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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피해자, 국가 상대 소송서 패소
영화 '도가니'로 널리 알려진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강인철 부장판사)는 30일 인화학교 피해자 진모씨 등 7명이 국가와 광주시, 광주시 광산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22797)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진씨 등의 국가배상청구권이 성립된 것은 2005년 6월인데, 손해배상 소송은 이보다 5년을 넘긴 시점에 제기됐다"며 "국가배상 소멸시효 5년이 지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2009년에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원고 일부에 대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교육권·학습권이 침해됐다는 주장도 제출된 증거만으로 교육부가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진씨 등 피해자들은 국가와 광주시 등이 관리를 소홀히 해 성폭력사건이 발생했다며 2012년 3월 소송을 냈다. 피해자 측 대리인들은 이날 선고가 끝난 뒤 "항소하겠다"며 "국가가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행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이 없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인화학교
도가니
성폭력피해자
국가배상청구권
소멸시효
홍세미 기자
2014-09-30
국가배상
행정사건
'사상전향' 피해자에게도 국가가 위자료 지급 첫 판결
1970년대 사상전향을 강요받다가 옥중에서 사망한 비전향 장기수들의 유족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 부장판사)는 최근 권모씨 등 비전향 장기수 4명의 유족 8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544686)에서 "5억 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상전향 제도는 수형자들의 사상적 판단에 대한 표현을 강제하는 것으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며 "정부는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권은 5·16 군사쿠테타 발생 후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비전향 좌익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사상전향 제도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이나 고문 등의 불법행위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교정당국은 전향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급식, 면회, 운동시간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가석방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폭행과 고문, 질병 치료 거부 등으로 압박하고 가족을 동원해 전향을 권유하기도 했다. 당시 권씨는 심각한 고혈압을 앓고 있었는데도 수시로 불려가 전향권유를 받았고, 뇌일혈로 졸도해 쓰러진 다음에도 10시간이 넘게 처치를 받지 못하다가 그대로 사망했다. 사상전향에 시달리다가 옥중에서 수건으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다. 이후 2010년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정부가 사상전향 공작 과정에서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권을 침해했다"는 진실규명결정을 하자 유족들은 2012년 12월에 이번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은 사상전향 제도 피해자들에 대한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최근 대법원의 견해를 따른 첫 판결이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사상전향 제도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다86447)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사상전향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2010년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결정을 했을 때부터 계산해야 한다"며 "국가가 사상전향제도가 완전히 사라진 2003년 7월부터 소멸시효를 계산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밝혔다.
사상전향제도
옥중사망
비전향장기수
국가배상
양심의자유
홍세미 기자
2014-05-22
국가배상
민사일반
행정사건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요구 위법… 150만원씩 배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유치장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은 여성들이 국가로부터 150만원씩을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민사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9일 "유치장 수용 과정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아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여성 피의자 김모(31)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 상고심(2013다200438)에서 "국가는 김씨 등에게 15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은 경찰청장이 관련 행정기관과 직원에 대해 직무권한 행사의 지침을 발한 행정조직 내부에서의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법규 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따른 처분이라고 해서 당연히 적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이 피의자들의 브래지어를 자살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물건으로 보고 언제든지 이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유치인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수치심을 주지 않는 취지에서 신체검사의 유형을 세분화하고 있는 호송규칙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이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 등은 2008년 8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유치장에 수용됐다. 신체검사 직후 경찰은 '유치 및 호송규칙'에 따라 김씨 등에게 브래지어를 벗을 것을 강요했고, 김씨 등은 "브래지어를 입지 않고 조사에 응하면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며 1인당 6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 2심은 "법무부 교정시설 내 여성 수용자의 경우에도 브래지어를 1인당 3개씩 지급받는 것을 감안하면 자살을 이유로 김씨 등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하는 것은 달리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날 판결 직후 천주교인권위원회는 "탈의 조치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최종 확인한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행의 이름으로 유지돼 온 국가 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깨끗하게 사라지기를 기대한다"며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과 '유치장 업무편람'을 즉시 개정하는 등 재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치장
브래지어탈의
수치심
정신적피해
피의자유치
행정명령
탈의조치
좌영길 기자
2013-05-09
국가배상
행정사건
민주화운동으로 구금된 기간 '전부' 국가가 보상해야
민주화운동을 하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이후에 다른 범죄를 저질러 집행유예가 실효되면서 추가로 복역하게 된 구금일수도 생활지원금 지급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민주화운동보상법)'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30일 이상 구금된 자에 대해 구금된 일수에 비례해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민주화운동 보상법상 생활지원금 대상자인 정모씨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 위원회를 상대로 낸 생활지원금 일부부지금 결정 취소소송(2012구합20632)에서 원고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주화운동보상법은 생활지원 대상자에 관해 '민주화운동을 이유로 30일 이상 구금된 자'라고만 규정하고 있으므로 구금의 원인이 민주화운동에 의한 것이라면 모두 생활지원금 지급대상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화운동보상법이 민주화 운동을 한 자의 과실을 참작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고, 이 법의 취지는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희생된 자와 그 유족에 대해 국가가 명예회복과 보상을 함으로써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한다는 점에 있으므로 민주화운동을 한 자의 과실이 있더라도 보상을 해주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비록 정씨가 나중에 민주화 운동과 관련없는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는 과실로 집행유예가 실효돼 민주화운동에 따른 유죄판결의 506일을 구금당했다 하더라도 이 판결의 구금일 전부가 생활지원금 지급대상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1989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228일 동안 구금됐다. 정씨는 1992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 2년8월의 형이 확정됐고 전에 선고받은 집행유예가 실효돼 506일을 더 복역했다. 정씨는 2011년 보상심의위원회에 민주화운동으로 복역한 기간 전체에 대해 생활지원금을 신청했지만, 위원회가 첫 유죄판결 선고일까지의 구금일 228일에 대해서만 생활지원금을 지급하자 정씨는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민주화운동보상법
민주화운동
구금기간
생활지원금
명예회복
신소영 기자
2013-02-27
국가배상
군사·병역
군 복무 중 선임 폭력에 척추 다쳐 보훈대상자 돼도
군인이 복무 중 선임으로부터 폭력을 당해 보훈보상대상자가 됐더라도 그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8단독 이상용 판사는 지난달 16일 복무 중 선임으로부터 구타를 당해 척추 등을 다친 변모씨의 가족들이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가해자 맹모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1가단33471)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국가는 변씨가 보훈보상대상법에 의해 보상을 받기 때문에 변씨의 가족들도 국가배상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국가배상법은 부상당한 군인의 가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변씨의 가족들이 고유하게 취득한 손해배상청구권까지 제한된다고 볼만한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국가는 가해자와 연대해서 변씨 가족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 판사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 단서는 군인 등이 사망했을 때 유족이 다른 법령에 보상을 받았다면 국가보훈법상이나 민사상의 손해배상 청구를 중복해서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라며 "보훈보상대상자가 사망했다면 유가족이 직접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지만 변씨는 사망한 사람이 아니어서 해당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다만 변씨는 이 사건 폭행으로 상이등급 7급을 받아 보훈보상법상 월 23만 5000원씩의 보상금을 받게 됐으므로 국가에 대해 손해배상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며 "맹씨에게서 받아야 할 폭행 손해배상금 1290여만원을 국가에 연대해서 지급하라고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병대에 입대했던 변씨는 2010년 8월 내무반에서 소대 상급자 맹씨로부터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슴, 배, 얼굴 등을 맞아 척추 등을 다쳤다. 변씨와 가족들은 맹씨와 국가를 상대로 "폭행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1790여만원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자료 65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한편 맹씨는 폭행혐의로 지난해 5월 수원지법에서 벌금 300만원 형을 선고받았다.
보훈보상대상자
군대내폭행
국가배상법
부상군인가족손해배상청구권
군대후임폭행
홍세미
2012-12-24
국가배상
민사일반
엔터테인먼트
행정사건
형사일반
서울고법, "'도가니' 사건 손해배상소송 서울서 재판하라"
영화 '도가니'의 소재가 됐던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와 광주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서울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민사25부(재판장 조희대 부장판사)는 지난 4일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와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교육청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이송하도록 한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낸 항고를 받아들여 1심 법원의 이송결정을 취소했다(2012라901).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본안소송 원고들 대부분의 토지관할이 광주지법에 있지만, 스스로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관할권을 갖는 경합 법원 중 자신들의 소송진행상 편의와 권리구제를 위해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법원을 선택해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낸 것으로 보이는 점, 당사자들이 심리상담 또는 정신과 치료를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에 입원하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점, 서울에 사무소 소재지를 두고 있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본안 소송을 낸 점 등을 비춰보면 본안소송을 광주지법으로 이송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본안소송의 직접 증거들이 모두 광주지법 관할에 있다거나, 광주지법에서 진행 중인 관련 민·형사 사건의 진행 경과가 이 사건 본안소송 심리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 광주지법에서 본안소송이 진행되면 추가적인 증인신문 등 증거조사에 용이하다는 점 등은 소명이 부족하고 이송사유로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사건 피해학생 등 8명은 지난 3월 학교에 대한 감독 소홀과 미온적인 대처 등의 책임을 물어 국가와 광주시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소송(2012가합22797)을 냈다. 하지만 사건을 배당받은 민사10부가 지난 5월 피고 광주시 등 피고들의 이송신청(2012카기50098)을 받아들여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이송하라고 결정하자 지난달 14일 서울고법에 항고했다.
권리구제
토지관할
광주인화학교
성폭력사건
도가니
김승모 기자
2012-07-05
국가배상
'도주 용의자 경고없이 권총발사'… 경찰 매뉴얼 '논란'
경찰청이 최근 발생한 인천의 조직 폭력배 사건을 계기로 새로 작성하고 있는 '권총 사용 매뉴얼'에 도주 용의자에게 경고사격 없이 발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도주자에 대한 총기 사용의 정당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반하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청이 무분별한 사용을 조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엄격한 요건 하에 총기사용 허용= 경찰이 마련하고 있는 새로운 '권총사용 매뉴얼'은 상황 단계 별 요건에 따라 총기 사용 정도 및 유의사항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위험한 물건으로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공격행위 상황에서 도주하는 경우 경고나 경고사격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을 때' 총을 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범죄자가 차량 등을 이용해 도주하는 경우나 흉기 등을 소지한 채 도주하는 경우 사실상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총기 사용으로 피해를 본 용의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권총 발포 당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국가의 책임 유무를 달리 판단하고 있다. 즉 급박한 도주·추격 상황의 높은 오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총기 사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총기 사용이 유일한 수단일 경우에 한해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다. 1999년 3월 경찰관의 무기 사용이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범죄의 종류, 죄질, 피해 법익의 경중, 위해의 급박성, 저항의 강약, 범인과 경찰관의 수, 무기의 종류, 무기 사용의 태양, 주변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평가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다(98다63445). 특히 이 판결에서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위험성이 큰 권총의 사용에 있어서는 그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러한 요건에 부합하더라도 총기 사용 외에 다른 수단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2004년 5월 경찰이 도주 오토바이에 권총을 발사한 사건에서 "계속 추격하거나 다른 경찰관에게 연락해 범인을 검거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용의자를 제압할 여지가 있었던 점에 의하면 실탄 발사 행위는 사회통념상 총기 사용의 허용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밝혔다(2003다57956). 반면 2003년 9월 경찰이 도주 차량에 권총을 발사한 사건에서는 경찰의 총기사용이 이같은 요건을 충족했다면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2003다27146). 이같은 판례에 비춰보면 경찰의 새로운 권총사용 매뉴얼은 사안에 따라 구체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법원과는 달리, 단순하게 도식화해 무분별한 사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의 한 로스쿨 교수는 "경찰 매뉴얼에 따르면 자동차 등 위험한 수단으로 도주하거나 단순히 흉기 등을 소지한 채 도주하는 용의자에 권총을 발사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단순한 도주에 불과한 경우나 총기 이외의 수단으로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는 경우 총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한 대법원의 판결에 반한다"고 말했다. ◇외국도 도주자에 대한 총기 사용 엄격 제한= 미국에서는 원래 영국의 보통법(Common Law)에 따라 중범죄인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총기 사용이 허용됐다. 하지만 무분별한 총기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뉴욕시 경찰국이 1972년 새로운 지침을 작성해 도주하는 범인에 대한 총기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특히 1985년 연방대법원이 무장하지 않고 도주하는 용의자에 총기발포를 허용한 테네시주법이 위헌이라고 판단(Garner 판결)한 이후부터는 단순히 도주하는 범죄자에 대한 총기사용이 사실상 금지됐다. '독일경찰법 모범초안 제41조 제12항'도 '사망의 결과를 가져올 개연성이 높은 총기사용은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침해에 대한 현재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유일한 수단일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일본도 경찰관직무집행법 제9조에 '도주하는 자를 체포하기 위한 다른 수단이 없다고 경찰관이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2002년 강도 피해자를 돕기 위해 나선 사람을 공범으로 보고 경찰이 오인 사격을 해 사망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며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도주하는 자에 대한 사격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뉴얼대로 총기 사용한 경찰관만 덤터기?=새 매뉴얼에 따라 총기를 사용했다가 경찰 개인이 징계를 당하거나 소송에 휘말릴 우려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뉴얼은 말 그대로 내부 규정일 뿐이므로 경찰관 징계와 관련된 근거 규정이 될 수 있을 뿐, 법정에서 책임 유무를 따질 경우에 참조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매뉴얼에 따라 총기를 사용해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민휘·형사 재판에서 면책될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재경 지법의 한 판사는 "매뉴얼에 따라 총기를 사용하더라도 소송과정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등 경찰관의 나홀로 소송이 될 가능성이 많다"며 "총기 사용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기존 판결과 다른 법령에 부합하도록 수정·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은 국가인권위원회와 민변, 참여연대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권총사용 매뉴얼'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철수 경찰청 대변인은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서 우리 사법현실에 맞는 매뉴얼을 마련 하겠다"고 밝혔다.
권총사용메뉴얼
도주용의자
경고사격
독일경찰법
총기발포
임순현 기자
2011-11-18
국가배상
민사일반
형사일반
조두순사건 피해자에 국가배상해야
국가가 '조두순사건'의 피해아동과 그 가족에게 1,3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검찰이 성폭행을 당한 피해아동의 조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의무를 소홀히 해 2차 피해를 입혔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이수진 판사는 10일 조두순사건의 피해아동 A양과 어머니 B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9가단482095)에서 "국가는 A양에게 1,000만원, B씨에게 300만원 등 총 1,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폭력관련법 및 인권보호수사준칙 등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성폭력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는 조사환경을 조성해야 할 뿐만아니라 정당한 사유없이 반복조사를 해서는 안 되며 특히 피해자가 아동일 경우에는 피해 아동의 연령, 심신상태 또는 후유장애의 유무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 조사계획을 수립하고 조사준비를 철저히 하는 등 특별한 배려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8세에 불과한 어린 A양이 장기가 몸 밖으로 탈출되고 생식기가 심하게 훼손되는 등의 중상해를 입고 배변주머니를 단 불편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은 영상녹화조작방법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채 조사에 임해 A양을 직각의자에 불편하게 앉힌 채 무려 2시간에 걸쳐 4번씩이나 피해사실의 진술을 반복케 했다"며 "이는 법률이 검사에게 부과하고 있는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최선의 조사환경조성, 필요 최소한의 조사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어서 수사상 잘못이 객관적이고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사가 조두순의 인상착의가 담긴 CD를 제 때 제출하지 않아 A양이 항소심 공판과정에 증인으로 소환돼 변호인으로부터 심한 추궁을 받아 고통을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조두순이 피해상황에 대한 A양의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극렬히 다투고 있는 상황이어서 검사가 CD를 먼저 제출했더라도 당시 재판부로서는 A양의 증언을 통해 진술의 일관성 및 쟁점사항에 대해 판단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A양은 지난 2008년12월 등교하던 중 조두순에게 성폭행을 당해 생식기와 항문, 대장의 80%가 소실되는 영구장애를 입었다. 조두순은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2년과 전자발찌 부착 7년 및 신상정보공개 5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현재 수감중이다. 사건과 관련 A양과 어머니 B씨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공판과정에서도 뒤늦게 영상자료를 제출해 A양이 불필요하게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모두 3,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한편, 대한변협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성폭력피해자 조사과정에서 국가과실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변협은 "수사기관이 이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성폭력피해아동 및 피해여성의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제도 및 실무관행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두순사건
피해자
피해아동
성폭행
수사기관
조사의무
인권보호
김재홍 기자
2011-02-11
국가배상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정신분열증으로 휴직… 복직 후 동료 살해, 국가 책임 물수 없어
정신병력있는 사람을 해임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국가에 관리감독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소방관 조씨는 지난 2003년 6월27일 동료 박씨와 함께 야간근무조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날 따라 박씨가 거친 말과 행동을 일삼는 등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부소장은 박씨를 야간근무조에서 빼고 정씨가 대신 근무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다 28일 새벽2시쯤 박씨가 동생이 만취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하다 병원에 옮겨졌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가다 되돌아오는 일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때까지만해도 박씨의 이상증세를 눈치채는 사람은 없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교대근무를 서던 조씨는 그러나 이날 새벽 6시께 칼에 14군데를 찔려 사망했다. 과거 망상형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박씨의 병이 발병한 것이었다. 대기실에 누워있던 박씨는 '조씨가 나를 감시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사무실로 내려와 조씨를 살해한 것이다. 박씨는 일주일여만에 검거됐고 징역1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조씨의 유족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정신병력이 있는데도 제대로 파악조차 못했고, 이상증세를 보이는데도 격리시키지 않고 놔두는 등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패소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2심은 "박씨의 이상증세 등을 조기에 파악해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부인에게 1억4,400여만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9,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판결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은 1심의 손을 들어줬다. 10년전 앓은 정신병력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것을 예상하고 대비하도록 할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망인 조씨의 유족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2008다6319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15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거나 복직 후에 심각한 정신분열증 증세를 보였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다"며 "박씨가 10여년 전에 정신분열증으로 휴직한 바 있고, 다시 복직됐다는 사정만으로 서울시가 박씨의 정신분열증 발병 및 폭력적 범죄를 저지를 것을 예상하고 이를 대비해 직속상관이나 다른 동료들에게 대비할 수 있도록 그의 정신질환의 종류와 특성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야간근무
정신분열증
동료살해
관리감독책임
정신병력
류인하 기자
2009-01-28
국가배상
군사·병역
자살시도 전력 있는 사병 다시 자살하게 됐다면 국가책임
자살을 시도한 적 있는 사병이 부대에서 따돌림을 당하다 결국 자살한 경우 국가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부(재판장 김경배 부장판사)는 상급자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소모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6가합60583)에서 "원고들에게 1억2,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대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소씨가 자살을 시도해 총기사고를 일으켰는데도 지휘관들은 소씨를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거나 전문적인 조사도 하지 않은채 오히려 허위공문서를 만들어 영창에 가둔 점, 소씨가 정신병 증상을 보이는데도 적절한 보호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점 등 소속지휘관들의 직무태만행위 등과 소씨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소씨를 따돌리는 등 상급자들의 가혹행위는 물리적 폭행이 아닌 언어폭력이 주된 것이었고 내용도 극단적인 것은 아닌 점, 원고들이 소씨를 집으로 데려왔을 당시 정신질환으로 이상행동을 했으므로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점 등을 참작할때 피고의 책임은 50%가 적당한다"고 덧붙였다. 소씨의 유족들은 2002년 2월 입대한 후 육군 모 부대에 배치된 소씨가 고참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다 부대배치 16일만에 소총으로 자살기도를 한 다음부터 부대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 휴가중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하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군인
자살
자살시도
군내따돌림
국가배상
부대생활
허위공문서
영창
직무태만행위
김백기 기자
2007-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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