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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교사 교육활동에 보호자 부당 침해-간섭 안 돼" 첫 판단
교사가 학생을 교육하면서 판단한 교육활동을 부모 등 보호자가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부모 등 보호자는 교육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학부모의 담임 교체 요구라는 의견제시는 비상적인 상황에서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봤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학부모 A 씨가 교장 B 씨를 상대로 낸 교권보호위원회 조치 처분 취소 소송(2023두3785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2021년 4월 교사 C 씨는 초등학교 2학년생이 수업 중 물병으로 장난을 치자 학생의 이름을 칠판 레드카드(일종의 벌점제) 옆에 붙이고 방과 후에 10여 분간 청소하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생의 부모는 바로 교감을 찾아가 쓰레기를 줍게 한 것이 아동학대라며 항의하고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 씨는 다음날부터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고 계속해서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A 씨의 항의 직후 C 씨는 갑작스러운 기억상실 증세 등으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찾아 입원했고 약 일주일간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았다. A 씨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C 씨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며 병가를 냈고 A 씨를 상대방으로 '교육활동 침해 사안 신고서'도 제출했다.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A 씨의 행위를 교권 침해로 판단한 뒤 '교육활동 침해행위인 반복적 부당한 간섭을 중단하도록 권고한다'는 조치 결과 통지서를 발송했다. A 씨는 학교의 처분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의 행위는 C 씨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로서 교권 침해"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C 씨가 훈육에 따르지 않는 아동의 이름을 친구들에게 공개해 창피를 줌으로써 따돌림의 가능성을 열어 주고, 강제로 청소 노동까지 부과하는 것은 아동의 인간적 존엄성에 대한 침해행위"라며 "정당한 교육활동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다시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학급을 담당한 교원의 교육 방법이 부적절해 교체를 희망한다는 의견도 부모가 인사권자인 교장 등에게 제시할 수 있는 의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학기 중에 담임에서 배제되는 것은 해당 교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고 인사상으로도 불이익한 처분이며 담임교사의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먼저 그 방안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가 정당한 사유 및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채 반복적으로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것은, 담임교사로서 온전한 직무수행을 기대할 수 없는 비상적인 상황에 한해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되는 것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갖춘 교사의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에 따른 판단과 교육활동에 대해는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교권보호
교권침해
학교
박수연 기자
2023-09-14
행정사건
[결정] 법원, 남영진 전 KBS 이사장 '해임처분' 집행정지 기각
남영진 전 KBS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자신의 해임 처분에 불복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11일 남 전 이사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했다(2023아12482). 재판부는 "집행정지의 소극적 요건으로 남 전 이사장의 본안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지 봤을 때, 남 전 이사장이 승소할 가망이 전혀 없어 본안청구가 이유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남 전 이사장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해임처분으로 인해 남 전 이사장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해임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본안 판단을 기다려서는 임기만료일이 경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해임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 전 이사장에 대한 해임처분 이후 보궐 이사가 이미 선임됐고, 이사회에서 새로운 이사장이 선출된 반면 남 전 이사장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해임처분의 효력이 정지될 경우 KBS 이사회의 심의·의결 과정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심의·의결 결과에 대한 공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고, 이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4일 남 전 이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의결했고, 같은 날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안을 재가했다. 방통위는 남 전 이사장의 해임사유로 KBS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 해태,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 논란으로 인한 권익위 조사 진행 등을 들었다. 이에 불복한 남 전 이사장은 곧바로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한편, 이날 법원은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전 이사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인용 결정했다(2023아12470). 이에 따라 권 전 이사장에 대한 방문진 이사 해임처분은 본안소송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KBS
해임
남영진
한수현 기자
2023-09-11
행정사건
[결정] 법원, 권태선 전 방문진 이사장 해임처분 효력 정지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전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문화방송(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전 이사장의 해임처분 효력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11일 권 전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방통위가 8월 21일 권 전 이사장에게 한 방문진 이사 해임처분은 본안소송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며 일부인용 결정했다(2023아12470). 재판부는 "권 전 이사장의 해임사유 중 상당 부분은 방문진 이사회가 심의·의결을 거쳐 그 의사를 결정했던 내용이거나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권 전 이사장이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방문진을 대표하고 그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사안에 대해 이사 개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방문진 이사회가 그 의사를 결정한 절차에 현저히 불합리한 점이 있었다는 부분도 소명되지 않는다"며 "해임사유 중 이사로 임명되기 이전에 있던 부분에 대해 과연 권 전 이사장이 관리·감독의무 또는 선관주의의무를 해태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 전 이사장은 해임으로 인해 더 이상 방문진 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며 "방문진 이사 및 이사장으로서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 권 전 이사장의 비재산적 권리가 침해당하는 손해를 경미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만일 이와 달리 본다면 임기제 공무원 등에 대한 해임이나 정직 등 신분관계에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는 처분에 대해 본안 승소판결이 무의미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집행정지 제도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통위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경우 방문진 이사회의 운영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점이 선뜻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방통위는 권 전 이사장이 MBC와 관계사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고 MBC 사장 선임 과정에서 부실한 검증을 했다며 해임을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권 전 이사장은 법원에 해임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MBC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한수현 기자
2023-09-11
행정사건
[판결] 향후 범죄 예방, 정보 수집에 영향 없다면…"상대방 의견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등 공개해야"
노동청과 검찰청의 정보 공개로 인해 향후 범죄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진정인과 민원인이 공개 청구한 정보는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3월 17일 A 씨 등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검사장,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2022구합6106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해 C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진정을 제기했지만 '법 위반 없음'을 이유로 종결 처리되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을 상대로 종결 처리된 진정사건과 관련한 기록 일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하지만 노동청 측은 2022년 1월 대질조사시 A 씨가 진술한 내용만 공개하고, 사업자 측이 제출한 매출자료 등과 내사보고서 등 나머지 서류에 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4호 등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결정했다. B 씨는 D 씨 등에게 사기를 당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지만 D 씨 등은 '혐의 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에 A 씨와 B 씨는 각각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공개를 요구한 정보들은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가 없음에도 비공개 결정이 돼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또 국가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전부에 대해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례까지 있음에도 공개가 거부돼 담당공무원의 고의·과실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알권리와 재판청구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B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가 공개청구한 정보에는 출석요구서와 내사보고, 민원서류처리전 수사방법이나 수사절차에 관한 정보가 포함돼 있기는 하나, 통상적으로 알려진 수사의 방법이나 절차를 넘어 일반에게 공개될 경우 향후 범죄의 예방이나 정보수집, 수사활동 등에 영향을 미쳐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는 않다"며 "C사 측 의견서에는 영업상 비밀 등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아 A 씨에 대한 비공개 결정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B 씨가 공개 청구한 정보 중 개인식별정보의 경우 정보공개법에 따라 비공개돼야 하나 나머지 정보는 비공개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국가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분의 일부가 결과적으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할지라도 강남지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평균적 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어김으로써 국가에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만큼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처분을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공공기관
한수현 기자
2023-05-09
행정사건
[판결] 법원 "조민, 부산대 의전원 입학취소는 정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에 대한 부산대학교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취소 결정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행정1부(재판장 금덕희 부장판사)는 6일 조민 씨가 부산대학교총장을 상대로 낸 입학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2022구합2138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조 씨는 판결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뒤 입학 무효와 함께 의전원 졸업생 신분을 잃게 된다. 이는 같은 법원에서 지난해 4월 조 씨가 "본안판결 확정일까지 부산대 의전원 입학취소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부산대가 조 씨에게 한 입학허가 취소처분은 본안소송 청구사건의 판결 선고일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일부인용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만 조 씨 측이 항소를 제기하며 다시 집행정지 신청을 낼 가능성이 있어 입학취소가 확정되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산대는 2022년 4월 5일 "조 씨가 2015년도 부산대 의전원 수시모집에서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의 경력 사항을 허위로 기재하고 위조 표창장을 제출했다"며 조 씨의 의전원 입학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조 씨는 "입학취소 처분에 절차적 하자, 처분 사유의 부존재, 재량권 일탈 및 남용 등의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조 씨에 대한 입학취소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에 관해서 "부산대는 행정절차법 등 관련 법령에 정해진 사전통지, 의견청취, 청문주재자의 청문 등의 절차를 모두 거쳤다"며 "또한 학교규칙에 따라 내부기관인 교무회의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 등의 조사, 의결을 거쳐 입학취소 처분을 신중하게 결정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입학취소 처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해선 "입학취소 처분 사유의 존재는 조 씨의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해 확정된 형사 판결(2021도11170) 등 관련 증거를 통해 충분히 인정된다"며 "반대로 조 씨가 이번 소송에서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형사 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볼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재량권 일탈 및 남용 여부에 관해선 "입학취소 처분으로 인해 조 씨가 입게 될 법률생활안정 침해 등의 불이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의전원 입시의 공정성과 이에 대한 일반의 신뢰, 의사에게 요구되는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감, 대학의 자율성, 조 씨의 부정행위의 정도, 부정행위가 실제 입시 결과에 미친 영향 등 입학취소 처분의 공익상의 필요와 비교 교량해 종합적으로 고려한 바, 그 공익상의 필요가 조 씨의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크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입학취소
조민
의학전문대학원
이용경 기자
2023-04-06
군사·병역
행정사건
[판결] 위법한 파면·정직 징계로 9년간 현역 복무 못하고 정년으로 전역… "연령정년 연장돼야"
[대법원 판결] 위법한 파면·정직 등 징계처분과 현역복무 부적합 전역명령 등으로 약 9년 동안 복무의 기회를 박탈 당한 후 정년 전역명령을 받게 된 경우, 복무하지 못한 기간만큼 기존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는 대법원 판결.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 다만 대법원은 진급 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그를 전제로 진급된 지위에서의 현역 지위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0두53545(2023년 3월 16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현역의 지위 확인 등 청구의 소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중 예비적청구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군인사법상의 계급별 연령정년이 예외적으로 연장되는 경우 및 그 경우 연장되는 기간의 범위 [사실관계와 1,2심] 2000년 제14회 군법무관임용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의 수료 후 2003년 4월부터 군법무관으로 재직해 2008년 10월 당시 소령이었던 A 씨는 같은해 7월 국방부가 일부 도서를 불온서적이라고 정한 데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A 씨 등은 2009년 3월 지휘계통을 통한 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내 군 기강을 문란케 했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A 씨는 파면처분을 받고 제적 및 보충역 편입됐다. 이후 다음달께 A 씨는 파면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2011년 8월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됐다. 다음달 복직한 A 씨에게 육군참모총장은 그해 10월 판결 결과를 반영해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 씨는 해당 정직 처분 등을 이유로 현역복무부적합자조사위원회에 회부돼 같은해 12월 부적합자임이 의결됐다. 국방부장관은 이듬해 1월 전역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A 씨에 대해 전역 명령을 했고, A 씨는 국방부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정직 처분과 최초 전역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대법원에서 정당한 징계사유에 의한 처분이 아니라 위법하다며 파기환송했고 파기환송심에서 두 처분 모두를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돼 2018년 8월 확정됐다. A 씨의 최초 전역 명령이 취소되자 국방부장관은 약 20일 뒤 'A 씨가 2015년 7월 22일 군인사법 제8조의 소령 계급 연령정년인 45세에 도달했다'는 이유로 2015년 8월 31일자 정년 전역 및 퇴직 명령을 했다. A 씨는 "위법한 파면처분과 전역 명령으로 중령 진급기회를 상실했는데,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을 도과했다는 이유로 국방부장관의 정년 전역과 퇴역 명령은 위법해 취소돼야 하며 △그 효력이 없는 이상 국가를 상대로 현역 지위 확인을 구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가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지만 정년전역 및 퇴역명령 취소에 대한 청구는 각하했다. 2심은 A 씨가 2심에서 추가한 주위적 청구인 중령 지위확인 청구 및 현역 지위확인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주위적 청구(정년 전역 명령을 받을 당시 소령 계급이었던 A 씨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 "군인사법에 따른 진급심사절차를 거치지 않은 A 씨가 현역 중령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리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가 제공됐다면 당연히 중령으로 진급되었을 것이라는 점도 인정하기 어려워 주위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의 결론에 잘못이 없다." △예비적 청구(현역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함) "대법원은 구 국가정보원직원법 제2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계급정년이 문제된 사안(2005두7273)에서 '계급정년의 적용을 받는 국가정보원 소속 공무원이 직권면직처분에 의해 면직됐다가 직권면직처분이 무효임이 확인되거나 취소돼 복귀한 경우, 직권면직처분 때문에 사실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기간 동안 승진 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은 계급정년기간에 포함될 것이나, 직권면직처분이 법령상의 직권면직사유 없이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러한 직권면직처분으로 인해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당해 공무원이 상위 계급으로 승진할 수 없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까지 직권면직기간을 계급정년기간에 포함한다면 헌법 제7조 제2항 소정의 공무원 신분보장 규정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므로예외적으로 직권면직기간이 계급정년기간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군인이 임용권자로부터 파면 등 징계, 전역명령 등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받았으나 그것이 확정판결에 의해 위법한 것으로 확인돼 복귀하는 과정에서 연령정년의 경과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로서 △상명하복의 엄격한 규율과 군기를 중시하고 집단적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군대의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신분상 불이익처분이 법령상 정당한 근거 없이 임명권자의 일방적이고 중대한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고 △그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해당 계급에서 상위 계급으로 진급함에 필요한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당한 기간에 걸쳐 실질적으로 침해·제한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며 △이를 용인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까지 이르러 일반 불법행위의 법리에 의한 손해배상의 방법으로 그 위법성을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앞선 대법원 판결의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이 때 '연령'이라는 기준의 불가역적인 성질에 비춰 이러한 경위로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봐야 한다. A 씨는 파면처분 등에 관한 재판 결과로 중대·명백하고 위헌적인 부당함이 거듭 확인된 신분상 불이익처분으로 인해 상당 기간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에 처했다. 이처럼 줄어든 직무수행기간 때문에 진급심사를 받을 기회를 실질적으로 상실했고 그 결과 해당 계급이 예정한 정상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급별 연령정년에 이르러 결국 진급할 수 없게 됐다. 앞선 재판 결과에서 확인된 임용권자의 거듭된 불이익처분의 위법성과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춰 A 씨의 귀책 없이 초래된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도래한 계급별 연령정년을 A 씨에게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군인사법상 계급별 연령정년의 입법취지는 물론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공무원의 신분보장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에 해당하는 기간만큼 소령 계급의 연령정년이 연장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 이에 A 씨는 군인사법에 따른 공식적인 정년 전역 및 퇴역 처리에도 불구하고 진급심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기회를 상실한 기간만큼 여전히 현역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 관계자] "계급정년이 연장될 수 있는 경우에 관한 대법원 판결(2005두7273)의 법리가 군인사법상의 계급별 연령정년에 관하여도 적용 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점 및 예외적으로 계급별 연령정년이 연장되기 위한 요건과 그 연장 기간의 범위에 관하여 밝힌 최초의 사례이다."
군법무관
파면처분
연령정년
박수연 기자
2023-04-06
행정사건
[판결] 대법 "신고리 4호기 운영 허가 정당"
탈원전단체가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4호기 운영허가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소송단 730명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운영허가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전 부지 반경 80km 바깥에 거주하는 원고들의 소를 각하하고 나머지 원고 등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두65894). 2019년 2월 신고리 4호기는 원자력안전위의 운영 허가를 받아 7개월의 시운전을 거쳐 같은 해 9월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이에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신고리 4호기가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음에도 원자력안전위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운영을 허가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원전 부지 반경 80km 바깥에 거주하는 원고들에 대해서는 수인한도를 넘는 환경피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각하 판결했다.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신고리 4호기의 원자로 모델, 격납건물의 체적, 안전설비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와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서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중대사고에 따른 방사성물질의 피폭 사례가 신고리 4호기에도 유사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앞서 대법원은 환경상 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취소소송을 제기한 제3자의 원고적격에 대해 그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 의해 개별적·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되는 이익, 즉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임을 입증해야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 행정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 그 처분으로써 이뤄지는 행위 등 사업으로 인해 환경상 침해를 받으리라고 예상되는 영향권 범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는 경우엔 △영향권 내 주민들에 대해선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돼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으로 인정됨으로써 원고적격이 인정된다고 봤고 △영향권 밖 주민들에 대해선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으로 인정해 원고적격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선례 취지에 따라 신고리 4호기 부지 반경 80km 바깥에 거주하는 원고들의 원고적격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그 외 원고들에 대해선 원안위가 심사할 사항 등을 누락하거나 충분히 심사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판결도 옳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안위가 운영허가 처분 당시 중대사고에 관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사고관리계획서, 다중오동작 분석에 관한 화재위험도분석서, 액체 및 기체 상태의 방사성물질 등의 배출계획서 및 복합재난과 주민보호대책 등의 사항에 관해 심사를 누락했다거나 충분히 심사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자력
탈원전
신고리4호기
한수현 기자
2023-03-31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몇 차례 조사 진행해 과세처분하고 같은 기간 중복세무조사로 세금 부과했다면
조세당국이 세무조사를 통해 과세처분을 하고, 추후 다시 실시된 조사에서 별 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같은 기간 같은 대상에 대해 재차 중복세무조사를 통해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을 했다면 위법한 처분으로서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2부(김종호·이승한·심준보 부장판사)는 7일 변호사인 A 씨가 반포세무서장과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등 취소소송(2021누3780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씨는 공군 비행장 인근 주민들을 원고로 모집해 국가를 상대로 소음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집단소송과 한국전력공사의 고압선 경유지 소유자들을 원고로 모집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선하지(토지위에 고압선이 가설되어 있는 토지) 무단 점유에 따른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한 집단소송을 수행했다. A 씨는 이들 소송 원고들에게 소송 결과에 따라 승소판결금을 자신의 계좌로 수령한 후, 변호사 보수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을 승소한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성공보수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했다. 이에 따라 소음소송 57건과 선하지소송 41건에 대한 승소판결금을 지급받았다. A 씨는 이 승소판결금 중 11%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에 해당하는 성공보수금(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은 것을 전제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및 2011년 제1기 및 제2기 귀속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런데 서울남부지검은 2017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소음소송과 관련해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했다며 조세범처벌법 위반사범에 대한 고발을 의뢰했다. 이에 서울지방국세청은 2018년 1월 A 씨에 대해 2개월 가량의 기간을 두고 2011 사업연도에 대한 개인통합조사에 착수했다. 서울고검은 2018년 2월 서울지방국세청에 A 씨가 집단소송 관련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가 있다며 추가 고발을 의뢰했다. 그러자 서울지방국세청은 당초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했고 조사 결과 △A 씨가 소음소송의 성공보수를 승소판결금의 16.5%로, 선하지소송의 성공보수를 임차료의 33%와 지연손해금으로 약정했음에도 허위로 작성된 약정서 및 입금증 등을 근거로 집단소송에 대한 현금 매출의 신고를 누락하고 △허위세금계산서 수취 등을 통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2011년 귀속 종합소득세 50억여 원 및 부가가치세 13억여 원을 포탈했다는 혐의로 서울고검에 A 씨를 고발하고 해당 과세자료를 반포세무서와 세초세무서에 통보했다. 두 세무서는 과세자료를 통보받고 집단소송 관련 A 씨의 2011년 귀속 매출신고 누락액을 합계 126억여 원으로 산정해 총 136억여 원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부과처분했고, 이에 불복한 A 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2012년 7월에 A 씨에 대한 개인제세 통합조사(1차 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서초세무서는 선하지소송 성공보수금과 관련해 탈세 제보를 받고 2014년 9월 원고의 부가가치세에 대한 적정신고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확인 조사(2차 조사)를 비롯해 이미 3차례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12년 7월 조사에 대해서는 매출신고 일부를 누락했다며 2009년~2011년까지의 종합소득세 및 부가가치세에 대한 과세처분이 이뤄졌고, 2014년 9월 조사에 대해서는 A 씨가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한 부분이 없다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세 번째 조사가 시작됐을 때 A 씨가 서울지방국세청에 “1·2차 조사와 동일한 세목 및 과세기간에대한 것이어서 중복조사금지원칙에 위반되므로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권리보호요청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조사가 중단됐다. 이번 소송의 원인이 된 조사가 진행되자 A 씨는 재차 같은 취지로 중단해달라며 권리보호요청을 했으나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서 기각 의결됐다. 재판부는 "국세기본법은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한정적으로 열거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이러한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때에는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정하는 방법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며 “A 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재조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중복조사가 허용되는 다른 예외사유에도 해당하지 않아 중복세무조사금지의 원칙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2차 조사 결과, A 씨의 수입금액 신고 누락 금액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작성한 검토서에는 '조사청은 1차 및 2차 세무조사를 통해 A 씨에 대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했음이 명백하다'라고 기재된 부분이 있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은 늦어도 제3차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엔 이미 상당한 양의 검찰 수사기록을 확보해 검토했음은 물론이고, 검찰 수사기록에 A 씨 직원들의 참고인 진술조서 등 A 씨가 약정서를 위조해 제출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이를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새로 밝혀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해 재조사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최초 세무조사를 부실하게 시행했더라도 이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한 사실에 관한 일부 자료만이라도 추후 보완된다면 재조사를 몇 번이고 얼마든지 시행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며 "이는 과세관청의 부실한 세무조사를 조장할 우려가 있고 재조사를 금지하는 입법 취지에도 반해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중복
세무조사
조세
한수현 기자
2023-03-23
행정사건
[판결] '섬유유연제' 문제 등으로 성능 떨어져 평가 기준 미달된 신형 군용 장비
방위사업청이 신형 군용 장비 개발에 연이어 실패한 업체의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해당 장비의 평가기준 중 세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결함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면 업체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11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정원, 조희태 변호사)가 방위사업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447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 사는 2014년 10월 방위사업청과 2018년 2월까지 신형화생방보호의를 연구·개발해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신형화생방보호의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2017년 4월 육군 시험평가단은 방위사업청에 해당 제품에 대한 운용시험평가 과정에서 저장수명 시험항목에 대한 평가결과 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운용시험평가 중단을 통보했고, 방위사업청은 A 사로부터 원인분석과 기술보완계획을 제출받은 뒤 같은해 7월 재시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육군 시험평가단은 재시험에서도 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방위사업청에 재차 운용시험평가 중단을 통보했고, 이에 방위사업청은 A 사에 해당 결과를 통보함과 아울러 결함원인 분석 및 보완계획 등이 포함된 세부적인 기술검토서의 작성·제출을 요청했다. 이후 방위사업청은 A 사로부터 결함원인에 대한 기술검토서를 제출받아 세 차례 기술검토회의를 진행해 사업관리분과위원회 심의 결과에 따라 해당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결정이 이뤄지면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A 사는 2019년 10월 방위사업청에 해당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으나, 방위사업청은 2019년 12월 운용시험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결함 발생 및 성능 미충족을 이유로 사업의 중단 결정을 통보했다. 한편, A 사는 2014년 8월 방위사업청과 2019년 10월까지 다른 연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했는데 해당 연구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공급계약 해제를 통보받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 11월 A 사에 대해 두 차례 공급계약을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6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A 사는 소송을 제기했다. A 사는 "신형화생방보호의 사업의 기준미달 원인은 시험과정에서 사용된 군 내 세탁기에 잔류된 섬유유연제 때문으로 추정되는데, 적극적인 기술보완을 통해 보호성능을 개선했고 자체시험 결과 방호성능 충족하는 결과를 얻기까지 했다"며 "각 계약의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자로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A 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신형화생방보호의 사업 운용시험평가계획서에는 세탁성 평가기준의 근거로 미 국방규격을 명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군의 신형화생방보호의가 미군의 신형화생방보호의와 세탁방법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방위사업청이 세탁성 평가기준으로 미 국방규격을 기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세탁 시에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할 것임을 파악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사는 섬유유연제 사용, 세탁기의 크기 차이 등 다양한 결함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에 따른 개선 작업을 계속해서 시행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A 사의 귀책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운 사정이 있어 보인다"며 "결함 원인에 대한 분석 및 그에 대한 대처 경과 등에 비춰 보면 처분 당시까지 A 사가 연구·개발한 결과물의 내용이 향후 방위산업청이 요구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할 정도라 판단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입찰참가자격
국가계약
방위사업청
한수현 기자
2023-02-07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교육감이 사립학교법인 이사장과 학교장들에게 소속 직원 호봉 정정하고 과다 지급된 급여 환수할 것을 명령했다면
[대법원 판결] 교육감이 사립학교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들을 상대로 사립학교 직원의 호봉을 정정하고 과다 지급된 급여를 이들로부터 환수할 것을 명령한 경우, 해당 명령으로 인해 사립학교 직원들은 급여가 실질적으로 삭감되거나 기지급된 급여를 반환해야 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손해를 입게 되므로 명령의 상대방(이사장 및 학교장들)이 아닌 직원들에게 명령을 다툴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해관계가 있어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특별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2두56630(2023년 1월 12일 선고) [판결 결과] A 씨 등이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호봉정정명령 등 취소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과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1심 법원인 춘천지방법원으로 환송. [쟁점] 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명령을 항고소송으로 다툴 원고적격이 있는지 여부(사립학교 소속 직원의 호봉산정이나 보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 각 사립학교의 정관 및 지방공무원 보수규정 등이, 사립학교법 제43조와 함께 이 사건 각 명령의 근거법규 내지 관련 법규에 해당하여, 원고들이 제3자에 대한 피고의 이 사건 각 명령으로 인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자에 해당하는지) [사실관계와 1,2심] 강원도교육감은 2020년 8월 사립학교 소속 사무직원인 A 씨 등이 소속된 사립학교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들에 대해 '사립학교 사무직원들의 호봉을 획정함에 있어 유사경력 호봉환산율을 과다하게 반영했다'는 이유로 관련자의 급여를 5년의 범위 내에서 환수하도록 시정명령을 했다. 또 강원도교육감은 다음달 A 씨 등이 소속된 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에 대해 정정된 호봉으로 호봉재획정처리 후 시정조치결과를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각 명령에 따라 호봉 정정 및 급여환수 대상이 된 A 씨 등은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각 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각하 판결했고 2심은 A 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고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해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사립학교에 소속된 사무직원의 호봉산정이나 보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 각 사립학교법인의 정관 및 지방공무원 보수규정 역시 이 사건 각 명령의 근거법규 내지 관련 법규에 해당한다. 이 규정들은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리향상을 보장하고자 하고 있으므로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이익을 개별적·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규정으로 볼 수 있다. A 씨 등은 각 명령으로 인해 급여가 실질적으로 삭감되거나 기지급된 급여를 반환해야 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손해를 입게 되므로, A 등이 이 사건 각 명령을 다툴 개별적·직접적·구체적 이해관계가 있어 이를 다툴 원고적격이 있다." [대법원 관계자] "이 판결은 어떠한 행정처분의 직접적인 근거법령뿐 아니라 관련 법규도 살펴서 원고적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면서, 사립학교 직원의 호봉산정과 관련한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 정관 및 보수규정 등이 이 사건 각 명령(사립학교 직원들에 대한 호봉정정 및 환수명령 등)의 근거법규 내지 관련 규정에 해당해 시정명령 대상인 원고들에게 원고적격이 인정된다는 점을 최초로 판시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사립학교직원
호봉
환수
박수연 기자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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