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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형소법 위반 하급심 판결 잇단 제동
지방법원 형사 항소부 판결이 최근 대법원에서 잇따라 파기됐다. 국선변호인 지각 결정, 섣부른 공시송달, 항소이유 심리 미진등이 이유인데 모두 형사소송법 위반이다. 적법절차 위반을 이유로 파기되면 재판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수 있는 만큼 일선 법원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항소이유서 제대로 심리 안해"= 대법원 형사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4)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3748). 재판부는 "김씨와 변호인은 원심 1회 공판기일에서 항소이유로 사실오인 및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곧 항소이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진술했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변론을 종결했으며, 이후 적법한 기일내에 항소이유서와 항소이유 보충서가 제출됐는데도 변론을 재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소이유 제대로 심리 안해 국선변호인 선정 늑장 결정 이어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공판기일에서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항소이유서에 대한 심리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은 변론을 재개해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심리를 했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 늑장"= 대법원은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을 늦게 해 피고인 혼자 재판에 나오게 한 항소심 재판 결과도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오모(42)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978). 소재 확인 안하고 공시송달 재판부는 "오씨가 원심 법원에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서를 제출했는데도 원심은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고 1회 공판기일을 진행한 후 곧바로 변론을 종결한 후에야 오씨의 국선변호인 선정 청구를 기각했다"며 "오씨의 경우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여지가 충분한데도, 원심이 국선변호인 선정 결정을 하지 않아 변호인 없이 오씨만 출석한 상태에서 공판기일을 진행한 것은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제대로 소재 확인 않고 공시송달 안돼"= 대법원은 사건 기록에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전화번호가 있는데도 전화를 해보지도 않고 피고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며 공시송달 후 궐석재판을 진행한 항소심 판결도 파기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모(47)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2134). 재판부는 "조씨는 항소장과 함께 자신이 간호하고 있는 남편이 입원해 있는 병원의 주소가 적힌 주소변경신고서를 제출했을뿐만 아니라, 항소이유서에는 이 병원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진료소견서도 첨부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가 남편을 간호하느라 기존 주거지에서 지내지 못할 사정이 엿보일 뿐만 아니라 조씨가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첨부된 소견서에 병원 연락처와 주소가 나타나 있었으므로, 원심으로서는 공시송달 결정을 하기 전 이 병원에 전화해 조씨의 소재를 파악하거나 송달받을 장소를 확인하는 등의 시도를 했어야 했다"며 "이 같은 조치를 다하지 않은 채 조씨의 주거나 현재지 등을 알 수 없다고 단정해 곧바로 공시송달 결정을 한 후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송달을 하고, 피고인인 조씨의 진술 없이 판결한 것은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이세현 기자
2018-04-23
형사일반
[판결] 약식기소에 불복, 정식재판 청구했다가… '벌금 2배'
검찰의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던 절도범이 법원에서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기존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는 약식기소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경우 법원이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을 규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제는 같은 벌금형 내에서는 더 무거운 벌금액도 선고할 수 있도록 바꼈다. 수원지법 형사12단독 고상교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이모(66)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2017고정3447). 이씨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한 마트에서 3만7000원짜리 LED 램프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해 4월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벌금 70만원에 약식기소됐지만 6개월 만에 다시 절도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를 벌금 50만원에 다시 약식기소했다. 이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오히려 더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고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는 절도죄로 처벌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범행을 저질렀고 생계를 위해 그런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계속 선처할 경우 절도의 습벽이 개선될 수 없고 범행 경위와 이후 정황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할 때 약식명령의 벌금액은 너무 가볍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무조건적인 정식재판 청구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절도범행
불이익변경금지
약식기소
2018-02-23
형사일반
[판결] "국가, '朴 명예훼손 무죄' 가토 前 지국장에 소송비용 700만원 보상"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행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썼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무죄가 확정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50) 전 서울지국장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소송비용 보상 소송에서 2년만에 승소했다. 가토 전 지국장은 2015년 말 무죄가 확정되자 이듬해 3월 "한국에서 재판을 받는데 들어간 변호사 비용 등을 보상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1부(재판장 신광렬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9일 가토 전 지국장이 "재판 출석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데 쓴 항공료와 변호사 비용 등 1900만원을 보상하라"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비용 보상 소송(2016코59)에서 "국가는 가토 전 지국장에게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형사소송법 제194조의2는 '국가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당해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자에 대하여 그 재판에 소요된 비용을 보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5년 이내에 자신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에 소송비용 보상을 청구하면 자신이 그동안 공판준비 및 공판 기일에 출석하는데 든 교통비 등 여비와 일당, 변호인 선임료 등을 받을 수 있다. 변호인 선임료는 국선변호인의 보수를 기준으로 지급된다. 소송비용보상은 피고인이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구속됐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불구속 피고인도 청구할 수 있다. 구속 피고인은 구금일수에 따른 형사보상과 함께 소송비용보상을 추가로 청구할 수도 있다. 가토 전 지국장은 2014년 8월 3일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에 게시한 '박근혜 대통령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칼럼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와 함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이 긴밀한 남녀관계인 것처럼 표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2015년 12월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가토 전 지국장의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당시 무죄를 선고하긴 했지만 가토 전 지국장의 기사 내용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가토 전 지국장도 기사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 대해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명예훼손적인 허위 기사임이 분명하지만, 언론이 가지는 공직자에 대한 비판 기능은 국내외 언론에 차별없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검사가 기소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가토 전 지국장의 행위가 타당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조롱하고 한국을 희화화하는 내용을 작성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가토 전 지국장을 꾸짖기도 했다.
무죄
명예훼손
소송비용
형사소송법
이순규 기자
2018-02-21
형사일반
[판결] 직무유기 경찰에 법에 없는 벌금형 선고… 대법원 "위법"
음주 운전자를 단속하지 않고 그대로 귀가시켰다가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이 벌금형을 선고받고 확정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공무원의 직무유기 범죄에 대한 법정형은 징역, 금고, 자격정지 뿐이다. 대법원은 판결을 파기했지만, 피고인은 판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면직 처분과 공무원연금 50% 삭감'이라는 불이익은 피하게 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최근 검찰총장의 비상상고를 받아들여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송모(54)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2017오2). 송씨는 2015년 11월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서 '총알 택시' 단속업무를 하던 중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서울의 모 파출소장의 지인인 A씨가 음주운전에 단속됐으니 알아보라"는 연락을 받고 단속된 A씨의 신병을 인수한 뒤 그대로 귀가시켰다가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동료 경찰관들이 적발한 음주운전 혐의자에 대해 음주측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순찰차에 태워 귀가하도록 해 자신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직무를 유기한 것은 경찰공무원의 신분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송씨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25년 동안 성실히 근무했고 이 사건으로 송씨가 이미 해임됐으며 금전적 대가나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다"라며 벌금 500만원 선고했다. 이 판결은 올 7월 그대로 확정됐다. 하지만 선고가 잘못된 사실이 발견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제기, 대법원이 심리에 착수했다. 형사소송법 제441조는 '검찰총장은 판결이 확정된 후 그 사건의 심판이 법령에 위반한 것을 발견한 때에는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형법 제122조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심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 중에서 피고인에 대한 형을 선택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법정형으로 규정되지 않은 벌금형을 선택해 피고인을 처단한 것은 법령에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상상고 판결은 '원판결이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때'를 제외하고는 피고인에게 효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환송하지는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을 다시 할 수는 없지만, 원심 판결의 위법성을 명확히 지적해 향후 동일한 잘못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 법령적용과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상고
검찰총장
면직처분
직무유기
이세현 기자
2017-12-22
형사일반
[판결](단독) 노래방 주류판매 단속은 ‘긴급상황’ 아니다
노래방 주류 판매 단속은 긴급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노래방 업주가 영장제시 없는 경찰관의 압수수색에 저항했다고 해도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 할 수 없다는 취지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3항은 '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없이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지체없이 영장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모(57)씨에게 음악산업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4도16080). 윤씨는 2013년 11월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방에서 손님들에게 맥주 7캔을 판매했다. 불법 주류 판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노래방을 수색했는데, 윤씨는 이들의 앞을 가로 막아 "영장 가지고 와서 조사하라"고 소리 치면서 경찰관의 팔을 잡아당기고 멱살을 잡아흔든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윤씨가 비슷한 전력으로 4차례에 걸쳐 벌금형 처벌을 받은 적이 있지만, 범행이 무겁지 않는 점과 주류 판매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음악산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윤씨의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해 성립하는 것"이라며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공무원에게 대항해 폭행이나 협박을 가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죄로 다스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관한 강제처분은 형소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데, 특히 형소법 제216조 3항의 요건 중 어느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경우 그 압수·수색 또는 검증은 위법한 것이 되고 사후에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 받았다해도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관들이 주류 판매 여부를 확인하려고 윤씨의 노래방을 수색한 행위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9조 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검사'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법령도 없다"며 "경찰관들이 사건 당일 윤씨의 노래방에 대한 112 첩보를 받았다는 증거가 없고, 노래방을 압수수색할 당시 구체적인 단서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여 형소법 제216조 3항의 '긴급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과 논리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영장주의 예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면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판결을 확정했다.
노래연습장
형사소송법
압수수색
영장
이세현 기자
2017-12-18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단독) 재정신청 인용돼 이미 본안절차 진행 됐다면
법원이 재정신청 대상이 아닌 범죄에 대한 재정신청을 받아들여 공소가 제기됐더라도 이미 본안절차가 진행됐다면 더 이상 재정신청의 절차 위반과 관련한 내용은 다툴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장모(52) 씨는 20대 총선을 3일 앞둔 2016년 4월 강원도청 기자실에서 당시 무소속후보였던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간부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후보자 비방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입건됐다. 이후 장씨는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고법이 장씨에 대한 영월군 선거관리위원회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결국 기소됐다. 1심은 "범행이 선거일에 임박해 이뤄져 선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등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데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장씨가 법정에 서게 된 계기가 됐던 서울고법의 재정신청 인용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선관위 고발사건에 대한 재정신청과 관련해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273조에 따르면, 재정신청 대상이 되는 범죄는 매수 및 이해유도죄, 선거자유방해죄 등이고, 후보자비방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사는 항소심 공판에서 "서울고법이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아닌 '후보자 비방죄'에 대해 재정신청을 인용해 공소제기결정을 했는데, 이는 공소제기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정신청 인용으로 공소가 제기돼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그 본안사건에서 재정신청에 대한 잘못을 다툴 수 없다"며 "만약 이 같은 잘못을 본안사건에서 다툴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재정신청 결정에 대해 그것이 기각결정이든 인용결정이든 불복할 수 없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262조 4항의 규정 취지에 위배돼 형사소송절차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잘못은 본안사건에서 공소사실 자체에 대해 무죄, 면소, 공소기각 등을 할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살펴 무죄 등의 판결을 함으로써 그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고, 본안사건에서 심리한 결과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는 때에는 이를 처벌하는 것이 오히려 형사소송의 이념인 실체적 정의를 구현하는 데 보다 충실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한 뒤 1심과 같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지지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13465). 재판부는 "법원이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아님에도 이를 간과한 채 공소제기결정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공소가 제기돼 본안사건의 절차가 개시된 후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본안사건에서 이와 같은 잘못을 다툴 수 없다"고 판시했다.
형사소송법
재정신청
공직선거법
공소제기결정
이세현 기자
2017-11-30
형사일반
[판결] 시민들이 빼앗아 경찰에 넘긴 몰카범 휴대전화… "적법한 증거 아냐"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몰카를 찍던 남성을 발견해 물증이 담긴 휴대전화를 빼앗아 수사기관에 넘겼지만, 이는 적법한 절차를 거친 압수가 아니므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남현 판사는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카메라등이용 촬영)로 기소된 회사원 유모(4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6고단2563). 남 판사는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빼앗은 행위는 판사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지 않은 것이고, 형사소송법 제216조 내지 제218조의 규정에 따라 영장없이 강제처분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강제처분에 의해 경찰이 지득한 정보를 토대로 한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의 진술조서, 압수조서 등을 살펴보아도 유씨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고, 이는 '자백이 피고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지나가던 여성의 다리와 엉덩이 부위를 4회에 걸쳐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법정에서 "주변 시민들이 유씨로부터 빼앗아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에서 여성 등의 신체가 포함된 영상을 확인하고 유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다음 스마트폰을 임의제출 받아 압수했다"고 진술했다. 유씨도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몰카
증거
왕성민 기자
2017-08-08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판결문 ‘등본’에는 법관 서명·날인 없어도 무방
피고인 등에게 발송되는 판결문 '등본'에는 법관의 서명·날인이 없어도 무방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50)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6006). 박씨는 지난해 11월 경기도 부천시의 한 도로에서 무면허 상태로 300m가량 차량을 운행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씨는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자신이 받은 판결문 등본에 법관의 서명·날인이 누락됐다며 위법한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41조 1항은 재판서에는 재판한 법관이 서명·날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2항은 재판장이 서명·날인할 수 없는 때에는 다른 법관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서명·날인하여야 하며 다른 법관이 서명·날인할 수 없는 때에는 재판장이 그 사유를 부기하고 서명·날인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소송법 제383조 1호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으로서 파기사유가 되지만, 대법원은 여기서의 재판서는 판결문 정본 등만 해당하고 등본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형소법 제41조에 따라 재판서에는 재판한 법관이 서명·날인해야 하나, 피고인에게 송달하는 판결문 등본에까지 법관의 서명·날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원심 판결에 법관의 서명·날인을 누락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문
서명·날인
이세현 기자
2017-07-17
인터넷
[판결] 국내서 압수한 '해외서버 이메일' 증거 효력은?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알아낸 피의자·피고인의 해외 서버 이메일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 계정에 접속해 수집한 증거는 합법일까, 위법일까? 서울고법에서 상반된 판결이 나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12부(재판장 홍동기 부장판사)는 지난달 13일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지령과 활동비 1만8900 달러를 받은 혐의(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된 목사 김모(53)씨에 대한 항소심(2017노23)에서 김씨가 북한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씨는 1심의 징역 4년보다 낮은 징역 3년을 받았다. 국가정보원은 김씨의 차량에서 압수한 휴대용 저장장치(USB 메모리)에서 암호화된 지령문을 발견했다. 지령문에는 김씨가 북한과 이메일로 교신한 사실이 담겨있었다. 국정원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령문에 담긴 중국 인터넷 포털 '시나닷컴'의 김씨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김씨 계정에 로그인한 뒤 김씨가 북한 대남공작조직 225국과 주고받은 메일을 확보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외에 서버를 둔 피고인의 이메일 계정에 로그인 하는 방법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실제로는 해외 이메일서비스제공자가 외국 서버에서 보관중인 전기통신 등을 압수수색 대상으로 하면서도 압수수색 장소는 국내 임의의 장소로 기재하고 집행한다"면서 "이는 압수수색은 해당 대상물을 소지하고 있는 소유자, 전기통신의 경우 전기통신을 소지·보관하고 있는 기관 등을 상대로 해당 물건이나 전기통신에 대해 이뤄질 것을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106조와 107조 규정과 저촉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식의 압수수색을 허용한다면 처분을 받는 자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반드시 제시하도록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118조와, 압수수색이 피고인·피의자의 주거지 외에서 이뤄질 경우 해당 주거주·간수자 등을 참여하도록 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123조의 규정을 실질적으로 회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대한민국 사법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에 대해 형소법에서 규정한 방식과 효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국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은 위법하므로 취득한 이메일 내용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반면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부장판사)는 지난 5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와 김모씨에 대한 항소심(2017노146)에서 "외국계 이메일 계정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 김씨는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같은 압수수색이 허용되면 전자정보가 해외에 있는 관리 서버에 존재함에도 압수수색을 허용하는 결과가 돼 서버가 소재하는 외국의 형사 사법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될 여지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압수수색 전 과정이 사실상 국내에 있는 수색장소에서 이뤄지므로 외국 사법권의 침해나 국제 관할위반 등의 문제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메일 계정의 등록사용자는 임의로 제3자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줘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도록 할 수 있고, 이것이 반드시 서비스제공자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법관의 압수수색영장 발부를 통해 정당한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제3자인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입수한 피의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외국 서버에 접속하는 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버
증거
국가정보원
이장호 기자
2017-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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