의한 충동적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범행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훔쳐서 버리고 자신의 휴대전화 전원을 끄는 등 자신이 저지른 행동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살해
고시원
손현수 기자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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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브랜드 편의점 250m 內 출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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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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