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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을지면옥, 철거되나… 서울고법 "시행사에 건물 인도하라"
(사진=연합뉴스) 서울 세운상가 재개발 구역에서 홀로 영업 중인 을지면옥이 재개발 시행사에게 건물을 넘겨줘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5-2부(김문석·이상주·박형남 부장판사)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인 더센터시티제삼차가 이병철 을지면옥 대표를 상대로 낸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 신청에 대해 1심 결정을 취소하고 인용 결정했다(2022라20174). 1985년 문을 연 을지면옥은 2017년 4월 가게가 위치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이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서 건물 철거를 두고 시행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았던 을지면옥은 분양신청 기간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대상자가 됐고, 시행사는 을지면옥과의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했다. 이에 토지수용위원회는 2020년 3월 을지면옥 건물 및 그 부지에 대해 총 51억여원에 수용개시일을 같은해 5월 15일로 정해 수용재결을 했고, 시행사는 해당 금액을 공탁했다. 하지만 을지면옥이 해당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했고, 토지수용위원회는 손실보상금을 54억여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이의재결을 거쳤다. 이 결정에 따라 시행사는 보상금 54억여원과 영업손실보상금 2100여만원을 전액 공탁한 뒤 해당 재개발 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중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을지면옥은 건물을 인도하지 않고 영업을 이어갔고, 시행자 측이 을지면옥을 상대로 건물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인용하는 판결 받았으나 을지면옥의 강제집행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이어졌다. 이에 시행사는 지난 1월 "손실보상금을 전액 공탁하고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됐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을지면옥은 건물을 점유하면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인도해야 한다"며 건물을 넘겨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건물 인도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엔 손해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1심은 을지면옥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시행사 측은 도시정비법이 정한 바에 따라 을지면옥 건물을 인도받을 권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을지면옥은 그 인도를 거부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것을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행사는 해당 정비구역의 103개 영업장 중 을지면옥을 제외한 102개 영업장을 인도받았는데, 을지면옥의 인도 거부로 인해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사업 시행) 지연으로 인해 시행사는 거액의 대출이자 등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고, 사업에 이해관계를 가진 다수의 사람들도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며 "본안 판결을 기다려 인도집행을 하도록 할 경우 시행자 측에게 가혹한 부담을 지우는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을지면옥으로서는 보상금의 액수에 대한 불민 외 달리 사업을 반대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상금의 적정 여부는 별도의 불복절차에 따라 다툴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본안 판결 선고 전이라도 을지면옥의 건물 인도를 명해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을지면옥 측은 이번 결정에 불복해 곧바로 가처분이의와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세운상가
재개발
토지보상
한수현 기자
2022-06-22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계약명의신탁 부동산 계속 점유했어도 명의수탁자에 ‘점유취득시효 완성’ 주장 못한다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더라도 자주점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에게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 등이 C씨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소송(2019다24942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C씨에게 토지를 명의신탁하는 내용으로 C씨와 계약명의신탁약정을 체결했다. C씨는 이같은 계약명의신탁약정을 모르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토지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1997년 4월 18일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A씨는 이때부터 이 토지를 2018년 2월 8일까지 계속 점유하면서 경작했다. A씨가 사망하자 유족인 B씨 등은 A씨의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면서 명의수탁자(등기명의자)인 C씨를 상대로 토지 소유권 이전등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는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의 점유를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자주점유’ 될 수 없어 매매계약의 당사자 안돼 재판부는 "점유자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자가 점유개시 당시 소유권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 없이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이 증명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타주점유)고 봐야 하고, 무단점유인 것이 밝혀짐으로써 그 점유가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진다는 것이 종래 판례"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실명법에 따르면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는 부동산의 소유자(매도인)가 명의신탁약정을 알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고 △매매계약의 당사자는 매도인과 명의수탁자(매수인)로, 계약명의신탁자는 매매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라서 소유자(매도인)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부동산에 관한 권리가 없다는 사정은 명의신탁자도 잘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계약명의신탁에서 명의신탁자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부동산을 점유한다면 명의신탁자에게 점유할 다른 권원이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명의신탁자는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되는 법률요건이 없이 이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어떠한 점유가 계약명의신탁자로서 한 점유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이는 무단점유임이 밝혀진 것으로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지만, B씨 등이 취득시효 완성 주장을 하지 않아 관련 쟁점에 대한 판단이 없었다. 2심은 재판과정에서 B씨 등이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자 이를 받아들여 원고승소 판결했다.
점유
계약명의신탁
취득시효
박수연 기자
2022-06-0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2014년 고양터미널 화재, 공사 맡긴 CJ푸드빌도 배상책임
지난 2014년 발생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건과 관련해 당시 터미널에서 푸드코트 입점을 위해 내부 공사를 진행하던 CJ푸드빌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롯데정보통신이 CJ푸드빌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68835)에서 "CJ푸드빌 등은 롯데정보통신에 2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4년 5월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1층에서 푸드코트 입점을 위해 내부 공사를 진행하던 CJ푸드빌은 A업체에 가스 배관공사를 맡겼다. A업체는 이 공사를 B업체에 하도급을 줬고, B업체는 개인사업자인 C씨에게 가스배관공사를 재하도급했다. 사건 당일 C씨가 고용한 배관공이 가스배관 용접 작업을 하다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으면서 불이 크게 번져 사망 9명을 포함해 총 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고양종합터미널 1층에 전산장비를 납품하다 이 화재로 재시공을 하게 된 롯데정보통신은 CJ푸드빌과 A·B업체, 터미널 건물 시설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2억4790여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하도급 업체인 A·B업체와 시설관리업체의 책임만 인정해 이들 업체가 공동해 2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지하 1층의 점유자였던 CJ푸드빌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CJ푸드빌은 영업준비 공사를 4개 업체에 분할도급했고 공사를 총괄해 관리·감독한 점 등에 비춰보면 화재 발생 당시 지하 1층을 지배하면서 사실상 점유·관리했다"며 "공사 현장에는 천장에 우레탄폼이 그대로 노출돼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CJ푸드빌이 위험 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J푸드빌이 임차인 겸 분할도급인으로서 점유·관리하는 지하 1층에 공작물 보존의 하자가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고, 이 사건의 공동 원인 중 하나가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같은 날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건과 관련해 상가 임차인들이 CJ푸드빌을 상대로 낸 사건에서도 CJ푸드빌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오모씨 등이 CJ푸드빌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다298673)에서 "CJ푸드빌 등은 오씨 등에게 7억18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고양종합터미널 지하 2층 매장을 빌려 영업을 하던 오씨 등은 화재로 인해 집기·비품·재고 등이 훼손됐고, 매장 복구공사 등으로 상당기간 영업을 하지 못했다며 CJ 푸드빌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서도 1심은 하도급 업체와 시설관리업체 등의 책임만 인정했지만, 2심은 지하 1층의 점유자였던 CJ푸드빌의 책임도 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 판결을 확정했다.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공작물하자
박수연
2022-04-19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20년간 국도로 편입 사용해도 공적장부에 소유관계 남아있다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토지의 공적장부에 소유관계가 그대로 남아있다면 국가가 이 토지를 20년간 국도로 편입해 사용했더라도 국가의 자주점유를 추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단독 이문세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소송(2021가단508355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의 제기하거나 세금 납부한 자료는 없지만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 포기로 보기 어려워 A씨는 충북에 있는 125평 규모 토지에 관해 1986년 9월 상속 받았다며 2006년 9월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국가는 앞서 1982년 무렵 이 토지 지목이 임야에서 도로로 변경된 이후 국도로 편입해 점유·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는 "지목 변경 무렵부터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토지를 점유해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이 부장판사는 "이 토지는 1971년부터 A씨의 선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완료돼 있는 등 국가의 보상절차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미 소유관계가 분명했다"며 "토지보상이 실제 이뤄졌다면 공부상 소유관계도 정리됐을 텐데, 토지의 등기부등본 등 지적공부에는 국가가 이를 취득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국가 패소 판결 이어 "국가는 토지 보상절차가 일부 진행됐다는 내부 기안문서만 제출할 뿐 보상금이 실제 지급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시 인근 토지도 현재까지 국가가 아닌 사인 명의로 소유관계가 돼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토지 보상절차가 실제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토지에 대한 보상이 이뤄졌다면 공적장부를 정리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A씨의 선대나 A씨 명의로 공적장부의 소유관계는 계속 남아있다"며 "토지에 대한 국가의 자주점유 추정은 깨졌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선대나 A씨가 해당 토지가 장기간 도로로 사용되는데 이의를 제기하거나 세금을 납부했다고 볼 자료는 없지만, 이것만으로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국가는 A씨가 소송을 제기한 날의 5년 전인 2016년 4월부터 A씨가 구하는 2021년 11월까지 발생한 임료의 합계 16만9050원을 지급하고, 그날 이후부터 토지에 관한 국가의 점유 종료일 또는 A씨의 소유권 상실일까지 월 307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점유
토지
부당이득
이용경 기자
2022-04-18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국가가 취득시효 완성 주장하는 토지 취득절차 관련 서류 제출 못했더라도
국가가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더라도, 국가가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국가의 자주점유 추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모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 등기 소송(2021다23099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이씨의 증조부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토지 일부를 사정 받았다. 사정토지에 관한 지적공부 등은 6·25 전쟁으로 멸실됐다가 1961년 8월 복구됐는데, 일부 토지의 지목은 '도로'로 변경된 상태였다. 1978년 11월에는 토지의 토지대장상 소유자란이 '소유자미복구'로 정정되기도 했고, 1996년 6월에는 토지에 대해 국가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이에 이씨는 "국가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국가는 "토지를 일제강점기부터 국도로 점유·관리해왔으므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1,2심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1,2심은 "국가가 토지에 대한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면서도 그 토지를 취득함에 있어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밟거나 그 소유자의 사용승낙을 받았다는 사정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국가가 토지를 소유권 취득의 법률요건 없이 그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무단점유했다고 판단해 자주점유 추정을 부정했다.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국가가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토지의 취득절차에 관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더라도, 그 점유의 경위와 용도, 국가 등이 점유를 개시한 후에 지적공부에 그 토지의 소유자로 등재된 자가 소유권을 행사하려고 노력했는지 여부, 함께 분할된 다른 토지의 이용 또는 처분관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할 때, 국가가 점유 개시 당시 공공용 재산의 취득절차를 거쳐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한 경우에는 국가의 자주점유 추정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소유권말소
민법
부동산
점유자
토지
점유취득시효
자주점유
박수연 기자
2021-09-06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부동산 소유자 사망 후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 ‘원인무효’
땅을 판 부동산 매도인에게 그 땅을 처분할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이 매매를 근거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일뿐만 아니라 취득시효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씨와 B씨 등 5남매의 아버지인 C씨는 1992년 1월 6일 사망했다. 그런데 사망 당일 C씨 소유의 모든 땅이 장남인 B씨의 인척 D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가 된 사실이 밝혀졌다. C씨가 장남 B씨 아내의 이종사촌인 D씨에게 땅을 모두 판 것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이 땅은 2003년 4월 B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이 사실을 안 A씨 등 딸 4명은 "아버지가 생전에 땅을 딸들에게 물려준다고 했었다"며 장남인 B씨가 D씨를 내세워 땅을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D씨는 재판과정에서 "C씨가 생전에 돈을 자주 빌려갔고 차용금에 대한 변제조로 땅을 준 것"이라고 맞섰다. 1심은 "사망한 C씨와 D씨 사이에 매매계약이 없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D씨 앞으로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소유자인 C씨의 사망 이후 이뤄진 등기이므로 원칙적으로 원인무효이고, 이에 기초해 마쳐진 B씨의 소유권이전등기도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아버지 사망이전부터 지금까지 해당 부동산들을 점유하면서 경작한 점 등을 볼 때 B씨는 늦어도 2003년부터는 선의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이 부동산을 등기부시효취득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과 판단 이유는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B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는 1심과 결과는 같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씨 등 4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동인)이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말소등기 청구소송(2016다24842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부동산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부동산을 처분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며 "이 같은 사실을 조사했다면 처분권한이 없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없이 매수했다면 그 부동산 점유에 대해 과실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D씨와 B씨의 친족관계 등으로 비춰볼 때 B씨는 D씨에게 처분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B씨의 부동산 점유가 무과실 점유라고 판단한 원심은 등기부취득시효 요건인 무과실 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매수
소유권
매도
등기부취득시효
등기
부동산
이세현 기자
2018-02-05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관리처분인가계획서 등 재건축사업 관련 정보는 공개대상”
재건축 사업 관리처분인가 계획서와 정비사업 추산액 등의 재건축 사업 관련 정보는 정보공개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하태흥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17구합53354)에서 "분양대상자 주소를 제외한 관리처분인가 계획서, 자산 감정평가서, 관리처분계획 총회 의사록·회의자료 등 재건축 사업 관련 서류들을 비공개한 처분을 취소한다"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들 정보는 생성과정에서 조합원, 토지 등 소유자에게 이미 공개된 정보들로서 공개한다 해도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다수인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재건축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조합의 사업 활동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므로 조합의 경영·영업상 비밀과 관련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정비사업 시행으로 정비 구역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의 소유권을 상실하게 됐고, 점유하고 있는 건물에서도 퇴거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어 정비사업의 적법한 시행에 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설령 직접적 이해관계가 부인되더라도, 정비사업 추진 과정을 둘러싼 토지 등의 소유자 기타 이해관계인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김씨가 청구한 정보 중 분양대상자의 주소를 제외한 부분은 공개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대림3주택건축정비사업조합은 김씨의 땅을 포함해 5만3293㎡ 규모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김씨는 영등포구청에 △관리처분인가 계획서 △정비사업 추산액 및 부담규모 △분양대상자별 예정추산액 및 종전가격 △분양자별 분양신청서 △관리처분 계획 총회 서면 결의서 △자산 감정평가서 △정비사업 추산액 및 부담규모 및 시기 △이주협의체 구성 및 운영계획 등 27가지의 재건축 사업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구청은 "해당 정보는 개인정보와 단체의 경영 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며 비공개 결정을 했고, 김씨는 소송을 냈다.
재건축
인가
정보공개
이장호 기자
2017-11-13
부동산·건축
[판결] "우선변제권 기준시점은 확정일자 받은 날"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장받는 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은 '주택인도와 주민등록(전입신고) + 확정일자'만 받으면 온전히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증금 완납 여부는 고려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모씨 부부는 2012년 7월 16일 지모씨와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있는 3층짜리 다가구주택의 101호를 보증금 6500만원에 2년을 기한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101호는 비어 있는 상태였는데, 김씨 부부는 계약 당일 보증금 가운데 500만원을 지급하고 지씨의 양해를 얻어 현관 자동문 비밀번호를 제공받아 이튿날 이삿짐 일부를 옮겼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계약 당일 동사무소에서 곧바로 받았다. 김씨는 이삿짐을 옮겨놓은 17일부터 평일에는 이곳에서 출퇴근했다. 김씨의 부인인 강모씨는 이전 거주지에서 계속 살다가 한달여 뒤 나머지 보증금 6000만원을 지씨에게 지급한 뒤 남은 이삿짐을 들고 101호로 건너와 거주하기 시작했다. 한편 집주인 지씨는 이 집 303호를 최모씨에게 6500만원에 전세를 주고 2012년 8월 2일 전세권설정등기도 해줬다. 이후 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팔렸는데, 새 집주인의 채권자가 이 주택에 대한 강제경매를 신청해 경매절차가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매사건을 맡은 광주지법이 2015년 7월 열린 배당기일에서 최씨를 김씨 부부보다 선순위권자로 판단해 최씨에게 6029만원을 배당하면서 김씨 부부가 배당금을 전혀 받지 못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씨 부부는 "우리가 최씨보다 먼저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최씨는 "임차인의 우선변제권은 임대료 지급이 전제돼야 인정되는 것"이라며 "잔금 지급일이 김씨보다 빠른 만큼 내 전세권설정등기가 앞선다"고 맞섰다. 하급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임차인의 우선변제권 기준시점은 주택인도와 확정일자를 받은 날로 봐야 한다"며 김씨 부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평일에 잠만 잔 것은 일반적인 거주형태라고 보기 어려워 실제 주택을 인도받은 것으로 볼 수 없을뿐만 아니라, 보증금을 500만원만 지급한 김씨 부부가 전세금 전액을 지급하고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친 최씨보다 더 보호받아야 할 위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1심 판단을 지지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김씨 부부가 최씨를 상대로 낸 배당이의소송(2017다21219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최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1항은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해 대항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면서 이 경우 전입신고를 한 때에 주민등록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같은 법 제3조의2 2항은 또 이와 같은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를 할 때 임차주택(대지 포함)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서 '주택의 인도'라 함은 임차목적물인 주택에 대한 점유의 이전을 말하고, 이때 점유는 사회통념상 어떤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객관적 관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해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할 필요는 없고, 물건과 사람의 시간적·공간적 관계, 본권관계, 타인의 간섭가능성 등을 고려해 사회통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면 된다"면서 "이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현관이나 대문의 열쇠를 넘겨주었는지, 자동문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는지, 이사를 할 수 있는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에게 우선변제권이 인정되기 위해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추는 것 외에 계약 당시 임차보증금이 전액 지급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라며 "따라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보증금의 일부만 지급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1항에서 정한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의 확정일자를 갖춘 다음 나머지 보증금을 나중에 지급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때를 기준으로 임차보증금 전액에 대해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해 변제를 받을 권리를 갖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씨 부부의 우선변제권의 기준시점은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날인 2012년 7월 18일이므로 최씨보다 우선해 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본 것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임차인
우선변제권
보증금
임대차계약
이세현 기자
2017-09-06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토지 소유주가 도로 부지로 땅 일부 무상 제공 했더라도 새 소유자는 토지 사용료 청구할 권리 있다
토지 일부를 도로로 사용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무상 제공했더라도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이 땅을 이전받은 새 소유자는 지자체에 토지 사용료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박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율)가 전남 곡성군을 상대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 450여만원과 토지 점유 종료일까지 매월 7만3170원의 토지 사용료를 지급하라"며 낸 부당이득금 등 청구소송(2017다21152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박씨는 2010년 곡성군에 있는 땅을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았다. 이 땅은 1971년 곡성군이 인근에 있는 좁은 길을 넓혀 도로를 만들면서부터 도로 부지에 편입돼 곡성군이 관리해왔다. 도로 부지로 편입되면서 지목도 '전(田)'에서 '도로'로 변경됐고 40여년간 지세도 부과되지 않았다. 땅을 상속받은 박씨는 "곡성군이 땅을 무단 점유해 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소유자가 소유권의 핵심적 권능에 속하는 사용·수익의 권능을 대세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를 허용하면 결국 처분권능만이 남는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을 창출하는 것이어서 민법이 정한 물권법정주의(物權法定主義, 물권의 종류와 내용은 법률의 규정 또는 관습법상 인정되는 것에 한하고 당사자가 자유로이 창설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민법 제185조가 규정하고 있다)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사유지가 일반 공중의 교통을 위한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 토지 소유자가 스스로 토지의 일부를 도로 부지로 무상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세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한 것이라기보다는 토지 소유자가 무상 제공받은 사람들에 대한 관계에서 채권적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거나 일시적으로 소유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양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71년 도로 개설 당시 토지 소유자였던 박씨의 아버지가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가 없으므로 원심 판결은 옳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곡성군은 박씨에게 토지의 점유·사용에 따른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씨의 소송을 대리한 김대일(45·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는 "공익목적에 제공된 토지들, 특히 도로에 토지가 편입된 경우 소유자가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전국적으로 많다"며 "국가나 지자체에서 도로를 개설하면 땅에 비과세 지정이 되는데, 지자체에서 임의로 결정하는 비과세지정만으로 소유자가 토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포기했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점에서 판결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용료
무상제공
토지 소유주
이세현 기자
2017-07-13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농지임대차는 무효라 차임지급 청구는 못해도
농지의 임대를 금지하고 있는 농지법 제23조는 강행규정이어서 이를 위반한 임대차계약은 무효이므로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차임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지만, 농지를 부당하게 점용하는 임차인에게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임대인이 땅투기 후 비용회수를 하려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농지 임대계약이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는 아니므로 농지임대를 불법원인급여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충북 진천군에 있는 농지를 상속받은 A씨는 2011년 4월 이 땅을 B씨에게 빌려주면서 1년 임차료 450만원을 선불로 받았다. 2012년 4월 임대계약 기간이 끝났지만 B씨는 다음해 3월까지 땅을 무단 점유했다. 그러자 A씨는 무단 점유기간 동안 입은 임차료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B씨도 "농지 임대는 농지법에 위반해 무효이며 따라서 A씨가 받아간 450만원의 임차료도 부당이득이므로 돌려달라"며 맞소송을 냈다. 이에 A씨는 "농지 임대계약이 무효라면 B씨는 내 땅을 권원없이 점유·사용한 것이므로 이로 인한 임차료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니 받은 임차료와 상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 등 위한 규제 대상이지만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B씨에게 "무단점유 기간 동안의 임료 상당 손해 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B씨에게 무단점유 기간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지만, A씨에게도 B씨로부터 받은 임차료 450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2심은 "A씨가 강행규정인 농지법 제23조를 위반해 농지를 임대한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면서 "따라서 B씨가 임대계약 기간 동안 농지를 점유·사용한 것을 두고 A씨가 B씨에게 그 임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A씨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토지인도 등 소송(2013다79887)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청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말하는 '불법'이 있다고 하려면, 급부의 원인이 된 행위가 그 내용이나 성격 또는 목적이나 연유 등으로 볼 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 아니라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거나, 급부가 강행법규를 위반해 이뤄졌지만 이를 반환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규범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등에 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차와 본질적 차이는 없고 이어 "농지 임대차는 그 대상이 농지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차임을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이라는 점에서는 일반적인 부동산 임대차와 본질적인 차이가 없고, 과거 소작의 경우 지주가 통상적인 토지 임대료 수준을 넘어 경작이익의 상당부분까지 소작료 명목으로 받아가거나 심지어 신분적 예속관계까지 형성했던 것과는 현저히 다르다"며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과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 등을 위해 규제의 대상이 돼 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계약 내용이나 성격 자체로 반윤리성·반도덕성·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농지 임대계약을 근거로 약정 차임을 청구하는 등 계약내용의 적극적 실현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임대기간 동안 임차인이 해당 농지를 사용·수익함으로써 얻은 토지사용료 상당의 점용이익에 대해 임대인이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마저 배척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사실상 무상사용을 하게 하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만 농지법의 규범 목적이 달성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 목적이 농지로 보전되기 어려운 용도에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서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경우라거나 △임대인이 자경할 의사가 전혀 없이 오로지 투기의 대상으로 취득한 농지를 투하자본 회수의 일환으로 임대하는 경우 등 헌법 제121조 2항이 농지 임대의 정당한 목적으로 규정한 농업생산성의 제고 및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전혀 관련성이 없고 농지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돼 반사회성이 현저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농지 임대인이 임대기간 동안 임차인의 권원 없는 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해 임차인이 불법원인급여의 법리를 이유로 그 반환을 거부할 수는 없다"며 "원심은 이 같은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A씨의 상계 항변을 배척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계약 자체가 반사회성이 현격하다고 단정 못해 이번 판결에 대해 이계정(45·사법연수원 31기)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우리 사법이 보호해야 하는 핵심적 가치인지에 관해 대법원이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농지임대는 무효이기 때문에 임대인은 적극적으로 임료를 청구할 수 없지만, 투기 자본 회수 등의 부당한 목적이 아닌 한 임차인에게 부당점용을 이유로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는 있다는 결론"이라며 "임료와 부당점용에 따른 손해는 액수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무효인 농지임대차 계약을 한 임대인도 계약이 유효한 것을 전제로 한 것과 비슷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사적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지민·강한 기자>
농지법
임대차계약
차임청구
농지임대
경자유전
신지민 기자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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