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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단독)[판결] 부처 소속 무기계약직, 일반 공무원과의 수당 차등은 ‘정당’
정부 부처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 일반 공무원보다 적게 명절 휴가비와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 대우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인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통해 무기계약직이 많이 증가했던 만큼 관련 소송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기계약직은 고용 기간은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임금 등 처우는 일반 정규직에 미치지 못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공공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369곳(부설기관 포함)의 무기계약직 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2만8640명에서 2021년 6만6709명으로 132.9%(3만8070명) 늘어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 등 98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2020가합53705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국가 산하 중앙행정기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2020년 4월 국가가 일반 공무원과 달리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금,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의 수당을 적게 지급했다며 미지급 수당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최근 대구지법 등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각종 수당의 차등 지급을 놓고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인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인지 △(정부의 추진계획에 대한)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는지 등을 심리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돼야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A 씨 등에게는 공채시험 등 공무원 임용절차를 거치는 등 고용형태를 변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등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며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부의 2017년 7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처우개선 추진 계획에서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충분한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추진사항'으로 명시하고 있고 관련 보도자료에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기관 단위의 자율적 추진'과 '직종별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취지가 반영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며 "정부의 추진계획을 확약이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 대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 아냐" 앞서 A 씨 등은 "각종 수당은 담당 업무의 내용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보편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실비변상적 급여로, 중앙행정기관 근로자라면 누구나 지급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헌법 제11조에 반하는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가는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 씨 등은 일반 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고, 동일한 가치가 있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을 차등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과 복리후생적 금품을 차별 없이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처우개선 사항으로 포함됐다. 법원, 유사 사건에서 대부분 원고패소 판단 법원은 최근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의 재판부는 3월 23일에도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소속 공단 등 공공기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소송(2020가합590813)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지난 2월 선고된 대구지법 민사11부 판결(2020가합210864)과 지난해 12월 말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 판결(2020가합562672)에서도 마찬가지로 원고인 무기계약직들이 패소했다. 노동법 전공인 이정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무기계약직은 소위 노동법에서 말하는 '비정규직'이 아니다"라며 "노동법 등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이 있는데, 무기계약직은 나름대로 정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적용되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차별 금지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기존 근로 조건을 알면서도 정규직 또는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복리후생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송강직 동아대 로스쿨 교수도 "무기계약직은 보통 기간제로 있다가 무기로 전환된 케이스가 많은데 일반 공무원들과 그 업무 특성이 다르다"며 "법리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무기계약직
임금차별
공무원
이용경 기자
2023-05-18
민사일반
[판결] '文아들 지명수배 포스터' 정준길 변호사, 2심도 "700만 원 배상"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자신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지명수배자로 지칭한 포스터를 게시한 정준길(57·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를 상대로 2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앞서 1심은 정 변호사가 문 씨에게 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문광섭·정문경·이준현)는 문 씨가 정 변호사를 상대로 낸 30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2022나2036293)에서 원·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정 변호사는 2017년 5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브리핑에서 포스터를 공개하고 "문 씨는 부정 특혜 채용 문제로 청년들과 국민의 직접 해명을 요구받고 있는 사람"이라며 "문 씨에 대한 국민 지명수배를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 씨는 자신이 특혜를 받지 않았음에도 정 변호사의 브리핑과 포스터를 통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정 변호사는 사건 관련 포스터와 브리핑에서 특혜채용 등을 판단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정황은 적시하지 않은 채 '지명수배', '출몰' 등 지나치게 모멸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며 "유력 대통령 후보 아들의 특혜 의혹 자체는 공적 관심사라 할 수 있더라도 본인이 직접 '공인'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은 지난해 8월 "이 사건 브리핑 및 포스터는 마치 문 씨가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 중인 범죄자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고,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모멸적인 표현을 사용해 문 씨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양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문준용
명예훼손
인격권
안재명 기자
2023-05-1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고아로 해외 입양 보내졌다 추방… 법원 "입양기관 홀트는 1억 배상하라"
<사진=연합뉴스> 친부모가 있음에도 고아로 해외 입양 보내진 '불법 해외입양' 피해자가 입양알선 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홀트로부터 1억 원을 배상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16일 신송혁 씨가 국가와 사회복지법인 홀트아동복지회(홀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02520)에서 "홀트는 신 씨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국가를 상대로 한 청구는 기각됐다. 1979년 3세였던 신 씨는 홀트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 양부모의 학대와 두 차례의 파양을 겪으며 열여섯의 나이에 노숙 생활을 해야만 했던 신 씨는 성인이 된 이후에서야 자신에게 시민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신 씨는 부인과 두 딸을 남겨둔 채 입양된 지 37년 만인 2016년 한국으로 추방됐다. 신 씨는 2019년 1월 한국 정부와 홀트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신 씨 측은 과거 홀트의 입양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신 씨에게 생모가 있는데도 부모 정보를 기재하지 않고 고아로 서류를 꾸며 입양을 보냈다는 것이다. 고아의 경우에는 친생부모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동의 받을 필요가 없고, 홀트와 같은 입양알선 기관의 기관장 동의만으로 입양할 수 있는 등 절차가 간단했다. 신 씨는 홀트가 고액의 입양 수수료는 챙기면서도 아동의 현지 국적 취득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등 국적취득 확인 의무와 사후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 씨 측은 과거 한국 정부가 위헌적인 대리입양 제도를 운용했으며, 국적 취득 확인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입양알선 기관의 부당한 재정적 이득을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홀트와 한국 정부는 당시 법과 규정에 따라 모든 절차가 진행됐고, 사후 관리에도 최선을 다했다며 맞섰다. 설사 위법 사항이 있더라도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신 씨에 대한 홀트 측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후견인으로서의 보호 의무와 신 씨에 대한 국적취득 확인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 같은 홀트의 각 의무 위반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 씨의 손해는 2016년 11월 대한민국으로 강제추방되기 전까지는 잠재적·부동적 상태에 있었다가 해당 강제추방으로써 비로소 손해 발생이 현실적인 것이 됐고, 이때부터 민법 제766조 제2항에 따른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신 씨가 2016년 11월부터 10년이 경과하기 전인 2019년 1월 소를 제기한 것은 기록상 명백하기 때문에 홀트의 소멸시효 항변도 이유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입양 관련 법령의 체계와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홀트와 같은 입양알선 기관이 대한민국의 허가를 받아 그 지도·감독 하에 실제 입양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주체로서 입양아동에 대한 보호의무 등 개별적·직접적·구체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아동의 입양에 관한 요건과 절차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양자가 되는 아동의 권익과 복지를 증진해야 하는 일반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이러한 의무는 그 내용으로 볼 때 전체적으로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신 씨와 같은 특정 당사자가 직접 피고 대한민국에 대해 권리침해 또는 의무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제협약과 헌법, 입양특례법 조항에 기해 피고 대한민국에게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국적취득 확인 및 국적취득 조력 의무, 사후관리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신 씨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대리입양제도의 위헌성과 국가가 홀트에 대한 관리·감독의무를 위반했는지, 특히 국가가 해외입양을 통한 부당한 재정적 이익 취득을 허용했는지와 관련해서도 신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외입양
홀트
입양알선
이용경 기자
2023-05-1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한맥투자증권 직원 주문실수 411억 소송, 거래소 승소 확정
2013년 말 직원의 주문 실수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던 한맥투자증권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가 한국거래소에 411억 원의 거래대금을 물어주게 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한국거래소가 파산채무자 한맥투자증권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2017다23848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한맥은 2013년 12월 주문 실수로 시장가격보다 상당히 낮거나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 놓아 460억여 원의 손실을 냈다. 이후 착오에 의한 것이라며 거래소에 결제를 보류해달라고 했지만 거래소는 다음날 결제 대금을 주문 상대방에 대신 지급했다. 한맥은 이 실수로 이익을 본 증권사와 헤지펀드를 상대로 환수에 나섰지만 가장 많은 360억 원의 이익을 본 미국계 헤지펀드 캐시아캐피탈로부터 이익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국 파산했다. 거래소는 2014년 3월 한맥의 파산 재산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에 한맥 측으로부터 추가로 변제받거나 상계로 소멸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약 411억 원을 달라며 구상금 소송을 냈다. 예금보험공사는 반대로 "거래소가 시장 감시와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한맥은 착오로 인한 잘못된 주문이라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법 제109조는 착오의 원인이 의사 표시자의 '중대한 과실'인 경우 표시를 취소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2심은 한맥이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 중대한 과실에 해당하므로 예금보험공사가 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반환하라며 캐시아캐피탈을 상대로 부당이득금소송(2018다227264)도 냈는데, 같은 날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앞서 1,2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계약 체결 방식과 시장 상황과 거래 관행, 구체적 거래 형태 등을 근거로 캐시아캐피탈이 한맥의 착오를 알면서도 이용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종래 대법원은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한 경우 표의자는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시해온 바 있다"며 "이번 판결은 이러한 종전 대법원의 판시를 따르면서도 파생상품거래에서 상대방이 표의자의 착오를 알고 이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최초로 판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착오
한맥투자증권
한국거래소
박수연 기자
2023-05-14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한국 회사 땅 침범한 몽골대사관에 "금전지급 청구 가능"
외국 공관이 한국 내 사유지 일부를 침범해 점유하고 있는 경우 해당 국가를 상대로 공관 철거나 토지 인도를 요구할 수는 없지만, 재판을 통해 토지 사용료 지급은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A 사가 몽골을 상대로 낸 건물등철거 소송(2019다247903)에서 각하 판단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문제가 된 땅은 서울 용산구 주한몽골대사관 부지다. 몽골은 1998년 땅을 매입해 사용해왔다. A 사는 2015년 대사관 옆에 있는 땅을 매입했는데 소유한 땅의 일부를 몽골대사관이 공관 건물과 부속 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 중인 것을 알게 됐다. A 사는 건물을 철거하고 해당 토지를 돌려달라며 2017년 2월 소송을 냈다. 또 무단 점유의 대가로 임차료에 상당하는 부당 이득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1,2심은 A 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각하했다. 공관지역으로서 해당 건물과 계쟁토지를 이용하는 행위는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주권적 활동과 관련성이 있으므로 한국 법원의 재판권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2심은 '소유권이라도 확인해달라'는 A사의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였다. 계쟁토지에 관해 소유권 확인판결을 받더라도 집행력이 인정되지 않아 그 자체로 몽골의 외교 관련 주권적 활동에 대해 부당한 간섭이 될 수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은 A 사의 청구 중 사용료 지급에 관한 부분은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동산은 영토주권의 주체로, 외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동산 소재지 국가 법원의 재판권에서 당연히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외국이 국내 부동산을 점유하는 것을 두고 반드시 주권적 활동에 속하거나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법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판결절차는 그 자체로 외국의 공관 점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외교 공관의 직무 수행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따라서 외교공관의 직무 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지역으로 점유하는 것은 주권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법상 외국의 공관지역은 원칙적으로 불가침이고 접수국은 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철거·토지인도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외국이 공관 지역으로 점유하는 부동산과 관련해 금전 지급 청구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될 수 있음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사유지
무단점유
외국공관
박수연 기자
2023-05-12
가사·상속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제사주재자, 아들·딸 상관없이 가장 가까운 직계비속 최연장자가 맡아야"
고인의 유해와 분묘 등 제사용 재산의 소유권을 갖는 민법상 '제사 주재자'는 민법상 공동상속인 간 협의에 의해 정하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피상속인의 가장 가까운 직계비속 중 최연장자가 맡는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제사주재자는 장남이 우선 맡아야 한다고 본 종전 전원합의체가 15년만에 깨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1일 사망한 A 씨의 본처와 두 딸이 A 씨의 내연녀인 B 씨와 추모공원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을 상대로 낸 유해인도 소송(2018다24862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에선 망인의 유해에 대한 권리가 공동상속인들 중 누구에게 있는가가 문제됐는데, 특히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 중 제사주재자 결정 방법에 관한 부분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2008년 11월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2007다27670)은 "피상속인의 유체·유해를 민법 제1008조의3 소정의 제사용 재산에 준하여 제사주재자가 이를 승계한다"며 "제사주재자는 우선적으로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에 의해 정하되,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망인의 장남 또는 장손자가 제사주재자가 되고, 아들이 없는 경우에는 망인의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제사주재자 결정 방법에 관한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는 더 이상 조리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유지될 수 없다"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제사주재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로 우선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현대 사회의 제사에서 부계혈족인 남성 중심의 가계 계승 의미는 상당 부분 퇴색했다"며 "제사용 재산의 승계에서 남성 상속인과 여성 상속인을 차별하는 것은 정당화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남 또는 장손자 등 남성 상속인을 우선하는 것은 성별에 의한 차별을 금지한 헌법 제11조, 개인 존엄과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장하는 헌법 제36조 정신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최근친의 연장자라고 하더라도 제사 주재자로서 부적절한 사정이 있다"며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정상적으로 제사를 주재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뿐 아니라 피상속인의 의사, 공동상속인들 다수의 의사, 피상속인과의 생전 생활관계 등을 고려할 때 그 사람이 제사주재자가 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법적 안전성고 당사자의 신뢰 보호를 위해 이번에 변경한 법리는 판결 선고 이후 제사용 재산의 승계가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민유숙, 김선수, 노정희, 이흥구 대법관은 "제사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을 변경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법원이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체 등 귀속자로 적합한 자를 개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배우자도 유체·유해의 귀속자에 포함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종래 남성 중심의 가계 계승을 중시한 적장자 우선의 관념에서 벗어나 헌법 이념과 현대사회의 변화된 보편적 법의식에 합치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1993년 본처와 혼인하고 두 딸을 낳았다. 하지만 A 씨는 2006년 내연녀인 B 씨와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A 씨가 2017년 사망하자 B 씨는 아무런 협의 없이 A 씨의 유해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추모공원 납골당에 봉안했다. 이에 A 씨의 본처와 딸들은 "A 씨의 유해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 2심은 모두 이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A 씨의 장남이 제사주재자로서 유해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고, B 씨는 장남의 법정대리인으로서 그 유해를 점유·관리하고 있다"며 본처와 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역시 이 같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박수연, 이용경>
제사주재자
유해
상속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으면 원칙적 무효"
<사진=대법원 제공> 회사가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면 예외적으로 유효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이 깨졌다. 다만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를 예외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현대차 간부 직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7다35588)에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인 회사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변경안에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예외로서 효력을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판례를 변경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종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근거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명시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절차적 권리"라며 "변경되는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고, 헌법 정신과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종전 판례가 들고 있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워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돼 법적 불안정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로,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천대엽, 오석준 대법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해 적용한 것으로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신의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본 사례들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고,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한 집단적 동의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으로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시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유효요건을 법문대로 정립한 판결"이라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근로조건 기준 결정에 관한 헌법(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근로기준법(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자율적 결정)의 이념과 취지에 보다 부합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취업규칙을 제정해 전체 직원에게 적용해 왔다. 그러다 2003년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년 7월부터 시행되자, 현대차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했다. 해당 취업규칙에는 종전 취업규칙과는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은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2심에서 2011년부터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 지급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박수연, 이용경>
집단적동의
취업규칙
현대차
불이익변경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AI가 쓴 판결기사] 대법원, 상가임대차법에 따른 변제충당 규정 적용 확인...자동 해지조항 인정 불가 판결"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9의 규정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민법상 변제충당 규정이 적용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2022다309337, 대법원 민사 2부, 주심 천대엽 대법관) 임차인인 원고와 임대인인 피고는 이 사건 조정에서 차임 및 관리비 연체액이 3개월분에 달하는 때에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자동 해지되는 것으로 정하였다. 원심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2020년 9월 29일부터 6개월 동안의 연체 차임액을 계약갱신 거절사유, 권리금 회수기회 제외사유, 계약 해지사유에서 제외하며, 이는 코로나 사태로 국내 소비지출 감소와 상가 임차인의 매출 및 소득 감소를 고려한 것인데, 민법에 따른 변제충당은 임의규정이지만, 상가임대차법에 위반되는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임차인의 변제제공이 연체 차임액 전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합의충당이나 임차인의 지정변제충당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차임에 먼저 충당되고, 특례기간의 연체 차임은 계약갱신 거절권·계약 해지권 등의 권리 행사가 제한되어 상대적으로 변제이익이 적으므로, 이행기가 도래한 다른 연체 차임보다 후순위로 충당된다고 판시했다. 피고가 차임 및 관리비 연체액으로 자인한 금액 중 특례기간의 연체 차임 잔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이 차임 및 관리비 3개월분에 미치지 못하고, 원심 변론종결일까지의 연체 차임액이 특례기간의 연체 차임 잔액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조정에서 따로 정한 자동해지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023년 4월 13일 판결> <부연 설명>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9는 2020년 9월 29일부터 6개월 동안의 연체 차임액을'계약 해지사유(제10조의8)'에서 정한 연체 차임액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가임대차
변제충당
박수연 기자
2023-05-11
민사일반
산재·연금
[AI가 작성한 판결기사] “석면폐증 증상 고정 불필요, 산재보상 판결 확정… 장해등급만 충족되면 보상 가능”
석면폐증에 대한 산재보상에서 증상의 고정은 필요하지 않다는 판결이 나왔다. (2022두61113, 대법원 민사 2부, 주심 민유숙 이동원 대법관) 1977년부터 1999년까지 자동차 부품 제조 업무를 수행하던 망인은 2014년에 석면폐증을 진단받았다. 이후 석면폐증이 악화되어 2018년 폐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2019년 폐이식 거부 반응 등으로 사망하였다. 사망 전날, 피고의 석면심사회는 망인에게 '석면폐병형 2/2, 심폐기능 F3(고도장해)'로 판정했다. 그러나 피고는 망인의 석면폐증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이다. 법원은 산재보험법은 진폐증이 장해등급에 해당되면 증상이 고정되지 않아도 장해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석면폐증은 진폐와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석면폐증이 장해등급에 해당할 때 역시 증상이 고정되지 않아도 보상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폐이식을 통해 망인에 대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는 점은 보상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2023년 4월 13일 판결>
석면폐증
산재
장해급여
박수연 기자
2023-05-1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불법파견 하청업체 근로자, 임금차액 소멸시효는 손해 안 날로부터 3년'"
불법 파견을 인정받은 하청업체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일했으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을 돌려달라고 소송할 경우, 소멸시효는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앞서 2020년 대법원은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의 성격이 임금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이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 역시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처음으로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파견법 및 시행령의 직접고용의무 제한규정에 따라 이미 발생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도 소멸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근로자 A 씨가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2021다213477)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중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 2013년부터 삼표시멘트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A 씨는 2015년 2월 부당해고되자,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삼표시멘트가 직접 고용하지 않은 기간에 발생한 정규직 근로와의 차별적 처우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편 삼표시멘트는 2013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회생개시결정을 받아 2014년 3월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는 2015년 3월 종료됐다. 대법원은 삼표시멘트가 하청업체의 근로자에게 원청 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부여하고도 임금을 차별했다고 본 1,2심 판단을 유지했다. 파견법 제21조는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자와 파견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금 차별 이유로 한 손배 청구, 소멸시효는 '불법행위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 적용' 이 사건에서는 소멸시효가 쟁점이 됐다. 앞서 2020년 5월 대법원은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의 성격이 임금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이라고 판단했는데(2016다239024), 소멸시효가 정면으로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표시멘트 측은 소제기일로부터 3년 전의 기간에 대한 임금 차액 상당 손해배상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또 '차별이 없었더라면 A 씨 등이 받았을 적정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청구'인데, 이는 근로계약상 임금의 차액 지급청구권과 실질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차별금지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임금채권에 준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제49조는 임금채권의 시효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이에 대해 민법 제766조 제1항을 적용해 판단했다.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고, 그 인식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A 씨가 삼표시멘트에서 자신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차별적 처우의 불법행위를 소 제기일로부터 3년 이전에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회생절차개시결정 받으면, 파견법 따라 이미 발생했던 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소멸 대법원은 회사의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했더라도, 이후 회사가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는다면 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가 소멸된다는 첫 판단도 내놓았다. 재판부는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면서도,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규정을 둔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용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하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의 효율적 회생을 어렵게 해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뿐 아니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책적 고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러한 예외규정을 둔 입법 목적을 고려하면 2012년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 따라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해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파견
임금채권
소멸시효
임금차별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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