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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세금폭탄 맞은 ‘별산제 로펌’
별산제 로펌(법무법인)이 100억원대의 소송을 수행하던 구성원 변호사를 제명하고도 계속 로펌 이름으로 사건을 맡게 하고 승소 후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그대로 변호사에게 지급했다가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구성원 변호사의 제명·탈퇴가 잦은 별산제 로펌들은 구성원 변호사가 수행하던 사건의 수임료 등과 관련한 세금을 정산하는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기도의 한 도시에 주사무소를 두고 있는 A로펌은 2006년 두 곳의 비행장 인근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항공기 소음 피해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맡았다. 이 소송은 당시 이 로펌의 대표변호사 가운데 한 명으로 서울 서초 분사무소를 운영하던 B변호사 등 3명이 수행했다. 비행장 인근 주민 항공기 소음 피해보상 소송 그런데 항소심이 진행되던 2010년 6월 A로펌은 B변호사가 운영하던 서초 분사무소를 폐쇄하고 B변호사를 구성원에서 제명했다. 하지만 기존 항공기 소음피해 소송은 B변호사가 계속 맡아 진행할 수 있도록 복대리권을 부여했다. 복대리란 대리인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대리권의 범위 내에서 특정한 사람을 선임해 그에게 권한의 전부 혹은 일부를 수행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B변호사는 계속 사건을 맡아 2010년 12월과 2011년 1월 국가를 상대로 177억여원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A로펌은 승소금을 받아 137억여원은 주민들에게 주고, 사건 수임료에 해당하는 40억여원은 B변호사에게 송금했다. 그러나 소송이 끝난 3년 뒤인 2014년 5월 세무서가 A로펌에 부가가치세 누락분이 있다며 거액의 세금을 부과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C세무서는 "A로펌이 (B변호사에게 지급한) 수임료 40억여원을 수입금액에서 누락했다"며 2010년과 2011년 법인세 10억3300여만원과 2010년 2기, 2011년 1기 부가가치세 5억2000여만원 등 총 15억5000여만원을 추가로 납부하라고 통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A로펌은 "해당 소송은 B변호사가 독자적으로 수임해 진행했다"며 "수임료가 B변호사에게 입금된 이상 로펌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실질과세 원칙에 맞지 않다"며 소송을 냈다. 수임료 40억 전액 지급… 법인세 15억 떠안아 하지만 법원은 로펌 명의로 사건을 수임하고 진행한 이상 로펌이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5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A로펌이 C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5누70746)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변호사법 제52조 1항은 법무법인의 구성원 변호사 등은 자기나 제3자의 계산으로 변호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A로펌이 운영하는 각 사무소가 독립적으로 사건을 수임하고 직원을 채용하는 이른바 별산제 방식으로 운영됐더라도 이는 구성원 변호사들이 처리한 변호사 업무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분배하는 것에 관한 약정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소송 위임계약 등에 관한 권리가 법률상으로 구성원 변호사들에게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구성원 변호사가 제공한 용역에 대한 대가는 법무법인 수입으로 보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로펌이 확정 판결시까지 소송대리인 지위를 유지했고, 손해배상금도 A로펌이 수령한 이상 수임료가 B변호사에게 귀속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서울고법 "로펌 명의 수임… 로펌이 세금 내야" 재판부는 또 "A로펌은 '수임료 등이 B변호사에게 귀속됐다는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했고, 세무서가 이에 따라 B변호사에게 근로소득세를 부과했는데도 다시 로펌의 수입으로 봐 법인세 등을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지만, 수임료 등을 수령한 단계에서 이를 A로펌의 수입으로 보고 법인세의 과세근거로 삼는 것과 A로펌이 B변호사에게 수임료 등을 지급한 것을 상여처분으로 보고 소득세의 과세근거로 삼는 것은 과세의 단계나 대상을 달리하는 것이므로 함께 부과하더라도 위법이 아니다"라며 "수임료 등이 로펌의 소득에서 공제되지 않아 소득단계에서 법인세가 부과되고, 다시 이 돈이 B변호사에게 상여금으로 지급되는 단계에서 근로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일 뿐이므로 이를 이중과세나 과세권 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별산제로펌
변호사법
법인세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이장호 기자
2016-10-27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 의뢰인 동의없이 피해자에 3억 약속… 돈 안주려 소송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의뢰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고소인에게 "3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합의서를 받아낸 뒤 의뢰인이 풀려나자 돈을 줄 의무가 없다며 고소인을 상대로 소송을 내 물의를 일으킨 변호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장판사 출신인 A변호사는 2013년 9월 사기죄로 고소된 B씨의 형사사건 항소심 변호를 맡았다. A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의뢰인인 B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고소인인 C씨에게 피해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한 뒤 3억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주고 C씨로부터 "B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받아냈다. A변호사는 이 합의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고, 법원은 이를 양형에 반영해 B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런데 이후 C씨가 A변호사에게 "약속한 3억원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는 오히려 C씨를 상대로 "약속어음금 3억원을 줄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약속한 돈을 주라"며 A변호사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A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해온 직원 2명에게 대가로 999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5월 "변호사로서의 품위유지의무와 중립자로서의 변호사 규정은 물론 변호사윤리장전의 윤리규칙 중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규정 등을 위반했다"며 A변호사에 정직 6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A변호사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했고, 법무부는 "C씨와 원만히 합의를 했다"며 정직 3월로 감경했다. 하지만 A변호사는 "C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의 일환이므로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강석규 부장판사)는 A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결정취소소송(2016구합6268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는 의뢰인인 B씨가 무죄를 주장하면서 C씨와의 합의를 원하고 있지 않음에도 B씨 동의도 받지 않고 무리하게 C씨와 합의를 했다"며 "집행유예라는 유리한 결과를 얻었음에도 당초 약속과 달리 C씨에게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급을 피하기 위해 합리적 근거도 없이 C씨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A변호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직원들에게 사건 소개 대가로 돈을 준 것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사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 변호사에게는 고도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무가 요구되는데, 직원들이 사건을 수임했다고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고도의 공공성을 지닌 업무를 영위하는 변호사의 직무에 배치될 뿐 아니라 변호사의 공공성과 신뢰성을 크게 해치는 것으로 법조계에서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변호사에게 이미 징계전력이 수 차례 있는 점 등을 볼 때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징계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품위유지의무
변호사징계
변호사징계위원회
변호사윤리
이장호 기자
2016-10-24
행정사건
[판결] 법원, 행정청 ‘늑장처분’에 제동 ‘첫 판결’
행정청의 늑장 처분에 제동을 건 첫 판결이 나왔다. 행정청이 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도 처리를 미루다 3년 6개월만에야 제재처분을 내린 것은 대상자에게 지나친 '불의타(不意打)'를 날린 것으로 행정절차법 위반에 해당해 무효라는 취지다. 행정절차법 제22조 5항은 '행정청은 청문·공청회 또는 의견제출을 거쳤을 때에는 신속히 처분하여 해당 처분이 지연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이 처음으로 이를 근거로 늑장처분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취소 판결을 내려 행정청의 안일한 업무처리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홍진호 부장판사)는 A씨 등 의사 5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이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2개월의 자격정지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2015구합8129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가 A씨 등에게 자격정지처분을 내린 시점은 A씨 등이 보건복지부에 문제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해 소명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지 3년 6개월이나 지난 때"라며 "A씨 등은 자신들의 소명 의견이 받아들여져 자격정지 등 관련 제재처분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가 처분을 할 수 없는 사실상·법률상 장애가 없는데도 3년 6개월이 지나서야 자격정지처분을 한 것은 A씨 등의 이 같은 정당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행정절차법은 제재 등 침해적 처분의 상대방에게는 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의견제출 기회 등을 부여하고 행정청이 처분과 관련된 문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적정한 처분을 내리도록 하려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나아가 행정청에 이런 절차를 거친 후에도 해당 처분이 지연되지 않도록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행정청은 의견 제출 등을 거친 후 법률상·사실상 장애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곧바로 처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장처리를 통해) 해당 처분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상대방의 정당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리게 된다면 이 같은 처분은 취소사유에 이를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을 대리한 이종석(49·사법연수원 29기) 광장 변호사는 "행정처분에 대한 일반적인 시효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원이 적극적으로 행정청의 신속한 처분의무를 인정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최초의 사례로 행정청의 늑장처분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라며 "앞으로 지연된 행정처분으로 불이익을 받은 국민들의 권리구제에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A씨 등은 B제약회사와 C의약품홍보사로부터 2010년 8월 시장조사 명목으로 200만~4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적발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에게 2012년 1~2월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할 것이라고 사전통지했다. 이에 A씨 등은 한 달 뒤 "억울하다"며 "자격정지처분을 할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A씨 등이 의견을 제출한 날로부터 3년 6개월이나 지난 2015년 9~10월 이들에게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씨 등은 "의견 제출로부터 3년 6개월이 지나 처분을 한 것은 행정절차법 위반"이라며 소송을 냈다.
늑장처분
행정절차법
행정청
행정처분
이장호 기자
2016-10-24
행정사건
[판결] "정부법무공단에 지출한 수임료는 정보공개 대상"
정부법무공단에 지급한 수임료 내역을 공개하도록 결정한 환경부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정부법무공단이 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결정처분 취소소송(2016누47750)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환경부가 공개하기로 한 자료는 공단이 수임한 사건 수와 수임료, 승소 여부 등 일반적인 현황자료만을 담고 있어 공개되더라도 공정성을 해칠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 정보가 공단이 제공하는 법률서비스의 실적과 가격에 관한 중요한 경영상·영업상 정보로서 경쟁관계에 있는 법무법인 등에게 알려지지 않는 것이 사업 활동에 유리할 수 있어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긴 하지만 법무부 산하 공공기관인 공단의 운영 및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은 국가의 출연금과 보조금으로 충당되는 등 일반 사기업과는 다른 특수한 지위를 갖고 있어 재정운영의 건정성과 투명성이 한층 더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공단이 환경부로부터 수임한 송무 및 자문사건의 내역과 수임료에 관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환경부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이 크므로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법무부를 상대로 "국가소송의 사건별 대리인과 수임료 내역을 공개하라"며 행정심판을 내 지난 8월 정보를 공개하라는 재결을 받았다. 센터는 이를 근거로 25개 정부기관에 같은 내용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환경부는 이 신청을 받아들여 2012~2014년 지출하거나 책정한 변호인 수임료 내역의 정보공개를 결정했다. 그러자 공단은 "소속 변호사의 수임료 내역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며 환경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비공개대상정보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
정보공개결정처분취소
환경부
수임료공개
정부법무공단
이장호 기자
2016-09-23
이혼·남녀문제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사실혼 해소때도 재산분할 세금특례 적용”
이혼 시 재산분할로 받은 재산에 대해 취득세를 깎아주는 특례규정은 법률혼뿐만 아니라 사실혼 관계에도 적용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조세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획기적인 판결이라는 반응과 함께 일선 재판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60대 남성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선우)가 광명시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6두3686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984년 결혼한 A씨 부부는 2002년 법률상 이혼했지만, 이후에도 함께 살았다. 그러다 결국 2011년 이 사실혼 관계마저 파경을 맞게 됐다.이후 A씨는 부인 B씨를 상대로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소송을 내 시가 29억8800만원 상당인 B씨 명의의 부동산을 넘겨 받게 됐다. 그런데 광명시가 일반적인 증여에 적용하는 3.5%의 취득세율을 적용해 A씨에게 1억46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사실혼에도 법률혼과 같이 혼인관계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에 적용되는 취득세 특례세율인 1.5%가 적용돼야 한다며 세금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광명시는 이를 거부했고 A씨는 소송을 냈다. 개별 세법 적용에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 과세는 부당 사건의 쟁점은 '법률혼' 해소로 인한 재산분할에 적용하는 취득세 특례세율을 '사실혼' 해소에도 적용되는지 여부였다. 구 지방세법 제15조 1항 6호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인한 취득에 대해 표준세율에서 1000분의 20을 뺀 세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동산의 무상취득에 관한 표준세율은 1000분의 35이므로 특례세율이 적용되면 1000분의 15가 된다. 이에 따르면 A씨는 4480여만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5980만원의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1·2심은 "사실혼 해소 시에는 재산분할로 인한 취득에 대해 특례세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광명시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특례조항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을 부부관계 해소에 따라 분할하는 것에 대해서는 통상보다 낮은 취득세율을 적용함으로써 실질적 부부공동재산의 청산으로서의 성격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조항은 원칙적로 협의상 이혼 시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이지만, 재판상 이혼 시에 준용되고 있고, 혼인 취소 및 사실혼 해소의 경우에도 해석상 준용되거나 유추적용 된다"고 밝혔다. 이어 "부부재산의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은 부부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협의상 이혼은 물론, 재판상 이혼, 혼인 취소, 사실혼 해소 등에도 모두 동일한 법리가 적용되고 그 심리의 절차와 방법도 동일하다"며 "혼인신고 유무와 상관없이 부부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근거해 부부관계에 동일하게 인정되는 사법상 법률관계에 대해 개별 세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고, 사실혼 여부를 과세관청이 파악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객관적 자료를 통해 이를 증명한 사람에게는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실혼' 여부는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하면 인정해야 대법원 관계자는 "사실혼 관계 해소시에도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한 취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그에 기초해 지방자치단체의 차별적인 과세처분이 허용될 수 없음을 선언한 데 이번 판결의 의의가 있다"며 "막연히 남용의 우려가 있다는 점만을 들어 원천적으로 모든 사실혼 배우자에 대해 특례세율 적용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로펌의 한 조세전문 변호사도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재산분할에 따른 취득세 특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판결"이라며 "다만 사실혼 관계인지 아닌지 사실 관계 파악에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다른 조세전문 변호사는 "대법원은 '법률혼에 대한 민법의 규정 중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규정은 사실혼에 유추적용 할 수 없지만, 부부재산의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이므로, 사실혼관계에도 준용 또는 유추적용 할 수 있다'고 판시(94므1584)하고 있다"면서 "이번 판결은 이 같은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재산분할로 취득한 재산에 대한 과세 측면에서도 법률혼과 동일하게 인정해 줘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사실혼 관계를 두텁게 보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취득세등부과처분취소
재산분할
재산분할세금특례
취득세특례
사실혼
법률혼
신지민 기자
2016-09-19
공정거래
행정사건
[판결] 농민 울린 '농기계 담합'…대법원 "과징금 부과 정당"
공정거래위원회가 농기계 가격 담합을 제재하기 위해 거액의 과징금을 물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농기계 생산업체인 동양물산이 공정위(소송대리인 최수희·김설이 변호사)를 상대로 낸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5두5109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신고가격은 소비자들에 대한 실제 판매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신고가격의 결정에서 경쟁이 제한되어 있는 이상 실제 판매시에 신고가격보다 할인을 해주었다고 하더라도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담합이 장기간 지속됐고, 이 사건 농기계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트랙터 등 농기계 가격을 서로 협의해 사실상 가격을 통제한 동양물산에 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5개사에 총 234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업체는 2002년 1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정부에 농기계 가격을 신고하기 전에 영업본부장 모임과 실무자 간 연락을 통해 가격 인상과 관련한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내 농기계 판매의 20%를 차지하는 농협을 상대로 농기계 공급을 단체로 거부하고, 3차례에 걸쳐 농기계용 타이어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농기계담합
담합
과징금
동양물산
과징금부과처분취소
경쟁제한성
신지민 기자
2016-09-05
가사·상속
행정사건
‘사실혼 배우자 보호’ 새 법률이슈로
최근 고령화 시대를 맞아 황혼 재혼이 늘면서 사실혼 배우자 보호 문제가 새로운 법률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들의 경우 재혼을 해도 자녀들이 재산상속 문제 등을 이유로 부모의 혼인신고를 반대하는 경우가 많아 재혼 노부부들은 사실혼 관계로 지내는 사례가 흔하다. 하지만 이렇게 지내다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하면 혈혈단신 신세로 거리에 나앉게 되는 경우도 많다. 법률혼이 아니기 때문에 사망한 배우자가 남긴 재산에 대해 아무런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혼기를 함께 보내며 서로를 보살피면서 의지하고 살았지만 졸지에 자신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50대 여성 A씨는 2009년 3월 B씨와 재혼했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채 함께 살았다. 그러다 이듬해 8월 평소 우울증을 앓던 B씨가 이상증세를 보이더니 갑자기 자살했다. 홀로 남겨진 A씨는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던 B씨가 갑자기 자살한 것은 악의의 유기에 해당한다"며 B씨의 상속인인 자녀들을 상대로 사실혼관계의 부당파기 책임을 물어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사실혼이 생전에 해소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에 의한 부부 재산관계의 청산 등이 가능하지만 배우자 일방의 사망으로 해소되는 경우에는 상속권도 인정되지 않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다. A씨는 B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한 충격과 함께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이 같은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사실혼 관계인 부부 일방이 자살한 것을 가지고 다른 일방을 악의적으로 유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실혼 배우자가 자살로 사망해 생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나 상속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자살을 유기로까지 판단해 생존 배우자를 보호하는 것은 법 해석의 범위를 넘어선다는 취지다. 앞서 대법원도 2006년 3월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종료된 경우 생존한 상대방에게 상속권도 인정되지 않고 재산분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것은 사실혼 보호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사실혼 배우자를 상속인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입법론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해석론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5두15595). 이때문에 배우자가 사망하기 전에 재산을 일부라도 확보하기 위해 병석에 누워 있는 사실혼 배우자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70대 할머니 C씨 역시 D씨와 혼인신고 없이 함께 살았다. 그러다 D씨가 2007년 3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자 한달 뒤 사실혼관계 해소를 주장하며 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사건 심리가 본격화되기도 전인 같은해 5월 D씨가 사망했다. 1·2심 재판부는 D씨가 사실혼 해소에 대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사망한 점을 들어 "사망에 의해 사실혼이 해소된 경우 재산분할청구권은 인정될 수 없다"며 C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실혼관계는 당사자 일방의 의사에 의해 해소될 수 있다"며 "두 사람의 사실혼관계는 A씨의 의사에 의해 해소됐으므로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2008스105).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미흡하다보니 사랑하는 사람을 간병하는 대신 버려야만 보호받는 모순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며 "사실혼 배우자는 상속권자로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사망 직전에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녀들이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하는 등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는 "사실혼 배우자의 보호가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그렇다고 사실혼을 법률혼과 동일하게 보호한다거나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인 지위를 인정한다면 기존 상속인들에게 부당한 측면이 있을뿐만 아니라 재산만 노리고 사실혼 관계를 추구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일정범위에 한해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을 인정하는 등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화
황혼재혼
사실혼
결혼
노인
재산상속
상속권
재산분할청구권
법률혼
이순규 기자
2016-07-28
국가배상
행정사건
[판결] 피의자 야간조사때도 변호인접견 허용해야
수사기관이나 교정기관이 일과시간 이후에 진행되는 야간조사라는 이유로 구속 피의자의 변호인 접견을 막은 것은 위법하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피의자가 야간조사를 받을 때에도 언제든지 변호인을 만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과 인권이 한층 더 넓게 보장될 전망이다. A변호사는 지난해 10월 긴급체포된 B씨를 변호하기 위해 오후 5시께 담당 검사에게 전화로 B씨의 접견을 신청했다. 이날 오전부터 조사를 받은 B씨는 오후 7시부터 다시 야간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청 내 구치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A변호사는 "7시까지 검찰청으로 오라"는 검사의 말을 듣고 시간에 맞춰 찾아갔지만 B씨를 접견할 수 없었다. 교도관이 일과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접견을 거부한 것이다. A변호사는 교도관에게 담당 검사와 통화한 내용을 언급하며 접견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소용 없었다. B씨는 결국 A변호사의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야간조사를 받았다. A변호사는 "검찰이 부당하게 의뢰인 접견을 거부했다"며 소송을 냈다. 부산지법 민사18단독 김정우 판사는 A변호사가 "접견 거부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니 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243589)에서 "1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의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은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므로 법령에 제한이 없는 한 어떠한 명분으로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은 수사기관으로부터 피의자 신문을 받는 도중에라도 언제든지 변호인과 접견교통하는 것이 보장돼야하고 이를 제한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과시간 외의 접견을 금지하는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A변호사의 피의자 접견을 거부한 교도관과 A변호사에게 7시까지 오라고 말하고도 교도관의 거부행위를 방관한 검사는 고의 또는 과실로 접견교통권을 방해한 것"이라며 "국가는 A변호사에게 정신적인 손해에 대해 100만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A변호사가 당시 변호인 선임에 관한 서면을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접견을 허가할 의무가 없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변호인 선임계 제출은 변호인 참여시의 규정이지 변호인의 접견시의 규정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들어 변호사의 현장 중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수사과정에서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얘기가 늘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일과 후라고 해도 변호인의 접견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간조사
방어권
인권
손해배상
변호인
접견교통권
부산지방변호사회
2016-07-26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 "재판장과 친분" 선전한 전관 변호사… 2심도 "과태료 징계 취소" 판결
"담당 재판장과 친분이 있다"고 선전해 사건을 수임한 의혹 등으로 2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내 승소했다. 징계 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수임료를 반환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징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는 A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징계결정취소소송(2016누35702)에서 1심과 같이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한다"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의 징계사유 6건 중 절반만 인정된다"며 "A변호사가 의뢰인에게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가 나오겠다고 말해 사건을 수임한 것이 아니라 '실형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의뢰인의 계속된 요구에 '해드릴게요. 염려마세요'라고 대답하고 수임하게 된 것으로 비난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의뢰인에게 수임료 대부분을 돌려주고 합의를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2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은 징계사유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처분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변호사는 2012년 8월 부동산 강제경매 항고사건을 맡기로 온 의뢰인에게 재판장 이름을 거론하면서 "과거 지방에서 함께 근무한 선후배 사이", "재판장에게 어제 얘기했더니 들어오면 바로 결정을 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해 사건 결과를 장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변호사는 착수금 3000만원을 받았지만 법원이 사건을 기각하자 절반을 의뢰인에게 돌려줬다. 이후 법조윤리협의회가 조사에 착수하자 500만원을 추가로 반환했다. 이밖에도 A변호사는 다른 의뢰인들에게도 재판장과 친분관계를 내세우거나 사건 결과를 장담해 사건을 수임한 혐의로 징계에 회부돼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2014년 6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A변호사는 대한변협 결정에 불복해 이의를 신청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에서 같은해 7월 과태료 2000만원으로 감경 받았다. 그러나 A변호사는 "징계사유 중 대부분은 직원이 저지른 것"이라며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
전관예우
변조윤리협의회
이장호 기자
2016-06-28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오픈마켓 ‘쿠폰 할인액’, 에누리인가 판매장려금인가
인터넷 오픈마켓 운영자가 뿌리는 할인쿠폰을 둘러싼 세금소송이 잇따르고 있지만 하급심에서 판결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다. 법조계와 유통업계에서는 대법원이 판결을 통해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은 상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용자들에게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 할인쿠폰을 예로 들면 이용자는 이 쿠폰을 써서 1000원이 정가인 상품을 900원에 살 수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은 입점한 판매자(판매회원)들이 올린 매출액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데 이 수수료를 10%로 가정하게 되면 이 경우 900원에 대한 수수료 90원을 받는 셈이다. 문제는 인터넷 오픈마켓이 이렇게 거둔 수수료 수익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어떻게 부과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인터넷 오픈마켓들은 실제 수수료 수익이 90원이니 이를 표준으로 부가가치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할인 판매된 금액에 상관없이 정가인 1000원을 기준으로 한 수수료 수익인 100원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다. 할인쿠폰에 따라 할인된 금액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에누리액이 아니라 과세 대상인 판매장려금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법원의 명확한 기준이 정립될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은 관련 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증대 위한 판매장려금' '일정액 직접 공제한 에누리' 엇갈려 ◇오픈마켓 할인쿠폰 부가세소송 잇따라= 국내 최대 오픈마켓 가운데 하나인 G마켓도 관련 소송중이다.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03년부터 쿠폰 지급 등 각종 할인제도를 시행해왔다. 구매자들이 할인쿠폰을 통해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해주고, 판매자들에게서는 할인판매된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10년 감사원이 "쿠폰할인은 이베이코리아가 매출증대를 위해 부담하는 판매촉진비 성격이지 에누리액은 아니다"라며 역삼세무서에 감사결과를 통보했고 역삼세무서는 이에 따라 이베이코리아에 639억82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를 추가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베이코리아는 조세심판원에 이의를 제기해 455억3900여만원에 대해 부과 취소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금액도 모두 취소돼야 한다며 2011년 6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20개월 동안 심리한 끝에 이베이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2011구합20390 등). 재판부는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당시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이라며 "이베이코리아가 시행하는 쿠폰할인으로 판매회원이 상품판매 가격을 인하한 만큼 G마켓 서비스 이용료(수수료)를 공제한 것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세무서 측이 항소했지만 서울고법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승소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이 심리중이다. 반면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인터파크는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13년 7월 인터파크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 취소소송(2013구합12157)에서 "인터파크와 판매자들이 과세기간 내내 할인 전 상품가격을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를 계산한 후 그것을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으로 삼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납부해 왔으며, 인터파크는 판매 수수료 중 할인쿠폰에 해당하는 금액을 판매촉진비로 회계처리 해 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상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판매 수수료를 과세표준으로 삼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인터파크와 판매자들 사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매수수료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 합의 내용의 차이에 따라 부가가치세의 과세 표준이 달라진다고 해서 조세평등주의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인터파크가 항소함에 따라 서울고법이 다시 심리하고 있다. 운영자·판매자 간 '사전약정'과 '수수료 인하' 여부가 쟁점 될 듯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법무팀 관계자는 "대부분의 오픈마켓이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부가가치세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손 놓고 있을수만은 없지만 소송에 따른 부담감도 커 G마켓 등이 제기한 소송 결과를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 보조금 소송과 비슷= 오픈마켓의 부가가치세 소송은 단말기 보조금 소송과 구조가 비슷한 측면이 많아 관련 판결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KT가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에 부과한 부가가치세를 환급하라"며 전국 세무서 13곳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 취소소송(2013두196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KT는 각 대리점과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납품받아 대리점에 제공했다. 대리점은 KT에서 단말기를 출고 가격에 공급받은 뒤 보조금 지원 요건이 되는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뺀 가격에 단말기를 할인 판매하고 대금을 KT에 다시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KT는 2006~2009년 보조금까지 과세 표준에 포함시켜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다가 이후 보조금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세무당국에 초과 납부한 부가가치세 1145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세무당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KT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대리점이 KT에 단말기 대금을 지급할 때 할인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도록 돼 있는 것은 일정한 조건에 따라 공급 당시의 단말기 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부가가치세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대리점은 보조금 지원 요건을 갖춘 가입자에게 단말기를 공급 당시의 공급가격으로 판매하되, 판매대금 중 일부에 대해 가입자로부터 KT에 대한 약정보조금 채권을 승계받는 방식으로 지급을 대신하고 있다"며 "KT는 대리점으로부터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보조금 액수를 공제한 잔액이 아닌 공급가액 전액을 회수하고 있는 만큼 보조금을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되는 금액으로 볼 수도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 조금씩 달라 입법으로 일률적 통제는 어려워" 그러나 2심 판결은 대법원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대법원은 "KT와 대리점 사이에 보조금만큼 할인 판매하는 조건으로 보조금 상당액을 감액해 결제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보조금은 에누리액에 해당돼 세금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은 서울고법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 "쟁점은 사전약정과 수수료 인하"= 전문가들은 소송의 쟁점은 결국 '사전 약정'과 '수수료 인하'가 있었는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픈마켓 운영자와 판매자간에 사전 약정을 했고 수수료도 할인된 금액만큼 내고 받았다면 에누리액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세청 출신의 조세 전문가인 고성춘(52·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는 "오픈마켓 운영자와 판매자 양자간에 사전 약정이 있었고, 수수료도 할인 금액에 비례해 지급됐다면 에누리액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관련 사건들은 이처럼 '사전 약정'과 '수수료 인하'가 기준이 될 것이고 단말기 보조금 소송도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은 대법원 판례가 5개 이상 축적되지 않으면 통상 동일 사안에 대해 예규에 따라 과세를 계속한다"며 "대법원 판례가 5개 이상 나오려면 15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관련 소송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소순무(65·사법연수원 10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개별적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기업은 장사가 잘되게 하려고 여러 가지 마케팅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를 입법이나 시행령으로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결국 대법원 판례가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부가가치세
기업법무
이베이코리아
판매촉진비
에누리
쿠폰할인
신지민 기자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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