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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수용자 1인당 2㎡ 미만 과밀수용은 위법" 첫 판결
구치소나 교도소 등 교정시설 수용 면적이 수용자 1인당 2㎡에 미달하는 위법한 과밀수용에 해당하므로 국가가 수용자에게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국가가 수용자를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욕구에 따른 일상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협소한 거실에 과밀 수용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점을 밝힌 첫 대법원 판결이다. 5년 만에 확정된 이번 판결로 비슷한 소송의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거나 1,2심 판단이 미뤄지는 현상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부산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A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6677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14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인간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이면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교정시설에 수용자를 수용하는 행위는 수용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한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수용자 1인당 도면상 면적이 2㎡ 미만인 거실에 수용되었는지를 위법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 원고들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상 밖의 수용률 폭증 때문에 잠시 과밀수용 상태가 된 것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과밀수용은 그 자체로 인권침해"라고 덧붙였다. 2014년 1심은 A 씨 등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2017년 2심을 맡은 부산고법은 A 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성인 남성의 신체조건 등을 고려할 때 교정시설 수용 면적이 수용자 1인당 2㎡에 미달한다면 수인한도를 초과해 위법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각각 위자료 150만~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교정시설에 있는 수용자들이 "과밀수용돼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잇따라 손해배상소송을 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 결정(2013헌마142)이다. 헌재는 당시 구치소 1인당 수용면적이 1㎡ 남짓인 0.3평에 불과한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박한철 소장과 김이수·안창호·조용호 재판관은 보충의견을 통해 "수형자 1인당 적어도 2.58㎡(0.78평) 이상의 수용 면적이 확보돼야 한다"며 법무부에 "5~7년 이내에 이런 기준을 충족하도록 교정시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도 2017~2018년 구치소에 수감됐던 B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손해배상소송 사건에서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2020다253287).
교정시설
과밀수용
국가배상
박수연 기자
2022-07-15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 임금 차별 안돼"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므로, 정규 교사에 비해 임금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기간제 교사에게는 산정된 호봉의 봉급을 지급하되 고정급으로 한다'는 공무원 보수규정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이기선 부장판사)는 1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자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던 기간제 교사 A씨 등 25명이 국가와 각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임금 및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7912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정규 교사와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도 호봉 정기승급과 정근수당, 성과상여금, 맞춤형 복지점수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2019년 11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관련 법령의 문언·체계·입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A씨 등과 같은 기간제 교원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교원 중 기간제 교원의 비중은 10.07%에 이를 정도로 교육현장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교과 지식과 학생지도 능력, 실제 학교 현장에서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범위, 부담, 책임 등에 비춰볼 때 기간제 교원은 정규 교원과 동일한 비교 집단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임용고시 합격 여부만으로 기간제 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교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간제 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능력과 자질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기간제 교원 제도 자체가 이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및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모순된 결론에 이르게 돼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호봉 정기승급 차별로 인해 피해를 본 기간제 교원 6명에게 위자료 10만원을 각각 지급하고, 서울시와 경기도는 기간제 교원 23명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들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보수규정 제5조에 따라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기간제 교원에게 호봉승급 처분을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고정급 조항은 헌법상 평등 원칙과 근로기준법상 균등한 처우, 기간제법상 차별적 처우의 금지 등에 위반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고정급 조항이 위헌·위법해 무효라고 선언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는 없고, 해당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학교장들의 직무 집행은 대통령령인 고정급 조항을 그대로 확인하거나 집행한 결과에 불과하다"며 "결국 호봉 정기승급 차별에 관해서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에 대해서는 "소관부처인 교육부와 인사혁신처가 고정급 조항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이를 개정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적어도 과실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국가는 과실에 따른 위법한 직무 집행으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기간제교사
교육공무원
임금차별
이용경 기자
2022-05-13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5·18 민주화 운동’ 관련자에 지급한 위로금은 생계 지원금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받은 위로금은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판결이 나왔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5월 보상심의위로부터 보상금을 수령하기만 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간주한 5·18 보상법을 일부 위헌 결정한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10620)에서 최근 "국가는 A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만 15세 무렵이던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시민군에 가담해 전남 해남군 일대 시위에 참여했는데, 광주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같은 해 10월 영장 없이 체포됐다. 당시 경찰들은 5·18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탈취된 총기은닉 사건을 조사하며 A씨에게 폭언과 욕설 등을 하고, 같은 해 11월 구속영장이 발부될 때까지 경찰서 유치장에 불법구금했다. 이후 A씨는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 11월 A씨 사건을 불법연행, 불법감금, 허위자백을 통한 조작 사건이라 판단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했다. 이후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국가는 "A씨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위자료에 해당하는 위로금 1400만원을 받고, 심의위원회 위원장에게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청구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동의서 등을 냈다"며 "옛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2항에 따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보상금 5000만원 지급 판결 재판부는 "A씨가 수령한 위로금은 일종의 사회보장적 지원금으로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인 위자료와 구별된다"며 "위로금이 위자료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국가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지난해 5월 5·18 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지원금에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적극·소극적 손해에서 더 나아가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재판상 화해의 성립을 간주하는 같은 법 제16조 2항은 국가배상 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일부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수령한 위로금은 5·18 보상법 제22조의 기타 지원금으로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생계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이라며 "보상심의위가 A씨에게 보상금 지급 결정을 할 당시 A씨의 정신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위로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볼 자료가 제출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들은 고의 또는 과실로 영장 없이 A씨를 체포·구금하고,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일부 불법행위를 했다"며 "A씨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음은 자명하므로, 국가는 A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재판상화해
보상금
이용경 기자
2022-05-05
민사일반
[판결] '독서실 좌석 남녀구분 배치' 지자체 조례는 기본권 침해 "위헌"
독서실 열람실 내 좌석을 남녀로 구분해 배열하지 않으면 교습정지처분을 하도록 한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독서실 운영자와 이용자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해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사가 전라북도전주교육지원청교육장을 상대로 낸 교습정지처분 취소소송(2019두5985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면학분위기 조성 등 목적의 정당성 인정 안 돼 전주교육청은 2017년 12월 A사가 운영하던 독서실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그런데 A사가 독서실을 등록할 때 제출한 남·녀 좌석 배치도와 다르게 남자좌석으로 지정된 곳에 여자가 앉아있고, 여자좌석으로 지정된 곳에 남자가 앉아있는 사실을 적발했다. 전주교육청은 남녀 혼석을 제한한 '전라북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이 독서실에 대해 10일간 교습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A사는 전북교육행정심판위원회에 재결을 청구했지만 2018년 3월 기각되자, 교습정지 처분의 근거규정인 조례가 위헌적이고 위법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조례는 독서실 내에서 이성과 불필요한 접촉을 차단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성범죄를 예방하는 것을 입법목적으로 하지만, 열람실의 남녀좌석을 구분해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습효과를 높인다는 것은 독서실 운영자와 이용자의 자율이 보장돼야 하는 사적 영역에 지방자치단체가 지나치게 후견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 혼석을 금지함으로써 성범죄를 예방한다는 목적을 보더라도 남녀가 한 공간에 있으면 그 장소의 용도나 이용 목적과 상관없이 성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불합리한 인식에 기초한 것이므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의견을 달리해 면학분위기 조성이나 성범죄 예방이라는 목적의 정당성을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같은 열람실 내에서 남녀 좌석을 구별하는 것이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적영역 지나치게 개입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또 "해당 조례 조항은 독서실 운영자에게 남녀 좌석을 구분 배열을 위반할 경우 별도의 경고 조치 없이 10일 이상의 교습정지 처분을 하도록 하면서도 독서실의 운영 시간이나 열람실의 구조, 주된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 관리감독 상황 등 개별적·구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독서실 운영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고 독서실 이용자에게 남녀가 분리된 좌석만을 이용하도록 하면서도 미성년자인지 성인인지, 미성년 학생의 경우 부모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등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이용자가 학습 장소와 방식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할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서실의 남녀 좌석을 구분 배열함으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면학분위기 조성이나 성범죄 예방이라는 효과는 불확실하거나 미미하다고 볼 수밖에 없어 침해최소성과 법익균형성도 충족하지 못한다"며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독서실 운영자의 직업수행의 자유와 독서실 이용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내지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사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조례가 헌법에 위반되지 않고 이에 근거한 처분도 적법하다며 전주교육청의 손을 들어줬다.
열람실
남녀구분
과잉금지원칙
독서실
박수연 기자
2022-02-14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멸시효 완성이후 국가 배상청구…객관적 장애 사유 있다면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피고인은 무죄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면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으므로, 재심 무죄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면 된다는 대법원 판결(2013다201844) 취지에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16503)에서 "A씨에게 1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시효완성 주장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 A씨는 1974년 5월 B대학교 학생이자 교지 편집위원회 편집장으로서 교지를 인쇄·발간해 배포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돼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수사관들에 의해 영장 없이 체포돼 수사를 받았다.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같은 해 8월 공소제기될 때까지 79일 동안 구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았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수사관들로부터 물고문과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확정됐으며 1975년 2월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한편 대법원은 2010년 12월 전원합의체 판결(2010도5986)을 통해 긴급조치 1호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2013년 5월에는 긴급조치 4호도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에 위배되며, 유신헌법은 물론 현행 헌법에 비춰 보더라도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A씨는 2012년 11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고, 2013년 7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으며, 이 판결을 근거로 A씨는 형사보상을 청구해 52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을 지급하라는 법원 결정을 받아 형사보상금을 수령했다. 이후 A씨는 "위헌·무효인 긴급조치를 적용해 체포·구금하고 수사 및 재판을 했으며, 수사과정 및 구금기간 동안 가족·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했다"며 "(이로 인해) 큰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공안사건의 전과자로 낙인찍혀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수 없고, 가족 또한 낙인을 받는 등 큰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고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유죄 판결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와 A씨에 대한 유죄판결 및 그에 따른 복역 등 일련의 불법행위로 인한 A씨와 A씨의 부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1975년 2월 출소했고,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때에 손해배상채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멸시효가 완성돼야 하지만, 위법행위를 통해 수집된 증거들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그 증거능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A씨와 그의 부모는 재심절차에서 무죄 판결이 확정된 2013년 7월까지 국가배상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객관적인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이 같은 장애사유가 소멸된 때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13년 9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이상, A씨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무죄
재심
한수현 기자
2022-02-07
민사일반
[판결] 민주화보상법 따라 보상금 받았더라도 ‘재판상 화해 간주’는 위헌
유신정부 시절 발령된 '긴급조치 1호'의 피해자 오종상(80)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과거사 피해자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상금을 받은 경우 국가와 화해한 것으로 간주하는 '재판상 화해 간주'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최근 오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재심(2018재다50230)에서 재심대상판결(종전 대법원 판결) 중 원고(재심원고)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오씨는 지난 1974년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고생에게 "유신헌법 아래에서는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중앙정보부에 강제연행돼 고문을 받았다. 오씨는 기소돼 1975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의 확정 판결을 받고 1977년 7월 만기 출소했다. 오씨는 2000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아 생활지원금 4200여만원을 받았다. 이후 2007년 10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오씨의 긴급조치 위반 사건에 대해 "국가는 피해자 오씨와 그 가족에게 사과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재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실규명결정을 했다. 오씨는 재심을 통해 2010년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 가족들과 함께 2011년 7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1심은 오씨의 가족들에게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오씨의 청구는 각하했다.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생활지원금을 받은 것이 재판상 화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손해배상청구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종상씨의 국가 상대 재심에서 원고패소 판결 취소 2심은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에까지 미친다고 하더라도 오씨 등이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위자료 손해와는 무관한 것이라 봐야 한다"며 국가는 오씨 본인에게도 1억1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오씨는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아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생활지원금 4200여만원을 받아 오씨와 국가 사이에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만큼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면서 원심을 깨고 파기자판으로 오씨에게 패소 판결했다(2013다200759). 대법원은 당시 민주화보상법상 화해 간주 규정에 대한 오씨의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기각했다. 이에 오씨는 헌법소원을 냈는데, 2018년 8월 헌재는 민주화보상법에 따른 보상금은 재산적 피해와 관련한 것이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이나 보상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나 유족 등이 보상금을 받았더라도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은 여전히 청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해당 조항에 대해 일부위헌 결정했다. 오씨는 이 위헌결정을 근거로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원심(서울고법 2012나43159)이 오씨에 대해 인정한 위자료 액수가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심법원이 갖는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라고 할 정도로 과소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원심의 위자료 산정 과정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채무에 대해 그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사실심 변론종결일로 봐야 한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명예회복
긴급조치
오종상
유신정부
정신적피해보상
민주화보상법
박수연 기자
2021-10-21
민사일반
[판결]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법원에 해당조항 위헌여부 쟁점으로 소송 중이었다면
'법률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었다면 당해 사건 뿐만 아니라 헌재 결정 당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쟁점으로 법원에서 소송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는 법리가 민사사건에 적용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5944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2013년 12월 철도노조 민영화 반대 파업 당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건물에 입주해 있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강제진입해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 작전을 벌였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피의자 체포·구속시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는 근거규정인 형사소송법 제216조는 시간적으로 피의자를 현실적으로 체포·구속하는 경우에 한한다"며 "피의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를 찾기 위해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는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행위가 아니기에 별도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고, 장소적으로 '타인의 주거 내에서' 수색을 하는 행위에 '타인의 주거 밖에서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면서까지 강제로 들어가는 행위'는 포함되지 않으므로 경찰들이 영장 없이 민주노총이 있는 건물에 강제 진입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2014년 3월 소송을 냈다. 민주노총은 또 "경찰이 직권을 남용해 조합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방해하고,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사무실에 불법침입해 집기 등을 훼손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조합원들을 연행해 불법체포·감금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구 형소법 216조 1항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 반영 1,2심은 체포 작전은 경찰의 적법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상고심 접수(2017년 9월) 이후인 2018년 4월 헌재가 형사소송법 제216조 1항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결정 취지를 반영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는 경우, 당해 사건 또는 결정 당시 해당 조항의 위헌 여부를 쟁점으로 법원에서 계속중이었던 사건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는 법리를 민사사건에도 적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민주노총이 경찰 직무집행의 근거가 된 형소법 제216조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은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으로서 현행 형사소송법의 관련 조항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국가상대 민노총 손배청구소송 원고패소 원심파기 이어 "헌재는 2018년 4월 구 형소법 제216조 1항 1호 중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에 관한 부분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소재할 개연성은 소명되나, 수색에 앞서 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영장 없이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므로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벗어나는 것으로서 영장주의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면서 헌법불합치를 선언하며 구법 조항은 2020년 3월 31까지 적용된다고 결정했다(2015헌바370)"며 "헌재가 구법 조항의 위헌성을 확인했음에도 일정시한까지 계속 적용을 명한 것은 구법 조항에 근거해 수색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해 피의자를 체포할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이를 허용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므로, 구법 조항 중 '수색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여 피의자를 체포할 긴급한 필요가 없는 경우' 부분은 영장주의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개선입법 시행 전까지 적용중지 상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개정된 형소법은 제216조 1항 1호 중 '피의자 수사'를 '피의자 수색'으로 개정하면서 단서에 '제200조의2 또는 제201조에 따라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의 피의자 수색은 미리 수색영장을 발부받기 어려운 긴급한 사정이 있는 때에 한정한다'라는 부분을 추가했지만, 부칙은 소급적용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았다"며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해 입법자에게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개정·폐지하는 임무를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긴 이상 개선입법의 소급적용 여부와 소급적용 범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달린 것이지만, 구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나 위헌심판의 구체적 규범통제 실효성 보장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적어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게 된 당해 사건과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에 구법 조항의 위헌 여부가 쟁점이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치기에 형소법 부칙에 소급적용에 관한 경과조치를 두고 있지 않더라도 이들 사건에 대해 구법 조항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고, 위헌성이 제거된 형소법의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2018도13458 참고)"고 판시했다. 구 형사소송법 제216조 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제200조의3(긴급체포)·제201조(구속) 또는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의 규정에 의해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1호에서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를 규정하고 있었다.
소급효
민사사건
헌법불합치
박수연
2021-09-27
민사일반
[판결] 5.18 보상법 따라 피해보상 받았어도
5·18보상법에 따라 피해보상을 받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도 국가를 상대로 불법구금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5·18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2019헌가17)에 따른 첫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5·18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등을 받았더라도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추가로 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와 그 가족이 국가와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25936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1980년 5월 서울 중구의 한 인쇄소에서 '구속인사 석방', '5·18 이전으로의 복귀' 등을 주장하는 유인물 1000부를 사전검열 없이 출판하고 배포할 것을 모의한 혐의(계엄법 위반)로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A씨는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1994년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심의위원회로부터 수형일수 형사보상금과 생활지원금 등 명목으로 9980여만원을 보상받았다. 이후 A씨는 과거 형사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A씨의 행위는 전 전 대통령 등의 헌정질서 파괴범죄 행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것으로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2012년 무죄를 확정했다. 이에 A씨와 가족들은 국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A씨가 앞서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한 것은 민주화운동 관련 피해 일체에 대해 (국가 등과)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국가에 대한 위자료 청구 부분을 각하했다. 또 "영장 없이 A씨가 체포됐다는 점만으로는 위법한 체포라 단정할 수 없고, 국가가 A씨를 체포·구금·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나머지 청구도 기각했다. 2심도 재판상 화해가 성립됐다고 판단했다. 2심은 또 A씨가 당한 체포·구금 등이 불법행위에 해당하긴 하지만 "A씨가 석방된 1982년부터 5년이 훨씬 지난 2012년 8월 소가 제기돼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한 A씨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됐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헌재가 2021년 5월 선고한 '구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보상법의 옛 이름) 제16조 2항의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 중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2019헌가17)은 법원에 대해 기속력이 있어 구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른 보상금 등을 받았더라도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했다. 재판상 화해는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5·18 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으면 더 이상 국가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수 없었다. 헌재는 5·18 보상법이 정신적 손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피해자가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며 올해 5월 위헌 결정했다. 국가를 상대로 한 5·18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위자료 청구소송 길이 열린 것이다. 대법원은 또 "2018년 8월 헌재는 민법 제166조 1항, 제766조 2항 중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는데(2014헌바148 등), 위헌결정의 효력은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이나 4호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위헌결정 당시까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경우에도 미친다"며 "따라서 그러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2항에 따른 10년의 소멸시효 또는 국가재정법 제96조 2항(구 예산회계법 제71조 2항)에 따른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 등의 손해배상청구는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4호에서 말하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에 해당하고, 이 사건 위헌결정이 선고되기 전에 원고 측 소가 법원에 계속 중이었으므로 이들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766조 2항이나 구 예산회계법 제71조 2항에 따른 장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고, 민법 제766조 1항이 정한 주관적 기산점과 이를 기초로 한 단기소멸시효만이 적용될 수 있을 뿐"이라며 "원심이 이 사건 위헌결정에 따라 효력이 없게 된 장기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 A씨 측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한 것은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5·18보상법
손해배상
정신적손해배상
광주민주화운동
불법구금
박수연 기자
2021-08-24
민사일반
[판결] '비례 위성정당' 참여했어도, 총선 무효로 볼 수 없어
지난해 4월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기형적 형태의 '비례 위성정당'이 참여했더라도 이를 위법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9일 이국영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위헌·위법한 정당인 비례 위성정당이 참여한 총선은 무효"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낸 선거 무효 소송(2020수5325)을 기각했다. 국회의원 선거 무효 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제로 처리된다. 재판부는 "정당이 정당법에 규정된 정당 등록 요건을 구비해 등록을 신청하면 이를 수리해야 하고 정당의 설립 목적 등을 이유로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며 비례 위성정당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헌법과 정당법, 공직선거법 어디에서도 정당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에 동시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 교수는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 등은 급조된 조직으로 목적·조직·활동이 독립적이지 않아 위헌·위법한 정당"이라며 "거대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 선거에 불참했고, 위성정당은 지역구 선거에 불참했기에 선거가 총체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위법행위에 선관위가 적절한 시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묵인·방치한 것은 선거에 관한 규정에 위반"이라고 지적하기로 했다. 당시 선거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 치러졌다. 각 정당이 전국에서 얻은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는데, 만약 지역구에서 득표율에 못 미치는 의석을 확보하면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충하는 방식이다. 다만 일반적인 제도와 달리 우리 국회가 도입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47석의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만 득표율과 연동하고, 절반의 의석수만 보장하도록 했다. 즉, A정당이 10%의 득표율을 올리면 300석 중 30석을 얻을 수 있는데, 지역구 당선자가 20명이면 나머지 10명 중 5명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워주는 식이다. 이같은 제도는 지역구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기 힘든 소수정당에 의석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은 이른바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에 참여시켰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는 이전보다 적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가져갈 수 밖에 없으니, 아예 비례대표 당선자만 배출하는 제2정당을 창당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만들어 지역구 투표는 기존 당에 하고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 투표는 위성정당에 하도록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그 결과 더불어시민당이 17석, 미래한국당이 19석의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보했고 선거가 끝난 뒤 기존 정당과 합쳤다.
정당
총선
무효
국회의원
위성정당
박수연 기자
2021-08-19
민사일반
[판결] "국가, '영덕 국민보도연맹 사건' 유족에 위자료 지급하라"
국민보도연맹 사건 등 6·25 전쟁 전후로 발생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의 희생자 유족들에게 법원이 또 한번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부(재판장 이원석 부장판사)는 A씨 등 6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79551)에서 최근 "국가는 원고들에게 위자료 합계 11억5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국군과 경북 영덕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영덕 지역에 있는 국민보도연맹원들을 구금한 뒤 이들의 상당수가 장차 북한 인민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며 울진 앞바다 등지에서 집단 학살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9년 9월 영덕 보도연맹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결정하고, 당시 120명이 희생됐다고 확정했다. 과거사정리위는 이외에도 경북 영덕 지품면 민간인 희생 사건에서 34명이, 안동 부역혐의 희생 사건에서 64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이에 A씨 등 희생자 유족들은 2019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과거사정리위는 진실규명 결정을 하면서 신청인들과 유족들, 피해 상황을 목격한 참고인들의 진술, 국회 양민학살보고서 등 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희생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 없이 단순히 국민보도연맹원이라거나 빨치산·인민군에 협조했다는 의심만으로 경찰·군인들에 의해 아무런 법적절차 없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이어 "참고인들의 진술 내용이 일관되고 과거사정리위의 진실규명결정 내용과 모순이 없어 신빙성이 있다"며 "사건의 특수성에 비춰 참고인들 진술 외에 희생자들이 군경에 의해 희생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 증거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공무원들의 이러한 행위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한 행위이자 헌법상 신체의 자유, 생명권, 적법절차에 따라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국가는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사건의 희생자들과 그 유족인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과거사 사건 피해자의 국가배상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2018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2014헌바148)과 대법원 판례(2018다233686) 등을 참조해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들은 모두 한국전쟁 전후로 발생해 상당한 시간이 흘렀고, 국가에 의한 집단살해라는 특성상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 진실규명 결정의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는 정확한 실체나 사실관계를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원고들은 진상규명 결정을 알게 된 날로부터 3년의 단기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소를 제기해 국가의 소멸시효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자들과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 및 어려움, 전쟁이라는 국가 존망의 위급 시기에 발생한 민간인 희생사건이라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각 사건 희생자들에게 8000만원, 그 배우자에게 4000만원, 부모·자녀에게 800만원, 형제자매에게 400만원을 위자료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국민보도연맹
625전쟁
국가배상
희생자
유족
이용경 기자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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