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엘 l Return To The Forest
logo
2024년 5월 10일(금)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형사일반
%EB%A7%88%EC%95%BD
검색한 결과
191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동의 없이 설치된 CCTV' 봉지로 가린 노조…대법 "업무방해 아냐"
회사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면 이를 비닐봉지로 가리더라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노동조합 간부 A 씨 등 3명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9일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917). A 씨 등은 2015년 11월∼2016년 1월 군산시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회사가 공장 안팎에 설치한 CCTV 51대에 여러 차례 검정 비닐봉지를 씌워 시설관리 업무 등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전국금속노조 소속으로 사측이 사업장에 CCTV를 설치하면서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자 카메라를 가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 넘겨진 A 씨 등은 회사가 개인정보보호법과 근로자참여법을 위반해 CCTV를 설치했으므로 이를 막은 것은 정당행위라고 주장했지만 1·2심은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CCTV 카메라 중 주요 시설물에 설치된 16대와 출입구에 설치된 3대의 경우 다수의 근로 현장과 출퇴근 장면을 찍고 있다"며 "피고인들의 의사에 반해 개인정보가 위법하게 수집되는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가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동안 시설물 보안 및 화재 감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CCTV 설치가 근로자 등)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 등의 행위에 대해 "위법한 CCTV 설치에 따른 기본권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정당행위로 인정하고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CCTV
근로자동의
직원감시
개인정보
안재명 기자
2023-07-17
산재·연금
형사일반
[판결] 건설현장 노동자 사고사… 원청 대표, 1심서 집행유예
안전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중국인 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사망함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청 건설사 대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는 23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설사 대표이사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건설사 법인에게 벌금 50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2023고단651).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현장소장 등 2명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산업안전사고 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하청업체 법인에는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현 판사는 "A 씨 등의 의무위반으로 B 씨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해 A 씨 등의 죄책이 무겁다"며 "사업장 종사자들의 안전권을 확보하고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반복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선 A 씨 등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 판사는 "A 씨와 건설사 법인이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지만, A 씨 등이 잘못을 인정하며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고, B 씨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해 유족들이 A 씨 등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중국인 노동자 B 씨는 지난해 3월 인천시 중구 을왕동 건설 현장에서 거푸집을 받치는 보의 높낮이를 조절하다 갑자기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철제 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이에 A 씨와 건설사 법인 등은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였으며, A 씨는 시공을 맡은 원청 건설회사의 경영 책임자였다. 검찰은 A 씨 등이 사전에 사고 위험 요인을 개선하지 않는 등 안전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A 씨 등을 기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재해치사
중대재해
한수현 기자
2023-06-27
형사일반
[판결] '국회 앞 8차로 점거 경찰 폭행' 민주노총 간부들, 벌금형 확정
지난 2019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집회 과정에서 경찰들을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일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유재길 당시 부위원장 등 12명에게 벌금 300만~6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3279). 민주노총은 2019년 11월9일 서울 마포대교 남단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9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국회 방향으로 행진을 벌였다. 경찰이 행진을 불허했지만 민주노총은 전 차로를 이용해 국회 앞까지 이동했다. 유 전 부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들은 당일 오후 5시부터 8시20분까지 국회의사당 정문 앞 양방향 8차로를 모두 점거한 채 약 1만명과 행진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국회 앞에서는 "모든 경력을 뜯어내자"고 외치며 경찰들을 잡아당기거나 폭행하는 등 경찰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피고인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600만~8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는 1심처럼 유죄로 봤지만, 일반교통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 행위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교통방해가 발생했다거나 교통방해 시간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집회
민주노총
특수공무집행방해
박수연 기자
2023-06-23
형사일반
[판결] '공정위 조사 전 업무용 PC 100여대 교체' 현대중공업 임직원 무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대비해 PC 100여대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형사사건에 대한 증거를 인멸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판결에는 하도급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한 이유도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20일 증거인멸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 등 HD현대중공업 간부직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5). 박 판사는 "A 씨 등이 현대중공업의 하도급법위반 및 파견법위반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그와 같은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행위 당시 A 씨 등이 형사사건인 현대중공업 하도급법위반 등 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했다거나 그와 같은 가능성을 인식했음에도 같은 결과가 발생해도 좋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할 여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유로 박 판사는 △A 씨 등의 각 행위 무렵까지 공정위가 조사대상을 검찰에 고발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는 점 △각 행위와 공정위 고발 사이에는 긴 시간간격이 존재한다는 점 △각 행위 당시 A 씨 등이 공정위가 조선3사 중 하나를 검찰에 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각 행위 무렵 A 씨 등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는 것이었던 점 등을 들었다. 박 판사는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증거인멸 행위를 통해 수사기관의 수사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현실적으로는 훨씬 더 중요한) 공정위 수사를 방해했다"며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은 조직적으로 이 사건 증거인멸을 했고, 그 결과 공정위가 적절한 행정적 조치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시정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을'인 현대중공업 협력사들에게, 나아가 국민전체에 돌아갔다고 봐야 한다. A 씨 등은 증거인멸 행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다만 "A 씨 등이 크게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를 했음에도 형사처벌은 할 수 없다는 이 사건 결론이 모순돼 보이지만, 이는 하도급법 시행을 위해 필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과태료 부과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 하도급법 체계, 모든 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는 우리 헌법, '도둑 열 명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근대 형사법 대원칙에 따른 결론"이라고 밝혔다. A 씨 등은 2018년 공정위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직권조사와 고용노동부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 수사에 앞서 관련 증거들을 인멸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들에게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고, 이 지시에 따라 B 씨 등은 다른 직원들과 함께 실제로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했고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PC 101대, 하드디스크 273대를 교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증거인멸
현대중공업
한수현 기자
2023-06-21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취업규칙에 없는 2주 내 탄력 근로제 도입은 부당"
'2주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은 취업규칙으로 정해야 하고, 개별 근로자 동의만으로는 도입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항공기 기내청소 용역업체 대표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6431). A 씨는 직원 135명의 연장근로수당 약 5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를 받았다. 또 남성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정근수당을 여성 근로자 124명에게는 지급하지 않은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도 있다. 미지급 액수는 약 5억7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근로계약서를 통해 유효한 2주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도입돼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사 합의를 통해 특정 기간의 근무 시간을 연장·단축함으로써 단위 기간의 평균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로, 유연 근무제의 일종이다. 앞서 1심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탄력적 근로에 관한 근로조건이 공통적으로 기재돼 있어 이를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으므로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유효하게 도입 및 시행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법정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법률에 규정된 일정한 요건과 범위 내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된 것이기 때문에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법률에서 정한 방식인 취업규칙에 의해서만 도입이 가능하고 근로계약이나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를 통해 도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수 있다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업규칙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2심에서 모두 유죄로 봤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남성근로자와 여성근로자의 업무의 내용은 기내를 청소하고 정리하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고 특별한 기술자격이나 경력조건이 요구되지 않았다"며 "근로자가 근무한 기간의 출근 성적에 따라 지급하는 근무일수에 연동하는 정근수당을 출근 성적이 아닌 성별에 따라 지급에 차별을 둔 것은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2주 이내를 단위 기간으로 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근로기준법 제51조 제1항)는 개별 근로자가 동의하더라도 도입할 수 없고, 취업규칙으로만 도입할 수 있다는 최초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취업규칙
수당차별
탄력적근로시간제
박수연 기자
2023-05-15
형사일반
[판결] 대우조선 사업장서 집회한 하청노조원, '업무방해·무단침입' 혐의 무죄 확정
대우조선해양 사업장에서 집회를 했다가 업무방해 및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임칩)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조합원 A 씨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27일 확정했다(2022도13734). A 씨 등은 2019년 5월10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민주광장에서 열린 하청노동자 집회에 참가했다. 이후 조선소 내 신뢰관으로 진입해 "성과금을 지급하라", "임금체불 해결하라, 임금을 내놔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소란을 피워 근무직원들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 혐의 등을 받았다. 1심은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A 씨 등에게 벌금 100~2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들이 정당한 조합활동을 위해 건물에 출입했다고 판단하고, 이들의 조합활동으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업운영이나 업무수행, 시설관리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초래됐다고 볼 수 없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집회
박수연 기자
2023-04-28
산재·연금
형사일반
[판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첫 실형… 한국제강 대표, 징역 1년 법정구속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원청 회사 대표가 실형 선고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강지웅 부장판사)는 26일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업재해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제강 대표 성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22고합95). 재판부는 이와 함께 한국제강 법인에 벌금 1억 원을, 한국제강 하도급 업체 대표 강모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성 씨 등은 2022년 3월 16일 경남 함안에 있는 한국제강 야외 작업장에서 하도급 업체 소속 60대 노동자 A 씨가 방열판 보수 작업(중량물 취급 작업) 도중 1.2톤 무게의 방열판에 깔려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고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재판부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목적과 제정 경위에 비춰 경영책임자에게 엄중한 형사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산업재해 및 시민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는 근로자와 일반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해치는 사회적 문제로서 예방의 필요성이 크다"며 "이러한 중대재해사고를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한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는 견지에서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사고의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경영책임자 개념을 신설하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에게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하게 한다"며 "또 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경영책임자 등을 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와 일반 시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돼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제강 사업장에서 수년간에 걸쳐 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실이 여러 차례 적발되고 산업재해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것은 해당 사업장에 근로자 등 종사자의 안전권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성 씨는 종전에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사고로 형사재판을 받는 와중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이번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성 씨와 한국제강 법인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등에 대한 평가 기준을 준비하는 등 안전보건관리 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최종 평가기준이 마련되기도 전에 이번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해 자신들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할 준비 기간이 부족했음을 정상참작 사유로 내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공포된 날부터 시행일까지 1년의 시행유예 기간이 있었던 점, 한국제강 사업장의 경우 시행유예 기간 중에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관계로 안전보건관리 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다른 사업장에 비해 긴절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할 준비기간이 부족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점들을 종합해 보면, 성 씨의 죄책은 상당히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고, 한국제강 법인에도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경제적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호 판결'로 알려진 사건은 지난 6일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4단독 김동원 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온유파트너스에 벌금 3000만 원을, 회사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중대재해
산업재해치사
안전보건
이용경 기자
2023-04-26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노조 활동했다고 택시기사에 해고 통보한 대표… '벌금형' 확정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를 해고하고 연식이 오래된 차를 배차하는 등 불이익을 준 대표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택시회사 대표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3일 확정했다(2022도15750). A 씨는 소속 택시기사인 B 씨가 공공운수노조에 가입한 뒤 적극적으로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2019년 6월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 씨는 약 1주일 뒤 근로계약 해지를 철회했지만 B 씨가 다시 출근하자 고정배차를 하지 않고 연식이 오래된 택시를 배차하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또 B 씨와 면담하면서 노조 활동을 포기하도록 회유해 노조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은 "A 씨가 B 씨에게 해지를 통보하고 배차를 변경한 것은 노조 관련 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 것"이라며 "B 씨가 두차례 사고를 일으킨 사실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노조 관련 활동을 이유로 근로계약 해지 통보를 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노조 활동을 만류한 부분은 "단순한 의견의 표명일 뿐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A 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고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했다.
노동조합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박수연 기자
2023-03-10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방송 공정성 확보 방안 마련'도 방송근로자 쟁의행위 목적 될 수 있다"
2012년 파업으로 회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MBC 노동조합 집행부에게 약 10년 만에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 방송사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근로환경 또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서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6일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영하 전 MBC 노조위원장 등에게 벌금 50만~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도8190). 정 전 위원장 등 5명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2012년 1월 경부터 7월 경까지 파업해 MBC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또 당시 MBC 대표이사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취득해 기자회견시 낭독하거나 사옥 출입문 현판이나 로비 기둥에 글귀를 쓰는 등 재물을 손괴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다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재물손괴 혐의는 유죄로 봐 벌금 50만~1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결론도 같았다. 2심도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소송 도중 사망한 이용마 MBC 기자에 대해서는 공소기각을 결정했고, 나머지 피고인에 대해서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 방송사 근로자들의 구체적인 근로환경 또는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으로서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방송의 공정성 보장 그 자체'를 요구하기 위한 쟁의행위에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mbc
노조
파업
박수연 기자
2022-12-16
형사일반
[판결] 사측의 해고와 전보인사 항의하러 마트 지점에 들어갔다면
사측의 해고와 전보 인사 발령에 항의하기 위해 마트 지점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모 대형마트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달 7일 업무방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 7명에게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9055). B 마트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들인 A 씨 등은 2020년 5월 오전 11시께 서울 강서구에 있는 B 마트 강서점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일 강서점을 방문한 대표이사 등에게 해고와 전보 인사 발령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강서점 정문을 통해 들어가 2층에 침입한 혐의를 받았다. A 씨 등은 이날 손님들이 있는 상태에서 '부당해고' 피켓을 들고 임원진을 따라다니며 "부당해고 그만하라" 등 고성을 질러 30분간 위력으로 임원진의 현장점검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 씨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일부에게 벌금 15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일부에게는 선고유예 판결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해당 지점 2층 매장은 영업시간 중 출입자격 등 제한 없이 개방되어있는 장소"라며 "A 씨 등은 보안요원에게 제지를 받거나 이들이 자리를 비운 때를 노려 몰래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으로 출입이 허용돼 개방된 매장에 관리자의 출입 제한이나 제지가 없는 상태에서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간 이상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 태양으로 들어갔다고 볼 수 없어 건조물침임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도 "A 씨 등은 피해자 등과 약 1~2m 이상의 거리를 둔 채 피켓을 들고 서 있다가 피해자 등의 진행에 따라 뒤따라 다녔을 뿐 그 이상 가까이 다가가거나 피해자 등의 진행이나 업무를 물리적인 방법으로 막지 않았다"며 "피해자 등에게 욕설이나 협박을 하지 않았고, 공소사실과 달리 존댓말까지 사용해 요구사항을 외쳤다. 또 대형마트 식품매장에서 A 씨 등의 육성이 피해자의 현장점검 업무를 어렵게 할 정도의 소음이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고, 피해자들은 이들의 행위에도 불구하고 현장점검 업무를 30분간 진행했다"면서 A 씨 등이 '위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해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동주거침입
업무방해죄
위력
박수연 기자
2022-10-13
1
2
3
4
5
banner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같은 브랜드 편의점 250m 內 출점 안돼”
판결기사
2024-04-22 05:07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