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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미성년자녀 불법행위… 비양육친 손배책임 없다"
친권자나 양육자가 아닌 부모는 미성년 자녀가 불법행위를 해 다른 사람 등에게 피해를 줬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4일 사망한 피해자(당시 16세)의 유족이 가해자인 A씨의 아버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다240021)에서 B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피해자 유족이 A씨 본인과 A씨의 어머니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일부 인용됐고,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분리·확정됐다. 만 17세였던 A씨는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았다. 피해자의 유족은 A씨의 부모가 A씨를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했다며 A씨와 공동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A씨의 부모는 A씨가 만 2세였을 때 이혼했다. A씨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어머니뿐이었는데, 1심과 2심은 A씨의 아버지 B씨에 대해서도 10%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협의이혼을 하면서 친권자로 지정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혼으로 부모 중 1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비양육친)는 미성년자의 부모라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해 일반적인 감독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해 현실적·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해 자녀를 보호·감독을 하고 있었거나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직접 지도·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 비양육친의 감독의무위반을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며 "원심은 비양육친의 미성년자에 대한 감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양육친은 원칙적으로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책임을 지지 않고, 비양육친이 실질적으로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와 조언을 해왔다거나 미성년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감독의무자책임을 진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며 "앞으로 이 판결이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양육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성년자녀
감독의무
양육자
박수연 기자
2022-04-14
민사일반
[판결](단독) ‘가족계좌 통합관리’ 은행 상대 “내 계좌정보 유출” 소송
은행 VIP고객으로 가족계좌를 통합적으로 관리받던 아버지가 사망한 뒤 상속분쟁을 겪게 된 딸이 은행을 상대로 "내 계좌정보를 유출했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당우증·최정인·김현석 부장판사)는 B씨가 C은행과 직원 D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80945)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4년 사망한 A씨는 생전에 C은행 VIP고객으로서 업무를 처리할 때면 가족들과 함께 자주 은행을 방문했다. 특히 자산 일부를 자녀들의 통장을 이용해 운용·예치해왔던 A씨는 가족 단위로 재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C은행의 '가족계좌 통합관리' 프로그램에도 가입했다. 그러다 A씨는 자신이 자금을 입금해 관리하던 계좌를 딸 B씨가 해지한 뒤 인출금을 다른 계좌에 입금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고령의 나이로 건강이 좋지 않던 A씨가 사망하자 C은행 VIP고객 담당 직원인 D씨는 유족들을 찾아가 A씨의 자필유언장 내용을 전달하며 '딸 B씨는 이미 5000만원을 가져갔다'는 취지의 말을 함께 전달했다. B씨는 다른 형제들과 상속재산분할을 둘러싼 소송을 하면서 동시에 C은행과 D씨를 상대로 "가족계좌통합관리 제도를 이용해 동의 없이 계좌정보를 유출했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은행승소 판결 C은행 측은 "가족계좌통합관리 제도를 통해 A씨와 그 가족들의 계좌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필요에 의해 계좌를 조회한 것일 뿐 열람정보를 임의로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맞섰다. 1심은 "생전에 A씨는 통장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딸 B씨를 불러 10년간의 거래내역을 뽑아오라고 하는 등 확인한 결과, B씨가 2013년 특정 계좌를 해지하고 원리금을 인출한 사실을 알게 돼 그 돈의 행방을 물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A씨가 직접 가족계좌통합관리 담당자인 D씨에게 B씨가 계좌를 해지하고 인출한 금원이 통합관리계좌 중 어느 곳에 입금됐는지 확인을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씨로서는 A씨의 가족관계와 금융자산 관리방식 상황에 비춰 요청이 있으면 이를 조회해 그 내용을 알려줄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라며 "실적과 현황 파악 등 업무상 목적으로도 부고객인 B씨 등의 계좌를 조회해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C은행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도 "B씨는 기존 계좌를 해지한 뒤 그 원리금을 입금한 새로운 계좌에 관해 A씨에게 추궁당하는 과정에서 가족계좌통합관리 프로그램에 편입된 본인 명의의 C은행 모든 계좌를 열람하도록 명시적·묵시적으로 승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은행
가족계좌
계좌유출
이용경 기자
2022-01-24
민사일반
[판결] 사형 집행 후 재심서 무죄… 국가배상금·형사보상금 모두 받은 경우
수사기관이 자행한 고문 등에 의해 이뤄진 자백을 기초로 유죄 판결이 확정돼 사형이 집행된 후 유족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국가로부터 국가배상금과 형사보상금을 모두 받았더라도 이를 이중지급으로 판단해 환수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가의 실수에 의한 것인데도 환수에 나서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국가가 A씨의 유족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소송(2017다25838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1951년 초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 받고 그해 3월 사형이 집행됐다. A씨는 당시 수사기관에서 고문과 가혹행위를 당해 자백을 했다. 이후 딸 B씨는 아버지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후 B씨는 국가에 국가배상과 형사보상을 청구했고, 국가배상소송과 형사보상결정이 비슷한 시기에 확정돼 국가는 2014년 10월 위자료 8000만원을, 2014년 12월 형사보상금 3797만여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국가는 이후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6조 2항에 따라 손해배상금과 형사보상금은 이중지급되어서는 안 된다며 B씨를 상대로 나중에 지급한 형사보상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형사보상법 제6조 2항은 '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을 자가 같은 원인에 대하여 다른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을 받은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와 같거나 그보다 많을 때에는 보상하지 아니한다. 그 손해배상의 액수가 이 법에 따라 받을 보상금의 액수보다 적을 때에는 그 손해배상 금액을 빼고 보상금의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국가의 위법한 수사와 형의 집행으로 크나큰 고통과 피해를 입은 B씨가 정당한 보상으로 인식하고 지급받은 형사보상금을 이중지급이라는 이유로 반환해야 한다면 이는 국가의 손해배상과 형사보상금 지급이 정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믿은 B씨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 될 뿐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B씨가 신뢰한 데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될 무렵 B씨부터 형사보상청구와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것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국가는 손해배상소송이나 형사보상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같은 원인의 다른 절차가 있음을 법원에 알리고 손해배상금이나 형사보상금이 확정돼 지급하는 과정에서는 먼저 지급된 금원을 빼고 지급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이중지급을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 조치 없이 확정된 형사보상금 전액을 지급했다"며 "국가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위자료 금액이 형사보상금 중 사망한 A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을 초과해 형사보상법에 따라 이중보상금이 금지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B씨는 이중으로 보상받은 형사보상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면서 "다만 국가도 형사보상금 청구 사건에서 이중지급이 될 수 있다는 사정을 주장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므로 형사보상금 중 일부인 1500만원을 반환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검사는 형사보상 청구 사건에서 형사보상금을 초과하는 위자료를 지급했다고 주장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형사보상 결정을 송달받고도 즉시항고를 하지 않아 형사보상 결정이 그대로 확정됐다"며 "확정된 결정에 따라 형사보상금을 수령한 것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형
국가배상금
무죄
형사보상금
박수연 기자
2021-11-25
민사일반
[판결](단독) 요양보호센터서 식사 중 기도 막혀 숨진 80대
노인복지센터에서 요양보호를 받던 80대 노인이 식사 도중 기도가 막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센터 측이 응급조치 등을 했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 등 4명이 I노인복지센터 대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31696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가정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재가노인을 대상으로 각종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I노인복지센터에서 요양보호를 받아왔다. 그런데 A씨는 같은 해 10월 센터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중 두 차례에 걸쳐 기도흡인으로 인한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켰다. 이를 목격한 이 센터 요양보호사와 간호사는 '하임리히법(기도가 막혔을 때 응급처치 방법)'을 실시한 뒤 119구조대에 연락했다. 센터 대표인 B씨도 다른 직원과 함께 곧바로 현장에 도착해 A씨 입속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하임리히법과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처치를 했다. A씨는 10여분 뒤 도착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기도폐색성 질식으로 숨졌다. A씨의 자녀들은 "센터 측이 아버지를 응급처치 할 때 중요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잘못을 했다"며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A씨에게 1차 기도흡인 현상이 발생했을 때 요양보호사는 곧바로 이상 증상을 발견하고 등을 두드리며 상태를 확인했다"면서 "A씨가 다시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한 이후에야 요양보호사는 식사장소에서 벗어났고, 다시금 2차 기도흡인 현상이 발생하자 곧바로 다른 간호사와 하임리히법으로 응급처치를 시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센터측 승소판결 이어 "B씨와 다른 직원도 곧바로 사고 장소에 도착해 119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A씨 입속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응급처치와 함께 응급장비 없이 하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며 "요양시설에는 자동제세동기(AED) 등 심폐소생술 응급장비와 상주 의사는 없었지만, 재가노인복지시설 특성상 그러한 점이 법령상의 시설기준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할 경찰서에서도 B씨와 요양보호사의 과실 여부에 대해 다각도로 수사했으나 '과실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내사종결 처리했다"며 "A씨에 대한 주간보호를 담당했던 B씨 등 관계자들이 A씨의 센터 시설이용 계약에 따라 이행했어야 할 보호관찰 또는 응급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노인
사망
응급조치
요양보호소
이용경 기자
2021-10-05
민사일반
[판결](단독) 인감위조 국유지 매각… 부모에게 거액 송금
법인 인감을 도용해 국유토지를 매각한 자산관리공사 직원인 자녀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송금받은 부모에게 사해행위에 따른 책임을 이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재판장 정철민 부장판사)는 국가가 A씨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40930)에서 최근 "B씨는 국가에 4억4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국유일반재산 관리를 담당하던 직원 C씨는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공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법인 인감을 도용, 24필지의 국유일반재산을 다수의 매수인들에게 매각하고 총 15억여원을 받았다. C씨는 이 중 2300여만원을 아버지인 A씨에게, 5억5000여만원을 어머니인 B씨에게 송금했다. 이후 국가는 C씨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사람들로부터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소송과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소송 등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C씨에게 4억4300여만원의 구상금 채권을 갖게 됐다. 이에 국가는 2019년 1월 채권자취소권을 주장하며 C씨의 부모인 A씨와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행해지기 전에 발생된 것"이라며 "하지만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돼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초해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돼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 채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판결 이어 "B씨에 대한 송금행위는 국가의 C씨에 대한 구상금 채권이 발생하기 전에 있었으나, 이미 송금행위 당시 그 구상금 채권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는 발생돼 있었다"며 "가까운 장래에 국가의 구상금 청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고, 실제로 일부 매수인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국가로 하여금 C씨의 사용자로서 매수인들에게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돼 국가의 C씨에 대한 구상금채권은 피보전 채권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에 대한 증여는 C씨의 불법행위(배임) 기간에 이뤄졌고, 그 총액이 5억3000여만원에 이른다"며 "채무초과 상태인 C씨가 여러 차례 큰 금액을 B씨에게 송금한 점 등은 채권자인 국가에 대한 관계에 있어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수익자인 B씨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증여계약은 국가의 피보전 채권액 4억4300여만원 한도 안에서 취소돼야 하고, 그 원상회복으로 해당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국유토지
매각
자산관리공사
법인
이용경 기자
2021-09-09
민사일반
[판결] 유류분 부족액 산정할 때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 생전에 재산을 증여받는 등 특별수익을 받은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는 유류분에서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해야 하는데, 이때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법정상속분'이 아닌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 산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자매인 A·B·C씨가 남매인 D씨를 상대로 낸 유류분반환소송(2017다235791)에서 A씨와 C씨에게 원고일부승소, B씨에게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가운데, A씨와 C씨에 대한 D씨 패소 부분과 가지급물 반환 신청 부분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3년 6월 아버지인 E씨가 유언 없이 사망하면서 딸인 A·B·C씨와 아들인 D씨의 상속이 개시됐다. E씨는 2010년 이혼해 상속인은 이들 네 자녀뿐이었다. 이들 자녀들은 모두 E씨 생전에 상당한 재산을 증여받았는데, 아버지 사망 후 다툼이 생겼다. A·B·C씨가 D씨를 상대로 "D씨가 아버지 생전에 현저히 많은 재산을 증여받아 우리가 받아야 할 유류분이 부족해졌다"며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E씨 사망 당시 재산은 시가 4억1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이 아파트를 임차해주고 받은 현금으로 보증금 2억4000만원이 있었다. 1,2심은 "유류분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당해 유류분권자의 유류분 비율'로 계산하고, 유류분 부족액은 '유류분-당해 유류분권자의 특별수익액-당해 유류분권자의 순상속분액'의 방식으로 산정한다"고 밝혔다. 또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은 '적극적 상속재산+증여액-상속채무액' 방식으로 계산하고 △당해 유류분권자의 유류분 비율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당해 유류분권자의 특별수익액은 '당해 유류분권자의 수증액+수유액' 방식으로 산정하며 △당해 유류분권자의 순상속분액은 '당해 유류분권자가 상속에 의해 얻은 재산액-상속채무 부담액' 방식으로 계산한다고 했다. 이어 "상속개시 당시 적극적 상속재산은 아파트 시가 4억1000만원과 보증금 2억40000만원"이라며 "A씨 등 자녀들이 아버지 생전에 증여받은 특별수익 가액은 A씨 1억5650여만원, B씨 4억4100여만원, C씨 1억5090여만원, D씨 18억5000만원 등이고, 상속채무액은 아파트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금 2억4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제시한 계산방법에 따르면)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은 30억800여만원이고, 원·피고 4명의 유류분 비율은 각 8분의 1(법정상속분인 4분의 1에 2분의 1을 곱한 것)이므로 원·피고들의 각 유류분액은 3억7600여만원"이라고 했다. 아울러 "원·피고들은 각 순상속분액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E씨로부터 아파트와 임대차보증금, 그 반환채무에 대해 각 4분의 1 지분을 상속받았기에 이들의 각 순상속분액은 1억250만원{=(아파트 시가 4억1000만원+아파트 임대차보증금 2억4000만원)×1/4-(아파트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2억4000만원×1/4)}"이라며 "따라서 원·피고들의 각 유류분 부족액은 △A씨 1억1700여만원(=3억7600여만원-1억5650여만원-1억250만원) △B씨 -1억6760여만원(=3억7600여만원-4억4100여만원-1억250만원) △C씨 1억2260여만원(=3억7600여만원-1억5090여만원-1억250만원) △D씨 -15억7600여만원(=3억7600여만원-18억5000만원-1억250만원)"이라고 판시했다.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을 '법정상속분'을 적용해 산정함으로써 모두에게 1억250만원이 적용된 것이다. 그 결과 A씨와 C씨는 D씨로부터 반환받을 유류분이 일부 있지만 B씨는 반환받을 유류분이 없었다. 1,2심은 "D씨는 A씨와 C씨에게 각 유류분 부족액에 B씨와 자신의 유류분 초과 합계액 중 자신의 유류분 초과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면서 "D씨는 A,C씨의 각 유류분 부족액의 가액반환으로 A씨에게 1억1200여만원을, C씨에게 1억1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유류분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법정상속분이 아니라 '구체적 상속분'을 기초로 산정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유류분 반환을 요구하는 상속인 입장에서는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자신의 순상속분액이 적을수록 돌려받을 수 있는 유류분 부족액이 커지고, 반대로 자신의 순상속분액이 클수록 유류분 부족액은 적어지거나 없어지게 된다. 재판부는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증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는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나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해 그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뤄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할 때 이를 참작하도록 하려는 취지"라며 "유류분 제도의 입법취지와 민법 제1008조 내용 등에 비춰보면 공동상속인 중 특별수익을 받은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에는 유류분액에서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해야 하고, 이 때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인 상속분에 기초해 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면서 원·피고들이 특별수익자임에도 이들의 특별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법정상속분에 기초해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을 산정한 결과 A씨와 C씨에게 유류분 부족액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는데, 이러한 판단에는 유류분 부족액 산정 시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실무에서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 유류분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을 법정상속분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구체적 상속분으로 할 것인지 견해 대립이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유류분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구체적 상속분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유류분 제도의 입법취지 등에 부합하게 상속인의 상속이익을 정확히 반영해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도록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상속분
순상속
상속
상속분
유류분
공동상속인
박수연 기자
2021-09-07
민사일반
[판결] "軍 의문사 부실수사… 국가, 유족에게 3500만원 배상하라"
군 수사기관이 의문사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면 국가는 사망한 병사의 유족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관용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33735)에서 최근 "국가는 A씨의 유족들에게 총 3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난 2003년 4월 입대한 A씨는 수도군단에서 공병으로 복무했다. 그런데 같은 해 8월 A씨는 부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조사에 나섰던 수도군단 헌병대는 "A씨가 다른 병사들로부터 원한을 살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고,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을 경우 내무실의 다른 병사들이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인지한 병사가 없는 등 타살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A씨가 선임병들로부터 상습적으로 모욕과 강요를 당했고, 가혹행위자들의 휴가 복귀에 불안감을 느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A씨의 아버지는 "부대원들이 아들을 스스로 목매어 사망한 것으로 위장한 것이지,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군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에 진정을 냈지만, 위원회는 2009년 "진정인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이후 2017년 무렵에도 아들의 사망에 대한 군의 은폐·조작을 주장하며 재차 진정을 냈던 A씨의 어머니 등은 국가배상 신청을 냈다. 이에 국방부 특별배상심의회는 "A씨의 사망으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은 없지만, 사고에 대한 수사기관의 부실수사에 따른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 25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고, A씨의 유족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장병이 직무수행 중 생명·신체에 대한 사고를 당한 경우 그로 인한 희생은 국가공동체의 존속과 유지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 해당한다"며 "국가로서는 장병에게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그 사고 경위 등을 정확하게 밝혀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장병의 부모 등 가족에게 사고 경위와 그에 대한 조치 내용을 숨김없이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군대 안 범죄·사고는 국가의 직접 관리 아래 엄격히 통제돼 수사과정에 피해자의 이해관계인들의 참여·감시가 보장되기 힘들다"며 "군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철저히 사건 현장을 보존하고 엄정한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할 직무상 의무의 정도가 일반 수사기관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도군단 헌병대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현장조사에서 못의 높이, 발꿈치 높이, 전투화 끈의 길이만을 측정하고, 사망 사고의 초동수사에 가장 중요한 현장의 정확한 수치기록, 현장 재연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직무상 의무 위반으로 A씨가 타살된 것인지, 자살한 것인지 명확히 규명할 수 없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 사실에 의하면 당시 헌병대는 군 수사기관으로서 불합리하게 수사상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은 불법행위를 했으므로 국가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A씨의 부모 형제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의 타살 여부에 관해서는 "사고 당시는 하절기로 모든 내무실 문을 열어두고 취침해 타살이라면 싸움 소리 등을 들었을 것"이라며 "A씨의 몸에 독극물이나 알콜이 검출되지 않았고, 싸움에 의한 상처 등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타살됐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고 했다.
국가배상
사망
병사
손해배상
의문사
이용경 기자
2021-04-26
민사일반
[판결] 회사에 손해 입히면 직원 가족까지 책임… '인보증' 관행 여전
최근 한 제과업체가 소속 영업사원이 이른바 '덤핑판매'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영업사원의 신원보증인인 어머니까지 피고로 삼아 소송을 제기해 수천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는 등 '인보증(人保證)' 관련 사건이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점차 보증보험으로 대체되거나 폐지되는 추세였던 인보증 관행이 아직까지 일부 기업에 남아 있어 신원보증을 섰던 친·인척 등 직원 가족들까지 피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매출실적을 올리기 위해 사측이 직원들에게 변칙판매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책임을 해당 직원이나 인보증을 섰던 직원 가족들에게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이보람 판사는 제과업체 H사가 영업사원 A씨와 A씨의 어머니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202033)에서 최근 "A씨 등은 7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회사 제품을 회사가 정한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의로 덤핑판매하고,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실제 판매가격과의 차액을 전산상 미수금으로 허위 보고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A씨가 허위로 보고한 미수금이 7900만원에 달하는 사실이 드러나자, H사는 A씨와 A씨의 신용보증인인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사측이 이미 이런 영업행태를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B씨도 "회사가 신원보증법상 통지의무를 게을리 해 책임이 면제된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적 책임을 피할 순 없었다. 이 판사는 "A씨는 영업사원으로서 덤핑 등 변칙판매를 하지 않을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했다"며 "H사로 하여금 부족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했으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용자는 피용자의 업무수행으로 직접 손해를 입게 된 경우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가해행위의 발생원인 등에 비춰 신의칙상 인정되는 한도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H사가 영업사원들의 영업경쟁 및 그에 따른 변칙 할인판매 등을 현실적으로 관리·감독해 적절한 목표량과 할인율을 책정하는 등의 예방조치를 취하지 못한 과실 등을 종합해 A씨의 책임을 손해액의 7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판사는 B씨에 대해서는 "신용보증법 제4조에서 사용자는 피용자가 업무상 부적격자이거나 불성실한 행적이 있어 신원보증인의 책임을 야기할 우려가 있음을 안 때에는 지체없이 통지해야 하고, 신원보증인은 통지를 받은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비록 사용자가 그 통지를 하지 않았더라도 곧바로 신원보증인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원보증계약을 체결한 경위, 계약 체결 당시에는 A씨의 배임행위 등이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B씨는 A씨의 어머니로서 H사로부터 신원보증책임 발생 가능성을 통지받았더라도 계약을 해지했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B씨는 A씨와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인보증으로 직원 가족들이 거액의 배상책임을 '연좌제' 형태로 떠안는 사례는 여전하다. 지난해 6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제과업체 L사의 영업사원인 C씨가 회사에 손해를 입힌 점을 인정해 C씨와 그의 신용보증인인 아버지 D씨가 연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했다(2019가단204356). 2018년 L사는 C씨가 근무하는 영업소에 대한 정기감사를 진행하던 중 전산상 외상매출금 채권과 재고가 실제와 4400여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확인하고 C씨와 D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성남지원은 "C씨가 거래처들로부터 제품을 판매한 대금을 수금하고도 일부를 L사에 입금하지 않거나, 실제 판매 없이 전산상 매출만 기표하는 등의 행위로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L사는 영업사원들의 영업경쟁으로 인한 변칙 할인판매 등을 방지하는 등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되고, 유사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 비춰 시스템 개선 노력의 정도가 낮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C씨의 손해배상책임을 50%로 제한해 2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아들의 부탁으로 신원보증인이 된 아버지 D씨에게도 배상액 가운데 절반인 1100만원을 연대해 배상하도록 했다. 기업들은 IMF 직후 보증보험사들이 출범하면서 인보증 대신 보증보험사에서 손해액을 보상 받는 신용보증보험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인보증 제도를 폐지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식품·제과업체, 보험사, 제약회사 등에서는 인보증 방식을 고집하며 고용계약을 앞둔 신규 입사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구시대적인 인보증의 폐해를 막는 한편, 영업직원들에게 덤핑 등 변칙판매를 하도록 조장하는 기업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허윤(45·변호사시험 1회)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보증보험은 회사의 손해를 보증보험사가 물게 돼 최소한 직원 가족은 못 건드린다"면서 "인보증은 가족을 볼모로 잡는다는 점에서 굉장히 나쁜 수단이고, 근절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인보증 방식이 손해에 대한 회수가 쉬워 아직까지 이런 구태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적으로 취약한 영업사원들은 회사에 갚아야 할 돈만 수천만원에서 억원대 단위에 이르러 항소심을 진행할 여력이 없어 통상 1심에서 확정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벌써 30년도 넘은 (인보증)소송이 지금도 1년에 수백건씩 반복된다는 것은 법원이 이러한 기업들의 부당한 관행을 감안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인보증 문제 이전에 일부 기업에서 유지되고 있는 '밀어내기'라는 뿌리 깊은 관행을 없애는 것이 선결 조건이기 때문에 소송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이러한 관행을 강요하는 회사에 대해 엄한 처벌을 내리는 입법적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신용 문제로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고, 인보증마저 없으면 일을 구할 수조차 없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면서 "인보증 자체의 폐해라고 일반화하기 보다는 덤핑판매에 따라 사고가 연이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의 심각성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법적으로 해결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자유시장 경제질서에 개입하는 것이 되므로 판단하기가 애매한 것 같다"며 "개별적인 사안별로 따져봤을 때 불법적 관행이 만연된 업계 또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 회사와 영업사원 양측의 필요에 따라 인보증을 맺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말로 문제가 있는지는 보다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덤핑판매
영업사원
영업
인보증
이용경 기자
2021-03-01
민사일반
[판결] 'JSA 의문사' 고(故) 김훈 중위 유족, '늑장 순직 인정' 손해배상소송서 패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임무수행 중 의문사한 고(故) 김훈 중위 유족이 국가의 늑장 순직 처리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5일 김 중위의 아버지 등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0다2623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JSA내 경계부대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다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현장감식이 있기 두 시간 전 사망 원인이 '자살'로 보고된 것이 알려지면서 당시 군 수사당국의 부실한 초동수사가 논란됐다. 대법원은 2006년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조사활동과 수사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등 명백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1차 수사의 위법성을 인정해 위자료 1200만원을 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당시 법원은 국가의 2, 3차 수사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는 2012년 국방부에 김 중위에 대한 순직 인정을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에따라 2017년 8월 김 중위가 사망한지 19년 만에 순직처리했다. 이에 유족은 "국가의 순직처리 거부 또는 지연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당시 순직으로 추정된다는 직접적이거나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받은 2, 3차 수사과정을 통해 각 사망구분 결정이나 유지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인정될 정도로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도 "순직처리를 지연할 행정청의 악의적인 동기나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망 구분을 심사했던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진상규명 불능의 경우 이를 순직으로 인정할 직접적인 근거조항이 없었고, 당시 뚜렷한 선례나 법령해석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바로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날 "김 중위의 사망 구분을 심사했던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진상 규명 불능의 경우 이를 순직으로 인정할 직접적인 근거 조항이 없어 김 중위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JSA
의문사
중위
순직
정신적고통
손해배상
손현수 기자
2021-02-25
민사일반
[판결](단독) 부친 회사 물려받은 아들…기존 상호 계속 사용했다면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를 물려받아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더라도 기존 회사 상호를 함께 사용해왔다면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으로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보험사가 I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9가단5064866)에서 "I사는 3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I사는 2016년 B사 대표의 아들이 설립한 회사로, 가스버너 등 주방용 조리기구를 생산하다 2019년 폐업한 B사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체다. I사는 B사가 쓰던 홈페이지와 사업자등록번호를 표기하고, 인적·물적 설비도 그대로 사용해 B사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제조하는 등 B사의 명성과 신용에 기반해 영업해왔다. 서울중앙지법, 구상금소송 낸 보험사에 일부승소판결 그러던 중 2018년 전국에서 외식가맹사업을 해온 C사의 한 점포에서 B사가 생산한 부탄가스 로스터가 폭발해 손님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사고 원인이 B사가 생산한 로스터의 내부 안전장치 결함임을 확인하고, I사를 상대로 문제된 제품 약 4700개를 회수하도록 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 사고가 발생한 점포와 화재특약보험을 맺은 A보험사는 피해자들에게 총 32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고 I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제조한 부탄가스 로스터 폭발 음식점 고객 4명 부상 김 판사는 "사고는 B사가 생산한 로스터의 결함으로 발생했다"며 "B사 대표는 제조물책임법 제3조 1항에 따라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I사는 B사와 그 실질적 운영주체가 동일하고, B사의 주소지와 거래처를 기반으로 영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사고 이후 내려진 리콜명령에 I사가 응하는 한편, B사는 2019년 폐업한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춰볼 때 I사는 B사의 영업을 인수해 상호를 속용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실질 운영주체 동일 피해자에 배상의무 있다” 김 판사는 "상법 규정 취지에 비춰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선 원인관계에 관한 제한을 둘 필요가 없고, 상호속용이라는 사실관계만 있으면 충분하다"면서 "I사는 B사의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으로 사고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A보험사는 상법 제682조에 따라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취득했으므로, I사는 A보험사에 보험금 상당의 손해배상액 3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상법 제42조 1항은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해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업양수인
양수인
상호속용
법인
이용경 기자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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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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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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