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12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문직직무
진술
검색한 결과
58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성희롱 사건 심리·판단기준 첫 제시
우리 사회에 미투(Me Too)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유념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아 주목된다.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나 여직원 등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성희롱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의 심리와 증거판단의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대학 교수인 장모씨는 평소 소속학과 여학생들에게 "뽀뽀를 해주면 추천서를 만들어 주겠다"거나 "엄마를 소개시켜 달라"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수업시간에 여학생들에게 백허그(뒤에서 안는 자세) 자세로 지도하는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2015년 4월 해임당했다. 장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장씨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저항하기 어려운 여학생들을 상대로 반복적·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하고서도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비위를 축소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회유하는 등 2차 피해를 야기했다"면서 A대학의 해임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실습실에서 백허그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고, 피해자 중 한 명이 익명으로 한 강의평가에서 장씨의 교육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성희롱 발생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들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도 "친구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성희롱 사건을 신고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피해사실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을 거부하면서도 친구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는데, 이를 성희롱 내지 성추행 피해자로서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장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소송(2017두7470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따라서 성희롱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 어떤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며 "장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의 가해자가 교수이고 피해자가 학생이라는 점, 그 행위가 수업이 이뤄지는 실습실이나 교수의 연구실에서 발생했고 학생들의 취업 등에 중요한 교수의 추천서 작성 등을 빌미로 성적 언동이 이뤄지기도 한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 피해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판단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피해사실에 관한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거나, 장씨의 행위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봐 성희롱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희롱 소송의 심리 및 증거판단에 대한 법리를 제시한 첫 판결"이라며 "향후 모든 성희롱 관련 사건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의 인권보장 및 권리구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는 13일 이번 판결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여성변회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앞으로 성희롱 관련 소송에서의 심리와 판단이 남성 중심의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판단되어야 한다는 획기적인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성폭력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가해자 중심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부당한 피해에서 벗어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해임
교수. 미투
성희롱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이세현 기자
2018-04-13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단독) 공익신고자 인적사항 등 보도자료에 밝혔다면
공익신고가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됐더라도 그 신고행위가 공익침해를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면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신고자를 보호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 등 경찰관 2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17695).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박씨 등은 2013년 사무장 병원으로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A병원에 대해 수사했다. 박씨 등은 언론에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보도자료에 "A병원 전 원무부장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같은 사실은 그대로 보도됐고 박씨 등은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이 노출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신고자가 동의하지 않는 한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공익신고자가 누구인지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는 한편 이를 위반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신고자는 사무장 병원 운영의 핵심 공범"이라며 "사무장과의 불화로 퇴사한 후 자신이 처벌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고한 것이므로 공익신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유죄로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신고자는 사무장병원을 운영해 국민의 건강을 침해하는 의료법 위반 행위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신고했다"며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신고한 자를 보호·지원하기 위한 법으로, 특히 내부 공익신고자의 공익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익침해행위의 방지 의도가 보인다면 개인적 동기가 다소 있다 하더라도 공익신고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사무장이 실제로 보도를 통해 신고자가 누구인지 알게 됐고, A병원 관계자들도 보도에서 '전 원무부장'이 제보자라는 것으로 보고 신고자를 단정했다고 진술한 점을 보면 해당 보도를 통해 공익신고자가 공개됐다고 봐야 한다"며 "신고자가 보도자료 작성 이전부터 사무장이 신고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협박한다며 보호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자가 특정될 수 있는 보도자료가 나갔다면 사건을 수사한 담당자로서 보도자료 작성과정에서 사실확인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박씨 등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은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어 정당하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공익신고자
인적사항
공익신고자보호법
경찰
이세현 기자
2018-04-12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법무사, 개인회생사건 한번 의뢰 받아 여러 서류 일괄처리했어도
법무사가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해 직접 처리했다면 사건을 포괄 위임받아 일괄 취급했더라도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대리'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1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8)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438). 김 법무사는 2010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80여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와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 처리하고 4억5900여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데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김 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 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한 법무사가 의뢰인과 상담하고 서류 작성·제출을 대행하는 행위가 변호사법이 금지한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수사·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법무사가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했음이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포괄적 위임·처리는 변호사 영역' 기존의 판례와 배치 이어 "국가는 사법제도의 건강한 발전과 국민 법률생활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법무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관련 규정에 따라 정형화된 여러종류의 서류를 동시에 제출하는 개인회생사건에서는 법무사가 서류를 한 번에 작성해 제출하고 보수를 일괄 결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위반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해 법무사가 구체적 사건마다 의뢰인과 체결한 약정과 작성한 서류가 각 단계마다 구분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있다"며 "관련 법리가 '사건처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추상적 표현에 머무르면 들킨 사람만 처벌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유사직역 자격사들의 업무 범위에 대한 정치한 수사와 명확한 기준 획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법무사를 변호한 문준필(52·사법연수원 22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법무사와 변호사 간 업무영역이 불분명한 가운데 나온 시금석이 되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사가 법무사법에 따라 비송사건을 처리할 때 포괄적으로 위임을 받을 수 있느냐, 아니면 개별위임을 모두 받아야 하느냐가 쟁점"이라며 "변호 과정에서 개인회생·파산 사건은 정형적인 형식에 따라 보정을 거치는 기계적인 작업이라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법무사업계는 판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법무사협회(협회장 노용성) 관계자는 "법무사의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 법무사가 왕왕 있었고 대부분 서민인 당사자들의 불편도 상당했다"며 "국민의 사법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개인회생·파산사건에서 법무사의 신청 대리권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판례는 포괄 위임과 일괄 처리는 변호사의 영역이라는 입장으로 법무사는 개별 사건 하나마다 개별 위임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급심 판단에 관심이 주목된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5월 개인회생·파산 사건에서 문서작성·서류보정·송달 등 일련의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71) 법무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하고 24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2017고단2393). 인천지법은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법원에 제출할 서류 작성 및 제출 대행에 한정된다"며 "비송사건에서 신청서 수정·보완 업무는 법무사의 기본적 업무범위에 당연히 포함되는 부수적 업무가 아니다"고 판시했었다. 이 판결은 같은해 9월 2심에서 확정됐다. 대법원도 지난해 4월 개인회생사건 360여건을 수임해 6억여원의 수익을 올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 법무사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310).
변호사법
법무사
개인회생사건
업무
법무사법
강한 기자
2018-01-15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대우조선 사장 연임 로비 의혹' 박수환 뉴스컴 대표 "무죄"
남상태(67)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대가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던 박수환(59)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에게 무죄 판결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7일 변호사법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혐의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2016고합905). 재판부는 "박 전 대표가 남 전 사장에게 '산업은행에 남 전 사장에 대한 음해성 정보가 돌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적이 있다'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그 대상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지 못했고, 또 이 같은 해명이 연임의 청탁·알선 맥락에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라며 "박 전 대표가 산업은행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아보는 정도를 넘어 민 전 은행장에게 연임 청탁 또는 알선을 약속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대우조선해양과 박 대표가 운영하는 뉴스커뮤니케이션의 홍보컨설팅 계약이 이전과 비교해 금액이 현저히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무형의 용역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적정한 가액을 부당하게 초과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무산 후 이미지 제고 필요 및 매각 재추진을 위해 전문적인 홍보컨설팅의 수요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 이전에도 타임차지 방식으로 대금을 산정했을 때 한 달에 4600만원이 넘는 용역대금이 산출된 점을 볼 때 정당한 계약대금일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인 오모씨를 만나 금호그룹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막아주겠다며 홍보대행비와 자문료 명목으로 11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일면식도 없던 박 대표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금호그룹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며 시간을 내 달라고 하기에 그 자리에서 날짜를 잡아 만날 약속을 했다'는 오씨의 진술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며 "오씨가 박 대표를 만나기 전 박 대표가 민 전 은행장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박 대표는 '한번 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또 이후 만남에서 박 대표가 '민 전 은행장을 만났는데 어렵다고 하더라'라고 했는데도 오씨는 이에 항의하거나 속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 대표가 금호그룹과 홍보 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당시 금호그룹은 대우건설에 대한 평가가 좋고 새로운 투자자와의 협상이 순조롭다고 주장하며 산업은행과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을 연기하거나 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대외 홍보를 통한 우호적 기사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박 대표에게 대외 홍보 용역을 맡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박 대표는 2009~2011년 남 전 사장의 연임을 결정할 위치에 있던 민 전 은행장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위해 힘을 써주는 대가로 대우조선해양에서 홍보대행 및 자문료 명목으로 21억3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을 처지에 놓인 금호그룹에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홍보대행비와 자문료 명목으로 11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박 대표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21억3400만원을 구형했다.
박수환대표
남상태사장
연임청탁
뉴스커뮤니케이션
대우조선해양
이장호
2017-02-07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검사가 공소장 변경신청하며 CD에 내용 담아 제출했다면
검사가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서 변경하려는 내용을 파일로 만들어 CD에 담아 제출했다면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없어 공소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종이문서가 아닌 CD로 제출된 검찰 공소내용은 효력이 없다는 지난달 대법원 첫 판결(2015도3682)과 같은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작권법 위반 사건 등에서 범죄사실을 적시하느라 공소장 분량이 수만쪽에 이르는 등 방대해지면서 검찰이 공소장 내용을 CD나 USB(이동식 저장 장치)에 담아 기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법원이 공소제기나 공소장 변경의 엄격한 요식성을 강조하며 잇따라 이 같은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부 중개업자 천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11138). 천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 14억5324만9597건을 이용해 자신이 고용한 상담원에게 전화를 하게 한 다음, 이를 통해 대출 필요금액 등 2만9943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4만7914명의 개인정보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검사는 천씨의 1심 제9회 공판기일에서 구술로 공소장 변경 허가신청을 하면서 변경하려는 공소사실의 일부인 범죄일람표를 엑셀 파일로 만들어 CD에 담아 제출했다. 대법원은 "검사가 구술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하면서 변경하려는 공소사실의 일부만 진술하고 나머지는 전자적 형태의 문서로 저장한 저장매체를 제출했다면, 공소사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부분에 한해서만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적 형태의 문서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법원이 그 부분에 대해서까지 공소장 변경 허가를 했다고 하더라도 적법하게 공소장 변경이 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형사소송규칙 제142조는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취지를 기재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하고, 다만 피고인이 재정하는 공판정에서 피고인에게 이익이 되거나 피고인이 동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법원은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검사가 구술에 의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는 경우에도 변경하고자 하는 공소사실의 내용은 서면에 의해 신청할 때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으로 특정해 진술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적법하게 공소장이 변경됐다는 전제 하에 천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공소장변경
형사소송규칙
요식성
CD공소장
공소장변경허가신청
신지민
2017-01-19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100억대 수임료' 최유정 변호사, 1심서 징역 6년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원대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에게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5일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선고했다(2016고합505). 최 변호사와 함께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로부터 50여억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법조브로커 이동찬씨(45)에게는 징역 8년과 26억3400원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현금과 함께 건네받은 에르메스 가방 1개도 몰수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보석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부와 공판정 외에 형사소송법에서 정하지 않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접촉해 재판부의 심증을 확인하거나 석방을 부탁하는 행위는 그 자체만으로 재판부에 대한 교제·청탁이라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어도 형사소송법 등에서 정한 통상적인 변론 형태가 아니다"라며 "재판부에 대한 비공식적인 접촉으로 보석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한 것처럼 어떠한 조건하에서 보석이 가능하다고 하며 의뢰인에게 알려주고, 특정한 일시에 석방이 된다고 강한 확신을 심어주면서 석방 대가로 거액의 금원을 받는 행위도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보기 어렵고, 정당한 변호활동의 범위를 벗어나는 교제·청탁 명목의 비용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송 대표는 피고인들로부터 보석 석방, 집행유예 등을 확신하는 말을 듣고, 합계 50억원이라는 금원을 교부했다"면서 "설령 명시적으로 재판부에 대해 접대를 한다는 등의 말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묵시적으로 재판부에 대한 교제·청탁이 전제되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들도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최 변호사는 거액을 받고도 구속 전까지 법정 변론을 하지 않았고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던 점 등을 볼 때 받은 돈에 친분관계를 활용해 로비해 달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 전 대표가 준 50억원의 수임료도 로비 명목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판부 등과 밖에서 만나 식사를 하는 등 접촉해 석방을 시켜주겠다는 최 변호사의 말을 믿고 50억원을 줬다는 정 전 대표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며 "변호사가 법정 변론이 아니라 재판부에 대한 비공식적인 접촉으로 보석 여부 등을 미리 확인한 것처럼 보석이 가능하다고 하며 의뢰인에게 알려주고, 특정한 일시에 석방이 된다고 강한 확신을 심어주면서 석방 대가로 거액의 금원을 받는 행위는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직으로서의 정상적인 활동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이나 수사와 공소 제기 및 유지를 담당하는 검사와 마찬가지로 변호사도 형사절차를 통한 정의의 실현이라는 중요한 공적 이익을 위해 협력하고 노력할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변호사는 개인적 이익이나 영리를 추구하는 단순한 직업인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 실현의 한 축으로서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여야 하는 공적인 지위에 있는데, 최 변호사는 전직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로서 재판절차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었음에도 재판부와 교제하거나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상상할 수 없는 액수의 금원을 받았다. 이 사건 범행으로 법치주의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고, 형사절차의 공정성과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무너져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1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한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지난해 12월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만나 "친분관계가 있는 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되도록 하고 재판부에 대한 교제·청탁 등을 통해 항소심에서 반드시 보석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착수금 20억원과 성공보수금 30억원 등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앞서 지난해 6월 인베스트컴퍼니 투자 사기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던 송창수(40) 이숨투자자문 대표에게 "재판부에 청탁해 집행유예를 받게 해 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송 대표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항소심 재판부에 부탁해 보석으로 석방시켜 주겠다"며 같은 해 9월 10억원을 추가로 수수하고, 같은 달 이숨투자자문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20억원을 받아 챙기는 등 송 대표로부터도 총 50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한편 이날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이민희(57)씨에게는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9억5200여만원을 선고했다(2016고합559). 재판부는 "이씨가 자신의 인맥 등을 과시하면서 고위 공무원 등에 대한 청탁을 통한 서울메트로 주관 사업의 사업자 선정 등의 명목으로 9억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했다"며 "이씨의 범행으로 공무원 사회의 신뢰가 크게 훼손돼 비난 가능성이 높고사기 범행의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1,4호선 역내 매장 사업권 입찰과 관련해 서울시 감사 무마 등을 명목으로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9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1년 12월 형사사건 의뢰인에게 자신의 고교 선배인 검사장 출신 홍만표(58·17기)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2012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P사의 코스닥 상장 준비금 명목으로 유명 가수의 동생 조모씨로부터 3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장호·이순규 기자>
변호사법
법조브로커
정운호게이트
정운호전네이처리퍼블릭대표
이민희변호사
이동찬
최유정변호사
100억대수임료
송창수이숨투자자문대표
이장호
2017-01-05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징계개시결정 행정소송 대상 아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징계개시결정은 행정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므로 변호사가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16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장경욱(48·사법연수원 29기), 김인숙(55·31기) 변호사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를 상대로 낸 대한변협 징계위 이의신청기각결정 취소결정 등 무효확인소송(2016누5061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청구를 각하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2014년 11월 장 변호사를 '간첩 혐의로 조사받던 피의자에게 혐의사실을 부인하라며 거짓말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김 변호사를 '세월호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에게 진술 거부를 강요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협회장에게 징계 절차를 밟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대한변협회장은 두 변호사가 정당한 변론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기각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장은 대한변협 징계위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역시 기각되자 지난해 5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에 대한변협 징계위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이의신청을 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는 이를 받아들여 대한변협 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을 취소하고 두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장 변호사 등은 소송을 냈다. 1심은 "현행 변호사법은 대한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불복은 대한변협 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통해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더 나아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에 불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따라서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의 징계개시 결정은 심의의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관련해 내려진 것으로 효력이 없다"며 장 변호사 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의 징계절차 개시 결정이 행정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해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징계개시 결정은 그 형식에 있어 장 변호사 등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대외적으로 행해진 처분이 아니다"라며 "징계절차를 개시한다는 것을 외부적으로 나타냄으로써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내부에서 행해진 징계절차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이뤄진 내부적·중간적 결정에 해당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행 변호사법의 해석상 징계절차를 개시하는 것만으로는 징계혐의자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징계절차를 개시하는 것만으로는 징계혐의자가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며 "설령 장 변호사 등에게 법적 지위의 불안 등이 생기더라도 이는 독립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법률상 불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변호사법
변호사징계위원회
징계개시결정
대한변협
행정소송
행정처분
대한변협징계위이의신청기각결정취소결정등무효확인소송
이장호
2016-12-16
부동산·건축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부동산 중개시장 진출' 공승배 변호사 무죄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 거래를 중개한 혐의로 기소된 공승배(45·사법연수원28기) 변호사가 국민참여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변호사도 공인중개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번 판결은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나상용 부장판사)는 7일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트러스트 부동산'이라는 이름을 걸고 부동산 중개 영업을 한 혐의(공인중개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대표 공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6고합833). 배심원단의 4(무죄)대 3(유죄)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범죄 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도록 증명돼야 한다"며 "이런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형사소송법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 변호사가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업을 했다거나, 중개업을 하기 위해 중개 대상물을 표시·광고했다는 점, 공인중개사무소 등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평결 결과를 존중해 공 변호사에 대한 공소사실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국민참여재판에서는 변호사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공인중개업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변호사의 정당한 법률사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검찰은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 중개업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변호사는 공인중개업을 할 수 없다"며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공인중개사법 제48조는 관할 관청에 중개사무소 개설등록을 하지 않고 중개업을 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49조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니면서 공인중개사사무소, 부동산중개 등의 명칭을 쓴 사람,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니면서 중개업을 하기 위해 중개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공 변호사 측은 "변호사로서 법률사무를 한 것이지, 중개업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공 변호사가 중개업을 했다고 보는 것은 공인중개사법을 지나치게 확장·유추 해석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 변호사는 직접 최후진술에서 "공인중개사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대신에 저를 형사고발했다"고 강조했다. 배심원들에게는 "여러분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세상 사람들이 변호사의 믿음직한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받을 수 있는 새 지평이 열리느냐, 아니면 이 절호의 기회가 사라져 버리느냐 결정된다"며 "소비자에게 어떤 것이 더 혜택이 되는 길인지 잘 (판단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배심원단은 무등록 중개업, 유사 명칭 사용, 중개 대상물 표시·광고 등 공 변호사의 3가지 공소사실에 각각 4대 3의 의견으로 모두 무죄 평결을 내렸다. 공 변호사는 올 1월 부동산 중개사이트인 '트러스트 부동산(www.trusthome.co.kr)'을 오픈해 부동산 중개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 변호사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일체의 법률자문을 제공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공인중개사업계는 공 변호사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강력 반발해왔다. 검찰은 지난 7월 19일 공 변호사가 공인중개사가 아님에도 '트러스트 부동산'이란 명칭을 써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는 공인중개사 사무소, 부동산 중개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공인중개사법 제18조 2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불구속 기소했다. 공 변호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강남구청에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중개업을 하고 중개매물을 홈페이지에 광고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 결과에 대해 공 변호사 측은 "부동산 중개서비스 개혁과 국민 선택권 확보를 염원하는 소비자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거래와 관련된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고, 합리적인 수수료와 전문적인 법률 자문으로 소비자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황기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변호사는 변호사 고유 업무가 있고 공인중개사는 중개사 고유 업무가 있는데 무슨 궤변으로 이런 판결을 내렸는지 알 수 없다"며 "변호사가 등록을 안 하고 자격증 없이도 영업하는 것을 용인해준다면 공인중개사는 구태여 등록을 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라고 반발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대법원은 2006년 5월 변호사가 부동산중개업을 하려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트러스트라이프스타일
공인중개사법
공승배변호사
공인중개사자격
중개업
트러스트부동산
이순규
2016-11-08
전문직직무
[판결] “변협 징계개시청구권 불행사,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심의대상 아니다”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비위 혐의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의 징계결정의 당부만 심의할 수 있을 뿐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검사장 등 변호사 징계개시 신청권자가 "대한변협회장이 징계개시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낸 이의신청을 대한변협 징계위가 기각했다면 이 결정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법무부 변호사징계위가 심의할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27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장경욱(48·사법연수원 29기), 김인숙(55·31기) 변호사가 법무부 징계위를 상대로 낸 대한변협 징계위 이의신청기각결정 취소결정 등 무효확인소송(2015구합7771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2014년 11월 장 변호사를 "간첩 혐의로 조사받던 피의자에게 혐의사실을 부인하라며 거짓말을 종용했다"는 이유로, 김 변호사를 "세월호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인에게 진술 거부를 강요했다"는 이유로 대한변협회장에게 징계절차를 밟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대한변협회장은 두 변호사가 정당한 변론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판단해 기각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장은 대한변협 징계위에 이의신청을 냈지만 역시 기각되자 지난해 5월 법무부 징계위에 대한변협 징계위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이의신청을 냈다. 법무부 징계위는 중앙지검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대한변협 징계위의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취소하고 두 변호사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두 사람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현행 변호사법은 대한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한 불복은 대한변협 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통해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더 나아가 법무부 징계위에 불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변호사법 제100조는 대한변협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는 징계혐의자 및 징계개시 신청인은 법무부 징계위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법무부 징계위는 이의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하면 대한변협 징계위의 징계결정을 취소하고 스스로 징계 결정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법무부 징계위의 심의결정 대상이 대한변협 징계위의 징계결정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대한변협 징계위의 징계결정에 대해 법무부 징계위에 불복할 수 있도록 정한 규정을 대한변협회장의 징계개시 청구권 불행사의 당부에 대한 대한변협 징계위의 기각결정에 대해서도 불복할 수 있는 근거 규정으로까지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이 사건 결정은 법무부 징계위의 심의의결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에 관련해 내려진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판시했다.
변협
대한변협
변호사협회
변론권
변호사징계위
변호사
이장호 기자
2016-05-30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변호사, 재소자와 '억지소송' 수익 나누려다
변호사가 재소자와 짜고 억지소송을 내 승소하면 소송비용을 받으려고 했지만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지난 15일 징역 3년6월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인 문모씨가 서울남부지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4두3890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문씨는 2011년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된 모든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결정통지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전에도 다수의 사건에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공개 결정된 정보를 수령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소송은 로스쿨 1기 출신으로 로펌에 소속된 A변호사가 맡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씨는 정보에 접근할 목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이 아니라 청구가 거부되면 소송을 내 승소한 뒤 소송비용 확정 절차를 통해 소송비용을 받고 A변호사와 나누기로 했다고 진술했다"며 "수감 중 변론기일에 출정해 강제노역을 피하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볼 여지가 크고, 이러한 정보공개 청구는 권리를 남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징계개시 청구가 접수되면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1,2심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고,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 정보 비공개가 허용되는 것"이라며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를 공개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억지소송
서울남부지검
정보공개청구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소송
권리남용
신소영 기자
2015-01-27
1
2
3
4
5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판결기사
2024-04-25 11:44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