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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동거하던 친구 무차별 집단 폭행해 사망… 중형 확정
원룸에 함께 살던 친구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20대와 10대 4명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4명 중 1명에게는 살인 혐의가, 나머지 3명에게는 상해치사 혐의가 인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9337). B씨는 징역 11년, C씨 징역 10년, D씨는 징역 9년이 확정됐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 광주의 한 원룸에서 함께 살던 친구 E(당시 18세)군을 수십 차례 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폭행은 1~2개월 동안 지속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또 E군이 주차장 안내 아르바이트를 통해 받은 월급 75만원을 빼앗기도 하고, 원룸 보증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폭행을 당해 얼굴이 부어 있는 E군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공유하고, 폭행으로 쓰러진 E군을 원룸에 방치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E군의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A씨 등으로부터 인간성에 대한 어떤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들은 119를 부르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기는커녕 범행 뒤 해수욕장을 다녀오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고, 자신들의 폭행 사실이 발각될까봐 E군에게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게 하는가 하면 아프다고 말하는 E군을 병원에 가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적절한 치료 조치를 하지 않고 지속적인 폭행을 가했고 피해자의 건강이 악화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식생활을 통제하는가 하면 물고문을 하기까지 했다"며 A씨 등 4명에게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A씨에게 징역 20년, D씨에게 징역 17년, 당시 소년이던 B씨와 C씨에게는 징역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살인 고의는 인정했지만, B씨 등 나머지 3명에게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상해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A씨는 상당 기간 폭행 행위를 지속했고 E군에게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가했다. 장기간 폭행으로 E군은 다발성 손상을 입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신발을 신고 여러 차례 피해자의 복부를 가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증거와 진술을 종합해 볼 때 A씨는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의 사망을 인식했거나 예견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B씨 등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들이 E군의 사망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거나 예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폭행 또는 상해의 고의를 넘어 살인의 고의로까지 전환됐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9~1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는 A씨 등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폭행
동거
친구
집단폭행
손현수 기자
2020-10-28
형사일반
[판결] '박정희정권 전복 모의' 고(故) 원충연 대령, 재심서도 '유죄'
박정희 군사정권의 전복을 모의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옥살이를 한 고(故) 원충연 대령이 재심에 회부됐지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원 대령의 아들이 낸 재심사건(2016도3953)에서 국가보안법 및 군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원 대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원 대령은 1965년 5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쿠데타로 정부를 전복시킨 뒤 민간에 정권을 넘기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쿠데타 모의는 곧 발각됐고 원 대령은 체포됐다. 그는 반란 모의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무기징역과 징역 15년으로 감형된 뒤 1981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캐나다로 건너간 원 대령은 고문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 고통을 겪다가 2004년 세상을 떠났다. 원 대령의 아들은 2014년 "대한민국의 기본질서를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계획한 쿠데타"라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1심은 "원 대령의 계획이 실현됐을 경우 극도의 혼란과 수습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에 봉착해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가 파괴됐을 것"이라며 "다만 쿠데타 계획이 음모 단계에 그쳤고 원 대령이 이 사건으로 불법 체포된 후 상당한 기간 구타와 고문을 당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2심은 "반란음모죄와 반국가단체구성죄는 원 대령 등이 병력을 동원해 정부를 전복하기 위해 집단을 구성한 행위를 법률적인 관점에서 다르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 행위 자체는 행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충족하고 있어 1개의 행위에 해당하므로, 죄수 관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지적하며 최대 법정형인 징역 15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원씨의 아들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국가보안법
군형법
박정희
원충연
옥살이
사형선고
손현수 기자
2020-06-30
형사일반
[판결] '불법정치자금' 송인배 前 대통령 정무비서관, 집행유예 확정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송인배 전 대통령 정무비서관에게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2억9209만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7691). 송 전 비서관은 2010년 8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등의 명목으로 약 2억920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송 전 비서관이 고문으로 위촉된 2010년 8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총 38회에 걸쳐 골프장으로부터 받은 급여 4690만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로 무죄를, 2011년 11월 이후부터 받은 급여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4519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송 전 비서관과 같은 전업 정치인이나 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제3자로부터 돈을 받는 경우 이 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치자금으로 봐야 한다"며 "송 전 비서관이 주장하는 여러 사정은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은 일부 금액에 대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며 면소 판결했는데, 제반 금원의 지급 과정이나 경위, 당사자 간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를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며 "다만 추가로 유죄가 인정됐지만 1심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아 형량에서는 1심 판단을 유지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송 전 비서관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불법정치자금
송인배
정치자금법
손현수 기자
2020-03-28
형사일반
[판결] '부영 이중근 회장 저서 뒷돈' 김명호 前 교수 집행유예 확정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개인 저서 출간을 도우면서 지인이 운영하는 인쇄업체를 소개하고 그 대가로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명호 전 성공회대 석좌교수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배임수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32억여원을 추징 명령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5353). 함께 기소된 인쇄업체 대표 신모씨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중국인 이야기' 저자이자 중국 전문가로 알려진 김 전 교수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 회장의 개인출판사 고문으로 재직하며 한국전쟁을 다룬 이 회장의 저서 출간을 돕는 과정에서 지인인 신씨로부터 32억원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전 교수는 이 회장의 출판사에 신씨가 운영하는 인쇄업체를 소개해주고 신씨로부터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고인들 사이의 금원 수수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같은 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김 전 교수가 보조역할이나 간접적인 도움을 준 게 아니라 집필 내용과 실제 발간에 따르는 출판, 인쇄 등 어떤 형식으로든 사실상 이 회장으로부터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받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쇄업체가 김 전 교수에 의해 이 사건 인쇄 업무를 맡게 됐고 계속 유지하는데 대한 대가 명목으로 돈을 지급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서적은 대작(代作) 창작물에 해당하고 이 회장은 김 전 교수에게 고문료 등을 지급함으로써 집필에 대한 대가를 일응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작 작가가 대작 행위에 대한 대가를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대작 의뢰인을 대신해 인세를 지급받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므로 피고인들 사이에 수수한 돈은 명목에 관계없이 역사서적에 대한 인세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김 전 교수와 신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배임수죄
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0-03-08
형사일반
[판결] "고(故) 조영래 변호사 유족에게 형사보상금 1억8000만원 지급하라"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은 고(故) 조영래 변호사 유족에게 국가는 형사보상금 1억8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최근 조 변호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형사보상금청구사건(2019코51)에서 "국가는 1억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고인은 무죄 판결이 확정된 형사사건으로 인해 총 568일 동안 구금됐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기록에 나타난 구금의 종류 및 기간, 구금기간 중 받은 손실의 정도 등 형사보상법 제5조 2항에서 정한 모든 사정을 고려해 보면, 1일 33만4000원으로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변호사의 부인 이옥경씨에게 8130여만원을, 조 변호사의 장남과 차남에게는 각각 542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조 변호사는 중앙정보부가 1971년 발표한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당시 사법연수생이던 조 변호사는 서울대생이던 고(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과 함께 국가전복을 꾀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재심을 통해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조 변호사에 대해 47년만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조영래
내란음모
형사보상금
박미영 기자
2019-11-01
형사일반
[판결] '반공법 위반' 이재오 前의원, 재심서 45년 만에 무죄
1972년 유신체제 반대 시위 배후로 지목돼 유죄를 선고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이재오(74)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박형준 부장판사)는 13일 반공법 위반 등 혐의로 1974년 유죄를 선고받은 이 고문의 재심 사건(2014재노11)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반공법은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발생한 경우에만 축소해 적용해야 한다"며 "과거 재판과 당심에서 제출된 증거를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그러한 위험을 발생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이 반국가단체와 공산계열에 동조하는 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을 가지고 철학사를 취득하거나 반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로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명백한 위험을 발생하게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일부 증거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고, 수사기관에서 조사된 증거들 또한 피고인이 정신적으로 강압된 상태에서 작성됐다"며 "이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고문은 1972년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헌법 반대 시위를 벌인 배후로 체포돼 재판에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북한사회과학원에서 발행한 일본판 철학서적을 지인에게 교부했다는 이유로 불온서적을 유포했다며 반공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 고문은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1974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풀려났다. 이후 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됐다.
이재오
반공법
유신체제
박미영 기자
2019-08-13
형사일반
[판결] '천경자 화백 명예훼손' 전 미술관 실장 무죄 확정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고(故) 천경자 화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1988). 정씨는 2015년 10월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취지의 기고문을 언론사에 보냈다. 정씨는 기고문에 '미인도는 천 화백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한국근대회화선집에 수록했을 터'라고 쓰는 등 미인도가 진품으로 보이는 여러 이유를 제시했다. 이에 천 화백의 유족은 "미인도는 가짜인데 진품이라고 주장한다"며 전·현직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6명을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2016년 "미인도는 진품"이라고 결론 내리며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5명은 무혐의 처분을 했다. 다만 정씨는 언론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말했다는 이유로 사자명예훼손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1, 2심은 "정 전 실장의 의견은 위작 논란 당시 진위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라며 "해당 표현은 미인도를 둘러싼 논란에서 위작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자신의 의견을 밝힌 글로 봐야하기에 망인에 대한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고문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더라도 미인도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평가가 달라질 여지가 있을 뿐이고 천 화백에 대한 사회적, 역사적 평가에 어떠한 변화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면서 "미술품은 완성된 이후에는 작가와는 별개의 작품으로 존재하므로 작가의 인격체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술품의 진위 논란이 곧바로 작가의 사회적 평가를 해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천경자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언론
손현수 기자
2019-07-18
형사일반
[판결] '위장귀순간첩 누명쓰고 사형' 故 이수근씨, 49년만에 무죄
1960년대말 간첩으로 몰려 사형을 당한 고(故) 이수근씨에 대해 법원이 재심 끝에 49년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11일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된 이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17재고합41). 재판부는 다만 공문서 위조,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일부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이던 이씨는 1967년 3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했다. 2년 뒤인 1969년 1월 위조여권을 이용해 이씨는 홍콩으로 출국한 뒤 캄보디아로 향하다가 기내에서 중앙정보부 요원에 체포됐다. 위장 귀순해 북한의 군사적 목적을 위해 기밀을 수집하는 등 간첩 행위를 한 뒤 한국을 탈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같은 해 5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씨의 사형은 두 달 뒤인 그해 7월 집행됐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중정 수사관들이 이수근 씨 등을 불법 체포·감금하고 수사과정에서 물고문과 전기 고문 등 가혹 행위를 했다"며 "사실 확인도 없이 졸속으로 재판이 끝났고, 위장 귀순이라 볼 근거도 없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이후 과거사위는 이씨의 재심을 권고했고, 대검찰청은 지난해 9월 이씨의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북한의 숙청을 피하기 위해 귀순해 한국에 정착했지만, 중정이 지나친 간섭과 통제를 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출국하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르렀다"며 "위법하고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간첩이라는 오명을 입은 점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당시 간첩이라면 필수적으로 소지했을 난수표 등 암호나 의미 있는 국가기밀을 소지하지 않았고, 당시 홍콩에 도착해 충분히 북한 영사관 등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에도 캄보디아로 향한 점 등을 근거로 위장 귀순 간첩이라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지령을 받기 위해 한국을 탈출했다기보다는 처음 이씨가 진술했던대로 너무 위장 간첩으로 자신을 몰아붙이자 중립국으로 가서 편히 지내며 저술 활동을 하려 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위장 귀순한 간첩으로 낙인 찍히고 생명까지 박탈당하는 데 이르렀다"며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피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때"라고 판시했다.
간첩
반공법
국가보안법
공문서위조
외국환거래법
박수연 기자
2018-10-11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식사 및 영화관람 제공도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자들을 특정 정당 대통령 후보 지지모임에 동원한 후 학생들에게 식사와 영화관람을 제공한 대학교수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52)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하모(36)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9939) 모 대학 태권도학과 교수인 최씨와 조교수인 하씨는 전북포럼 고문이자 같은 대학교 고문인 소모씨로부터 2017년 2월 열리는 포럼 출범식에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니 학생들을 데려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최씨는 학생 170여명을 동원해 출범식에 참석하게 한 후 인근 뷔페에서 밥을 사주고 영화를 관람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820여만원을 쓴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 등은 재판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한 식사 및 영화 관람은 태권도학과의 특성화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선거와 무관한 것이므로 기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학생들을 동원해 전북포럼 출범식에 참석하게 한 직후 인근 식당에서 학생들에게 고가의 식사 등을 제공하고, 이러한 일정이 사전에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춰보면 학생들에 대한 식사 등의 제공은 출범식 행사 참여의 대가로 출범식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고 봐야한다"면서 "교수의 신분으로 자신들이 지도하는 학생들을 정치적 행사에 동원하고 기부행위를 한 것은 비난가능성이 높다"며 유죄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판단에 제3자 기부행위에서 기부행위, 기부행위자 특정, 공소사실의 특정과 선거의 자유방해에 관한 '특정 경선후보자를 지지하도록 강요하는 것'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최씨 등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공직선거법
영화관람
대학교수
대통령후보지지모임
이세현 기자
2018-09-07
형사일반
[판결] 간첩 누명 옥살이… 영화 '자백' 실제 주인공, 44년 만에 '무죄'
박정희정권 시절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를 다룬 영화 '자백'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승효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44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이영진 부장판사)는 31일 간첩 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김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16재노187). 재일교포인 김씨는 1973년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듬해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갔고, 불법 고문 끝에 자신이 간첩이라고 자백했다. 김씨는 1974년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후 김씨는 고문 후유증으로 조현병을 앓게 됐다. 그의 형인 승홍씨가 김씨를 대신해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6월 "김씨가 불법 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조서는 강제연행이나 불법체포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며 "김씨의 진술에 의해서도 특정인의 지령을 받고 국가 기밀을 탐지했다는 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고문을 당한 사실에 대해서는 "김씨의 조현병이 수사기관의 고문으로 인한 것이라는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김씨가 이를 진술할 수 없는 상태고 객관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형은 이날 무죄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가가 이번 판결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죄해야 한다"며 "향후에도 과거사 문제를 더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선고를 앞둔 지난 23일 김씨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죄를 구형했다.
조현병
거짓자백
간첩조작
박정희정권
손현수 기자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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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같은 브랜드 편의점 250m 內 출점 안돼”
판결기사
2024-04-22 05:07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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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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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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