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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성폭행 출산 사실 남편에게 숨겼다고 혼인취소 안돼"
결혼 전 성폭행을 당해 출산했던 사실을 숨겼더라도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40대 남성 김모씨가 국제결혼으로 만난 베트남 국적의 부인 A(26)씨를 상대로 "A씨의 출산 전력을 알았더라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낸 혼인취소소송(2015므65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출산 경력이나 경위는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한다"며 "혼인의 당사자나 제3자가 이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그것이 상대방의 혼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정만을 들어 일률적으로 고지의무를 인정해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출산의 경위와 출산한 자녀의 생존 여부 및 그에 대한 양육책임이나 부양책임의 존부, 실제 양육이나 교류가 이뤄졌는지 여부와 그 시기 및 정도, 출산 경력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는지 아니면 소극적인 것에 불과했는지 등을 살펴야 하고 이를 알리지 않은 것이 신의성실의무에 비춰 비난 받을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까지 심리해야 한다"며 "당사자가 성장과정에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동성폭력범죄 등의 피해를 입어 임신을 하고 출산까지 했지만 이후 그 자녀와 관계가 단절되고 상당한 기간 동안 양육이나 교류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경우라면 단순히 출산 경력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민법 제816조 3호가 규정하고 있는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816조 3호는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는 법원에 혼인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국제결혼중개를 통해 만난 김씨와 2012년 4월 결혼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A씨는 이후 2013년 의붓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의붓시아버지는 범행으로 징역 7년형을 선고 받았는데, 재판 과정에서 A씨의 과거 출산 경험이 밝혀졌다. A씨는 "13살 때 베트남에서 소수민족 남성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을 했는데, 친정집으로 돌아와 낳은 아이는 남성이 데려가 버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편 김씨는 A씨가 맞선 당시는 물론 결혼 이후에도 출산 사실을 숨겼다며 혼인취소와 위자료 3000만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A씨는 의붓시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는데도 남편이 방치했다며 이혼과 위자료 1000만원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출산 경력은 상대가 혼인을 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고려요소"라며 "A씨가 남편인 김씨에게 이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은 이혼사유"라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은경)는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아동성폭력범죄라는 인권침해의 결과로 빚어진 출산 사실을 여성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우는 것은 피해여성에 대한 명예와 사생활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부의 따뜻한 대응으로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요구되는 아동과 여성의 권리를 보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국제결혼
혼인취소
결혼전출산
성폭행
사생활비밀
위자료
신의성실의무
홍세미 기자
2016-02-22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판결] 아내 동의없이 한국 데려온 자녀… 첫 본국 송환 결정
부인 동의 없이 자녀를 무단으로 한국에 데려온 뒤 외국에 있는 부인과 반년 넘게 연락을 끊었다면 헤이그 국제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등에 따라 자녀를 원래 양육권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첫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3단독 이현경 판사는 재일교포인 아내 A(39)씨가 한국에 있는 남편 B(41)씨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한국에 데려간 두 아이를 보내달라"며 낸 아동반환청구심판에서 "B씨는 A씨에게 아이들을 보내라"고 최근 결정했다. A씨와 B씨는 2005년 1월 일본에서 결혼해 두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부부 사이가 멀어졌고 2013년 4월경 별거를 시작했고, 아이들은 엄마인 A씨가 일본에서 키웠다. A씨와 B씨는 2014년 2월 이혼신청서를 작성하면서 아이들의 친권자를 A씨가 행사하는 것으로 협의했지만, 이혼신고를 마무리 짓진 않았다. 그러다 2015년 7월 B씨는 "의식을 잃었다 되찾은 아버지에게 아이들을 보여주고 싶다"며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갔다가 8월초에 일본에 다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A씨는 남편의 말을 믿고 아이들을 한국으로 보냈다. 하지만 B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들어온 뒤 A씨와 연락을 끊었다. 이 판사는 "A씨와 B씨의 법률상 이혼절차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2013년 4월부터 별거하면서 A씨로 하여금 아이들을 실질적으로 양육하게 하는 의사가 있었다"며 "이에 따라 A씨가 일본에서 아이들을 양육해 왔으므로, 엄마인 A씨가 실질적인 양육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B씨는 약속을 어기고 아이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있을뿐만 아니라 A씨와 연락을 끊고 아이들과 일체의 면접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양육자인 A씨의 의사에 반하거나 아이들이 머물 곳에 대한 약정을 위반해 무단으로 돌려보내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일본에 살던 아이들을 한국에서 불법적으로 데리고 있어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따른 A씨의 양육권을 침해했다"며 "B씨는 A씨에게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이들을 되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협약이 적용되려면 자녀가 살던 나라와 현재 있는 나라가 모두 협약에 가입돼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2012년 5월 협약에 가입해 이듬해 3월 관련 법이 시행됐으며, 일본은 2013년 5월 협약에 가입해 2014년 4월 법이 시행됐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16세 미만인 자녀가 우리나라에 불법적으로 이동하거나 유치돼 양육권이 침해되는 경우 법원에 아이를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국제아동탈취
헤이그국제아동탈취협약
양육권자
아동반환청구
별거
이혼
친권자
일본
신지민 기자
2016-02-15
이혼·남녀문제
남편이 한의원 운영하며 수입·지출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면
한의원을 운영하는 남편이 수입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아내를 경제적으로 소외시켰다면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아내 A씨와 남편 B씨는 1996년 결혼했다. 한의사인 B씨는 한의원을 운영하다가 1999년부터 A씨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일했다. 그러나 병원운영이 어려워져 제때 급여를 받지 못하자 불만이 생긴 B씨는 2004년 A씨 아버지 병원을 나와 따로 한의원을 개업했다. 이 무렵부터 부부싸움이 잦아졌다. B씨는 한의원을 개업하면서부터 수입과 지출을 B씨에게 알려주지 않고 생활비도 일정히 주지않으면서 어머니인 C씨에게는 수시로 돈을 줬다. A씨는 결국 남편 B씨를 상대로 이혼과 재산분할 소송을 내면서 시어머니 C씨를 상대로도 "친정부모를 무시하고, 남편의 수익을 빼돌려 부동산을 샀다"며 위자료 25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부산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문준섭 부장판사)는 A씨가 낸 이혼 등 청구소송(2014드합201011)에서 "원·피고는 이혼하고 남편은 위자료로 3000만원, 재산분할금으로 5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부인에게도 남편의 경제적 상황을 이해하고 지지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한 잘못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B씨가 한의원의 재정상황을 알리지 않고 단독으로 수익금을 관리·처분하면서 A씨를 경제적으로 소외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데는 남편의 책임이 더 크므로 B씨는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어머니에 대한 청구는 "C씨가 B씨로부터 수시로 금원을 받아 본인 소유 상가의 대출금을 갚기는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B씨가 A씨를 경제적으로 소외시키는 과정에 C씨가 의도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각했다.
경제적소외
혼인파탄
위자료
재산분할
이혼
2016-02-12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잔혹한 데이트 폭력'… 대법원 잇따라 중형 확정
사귀던 여성과 다투다 격분해 살인 등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에게 대법원이 잇따라 중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내연녀를 흉기로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 등으로 기소된 중고차 매매업자 김모(36)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12130). 김씨는 2014년 6월 부산에 있는 내연녀 A(30)씨의 집에서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뒤 A씨의 남자관계 등을 이유로 다투다 흉기로 A씨를 공격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다행이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한쪽 눈을 잃는 등 큰 장애를 안게 됐다. 1심은 김씨에게 징역 30년과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을 선고했다. 2심은 "김씨가 필로폰 과다 투약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합의금으로 3억원을 지급하는 등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징역 20년으로 감형했다. 검사는 상고하지 않았지만 김씨는 "심신미약이 아니라 정신착란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였으므로 형을 더 깎아달라"며 상고했다. 대법원 같은 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자신을 잘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부녀인 내연녀의 집에 찾아가 난동을 부리다가 출동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윤모(37)씨에게도 최근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15418). 재판부는 "윤씨가 범행 당시 과도한 음주와 알코올 의존 증후군 상태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범행으로 나아간 것에 불과할 뿐 심신장애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도 내연녀가 잘 만나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신모(46)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14859). 신씨는 범행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의 휴대전화 기록 등을 조작해 사건을 숨기려고 한 혐의도 받았다. 신씨는 법정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짓이고 평소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 피해자의 관심을 갈구하다 일어난 일"이라며 감형해 달라고 상소를 거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데이트폭력
살인미수
내연녀
심신미약
음주
알콜의존
사체은닉
홍세미 기자
2015-12-1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이사건 이판결]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30여년간 부인과 별거하며 가정을 돌보지 않은 70대 남성이 이혼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는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有責主義)'가 원칙임을 재확인한 판결이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이모(70)씨가 부인 조모(67)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두 사람은 1973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 3명을 뒀다. 이씨는 원래 혼인을 약속한 애인이 있었지만, 상대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결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부부는 이씨의 잦은 음주와 외박, 외도 등으로 다툼이 잦았다. 이씨는 부부싸움 끝에 1984년 집을 나갔고, 두 사람의 별거가 시작됐다. 이씨는 옛 애인을 다시 만나 1994년부터 부부처럼 살기 시작했다. 이씨는 별거 기간 동안 부인 조씨와 자녀들에게 아무런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조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면서 홀로 자녀를 키웠고, 종갓집 맏며느리로서 시부모 봉양에, 제사까지 꼬박꼬박 챙겨야 했다. 하지만 이씨는 2013년 9월 조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1심은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으므로 이혼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이미 혼인생활이 파탄났는데도 조씨가 악의적으로 이혼을 해주지 않고 있다"며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역시 이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별거기간 동안 이씨가 생활비를 전혀 전달하지 않았음에도 조씨가 배우자이자 며느리로서 충실히 생활해 왔던 점을 볼 때 조씨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지난 9월 전원합의체 판결(2013므568)을 통해 이혼소송에서는 '유책주의'가 원칙임을 재확인한 데 이어 나온 후속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혼인생활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는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것이다. 또 전원합의체 판결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를 기존보다 확대하긴 했지만 이 같은 예외는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점도 명백히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은 당시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만 있으면 이혼을 허용해 유책배우자도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는 '파탄주의(破綻主義)'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유책주의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예외 사유를 확장했다. 그동안 법원은 '상대방 배우자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 한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줬다. 대법원이 새로 확장한 예외 사유의 골자는,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충분히 이루어진 경우나 △세월의 경과에 따라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돼 쌍방의 책임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 같은 예외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다. 이씨는 30년이 넘는 별거 기간 동안 부인인 조씨나 자녀들에게 전혀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부인 조씨가 여전히 배우자나 며느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어 유책배우자인 이씨의 이혼청구를 인정해줘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예외사유를 비교적 엄격하게 판단한 셈이다. 이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하급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달 서울가정법원은 대법원 전합판결 취지를 반영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재판부는 "25년의 장기간 별거 생활 동안에 유책배우자가 자녀들에게 수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해왔고 상대방 배우자도 일정한 소득이 있어 축출이혼의 염려가 없으며, 상대 배우자가 이혼을 거부하고 있지만 외형상의 법률혼 관계만을 형식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혼인생활을 계속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설명했다.
혼인파탄
유책배우자
유책주의
파탄주의
장기별거
생활비
홍세미 기자
2015-12-07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판결] "가끔 성관계·동거했다고 사실혼 아냐"
가끔 성관계를 맺으며 동거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률혼에 준하는 사실혼 관계가 성립하려면 혼인의사가 있고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취지다. A(55·여)씨는 2012년 5월 치료를 받기 위해 B(58)씨가 운영하는 척추교정실을 찾았다. 둘은 호감을 느껴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함께 하고 성관계도 가지는 등 데이트를 즐겼다. A씨는 이듬해 2월 B씨의 척추교정실로 주민등록을 옮겨 주민등록상에는 B씨의 동거인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2013년 6월 다툼을 벌이다 관계가 깨졌다. 다툼 도중 B씨가 A씨를 때린 것이다. B씨는 이후 '합의이혼', '사실혼 관계 청산'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일방적으로 A씨에게 건넸다. 이에 A씨는 "B씨의 지속적인 폭력 등으로 사실혼 관계가 깨졌으므로 위자료 200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 가사6단독 박성만 판사는 최근 A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사실혼에 해당해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동거하거나 간헐적으로 성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당사자 사이에 주관적 혼인의사가 있고, 객관적으로도 부부공동생활을 인정할 만한 혼인생활의 실체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린 적도 없고 부부로 호칭하지도 않았으며 가족들에게 사실혼 관계라고 알리거나 서로의 가족모임에 함께 참석한 적도 없다"며 "두 사람이 함께 주민등록이 돼 있던 척추교정실도 상가건물로 구조상 혼인생활을 영위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사실혼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B씨가 A씨에게 '사실혼 관계 청산'이라고 적힌 문서를 건넸고 이 문서에 '사실혼'과 '동거'라는 문구가 혼재돼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법률적 지식이 많지 않은 B씨가 A씨와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률혼
사실혼
사실혼관계청산
동거
합의이혼
혼인의사
혼인실체
안대용 기자
2015-12-03
민사일반
이혼·남녀문제
[판결] 유리한 이혼 위해 남편 정신병원 보낸 아내 결국…
유리한 이혼 협의를 위해 남편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감금했다가 징역형을 선고 받은 아내가 거액의 위자료 책임까지 물게 됐다. 법원은 남편을 병원으로 옮긴 응급환자 이송업자와 별다른 진찰도 하지 않고 폐쇄병동에 남편을 입원 조치한 병원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A씨가 자신의 전처 B씨와 강제 감금을 도운 응급환자 이송업자 C씨, D정신병원을 운영하는 E재단을 상대로 "5억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소송(2015가합511724)에서 "B씨는 2300만원을, C씨와 E재단은 각각 300만원과 2000만원을 B씨와 연대해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가 당시 이혼조건 협의 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기 위해 A씨를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켜 54시간 동안 감금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송업자에게도 "환자의 주된 증상 및 병력, 자발적인 입원 의사 등을 미리 확인해 불법 감금이 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E재단에는 "D병원 직원이 A씨를 협박하고 의사가 A씨에게 위험할 수 있는 약을 처방하는 등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2007년 결혼한 A씨 부부는 A씨의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때문에 다툼이 잦았고, 2010년 이혼을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같은해 남편과 재산분할 협의를 하던 B씨는 시어머니에게 이혼 협의 사실을 숨긴 채 남편의 우울증이 심각하다며 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했다. 평상시 아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던 시어머니는 며느리 말만 믿고 아들의 입원 동의서에 서명했고, A씨는 경기도 이천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A씨가 병원에 구조를 요청하자 B씨는 응급차 이송업자 C씨에게 전화를 할 수 없는 폐쇄병동이 있는 병원을 알아봐달라고 했다. 이에 C씨 등 3명은 입원 사흘째 되는 날 퇴원하는 A씨의 손을 묶고 강제로 구급차에 태워 폐쇄병동이 있는 충북의 D정신병원으로 옮겼다. D정신병원 의사는 별다른 진찰 없이 B씨의 말만 듣고 A씨를 폐쇄병동에 격리시키는 한편, 당뇨 증상이 있던 A씨가 먹어서는 안되는 약도 처방했다. A씨는 이틀 뒤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병원을 탈출했고,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혼소송에서 불법 감금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오히려 위자료를 아내에게 주게 됐고 양육권마저 빼았겼다. 그러다 지난 7월 B씨와 C씨가 공동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A씨는 "불법감금 피해를 배상하라"며 다시 소송을 냈다.
남편
불법감금
폐쇄병동
공동감금
정신병원
협의이혼
재산분할
이장호 기자
2015-10-15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헌법사건
"바람피운 배우자 이혼청구 못한다"… 대법원 유책주의 유지
양승태(오른쪽) 대법원장과 민일영 대법관이 15일 오후 2시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를 위해 대법원 2층 대법정에 입장해 법대에 착석하고 있다. 유책주의냐 파탄주의냐를 두고 대법관들이 6대 6으로 의견이 나뉜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쥔 양 대법원장이 유책주의를 지지해 50년만의 판례 변경은 불발에 그쳤다. 파탄주의를 지지한 민 대법관은 이날 선고를 마지막으로 6년 임기를 마치고 16일 퇴임했다. 외도 등으로 결혼생활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청구를 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有責主義)'에 기반한 대법원 기존 판례가 대법관 7대 6으로 가까스로 유지됐다. 대법원은 유책주의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유책배우자가 자신의 잘못을 상쇄할 정도로 자녀나 배우자에 대한 책임을 다한 때에는 이혼청구가 가능하다고 밝혀 유책배우자가 이혼청구할 수 있는 길을 확대했다. 법조계 반응은 엇갈렸다. ◇"파탄주의 도입은 시기상조"=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5일 아내와 15년간 별거하며 미성년 혼외자녀를 둔 남편 백모씨가 아내 김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소송 상고심(2013므568)에서 대법관 7대 6 의견으로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객관적 사정만 있으면 이혼을 허용해 유책배우자도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는 '파탄주의(破綻主義)'를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로써 대법원이 지난 1965년 "축첩한 남편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첫 판결(65므37) 이후 50년간 유지해왔던 유책주의는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나라는 유책배우자도 협의이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판상 이혼까지 파탄주의를 도입할 필연적 이유가 없다"며 "특히 파탄주의에 따라 이혼을 허용할 경우 자녀나 상대방 배우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아무런 법률 조항을 두고 있지 않은 상태라 당장 파탄주의를 도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과 달리 중혼에 대한 형사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곧바로 파탄주의를 도입하면 법률이 금지하는 중혼을 결과적으로 인정하게 될 위험도 있다"며 "대법원이 그간 유책주의를 고집해 온 것도 중혼관계에 처한 법률상 배우자의 축출이혼을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다만 유책배우자가 이혼청구할 수 있는 사유를 확대했다. 재판부는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한 유책성이 그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대방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충분히 이루어진 경우나 △세월의 경과에 따라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 배우자가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돼 쌍방의 책임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등에도 이혼청구가 가능해졌다. 대법원은 종래 '상대방 배우자가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불응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혼인의 계속과는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이혼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 한해서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해왔다. "재판상 이혼에 파탄주의 도입할 필연적 이유 없다" 전원합의체 대법관 7대6으로 청구 기각 원심 확정 "특별한 경우 예외"… 유책배우자 이혼청구 길은 넓혀 하지만 민일영·김용덕·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 등 대법관 6명은 "실질적인 이혼상태에 있는 부부에게는 법률관계를 정리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일뿐만 아니라 유책배우자에게는 재산분할 등에서 충분히 불이익을 줄 수 있어 상대방 배우자도 보호할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상당기간 유책주의로 운영할 것"= 이번 사건은 사회적 논란이 치열했던 만큼 대법관들도 첨예하게 맞섰고 단 1명 차이로 결과가 정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근소한 차이로 갈려 조만간 대법원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판례 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원합의체 판결 후 동일한 쟁점의 사건이 다시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판례가 변경된 사례중 가장 빠른 것이 13년이 걸렸다. 재산을 둘러싼 교회분열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200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2004다37775) 판결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공개변론을 거쳐 전원합의체를 통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음을 선언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를 통해 판결을 선고한 동일한 쟁점에 대해서는 현저한 사회·경제적 변화가 없는 이상 상당한 기간 동안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는 것조차 사실상 제한해왔다"며 "이는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고 사회 규범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법 개정이나 큰 사회·경제적 변화가 없는 이상 향후 상당한 기간 동안 이혼재판 실무는 유책주의에 따라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환영" vs "반대" 반응 엇갈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이명숙)는 판결 직후 성명을 내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 여성변호사회는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간통으로 상처를 입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이 파탄주의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판결을 선고했다면 상대적 약자인 여성배우자를 더욱 궁지로 몰고 소위 '축출이혼'의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파탄주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유책배우자의 위자료 책임을 대폭 높이고 상대 배우자에 대한 부양료를 지급하게 하는 등의 적극적인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파탄주의로 가면 혼인의 구속력이 느슨해져 결혼 생활의 안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한 거부감이 높은 국민정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가사전문 변호사는 "의미없는 결혼생활을 무조건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파탄주의를 도입해도 소송 과정에서 이혼 후 자녀 양육이나 상대 배우자에 대한 경제적 보장책 마련 등 미래 지향적인 부분에 심리를 집중시키면 문제가 없을텐데 아쉽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부터 홈페이지에 선고 원문(http://www.scourt.go.kr/sjudge/1442294817650_142657.pdf)을 공개했다. 또 유튜브를 통해 공개변론 동영상(https://youtu.be/Vf9u2dZlMlI)도 볼 수 있도록 했다.<홍세미·손현수 기자> ▶ 이혼청구 상고심 2013므568 공개변론 영상 보기 ▶ 이혼청구 상고심 2013므568 판결문 전문 보기
유책주의
혼인파탄
파탄주의
유책배우자
협의이혼
간통
자기결정권
홍세미 기자
2015-09-17
가사·상속
이혼·남녀문제
[판결] "아내, 시어머니 홀대해 가정파탄… "
아내가 자신의 어머니를 무시하고 고부갈등을 일으켜 부부관계가 파탄났다며 남편이 이혼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법원은 고부갈등 해소를 위한 남편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아내의 의사와 관계없이 남편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한 점을 들어 부부 갈등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했다. 1998년 결혼한 A(43)씨와 B(43·여)씨는 자주 다퉜다.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A씨는 아내가 자신의 어머니를 잘 모셔주길 원했지만 마음에 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 B씨가 명절이나 아버지 제사때마다 시집을 찾긴 했지만, 본가에만 가면 말수가 적어지고 일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1년에 몇 차례 아들 집을 찾는 시어머니를 반기지도 않는 것 같아 A씨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그러던 가운데 일이 터졌다. 2009년 5월 A씨의 어머니 C씨가 아들 부부집에 며칠간 머무르려고 했는데 B씨가 남편 A씨에게 "시어머니가 집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왔고, 화가 난 B씨는 아이들을 통해 C씨에게 "식사하시라"는 이야기를 전하는 등 무뚝뚝하게 대했다. 며느리에게 서운함을 느낀 C씨는 아들을 붙잡고 불만을 털어놨다. C씨는 아들과 함께 사돈댁을 찾아가 B씨의 어머니에게 "자식 교육을 잘못시켰다"며 따지기도 했다. 이 일로 심하게 다툰 A씨 부부는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하던 일을 정리하고 이민을 가겠다며 2010년 2월 친구들과 브라질로 떠난 뒤 넉달이 지나서야 돌아오기도 했다. A씨는 결국 같은 해 8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낸 뒤 두 달 뒤부터 집을 나와 별거를 시작했다. 별거 기간이 길어지면 이혼이 더 쉬울 거라 생각한 A씨는 이듬해인 2011년 2월 소를 취하한 뒤 별거를 계속 이어나갔고 2013년 다시 이혼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이민수 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양육자지정 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B씨가 시어머니를 대하는 언행에 문제가 없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이 B씨에게 전적으로 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가 아내와 어머니 사이의 고부갈등에 관해 아내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B씨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별거를 시작한 점 등에 비춰보면 혼인관계가 아직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사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해도 파탄의 주된 책임은 일방적으로 별거를 시작한 남편 A씨에게 있으므로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부갈등
이혼소송
혼인관계파탄책임
별거
부부갈등의책임
안대용 기자
2015-08-20
가사·상속
민사소송·집행
이혼·남녀문제
[판결] 재판부가 이혼 판결하며 친권자 지정 않았다면
이혼소송을 심리한 재판부가 부부의 이혼 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미성년 자녀의 양육자 지정을 하지 않은 것은 '재판 누락'에 해당하므로 원심 재판부가 재판을 다시 열어 양육자 지정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93년 결혼해 두 딸을 둔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성격차이 등으로 불화를 겪다가 2007년 협의이혼했다. 이혼 뒤 자녀문제로 서로 왕래하던 두 사람은 5년뒤 다시 살림을 합치고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두번째 결혼생활도 오래가지 못했다. 1년도 안돼 남편 A씨는 "두번째 혼인신고를 미국비자를 받기 위한 것으로 진정한 혼인의사가 없었으니 무효로 해달라. 그도 아니면 이혼이라도 하게 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주위적 청구인 혼인무효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지만 이미 두 사람의 사이가 파탄 상태에 있으므로 예비적 청구인 이혼청구는 받아들인다"고 판결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항소심 재판부가 미성년인 두 딸의 양육자를 지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녀 양육은 아이들의 엄마인 B씨가 줄곧 맡아왔고, A씨도 이를 반대하지 않아 항소심 과정에서 두 사람 모두 재판부에 양육자를 정해달라는 청구를 하지 않았는데 재판부마저 이를 간과한 것이다. 민법 제843조 등은 이혼시 미성년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에는 가정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이에 관한 결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혼을 원치 않았던 아내 B씨는 이 점을 문제삼아 항소심의 이혼판결을 파기해달라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가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A씨가 낸 혼인무효소송 상고심(2013므2397)에서 친권자·양육자 지정에 관한 상고는 각하하고 이혼청구에 관한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항소심이 이혼청구를 인용하며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자와 친권자를 지정하지 않은 것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한다"며 "재판을 누락한 경우 그 부분에 관한 소송은 원심에 계속 중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민사소송법 제212조에 따라 원심이 계속해 재판해야 하고 적법한 상고의 대상이 되지 않아 A씨의 상고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앞으로 항소심 기일이 다시 열리게 되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B씨는 이혼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 다툴 수 없고 오로지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경천(42·사법연수원 34기) 법무법인 가족 변호사는 "민법이 이혼시 미성년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를 반드시 정하게 한 것은 미성년 자녀의 보호에 대한 공백을 없게 하려는 취지인데,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지 않은 것은 입법 취지를 몰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의누락
양육자지정
민사소송법
이혼소송
친권자지정
홍세미 기자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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