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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탈북자라도 상속침해일로부터 10년 지나면 상속회복청구 못한다"
6·25 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실종 처리된 남성의 자녀가 한국에 들어온 뒤 상속권을 인정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현행법상 북한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과 관련한 특례를 인정하지 않는 이상 남한주민과 동일하게 상속권이 침해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돼 상속 회복을 더 이상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법 제999조 2항은 참칭상속권자가 상속권을 침해한 때 그 회복을 요구할 수 있는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의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한주민과 북한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는 '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은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나 인지청구의 소 등의 경우와 달리 상속회복청구권과 관련해서는 제척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특례를 두고 있지 않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6·25전쟁 당시 실종 처리된 이모(당시 18세)씨의 딸 A씨가 자신의 숙부 등을 상대로 낸 상속재산회복청구소송(2014다46648)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문보기 이씨는 1950년 9월 전쟁통에 서울에서 실종됐다. 1977년 법원은 이씨에 대한 실종선고를 내렸다. 이듬해 1월 이씨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1961년 사망한 이씨의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충남 연기군의 선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씨가 2004년 5월 중국 연길에서 브로커를 통해 남한의 가족들과 만나면서 그동안 북한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2년 후인 2006년 12월 이씨는 사망했고 이씨의 딸 A씨는 이듬해 북한을 탈출한 뒤 2009년 6월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에 온 A씨는 "상속 당시 부친도 상속 자격이 있었고, 상속자의 딸인 나도 유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다"며 선산을 상속받아 소유권이전등기한 숙부 등 친척들을 상대로 2011년 10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법원은 현행법상 북한주민에게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을 연장해주는 특례가 없는 한 민법 규정에 따라 A씨의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에 대한 침해가 있었던 1978년 1월 숙부 등이 상속재산인 선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해 소멸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민법이 상속회복청구권의 행사에 제척기간을 둔 취지는 상속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려는 것"이라며 "북한주민의 경우에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권이 침해된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민법 제999조 2항에 따라 상속회복청구권이 소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가족특례법이 북한주민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의 소나 인지청구의 소에 대한 제척기간의 특례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상속회복청구권에 있어서는 민법 제999조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제척기간에 관해 특례를 인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상속회복청구의 경우에도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나 인지청구의 경우와 같이 남북 분단의 장기화·고착화로 인해 북한주민의 권리행사에 상당한 장애가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음에도 이들 법률관계를 구분해 상속회복청구에 관해서는 제척기간의 특례를 인정하지 아니한 것은 법률관계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법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창석·김소영·권순일·이기택·김재형 대법관은 "남북분단 상황에서 북한주민은 상속회복청구권 행사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한데도 상속권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소멸한다고 보는 것은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척기간에 내재된 전제와 부합하지 않는다"며 "남북가족특례법 제11조는 북한주민은 민법 제999조에 따라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그 제척기간에 관해서는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이는 제척기간과 그 연장에 관해 법률해석에 맡겨 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이 경우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민법 제166조를 제척기간의 기산점에 유추적용하고 민법 제999조 2항의 단기 3년의 규정을 권리행사 기간에 유추적용해, 북한주민은 상속권이 침해돼 10년이 경과한 경우에도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연장되어 '남한에 입국한 때부터 3년 내'에 상속회복청구를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관해 밝힌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가족특례법상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에 대한 명시적인 특례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탈북자에게 제척기간을 연장해 주기는 어렵다"며 "입법을 통해 남한주민이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으면서도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은 북한주민의 상속회복청구에 대해서는 민법 제999조 제2항의 적용이 제외된다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북한주민의 경우에도 민법 제999조 제2항이 적용되기 때문에 A씨가 낸 소송은 제척기간 도과 후의 소송이라며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476859375452_154255.pdf)에서도 볼 수 있다.
상속권
상속회복청구권
상속재산회복
탈북자상속
남북주민사이의가족관계와상속등에관한특례법
신지민 기자
2016-10-19
민사소송·집행
(11) 보증채무의 부종성이 소송에 미치는 효과
- 대상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4다228099 - 1. 사실 및 논점 원고와 주 채무자 A 사이의 중재판정에서 주 채무가 감축되었고 A의 동시이행의 항변권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원고가 A의 보증인 피고에 대하여 보증금 이행청구소송(이하 '이 사건 소송')을 한데 대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보증채무의 부종성 원칙과 보증인의 주 채무자 항변권 원용 원칙에 따라 보증인인 피고의 보증채무를 감축하고 피고의 동시이행 항변권 주장을 하였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는가. 2. 대법원 판결이유의 요지 채권자와 주 채무자 사이의 소송에서 주 채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주 채무자가 전부 또는 일부 승소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도 그 판결의 기판력이 보증인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므로, 보증채무의 부종성 원칙에도 불구하고 보증인이 주 채무자 승소판결을 원용하여 자신의 보증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는 없다. 따라서 주 채무자인 A의 주 채무가 중재판정에서 감축되었다는 주장이나 A가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 주장을 보증인인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하더라도, 원고와 A 사이의 중재판정의 기판력이 피고에게는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송의 원심은 위 주장에 대하여 판단할 때 중재판정의 기판력에 기속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이 중재판정과 달리 피고의 보증 채무를 감축하지 아니하고 피고의 동시이행의 항변권 주장을 배척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동시이행의 항변권, 보증채무의 부종성, 보증인의 주채무자 항변권 원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논점의 전개 가, 문제의 제기 1) 주지하는 바와 같이 보증채무라 함은 주 채무자가 그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이를 이행할 채무를 말한다(민 제428조 1항). 보증 채무는 오로지 주 채무의 이행을 담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반드시 주 채무가 있어야 하고 이에 종속하는 부종성이 있다. 따라서 주 채무가 무효이거나 취소되면 보증채무도 무효이고 주 채무가 소멸되면 보증채무도 소멸하며, 보증채부가 그 목적 또는 형태에 있어서 주 채무보다 무거울 수 없고(민 제430조) 보증인은 주 채무자가 가지는 항변권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한편 중재판정은 양쪽 당사자 간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중재 제35조). 2) 그렇다면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관한 위의 실체법상 효력이 판결로써 인정되는 경우에 그 판결의 소송상 당사자와 실체법상 특별한 관계에 있는 제3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문제이다. 나. 학설- 반사적 효력 민법 기타 실체법에 의하여 판결의 존재 자체가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법률요건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판결이 확정되면 중단된 시효가 다시 진행되는 것( 민제178조2항), 단기소멸시효라도 판결이 확정되면 10년의 보통소멸시효로 되는 것( 민제165조1항) 등인데 이를 법률요건적 효력이라고 한다. 모두 실체법의 명문규정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는 실체법상 효력이다. 이 법률요건적 효력은 제3자에게도 생길 수 있다. 즉 소송 외의 제3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을 받지 아니하지만 그 판결의 소송상 당사자와 실체법상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경우에 판결이 그 제3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반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사이에서 채무자 소유의 재산의 귀속에 관한 소송에서 패소하면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는 그들의 민사집행 대상재산이 줄어들므로 그만큼 불리하게 되고, 반대로 채무자가 승소하면 유리하게 되는 따위이다. 이와 같이 판결의 존재가 제3자에게 유리, 또는 불리하게 반사되는 법률 요건이 된다. 이와 같은 결과는 법원이 판결에서 명한 바도 없지만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판결결과가 반사되어 부수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판결의 반사적 효력(또는 반사효)이라고 한다. 그런데 법의 반사적 이익은 사실적 효력으로서 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므로 다수설은 반사효를 일종의 법률요건적 효력으로 보아서, 당사자 사이에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확정판결이 있으면 그 내용과 같이 권리관계가 실체화되기 때문에 판결내용과 같은 처분행위가 있는 셈이 되어 그 결과 실체법상 처분에 복종하여야할 의존관계에 있는 제3자는 그 판결에 구속된다고 풀이한다(반사효설. 호문혁, 643면: 이시윤, 662면 등). 반사효설은 당사자의 처분행위를 실체법에서 수용하여야 할 법적지위에 있는 자가 소송상으로도 그 처분행위에 해당하는 판결내용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므로 당사자에 대한 판결내용과 제3자의 실체법상 의존관계를 결합할 수 있게 되어 소송법과 실체법의 갭을 메울 수 있다. 다. 판례 1)그러나 판례는 아직 명시적으로 소송상 당사자와 실체법상 의존관계에 있는 제3자에게 판결의 어떤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다만 대법원전원합의체 2010.9.16. 선고 2008다97218 판결과 관련하여 검토할 부분이 있다. 가)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전판)의 다수의견은, 부진정연대채무자 중 1인이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 상계를 한 경우에도 채권은 변제, 대물변제, 또는 공탁이 행하여진 경우와 동일하게 현실적으로 만족을 얻어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므로, 그 상계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은 소멸한 채무 전액에 관하여 다른 부진정 연대채무자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부진정 연대채무자 중 1인이 채권자와 상계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나아가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상계 내지 상계계약이 이루어질 당시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에 의하여 좌우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간에도 연대채무자 상호간에 인정되는 상계의 절대적 효력(민제418조)을 인정하였다. 나) 그런데 어느 연대채무자가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공동면책이 된 때에는 다른 연대채무자의 부담부분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민 제425조1항) 다른 연대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를 면한다는 점에서는 유리하지만 상계를 한 연대채무자로부터 구상청구를 받는 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특히 채권자의 채권이 없거나 연대채무자에게 반대채권이 없는 경우 또는 상계가 금지된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민 제 496조)에도 당사자가 서로 상계를 합의하면(상계계약) 상계가 허용되므로 위 대전판에 의하면 상계 당사자 아닌 다른 연대채무자도 그 효과를 승인하지 않을 수 없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 다행히 위 대전판은 실체법상 부진정 연대채무자 상호간에 관한 판시이고, 채권자와 부진정연대채무자 사이에 상계가 이루어진 판결의 효력이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들에게도 미치느냐에 관한 판시( 즉, 판결의 반사적 효력에 관한 판시)가 아니므로 그 경우에는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고 이 때 대상판결의 판시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4. 결론- 대상판결의 취지 가. 취지 대상판결은 보증채무의 부종성( 민 제430조)을 오로지 소송당사자 들 사이에 한정하여 인정하고 소송외의 제3자에 대한 적용을 거부하였다는데 취지가 있다. 즉,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판결의 법률요건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송당사자들 사이에 부종성이 인정되더라도 소송외의 제3자와의 소송에서 이를 인정하려면 종전에 부종성을 인정하는 판결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고 당해 소송에서 부종성을 인정할 사실인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나. 대상판결과 위 대전판 2008다97218과의 관계 앞에서 지적한 위 대전판의 문제는 대상판결에 의하면 해결이 될 수 있다. 즉, 상계의 효력은 소송당사자에 한정해서 생기므로 비록 상계가 인정된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소송당사자와 소송외의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개별적 사실인정을 통하여 상계가 허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만약 상계계약을 이유로 채권자의 채권이 없거나 연대채무자에게 반대채권이 없는 경우 또는 상계가 금지된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의 경우(민 제 496조) 등에서 상계가 허용되더라도 그 판결의 존재만으로는 소송외의 제3자에 대하여는 상계를 주장할 수 없으므로 다른 연대채무자들은 구태여 상계의 효과를 승인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계로 인한 채무소멸의 효력은 소멸한 채무 전액에 관하여 다른 부진정 연대채무자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는 위 대전판의 판시를 대상판결의 취지에 따라 풀이한다면, 종전 소송에서 상계가 허용된 판결이 성립하였다고 하여 다른 연대채무자에게도 일률적으로 채무소멸의 효과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소송의 당사자와 다른 연대채무자 상호간의 개별소송에서 과연 상계가 허용되는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그에 의해서 채무의 소멸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풀이하여야 할 것이다. 대상판결은 위 대전판의 미흡한 판시부분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필자는 위 대전판의 판시를 반대한 바 있다(강현중, 신민사소송법강의. 510면 참조).
상계
채무소멸
부진정연대채무자
보증채무의부종성
동시이행의항변권
보증채무
2016-10-17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가입 2년 후 자살' 재해사망 보험금 지급해야…대법원 기존 판례 재확인
대법원이 보험 약관에 보험 가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에도 재해사망 특약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규정했다면 보험사는 약속대로 이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0년 1월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 이전에 판매된 보험상품 대부분에는 피보험자들이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한 때에는 고의나 자해 여부를 묻지 않고 '재해사망'으로 인정해 '일반사망'보다 높은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재해사망 특약'이 포함돼 있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3일 알리안츠생명보험이 자살한 A씨의 유족 등 3명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16다21673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특정 약관 조항이 무의미한 규정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인 고객의 이해 가능성을 기준으로 할 때도 그 조항 적용대상이 없는 무의미한 조항임이 명백해야 하는데 이 사건 특약 약관 조항을 그와 같이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2년이 경과된 후에 자살하면 이를 보험사고에 포함시켜 보험금 지급사유로 본다는 취지로 이해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04년 2월 알리안츠파워종신보험에 가입한 뒤 2007년 9월 자살했다. 이 보험의 특약에는 가입 후 2년이 지난 후 자살할 경우에는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알리안츠는 그러나 A씨의 자살 이후 일반사망 보험금 5100여만원만 지급하고 재해사망 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유족들은 7년이 지난 후에야 재해사망 보험금 9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이를 청구했지만 알리안츠생명은 거부했다. 유족들은 이에 2014년 7월 금융분쟁조정을 신청했고, 금융감독원은 같은해 9월 알리안츠생명에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며 합의하라고 권고했지만 알리안츠는 재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후 알리안츠생명은 "재해사망보험금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에 대한 재해사망 보험금 청구권이 인정되더라도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봤지만 2심은 자살보험 청구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2심은 "A씨 사망은 특약이 규정한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보험계약 당사자들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문제의 특약 조항은 잘못된 표시에 불과하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에도 A씨의 유족이 파기환송심 등을 거쳐 실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지난달 자살 재해사망 보험금 지급 여부가 쟁점인 또 다른 사건에서 "소멸시효가 경과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는데, 유족들은 A씨가 사망한 2007년부터 소멸시효가 지난 2014년에서야 보험금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유족들의 보험금 청구권 소멸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자살
재해사망
재해사망특약보험금
자살보험금
알리안츠생명보험
보험금청구권
신지민 기자
2016-10-13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자살 재해사망 보험금, 소멸시효 지났다면 지급 안해도 돼"
보험사에 자살 재해사망 특약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2010년 1월 생명보험 표준약관 개정 이전에 판매된 보험상품 대부분에는 피보험자들이 보험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한 때에는 고의나 자해 여부를 묻지 않고 '재해사망'으로 인정해 '일반사망'보다 높은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재해사망 특약'이 포함돼 있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30일 교보생명이 A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6다21871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부인 B씨는 2004년 5월 교보생명과 재해사망 특약이 포함된 종신보험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2년여가 지난 2006년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족이자 보험 수익자로 지정된 A씨는 보험금을 청구해 사망보험금 5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B씨의 보험에 재해사망 특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A씨는 2014년 8월 교보생명에 특약에 따른 재해사망 보험금을 달라고 청구했다. 교보생명은 보험청구권 소멸시효 2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교보생명의 손을 들어줬다.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교보생명의 주장을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채무자의 소멸시효 항변도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 것이어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한 경우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던 경우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한 경우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경우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며 "다만 실정법에 정해진 개별 법제도를 신의칙과 같은 일반조항을 들어 배제 또는 제한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고 특히 소멸시효 제도는 법률관계의 주장에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종식시키려는 것으로서 누구에게나 무차별적·객관적으로 적용되는 시간의 경과가 1차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되었음을 고려하면 법적 안정성의 요구는 더욱 선명하게 제기되므로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수익자인 A씨의 교보생명에 대한 자살 재해사망 보험금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되었다"며 "교보생명이 자살 재해사망 보험금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그 지급을 거절했다는 사유만으로는 교보생명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 재판부도 "보험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며 "B씨는 2006년 7월 사망했는데 A씨는 2014년 8월에야 특약 보험금을 청구했으므로 보험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고 판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부터 보험사들에게 "소멸시효 관련 법원 판결 결과에 상관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라"면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행정제재를 내리겠다"고 압박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금감원의 공세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조치로 법치행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심인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금감원의 태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자살보험금
재해사망특약보험금
보험금청구권
권리남용
보험금청구권소멸시효
이순규 기자
2016-09-30
공정거래
민사일반
행정사건
[판결] 서울고법, 지하철 공사 입찰담합 손배訴 판결2제
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에서 건설사들의 입찰담합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발주처인 서울시와 인천시가 건설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 모두 사실상 패소했다. 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멸시효의 기산점 및 손해액 산정과 관련해 1심과 2심 판단이 엇갈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발주처, 손해배상청구는 최초 계약일로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해야"=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배광국 부장판사)는 서울시가 대림산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과 현대건설(법무법인 율촌), 대우건설(법무법인 광장), 삼성물산(법무법인 대륙아주)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나9467)에서 "270억원을 공동으로 지급하라"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7호선 온수역에서 인천 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까지를 연결하는 6개 공구에 대안입찰 방식으로 입찰공고를 냈다. 그런데 대림산업 등 건설사들은 입찰에 앞서 응찰 구역이 충돌하지 않도록 서로 다른 공구에 입찰하기로 합의하고 다른 기업들을 '들러리 기업'으로 입찰에 참가하도록 해 각각 낙찰 받았다. 뒤늦게 담합사실을 안 서울시는 서울 지역 4개 공구를 낙찰받은 대림산업 등 4개 건설사에게 272억여원을, 들러리업체로 입찰에 참가한 8개 업체에 2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건설사들은 "지방재정법 제82조는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권리는 시효에 관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정하고 있다"며 "담합은 2004년 11월에 했고, 1차 계약은 같은해 12월 30일에 했는데, 소송이 2010년 7월에 제기됐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통상적으로 지하철 연장 공사 같은 장기공사 계약은 여러 차례 나눠 계약을 체결하는데, 최초 계약인 1차 계약에서 앞으로의 계약들에서 지급할 최종금액이 정해진다. 1심은 "공사계약에 따른 공사대금을 지급할 때까지는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서울시가 해당 공사금액을 실제로 지급한 시점에야 비로소 손해가 현실화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소 제기일인 2010년 7월 23일로부터 5년 전인 2005년 7월 22일 이전에 지급한 공사대금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됐지만, 그 이후 지급한 액수에 상응하는 270억원의 손해는 건설사가 서울시에 배상해야 한다"며 서울시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소멸시효 기산점을 다르게 보고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1차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서울시는 지하철 공사 1차분 공사분에 관한 공사금액뿐만 아니라 1차 계약서에 부기된 총 공사금액을 건설사에 지급해야 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의무가 발생한 것"이라며 "1차 계약을 통해 총공사금액 전부가 손해로 현실화 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의 손해배상청구, 항소심서 손해액 434억원 줄어든 200억여원만 인정= 같은 재판부는 인천시가 6개 공구 중 나머지 2개 공구 공사를 담합한 GS건설(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과 SK건설(법무법인 바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나10143)에서도 "건설사는 200억여원만 지급하라"며 원고일부패소 판결했다. 1심에서 인정된 643억보다 434억여원 줄어든 금액이다. 이 사건에서는 손해배상액 계산이 문제가 됐다. 손해배상액 계산법에 따르면 담합이 없었을 경우 낙찰받을 확률인 가상 경쟁낙찰률이 낮을수록 손해액이 커진다. 1심은 과거 인천도시철도 2호선 연장 공사 일괄입찰 담합 사건에서 적용된 가상 경쟁낙찰률 66.078%을 적용해 손해를 계산해 634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대안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사건에 일괄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인천 2호선 담합 사건의 가상 경쟁낙찰률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천도시철도 담합 사건은 일괄입찰로 진행된 반면 대안입찰로 진행된 이번 사건에서는 입찰가격이 추정가격의 80% 이상일 경우와 80% 미만을 구분해 가격점수 계산방식을 달리해 이전 방식과 차이가 있었다"며 "따라서 인천철도 담합 사건과 비교해 가상경쟁 낙찰률을 계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공구의 투찰율(예정 가격에 대한 낙찰 금액의 비율) 하한은 80%이고 상한은 80.74%이므로 그 중간인 80.37%를 가상경쟁률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입찰담합
7호선연장공사담합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소멸시효기산점
손해배상청구
GS건설
SK건설
손해배상액
이장호 기자
2016-09-22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경남도지사, 1심서 실형… 법정구속은 면해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62·사법연수원12기)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인 점 등이 감안돼 법정구속은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주(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지사에게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2015고합568). 이 판결이 확정될 경우 홍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이 작년 4월 자실 직전에 한 언론 인터뷰와 경남기업 내부 대책회의에서 한 말, 돈 전달자로 지목된 윤승모(53)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법정 진술, 경남기업 관계자 진술 등을 볼 때 홍 지사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 전 회장은 작년 3월 검찰의 경남기업 압수수색 후 가진 내부 대책회의에서 '비자금 중 1억원을 2011년 윤 전 부사장에게 줬다'고 말했다"며 "성 전 회장은 윤 전 부사장이 '홍 지사에게 준 것을 확인했나'고 묻자 '확인했다'고 답했다. 사망 직전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홍 지사에게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 전에 1억원을 줬다고 진술했는데 진술이 일관돼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부사장도 2011년 6월 성 전 회장 연락을 받고 경남기업에서 돈이 든 쇼핑백을 의원회관으로 갖고 가 홍 지사에게 줬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경남기업 관계자들 진술과 계열사 금융거래내역 등을 볼 때 당시 비자금 등으로 1억원을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성 전 회장의 언행 등을 볼 때 윤 전 부사장이 1억원을 중간에 횡령했을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홍 지사는 장기간 국회의원을 하면서 주요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현재도 경남도지사로서 그 행동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도 성 전 회장에게서 1억원이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민주주의와 법치, 국민 일반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해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그럼에도 윤 전 부사장이 허위 사실을 꾸며냈다거나 1억원을 임의로 썼다고 주장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지만 장기간 공직에 헌신하고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인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와 함께 기소된 윤 전 부사장은 이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홍 지사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둔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윤 전 부사장을 통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성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자원외교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가 남긴 메모와 인터뷰는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 지난해 7월 리스트에 오른 인사 중 이완구(66)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이 전 총리는 앞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총리는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 22일 오전 11시 선고기일이 잡혀 있다. 한편 검찰은 두 사람과 함께 리스트에 오른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기소하지 않았다.
성완종리스트
홍준표
불법정치자금
정치자금법
홍준표경남도지사
이순규 기자
2016-09-0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상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이사건 이판결]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가격의 기준
임대아파트의 분양가를 산정할 때 건축비는 감정인이 감정한 아파트 건설에 투입된 실제 건축비를, 택지비는 분양사가 택지를 공급받으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또 이처럼 분양전환된 임대아파트의 분양가에 다툼이 있을 때에는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기 때문에 입주민(수분양자)들은 분양대금을 납부한 때로부터 5년이 지나기 전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민사1부(재판장 이영진 부장판사)는 공공임대주택인 A아파트를 분양받은 B씨 등 입주민 289명이 "분양대금이 너무 높게 산정됐다"며 ㈜부영주택과 ㈜부영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4나21628 등)에서 "부영 측은 원고 1인당 20여만원~600여만원씩을 돌려주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부영은 2002년 공공건설임대주택으로 A아파트를 건설해 B씨 등에게 임대했다. 부영은 임대의무기간인 5년이 지나자 분양전환 승인을 받아 B씨 등에게 이 아파트를 분양했다. 부영은 이때 분양전환 가격을 산정하면서 건축비는 국토해양부가 고시하는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삼았다. 택지비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택지를 공급받으면서 대금 선납으로 할인받은 금액이 아닌 당초 공급계약에 따른 대금을 기준으로 삼아 분양전환 가격을 산정한 뒤 행정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분양을 진행했다. B씨 등은 "분양전환 가격의 산정 기준이 잘못됐다"며 소송을 냈다. 건축비, 과세표준이 아닌 '법원이 산정한 감정 건축비' 적용 재판부는 "건축비는 아파트 건설에 투입된 실제 건축비를 의미하고 택지비도 실제 지급한 대금을 기준으로 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임대주택건설사업자는 조세 경감 목적으로 취득세를 과소신고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건축비는 과세표준이 아니라 법원이 산정한 감정인의 건축비 감정 결과에 따라 실제 건축비를 산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당이득반환채권에는 상사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는 대법원 판결(2015다210811)에 따라 분양대금 납부 후 5년이 지난후 제기한 원고들의 소는 기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1심도 "건축비는 표준건축비가 아니라 아파트 건설에 투입된 실제 건축비를, 택지비는 부영이 실제로 지급한 대금을 택지비로 해야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1심은 "일부 입주민들이 분양대금 납부 후 5년이 지나 소송을 제기해 상사소멸시효가 지났다"는 부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10년의 민사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입주민, 불복 움직임… 주요 쟁점은 이번 판결은 임대아파트 분양가 산정과 관련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전국 150개 재판부에 계류 중인 200여건의 비슷한 소송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사건의 주요쟁점은 △분양전환 가격 산정의 요소인 건축비를 '표준 건축비'로 볼 것인지, '실제 건축비' 볼 것인지 △'실제 건축비'를 기준으로 할 경우 사업자가 취득세 신고 당시 취득가격으로 신고한 과세표준을 실제건축비로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건축비를 산정해야 하는지 △택지비를 부영이 한국토지공사와 체결한 약정 대금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선납으로 할인받아 납부한 실제 대금으로 볼 것인지 등이었다. 분양전환 가격은 건설원가와 감정평가금액을 더한 금액의 2분의 1로 산정하는데 이 중 건설원가는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의 주택가격(건축비+택지비)과 자기자금이자를 더한 금액에서 감가상각비를 제한 금액이다. 이번 판결은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의 주택가격'을 구하는 데 필요한 '건축비'를 건축비 감정결과에 따른 실제 건축비로 봐야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쪽 당사자가 제출한 증거와 전문심리위원의 의견 등 여러 자료를 검토한 결과 감정인의 건축비 감정 결과에 따라 실제 건축비를 산정하는 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심은 '입주자 모집 시 실제 건축비' 2심은 '분양전환 시 표준건축비'로 또 분양전환 가격 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상한가격'인데, 이 상한가격은 산정가격에서 감가상각비를 제한 금액으로 정해진다. 산정가격은 분양전환 당시의 건축비와 택지비, 택지비 이자를 더한 금액이다. 재판부는 이 중 '분양전환 당시의 건축비'를 건설원가를 구할 때와 마찬가지로 '최초 입주자 모집 당시 실제 건축비'로 보았던 1심과 달리 '분양전환 당시의 표준건축비'로 판단했다. 지난해 4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2013다203468)에 따른 것이었는데, 이 부분이 부당이득금액 산정에 영향을 끼쳐 일부 원고는 1심보다 인정금액이 올라갔지만 상당수의 원고는 1심 판결보다 인정금액이 줄어들었다. 재판부는 "사건이 접수된 후 오랜 시간이 경과했고 당사자 수가 많은 점을 고려해 각 기관에 대한 사실조회를 하고 전문심리위원제도를 활용하는 등 충실한 심리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대아파트전국회의 부영연대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부영주택
부당이득금반환
민사소멸시효
임대아파트분양전환
건축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상사소멸시효
이세현 기자
2016-09-01
민사일반
정보통신
[판결] “공개된 개인정보, 본인 동의 없이 수집·제공 가능”
국립대 교수 등 대중에 알려진 인물의 공개된 개인정보는 당사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이를 수집해 제3자에게 유료로 제공할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공인(公人)의 공개된 개인정보는 공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를 외부에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막는 것보다 사회적 이익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과거 변호사를 '공적인 존재'로 인정했으며(2008다42430 전원합의체 판결), 정치인과 공무원, 언론인 중 앵커, 연예인, 운동선수 등도 공인으로 인정한 바 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17일 국립대 교수 A씨가 법률정보 제공업체 로앤비를 상대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제3자에게 제공한 데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2014다235080)에서 "로앤비는 A씨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가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 디지틀 조선일보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은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이 확정됐다. A씨는 2010년 12월 로앤비가 자신의 사진, 성명, 성별, 출생연도, 직업, 직장, 학력, 경력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로앤비 사이트 내 '법조인' 항목에 올린 다음 이를 유료로 서비스하자 소송을 냈다. 로앤비는 A씨의 출생연도는 1992학년도 사립대 교원명부 등에서, 나머지 정보는 A씨가 재직하는 대학 홈페이지에서 수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국공립대 교수는 논문이나 집필활동, 각종 단체 활동 등을 통해 공공에 상당한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할 개연성이 높고, 특히 법학과 교수는 공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변호사 등 법조인의 양성·배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공적인 존재에 해당하고 그 직무수행은 국민들의 광범위한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며 "이 사건 개인정보는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한 대학 홈페이지나 교수요람, 사립대학 교원명부에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이고 대체적으로 공적인 존재인 A교수의 직업적 정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같은 정보는 대학에 연구용역을 의뢰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 대학에 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수험생 및 그 학부모 등이 최소한도로 제공받아야 할 공공성 있는 개인정보"라고 밝혔다. 이어 "로앤비가 영리목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제3자에게 제공했더라도 그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 법적 이익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는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수집·이용·제공 등 처리를 할 때는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가 불필요하다"며 "로앤비 등의 행위를 A씨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보처리 행위로 침해될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과 그 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보처리자의 법적 이익이 충돌할 때에는 정보주체가 공적인 존재인지, 개인정보의 공공성과 공익성, 원래 공개한 대상범위, 개인정보 처리의 목적·절차·이용형태의 상당성과 필요성, 개인정보 처리로 인하여 침해될 수 있는 이익의 성질과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어느 쪽 이익이 더 우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정보처리 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단지 정보처리자에게 영리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 정보처리 행위를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로앤비
공개된개인정보
부당이득금반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정보주체
정보처리자
신지민 기자
2016-08-2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가입자의 보험료 미납 인한 계약 해지로 보험금 지급거절…
A보험사는 2002년 4월 B씨에게 종신보험 상품을 판매했다. 보험의 수익자는 B씨의 아내 C씨였다. 그런데 2004년 11월 B씨가 실종되면서 B씨 명의 통장에서 자동이체되던 보험료가 2006년 9월부터 납입되지 않았다. A사는 B씨에게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계약이 해지된다"고 통보했지만, 보험료는 납부되지 않았고, A사는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2011년 8월 법원에서 B씨에 대한 실종선고가 내려졌고, B씨의 아내 C씨는 그해 11월 A사에 남편의 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 A사는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실효됐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C씨는 보험 해지에 따른 해약환급을 신청해 A사로부터 2300여만원의 환급금을 받았다. 그러나 C씨는 이후 다시 "남편에게만 밀린 보험료를 납부하라고 했을 뿐, 보험 수익자인 내게는 보험료를 내라고 최고(催告)한 적이 없어 A사의 일방적인 보험계약 해지는 무효"라며 남편 사망에 따른 보험금을 달라고 A사에 요구했고, A사는 2014년 7월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C씨도 같은해 12월 반소를 제기했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A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가 C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15나205832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약환급금 지급증명서에 보험계약이 실효해약 상태로 기재돼 있고, C씨 스스로 해약환급금을 신청해 환급금을 수령한 사실 등을 보면 A사가 C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C씨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했다고 볼 수 없다"며 "A사가 보험계약이 실효 또는 해지되지 않았다는 걸 잘 알면서도 C씨에게 허위사실을 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C씨가 보험금 지급 청구를 거절당하면서 해지사유도 확인하지 않은 채 곧바로 해약환급금 지급을 신청했다고 보는 것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C씨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시효중단 조치를 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으므로 A사의 소멸시효 주장이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A사가 보험수익자인 C씨에게 따로 보험료를 내라고 통보하지 않아 보험계약이 해지됐다고 볼 수 없는데도 보험계약 해지를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다"며 "C씨가 소멸시효 완성 전 적법하게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했는데도 이를 거절한 뒤 A사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면서 A사가 C씨에게 3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보험
종신보험
실종선고
사망보험금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소멸시효
보험금
이장호 기자
2016-08-08
행정사건
[판결] “학교안전공제급여 소멸시효 사고 아닌 장애진단일로부터 3년”
교내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눈을 다친 학생이 이후 상태가 악화돼 장애를 입었다면 학교안전공제회에 공제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가 아니라 최초 장애 진단일로부터 3년 이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배광국 부장판사)는 A군과 부모가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공제급여청구소송(2015나20527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요양급여와 장해급여, 위자료 등 1억8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0년 5월 B초등학교 1학년이던 A군은 같은 학교 학생이 돌리던 실내화 주머니에 왼쪽 눈을 맞아 다쳤다. A군은 안과 치료와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점차 악화돼 2년여 후인 2012년 7월 대형병원에서 광각유(빛의 유무만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진단을 받았다. 이듬해 6월에는 7급 장해진단까지 받았다. A군의 부모는 2014년 1월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에 공제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공제회는 사고가 난 2010년 5월을 기준으로 3년이 지났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거부했다. 이에 A군과 부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군이 사고 직후 망막박리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아 시력이 0.1까지 회복됐는데 광각유 상태로 처음 진단받은 시점은 2012년 7월"이라며 "광각유 진단 이전에는 좌안 망막박리로 인해 광각유 상태로 시력이 고정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기 어려웠거나, 예상외로 상태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소멸시효는 2012년 7월부터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며 "2012년 7월부터 3년 이내인 2014년 1월에 A군측이 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공제회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제회는 A군측이 소송을 제기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지출한 치료비 가운데 본인부담금 250여만원과 장해급여 1억7700여만원, 위자료 800만원 등 총 1억8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공제회의 소멸시효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패소 판결했다.
안전사고
학교안전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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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
공제급여청구소송
장해급여
이장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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