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8일(일)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헌법사건
경찰
검색한 결과
94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헌법사건
만취 여성 동의 없이 차에 태워 운행… '감금죄' 해당
헌법재판소가 감금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을 검찰이 불기소한 것은 피해여성의 재판절차진술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불기소처분을 취소했다. 헌재는 최근 여성 A씨가 검사의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으로 행복추구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2021헌마78)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50대 남성인 B씨는 2020년 9월 오전 4시 30분께 대구의 한 식당 앞을 차량으로 이동하다 만취 상태인 A씨를 발견, 그를 부축해 조수석에 태우고 출발했다. B씨는 이후 A씨가 차에서 내리려하자 A씨의 상체를 눌러 앉혀 나가지 못하게 했다. B씨는 차를 멈춘 후 A씨의 얼굴을 잡고 강제로 키스를 했다. 이후 같은 날 오전 4시 50분께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가 도착하자 A씨는 울면서 차에서 뛰쳐나와 "도와주세요, 이 사람 모르는 사람이에요"라고 소리쳤다. B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하지만 검찰은 B씨가 A씨를 탑승시킬 때 물리적인 강제력의 행사가 없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B씨의 감금 혐의를 부정하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고소를 하지 않은 범죄피해자는 고소인이 아니어서 검찰이 피의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더라도 검찰청법상의 항고, 재항고 또는 형사소송법상 재정신청 절차 등에 의한 구제를 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B씨는 A씨가 만취해 걸어갈 때부터 차량을 도로에 정차해 한참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A씨가 쭈그려 앉자 다가가 말을 건넨 후 뒤에서 겨드랑이에 양 손을 넣어 일으킨 뒤 차로 데려갔다"면서 "B씨가 A씨를 부축해 가는 동안 A씨의 몸이 뒤로 넘어가 있는 등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이고, B씨는 A씨를 조수석에 탑승시킨 후 상당 시간 A씨의 자세를 정돈하고 밖으로 나와 있는 다리를 들어 차 안으로 넣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B씨가 A씨의 동의 없이 의사에 반해 차량에 탑승시킨 것이 인정되며, 만취한 A씨를 의사에 반해 탑승시켜 운행한 행위는 감금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며 "검사는 B씨가 A씨를 차량에 탑승시킬 때 물리적인 강제력의 행사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어 감금죄의 성립을 부정했지만 이는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구속하는 수단과 방법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는 감금죄의 법리를 오해한 데에서 기인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취해 길가에 쭈그려 앉아 있는 여성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목적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차량에 태워 운행하는 것이 당사자의 동의를 기대할 수 있는 행위라거나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라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A씨의 귀가를 도우려 했다는 등으로 변명하며 감금의 고의를 부정하는 B씨의 진술은 사건 전후 정황에 부합하지 않으며 경험칙에 반해 믿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 관계자는 "감금의 수단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고 반드시 물리적인 강제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만취한 사람을 그 의사에 반해 차량에 탑승시켜 운행한 행위는 감금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감금
재판절차진술권
만취
행복추구권
박수연 기자
2021-12-03
헌법사건
"위헌소원 인용돼도 당해 소송사건만 재심 허용… 헌법재판소법 합헌"
위헌소원이 인용되더라도 당해 소송사건에만 재심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비(非)형벌조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효력은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는 같은 법 제47조 2항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950년 발생한 나주경찰부대 사건 희생자의 유족인 A씨 등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6항, 제47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40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최근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2009년 패소가 확정됐다. 그런데 헌재가 2018년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호 및 4호 관련 사건에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을 적용하던 민법 제166조 1항, 제766조 2항을 일부위헌으로 결정했다(2014헌바148등). A씨 등은 이 결정을 근거로 2019년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재판 중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은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6항은 '5항의 경우 및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제45조 및 제47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 또 제47조 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2항은 비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을 장래효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반면 소급효를 인정해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 해석을 통해 예외적 소급효를 인정하는 규정으로, 입법자가 '구체적 타당성 내지 정의의 요청'과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요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자를 조화시키기 위해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 이를 준용하는 장래효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 등은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 조항의 적용을 받아 청구기각의 확정판결을 받은 탓에 2018년 위헌결정을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되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한 것이 오히려 청구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됐지만, 위헌결정의 효력과 재심에 관한 일반조항인 장래효조항과 재심사유조항에서 개별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규정하는 것이 체계상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고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정의의 실현이라는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의 형량·조화가 필요한 사정을 고려할 때 이사건 유형에서의 국가배상청구를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다만, 입법론으로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서 재심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피해자·유족에게 특별재심을 허용해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들이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의 범위와 위헌결정의 효력을 불합리하게 제한하므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는 물론 그 밖의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도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구제될 수 있게 되었음에 반해, 청구인들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배상을 청구했지만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의 적용을 받아 패소 확정된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는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을 수 없게 됐는데, 이는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청구인들'을, '그렇지 아니하였던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유족'보다 권리구제에 있어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부여하는 사법제도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자'에 대해 기존의 위헌법률이 적용된 결과를 용인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확정판결에 따라 국가배상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될 국가의 법적 안정성 이익만을 중시한 나머지,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와 위헌결정의 효력 범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함으로써 청구인들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재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므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른 법적 안정성의 보장 필요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문제된 사안으로, 향후 국회의 개선입법 여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거사정리기본법
과거사정리위원회
손해배상
헌법재판소법
박수연 기자
2021-11-30
헌법사건
교도소장의 수용자 서신 개봉·열람은 합헌
교도소장이 수용자에게 온 서신이나 문서를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고 열람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고 안동교도소에 수용됐다가 출소한 A씨가 "교도소장이 내게 발송된 서신을 개봉·열람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마919)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A씨는 안동교도소 수용 중 교도소장 등을 상대로 수용자 처우와 관련한 여러 문제와 정보비공개결정 등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변호사와 서신으로 의사 소통을 하며 소송을 진행했다. A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부터 받은 서신 7건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송한 서신 1건을 안동교도소장이 개봉하고, 교도소장이 교도소에 송달된 수원지방검찰청의 정보공개결정통지서와 수원지방법원 판결문 등 문건 5건을 열람해 통신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2019년 8월 헌법소원을 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7조는 '교도소장은 법원·경찰관서, 그 밖의 관계기관에서 수용자에게 보내온 문서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열람한 후 본인에게 전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형집행법 시행령 제67조에 따라 교도소장은 문서를 열람한 후에는 예외 없이 본인에게 전달해야 하고, 문서의 내용을 심사해 전달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갖지 못하므로, 형집행법 시행령 제67조의 '열람'은 구 형집행법 제43조 4항 단서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검열'과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신개봉행위는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 수용자의 교화 및 사회복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고, 서신을 개봉해 내용물을 확인하는 것은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수단"이라며 "수용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라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서신을 개봉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한 검열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사익 침해가 크지 않으므로 서신개봉행위는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기에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문서열람행위는 법원 등 관계기관에서 보내온 문서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업무에 정확성을 기하고 수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며 법령상의 기간준수 여부 확인을 위한 공적 자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며 "법원 등 관계기관이 발송한 문서를 정확히 전달해 수용자들의 법률관계 등에 불이익이나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대한 공익인 반면, 문서를 열람한 후에는 반드시 수용자 본인에게 신속하게 그대로 전달해야 하므로 사익 침해는 최소화되어 있기 때문에 문서열람행위도 청구인의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기본권
교도소
교도소장
서신개봉
박수연 기자
2021-10-08
헌법사건
‘춘천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명예회복 등 국가 부작위 헌법소원 각하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피해와 명예 회복, 가해자와의 화해를 위해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심판청구가 적법해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부적법해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 중 어느 것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각하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선언했다. 헌재는 춘천강간살인 사건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11월 가혹행위를 통한 자백, 증거조작 등을 통해 조작된 사건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하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던 A씨와 그 가족이 국가(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1034)을 최근 각하했다. 이 사건에서는 관련 사건에 관여한 적이 있는 이석태 재판관이 회피해 재판관 8명이 심리에 참여했다. 헌재는 △절차 계속 중 사망한 진실규명 사건의 피해자가 본인의 명예회복과 가해자와의 화해 권유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의 부작위에 대해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절차 종료선언을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금전적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또 △국가가 피해자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국가가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해서는 4(각하)대 4(위헌)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A씨 측은 수사기관 등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이 2014년 6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자, 2016년 12월 국가가 과거사정리법 제34조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올해 3월 사망하자, 일부 유족이 소송을 수계했다. 헌재는 심판청구 가운데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되지만, 명예회복과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은 심판절차 종료된다고 밝혔다. 가해자와 화해 권유않은 부작위는 각하·위헌 4대4로 헌재는 "A씨의 심판청구 중 관련 기본권의 성질상 승계가 허용되는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를 신청한 청구인들이 수계하고, 관련 기본권이 그 성질상 일신전속적인 것이어서 승계가 허용되지 않는 명예회복 부작위와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의 심판절차는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배상조치 부작위 관련에 대해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부존재하는 이상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며 "헌법이나 헌법해석상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와 가족인 청구인들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고,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1항이나 고문방지협약 제14조로부터도 피청구인들이 국가에 직접 금전적인 피해의 배상이나 보상,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는 명예회복 관련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작위의무는 존재하지만 이미 이행되었기 때문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며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됐고 형사보상금이 지급됐으며 그러한 결정이 관보에 게재됐을 뿐 아니라 과거사위가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 요지가 첨부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조사 보고서를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A씨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가 이행된 것으로 보여, 국가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은 일반적인 형사소송절차나 형사보상절차로는 충분히 회복될 수 없으며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에 발간 조사보고서가 게시되고는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일반인들이 찾아보기 어려워 이를 피해자나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 화해권유에 대한 국가의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최종 각하 결정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재판관들의 각하 의견과 위헌 의견이 4대 4로 동수를 이뤘는데, 이 경우 주문을 어떻게 표시해야 할 것인지와 관련해 재판관 5명이 각하 의견을, 재판관 3명이 기각 의견을 제시해 최종 주문이 각하로 결정됐다. 주문표시 의견에서 5대3으로 ‘기각’ 아닌 ‘각하’ 결정 이에 대해 헌재는 "국가는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진 사건의 일괄 처리를 위한 이행계획 수립이나 포괄적인 국가 사과 등을 계획·추진하고 있으며, 가해자들에게도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를 송달하는 등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등 작위의무를 이행했고, A씨가 사망한 이상 국가가 유족인 청구인들에 대해 이러한 작위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작위의무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유족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경찰청장, 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 모두 A씨에게 직접 사과하거나 대국민 사과를 한 사실이 없고 행정안전부장관이 위령시설 준공 시점 등에 과거사와 관련해 일괄 사과를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어서 이것만으로 사과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며 "국가가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이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헌재는 또 이 경우 주문 표시와 관련해 "소송요건의 선순위성은 소송법의 확고한 원칙으로 헌법소원 심판에서 본안판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법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에 대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며 "심판청구가 적법성을 충족한 것인지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과반수에 이르지 않은 이상 심판청구를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문형배·김기영 재판관은 "헌법 제113조 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23조 2항 본문에 비추어 볼 때, 적법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종국적인 판단인 각하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각하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과반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헌재는 청구를 각하할 수 없다"면서 "또한 화해권유 부작위가 유족인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헌법 제113조 1항, 헌재법 제23조 2항 단서 1호에 규정된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의 정족수에 미달해 인용결정도 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기각' 결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과거사정리법이 정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 가해자와 피해자·유족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해야 할 의무가 선언적인 명목상의 의무가 아니라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임을 인정했다"며 "특히 작위의무 이행여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지만 국가가 피해자 등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대해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정부
국가배상법
과거사정리법
법무부
형사보상법
명예회복
화해권유
박수연 기자
2021-10-06
헌법사건
차량 고장 등 부득이한 경우 외에 고속도로 갓길 통행 금지는 합헌
고장 차량이나 긴급자동차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속도로 갓길 통행을 금지하도록 한 도로교통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도로교통법 제60조 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10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18년 4월 승용차를 운전해 고속도로 갓길로 통행하다 교통경찰관에게 단속돼 범칙금 6만원의 납부 통지서를 받았다. A씨는 이의신청을 했고, 전주완산경찰서장은 A씨에 대해 즉결심판청구를 했지만 기각됐다. 그러자 전주완산경찰서는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A씨는 같은 혐의로 기소돼 벌금 2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반발해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재판 과정에서 도로교통법 제60조 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고속도로 등은 자동차들이 일반도로에 비해 고속으로 주행해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긴급자동차 등이 위험 발생 지역에 접근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 등에서 비상시에 신속히 갓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교통상의 위험과 장해를 제거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수 있게 하려면 평상시에는 통행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조항은 예외적으로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통행을 허용하는데, 부득이한 사정은 사회통념상 (일반)차로로의 통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을 의미하고, 건전한 상식 등을 가졌다면 어떠한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갓길이 설치 목적에 따라 이용되도록 갓길 통행 금지의무의 준수를 담보할 필요성이 높기에 행정질서벌 부과만으로는 갓길 통행을 충분히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형벌이라는 수단을 선택한 입법자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처벌조항도 법정형을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로 선택적으로 규정해 그 하한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처벌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고속도로
갓길통행
도로교통법
승용차
박수연 기자
2021-09-07
헌법사건
마트 포장대서 실수로 가져온 남의 사과 1개
헌법재판소가 절도의 고의 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최근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 받았다며 낸 헌법소원(2020헌마157)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A씨는 2019년 10월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자율 포장대 위에 놓인 사과 1봉지를 가져가 절취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가 인정되지만, 범행 후 정황이나 범행 동기·수단 등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선처하는 처분이다. 형식상 불기소 처분에 해당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유죄로 보는 것이어서 헌법소원을 통해 불복할 수 있다. 헌재는 "A씨가 사건 당일 마트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영수증을 살펴보면 A씨 역시 이 사건 사과봉지와 같은 사과를 구입했음을 알 수 있다"며 "A씨가 사건 당시 노령이고 후두암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정신과 신체가 몹시 불편했던 점을 함께 고려하면, A씨가 자율 포장대에서 식료품을 포장하면서 순간적으로 이 사건 사과봉지를 자신이 구입한 사과로 착각했을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신문조서를 제외할 경우 A씨에게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로는 CCTV 영상 캡처 사진이 있으나, 사진을 보더라도 A씨가 주변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둘러본다거나, 이 사건 사과봉지를 유심히 살펴보거나, 자신이 구입한 사과와 비교해 보는 등 A씨에게 미필적으로라도 절도의 고의를 인정할 사정은 찾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검찰은 A씨가 '순간적인 욕심'에 따라 범행을 일으켰다고 판단하면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며 "이는 경찰의 수사기록을 면밀히 살피지 않은 탓에 청구인의 내심의 의사를 막연히 확장 해석한 결과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복추구권
절도
기소유예
마트절도
절취
박미영 기자
2021-07-05
헌법사건
헌재 "옥외집회 사전신고제는 합헌"
옥외집회를 할 때 경찰에 미리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토록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다시 나왔다. 헌재는 최근 장애인단체 대표 A씨가 "집시법 제6조 1항 본문 중 '옥외집회'에 관한 부분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마663)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이 같은 옥외집회 사전신고제를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집시법 제22조 2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9명의 재판관 가운데 다수인 5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 6인에 미달해 법정의견은 합헌으로 정해졌다. A씨는 2017년 5월 광주시의회 앞 광장에서 신고를 하지 않고 약 600명과 함께 확성기, 플래카드, 피켓을 이용해 '사회복지 종사자 단일 임금체계도입' 등을 주장하는 등 미신고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2018년 4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집시법 제6조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집시법의 사전신고는 협력의무로서의 신고"라며 "집시법은 일정한 신고절차만 밟으면 일반적·원칙적으로 옥외집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으므로, 집회에 대한 사전신고제도는 헌법 제21조 2항의 사전허가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신고 옥외집회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험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아 이에 대해 행정형벌을 과하도록 했다고 해도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면서 "나아가 법정형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과중한 처벌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과잉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1994년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같은 이유로 옥외집회 사전신고제 등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유지해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한 불가결한 근본요소이자, 소수집단에게 그들의 주장을 개진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수의 보호를 위한 중요한 기본권에 해당한다"면서 "옥외집회의 목적, 방법 및 형태, 참가 인원의 수 및 구성, 집회장소의 개방성·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춰 옥외집회가 열리더라도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 질서가 침해될 개연성 또는 예견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사전신고의무를 부과할 실질적인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선애 재판관은 "집시법은 집회 시까지 채 48시간이 남아 있지 않은 긴급집회를 주최한 경우에 대해 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긴급집회에 대해 예외를 두지 않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의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옥외집회 사전신고제 위반시 처벌 조항에 대해 문형배 재판관은 "행정절차적 협조의무인 옥외집회에 대한 신고의무의 이행 확보는 과태료 등 행정상 제재로도 충분함에도 이에 대해 형벌의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그는 "처벌조항은 미신고 옥외집회의 주최자를 집시법이 금지하는 옥외집회 주최자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하고 있다"며 "이는 법익침해의 정도가 질적으로 현저히 다른 것을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지나치게 과중한 형벌을 규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시법
옥외집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사전신고제
박미영 기자
2021-07-02
헌법사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합헌”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토록 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씨가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0호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9헌바5)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자동차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혐의로 경찰로부터 범칙금 통고서를 받았지만 이를 납부하지 않아 즉결심판을 거쳐 기소됐다. 이후 법원은 A씨에게 벌금 1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도로교통법 제49조 1항 10호는 운전자 준수사항 중 하나로 긴급자동차 운전시 등을 제외하고는 운전 중 휴대전화(자동차용 전화 포함)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같은 법 156조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국민의 생명 등 보호 위해 필요 헌재는 "운전 중 전화를 받거나 거는 것, 수신된 문자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과 같이 휴대용 전화를 단순 조작하는 경우에도 전방주시율,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등이 저하되므로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라는 입법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더라도 도로교통법에서는 자동차 등이 정지하고 있는 경우, 긴급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 등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긴급한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휴대전화 사용 금지로 인한 불편함은 최소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조항으로 청구인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의 편익을 누리지 못하고 위반할 경우 2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으나 이러한 부담은 크지 않다"면서 "이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을 줄임으로써 보호되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 공익은 중대하다"고 했다.
휴대전화
도로교통법
운전
박미영
2021-07-01
헌법사건
'보안관찰 대상자, 거주지 변동 때마다 신고' 보안관찰법 헌법불합치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거주지가 바뀔 때마다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A씨가 "보안관찰법 제6조 2항과 제27조 2항 중 제6조 2항에 관한 부분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7헌바479) 사건에서 재판관 4(위헌)대 2(헌법불합치)대 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헌재가 법 개정 시한으로 못박은 2023년 6월 30일까지만 효력이 유지된다. A씨는 2013년 7월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을 선고 받고 복역 후 2016년 7월 출소했다.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지정된 A씨는 출소 후 출소 사실 등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또 2016년 9월 주거지를 옮겼음에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아 보안관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보안관찰법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 탐지·수집 등의 혐의로 기소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그 형기가 3년 이상인 사람을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로 정하고, 같은 법 제6조 2항 등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출소 후 주거지 등에 변동이 있을 때 7일 이내에 변동 사항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보안관철처분 대상자에게 출소 후 기존에 신고한 거주예정지 등 정보에 변동이 생기기만 하면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의무기간의 상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무기한의 신고의무를 부담해 과도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해당 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해 그 효력이 즉시 상실되면 대상자에 대해 변동사항 신고의무를 부과함이 정당한 경우에도 그러한 의무가 즉시 사라지게 되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해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잠정 적용을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은 아직 재범의 위험성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대상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돼 보안관찰처분을 받은 사람과 유사한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동일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재범의 위험성이 없으면 보안처분을 부과할 수 없다는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되고,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하지 않은 제한까지 부과하는 것"이라며 단순 위헌 의견을 냈다. 반면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간첩, 내란·이적 등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보안관찰 해당 범죄는 민주주의체제의 수호와 사회질서의 유지, 국민의 생존 및 자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범죄이므로 재범 억제가 특별히 중요하다"며 "대상자가 부담하는 신고의무는 기존에 신고한 적이 있는 내용에 대한 변동사항에 국한되므로, 과도한 부담이 아니다"라며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헌재는 이날 보안관찰 대상자가 출소 후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출소사실을 신고하도록 한 보안관찰법 제6조 제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신고의무 내용에 비춰볼 때 대상자의 불편이 크다고 볼 수 없고 행정 편의를 위해 국민에게 과중한 신고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거나 7일의 신고기간이 지나치게 짧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안관찰 대상자라는 이유만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신고의무 및 그 위반 시 형사처벌하도록 정해 보안처분에 대한 죄형법정주의적 요청에 위배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국가보안법
신고
교도소
거주지
보안관찰법
박미영 기자
2021-06-24
헌법사건
헌재 "불처분결정 소년부송치 사건도 기록 삭제 규정 마련해야"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해 수사경력자료 보존기간이나 삭제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서울행정법원이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과 3항 등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2018헌가2)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2023년 6월 30일까지 이 조항을 개정하라고 입법개선 시한을 못박았다. 2002년 3월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소년부송치 처분을 받은 뒤 창원지법에서 불처분 결정을 받았다. A씨는 2016년 4월 수사경력자료를 관리하는 경찰청장에게 2002년 사건에 대해 수사경력자료 삭제를 신청했지만, 형실효법에는 관련 삭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후 A씨는 2016년 5월 경찰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건을 심리하게 된 서울행정법원은 직권으로 헌재에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수사경력자료의 정리 등을 규정하고 있는 형실효법 제8조의2 1항 및 3항은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한 수사경력자료의 삭제와 보존기간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반면 소년법 제2조는 소년에 대한 수사경력자료는 불송치 결정이 날 경우 결정일로부터 4개월 이내, 기소유예의 불기소처분 시 처분일로부터 3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혐의없음, 공소권없음, 죄가안됨을 이유로 한 불기소 처분 시에도 삭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이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죄를 범한 소년에 대해 형사재판이 아닌 보호사건으로 심리하는 절차를 마련한 소년법의 취지에 비춰, 법원에서 소년부송치된 사건을 심리한 후 보호처분을 할 수 없거나, 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해 불처분 결정을 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전력이 소년의 장래 신상에 불이익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범죄가 행해진 후 시간이 흐를수록 수사의 단서로서나 상습성 판단자료, 양형자료로서의 가치가 감소하므로, 해당 사건의 경중이나 결정 이후 경과한 시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당사자가 사망할 때까지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불처분 결정된 소년부송치 사건에 대한 수사경력자료의 보존기간과 삭제에 대해 규정하지 않은 이 사건 관련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소년부송치 후 불처분 결정을 받은 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형실효법
형의실효에관한법률
소년부송치
박미영 기자
2021-06-24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