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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자발적 퇴직’ 조건 퇴직금 받은 근로자, 실업급여 청구했어도
실업급여 신청이 퇴직약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위로금 등을 반환케 하는 것은 고용보험법상 근로자의 권리를 부당하게 박탈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종합인사관리 대행업체인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소송(2020가단515435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보안시스템업체 I사는 2019년 5월 한국 진출 계획을 세우고, 한국지사장으로 B씨를 선임했다. 하지만 한국에 자회사가 없던 I사는 같은 해 8월 A사와 업무대행계약을 맺고 B씨와의 고용관계 유지에 필요한 제반 법률사무를 맡겼다. A사는 B씨와 I사 간 이미 합의된 근로조건을 기초로 B씨와 고용계약도 맺었다. 그러다 I사는 2020년 1월 매출실적 부진으로 B씨에게 권고사직을 통지했고, B씨는 총 6300여만원의 법정퇴직금 등을 조건으로 자발적 퇴직에 의한 고용관계 종료에 합의했다. 이후 I사로부터 B씨가 서명한 퇴직약정서를 받은 A사는 2020년 2월 B씨에게 최종 합의금을 지급한 뒤 근로복지공단에는 '자발적 퇴직'으로 신고했다. 실업급여 신청이 퇴직약정서 위반 된다는 이유로 위로금 등 반환요구는 근로자 권리 부당하게 박탈 B씨는 열흘 뒤 "(회사가) 자발적 퇴직으로 신고해야만 퇴직금 등을 지급하겠다고 해 퇴직약정서에 서명했을 뿐 비자발적 해고를 당했다"며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노동청에서 실업급여 340여만원을 받았다. 이에 A사는 "B씨가 우리와 맺은 퇴직약정서 제3조 1항에는 '최종 합의금을 받는 조건으로 어떠한 분쟁과 관련해서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면서 "B씨가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은 이 같은 청구권 포기 약정을 위반한 것이므로, B씨는 자발적 퇴직을 조건으로 받은 위로금 등 총 3750만원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기업 패소 판결 김 판사는 먼저 "인사관리대행업체인 A사와 B씨 사이에서 체결된 법률상 고용계약은 그 약정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거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며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 제도는 근로자 등이 실업한 경우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해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실업급여 수급 신청을 못하게 하는 것은 강행규정과 사회보장적 권리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씨의 실업급여 신청은 근로관계 종료의 효력이나 A사 또는 I사에게 지급받아야 할 금액을 다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법률적·경제적 부담이 없다"며 "그럼에도 실업급여 신청이 약정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미 지급한 위로금 등을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결국 B씨가 실업급여 신청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며, 이는 고용보험법상 인정된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부당하게 박탈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고용보험법
자발적퇴직
위로금
실업급여
근로자
퇴직금
이용경 기자
2021-11-25
민사일반
[판결] 동종 경쟁업계 취업시 ‘일반퇴직으로 전환’ 각서 쓰고 명퇴했어도
근로자가 명예퇴직을 하면서 '퇴직 후 3년 내 동종업계에 취업하면 명예퇴직금을 반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더라도 회사의 기밀 등을 유출해 손해를 끼칠 우려가 없다면 재취업 사실만 갖고 명예퇴직 해제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A사가 B씨 등을 상대로 낸 약정금소송(2021다23492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력설비·시설물 개·보수 공사업체인 A사는 명예퇴직하는 직원들에게 법정퇴직금에 가산해 추가로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명예퇴직 대상자에게 '동종 경쟁업체에 취업이 예정된 상태에서 명예퇴직을 하지 않을 것이며, 퇴직 후 3년 내 동종 경쟁업체에 취직하는 경우 명예퇴직이 아니라 일반퇴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인정하고 명예퇴직금을 전액 반환하겠다'는 각성를 쓰게 했다. A사에 근무하던 B씨와 C씨는 2016년 3월과 2017년 12월 각각 명예퇴직하면서 각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명예퇴직금으로 각각 9400여만원, 1억6300여만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은 명예퇴직 후 3년이 되기 전인 2018년 3월(C씨)과 9월(B씨)에 A사 경쟁업체에 재취업했다. 그러자 A사는 "퇴직 후 3년간 경업관계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지 않기로 하는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했으므로 명예퇴직금을 반환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해제 조건은 단순 경쟁업체 취업만으로 부족하고 기밀 등 유출로 손해 끼친 경우로 엄격히 해석해야 1,2심은 "근로자에게는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므로 퇴직 후 일정기간 다른 회사로 전직이 금지되는 의무가 인정되려면 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들이 쓴 각서는 명예퇴직 과정에 수반해 제출한 것으로, 그 문언만으로 곧바로 경업금지의무가 부과된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각서는 '명예퇴직 후 3년 내 동종 업계에 취직한 경우'를 명예퇴직의 효력이 상실되는 해제조건으로 정한 것으로 판단될 뿐 경업금지약정이 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A사는 직위나 업무 구분 없이 명예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 자동적으로 각서를 받았는데, 이러한 제도는 회사의 인사적체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 장기근속자들의 조기퇴직을 도모하기 위한 사례금 내지 공로금 성격도 가지고 있어 경쟁업체에 전직하지 않는 대가로 지급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전직이 제한되는 기간이 3년으로 비교적 긴데, 각서로 인해 직원들이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각서에서 정한 명예퇴직의 해제조건 성취 여부는 '명예퇴직 후 3년 내 취직한 직장이 동종관계에 있어 A사에서 알게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해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퇴직자 승소 원심확정 대법원도 "각서에 퇴직 후 일정 기간 다른 회사로의 전직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의무규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에 각서의 해당 문언만으로 곧바로 피고들에게 경업금지의무가 부과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명예퇴직의 해제조건'에 대한 약정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서 내용, 명예퇴직제도의 취지, 피고들이 취득한 기술이나 정보의 성격, 전직이 제한되는 기간과 피고들의 근로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종합하면, 각서에서 정한 명예퇴직에 관한 해제조건은 단순한 경쟁업체에의 재취업만으로는 부족하고 '재취업 직장이 원고와 동종 경쟁관계에 있어 원고에게 알게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함으로써 원고에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로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B씨 등은 각서에서 정한 명예퇴직의 해제조건이 성취되었다고 보이지 않고 A사에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퇴직
근로자
명예퇴직
명예퇴직금
동종업계
각서
퇴직금
박수연 기자
2021-09-30
민사일반
[판결] '수취인 불명' 송달불능인데도 항소인이 주소 보정명령 이행하지 않았다면
수취인 불명으로 항소장 부본을 송달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항소인이 법원의 주소 보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항소장 각하 명령을 내리는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전원 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기존 판례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판결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2일 대전고법의 항소장 각하 명령에 불복해 A씨가 낸 재항고를 기각했다(2017마6438). B씨는 2017년 A씨를 상대로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B씨에게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고, 이후 A씨만 항소했다. 항소심 법원은 B씨에게 항소장 부본을 송달하려 했지만 수취인 불명으로 송달불능이 됐다. 항소심 재판장은 A씨에게 주소 보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5일 안에 B씨의 주소를 보정할 것을 명령했지만, A씨는 보정명령을 받은 날부터 55일이 지나도록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항소심 재판장은 결국 항소장 각하 명령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재항고 했다. 민사소송법 제402조 1항은 '항소장의 부본을 송달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항소심 재판장은 항소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도록 명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2항은 '항소인이 제1항의 기간 이내에 흠을 보정하지 않은 때, 항소심 재판장은 명령으로 항소장을 각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판결문 다운로드 대법원도 "재판장은 항소인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해 그 기간 내에 흠결을 보정할 것을 명해야 하고 항소인이 그 흠결을 보정하지 않을 때에는 재판장은 명령으로 항소장을 각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우에 재판장은 반드시 직권으로 피항소인에 대해 항소장을 공시송달할 것을 명하는 조치를 취해야 되는 것은 아니므로 원심 재판장이 본건 항소장을 각하한 것이 위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71마317 결정)"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이 입장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현재의 판례는 항소인이 항소심 재판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지 않는데 대한 제재의 의미라고 이해할 수 있다"며 "항소인은 주소 보정명령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으므로, 항소심 재판장이 항소인에게 피항소인의 주소를 보정하라고 명령하는 것은 항소인에게 수인하지 못할 정도의 과중한 부담을 부과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실무상 주소 보정명령에서 항소장 각하 명령을 예고하고 있으므로, 항소장 각하 명령은 항소인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재판"이라며 "현재의 판례는 제1심 재판을 충실화하고 항소심을 사후심에 가깝게 운영하기 위한 향후의 발전 방향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상옥·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소송절차의 연속성을 고려할 때 항소장 부본의 송달불능은 소송계속 중 소송서류가 송달불능된 것에 불과하다"며 "항소인이 항소장 부본의 송달불능을 초래한 것이 아닌데도 그 송달불능으로 인한 불이익을 오로지 항소인에게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전원합의체 결정은 항소심 재판장의 항소장 심사권에 관한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며 "이러한 판례의 태도는 민사소송에서 1심 재판을 충실화하고, 항소심을 사후심에 가깝게 운영하기 위한 발전 방향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619081814906_175654.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항소
각하명령
보정명령
수취인불명
박미영 기자
2021-04-22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속 보험설계사 이직권유 금지규정 불공정 약관 아니다
법인보험대리점이 사업단장 위촉계약에 소속 직원들에게 이직을 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은 불공정 약관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박현경 판사는 법인보험대리점인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소송(2019가단5203074)에서 최근 "B씨는 A사에 4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는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보험대리점(GA, General Agency)으로, 2015년부터 B씨와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맺고 보험계약 체결 및 중개업무를 맡겼다. 그러다 A사는 2016년 '사업단장 위촉계약'을 체결해 B씨를 A사의 분당금융사업단장으로 위촉했는데, 당시 위촉계약 제10조에는 'B씨가 A사와 위촉관계 또는 고용관계에 있는 인력을 타 보험 관련 회사로 유인해 A사의 영업을 방해해서는 안 되고, B씨는 소속 보험설계사가 이를 준수하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던 중 A사는 2019년 B씨가 소속 보험설계사들 일부에게 다른 법인보험대리점으로 옮기자는 제안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B씨에게 업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반발한 B씨가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A사는 위약벌로 규정한 위촉계약 제12조에 따라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씨는 "위촉계약 조항은 불공정한 약관으로서 무효이고, A사의 일방적 업무정지 조치는 위법하다"며 "위약벌 조항 역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및 민법 제103조, 104조에 따라 무효"라고 맞섰다. 박 판사는 "위촉계약 제10조 등은 A사로부터 사업단 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은 B씨가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다른 법인보험대리점으로 동반이직을 권유하는 등 A사의 이익을 해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마련된 것"이라며 "이를 B씨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약관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동반이직을 권유한 것은 위촉계약 제10조 등에 반하는 것으로 계약에서 정한 해지사유에 해당한다"며 "계약에 따라 B씨에게 적용되는 A사의 영업제규정에 의하면, A사는 업무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약벌 조항은 A사가 사업단 개설비용 등을 지원한 경우 이를 사업단 운영에 따른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계약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이를 보장받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위약벌 금액도 지원금액에 잔여 계약기간에 대응하는 비율을 곱해 산정하도록 해 그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위약금 개설비용 합계 7700여만원에서 약정한 위약율 50%에 따라 B씨는 A사에게 4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위촉계약
불공정약관
법인
보험
이용경 기자
2021-04-12
민사일반
[판결](단독) 법인대표가 로펌과 사건위임 계약하며 성공보수 지급 약정했다면
법인이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을 할 때에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도록 정관에 규정했더라도 등기하지 않았다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인 대표가 로펌과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해놓고 이 같은 대표권 제한 규정을 내세워 성공보수 지급을 거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박현경 판사는 A법무법인이 B재단법인과 C교회를 상대로 낸 약정금소송(2019가단5131971)에서 최근 "B재단 등은 연대해 A법무법인에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에 있는 한 건물을 소유한 B재단과 이 건물에서 유치원과 교회를 운영하는 C교회는 2015년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D조합과 건물 처리 방안 등을 두고 갈등을 겪었다. B재단 등은 2018년 D조합에 조합비용으로 건물 신축과 보상금 등의 지급을 요구하는 한편, A법무법인에 D조합을 상대로 한 사업시행인가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맡기며 1심 결과가 인용 또는 일부인용될 경우 성공보수로 7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위임계약을 맺었다. 또 재판상 또는 재판외 합의할 경우에도 일체의 경제적 이익인 최종협의금액이 120억원 이하인 경우 이와 동일한 성공보수를, 120억원 초과인 경우 초과분에 대해 25%를 가산해 A법무법인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B재단 등은 D조합과의 별도 협상으로 합의에 이른 뒤 내부절차 위반으로 인한 위임계약의 무효를 주장하며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자 A법무법인은 2019년 소송을 냈다. ‘채무부담 계약은 이사회 결의 필요’ 정관규정 박 판사는 "법인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에서 이사회 결의를 거치도록 정관에 규정된 것은 법인대표권 제한에 관한 규정으로, 등기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면서 "B재단은 절차 흠결을 들어 위임계약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민법상 비법인사단인 C교회 역시 내부적으로 제직회의 의결이 필요하더라도 A법무법인이 그러한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없다"며 위임계약의 유효성은 인정했다. 등기하지 않았다면 제3자에 대항 할 수 없어 다만 "당시 A법무법인의 수임제안서에 의하면 변호사업무 수행으로 증액된 보상금액에 한해 성공보수가 책정되고, 약정도 이를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며 "B재단 등이 D조합과 합의한 바에 따르면 B재단은 건물 부지 중 15%를 기부채납해야 하고, 조합원으로서 건축비용도 부담해 성공보수 산정기준인 최종협의금액에 해당하는 부분은 유치원 폐원에 따른 지원금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법무법인은 소송에서 소장의 작성과 제출, 재단 대표자 변경에 따른 정정신청서를 제출한 정도의 업무를 수행했다"며 "A법무법인은 D조합과 협상을 위해 3차례 참석했을 뿐 합의에 이를 때까지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종협의금액이 7000만원 미만이라도 B재단 등이 A법무법인에 7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다하다"며 "협의금액이 120억원인 경우 B재단 등이 지급하기로 한 성공보수가 7000만원이고, 협의금액이 6억5000만원인 경우에도 성공보수로 7000만원을 전부 지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현저히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판시했다.
법인
로펌
성공보수
위임계약
약정금
이용경 기자
2021-04-08
민사일반
[판결](단독) 10년간 국가 대리 소송서 51억 반환에 성공했지만
건설사가 "공사대금 95억원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를 대리해 수십억원을 방어한 로펌이 "수임료 2000만원은 너무 적다"며 국가를 상대로 추가 보수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동욱 부장판사)는 A법무법인이 국가를 상대로 낸 약정금소송(2020가합52845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부산해양항만청과 도급계약을 맺고 부산신항 핵심 교량 중 한 곳을 완공한 B건설사는 2009년 국가를 상대로 공사대금 95억85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A법무법인은 수임료 2000만원에 소송을 대리하기로 국가와 계약을 체결했다. 1심 법원은 2011년 "국가는 B사에 95억여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국가는 총 112억여원을 가지급했다. 이후 A법무법인은 항소심에서 국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을 64억여원으로 낮췄고, 대법원은 2019년 이를 확정했다. 가지급 금액 중 51억여원을 B사로부터 반환받는 데 기여한 A법무법인은 2020년 국가를 상대로 "2억7000여만원을 추가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2018년 제정된 법무부 변호사 보수 규정 제10조는 '사실관계나 법리적 쟁점이 복잡해 소송수행을 위해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등 제3조 내지 8조의 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보수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로펌이 사건 수임 때 법무부와 맺은 계약이 걸림돌이 됐다. 당시 계약에는 만약 공사대금소송이 1심에서 끝나지 않고 2심과 3심이 진행되더라도 별도의 추가 보수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 “보수 2000만원으로만 계약 추가 보수 요구할 수 없다” 재판부는 "국가와 A법무법인은 당초 소송 수행에 대한 보수를 2000만원으로 정했고, 2·3심 소송 진행 시 별도의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A법무법인은 계약에 따른 보수만 국가에 청구할 수 있다"며 "계약 체결 당시 예상한 정도를 넘어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더라도 추가보수를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법무법인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무보수로 수행하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해 국가에 추가보수 지급 의무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계약 당시 소장 등을 통해 소송의 규모, 난이도 등을 파악해 보수를 정하는데 동의했을 것으로 보이고, 소송경과 등에 비춰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소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훈령인 변호사 보수 규정은 공법상 법률관계 내부에 관한 준칙 등을 정할 뿐 대외적으로 아무런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므로, 당사자들이 합의한 계약의 내용이 변경된다고 볼 수 없다"며 "특히 이 규정은 위임계약 체결 뒤인 2018년에 제정돼 위임계약 체결 당시 공무원들이 내부적으로도 훈령에 따라 A법무법인에 대한 보수를 정할 의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로펌
수임료
국가소송
약정금
이용경 기자
2021-02-25
민사일반
[판결] 사무장이 의뢰인 속여 수천만원 받아갔다면, 변호사에게 사용자책임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 의뢰인을 속여 수천만원을 가로챘다면 사무장을 고용한 변호사에게 사용자책임이 있으므로 손해를 일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11단독(재판장 김명한 부장판사)는 의뢰인 A씨가 변호사 B씨와 사무장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2581)에서 최근 "B씨는 4600만원을, C씨는 이 가운데 2300만원을 공동으로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8월 약정금 사건에서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건과 관련해 채권 추심 방법을 상담하기 위해 B씨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장이던 C씨가 A씨 상담을 맡았는데, C씨는 확정채권 추심 방법으로 사해행위취소의 소제기와 가처분 신청을 제안하면서 비용이 필요하다고 속여 공탁금 및 수수료 명목으로 4600만원을 받았다. 이후 C씨에게 속은 사실을 안 A씨가 "B씨에게도 사용자책임이 있으므로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외형상 사용자 업무와 관련 있어 책임범위는 50%” 김 부장판사는 "민법상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는 뜻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및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이를 사무집행에 관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라며 "피용자가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피용자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됐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C씨가 사무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A씨를 속였고, 이 과정에서 A씨에게 B씨 명판과 직인이 날인된 영수증을 작성해 교부한 점 등을 봤을 때 C씨 행위는 외형적·객관적으로 B씨 직무집행행위와 관련된 범위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A씨는 C씨의 말만 믿고 돈을 줄 것이 아니라 B씨에게 최소한 간접적으로라도 확인해야 하는 주의의무가 있었다"며 "A씨에게도 과실이 있으므로 B씨의 책임범위를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변호사
손해배상
의뢰인
사무장
남가언 기자
2020-11-26
민사일반
[판결](단독) 일부로펌, 무효인 ‘승소간주 조항’ 사용해 ‘말썽’
일부 로펌이나 변호사가 의뢰인이 임의로 화해하거나 소 취하를 한 경우 무조건 승소한 것으로 간주해 성공보수를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사건위임계약서를 이용하고 있어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대법원이 2007년 9월 이 같은 내용의 일률적인 승소간주 조항은 무효라고 판시(2005다43067)하고, 이보다 앞서 2005년 대한변호사협회가 약관법에 위반된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새로운 '사건위임계약서' 양식을 만들어 변호사들에게 사용을 권장했지만, 아직도 변호사업계에서 무효인 승소간주 조항을 수임계약서 등에 그대로 써 법률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홍기찬 부장판사)는 최근 A법무법인이 B씨 등을 상대로 낸 약정금청구소송(2020가합50722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법무법인은 2016년 B씨와 위임계약을 맺고 C사를 상대로 한 양수금 소송을 대리했다. 그런데 B씨는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형사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되자 민사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C사와 합의를 했고,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C사와의 합의에 따라 양수금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자 이 소송을 대리하던 A법무법인은 "B씨는 수임계약서상 승소간주 조항에 따라 성공보수 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사건수임 때 ‘임의 소취하 땐 승소간주’ 위임계약 A법무법인과 B씨가 체결한 사건 위임계약서에는 '본인이(B씨가) 임의로 청구의 포기 또는 인낙, 화해, 소의 취하, 상소의 취하 또는 포기를 하거나 상대방의 항소 또는 상소취하에 대해 동의를 한 때'에는 전부 승소로 보고 약정한 성공보수를 전액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승소간주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일률적 승소간주 조항은 불공정 약관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단했다. 의뢰인이 배임혐의 유죄판결 나자 민사소송 취하 재판부는 2007년 대법원 판결(2005다43067)을 인용해 "승소간주 조항은 위임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변호사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에 의해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으로서 약관에 해당한다"며 "이 승소간주 조항은 수임인이 동의하지 않는 한 어떠한 경우에도 위임인이 소를 취하하거나 청구의 포기 또는 화해 등을 할 경우 그 경위나 목적, 궁극적으로 위임인이 얻은 경제적 이익의 가치 등에 관계없이 전부 승소한 것으로 간주해 산정한 성공보수를 수임인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최종적인 소송물에 대한 처분권한을 가진 위임인에 대해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으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에 의해 무효"라고 했다. 재판부는 또 "설령 이 승소간주 조항의 효력이 있다고 보더라도 소 취하 과정에서 C사가 B씨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한 금액이 없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승소에 따라 얻은 경제적 이익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수임 계약서 따라 성공보수 9억 달라” 소송 제기 대한변협 등 변호사단체는 이미 2005년 이 같은 지적을 감안해 승소간주 조항의 무효성을 완화한 새로운 사건 위임계약서 양식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대한변협 2017 변호사실무제요' 등에 제시된 '사건위임계약서(민사·행정 등)' 양식을 보면 △을(변호사 또는 법무법인 등)이 위임사무처리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투입한 후 갑(의뢰인)이 임의로 청구의 포기 또는 인락, 소의 취하, 상소를 취하한 경우 △을의 소송수행 결과로 인하여 상대방이 청구의 포기 또는 인락, 소의 취하, 상소를 취하한 경우(상대방이 이러한 사정으로 청구취지 또는 항소취지를 감축하는 경우에도 감축된 부분에 관하여 성공한 것으로 본다) △을의 소송수행 결과로 인하여 소송대상인 행정처분이 직권취소되거나 경정처분된 경우 △을이 위임사무 처리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투입한 후 갑이 정당한 사유 없이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경우 등이 승소간주 사유로 기재돼 있다. 의뢰인이 소 취하를 했다고 곧바로 일률적으로 승소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가 상당한 노력을 투입한 후' 의뢰인이 소 취하한 경우 등으로 조건을 달아 의뢰인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정한 것이다. '변호사법 주석'의 저자인 정형근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사건 위임계약서상 일반적인 승소간주 조항은 그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승소간주 조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판결"이라며 "승소간주 사유도 약정에 구체적·개별적 표시가 있어야 효력을 인정 받을 수 있으므로 변호사들이 약정을 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미영·이용경 기자 mypark·yklee@
성공보수
승소간주조항
약관법
사건위임계약서
대한변협
박미영 기자
2020-10-19
민사일반
[판결](단독) 재개발조합이 담당변호사 바뀌었다고 위임계약 해지했더라도
의뢰인이 담당변호사 교체 사실을 통지받지 못했다며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했더라도 약정한 성과보수금은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재판장 홍진표 부장판사)는 A법무법인이 B재개발조합을 상대로 낸 약정금청구소송(2019가합536059)에서 최근 "B조합은 2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B조합은 2016년 경기도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을 하면서 A법무법인과 승소간주 약정이 포함된 총 9건의 사건 위임계약을 맺었다. 양측이 체결한 위임계약에는 'A법무법인이 위임사무 처리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투입한 후 B조합이 정당한 사유 없이 위임계약을 해지하거나, B조합의 귀책사유에 따라 A법무법인이 위임계약을 해지한 경우도 승소로 본다'는 승소간주 약정이 포함돼 있다. 그러던 중 B조합은 자신들의 사건을 담당하던 변호사가 다른 법무법인으로 이직을 하자 "담당변호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A법무법인과 위임계약을 맺었던 것"이라며 A법무법인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이에 A법무법인은 "위임계약상 승소간주 약정에 따라 성과보수금 등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B조합은 "담당변호사의 이직이라는 중대한 사정변경을 설명받지 못했기 때문에 위임계약 해지는 정당하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위임계약 해지한 경우도 승소로 ‘승소 간주 약정’ 이행의무 있다” 재판부는 "A법무법인과 B조합이 체결한 위임계약들에 'A법무법인이 위임사무의 중요한 처리상황 및 그 결과를 B조합에게 통지하고, 위임이 종료했을 때 그 결과를 지체 없이 통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면서 "A법무법인이 B조합의 업무를 담당하던 팀의 교체를 통지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이를 게을리 한 경우 B조합에 대한 신뢰관계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인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조합은 A법무법인 소속 특정 변호사와의 신뢰관계에 근거해 사건을 위임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업무가 특정 변호사의 일신전속적 성격을 갖거나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법무법인에 속한 다른 변호사들이 업무를 인수해 위임계약에 따른 사무를 계속 진행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신뢰관계의 중대한 위반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B조합은 A법무법인에 성과보수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사는 의뢰인과 약정이 있는 경우 약정보수액 전부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보수액이 사건 수임의 경위와 사건의 난이도 등에 비춰 부당하게 과다해 신의칙에 반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보수액을 청구할 수 있다"며 "위임계약 해지의 자유 원칙과 승소간주 약정 조항을 조화롭게 해석해 A법무법인의 성과보수금 60%에 해당하는 1억3700만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B조합은 미지급 착수금과 소송비용 등을 합쳐 총 2억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성과보수금
위임계약
변호사
이용경 기자
2020-10-12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변호사 잘못으로 소송위임 해지돼도 소송비용은 줘야"
소송에서 지면 변호사가 소송비용을 전부 부담하기로 위임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변호사 잘못으로 위임계약이 해지됐더라도 변호사가 이미 지출한 소송비용은 의뢰인이 보전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A변호사가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소송(2016다20053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변호사 A씨는 2012년 3월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 분양사들을 상대로 아파트 하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위한 위임계약을 체결했다. 양 측은 인지대, 송달료 등 소송 관련 비용과 하자진단비용 등을 A씨가 먼저 지급하고 승소금에서 정산하기로 했다. 또 소송에 패소하면 A씨가 소송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승소하면 입주자대표회의가 소송비용은 물론 성공보수를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정당한 이유없이 계약을 해지하면 승소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후 A씨는 소송을 위해 인지대 등 280여만원을 사용했고, 조사 업체에 하자진단비로 3300만원을 지급한 뒤 보고서를 작성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제출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2013년 5월 A씨의 업무태만 및 부실한 하자조사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A씨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했으므로 대납한 소송 관련 비용 3580여만원과 성공보수금, 입주자대표회의가 빌려간 차용금 1억원 등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위임계약에 반해 소송수행을 현저히 게을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비용 3580여만원과 입주자대표회의가 A씨에게 빌린 1억원을 갚으라고 판결했다. 다만 성공보수금에 대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직 아파트 하자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하지 않았으므로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아파트에 관한 세대전수 하자 조사를 게을리해 입주자대표회의가 위임계약을 정당하게 해지했다"며 성공보수금 및 소송비용 3580여만원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A씨에게 빌린 차용금 1억원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갚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변호사 잘못으로 도중에 계약을 해지했더라도 이미 지출한 소송 비용 등은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송위임계약과 관련해 위임사무 처리 도중에 수임인의 귀책사유로 신뢰관계가 훼손되어 더 이상 소송위임사무를 처리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계약이 종료됐더라도, 위임인은 수임인이 계약종료 당시까지 이행한 사무처리 부분에 관해서 △수임인이 처리한 사무의 정도와 난이도 △사무처리를 위해 수임인이 기울인 노력의 정도 △처리된 사무에 대해 가지는 위임인의 이익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보수 금액 및 사무처리비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송 위임계약이 A씨의 귀책 사유로 해지됐더라도 A씨가 소송 수행을 위해 입주민 약 78%로부터 손해배상 채권을 양도받았고 세대하자 전수조사를 실시한 세대가 약 61.6%에 이르는 등 위임사무 처리를 위해 기울인 노력이 상당하다"며 "처리된 사무가 주민들에게도 상당한 이익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소송비용 280여만원과 하자진단비 3300만원은 A씨가 위임계약 종료 당시까지 이행한 사무처리를 위해 필요한 상당한 비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수임인이 위임사무 처리를 위해 지출한 필요비는 위임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제688조 1항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비용을 상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송비용
위임계약
손해배상청구소송
손현수 기자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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