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 판결
【사건】2017노1876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인정된 죄명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강제집행면탈, 배임증재
【피고인】이A
【항소인】쌍방
【검사】AJ환(기소), 배성훈, 김병욱(공판)
【변호인】변호사 ○○○,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6. 8. 선고 2016고합756, 1220(병합) 판결
【판결선고】 2018. 1. 25.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의 점은 각 무죄.
【이유】
I. 항소이유의 요지1)
1.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가.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배임 부분2)
C건설 주식회사(이하 ‘C건설’이라 한다)는 2008. 2.경 사무소 통합, 사옥 마련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자회사인 주식회사 이A흠(2008. 7. 28. 주식회사 D으로 상호 변경되었다. 이하 ‘D’이라 통칭한다)으로 하여금 서울 강남구 논현동 ○○○ 소재 A 빌딩 (이하 ‘A 빌딩’이라 한다)을 매입케 함과 동시에 이를 D으로부터 임차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위 빌딩 매입에 따라 D이 부담하게 될 거액의 대출이자, 회사 운영경비 증가액, 빌딩 유지·관리비용 등에 관하여는 C건설이 그에 상옹하는 금액의 임차료를 D에 지급함으로써 이를 보전해 주기로 결정하였는바, 당시 C건설의 관리총괄전무이사이던 피고인을 비롯한 C건설 임원들의 위와 같은 의사결정은 C건설과 D이 처한 당시의 제반 상황들에 비추어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범주 내에 있는 의사결정으로서, C건설의 2008. 3. 6.자 이사회 의사록에도 그와 같은 점이 명확히 드러나 있을 뿐만 아니라, 위 빌딩 매입 및 임대차에 따른 C건설과 D의 유·무형의 이익들과 손해들을 전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당시 D은 이익을 얻게 된 반면 C건설은 손해를 입게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도외시한 채, 나아가 C건설이 지급했어야 할 적정 임차료의 액수를 특정하지도 아니한 채, 피고인이 배임의 고의 아래 C건설의 관리총괄전무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C건설로 하여금 시세보다 훨씬 높은 임차료를 지급하게 함으로써 액수 불상의 재산상 손해를 입게 하고 D으로 하여금 그에 상옹하는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각주1]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항소보충이유서 등 서면들의 기재는 해당 항소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본다.
[각주2] 검사가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으로 기소하였는데, 원심은 업무상배임죄에 한하여 유죄로 인정하면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에 대하여는 이유 부분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배임 부분3)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배임죄에 있어서의 사무처리자 지위 유무, 임무위배행위 및 배임 범의의 유무, 공모 여부에 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각주3] 검사가 피해자를 C 및 D*** O***, 이득액을 3,167,339달러로 하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으로 기소하였는데, 원심은 피해자 D*** O***, 이득액 2,912,962달러에 한하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해자 C 부분 및 나머지 254,377달러 부분에 대하여는 각 이유 부분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1) D*** O***의 사무처리자 지위 부존재 주장
피고인은 E 해상호텔 개조공사와 관련하여 선박 인테리어 설계 및 공사 등 기술적 부분에 국한하여 C E 현지법인(이하 ‘D*** O***’이라 한다)의 직원들과 협의하고 조언하는 업무를 담당한 ‘기술고문’에 불과하였고, D*** O***의 사업, 특히 공사대금 지급 등 재무적 부분이나 경영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그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 나아가 D*** O***의 사업을 포함하여 E 현지의 제반 사업들에 관한 실질적·최종적 의사결정은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 본사 E사업그룹을 거쳐 C 대표이사 남F 및 C 이사회의 승인을 통해 이루어졌고, 피고인이 그러한 의사결정을 주도하거나 그에 관여한 바도 전혀 없다. 따라서 위 해상호텔 개조공사 당시 이뤄진 D*** O***의 D에 대한 추가공사대금 지급과 관련하여서도 피고인은 ‘D*** O***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다.
2) 추가공사의 실재 및 추가공사대금 지급·정산 합의의 존재(임무위배행위 및 배임 범의의 부존재) 주장
E 해상호텔 개조공사의 진행 과정에서 원래의 본공사 자체의 내역이 양적·질적으로 변경, 증대되거나 본공사와 별개인 추가공사가 시행되는 일이 여럿 있었고, 그로 인해 시공사 D의 공사비 지출 또한 대폭 증가하였다. 나아가 C 본사 또한 E 현지로부터의 보고 등에 의해 그러한 사실 및 추가공사대금 지급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인식하는 가운데, 직접 또는 D*** O***을 통해 D과 사이에 그에 관한 협의를 지속해왔다. 그 결과 2011. 11.경 쌍방이 체인지오더 계약 체결 방식에 의해 추가공사대금을 청구·지급키로 하는 합의에 이르게 되었고, 뒤이은 C 이사회의 자금대여 승인 및 D*** O***의 자금 집행을 통해 그 합의가 이행되었으며, 최종적으로는 2013. 4.경 추가공사대금 관련 D의 이익금에 관한 정산까지 마무리되면서 쌍방의 정산이 최종 완료되었다. 결국 D*** O***의 추가공사대금 지급은 실제로 존재했던 추가공사에 대하여 쌍방 간 합의 및 C 이사회의 승인 등 정상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서, 피고인이 그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하거나 어떠한 임무위배행위를 한 바는 없으며, 그 배임의 고의 또한 없었다.
3) 남F와의 공모 부재 주장
피고인이 C 대표이사 남F와 공모하여 피해자 D*** O***에 대한 이 부분 배임 범행을 저질렀다거나, 남F가 D*** O*** 법인장 이G으로부터 피고인의 추가공사대금 지급 요청에 관한 보고를 받을 당시 추가공사대금 지급의무가 없음을 인식하고서도 이G에게 피고인의 요구대로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나아가 원심 판결에 피고인과 남F의 공모에 관한 구체적 행위태양이 설시된 바도 없다.
다. D 법인자금 관련 횡령 및 배임 부분4)
1) 캐나다법인에 대한 송금의 경우
피고인이 캐나다에 설립한 법인 「DSON Design & Construction, Inc.」 (이하 ‘캐나다법인’이라 한다)’는 2008. 9.경 국내 인테리어 시장 포화에 따른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의 목적 아래 정상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당시 D이 캐나다법인에 송금한 1,000,000 캐나다달러(이하 ‘CAD’라 한다)는 캐나다법인의 설립 자본금 용도이지 피고인 형제들의 생활비, 일식집 운영자금 등 개인적 용도로 송금된 게 아니다. 나아가 캐나다법인은 설립 이후 실제로 인테리어 사업을 추진하다가, 현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말미암아 사업 진척이 어렵게 되자 2011. 9.경 일식집으로 업종을 변경한 후 실제로 일식집 운영을 하였는바, 2011. 10.경 이후 송금된 441,568 CAD 또한 캐나다법인의 일식집 운영을 위한 자금일 뿐 피고인 형제들의 생활비나 조카 이AG의 일식집 운영을 위한 자금 등 개인적 용도로 송금된 게 아니다.
[각주4] 검사가 이득액 합계 2,613,437,299원의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으로 포괄 기소하였는데, 원심은 크게 네 부분의 경합범 관계로 보아 ① 캐나다법인 송금액 16억 2,400만 원의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죄, ② 카페 B 사업자금(인테리어 공사비용 + 집기 등 구입비용) 336,711,860원의 업무상횡령죄, ③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300,477,782원의 업무상배임죄, ④ 법인자금 사적 사용액 282,616,513원의 업무상횡령죄를 각 유죄로 인정하면서, 위 ① 내지 ④ 전부가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으로 기소된 점, 위 ③ 부분이 업무상횡령으로 평가되어 기소된 점, 위 ③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에 대하여는 각 이유 부분에서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각 송금액이 D의 사업과는 무관하게 피고인 형제들의 생활비, 일식집 운영자금 등 개인적 용도로 송금된 금원으로서 피고인의 횡령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카페 B 인테리어 공사비용의 경우
가) 금원지급의 명목 및 상대방에 관한 오인 주장
피고인은 D 자금 2억 원을 카페 B 인테리어 공사비용 명목만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명목 외에도 임대인의 지위에서 마땅히 해줘야 하거나 해줄 수 있는 영역인 원상복구공사비용 및 카페 인테리어의 기초공사비용 명목까지 아우른 금원으로서 위 2억 원을 지원하면서, 이를 해당 공사업체들에게 직접 지급하였을 뿐이다5).
[각주5] 피고인은 위 2억 원올 이H에게 직접 지급한 바도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당심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이 그 대금을 공사업체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변경되었으므로 위 주장은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불법영득의사 및 횡령 범의의 부재 주장
피고인과 D은 애초 A 빌딩의 조속한 매각·임대라는 이의 이익을 위하여 아무런 자금여력도 없던 주식회사 이H(이하 ‘(주)이H'라 한다)에게 수익성 없는 대규모의 고급 카페 운영을 부탁했던 것이기에, 그 카페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원상복구공사 내지 인테리어 기초공사의 비용은 물론, 인테리어공사 자체의 비용까지도 모두 부담해줄 필요가 있었는바, D이 위 2억 원을 지원한 것을 두고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 및 횡령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카페 B 집기 등 구입비용의 경우
가) 불법영득의사 및 횡령 범의의 부재 주장
피고인과 D은 애초 A 빌딩의 조속한 매각·임대라는 D의 이익을 위하여 아무런 자금여력도 없던 (주)이H에게 수익성 없는 대규모의 고급 카페 운영을 부탁했던 것이기에, (주)이H와의 임대차계약 당시 ‘카페영업 종료 시에는 집기 및 비품을 감가상각을 적용한 가액으로 인수해 주기로 한다.’는 취지의 구두합의를 한 데 이어, (주)이H의 카페운영 개시 이후 새로운 임차인의 등장으로 (주)이H가 손해를 입게 되자 2015. 3.경 같은 취지의 약정이 포함된 합의각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는바, 위 임대차계약의 성격, 임차인의 예상 손해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합의는 정당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합의에 따라 D이 (주)이H로부터 집기 등을 구입한 것을 두고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 및 횡령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나) 배임의 행위태양이라는 주장
D으로서도 (주)이H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위 집기 등을 취득하였으므로 그 구입비용에 관한 횡령죄가 성립할 여지는 없고, 정당한 가격과의 차액에 한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을 뿐이다.
4)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중 ‘2013. 9.경 이후 사용분{원심판결 범죄일람표(1) 제3형}’의 경우
피고인은 2013. 9.경 이후로도 D의 공사 수주, A 빌딩 관리 및 매각·임대, 소송 수행 및 세무조사 대응 등의 영업활동(소위 ‘접대’ 등)을 다양한 방법 및 형태로 수행하였고, 검사의 이 사건 배임증재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최소한 2014. 1. 경까지는 D의 공사 수주를 위하여 D 법인카드로써 남F에게 상품권을 공여하고 피트니스클럽 PT 이용대금을 결제하는 등의 영업 활동을 지속하였다는 셈인바, 단지 2013. 9.경 이후로 D의 공사 수주 실적이나 수익 활동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이후의 법인카드 사용액 전부가 피고인의 개인적 사용액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피고인이 D 법인카드로 결제해 준 2013. 12. 3.자 남F의 피트니스클럽 PT 대금 465만 원의 경우, 원심은 위 금원이 공사 수주 등 편의를 제공받은 것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며 배임증재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는바, 그 자체로 위 금원이 D의 영업활동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위 각 부분에 대한 업무상배임죄의 성립은 부정되어야 한다.
5) 법인자금 사적 사용액 중 ‘차량 리스비용{원심판결 범죄일람표(2) 순번 1~3}’의 경우
D은 이 부분 범죄일시인 2015. 7.경부터 2015. 12.경까지의 기간 중에도 여전히 영업활동을 계속하고 있었는바, D 명의의 리스 차량들 역시 위 기간 동안 D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용된 것이지 개인적 용도로 사용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위 각 부분에 대한 업무상횡령죄의 성립은 부정되어야 한다.
라.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배임 부분
D은 2013. 12.경 C이 A 빌딩 1~3층 및 지하1층에서 퇴거한 뒤로는 임대료 수입 급감 및 거액의 대출이자 부담에 허덕이게 되면서 A 빌딩을 최대한 빨리, 그러면서도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매각·임대함으로써 손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피고인은 아무런 자금여력도 없던 아들 이H에게 ‘(주)이H를 설립하고 A 빌딩 1~2층 및 지하 1층을 임차하여 고급 카페를 운영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그 운영비용 등의 지원을 약속하였고, 이H는 피고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2014. 8. 말경 (주)이H를 설립한 후 위 1~2층 및 지하1층을 순차로 임차하여 카페 B를 운영하였다.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D은 위 지원 약속에 따라 (주)이H에 대하여 각 층별 임대차계약 당시 인테리어 공사기간 2개월씩의 임차료를 면제해 주기로 하였고, 2015. 3.경 합의각서의 작성에 의해 향후 임차료의 면제와 집기 등 구입비용의 보전을 약정한 데 이어. 2015. 10.경 카페 B 영업 종료를 앞두고는 D의 미수 임차료채권과 (주)이H의 손해배상채권을 서로 상계하기로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통상의 임대차에서처럼 임차료 수입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A 빌딩을 활성화시키고 그 교환가치를 상승시킴으로써 매각·임대를 원활히 하기 위해 이H에게 빌딩 임차 및 카페 운영을 부탁하면서 임차료 면제·상계 등의 합의를 한 것으로서, 실제 A빌딩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5. 6.경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주)I에 비교적 적정한 가격에 매각될 수 있었는바, D의 (주)이H에 대한 위 임대행위 및 임차료 면제 등의 행위는 일종의 전략적 유인책이자 불가피한 선택으로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범주에 속하는 행위이고,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 개인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D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일부인 임차료 면제 등의 행위만을 들어 피고인의 임무위배 행위, 배임의 범의 및 불법영득의사, D의 손해 발생 등을 인정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마. 배임증재 부분
1) 부정한 청탁의 부존재 주장
당산동 빌딩 신축 및 분양, E 해상호텔 개조공사계약 및 추가공사대금 지급 등은 모두 C의 필요에 의해 적법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와 관련하여 피고인이 남F에게 위법·부당한 처리를 부탁한 사실은 없는바, 피고인이 남F에게 전달한 구두, 시계, 의류, 상품권 등은 모두 부정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단순히 친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의 선물일 뿐이다. 특히 원심판결 범죄일람표(3) 순번 9 기재 피트니스클럽 PT 이용대금의 경우, 이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남F를 위해 결제한 것으로서, 그 결제 시기 또한 남F의 C 대표이사 퇴임 이후인바, 거기에 어떠한 청탁이 결부되었을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과 남F의 유착관계에 관한 몇몇 의혹들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남F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아이더블유씨(IWC) 손목시계의 가액 관련 주장
원심판결 범죄일람표(3) 순번 5 기재 IWC 손목시계의 가액은 2,496만 원이 아니라 약 473만 원(4,233달러) 내지 680만 원 가량에 불과하다.
3) 포괄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
피고인의 남F에 대한 원심 판시 각 배임증재 행위는 2007. 9.경부터 2013. 12.경까지 무려 6년에 걸쳐 이루어졌고, 각각의 공여행위 사이에도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는 등 범행의 연속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그 각 공여행위는 남F가 C 대표이사로 재직 중일 때는 물론 퇴임 후에도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청탁의 내용이나 이유도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 판시 각 배임증재 행위는 서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지 않다.
2.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
가.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배임 부분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의 A 빌딩 3층 일부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중개업체를 통한 정상적 거래이고, 그 시점 또한 C건설의 임대차계약 체결 시점과 근접한 2008. 3. 경임에 비추어, J의 임차료 82,644원은 당시 A 빌딩의 객관적인 임차료 가격이라고 볼 것인 점, C건설의 임대차계약서 상 특화요소는 지나치게 높은 임차료 지급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적정 임차료 결정의 요인이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C건설이 2013. 3.경 재차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시세에 따라 임차료를 결정하였는데, 그 금액 또한 J의 임차료 액수와 비슷한 85,000원인 점, 2014. 6.경 매물정보에 따른 A 빌딩의 임차료도 85,066원인 점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2008. 2. 말경 C건설의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A 빌딩 4~7층에 대한 적정 임차료 액수를 산정함에 있어서도 위 J의 임차료 액수를 기준으로 함이 가장 합리적이고도 객관적인 산정 방법이라 할 것이고, 이에 의하면 C건설이 임대차기간 동안 D에 과다 지급한 임차료 액수가 97억 5,000만 원 상당임이 계산상 명백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J의 임차료 액수를 C건설이 지급했어야 할 적정 임차료로 단정할 수 없기에 D이 얻은 이득액 역시 산정이 불가능하고, 그에 따라 이 부분 배임범행으로 인한 D의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임을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6)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각주6] 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약칭한다.
나.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배임 부분
1) 3차 체인지오더 대금 중 디스플레이, ◁◁◁ 프로덕션 공사비의 경우
D*** O***과 D 사이에 2011. 4. 1.자 수정계약이 체결될 당시부터 이미 별도의 추가공사(Others another way)로서 디스플레이, ◁◁◁ 프로덕션(◁◁◁ 리셉션 설치) 등의 공사내역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이후 D*** O***이 D에게 그러한 추가 공사들을 발주하거나 그 시행에 합의한 바 없고,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키로 합의한 바도 없으므로, D*** O***으로서는 그에 관한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와 달리 쌍방 간에 디스플레이, ◁◁◁ 프로덕션 등의 추가공사에 관한 발주 내지 합의가 있었다는 전제 아래, 디스플레이 공사비 249,524달러, ◁◁◁ 프로덕션 공사비 4,853달러 등 합계 254,377달러는 지급의무 없이 지급된 금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피해자 C의 경우
C의 자회사인 D*** O***은 통상적인 자회사와 달리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금이 없고, 모든 사업자금과 경비를 모회사인 C으로부터 대여금 형식으로 지원받아 그대로 집행하는 구조로서, D*** O***의 손실은 그대로 C의 손실로 귀결되는바. 피고인은 D*** O***의 상무급 고문으로서 D*** O***의 재산을 보호, 관리할 의무를 부담하는 외에. 그와 같이 D*** O***의 재산을 보호, 관리함으로써 모회사인 C의 재산을 보호, 관리할 의무까지 아울러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피고인을 D*** O***의 고문으로 임명한 사람이 남F인 점, D*** O***이 D에 추가공사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피고인은 남F에게 추가공사비 지급을 적극 요구한 점, D 직원 강K에게 지시하여 C E사업그룹과 사이에 날짜를 소급한 허위의 체인지오더 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점, 이중계약서 등 허위 자료를 작출하여 C E사업그룹에 제출하는 등 적극적 수법을 사용한 점, 김V 등이 증빙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체인지오더 공사대금 지급을 거절하자 이G을 통해 남F에게 증빙 없이 공사대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한 점, 해상호텔 개조공사 기간 동안 남F에게 수차례 금품을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남F의 C에 대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이 D*** O***의 재산을 보호, 관리할 의무를 부담하는 외에 모회사인 C의 재산까지 보호, 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고, 그러한 비신분자로서 C에 대한 배임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신분자인 남F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나 그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 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다. D 법인자금 관련 횡령 및 배임 부분
1) 원심판결 별지 무죄부분 범죄일람표(4) 제2항 순번 1, 4 기재 각 법인카드 사용액의 경우
위 각 법인카드 사용액이 D 직원건강검진 비용으로 사용되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아무런 객관적 자료가 없고, 그것이 회사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각 법인카드 사용액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원심판결 별지 무죄부분 범죄일람표(4) 제3항 기재 각 법인카드 사용액의 경우 위 각 법인카드 사용액의 경우, D이 2013. 9. 이후로는 공사 수입이나 진행 중인 사업이 전혀 없었고, 피고인 가족과 친구 외에는 직원도 거의 없었던 점, ‘임직원선물, 고객선물, 사내식당용’ 등의 기재는 객관적 사용처를 기재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 등이 임의로 기재한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것이 회사 업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 각 법인카드 사용액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라. 한남동 주택 관련 배임 부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 및 그로부터 추단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D의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인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D 소유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 소재 주택 및 토지(이하 통틀어 ‘한남동 주택’이라 한다)를 피고인 가족들에게 구입가보다 저가에 매각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그 차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D에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입혔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증거에 대한 판단누락, 자의적인 증거취사 등의 잘못을 저지른 나머지 피고인에 대하여 배임의 고의 및 불법이득의사 등을 부정함으로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마. 강제집행면탈 부분
강제집행면탈죄는 이른바 ‘위태범’으로서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인 위험이 있는 F에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 또는 허위 채무를 부담하면 바로 성립하는 것이고, 반드시 채권자를 해하는 결과가 야기될 것을 요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은닉행위가 기수에 이른 시점인 2015. 7. 22. 이전인 2015. 6. 12. 이L 외 1인이 D을 상대로 소가 2억 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해 둔 이상, 그로써 피고인의 위 이L 외 1인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죄 또한 기수에 이른 것이고, 이후 위 소송에서 청구기각판결이 선고·확정됐다는 사정은 범죄 성립 및 기수 이후의 사후적인 사정에 불과하거나, 은닉행위 시점에는 존재하던 채권이 사후적으로 소멸한 것으로 평가될 뿐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이L 외 1인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라고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강제집행면탈죄의 기수 시점 등에 관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바. 배임증재 부분
1) 2007. 12. 현금 3억 원의 경우
남F의 진술, 피고인의 일부 검찰진술 및 요트매매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2007. 12.경 변M로부터 요트매매 중개 커미션으로 3억 원을 수수한 주체는 남F가 아닌 피고인이고, 그 직후 피고인이 남F에게 당산동 빌딩의 분양, 향후의 공사 수주 등에 관한 명시적 내지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현금 3억 원을 공여한 것은 그와는 전혀 별개의 행위로서, 당시 피고인이 남F에게 위 현금 3억 원을 공여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함에 대하여 남F가 이를 수락하는 의사표시를 하면서 피고인에게 그 보관을 지시함에 의하여 그 무렵 위 현금 3억 원에 관한 배임증재죄가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주요 증거들에 대한 판단누락, 자의적인 증거취사 등의 잘못을 저지른 나머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2013. 9. 및 2014. 1. 각 상품권의 경우
피고인이 검찰조사 당시 이 부분 배임증재 사실을 스스로 먼저 밝힌 후 법인카드 상품권 구입내역을 보면서 남F의 처 최N에게 제공한 상품권 내역을 구체적으로 특정한 점, 최N가 검찰에서 변호인의 참여 하에 조사를 받을 당시 유럽여행 경비 등에 대하여는 부인 진술을 하면서도 2013. 9.경 상품권 500만 원의 수수 사실은 인정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13. 9. 및 2014. 1. 각 상품권 500만 원씩을 최N를 통해 남F에게 공여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의 검찰진술과 D 법인카드 결제내역 등만으로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3.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
가. 피고인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5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5년)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Ⅱ. 직권 판단(공소장 변경)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카페 B 인테리어 공사비용’ 부분의 공소사실7)을 「피고인은 2014. 8.경 위 D 사무실에서, 업무상 보관 중이던 D 소유 자금 2억 원을 피고인의 아들 이H 운영의 카페 인테리어 공사비용으로 이H에게 지급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에서 「피고인은 2014. 7. 16.경 위 D 사무실에서, 업무상 보관 중이던 D 소유 자금 889,900원을 피고인의 아들 이H가 운영하는 카페 B의 인테리어 공사비용으로 공사업체인 청진조명에게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4. 7. 16.경부터 2015. 1. 13.경까지 122회에 걸쳐 D 자금 314,131,690원을 카페 B의 인테리어 공사비용으로 지급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8),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는바, 이 부분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각주7] 공소장(2016고합756) 제3의 나항 기재 ‘피고인 아들의 사업자금 관련’ 부분
[각주8] 다만 공소사실 및 별지 합계액 란의 ‘313,831,690원’은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각 ‘314,131,690원’으로 고쳐 인정한다.
다만,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 중 ‘불법영득의사 및 횡령 범의의 부재’ 주장의 경우, 위 공소장 변경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이 법원의 판단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뒤에서 그 주장의 당부를 살피기로 한다.
Ⅲ.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배임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 피고인은 2006. 3. 30. 피고인 운영의 장유종합건설 주식회사 영업권을 C의 자회사인 C건설에 양도한 후, 2006. 4. 21.부터 2009. 4. 30.까지 C건설의 관리총괄전무 이사로서 위 회사의 공사 및 자금관리 등 업무 전반을 총괄하면서 C 대표이사인 남F 와의 친분을 이용하여 자회사인 C건설의 주요 업무를 남F에게 직접 보고하는 등 사실상 주요 업무를 결정하였고, 이와 별도로 2007. 4. 19. 설립한 D(최초 피고인 지분 51%, C건설 지분 49%이었다가, 2008. 6. 4. 유상증자를 통해 피고인 지분 67.5%, C건설 지분 32.5%로 변경, 2014. 11. 피고인 지분 67.5%, 자사주 32.5%로 변경됨)의 최대 주주이자 고문으로서 경영 및 자금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면서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였다.
그리고 남F는 2006. 3. 7. 3년 임기의 C의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2009. 3. 7. 대표이사로 재선임되어 2012. 3.까지 C 및 C건설 등 종속회사의 경영 및 자금관리 등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다.
○ C이 옥포조선소 직원들의 서울 출장 시 사용할 숙소의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고인은 2007. 5. 11.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1가 ○○○외 2필지(이하 ‘당산동 부지’라 한다)를 D 명의로 130억 원에 매수하였고, 2007. 6. 1. D이 위 당산동 부지에 주상복합빌딩(이하 ‘당산동 빌딩’이라 한다)을 신축하여 총 14개층 중 5~13층은 C과 C건설에 분양하고 나머지 5개층은 일반분양하는 등 공사대금 총액 464 억 원 상당의 당산동 빌딩 신축사업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의 ‘당산동 주상복합 사업제안서’를 C에 제출하여 남F의 승인을 받았다.
그에 따라 D은 2007. 6. 14. C에 당산동 빌딩 중 5층 일부와 8~13층을 분양 대금 188억 9,000만 원 상당에 분양하였고, 2007. 11. 9. C건설에 C건설의 사옥 용도로 당산동 빌딩 중 5층 일부와 6~7층을 분양대금 141억 2,000만 원 상당에 분양하였다.
위와 같이 당산동 빌딩 신축, 분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2007. 11.경 피고인은 C건설 대표이사 김O에게 “D이 강남에 있는 빌딩을 매입하려고 하니 C건설이 당산동 빌딩 입주를 포기하고 새로 매입하는 건물을 임차하여 사옥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로 제안하고, D이 매입할 빌딩의 매입자금 510억 원 상당은 은행대출 400억 원, C건설의 임대차보증금 30억 원, C의 당산동 분양대금 중 기한보다 미리 받을 예정인 39억 원 상당, C건설로부터의 대여금 40억 원 등으로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이후 피고인은 2008. 3. 7. D으로 하여금 위 조달자금을 이용하여 지상 8층, 지하 3층 규모인 A 빌딩을 매수하게 하였다.
피고인은 C건설의 공사 및 자금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총괄전무이사로서 C건설이 타인으로부터 사무실을 임차하는 경우, 주변 시세 등과 비교하여 사무실 임차료가 적정한지, 임대차보증금, 임대기간 등의 조건도 합리적인지 등 제반 사정을 검토함으로써, C건설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C건설의 등기 이사인 피고인이 발행주식 층수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지는 D과 C건설 사이에 체결하는 임대차계약은 이사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므로(이는 상법 제398조에서 규정하는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에 해당하므로 상법상 이사회의 승인을 요하는 사항임) 그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미리 이사회에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D이 우리은행으로부터 A 빌딩 매입자금으로 대출받은 400억 원의 대출이자를 마련하고 D의 운영경비 등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C건설로 하여금 D에 시세보다 훨씬 높은 임차료를 지급하게 하고자, ① 2007. 12. 경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 ◇◇◇◇◇ 빌딩에 있는 C건설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C건설 상무 이S과 과장 정P에게 ‘A 빌딩을 임차하여 C건설을 이전하되, 임대차보증금, 임차료, 임대차기간 등 계약조건은 D에서 제시한 내용을 그대로 따르라.”는 취지로 지시하고, ② 2008. 2.경 위 피고인의 사무실에서 D 부사장 조Q, 전무 성R에게 “A 빌딩의 대출이자, 운영경비 등 D에 필요한 자금에 맞춰 정한 임대차보증금, 임대료로 C건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라.”는 취지로 지시하였으며, ③ 이에 조Q, 성R으로부터 2008. 2.경 임차료를 월 226,252,000원(관리비 포함, 평당 205,232원)으로 정하여, A 빌딩 4층 내지 7층, 지하층 창고를 5년간(2008. 3. 7. ~ 2013. 2. 28.) 임차하는 임대차계약안을 보고받고, C건설에 전달하게 하였으며, ④ C건설 상무 이S, 감사 T로부터 “임차료 산정의 적정성 검토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이의제기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한 채 D에서 제시한 임차료 액수대로 품의서 결재를 올리라고 지시하였고, ⑤ C건설 대표이사 김O에게 “C 남F와 이미 이야기가 다 되었으니 D이 제시한 임차료 액수대로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고 통보한 후, ⑥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를 하기 위해 요구되는 이 사회의 승인도 받지 아니한 채, 2008. 2. 27. 관리총괄전무이사인 피고인과 C건설 대표이사 김O의 결재를 거쳐 C건설과 D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게 하였다(C건설은 2008. 4. 1. D과 A 빌딩 8층 317.21평을 월 임차료 61,000,000원(평당 192,302원), 임대차기간 2008. 4. 1.부터 2013. 2. 28.로 정하여 추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음).
한편, D은 C건설에 임차한 시기와 비슷한 무렵인 2008. 3.경 A 빌딩 3층 일부 (294.71평)를 그에게 임대료 월 24,361,907원(관리비 포함, 평당 82,664원)으로 정하여 임대하였는데, C건설이 지급한 임차료(평당 205,232원)는 J가 지급한 임차료에 비하여 2.48배 가량 높은 금액이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임대차계약에 따라 C건설은 2008. 3.경부터 2013. 2.경까지 D에게 적정 임차료(관리비 포함, 평당 82,664원)보다 2배 이상 높은 163억 원 상당의 임차료를 지급하여, 결국 D에 97억 5,000만 원 상당을 과다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C건설의 공사 및 자금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관리 총괄전무로서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D에게 97억 5,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C건설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9)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우선 피고인의 사무처리자 지위 유무에 관하여 그 판시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당시 C건설에 대한 관계에서 관리총괄전무로서 계약 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한 신임관계에 따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전제한 다음,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D으로 하여금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 가격의 서울 강남 소재 A 빌딩을 매입하는 기회를 얻게 하고 그로 인한 금융비용 등을 C건설에 전가하기 위하여 C건설의 관리총괄전무로서 그 재산을 보호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C건설로 하여금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하고 과도하게 비싼 임차료를 지급하게 함으로써 C건설에 액수 불상의 손해를 가하였음이 인정되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범의 또한 충분히 인정된다고 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각주9] 원심판결 33쪽 ~48쪽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범주에 속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 또한, 이른바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 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 경영에 내재된 속성을 고려하여,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재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하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도736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C건설이 새로운 사옥을 마련함에 있어 관리총괄전무이사이자 C 및 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최대주주(지분을 9.7%)의 지위에 있던 피고인의 제안 및 주도 아래 ‘D이 건물을 매입하고 C건설이 임차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된 사실, 또한 C건설이 D과 사이에 임차료 액수, 임대차기간, 특화요소 등 구체적인 임대차 조건들을 결정하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과정에 있어서도 피고인이 이를 주도한 사실, 당시 피고인은 D의 은행대출 400억 원에 대한 이자, 빌딩 소유에 따라 증대될 운영경비 등에 맞춰 C건설의 임차료 액수가 산정되도록 하였고, 그 결과 C건설의 평당 임차료 액수(평당 205,232원, 관리비 포함)가 A 빌딩 3층 일부의 임차인인 J의 평당 임차료 액수(평당 82,664원, 관리비 포함)에 비해 2.48배 가량 고액이었던 사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4. 6.~10. C건설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였고, C건설이 2009. 1.에서 2013. 2.까지 D에 지급한 임차료가 A 빌딩 3층 임차료 등 시세에 비추어 과다 지급된 것으로 확인하여 C건설에 법인세 14억 3,900만 원을 부과하였는데, C건설이 이를 인정하면서 위 법인세를 전액 납부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
(2) 그러나 다른 한편,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인정사실들 및 원심 설시의 사정들이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이 부분 행위가 C건설 관리총괄전무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 이는 피고인을 비롯한 C건설 임원들의 의사결정에 기초한 것으로서, 그 의사결정이 최상의 선택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선택 가능한 여러 적정한 방안들 중 하나에는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범주에서도 벗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① C건설은 2005. 11.경 C의 자회사로 설립된 이후 사세가 급격히 확장되면서 그 사무실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소재 C 본사 사옥과 서대문구 충정로 소재 건물로 분산되어 업무효율성 저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직전인 2007. 12.경에 이르러서는 그로써도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사무실 공간 부족 문제가 심화된 나머지 조만간 새로운 사옥을 마련하여 이전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당시 C건설의 대표이사이던 김O은 원심 법정에서 ‘사무실이 서대문에 있는 ◇◇◇빌딩 일부하고 C 본사에 분산이 되어 있어서 여러 가지 업무적인 불편한, 결재 과정이 번잡해서 사무실을 통합하기 위해서 다른 데 임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진술한 바 있고, 상무이던 이S 또한 원심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원심에서도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듯이, 당시 C건설은 2009년 상반기 기업 공개(IPO)를 통한 자본조달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직접 건물을 매입하는 경우 매입자금을 차입할 필요가 있었고, 그러면 부채비율이 상승하여 기업공개 신청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을 우려가 있는 데다 공공입찰 참여나 PF 대출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건물을 직접 매입함으로써 사옥을 마련하는 방안’은 고려하기 힘든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설령 그러한 불이익을 무릅쓰고 직접 매입한다손 치더라도 고액의 대출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O 또한 원심 법정에서 “만일 C건설이 직접 건물을 매입할 경우 부채비율의 상승, 가치의 하락 등의 위험부담 이외에도 계약한 월 임차료 이상의 금융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③ C건설이 제3자로부터 건물을 임차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겠으나, 당시 서울 소재 오피스 빌딩, 특히 사옥 이전 희망지인 강남권 오피스 빌딩의 공실율이 1% 미만이었던 데 반해(증 제1호증의 1, 2), C건설이 필요로 하는 임대차는 수백 명의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 임대차임을 고려할 때, 위 방안 또한 현실적 제약이 컸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 C건설 또한 일정 기간 제3자로부터의 임차를 모색해 보다가 위와 같은 사정들 때문에 이를 단념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이S은 원심 법정에서 “자회사 명의로 매입하고 자회사로부터 임차한다는 계획은 초기에 들은 것이 아니라 나중에, 물색하러 다니는 도중에 들었다.”, “그때 경기가 최고조였다. 저희가 쓰는 충정로의 사무실도 20평씩 나는 것이 조금 있었고 큰 것은 안 났다. 제가 직접 (200명 이상이 한꺼번에 들어갈) 그런 사무실을 구하러 돌아다니지는 않았는데, 직원들이 구하기 어렵다고 고민하는 것은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김O 또한 원심 법정에서 “제 기억에는 실무적으로 실무자들이 강남에 뭐 여러 군데 임대를 위해서 공간을 많이 보러 다니고 이런 과정에서 좀 지난 다음에 이A 전무가 저한테 제안하기를 적당한 건물이 있으니까 D이, 자회사가 이걸 사고 건설이 임대해서 들어오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고, 건물을 책임지고 사고 우리가 임대해서 들어가면 편한 면도 있을 것 같고 같은 조건에 들어가면 전혀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임차를 하는 목적으로 처음에 알아봤고, 이A 전무의 그런 제안이 있어서 살 건물에 대해 매물이 있으니까 그걸 보러 다니는 과정이 있었다.”, “해양건설이 직접 사지 않고 D이 건물을 사서 해양건설이 사옥으로 임차하는 방안으로 결국은 의견이 모아졌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④ 피고인은 C건설의 임원인 관리총괄전무이사로서 C건설이 처한 사무실 통합 및 사옥 마련 등의 당면과제에 관하여 적정한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지위에 있는 것이고, 피고인이 2007. 12. 말경 김O에게 ‘D 매입 및 C건설 임차’ 방안을 제안한 것 역시 그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한편, 그 이후 빌딩 매입 과정에서 C건설 직원들과 D 직원들이 함께 건물을 물색하러 다녔고, 김O은 물론 C 대표이사 남F도 관련 보고를 받고, 현장에 직접 나가 매입대상 건물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⑤ D은 2007. 4. 19. 자본금 5억 원에 C의 손자회사이자 C건설의 자회사로 설립된 신생회사로서, 2007년도 매출액 또한 21억 7,800만 원(그 해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억 6,700만 원임)에 불과하여, 자력으로는 월 3억 원에 가까운 대출이자(이자율 연 8.2%) 및 빌딩 소유에 따른 운영경비 증가액 등을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았는바, 사전에 C건설과 사이에 그에 상옹하는 고액의 임차료를 책정키로 하는 등의 확정적 의사합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 빌딩을 매입할 이유도 능력도 없어 보인다(대출이자 등을 감당할 만한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되지 않는 한 D에게 400억 원이라는 거액의 대출이 이뤄질리도 없을 터이다. 한편, D은 당장 2008. 4.경부터 대출이자를 납입해야 했는데, 당시를 기준으로 C건설로부터 4~8층 및 지하 1~3층의 임차료를, J로부터 3층 일부의 임차료를 지급받는 외에 별다른 자금 조달원이 없었고, 이 후 2008. 10.경 지하 1층 부분이 해지되었다가, 2009. 2.경에야 1~2층 및 지하1층이 하나로의료재단에 임대되었다). 나아가 그와 같은 사정에 대한 인식은 피고인 외의 나머지 임원진들에게도 개괄적으로나마 공유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O 또한 원심 법정에서 “(D이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 건물을 매입한다는 것이 C건설의 실질적인 지원 없이 가능했겠는지에 관해) 저는 그런 면을 우려했기 때문에 건물 소유주와 우리 임차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분명히 하자는 쪽으로 원칙을 지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⑥ A 빌딩 매수대금 510억 원 중 은행대출금 400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110억 원은, C이 지급기일에 앞서 미리 지급한 당산동 빌딩 분양대금 39억 원, C건설이 계약 당일 지급한 임대차보증금 30억 원 및 아무런 채권보존조치 없이 대여해 준 40억 원 등으로 조달되었는바, 이에 비추어 보더라도, 당시 C건설의 임원진은 물론, C의 임원진들까지도 D이 A빌딩을 매입함으로 인하여 처하게 될 재정적 상황, 진의 대출이자 등 비용을 충당하는 차원에서 이 사건 임차료를 책정하는 것의 불가피성에 대한 인식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또한 검찰에서 “2008년 초순 경 남F에게 당산동 빌딩의 C건설 분양물량을 양수해 달라고 부탁할 때인지 그 무렵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남F가 A빌딩의 대출이자는 어떻게 하려고 하냐고 물어봐서, 제가 C건설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서 이자를 지급하면 된다고 하였다. 그랬더니 남F는 임대료로 충당이 되느냐고 물어봤고, 제가 충당이 된다고 말하였다. 그랬더니 남F는 알겠다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⑦ C건설 상무 이S은 2008. 3. 6. 이사회 당시 임원들에게 ‘서울의 공실율이 낮아 건물을 임차하는 것이 힘들었고, 사옥을 매입하는 것을 추진하였다. 직접 건물을 매입하는 경우 부채비율이 상승하여 공공공사 수주에 지장이 있는 등의 문제가 있어 해양건설이 D으로 하여금 A 빌딩을 매입하도록 하였다’라는 취지로 설명하였고, 당시 사외이사 김U도 ‘취지는 충분히 이해 가는데 … 우리가 이제 우리 C건설이 직접 임차를 하기가 어려워서 이제 살려고 그랬는데, 그 뭐 부채비율 문제가 되니까 이제 이A을 통해서 거기서 사고 우리는 렌트료를 거기다 지불을 하고, 이런 거가 뭐 문제가 되는 게 없을까? 나중에?’라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2010년도 및 2011년도 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 당시 산업은행이 C을 통하여 C건설로부터 받아 국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에도 ‘C건설이 D으로 하여금 A 빌딩을 매입케 하고 이를 임차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증 제4호증의 1, 2).
⑧ 한편, C건설은 2009. 4.경 피고인이 C건설 관리총괄전무이사 직에서 물러난 이후로도 이에 대하여 임차료 정상화 등의 요구를 함이 없이 애초 약정된 임차료를 계속 지급하였고, 이는 2010년도 및 2011년도 국정감사에서 D에 대한 특혜지원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2013. 3.경 임대차계약 갱신 당시 임차료가 대폭 감액된 바 있으나, 당시는 이자율이 애초 이자율의 절반 수준(연 4.43%)으로 하락한 시기인 데다, D으로서는 임대차 갱신 불발 시 받게 될 대출이자 압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이사회 승인이 있었는지 여부
가) 원심에서도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듯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에 앞서 C건설 이사회가 개최된 바 없고, 그 이후 2008. 3. 6. 개최된 이사회의 공식적인 안건 또한 ‘지점 설치 승인의 건’이기는 하다.
나)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체결에 있어 C건설의 이사회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였는지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직후로서 그 임대차기간 개시 전인 2008. 3. 6.자 이사회를 통해 그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현행 상법 제398조10)제4호에 따르면, C건설의 등기이사인 피고인이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지는 D과 C건설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위 법조 소정의 ‘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에 해당함은 명백해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그 체결 무렵에 시행되던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8조11)전문 소정의 ‘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에도 해당하는지는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설령 실질적 해석에 의해 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하여 배임의 범의까지 인정하기에는 장애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각주10] 제398조(이사 등과 회사 간의 거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하기 위하여는 미리 이사회여서 해당 거래에 관한 중요사실을 밝히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이사 3불의 2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하고, 그 거래의 내용과 절차는 공정하여야 한다.
1. 이사 또는 제542조의8 제2항 제6호에 따른 주요주주
2. 제1호의 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3. 제1호의 자의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4.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자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 및 그 자회사
5.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자가 제4호의 회사와 합하여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진 회사
[각주11] 제398조(이사와 회사 간의 거래)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때에 한하여 자기 또는 제삼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민법 제124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② 나아가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때에 한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구 상법 제398조 전문이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익상반거래에 대하여 이사회의 사전 승인만을 규정하고 사후 승인을 배제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바(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829 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428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대차계약과 관련하여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감사 T의 2008. 2. 29.자 사내메일의 발송 이후 2008. 3. 6. C건설의 이사회가 개최된 이상, 그것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 개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적법한 승인이 없었다고 볼 것도 아니다.
③ 한편, C건설의 2008. 3. 6.자 이사회 당시 공식 안건이 ‘지점 설치 승인의 건’이기는 하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 역시 그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안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앞서 본 이S, 김U의 발언을 포함하여, 참석자 전원에 의해 위 공식 안건보다 훨씬 더 많은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보이고, 더욱이 앞서 보았듯이 C건설 임원진들 모두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관하여 어느 정도 인식을 공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계약내용 중 중도해지 시의 페널티 항목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의 없이 그 논의가 마쳐진 이상, 그로써 적법한 이사회 승인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김O 역시 원심 법정에서 “이사회 회의 당시 A빌딩의 임차조건에 대한 T 감사의 이의내용은 있었지만, A빌딩의 매입이나 해양건설이 이를 사옥으로 임차한다는 기본적인 틀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S도 원심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소결론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 대하여 C건설 관리총괄전무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의 위배 및 배임의 범의 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가 있다(D의 이득 및 C건설의 손해 발생 여부에 관하여는, 원심이 설시하는 바와 같이 C건설의 임대료 액수가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비쌀 뿐, 전체적으로 보아서는 적정 임차료를 산정·비교할 수는 없는데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행위가 합리적 경영 판단 범주 내의 행위로서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배임의 범의가 조각된다고 보는 이상,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배임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 피고인은 2007. 4. 19. 설립한 D의 최대주주이자 고문으로서 경영 및 자금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면서 위 회사를 실질적으로 경영하였고, 2010. 5.경부터 2013. 4.경까지 D*** O***의 고문으로서 E 현지의 공사 관리 등 업무 전반을 총괄하면서, C 대표이사인 남F와의 친분을 이용하여 종속기업인 D*** O***의 주요 업무를 남F에게 직접 또는 D*** O***의 법인장 겸 C 업무팀장 전무 이G을 통해 보고하는 등 주요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였다.
그리고 남F는 2006. 3. 7. 3년 임기의 C의 대표이사로 선임되고, 2009. 3. 7. 대표이사로 재선임되어 2012. 3.까지 C 및 C건설, D*** O*** 등 종속회사의 경영 및 자금관리 등 업무를 총괄한 사람이다.
○ C은 2005. 9.경 E 정부와 E 두큼(Duqm) 지역 수리조선소(ODC)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고, 2008. 6. 5. C의 E 현지 종속기업인 D*** O***(E법상 외국인은 단독으로 법인을 설립할 수 없기 때문에 D*** O***의 지분 구성은 C이 70%. E 국적의 힌드바완의 각종 E사업 관련 자문 역할 담당)이라는 사람이 30%를 보유)을 설립하여 E 부동산 개발 및 기타 부대사업을 영위하게 하였다.
C 대표이사 남F는 2010. 4.경 E 정부에게 수리조선소 인근에 해상호텔을 건립하는 사업을 제안하여 위 사업을 D*** O***과 Omran(E관광청), OIF(E투자청)가 합작으로 투자하기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였는데, 위 투자협상이 성사되기도 전인 2010. 5. 1. 피고인을 D*** O***의 고문으로 임명하여 위 해상호텔 사업의 실무를 총괄하게 해주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0. 5.경 D이 해상호텔 개조공사(이하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라 한다)의 시공사로 선정되기 전임에도 대상선박으로 모나리자호를 선정하여 검선하고 개조공사 준비에 착수하는 등 D*** O***의 해상호텔 개조공사를 주도하였다.
그리고 남F는 2010. 9. 27. 개최된 C의 이사회에서 C이 D*** O***에 대여할 E 해상호텔 건립 사업비를 총 3,000만 달러로 하되 1차로 1,250만 달러를 대여하는 것에 대한 승인을 받은 후 C이 2010. 10. 8. 1,250만 달러를 D*** O***에 송금하게 하였고, 2011. 6. 21. 개최된 이사회에서 나머지 1,750만 달러를 대여하는 것에 대한 승인을 받은 후 C이 2011. 7. 12.부터 2011. 9. 29.까지 1,750만 달러를 D*** O***에 송금하게 하여 해상호텔 사업자금 3,000만 달러를 모두 대여하였다.
D*** O***은 2011. 4. 1.자로 D과 사이에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에 관하여, D에 최대 825만 달러(공사실비 750만 달러, 순이익 최대 75만 달러)를 지급하고 해상호텔 공사를 진행하여 완공하기로 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위 계약에 따른 D의 요청에 의해 2011. 9. 20.까지 위와 같이 C으로부터 대여받은 3,000만 달러에서 825만 달러 상당의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위 계약에 의해 더 이상 추가로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와 같이 D*** O***이 D에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하여 더 이상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D에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도록 하기 위해, 2011. 9.~10.경 C 본사 E사업그룹을 총괄하는 업무팀 전무이자 D*** O***의 법인장인 이G에게 “예정된 금액보다 공사대금이 더 많이 들었으니 D*** O***이 D에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남F는 2011. 10.경 C 본사에 있는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이G으로부터 ‘D이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런데 D*** O***이 D에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D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공사대금이 더 들어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았으므로, D*** O***이 D에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남F는 C의 대표이사로서 위 2011. 4. 1.자 계약의 성격, 추가공사의 발주 또는 추가공사대금 지급에 대한 사전 협의 유무, 추가공사에 대한 증빙을 제대로 구비하였는지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추가공사대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C이 D*** O***에 추가로 자금을 대여해야 하는 이유, 추가 자금의 사용처, 해상 호텔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이사회에 정확히 보고한 후 추가 자금 대여에 대한 승인을 받는 등 C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고, 나아가 종속회사인 D*** O*** 업무에 대한 실질적인 최종 의사결정권자로서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거쳐 추가공사대금 지급여부를 결정함으로써 D*** O***의 이익을 추구하고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그리고 피고인은 D*** O***의 상무급 고문 직책을 가지고 E 현지에서 D*** O***의 해상호텔 사업 및 개조공사에 대한 실무를 총괄하는 자로서 D*** O***의 이익을 추구하고 그 재산을 보호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남F는 각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은 D 직원들에게 지시하여 **테크 등 하도급업체를 통해 10억 원 상당의 허위 주문서, 노무 용역계약서 등 가공 공사비 지출 자료를 만들게 한 후 D*** O***에 추가공사대금 지급을 요청하였고, 남F는 2011. 10.경 이G으로부터 “공사를 추가로 발주하지도 않았는데 피고인이 추가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G에게 “피고인이 요구하는 대로 공사대금을 지급해 줘라.”고 지시하고, 위 추가공사비 지급을 위하여 C에서 D*** O***에 추가로 자금을 대여하는 안건에 대한 이사회 승인을 받으라고 지시하였다.
그 후 남F는 2011. 11.경 이G으로부터 D에 공사대금을 추가로 지급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사실은D에 추가공사를 발주한 사실이 없음에도 마치 2011. 6. 8.과 7. 15. 및 9. 4.에 추가공사를 각 D에 발주했던 것처럼 계약일자를 소급하고 공사내역을 허위로 첨부한 3개의 허위 체인지오더 계약서를 만들어 이를 근거로 D에 공사대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하여 보고받은 뒤 이를 승인하였다. 그러자 이G은 위 승인에 따라 D에 1,681,588달러의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2011. 6. 8.자 1차 체인지오더 계약서, 이에 173,426달러의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2011. 7. 15.자 2차 체인지오더 계약서, D에 1,312,325달러의 공사대금을 지급하는 2011. 9. 4.자 3차 체인지오더 계약서를 각각 작성하였다.
또한 남F는 이G으로부터, E 해상호텔 공사가 처음부터 주류 판매가 가능한 4성급 호텔로 진행되었음에도 마치 4성급 호텔등급 확보를 위한 추가공사비 지급이 필요하고 O****과 O**에서 두큼 지역에 별도로 호텔을 신축 중이어서 해상호텔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숙박수요 증가가 예상되어 76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추가로 대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이사회 준비자료를 보고 받은 후 그 자료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이G에게 그대로 이사회 안건으로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
그 후 남F는 2011. 11. 28. 개최된 C 이사회에서 의장 자격으로 이사회롤 진행 하면서 ‘D*** O*** 해상호텔 사업자금 760만 달러 추가 대여 승인’ 안건 관련 자료에 위와 같이 호텔등급, 예상 숙박수요 등에 대한 허위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위 안건에 대한 승인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2011. 12.경 위와 같이 D*** O***과 D 사이에 날짜를 소급하여 작성한 3개의 허위 체인지오더 계약서를 근거로 추가공사대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C 본사 E사업그룹 차장 김V 등으로부터 공사대금에 대한 청구서 외에 지출 증빙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당하자, D 상무 강K 등에게 실제 해상호텔 공사에 사용한 것인지 따지지 말고 D의 영수증 등을 모아서 허위 증빙자료를 만들게 하는 한편, 이G에게 “조속히 공사대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하였다.
남F는 2011. 12.경 이G으로부터 피고인이 지출 증빙자료 없이 체인지오더 공사 대금 지급을 청구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자 이G에게 “피고인의 요구대로 그냥 공사비를 지급해 줘라.”고 지시하였고, 그 지시를 받은 이G은 다시 김V에게 “피고인의 요구대로 체인지오더 공사대금을 지급해 주라.”고 지시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요구 및 남F의 결정에 따라, C은 D*** O***에 2011. 11. 30. 2,600,000달러, 2012. 2. 6. 5,000,000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대여하고, D*** O***은 위 추가 대여금을 받아 2012. 1. 3. 1차. 2차 체인지오더 공사대금 명목으로 1,855,014달러를, 2012. 5. 2. 3차 체인지오더 공사대금 명목으로 1,312,325달러를 각 지급하는 등 D에게 합계 3,167,339달러를 지급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남F와 공모하여, D에게 3,167,339달러(한화 약 36억 1,3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C 및 C의 해외 종속기업인 피해자 D*** O***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D*** O***의 사무처리자 지위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12)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인이 D*** O***의 고문으로 선임된 경위와 고문의 지위’,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와 관련된 C E사업그룹과 D*** O***의 의사결정 구조와 피고인의 역할’ 등에 관한 그 판시의 각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와 관련하여 D*** O***의 상무급 고문으로서 실무를 사실상 총괄하면서 C 본사 E사업그룹의 이G 및 남F를 통하여 D*** O***의 의사결정에 사실상 관여하였음이 인정되고,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비록 D*** O***의 거래상 대방인 D의 실질적 운영자이기는 하지만 D*** O***과의 관계에서 계약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D*** O***의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에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업무상배임죄의 주체로서 ‘D*** O***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각주12] 원심판결 48쪽 ~ 54쪽
2)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 법리
배임죄의 주채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란 타인과의 대내관계에서 신의 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그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말하고, 반드시 제3자에 대학 대외관계에서 국 사무에 관한 권한이 존재할 필요가 없으며, 업무상 배임죄에 있어서 업무의 근거는 법령, 계약, 관습의 어느 것에 의하든 상관없고, 사실상의 것도 포함된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2도75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와 같은 법리와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의 사정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D*** O***은 2010. 4.경 출범한 E ▲▲▲ 사업과 관련하여 그 사업조직도 상 E 현지의 유일한 책임주체임과 동시에 시공사 D과 사이에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계약을 체결한 직접당사자였고, 피고인은 그러한 D*** O***의 유일한 상무급 임원임과 동시에(▲▲▲ 사업이라는 새로운 E 사업이 막 시작되는 마당에 현지에 체류 중이던 D*** O*** 법인장 이W을 굳이 타 부서로 전근시킨 후 서울 본사에 근무 중이던 이G을 그 법인장으로 겸임 발령하는 한편, 피고인을 고문이라는 직함 아래 E 현지에 체류할 유일한 임원으로 파견한 결과가 되었다)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계약을 둘러싼 시공사 D과의 공식적 관계에서도 주로 D*** O*** 고문의 입장을 견지하였는바, 결국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즉 추가공사의 시공, 확인·점검, 대금지급 등은 물론, 이를 포함한 개조공사 전반에 걸쳐, 계약 또는 적어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D*** O***의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추가공사의 실재 및 추가공사대금 지급·정산 합의의 존재(임무위배행위 및 배임 범의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13)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진행 전 상황',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 공사 진행 당시 상황', ‘체인지오더 계약 체결 및 대금 청구’ 및 ‘해상호텔 영업종료 및 D*** O*** 청산, C의 E 사업 등 감사’ 등에 관하여 그 판시의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판시의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에 관하여 D이 계약에서 정해진 공사대금을 전부 지급받았음에도, 체인지오더 공사대금 명목으로 공사대금을 더 지급받게 할 목적으로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의 증빙자료 또는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증빙자료를 제출하면서 추가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하여, C E 사업그룹과 D*** O***으로 하여금 추가공사대금의 진위 내지 적정성에 대한 검토 없이 공사대금을 추가로 지급하게 한 것으므로, 이는 피해자 D*** O***에 대한 배임 행위에 해당하며, 그에 관한 배임의 범의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다만, D의 이득액을 디스플레이, ◁◁◁ 프로덕션 공사비 합계 254,377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912,962달러로 한정하였다).
[각주13] 원심판결 54쪽 ~ 68쪽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일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추가공사의 실재 여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진행 과정에서 D과 D*** O*** 또는 C 본사 E사업그룹 사이에, 원래의 본공사 과업범위 내에 있거나 이를 넘어서는 다수의 변경공사 내지 추가공사 관련 협의·요청 또는 발주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해 공기가 늘어남과 동시에 본공사 비용이 증가하거나 추가공사비용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①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는 과업범위와 공사대금이 최종 확정되지 아니한 채로 2010. 10.경부터 시작되었는데, E 정부 측 투자예정자인 O****, OIF가 2010. 11. 19.자 기본계약서 상의 1,000만 달러 액수를 문제 삼게 되면서, 2011. 3. 9.경 D, D*** O***, O****, OIF 네 당사자 간에 공사대금 총액을 825만 달러로 하되 ‘2011. 2. 예산내역서‘를 기초로 하기로 하는 구두합의가 성립하였고, 이후 2011. 9. 8. 경에 이르러 D과 D*** O*** 사이에 같은 예산내역서를 기초로 한 동일 금액의 수정계약서가 작성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이G은 남F 형사사건(2016고합697)의 증인으로 ‘O****은 2011. 6. 경, OIF는 2012. 1. 경에야 ▲▲▲ 호텔 개조공사 사업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수정계약이 OIF를 설득하기 위해서 체결된 측면도 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② 그런데 위 ‘2011. 2. 예산내역서’ 시점 이후 수정계약이 체결된 2011. 9. 8. 경까지는 물론 공사가 최종 마무리된 2011. 11.경에 이르기까지 공사현장에서는 공기 연장, 공사비 증가 등을 동반하는 여러 크고 작은 설계변경 요인이 발생하였고, 그에 따라 시공사 D의 설계변경 요구 내지 공사대금 증액 요구가 지속되었으며, D*** O*** 또는 C 본사 E사업그룹 또한 그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는 가운데 D과 사 이에, 또는 내부적으로 여러 협의, 논의를 하거나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다.
③ 구체적으로, D은 D*** O*** 측으로부터 2011. 2. 24.자 회의, 2011. 3. 29.자 이메일, 2011. 8. 21.자 회의 등을 통해 공사변경 요청을 받았는가 하면, 2011. 4. 29. 및 2011. 4. 30. D*** O*** 측과의 회의 당시 ‘공사범위, 내역 구분 없이 전체적인 공사진행 완료 후 추후 정산한다.’는 취지의 논의를 한 데 이어, 2011. 5. 3.경 합계 311만 달러가 증액된 1, 2차 설계변경서를 작성한 후 2011. 5. 4. D*** O*** 이X 등에게 ‘2011. 2. 예산내역서’를 첨부한 채 ‘요청하신 주주협약 시 첨부될 750만 달러 예산 및 도면을 보내드립니다. 첨부파일은 1차, 2차 설계변경 및 추가공사 범위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송하였는데, 그와 관련하여 이G은 원심 법정에서 당시 설계변경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고, 이X 또한 그 설계변경서에 의한 증액 요청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함과 아울러, “그 요청을 받고 지급하겠다는 합의도 어느 정도 있었는데, 그게 땅땅 도장 찍었다고는 ...”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④ 그 후로도 D 강K은 2011. 6. 12. E사업그룹 김V에게 합계 260만 달러 증액 내용이 담긴 ‘원공사의 범위 및 예산과 추가공사의 범위 및 예산’ 자료를 첨부하여 이메일 송부한 후 2011. 6. 15. D 본사에서 김V 등과 공사범위 증가 및 추가공사에 대한 협의를 하였고, 한편, E사업그룹 부서장이던 정Y 역시 2011. 7. 13. E 현지에서 피고인, D*** O*** 이X, D 대표이사 유Z 등과 ‘공사일정 및 현장진행 관련 미결정 사항의 건’에 대한 회의를 한 후 이G에게 ‘시공비 관련 단지 잠깐 협의한 바로는 850만 불에서 약 1,000만 불로 증가가 예상되어 E 측과 많은 논란이 예상됨으로, 관련 서류 준비를 철저히 시키고, D 측에는 누차 설명한 바와 같이 총 예산범위 내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재차 부탁하였습니다. 시공비 건은 나중에 다시 협의하여 좋은 방법은 찾아야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송부하기도 하였다. 또한 E사업그룹 김V은 2011. 7. 22. D 강K과의 시공계약 관련 회의 주요사항을 부서장 정Y, D*** O*** 이X, 이AB 등에게 이메일로 송부하였는데, 이에는 ‘계약 체결 방향을 아래와 같이 진행하는 것을 협의하였다. 1. 업무범위를 인테리어 시공과 추가 업무로 구분하여 계약을 각각(필요시 3개 이상) 체결 2. 인테리어 시공의 예산은 예전 OIF와 협의되었던 750만 달러로 한정 4. 인테리어 시공계약과 추가 업무계약은 8월 첫째 주까지 계약서를 작성하여 체결 5. 추가 업무범위는 현재까지 D에서 작성하여 승인을 요청한 문서를 기준으로 함(이외에 향후 발생되는 추가 업무는 위의 계약 외 별도로 다시 협상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나아가 정Y은 2011. 8. 22. E 현지에서 이G에게 ‘2011. 7. 말 현재 투입금액과 잔여 예상금액을 추정하여 수정예산을 산출하였는데, 개조공사비만 445만 달러 증가가 예상된다’는 내용과 추가 펀딩 및 지급 방안이 담긴 ‘개조공사 집행금액 내역’을 이메일 송부하였다.
⑤ 그럼에도 2011. 9. 8.경 수정계약 체결 당시 위와 같은 제반 협의, 논의 등 이 계약서면에 반영되지 못한 채 여전히 ‘2011. 2. 예산내역서’만이 그에 첨부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이G은 당심 법정에서 ‘수정계약 당시에 그 당시까지 발생했던 추가공사비까지 포함하여 한꺼번에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E 파트너들과의 합의사항이 750만 불이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한편, E사업그룹 김V이 D*** O*** 이AB에게 송부한 2011. 9. 8.자 ‘withholding tax 관련’ 이메일에도 ‘본계약(825만 달러) 외에 추가계약을 할 때, 이전에 발생했던 금액들을 모두 묶어서 tax를 처리하는 것으로 진행하죠’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⑥ 수정계약 체결 이후로도 E사업그룹 김V은 2011. 9. 30. D으로부터 송부받은 ‘추가공사 및 별도공사 합계 440만 달러가 소요된다’는 취지의 ‘진행보고 및 진행내역서’를 E사업그룹 신임 부서장 이AC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
⑦ 그 외에도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기간 내내 D과 D*** O***, E사업 그룹 담당자들 사이에 선체 노후화, 열악한 현장 환경, 사양변경, 내지 설계변경, 인부들의 태업 등과 그에 따른 공기 연장 및 공사비 증가를 둘러싼 구두 또는 서면에 의한 협의, 논의들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D*** O***의 이X는 당심 법정에서 “D과 D*** O***, E사업그룹과 사이에 해상호텔 관련 추가공사와 관련하여 추가공사의 범위 및 추가공사비에 대한 근거자료들을 공유하고, 추가공사비 지급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한 것은 사실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E사업그룹 부서장 이AC 역시 원심 법정에서 “(D에서 추가공사대금 지급을 요구한 이유는) 제가 듣기로는 공사비 초과였다. 일부 비용은 실비정산 때문에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비용이 늘어난 부분도 있고, 이 계약서대로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들이 있긴 있었다.”, “윗선에서 와서 바꾸라고 하면 다 뜯어고치고 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추가공사대금 지급·정산 합의의 존재 여부
아래와 같은 법리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수정계약 체결 이후로서 1. 2, 3차 체인지오더 계약서가 작성된 2011. 11.~12. 무렵이나 C의 이사회가 개최된 2011. 11. 25. 무렵에는 D과 D*** O*** 또는 C 본사 E사업그룹 사이에, D의 추가공사를 승인하고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키로 하는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판단되고, 그 이후 쌍방 간 협의를 거쳐 추가공사대금 관련 최종 정산까지 완료된 것으로 판단된다.
①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에 관한 계약은 도급계약으로서 낙성·불요식의 계약에 해당하고,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들 간의 의사합치에 따라 얼마든지 그 내용이나 형식을 바꾸거나 새로이 정할 수 있다. 따라서 2011. 9. 8.자 수정계약 역시 당사자인 D과 D*** O*** 사이에 그 총액한도를 넘기거나 추가공사를 인정키로 하는 등의 의사합치가 있다면 얼마든지 변경 가능한 것이고, 그 의사합치는 문서에 의한 것이든 구두에 의한 것이든,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가리지 않는다. 나아가 추가공사를 어느 범위, 어떤 액수에 한해 인정할 것인지도 순전히 당사자들의 임의 의사에 의할 것이다.
② 이G은 검찰에서 “(수정계약 체결 당시) 공사비용을 사장님 승인 없이 임의로 지급할 수는 없으니까 공사 끝날 때 한번 보자고 하여 공사비를 더 줄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두었다. 그랬더니 피고인이 수긍하고 수정계약을 체결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는 “선박 수리업이나 신조선 수AJ업 등에서는 전반적으로 공사 중간에 추가공사나 예기치 않은 변경공사가 있어서 항상 배가 완공된 다음에 체인지오더 형태로 커버해 주곤 했었다. 그런 차원에서 공사비 증액에 대해서 새로, 캡이 825만 불로 씌워졌기 때문에 새로운 기안은 할 수 없고, 체인지오더 형태로 해서 하자는 보고를 받고 남 사장에게 보고를 드리고 추가되는 공사비에 대해서 이사회에 상정하게 되었다”, “(D*** O*** 실무자들로부터 추가공사비가 발생한다는 보고를 받고) 일단 공사를 진행하고 추후에 한꺼번에 정산하는 것이 어찌 보면 조선업계의 관례였기 때문에 일단 계약은 계약이고 추가공사는 나중에 정산하는 관례여서 그런 식으로 하자고 실무에서 이야기가 돼서, 그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yes' 했다. 사장님께 보고도 하고요.”, “여러 가지 환경으로 공사대금이 증액된다는 것을 우리 직원들한테도 보고받았고, 정 상무한테도 그런 보고를 받았기 때문에 D이 그런 열악한 지역에서 공사를 하면서 늘어난 금액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커버해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 하에서 남 사장에게 보고를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또한 이G은 당심 법정에서 “C 본사 내부적으로 D의 추가공사비 지출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체인지오더를 통해 추가공사비를 보전해 주어야 한다고 인식을 하고, 최종적으로 이사회를 통해 추가공사비 지급을 승인하게 된 것이다.”라고 진술하고 있는바, 그처럼 D의 지속적인 추가공사대금 지급 요구에 대해 계약상대방인 D*** O***의 법인장 이G이 이를 수락하고, C 이사회의 자금대여 승인까지 거침으로써 추가공사대금 지급에 관한 의사합치는 완결된 것이라 할 것이고, 그 청구 및 지급 방식으로서 날짜를 소급한 체인지오더 계약의 형태를 취하기로 한 것 역시 당사자 간 합의의 결과물일 뿐이다.
④ D과 D*** O***은 남F가 C 대표이사에서 퇴임하고 3차 체인지오더 대금까지 지급된 이후로도 체인지오더 공사대금 관련 D의 이익금에 관하여 정산 협의를 지속하였고, 2013. 1. 28. E 현지에서 D 강K 등과 D*** O*** 이X 등 사이에 155,076달러의 정산합의에 이르게 되자 2013. 4.경 그 금액의 수수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 전부에 관한 정산 절차를 완료하였다.
다) 이중계약 등을 이용한 과대청구 부분의 경우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여기에서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응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채의 행위를 포함하고,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는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등 참조)
원심에서도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듯이, 피고인은 2011. 8. 말경부터 같은 해 11.경 사이에 D의 민AD 등에게 지시하여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의 하도급업체들과 사이에 공사대금이나 노무비를 이중으로 기재하거나 과다 계상하는 방법 등으로 **테크 56,034,000원, **도장 316,393,750원, **전력설비 280,322,850원, (주)**이엔지 418,373,450원, **멀티컴 77,000,000원 등 합계 1,148,124,050원 상당의 허위 증빙서류를 만들게 함으로써 공사대금을 부풀린 다음, 이를 D*** O***에 증빙자료로 제출하게 함과 아울러, D*** O***에 대하여는 그 가공의 공사대금을 D에게 지급해 줄 것을 거듭 청구하였고, D은 위와 같이 부풀려 받은 공사대금을 각 하도급업체에 지급하였다가 그 차액을 되들려 받음으로써 위 1,148,124,050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였으며, 위와 같은 사실은 위 정산절차 완료 이후인 2016. 6.경 D 대표이사 이AH에 대한 압수수색절차에 의해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는바,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계약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D*** O***의 사무처리자로서 그 재산을 보호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한 채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린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라) 소결론
따라서 위 이중계약 등을 통한 과대청구액 1,148,124,050원 부분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위 항소이유 주장이 이유 없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임무위배행위 및 배임의 범의 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이 이유 있다.
라. 남F와의 공모 부재 주장(D*** O***에 대한 배임)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14)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남F와 공모하여 체인지오더 계약을 통해 D*** O***이 지급할 의무 없는 추가공사대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재산상 손해를 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각주14] 원심판결 68쪽 ~ 75쪽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남F와 공모하여 이 부분 배임 범행을 저질렀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다만 그 공모 범위는 위 이중계약 등에 의한 과대청구액 1,148,124,050원 부분에 한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① 강K은 검찰 및 원심 법정에서 “김V 과장이 증빙자료 미비를 이유로 지급을 안 해주고 있을 때, 피고인이 저에게 왜 돈이 안 들어오냐고 하기에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해 드리니까 피고인은 C 직원들이 왜 일을 복잡하게 만드냐고 짜증을 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난 뒤 피고인이 저에게 이미 윗선과 얘기를 다 했으니 다시 가서 돈을 받아오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에 제가 김V 과장에게 돈을 좀 풀어주시면 안되냐고 하자 김V 과장이 알겠다고 하면서 체인지오더 대금을 지급해 주겠으니 나중에 증빙을 맞추라고 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② 그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남F 형사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강K에게 체인지오더 받을 때 ‘윗선과 이미 애기를 다 했으니 가서 돈을 받아오면 된다’라고 지시한 적이 있는지에 관해) 제 기억에 없는데 에기했다면 그랬겠지요.”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3. D 법인자금 관련 횡령 및 배임 부분
가. 캐나다법인에 대한 송금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8. 9. 19. D으로 하여금 캐나다에 인테리어업을 목적으로 하는 캐나다법인을 피고인의 둘째 형인 이AE 명의로 설립하게 한 후, 같은 달 25.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에 있는 A 빌딩 내 D 사무실에서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1,000,000 CAD 상당을 캐나다법안 설립자금 명목으로 캐나다법인 명의 Bank Of Montreal 계좌로 송금하여, 위 이AE 등 피고인 형제들의 생활비, 일식집 운영자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2011. 10. 26. 위 D 사무실에서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50,000 CAD, 2011. 11. 28. 100,000 CAD, 2011. 12. 30. 100,000 CAD, 2012. 2. 8. 70,000 CAD, 2012. 5. 3. 60,000 CAD, 2012. 6. 26. 31,568.53 CAD, 2012. 8. 24. 30,000 CAD 합계 441,568.53 CAD를 ‘국내기업 대부투자’ 명목으로 위 캐나다법인 계좌로 송금하여, 피고인 형제들의 일식집 운영자금, 생활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피해자 D 소유 자금 합계 1,441,568.53 CAD(한화 16억 2,400만 원 상당)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합계 1,441,568.53 CAD(한화 16억 2,400만 원 상당)를 횡령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캐나다법인의 설립 경위’, ‘인적·물적 구성’, ‘설립 후 사업 내용’, ‘수입·지출 내역’, ‘사업진척 내역과 자금집행에 대한 D의 관리·감독 여부’, ‘사업 업종 전환 경위 및 이와 관련한 당시 상황들’, ‘변경된 업종의 내용’ 및 ‘피고인 가족들에 대한 캐나다법인의 자금지급 내용' 등에 관한 그 판시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캐나다법인은 피고인이 본인 혹은 가족들을 위하여 명목상으로 설립한 법인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D의 사업과는 무관하게 가족들의 생활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하게 하기 위하여 캐나다법인에 1,441,568.53 CAD를 송금하여 횡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설시한 그 판시의 사정들 및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캐나다법인을 설립하고 거기에 D 자금을 송금하여 개인적 용도로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가 있다.
(가) 캐나다법인의 설립 경위 및 1,000,000 CAD 송금 등 관련
① 피고인은 캐나다법인 설립 및 1,000,000 CAD 송금과 관련하여 “캐나다 현지 시행사가 인테리어공사 200억 원짜리가 있다고 하여 수주하려고 현지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송금한 것이다. 원래 그쪽에서 C건설에 연락을 해서 제가 알게 되었다. C건설에서 캐나다 공사를 수주하려면 책임준공보증을 서라고 했는데 당시 C건설에서는 그렇게는 일을 하지 않은 터라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시행사에서 저에게 인테리어라도 하겠냐고 하여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 이후 현지 법인을 설립하려고 100만 달러를 보낸 것이고, 회사 설립 1년인가, 1년 반만에 캐나다 시행사가 자금 융통을 하지 못해 사업이 무산되었다.”라는 취지로 변소하고 있다.
② 그런데 실제 2007. 10.경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서 한인개발업체 영인(Young In)이 초대형 고층콘도 2개 동을 짓는 프로젝트의 시행사로 확정되었고, 피고인은 그 인테리어공사와 관련하여 2008. 2.경 캐나다로 건너가 업체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D은 2008. 7.경 ‘해외사업 추진계획’을 작성하면서 캐나다 밴쿠버 지역을 현지법인 설립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였는데, 위 추진계획에서는 목표 고객에 관하여 1차적으로 ‘신규 건축 되는 고층 콘도를 타겟'으로 함을 명시하고 있다(증 제12호증의 1 내지 3).
③ 피고인은 캐나다법인 설립 및 1,000,000 CAD 송금 직후인 2008. 9. 29.부터 10. 4. 까지 D 부사장 조Q 및 직원 이AF으로 하여금 캐나다로 출국하여 법인사무실 방문, 현지 시장조사, 인테리어업체와의 미팅 등을 하도록 하였고, 이어 2008. 10. 8.에는 캐나다법인의 대표이사를 피고인의 형 이AE에서 조Q으로 변경하였는바(이후 2009. 4. 29.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공소사실 기재처럼 캐나다법인 설립 및 송금 목적이 D 자금을 이AE의 생활비 등 용도로 유용하기 위함이었다면, 굳이 그러한 조치들을 취할 필요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④ 캐나다법인이 설립 이후 2년이 넘도록 매출액이 없기는 하였으나, 이는 캐나다 법인 설립 직후 2008. 9. 중순경의 **브라더스 사태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일정 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고, 비록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을지언정 이AE에 의해 일부 사업 추진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 제169호증의 1 내지 7).
⑤ 이AE의 가족은 1990년대에 캐나다로 이주한 후 대학 구내 커피숍 등을 운영하고 집도 보유하는 등 현지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잡았던 것으로 보이고(증 제167, 168호증의 각 1, 2). 2008. 9.경에 이르러 갑자기 피고인으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아야 할 어떠한 사정이 생겼다는 등의 정황도 없다. 한편, D은 2010. 12.경 ‘캐나다 외식업 진출계획’을 작성하면서 캐나다법인의 업종 전환을 모색하는데, 캐나다법인이 피고인 형제들의 생활비 등을 위한 명목상의 법인이라면 그러한 시도 또한 불필요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나) 일식집 업종 전환 및 441,568.53 CAD 송금 등 관련
① 앞서 보았듯이 D은 2010. 12.경 ‘캐나다 외식업 진출계획’을 작성하면서 캐나다 법인의 업종을 인테리어업에서 일식집 영업으로 변경하였고, 이후 2011. 2.경 조카 이AG을 일식집 매니저로 채용하고 점포임차, 인테리어 등 개업 준비에 착수한 끝에 2011. 9.경 일식집 ‘스시****’를 개업하였다.
(2) 이후 ‘스시****’가 주류를 판매할 수 없음으로 인해 매출이 부진하자, 피고인은 2011. 11.경 현지 번호사의 자문 아래 주류면허 취득 방안을 논의한 결과, 캐나다 영주권자인 이AE의 명의로 신설법인 ‘○○○ 레스토랑’을 설립한 후(증 제42호증의 1 내지 7) 2011. 12. 15. 캐나다법인과 위 신설법인 사이에 자산매각합의서를 작성케 하였는데, 그와 동시에 ‘이AE는 표면적 대표로서 실제는 대표 권한이 없으며 일체의 자산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이면계약서(손해배상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일식집의 실질적 소유관계 및 영업주체를 명확히 하였고, 아울러 신용카드 결제대금 역시 위 신설법인이 아니라 캐나다법인 계좌로 계속 입금되도록 하였는바, 이 또한 피고인의 송금 목적이 피고인 형제들의 생활비 등 유용에 있다는 점과는 배치되는 정황들이다.
③ 그 후 피고인은 2013. 7. 31. 위 일식집을 155,000 CAD에 타에 매각하였고, 2013. 10. 20. 캐나다법인 주식 및 경영권을 2.000만 원에 타에 양도하였는데, 그때까지의 일식집 영업 과정에서 위 1,000,000 CAD의 잔액과 나중께 송금된 위 441,568.53 CAD 대부분이 위 이AG 등 직원들의 급여, 일식집 운영비 등으로 정상 사용된 것으로 보이고, 비록 일식집 영업이 이익을 창출하지는 못했으나 2011년도에 8,339만 원의 매출액을 발생시키는 등 영업활동 자체는 실제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나. 카페 B 인테리어 공사비용15)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실과 사정 등을 종합하여, 이 부분 자금 지출은 피고인이 사적 용도로 소비하기 위한 목적 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A 빌딩의 가치 상승을 고려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고 더구나 그 지출 금액이 부수적인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는 과다한 것이어서 이에 관한 불법영득의 의사를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각주15] 당심에서의 공소장 변경에 따라 ‘불법영득의사 및 횡령 범의의 부재 주장’에 한하여 판단한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 ‘4.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배임 부분’ 판단에서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려운바, 원심이 설시한 그 판시의 사정들 및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횡령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다. 카페 B 집기 등 구입비용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9. 25.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4 기재와 같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D 소유 자금 136,711,860원을 카페 B 집기 등 구입비용으로 이H에게 지급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136,711,860원을 횡령하였다.
2)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이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이 부분 D의 자금 지출에 관한 피고인의 불법영득의 의사를 넉넉히 추단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 ‘4.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배임 부분’ 판단에서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려운바, 원심이 설시한 그 판시 사정들 및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횡령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따라서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 중 ‘배임의 행위태양이라는 주장’에 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라.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중 ‘2013. 9.경 이후 사용분’ 및 법인자금 사적 사용액 중 ‘차량 리스비용’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법인카드를 사용하였는데 그 사용사유와 사용처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러한 법인카드의 사용은 불법영득의 의사로 개인적 용도에 사용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횡령 또는 배임의 범의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배임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아들인 이H 운영의 (주)이H에게 2014. 8. 28. A 빌딩 지상 1층을 임대하고 이후 지상 2층과 지하 1층을 순차적으로 추가 임대하여 카페 B를 운영하게 하였고, 2015. 1.경부터는 월 4,468만 원의 임차료를 지급받기로 계약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D 소유 A 빌딩 임차인으로부터 약정내용 대로 적정한 임차료를 지급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 3.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이H와 ‘(주)이H의 2014. 8.부터 2015. 3.까지의 미납 임차료와 앞으로의 임차료를 받지 않기로 합의’하고 실제로 그 이후 임차료 청구를 하지 않음으로써 (주)이H에게 2014. 8.부터 2015. 10.까지의 임차료 합계 5억 2,522만 원16)상당에 대한 지급의무를 면제하여 주었다.
[각주16] 지상1층 임차료(임차기간 14개월 × 월 1,687만원 = 2억 3,618만원), 지상2층 임차료(임차기간 12개월 × 월 1,471만원 = 1억 7,652만원), 지하1층 임차료(임차기간 10개월 × 월 1,310만원 = 1억 3,100만원), 임차료 합계 5억 4,370만원 - 1,848만원(2014. 12. 1회 지급액) = 5억 2,522만원
이로써 피고인은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주)이H에게 5억 2,522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D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합의각서를 작성함으로써 (주)이H에게 임차료를 면제해 준 것이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관련 법리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므로, 현행 형법상의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부인할 수 없다 할지라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 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 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2)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인정한 그 판시의 사실 및 사정들과 그 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주)이H에 대한 임차료 면제·상계 행위를 들어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에 부족한 반면,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들은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이나 그 가족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A 빌딩의 적정하고도 조속한 매각·임대를 통해 D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서, 피고인으로서는 충분히 선택 가능한 방안 중 하나이자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범주 내에 있는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의 업무상 임무의 위배 및 배임의 범의 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바,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D의 자금으로 (주)이H에 인테리어비용을 지원하고, (주)이H가 사용하던 집기 등을 구입한 것 역시 D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D은 2013. 12.경 C이 A 빌딩 지하 및 1~3층에서 퇴거한 뒤로 임대료 수입이 급감하게 되면서 그 수입액이 은행 대출이자를 크게 밑돌게 되었는바, 2014. 1. 기준 임대료 수입이 1억 755만 원 가량이었던 반면, 대출이자는 1억 3,748만 원 가량으로서 그 차액이 3,000만 원에 달하였고, 그에 따라 그 무렵부터는 피고인 가족들로부터 금원을 차용하여 이자를 납입하기도 하였다(증 제108호증의 1 내지 3).
② D은 2014. 7.경에 이르기까지도 A 빌딩 공실 부분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채 계속하여 대출이자 상환 압박을 받고 있었고, 그 무렵 피고인은 아들 이H에게 (주)이H를 설립하여 A 빌딩 공실 부분을 임차하고 그곳에서 고급 카페를 운영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이H는 피고인의 요청을 받들여 2014. 8. 말경 자본금 500만 원에 (주)이H를 설립한 후 D으로부터 A 빌딩 1층을 임차하였고 이후 순차로 2층, 지하1층을 추가 임차하였다.
③ 이처럼 (주)이H는 기왕에 존재하던 회사가 아니라, 사실상 A 빌딩의 공실 부분 임차라는 단일의 목적 아래 피고인의 부탁에 따라 급조된 회사로서, 초기 인테리어비용이나 집기 등 구입비용 등을 조달할 자금여력이 있었는지 의심스럽고, 더욱이 A 빌딩 1, 2층 및 지하1층까지 총 3개 층, 전용면적 합계 500평이 넘는 대규모 공간을 임차하여 그곳에서 24시간 카페를 운영할 이유나 자금여력이 있었는지는 더더욱 의심스럽다.
④ 한편, D은 (주)이H에 대하여 각 층별로 인테리어공사 기간 2개월씩 임차료를 면제 해 줬고(증 제110호증의 3 내지 5), 2014. 11.경 1, 2층 연결공사를 시행하면서 1층에 대하여 1개월 추가 면제를 해 줬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시 다른 강남권 오피스 빌딩의 경우와 비교해 과도한 면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증 제111호증).
⑤ 원심에서도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듯이, 피고인은 (주)이H의 카페 B 인테리어비용 중 상당 부분을 지원해 준 것으로 보이고, 반면 집기 등 구입비용은 대부분 (주)이H가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
⑥ 그러던 중 2014. 12. 19. D과 이L 등 사이에 A 빌딩 1~3층 및 지하1층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면서 (주)이H는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조만간 임차공간을 인도하고 카페를 폐업할 준비에 돌입했는데, 2015. 2. 10. 이L 등이 중도금을 지급하지 않는 바람에 서둘러 영업을 정상화시켜야 했고, 그 직후인 2015. 3. 초경 D과 사이에 이 사건 합의각서를 작성하게 되었다. D은 2015. 3. 7. (주)그린***과 A 빌딩 1~3층 및 지하1층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주)그린*** 역시 2015. 3. 20. 중도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임대차가 해제되었다.
⑦ 그 후 2015. 6.경 카페 B와 동종 업체인 (주)I에게 A 빌딩 전체가 매각되면서 (주)이H는 2015. 9. 25. 요부터 집기 등 구입비용 명목으로 136,711,860원을 지급받고, 2015. 11. 30.경 카페 영업을 종료하면서 기왕의 미지급 임대료채무 69,476,000원에 관하여도 상계 처리하였다.
⑧ 이처럼 (주)이H가 임대료, 인테리어비용, 집기 등 구입비용 등에 있어 피고인과 D으로부터 작지 않은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반면, D으로서는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아무런 자금여력도 없던 (주)이H가 그러한 지원 내지 반대급부도 없이 대규모 공간을 임차하여 카페를 운영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이고, 그에 반해 D으로서는 대출이자 상환 압박이 계속 커가는 상황에서 최대한 빨리, 그러면서도 가능한 한 높은 가격으로 A 빌딩을 매각·임대하는 것이 D의 손해를 최소화시키는 최상의 방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AH 역시 검찰에서 “(주)이H로부터 임차료 지급을 안 받는 대신에 D이 (주)이H에게 A 빌딩에서 나가라고 하면 바로 나가는 것을 조건으로 했고, 또 1층에서 화려한 카페가 영업을 하면 매각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영업은 24시간 하는 것을 조건으로 했다. 지금은 생각이 안 나는데 저희 회사에서 건물을 매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건을 더 걸었던 것 같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⑨ 실제로 (주)이H는 2014년도, 2015년도 각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을 뿐 카페 B 운영으로 어떠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전체적으로 보아 D이 손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⑩ 한편 D은 2014. 5.굥 (주)□□에 의해 예금채권 가압류를 당하였는바, 그러한 점은 D이 A 빌딩에서 직접 카페 등 영업을 함에는 사실상 작지 않은 장애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5. 배임증재 부분
가. 부정한 청탁의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남F의 지위 및 피고인과의 관계', ‘C의 사업방식', ‘D과의 관계 및 피고인, 남F의 구체적 진술 내용’, ‘피고인이 남F에게 공여한 물품, 상품권의 가액’ 등에 관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남F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재물 등을 공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그 관시의 사정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피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아이더블유씨(IWC) 손목시계의 가액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법인카드 결제 내역 등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면 피고인이 남F에게 공여한 IWC 시계의 시가가 원심 판시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따른 갤러리아 IWC의 회보서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이 남F에게 공여한 IWC 시계는 현재는 단종 상품으로서 구매 당시 같은 모델의 소매가격은 680만 원이라는 취지이고, 중고사이트 거래가격은 4,233달러(증 제1호증의 1, 2)가량 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IWC 시계의 객관적 가액은 2,496만 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16. 7. 29. 검찰조사 당시 ‘피고인이 남F의 지시로 D*** O***의 고문이 되었는데, 이는 통상적인 C 임직원이라면 가능하지 아니한 보직 경로로서 피고인과 남F 사이에 끈끈한 유착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경우로 보이는데, 어떤가요’라는 물음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이상하게 보이기는 할 것 같다. 그런데 제가 먼저 D*** O***의 고문으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지만, D*** O*** 고문으로 간 이후 2011. 1. 초에 E 현지에서 아이더블유씨 시계 1개 시가 2,500만 원 상당을 샀고, 그 무렵 한국에 들어와 일산에 있는 남F의 집에서 직접 남F에게 준 적이 있다.”라고 진술하였고, 이어 검사가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여주자 “제가 2011. 1. 9. D의 자회사인 디에스아이의 법인카드로 아이더블유씨 시계 1개 시가 2,496만 원 상당을 구입하였다. 남F에게 고맙기도 하고 앞으로도 잘 보이기 위해서 준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은 2016. 8. 11. 검찰조사 당시에도 “2009년경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 매장에서 *** 시계 1개 시가 약 3,000만 원 상당을 구입하여 남F의 일산 주거지를 방문하여 남F에게 전달하였고, 2011년경 E 현지에서 아이더블유씨 시계 1개 시가 약 2,000만 원 상당을 구입한 후,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나중에 한국으로 출장왔을 때 남F의 일산 주거지를 방문하여 남F에게 전달하였다.”, “법인카드 거래내역의 ‘K**j* 함단 시계’라는 기재는, ‘K**j*’라는 가게에서 함단에게 선물할 시계를 구입한 것 이란 뜻으로 기재한 것인데, 사실은 남F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지만 DSI 법인 카드를 이용하여 결제를 하였기 때문에 E 마끼 장관의 집사인 ‘함단’에게 선물하기 위해 구입한 것처럼 기재해 놓은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포괄일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2007. 4. D을 설립한 이후 2012년까지 매년 C으로부터 프로젝트 공사, 빌딩 분양 및 임대, E 사업, 여수엑스포 공사, 각종 물품 구매, 인테리어 공사, 각종 설계 도급 등 다양한 공사 및 계약을 수주하는 등 해택을 제공받았던 점, 그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남F에게 지속적으로 백화점 상품권 내지 시계 등 물품이라는 동일·유사한 방법으로 재물 등을 공여하고 있었던 점, 침해된 법익 또한 C의 공정한 업무처리로서 단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각 배임증재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한 것으로서 판시 범죄일람표 상의 각 범행을 통틀어 포괄일죄로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따라서 순번 1 내지 8 각 공소사실이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Ⅳ.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배임 부분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는 D의 이득액 및 C건설의 손해액이 97억 5,000만 원 상당에 이르므로 피고인을 업무상배임죄가 아닌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로 의율하여야 한다는 것인바, 위 ‘Ⅲ. 1.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에 대하여 그 전제로서의 업무상 임무의 위배 및 배임의 범의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상, 검사의 위 항소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배임 부분
가. 3차 체인지오더 대금 중 디스플레이, ◁◁◁ 프로덕션 공사비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위 ‘Ⅲ. 2. 가.’항의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남F와 공모하여, D에게 3차 체인지오더 대금 중 254,377달러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D*** O***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의 사정을 종합하여, 위 공사비용은 이 사건 해상호텔 개조공사와 별도의 비용으로서, D*** O***이 D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는 디스플레이 공사비 249,524달러 및 ◁◁◁ 프로덕션 공사비 4,853달러인 것으로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하고 있는 그 판시의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 O***의 이X는 원심 법정에서 “디스플레이 부분은 따로 요청해서 이 정도 금액으로 계약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기는 공사가 거의 끝날 때쯤, 오픈을 저희가 2011년 말경으로 봐야 하니까 그 때쯤인 것 같다. 9, 10월”이라고 진술한 점, ② 실제로 이X는 그에 앞서 2011. 8. 2. C E사업그룹 김V, 박AI 등에게 디스플레이가 추가비용 항목으로서 당사의 결정이 필요한 사항이므로 결정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던 점(증 제137호증)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 금액은 앞의 ‘Ⅲ. 2.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이 유죄로 인정되는 가공 공사비 1,148,121,050원을 초과하는 범위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해자 C의 경우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위 ‘Ⅲ. 2. 가.’ 항의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남F와 공모하여, D에게 3,167,339달러(한화 36억 1,300만 원 상당)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C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은 당시 D*** O***의 상무급 대우를 받는 고문으로서 선관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에 따라 E 해상호텔 개조공사와 관련한 D*** O***의 재산을 보호·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나, 이를 근거로 D*** O***의 모회사인 C의 재산에 대해서까지 보호·관리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는 없고, 또한 피고인에게 C이 보유한 재산인 D*** O***의 자산을 보전하여야 할 임무가 부여되었더라도, 이는 D*** O***에 대한 관계에서 부여된 임무로서 C에 대해서까지 그러한 임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고, 나아가 피고인이 비신분범으로서 C에 대한 배임죄의 주체가 되려면 신분범인 C 대표이사 남F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러한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D 법인자금 관련 횡령 및 배임 부분
가. 별지 무죄부분 범죄일람표(4) 제2항 순번 1, 4 기재 각 법인카드 사용액의 경우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9. 12. 1. 강남***의원에서 D 명의 하나은행 법인카드로 4,000,000원을, 2011. 5. 23. 같은 장소에서 D 명의 우리은행 법인카드로 1,200,000원울 각 결제함으로써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합계 5,200,000원을 피고인 및 가족 등의 병원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각 법인카드 결제액은 강남***의원에서 ‘플래티넘 종합검진 및 양전자 단층촬영’ 검진 비용으로 지출된 것으로서, D의 직원건강검진 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고(증 제130호증의 2), 그와 같은 내역으로 지출된 이상 피고인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업무상 보관하던 D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별지 무죄부분 범죄일람표(4) 제3항 기재 각 법인카드 사용액의 경우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3. 9. 6.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D 명의 하나은행 법인카드로 7,700,000원을 결제한 것을 비롯하여, 그 때부터 2014. 1. 28. 까지 별지 무죄부분 범죄일람표(4) 제3항 각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합계 27,718,790원을 피고인 및 가족 등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위 각 법인카드 결제액은 고객선물, 임직원 선물 및 사무용 노트북, 김치냉장고 구입비용 등으로 지출된 것으로 보이거나(증 제131호증), 승인이 취소되었으며(증 제132호증),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업무상 보관하던 D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한남동 주택 관련 배임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 1. 16. 피고인 외 3명(처 이 AJ, 딸 이 AH, 아들 이H)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에 있는 주택과 토지(이하 합쳐서 ‘한남동 주택’이라 한다)를 정AK 외 2명으로부터 62억 원에 매수하고 2012. 3.경까지 계약금과 중도금 36억 원을 지급하였으나, 그 후 자금부족으로 인하여 잔금 26억 원(지급일 2012. 8. 26.)을 지급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자 피고인은 2012. 7. 2. 매수자금 조달을 위해 위 정AK에게 부탁하여 매수인 명의를 D으로 변경하는 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한 뒤, D이 피고인 외 3명에게 한남동 주택의 기존 매매계약금과 중도금 36억 원을 지급하게 하고, 정AK에게 잔금 26억 원을 지급한 후, 2012. 8. 16. D 명의로 한남동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D 소유 한남동 주택을 매각할 경우 구입가와 시세 등을 비교하여 적정한 매도대금을 지급받아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2013. 11. 12.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에 있는 부동산중개법인, ** 사무실에서 D으로 하여금 매수하게 한 한남동 주택의 시세가 별다른 변동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의 처 이AJ 외 5명(아들 이H, 아들 이AL, 딸 이AM, 딸 이AN, 아들 이AO)에게 구입가보다 11억 8천만 원이나 낮은 50억 2,000만 원에 다시 매도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의 업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의 처 이AJ 외 5명에게 11억 8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D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1)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① 피고인, 이AJ, 이AH, 이H는 2012. 1. 16. 정AK 외 2인으로부터 한남동 주택을 62억 원에 매수하고 2012. 3.경까지 계약금과 중도금 36억 원을 지급하였다가, 2012. 7. 2. 정AK 외 2인과 사이에서 매수인 명의를 D으로 변경하는 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이후 D이 피고인 외 3명에게 한남동 주택의 기존 매매계약금과 중도금 36억 원을 지급하고 정AK에게 잔금 26억 원을 지급한 후, 2012. 8. 16. 한남동 주택에 관한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② 위 잔금 지급 당시 D은 한남동 주택을 담보로 하나은행으로부터 40억 원을 대출받았는데, 2013. 10. 16.경 하나은행은 D의 급격한 매출 감소를 이유로 대출 연장을 거부하였고, 대출기간 만기(2013. 11. 6.) 시 대출금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담보물의 처분 등 채권보전 조치를 진행할 것을 통보하였다.
③ 이에 피고인 및 D 대표이사 이AH은 한남동 주택을 공매 대신 적정한 가격에 매각하기 위하여 2013. 11. 1. 및 같은 달 5. 신문에 매각 광고를 게재하거나(2013. 11. 5. 자 매각대금 50억 원) 2013. 11. 4.경 부동산중개인과 상의하는 등 적정한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매수희망자를 찾지 못하였다. 또한 피고인과 이AH 등은 2013. 8.경부터 D에 대한 신규자금 대출을 시도하기 위해 하나은행, 농협 등 다양한 금융기관에 접촉하였으나, 모두 D의 매출 급감, A 빌딩 관련 차입금 등을 이유로 D 명의로는 대출해 줄 수 없다는 통지를 받았다.
④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피고인의 가족들과 의논하여 D으로부터 한남동 주택을 매수하기로 하고, 감정평가금액(감정평가사 이○○ 감정 50억 780만 원 가량, 감정평가사 박○○ 감정가 50억 2400만 원)을 고려하여 50억 2,000만 원을 매수가격으로 산정하였다. 당시 피고인은 대주주 가족에 대한 부동산 매각이 법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있는지에 관하여 2013. 11.경 두 곳의 법무법인에 자문을 받기도 하였다.
2) 나아가 원심은 위 인정사실과 ① 피고인은 **타운 재건축 사업과 관련하여 진입로 확장부지를 확보하고자 **타운으로 진입하는 한남동 ○○○ 도로와 인접한 한남동 주택을 매수한 것인데(증 제93호증), 처음부터 법인인 D을 매수자로 내세워 매매 협상을 하는 경우 피고인 개인이 매수자로서 협상하는 경우보다 매수가격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D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에도 설득력은 있는 점, ② **타운 재건축 사업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2011. 9. 6. **타운 빌라 중 제5호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2012. 5. 22. 주식회사 ****하우징과 **타운 빌라를 재건축·분양하는 공동사업협정을 체결하기도 하였던 점, ③ D과 이AJ 사이에 2013. 11. 12.경 체결된 매매계약서에는 ‘D이 한남동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시점 또는 **타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시점 들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이AJ은 D에게 상기 부동산을 매수하기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인이 단지 사적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하여 한남동 주택을 D이 취득하게 한 후 피고인의 가족들에게 시세보다 낮게 매도하도룩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이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위와 같은 인정사실과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D의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인이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과 그 가족들(처 이AJ, 자녀 이AH, 이H)이 62억 원에 매수한 한남동 주택을 그 매수인 명의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D이 같은 가격으로 취득하게 한 뒤 단기간에 이를 다시 50억 2,000만 원에 피고인의 가족들(처 이AJ, 자녀 이H, 이AL, 이AM, 이AN, 이AO)에게 매각하게 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그 차액 11억 8,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D에 그에 상응하는 손해를 입혔음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
1) 한남동 주택의 매수동기
가) 피고인은 **타운 재건축 사업을 목적으로 2011. 9. 6.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타운 ○○○를 34억 5,000만 원에 매입하였다는 것인데(그 등기 이전은 한남동 주택 매입 수개월 후에 이뤄졌다), 당시에는 D 명의로 이를 매수하였음에도 그로부터 4개월 후 같은 목적으로 매수하였다는 한남동 주택의 경우 이와 달리 최초 매수인을 개인으로 내세웠다.
나) 피고인은 처음부터 법인인 D을 매수자로 내세워 매매 협상을 하는 경우 피고인 개인이 매수자로서 협상하는 경우보다 매수가격을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D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나, 위 **타운 제5호와는 구별되는 설득력 있는 사정을 제시하고 있지 아니하다. 한남동 주택에 관하여 피고인과 가족들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재건축 사업에 필요할 때 이를 D 명의로 변경한 것이 아니라 매수인 명의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D이 이를 취득한 것이므로, 그 매수인 명의의 변경 과정에서 매도인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어서 단지 매수가격을 낮추기 위한 협상 때문이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다) D의 대표이사이던 피고인의 딸 이AH 역시 검찰에서 한남동 주택을 재건축 사업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개인 명의로 최초 계약을 체결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라) 피고인은 기왕에 한남동 주택에 연접한 한남동 ○○○, ○○○, ○○○ 대지 및 주택 등을 자신이나 가족들 명의로 보유하고 있었고, 2012. 2.경 중도금을 지급하자마자 매도인으로부터 한남동 주택을 인도받아 2012. 3.경 곧바로 2억 원을 들여 보수 및 리모델링에 착수하였다. 이는 재건축 사업의 필요에 의해 매수한 것이라는 주장과는 상반된 행보이다. 한남동 주택의 매도인 정AK는 검찰에서 “피고인의 요구대로 중도금 수령 이후 사용하도록 동의해 줬는데. 외관을 흰색으로 깨끗하게 페인트칠을 했다. 정원에 소나무도 심어놓 고 깔끔하게 정비를 한 모습이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이AH 역시 검찰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마) 피고인은 재건축 사업 시행을 위해서는 폭이 6m 가량인 진입로가 필요했다는 것 인데, 당시 그에 근접한 5m 90cm 폭의 진입로가 이미 존재하고 있었으므로, 불과 10cm 폭의 진입로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62억 원이란 거액을 들여 한남동 주택을 매수할 필요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실제로도 피고인이 사업 참여를 포기한 이후 진입로 확장 없이 그 F 그대로 사업허가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인 측이 2011. 11.경 작성했다는 사업 성 검토자료(증 제145호증의 1 내지 5)에 의하더라도, 한남동 주택이 사업에 필요한 부동산 인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기재가 없고, 사업에 필요한 진입도로의 폭 역시 6m인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바) D은 **타운 제5호와 이 사건 한남동 주택을 매수하였고, 2012. 6. 20. 주식회사 ****하우징과 **타운 빌라를 재건축·분양하는 공동사업협정을 체결하기도 하였으나 그 외에 위 공동사업약정에 따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볼 만한 내역이 없다(위 회사의 실제 운영자인 이AP 역시 이 법정에서 “공동사업약정서 상 D 책임으로 되어 있는 소유자들 동의서 작성 등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했던 건 자신이고, **타운 빌라 앞 철도청 부지를 실제로 공매 받은 것도 자신이며, 당시 D이 실질적으로 재건축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보여줬다거나, 사업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한 바는 없다.”, “피고인으로부터 한남동 주택이 아는 사람의 소유라는 말만 들었지, **타운 재건축 사업 진입로로 사용키 위해 한남동 주택을 매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고, 한남동 주택 부지 일부를 진입로에 포함시키자고 먼저 제안한 것도 자신이다.”라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다).
사) 피고인은 2013년 여름경 이AP에게 **타운 재건축 사업 포기의사를 밝히면서 **타운 제5호의 매수를 제안하여 2013. 9. 13. 대금 45억 원의 매수동의서를 받기도 하였는데, 당시 재건축 사업 진입로로 반드시 필요했다는 한남동 주택과 관련하여서는 향후의 처리방향, 예컨대 분할매수나 사용승낙 등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한남동 주택의 매도과정
가) D이 하나은행으로부터 3개월 연장 외에 대출기간 연장이 불가하다는 통지를 받은 시점은 2013. 8. 중순경임에도, 은행상담과 별개로 그때부터 부동산중개업소나 매각광고 등을 통한 매수인 물색을 병행하지 않았고, 2013. 11. 경에 이르러서야 매각을 위한 신문광고와 부동산 중개업소와의 상담을 진행하였는바, 이는 이미 피고인의 가족들이 이를 매수하기로 의사를 정한 후의 매각을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나) D과 이AJ 사이에 2013. 11. 12.경 체결된 매매계약서에는 ‘D이 한남동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시점 또는 **타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시점 둘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이AJ은 D에게 상기 부동산을 매도하기로 한다’는 재매매 특약의 기재가 있다. 그러나 D이 오로지 자금난 때문에 한남동 주택을 피고인 가족들에게 매도한 것이었다면, 재매매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D이 재건축 사업을 다시 하는 경우 D과 피고인들 가족들의 관계상 재매매를 거부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그와 같은 재매매 특약을 계약 내용에 삽입한 것은 오히려 외부에 보여주기 위하여 삽입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다) D이 재건축 사업을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면, 한남동 주택을 매수할 여력이 있는 피고인 가족들이 D에 그 자금을 대여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있었다.
3) 소결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한남동 주택을 피고인과 가족들 명의로 구입하려 하였다가 D이 이를 매수한 후 다시 피고인 가족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그 취득 가액을 낮추어 피고인의 가족들에게 그 차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D에게는 그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고, 매도과정에서 감정을 거쳐 매매대금이 정하여 졌다거나 법무법인의 자문을 거쳤다는 사정은 위와 같은 판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5. 강제집행면탈 부분
가.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D이 2015. 6. 12. 이L 외 1명으로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대차계약 해지에 따른 소가 2억 원 상당의 계약금 배액 및 지연이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당한 F에서, 피고인이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2015. 7. 22. D의 농협 계좌에서 A 빌딩 매각대금 중 28억 원을 인출하여 은닉하였다.”는 것이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형법 제327조의 강제집행면탈죄는 채권자의 권리보호를 그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것이므로 강제집행의 기본이 되는 채권자의 권리, 즉 채권의 존재는 강제집행면탈죄의 성립요건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채권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을 때에는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8. 4. 12. 선고 88도48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7도3005 판결 등 참조)고 전제하고,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당시 이L 외 1인은 피고인으로부터 임대차계약의 계약금 상당을 위약금으로 몰취 당할 지위에 있는 채무자였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6. 배임증재 부분
가. 2007. 12. 현금 3억 원의 경우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07. 12.경 요트 중개업자로부터 커미션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아 여유 자금이 생기자, 2007. 12. 경 서울 중구 다동 ** C 본사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남F에게 당산동 빌딩 분양 및 향후 공사수주 등 관련 편의를 봐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그 대가로 ‘3억 원을 드리겠다’고 하고, 남F로부터 일단 보관하고 있으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피고인의 주거지에 보관함으로써 위 3억 원을 공여하였고, 이 후 위 3억 원 중 일부를 소비한 뒤 남은 돈과 기타 자금으로 3억 원을 마련하여 2013. 1.~2.경 남F에게 현금 3억 원을 교부하였다.”라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인 남F의 법정 및 검찰에서의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유죄로 판단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 및 남F는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그 3억은 요트업자가 갖다 주라고 해서 아마 이A가 들고 은 걸로 알고 있다.”, “이A가 2007년도에 ‘요트 그걸로 해서 가져왔는데 어떻게 할까요’하고 두고 왔더라고요. 그때 돈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저는 돈을 본 적이 없으니까요”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검사는, 남F가 3억 원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2007. 12.경에 피고인의 남F에 대한 3억 원 증재행위가 이루어진 것이고, 피고인이 2013. 1.~2.경 남F에게 3억 원을 직접 교부한 것은 범죄 성립 후 사실행위에 불과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2007. 12.경에 증재행위가 완료되었다고 보더라도 결론은 같다).
나. 2013. 9. 및 2014. 1. 각 상품권의 경우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3년 추석 무렵 및 2014. 1.경 설 무렵 각 남F의 주거지에서 남F에게, 남F가 대표이사 재직기간 동안 피고인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어 공사수주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해준 것에 대한 대가로 백화점 상품권 각 5,000,000원 상당을 공여하여 2회 합계 10,000,000원 상당을 공여하였다.”라는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직접적인 증거인 피고인의 검찰에서의 진술 및 D 법인카드 결제 내역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고 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갈은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V. 결론
1. 유죄 부분
원심판결 중 카페 B 인테리어비용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에는 당심 공소장 변경에 따른 직권파기 사유가 있다.
피고인의 항소 중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캐나다 법인에 대한 송금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 카페 B 인테리어비용 및 집기 등 구입비용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부분은 이유 있고,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부분은 일부 이유 있으며, D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D 법인자금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배임증재의 점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심 판결 중 직권파기 사유가 있거나 피고인의 항소가 이유 있는 위 각 유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바, 원심 판결은 이를 포함한 유죄 부분 전부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2. 무죄 부분
검사의 항소 중 한남동 주택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에 관한 부분은 이유 있고,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D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강제집행면탈의 점, 배임증재의 점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다.
따라서 원심 판결 중 검사의 항소가 이유 있는 한남동 주택 관련 톡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고, 검사의 항소가 이유 없는 원심 판시 각 이유 무죄부분 역시 유죄 또는 무죄로 인정된 판시 각 죄와 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3. 결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6항에 따라 원심판결울 전부 파기하고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범죄사실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은, 아래에서 고치거나 추가·삭제하는 부분 외에는 원심판결의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원심판결의 별지를 포함한다),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치거나 추가·삭제하는 부분]
○ 원심판결 2쪽 19행부터 5쪽 4행까지(‘1. C건설의 A 빌딩 임차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 9쪽 15행부터 10쪽 19행까지(‘가. 캐나다법인 관련 업무상횡령’ 및 ‘나. 카페 B 사업자금 관련 업무상횡령' 부분), 12쪽 6행부터 20행까지(‘4.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업무상배임’ 부분)을 각 삭제한다.
○ 12쪽 5행 이하에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 3. 한남동 주택 관련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2012. 1. 16. 피고인 외 3명(처 이AJ, 딸 이AH, 아들 이H)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에 있는 주택과 토지(이하 합쳐서 ‘한남동 주택’이라 한다)를 정AK 외 2 명으로부터 62억 원에 매수하고 2012. 3.경까지 계약금과 중도금 36억 원을 지급하였으나, 그 후 자금부족으로 인하여 잔금 26억 원(지급일 2012. 8. 26.)을 지급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러자 피고인은 2012. 7. 2. 매수자금 조달을 위해 위 정AK에게 부탁하여 매수인 명의를 D으로 변경하는 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한 뒤, D이 피고인 외 3명에게 한남동 주택의 기존 매매계약금과 중도금 36억 원을 지급하게 하고, 정AK에게 잔금 26억 원을 지급한 후, 2012. 8. 16. D 명의로 한남동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은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 D 소유 한남동 주택을 매각할 경우 구입가와 시세 등을 비교하여 적정한 매도대금을 지급받아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2013. 11. 12.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에 있는 부동산중개법인 ** 사무실에서 D으로 하여금 매수하게 한 한남동 주택의 시세 가 별다른 변동이 없었음에도 피고인의 처 이AJ 외 5명(아들 이H, 아들 이AL, 딸 이AM, 딸 이AN, 아들 이AO)에게 구입가보다 11억 8천만 원이나 낮은 50억 2,000만 원에 다시 매도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D의 실질적 운영자로서의 업무에 위배하여 피고인의 처 이AJ 외 5명에게 11억 8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D에게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
○ 원심판결 5쪽 5행의 ‘2’를 ‘1’로, 9쪽 14행의 ‘3’을 ‘2’로, 10쪽 20행의 ‘다’를 ‘가’로, 13쪽 1행의 ‘5’를 로, 14쪽 7행의 ‘6’을 ‘5’로 각 고친다.
○ 원심판결 7쪽 11행의 ‘10억 원’을 ‘1,148,124,050원’으로, 9쪽 9행 ‘1,057,948달러’를 ‘1,312,325달러’로, 10행의 ‘합계 2,912,962달러’를 ‘위 **테크 등 하도급업채를 통한 가공 공사비 1,148,124,050원이 포함된 합계 3,167,339달러’로, 11행의 ‘2,912,962달러(한화 29억 원 상당)’를 ‘1,148,124,050원’으로 각 고친다.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한남동 주택 관련 업무상 배임과 관련하여 아래 각 증거를 추가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의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이AP의 이 법원에서 한 법정진술
1. 정AK 진술조서
1. 피고인, 이G, 강○○, 정Y, 이AC, 유Z, 이X에 대한 각 증인신문조서(2017고합61 등 사건)
1. 각 부동산매매계약서(2012. 1. 16. 및 2012. 7. 2.)
1. 수사보고(한남동 계좌거래내역 첨부) 및 첨부 거래내역(1 내지 7 포함), 수사보고(한남동 ○○○번지 건물 취득 대금 및 자금원확인보고), 수사보고(이A의 변호인 이A일가 소유부동산관련제출자료 첨부) 및 첨부된 1.부동산취득자금 출처 관련자료, 2. 금융기관 상환통지서, 3. 부동산 급매광고신문 출력물 2부, 4. 2013. 11.11. 법무법인 바른 작성 “대주주에 대한 부동산 매각에 관한 검토의견” 1부, 5. 2013. 11. 법률사무소 작성 “부동산 매매관련 질의회신” 1부, 6. **감정평가법인 작성 감정평가서 1부, 7. 중앙감정평가법인 작성 감정평가서 1부, 8. 한남동 ○○○ 매매계약관련 인증서 1부
1. 한남동 제1종 지구단위계획, 부동산 매매계약, 지적도, 지적측량상담의뢰서 및 지적측량견적서, 사업제안서, 공동사업약정서, 이사회회의록, 여신거래약정서, 등기부등본, 각 회의록, 등기부등본(한남동 **-***)
1. 감정평가서(2012. 2. 9. 나라감정평가법인), 개별공시지가(한남동 ○○○), 표준지공시지가(한남동 ○○○)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음)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업무상 배임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업무상횡령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한남동 주택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형법 제327조(강제집행면탈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357조 제2항, 제1항(배임증재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재1항 제2호, 제50조{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한남동 주택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3년 이상 45년 이하의 징역
2. 양형기준상 권고형량범위
가. 기본범죄(판시 한남동 주택 관련 업무상배임)
[권고형의 범위] 제3유형(5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 > 감경영역(1년 6월~3년)
[특별감경인자] 실질적 1인 회사나 가족회사
나. 제1 경합범죄(판시 E 해상호텔 개조공사 관련 업무상배임)
[권고형의 범위] 제3유형(5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 > 감경영역(1년 6월~3년)
[특별감경인자] 처벌불원 또는 상당 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
다. 제2 경합범죄(판시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배임)
[권고형의 범위] 제2유형(1억 원 이상~5억 원 미만) > 감경영역(6월~2년)
[특별감경인자] 실질적 1인 회사나 가족회사
라. 다수범 가중에 따른 최종 형량범위 : 3년~5년 2월(기본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에 다른 범죄 중 형량범위 상한이 가장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2, 두 번째로 높은 범죄의 형량범위 상한의 1/3을 합산하되, 권고형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보다 낮으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른다)
3.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은 C의 손자회사이자 C건설의 자회사이던 D을 운영하면서 각종 공사 등을 하도급받게 되어 C 내지 C의 E 현지법인 D*** O***의 거래상대방이자 D*** O***의 임원급 고문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가지게 되있는데, 피해법인의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피고인의 개인적 이익 추구를 위해 악용하여 C과 D*** O***에 손해를 입게 하였으며,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D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또한,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C의 부사장 시절부터 유착관계를 유지해 온 남F에게 이와 같이 부정한 부를 축적하기 위하여 부정한 청탁을 하고 1억 원 상당을 증재하였으며, D에 대한 채권자의 정당한 강제집행을 피하여 D 재산을 은닉한 다음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 피고인이 2009. 12. 업무상횡령, 배임수재죄 등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음에도 그 집행유예 기간 중에 본건 E 해상호텔 개조 공사 관련 배임 범행 및 남F에 대한 일부 배임증재 행위를 저지른 점, 이러한 피고인의 범행은 총 배임 금액 25억 원, 횡령 금액 2억 8,000만 원, 배임증재액 1억 1,000만 원 상당에 이르고, 그 범행수법도 불량한 점, 공적자금 16조원 이상이 투입된 C 등의 자금이 결과적으로 피고인 개인이 부를 축적하는 데 악용된 점 등울 종합하면, 피고인의 죄책은 가볍지 않다.
다만, 피고인이 일정 부분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강제집행면탈죄의 피해자와 합의한 점, D은 사실상 피고인의 비상장 1인 회사인 점, 원심에서 피해자 D의 피해가 일부 회복된 데 이어, 당심에 이르러서는 피해자 D*** O***의 피해 또한 대부분 회복된 점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참작하고, 여기에 피고인의 가족관계 등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범행경위 및 내용,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들을 두루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논현동 A 빌딩 임차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Ⅲ. 1. 가.'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Ⅲ. 1.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2.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가. 가공 공사비 1,148,124,050원을 넘는 부분에 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위 ‘Ⅲ. 2. 가.’ 항의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남F와 공모하여, D에게 3,167,339달러(한화 36억 1,300만 원 상당)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D*** O***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인바, 가공공사비 1,148,124,050원을 넘는 부분에 관하여는 위 ‘Ⅲ. 2.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1,148,124,050원을 넘는 부분의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E 해상호텔 개조공사 지급대금 중 1,148,124,050원 부분에 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나. 피해자 C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위 ‘Ⅲ. 2. 가.’ 항의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남F와 공모하여, D에게 3,167,339달러(한화 36억 1,300만 원 상당)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C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인바, ‘Ⅳ. 2.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판시 E 해상호텔 개조공사 대금지급 관련 D*** O***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 부분 중 금 1,148,124,050원에 관하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3. D 법인자금 관련
가. 캐나다법인 송금액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Ⅲ. 3. 가. 1)’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Ⅲ. 3. 가. 3)'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포괄일죄로 기소된 판시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나. 카페 B 인테리어 공사비용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4. 7. 16.경 A 빌딩 내 D 사무실에서, 업무상 보관 중이던 D 소유 자금 889,900원을 피고인의 아들 이H가 운영하는 카페 B의 인테리어 공사비용으로 공사업체인 **조명에게 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4. 7. 16.경부터 2015. 1. 13.경까지 122회에 걸쳐 D 자금 314,131,690원을 카페 B의 인테리어 공사비용으로 지급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2) 판단
이 부분은 위 ‘Ⅲ. 3. 나. 2)’ 항 및 ‘Ⅲ. 4.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포괄일죄로 기소된 판시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다. 카페 B 집기 등 구입비용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Ⅲ. 3. 다. 1)’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Ⅲ. 3. 다. 3)’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포괄일죄로 기소된 판시 업무상횡령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라.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9. 12. 1.부터 2016. 1. 28.까지 별지 무죄부분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27회에 걸쳐 D 명의 하나카드 등으로 결제함으로써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D 소유 자금 합계 69,631,144원을 피고인 및 가족 등의 해외여행 경비, 병원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2) 판단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위 범죄일람표 중 제1항 기재 순번 1 내지 5 부분은 승인이 취소되었고, 순번 6 내지 11 부분은 미매입 처리되었다(증 제129호증).
② 위 범죄일람표 중 제2항 기재 순번 1, 4 부분은 강남***의원에서 ‘플래티넘종합검진 및 양전자단층촬영’ 검진 비용으로 지출된 것으로, D의 직원건강검진 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증 제130호증의 2), 같은 항 기재 순번 2, 3, 5 부분 또한 같은 목적에서 당시 D의 실질적 경영자였던 피고인에 대한 건강검진 비용으로 지출된 것으로 보인다(증 제130호증의 3, 4). 따라서 위와 같은 내역으로 지출된 이상 피고인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위 범죄일람표 중 제3항 기재 부분은 위 표 중 해당부분 내역 기재와 같이 고객선물, 임직원 선물 및 사무용 노트북, 김치냉장고 구입비용 등으로 지출된 것으로 보이거나(증 제131호증) 승인이 취소되었으며(증 제132호증), 달리 위 각 지출내역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의 개인적인 용도를 위하여 쓰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다.
나)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업무상 보관하던 이의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마. D 법인자금 전부를 포괄하는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
1) 검사는 ① 캐나다법인 송금액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의 점, ② 카페 B 사업자금(인테리어 공사비용 및 집기 등 구입비용)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③ 위 라.항 기재 69,631,144원을 포함한 법인카드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배임의 점, ④ 법인자금 사적 사용액 관련 업무상횡령의 점 전부를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으로 기소하였다.
2) 그런데 위 각 공소사실은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고 단일한 범의의 발현에 기인한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포괄하여 특정경제범죄법위반(횡령)으로 기소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은 판시 업무상횡령죄, 업무상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는다.
4. 카페 B 임차료 면제 관련 특정경제범죄법위반(배임)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Ⅲ. 4. 가.’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Ⅲ. 4.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논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5. 이L 외 1인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IV. 5. 가.’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5. 다.’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주)□□에 대한 강제집행면탈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6. 배임증재 관련
가. 2007. 12. 현금 3억 원 공여에 따른 배임증재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IV. 6. 가. IV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IV. 6. 가. 3)’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배임증재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나. 2013. 9. 및 2014. 1. 각 상품권 공여에 따른 배임증재의 점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IV. 6. 나. 1)’ 항의 기재와 같은바, 위 ‘IV. 6. 나. 3)’ 항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배임증재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정형식(재판장), 강문경, 강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