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12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판결] 교통사고 중상해 피해자가 예측 여명기간 보다 오래 생존한 경우
교통사고 중상해 피해자가 손해배상과 관련한 화해과정에서 예측됐던 여명기간보다 더 생존해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최초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통사고 피해자인 A씨 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1125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02년 4월 A씨는 운전 중 중앙선을 침범한 마을버스와 충돌해 경추 골절 등 큰 상해를 입고 마을버스 운전자의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신체감정에서 2002년 12월 '경추 골절 등으로 인해 사지마비의 영구장해가 예상되고, 여명은 20%로 추정돼 4.982년의 여명이 기대된다'는 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03년 12월 '3억3000만원을 지급받고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이 사고와 관련해 해당 지급 외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취지의 법원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였고, 2004년 1월 확정됐다. 그런데 A씨가 예상된 여명기간을 넘어 생존하게 되면서, A씨와 아내 B씨는 2012년 7월 보험사를 상대로 다시 5억9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2012년 11월 소송과정에서 제출된 신체감정서에는 '경추부 척추 및 척수 손상으로 인해 사지마비의 영구장해가 예상되고, 여명은 8년으로 예상된다'고 기재돼 있었다. 보험사 측은 "이전 소송에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화해권고 결정이 확정됐으므로, 전 소송의 기판력에 의해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설령 예상하지 못한 손해라 하더라도 사고 발생일로부터 여명 5년이 경과된 2007년 4월경 또는 A씨가 다시 병원으로부터 사지마비로 진단서를 받은 2009년 6월경에는 후발손해의 발생 사실을 알았을 것이기 때문에 A씨의 손해배상채권은 각 일자로부터 소멸시효 3년이 경과돼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청구 소멸시효 3년경과” 원고일부승소 원심파기 재판부는 "전문적인 감정 등을 통해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여명기간을 지나 계속 생존해 종전 배상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예측된 여명기간 내에 그 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생겼다면 그 때에, 그러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고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나면 그 때에, 장래에 발생 가능한 손해를 예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 손해배상 범위 결정의 전제가 된 여명기간을 지나 피해자가 생존하게 되어 발생하는 손해로 인한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부터 민법 제766조 1항에서 정한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예측된 여명기간 넘게 생존하게 되면서 예측됐던 여명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 장래에 발생할 손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로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화해권고 결정에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명이 12년 이상 연장돼 추가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A씨 측의 추가 소송은 이전 소송과 별개로서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도 "여명기간 연장으로 인한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경과한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종전에 예측된 여명을 5년으로 산정해 사고 발생일, 신체감정서의 작성일 또는 화해권고결정 확정일 등의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이미 A씨의 소송 제기 당시에는 소멸시효 3년이 경과돼 A씨의 추가 손해배상채권은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 날부터 날마다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함을 전제로 소 제기일부터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만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판단해 "보험사 측은 2억2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A씨의 추가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일률적으로 종전 여명종료일 다음날부터 진행해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모두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보험사 측은 종전의 빗나간 여명예측결과로 인해 손해배상채무를 면하는 이익을 얻는 반면, A씨는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못받고 사망할 때까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가혹한 결과가 발생해 이는 민법 제755조 1항의 입법취지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현저히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2년 4월부터 4.982년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 발생한 A씨의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 중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그 발생한 날로부터 민법 766조 1항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해 소제기 당시에는 이미 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할 것이지만, 그 이후 발생했거나 발생할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아직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중상해
손해배상
생존
여명기간
단기소멸시효
기산점
박수연
2021-08-23
민사일반
[판결] 성범죄 피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소멸시효 기산점은 '진단일'
성범죄 피해에 따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뒤늦게 발생한 경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PTSD 진단을 받은 '진단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년 전인 초등학교 시절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 가해자와 마주치면서 그 때의 악몽이 떠올라 PTSD 증상이 발현한 경우 소멸시효는 PTSD 진단을 받은 시점부터 진행된다고 봐 아동 성폭행 사건에 대한 피해 구제 범위를 넓힌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9일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씨가 성폭력 가해자인 코치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9다297137)에서 "A씨는 김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초등학교 4~5학년 때인 2001년 7월경부터 2002년 8월경까지 테니스 코치였던 A씨에게 4차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성인이 된 김씨는 2016년 5월 한 테니스 대회에서 A씨와 우연히 마주친 뒤 악몽과 두통, 수면장애, 불안, 분노 등의 증세에 시달렸다. 김씨는 그 해 6월 병원에서 PTSD 진단을 받고 A씨를 고소했다. 기소된 A씨에게는 이듬해 10월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김씨는 2018년 6월 A씨로 인해 PTSD 진단을 받는 등 고통을 받았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A씨가 대응을 하지 않아 무변론으로 진행돼 김씨가 승소했다.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A씨는 김씨가 마지막으로 성폭력을 당한 2002년 8월로부터 10년이 지났으므로 김씨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766조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1항 단기소멸시효)' 또는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2항 장기소멸시효)'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20년 10월에는 이 조항에 3항이 추가돼 '미성년자가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 그 밖의 성적(性的) 침해를 당한 경우에 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그가 성년이 될 때까지는 진행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2심은 "김씨는 A씨의 형사사건 유죄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야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했다고 보이므로, 손해배상채권의 단기소멸시효(3년) 기산일은 1심 판결 선고일인 2017년 10월 13일"이라며 "A씨의 불법행위로 인한 김씨의 손해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김씨가 최초 진단을 받은 2016년 6월 7일 현실화 됐다고 봐야 하고, 이는 손해배상채권의 장기소멸시효(10년)의 기산일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2018년 6월 5일 소를 제기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며 "A씨는 김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성범죄 당시나 일부 증상의 발생일을 일률적으로 손해가 현실화한 시점으로 보면 당시에는 장래의 손해 발생 여부가 불확실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고, 장래 손해가 발생한 시점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특히 피해자가 피해 당시 아동이었거나 가해자와 친족관계를 비롯한 피보호관계에 있었던 경우 등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인지적·심리적·관계적 특성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행 피해 당시 원고의 나이, 원고와 피고의 관계, 원고가 2016년 피고와 조우하면서 급격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고 그 후 처음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2016년 6월 7일경 전문가로부터 성범죄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현되었다는 진단을 받은 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발생이 현실적인 것이 되었고, 이때부터 민법 제766조 2항에 의한 소멸시효(10년)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성범죄로 인한 정신적 질환이 발현됐다는 전문가 진단을 받기 전에 성범죄로 인한 손해 발생이 현실화했다고 인정하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해배상
외상후스트레스
성범죄
미투
박수연 기자
2021-08-19
민사일반
[판결] 쇼핑몰, 모델 사진 영구히 사용할 수는 없다
귀걸이 등 액세서리 사진 모델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쇼핑몰이 그 사진을 영구히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해당 사진 사용기간에 대한 양측의 명백한 합의가 없다면, 사용 기간은 거래상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모델 A씨가 장신구 온라인 판매업체인 B사를 상대로 초상권 침해 금지청구와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 사건(2021다21911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6년 6월 B사와 촬영계약을 체결하고 귀걸이와 목걸이 등 장신구를 목과 귀, 손, 팔 등에 착용한 채 상반신 사진을 9회 촬영하고 405만원을 받았다. 계약서에는 '촬영 사진의 저작권과 사용권은 B사에게 있고, 초상권은 A씨에게 있으며, B사는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출판할 수 있다. 사진의 제3자에 대한 상업적 제공과 2차 가공은 불가하고 상업적 활용이나 제3자에 대한 제공이 필요한 경우 양측 상호 합의 하에 진행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지만, 사진 사용기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B사는 사진을 쇼핑몰과 제3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게시했다. 2017년 6월 A씨는 한 연예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을 한 뒤, 2018년 11월 B사에 촬영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사진 사용 허락을 철회한다고 밝히면서 사진의 사용중지를 요청했다. 이후 A씨는 초상권 침해 금지 및 방해 예방 청구소송도 냈다. 1심은 "B사가 사진을 상품 광고에 사용하는 등 상업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A씨와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데, 그와 같은 협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설령 상업적 사용 권한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광고 모델 사진의 사용기간을 무제한으로 정하는 경우는 이례적이고, 마지막 사진 촬영일로부터 변론 종결일 현재까지 2년 10개월가량이 지났으므로, 이미 통상적인 광고 모델 사진의 사용기간은 도과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B사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에는 기간의 제한 없이 사진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사진 사용이 A씨의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계약서는 촬영본의 저작권과 사용권이 B사에게 있으며 B사가 촬영본을 인터넷에 게시·인화·전시 출판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B사가 촬영에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한 점 등을 보면, B사가 촬영계약서에 따라 사진을 인터넷에 게시한다는 것은 B사가 상품 판매를 위해 사진을 사용하는 것임이 명백할 뿐 아니라 A씨의 초상이 쇼핑몰 웹사이트에 게재되거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히 전제되어 있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촬영 계약 체결했더라도 사용기간에 대한 명백한 합의 없다면 사용기간은 상당한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보는 게 합리적 이어 "온라인 쇼핑몰 운영업체와 모델 간 제품 착용 사진을 촬영하는 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 사진이 해당 업체의 제품 설명을 위해 사용되며 그 상품이 판매되는 기간 동안 사용된다는 점을 당사자 모두 인지한 상태에서 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B사가 판매하는 제품처럼 판매주기가 길다고 해서 별도로 촬영본의 사용기간을 제한하는 등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자료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을 달랐다. 재판부는 "사진촬영에 관해 피촬영자로부터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동의 당시 피촬영자가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상 허용했다고 보이는 범위를 벗어나 이를 공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에 관해서도 피촬영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B사가 상품을 판매하는 동안이면 기간 제한 없이 사진의 사용권을 부여받는 것이라고 계약 내용을 해석하는 것은 사진의 광범위한 유포 가능성에 비춰봤을 때 A씨의 초상권을 사실상 박탈해 A씨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시적 약정이나 그에 준하는 사정의 증명이 있어야 이를 인정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촬영계약에서는 사용기간에 대해 아무런 내용을 두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계약
사용권
모델
저작권
초상권
박수연 기자
2021-08-11
민사일반
[판결](단독) 돌려막기로 투자금 유치… 피해 투자자에 배상판결
정부로부터 친환경 농축산물 인증을 받고 특허까지 낸 사업가가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다 피해 투자자에게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도영 부장판사는 투자자 A씨가 축산가공업체 B사와 이 회사 대표였던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104449)에서 최근 "B사와 C씨는 공동으로 A씨에게 3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10월 지인 소개로 B사를 알게 됐다. 이후 A씨는 지인으로부터 "특허를 갖고 있는 건실한 사업가인 C씨가 회사를 운영하고, 충북에 대규모 공장을 지어 '빙온숙성 기술'로 고기를 숙성·판매해 수익률이 매우 좋다"며 투자 권유를 받고 C씨 명의의 차용금 지불 각서를 받은 다음 B사에 총 3900여만원을 투자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이 회사 대표이사로 일했던 C씨는 2018년 8월 회사 명의로 '육류의 빙온숙성 방법'이라는 특허를 내고 정부로부터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과 친환경 기술 인증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C씨가 나를 비롯해 총 10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 받았지만, 신규 투자자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다가 더 이상 지급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사 측은 "A씨에게 투자를 받은 것은 C씨가 개인적으로 개인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투자를 받은 것이고, 투자금에 관한 차용금 지불각서도 C씨 개인 명의로 작성돼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정 부장판사는 "C씨는 B사 대표이사로서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투자받더라도 약속한 대로 배당금을 지급하거나 원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 A씨를 기망하고 유인해 투자금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는 불법행위를 했다"며 "A씨는 투자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손해를 입어 C씨와 B사는 공동으로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C씨는 회사 대표이사로서 B사의 특허권을 내세우며 투자를 유치했고,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은 B사의 건물 신축, 부동산 구입 등에 사용됐다"며 "이는 C씨가 B사 업무집행 중에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진다"고 판시했다.
투자금
친환경
사업
돌려막기
치환경농축산물인증
이용경 기자
2021-08-09
민사일반
[판결](단독) 손해배상 항소심 계속 중 회생계획인가 결정났다면
70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피해를 입은 일부 투자자들이 VIK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는 패소했다. 항소심은 재판과정에서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이뤄진 VIK에 대한 소송은 더 이상 소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서울고법 민사12-2부(권순형·이승한·윤종구 부장판사)는 A씨 등 30명이 VIK 관리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0905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최근 "소를 모두 각하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17년 6월 "불법 투자 피해를 입었다"며 VIK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2019년 1월 일부승소했다. 이에 VIK는 항소했고, 항소심이 진행되던 2020년 4월 회생절차를 신청, 넉 달 뒤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고 B씨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이후 B씨는 회생절차에서 A씨 등이 1심 판결에서 인용받은 전액 또는 일부를 회생채권으로 기재하고, 채권자목록을 작성·제출했다. 한편 A씨 등은 이 때 별도 회생채권 신고를 하지 않았고, 회생채권 조사기간에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추완신고를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인가 결정이 있는 때에는 회생계획이나 채무자회생법 규정에 의해 인정된 권리를 제외하고는 채무자는 모든 회생채권에 관해 책임을 면한다"며 "회생계획인가결정이 이뤄지면 회생절차 중에 신고하지 않거나 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권리는 실권하게 되고, 실권된 회생채권은 이후 절차가 종결되더라도 부활하지 않으므로 회생채권의 확정을 구하는 소는 그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회생계획 따라 강제집행만 집행" 이어 "A씨 등이 주장하는 채권들은 회생절차 개시 전 원인으로 생긴 회생채권에 해당하고, B씨가 A씨 등에 대한 채권자목록을 작성해 회생법원에 제출함으로써 회생채권 신고로 간주됐다"며 "A씨 등은 B씨가 신고한 채권자목록 기재에 이의가 없어 별도로 회생채권 신고를 안 했고, 회생채권 조사기간 안에 적법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아 신고간주된 내용대로 확정돼 기재된 회생채권액을 초과하는 A씨 등의 각 채권 일부 또는 전부는 모두 실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은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강제집행할 수 있을 뿐 B씨가 신고한 회생채권에 관해 이행을 구하는 부분과 실권된 회생채권 이행을 구하는 부분은 모두 소의 이익이 없다"며 "결국 이 사건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VIK 대표이사와 직원들은 유사수신행위를 했고, A씨 등에게 투자금 상당의 손해를 입게 했다"며 "VIK는 이들에게 총 4억8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손해배상
회생계획
항소심
이용경 기자
2021-08-05
민사일반
[판결] '간첩조작 사건'으로 복역 중 사망… "국가, 13억여원 배상하라"
50년 전 간첩 혐의자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중 교도소에서 숨진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국가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복역 중 사망한 A씨의 유족들과 B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601959)에서 최근 "국가는 13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70년 12월 간첩사건에 연루된 A씨와 B씨는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해 검거돼 이듬해 1월 각각 국가보안법 위반과 간첩방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에 영장 없이 연행된 간첩 피의자 C씨가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작성된 진술서와 피의자신문 조서 등을 증거로 삼아 이들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는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B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A씨는 항소심에서도 1심과 동일한 형이 유지됐고, B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이후 B씨는 1971년 9월 석방됐지만,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된 A씨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 1977년 2월 고문 후유증 등으로 사망했다. 이후 A씨의 유족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2018년 5월 "A씨에 대한 검거 및 구속영장 발부는 불법구금된 C씨의 수사기관 진술에 기초해 이뤄진 사실 등을 고려해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가 있다"며 재심개시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2020년 5월 "A씨에 대해 고문 등 자백강요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A씨와 C씨의 경찰 및 검찰 자백은 고문 등으로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로 이뤄져 증거능력이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8재고합8). B씨도 재심을 청구해 같은 해 8월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2018재노48). 이후 A씨와 B씨의 유족들은 같은 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민사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에 기초해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 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피고 사건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해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유죄 판결에 의한 복역 등으로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은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C씨를 불법구금한 상태에서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A씨와 B씨를 체포·구속한 뒤 수사과정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해 임의성 없는 자백 등을 바탕으로 기소 및 유죄판결이 선고되도록 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A씨와 B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가족들은 재심 판결이 확정된 2020년 6월까지 약 50년 가까이 간첩의 가족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정신적 고통 등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B씨의 형제자매들도 사회적 편견 등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는 A씨와 B씨의 유족들에게 지급된 형사보상금을 공제한 위자료 총 13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국가보안법
간첩
교도소
국가배상금
이용경 기자
2021-06-21
민사일반
[판결] '호날두 노쇼' 주최사, 관람객들에 입장료 절반·위자료 지급해야
2년 전 열렸던 프로축구 친선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출전하지 않아 벌어진 이른바 '호날두 노쇼(No Show)' 사건과 관련해 이 경기의 주최사가 관람객들에게 입장료의 절반과 함께 1인당 5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재차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김종민 부장판사)는 9일 A씨 등 449명이 주식회사 더페스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27716)에서 "더페스타는 A씨 등에게 입장권 가격의 50%와 위자료 5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9년 7월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팀 유벤투스는 국내 프로 축구선수들로 구성된 '팀 K리그'와의 친선전을 갖기 위해 내한했다. 이 경기를 주최한 더페스타는 300만유로(원화 기준 약 40억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유벤투스의 주전 선수들이 전·후반 경기에 참가하고, 특히 세계적인 스타 선수인 호날두가 이 경기에 45분 이상 출전하도록 위약금까지 정한 계약을 맺었다. 이후 더페스타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협조 아래 호날두의 출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이날 친선전 경기에 뛰지 않고 벤치만 지켰고 노쇼 논란이 일었다. 이에 A씨 등은 2019년 7월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전에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자 2020년 3월 행사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4억8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더페스타가 친선전을 앞두고 호날두가 출전할 예정이라고 홍보했다"며 "이와 같은 내용이 이행되지 않아 주최사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들에게 입장권 가격의 50%와 위자료 5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들이 소송비용의 40%를, 더페스타 측이 그 나머지를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이처럼 '호날두 노쇼' 사건에 따른 주최사의 책임을 인정해 관람객들에게 입장료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은 이전에도 있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박현경 판사도 지난해 11월 이 경기 관람객 A씨 등 162명이 경기 주최사인 더페스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195227)에서 "더페스타는 A씨 등에게 각각 입장료의 50%와 위자료 5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바 있다.
호날두
노쇼
입장료
위자료
이용경 기자
2021-06-09
민사일반
[판결](단독) '발전용 유연탄' 100여일 운송 지연됐다면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발전용 유연탄을 운송하던 해운사가 운송지연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김형석 부장판사)는 금호석유화학이 해상화물운송업체인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40450)에서 최근 "A사는 추가 운송료와 하역보관료 등 6억7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1년 4월 A사와 인도네시아산 발전용 유연탄을 운송하기로 하고 계약기간 10년의 장기 항해용선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2019년 7월경 A사에 발전용 유연탄 7만2400톤을 인도네시아 타보네오항에서 여수항까지 운송해 줄 것을 의뢰했다. A사는 이를 위해 B선박을 확보한 뒤 금호석유화학에 2019년 7월 31일 타보네오항에서 출항해 같은 해 8월 9일 또는 10일 여수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사의 출항 통보와 달리 B선박은 3일이나 늦게 출항했고, 두 차례의 선박 고장으로 선박 수리기간을 거친 후인 2019년 11월 7일에야 비로소 여수항에 입항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재판부는 "일반적으로 운송물의 연착을 뜻하는 인도지연은 '약정일시 또는 이러한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상당한 시기에 운송물을 수하인에게 인도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면서 "금호석유화학과 A사 사이에 운송물 인도에 관한 약정일시는 존재하지 않지만, A사의 선박이 출항일로부터 100일가량 경과한 2019년 11월 7일 여수항에 도착한 것은 상당한 시기에 운송물을 수하인에게 인도하지 못한 인도지연에 해당하므로, A사는 용선계약에 의한 채무불이행책임으로서 운송의 인도지연으로 인해 금호석유화학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선계약상 A사는 계약기간 중 선박 수리기간을 가질 수 있으나 운송을 위한 적정선박 및 대체선박을 확보할 책임이 있다"며 "출항일로부터 약 100일이 경과한 뒤 운송을 완료한 것은 운송업무에 소요된 통상적 기간을 현저히 초과했고, 적시 운송의무를 정한 용선계약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시했다.
해운사
금호석유화학
운송지연
손해배상
이용경 기자
2021-06-07
민사일반
[판결] '유리건물 햇빛반사 피해', 일조권 침해와 달리 봐야
다른 건물에서 반사된 태양광에 따른 생활방해를 판단할 때 수인한도 기준은 일조권 침해의 경우와는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같은 태양반사광 피해 사건에서는 생활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물론 반사광 차단 시설 설치 등 피해방지 청구도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일 A씨 등 68명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33202,33219 병합)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은 2003년부터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2005년 5월 인근에 지하 7층, 지상 28층 규모의 네이버 분당사옥이 들어서면서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됐다. 조망권과 천공권(하늘을 볼 권리) 이 침해되는 것은 물론 건물 외벽 전체가 녹색 계열의 통유리로 지어져 '그린 팩토리'라고도 불리는 이 네이버 분당 사옥에 태양빛이 반사되면서 눈부심 현상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또 네이버 사옥과 아파트의 거리가 70m 정도에 불과해, 사옥에 근무하는 네이버 직원들이 아파트 내부를 내부를 쳐다볼 수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었다. 이에 A씨 등은 "35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A씨 등의 참을 한도(수인한도)를 초과했다"며 "네이버는 가구당 500만~1000만원의 위자료와 129만~653만원의 재산상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또 태양반사광 차단 시설 등 피해 방지 시설을 설치할 것도 명령했다. 다만, 조망권과 천공권 및 사생활 침해, 야간 조명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태양반사광에 의한 생활방해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초과했다고 볼 수 없다며 1심을 뒤집고 네이버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네이버 사옥 신축 전후로 태양광 때문에 실내에서 사물을 구별할 수 없는 '불능현휘(不能眩揮)' 시간이 증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태양반사광을 직접 바라보지 않는 일상생활에서는 불능현휘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네이버가 공법상 규제를 모두 지켰다"면서 "사옥 신축 시 태양반사광 문제가 제기되지도 않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또 달랐다. 재판부는 "건물 신축으로 이웃 건물의 거주자에게 직사광선이 차단될 때 발생하는 '일조방해'와 '태양반사광 침해로 인한 생활방해'는 '피해의 성질과 내용'의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의 참을 한도를 판단하는 때에는 일조방해의 판단기준과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아파트 A동과 D동은 태양반사광 유입장소와 유입시간이 상당하고, 빛반사의 밝기가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의 440~2만9200배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다"면서 "원심은 태양반사광이 인접 주거지의 주된 생활공간에 어느 정도의 밝기로 얼마동안 유입돼 눈부심 등 시각장애가 발생하는지, 태양반사광으로 인접 건물의 주거지로서의 기능히 훼손돼 참을 한도를 넘는 생활방해에 이르렀는지 등을 심리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심은 이 사건 태양반사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생활방해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피해와 주거 내에서 독서나 바느질 등 시각 작업 등의 방해로 좁게 봐 태양반사광 침해가 참을 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불법행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태양반사광 침해에 대한 참을 한도 판단을 잘못했기 때문에, 이를 전제로 한 피해방지 청구에 관한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태양직사광과 태양반사광에 의한 생활방해의 차이, 일조방해의 참을 한도 기준과 태양반사광 침해의 참을 한도 기준의 차이 등을 간과한 채, 태양반사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활방해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피해와 주거 내에서 독서나 바느질 등 시각 작업 등의 방해로 좁게 보아 태양반사광으로 인한 생활방해가 참을 한도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사례"라며 "태양반사광 피해 사건에서는 생활방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 뿐만 아니라 피해방지 청구도 가능하다는 점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생활방해
태양반사광
일조권침해
박미영 기자
2021-06-03
민사일반
[판결](단독) 복선전철 사업구간 인근 건물 균열 등 피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SK건설이 복선전철 사업 구간공사를 진행하다 인근 지역 주택에 균열 등을 발생시켜 수천만원대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허명산 부장판사)는 A씨 등 3명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SK건설, 광혁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49246)에서 최근 "철도시설공단 등은 공동해 A씨에게 940여만원을, C씨에게 428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충북 단양군에 단독주택과 창고를 소유하고, 5296㎡에 이르는 과수원을 운영하며 부인 B씨와 함께 살고 있었다. C씨도 같은 지역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단독주택과 창고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과 SK건설, 광혁건설이 2015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A씨 등이소유한 건물 인근에서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사업' 관련 공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공사에 따른 진동 등 환경오염으로 건물 균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A씨에게 6700여만원을, B씨에게 4000만원을, C씨에게 1억2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환경정책기본법 제44조 1항과 제3조에 따르면 환경오염 또는 환경훼손으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환경오염 원인자는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환경오염에는 진동으로서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도 포함되므로 피해자의 손해에 대해 원인을 제공한 자는 귀책사유가 없더라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피해주민 일부승소 판결 이어 "공단 등은 단양경찰서장으로부터 폭약 200t, 뇌관 20만개의 사용을 허가받고, 그 무렵부터 2017년 12월까지 터널 건설을 위한 발파작업을 실시하는 등 공사를 위해 수개월에 걸쳐 폭약을 터뜨려 지반을 깨뜨리는 작업을 실시했다"며 "지하에서 수개월간 발파공사를 하는 경우 그로 인한 진동이 인근 건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서 사실조회 및 감정인의 감정 결과 등으로부터 인정된 사실 등을 종합하면, A씨 등이 소유한 건물에 공사 당시 새롭게 발생했거나 확대된 균열 등의 하자는 이 공사로부터 발생한 진동으로 인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공사의 시행자 내지 시공자로서 이러한 진동 발생에 원인을 제공한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환경정책기본법상 원인자로서 A씨 등이 입은 건물 균열 등의 하자에 대한 손해를 공동으로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증거들에 비춰 해당 공사로 발생한 진동 등의 환경오염으로 A씨가 소유한 과수원의 가치가 하락했다거나 B씨의 건강이 악화됐다는 등의 건물하자 이외의 사유로 A씨 등에게 정신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손해배상
복선전철
주택균열
이용경 기자
2021-05-27
11
12
13
14
15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