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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등록없이 고양이 카페 운영에 벌금
관할 관청에 '동물전시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고양이 100여 마리를 풀어놓고 카페를 운영한 업주에게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신종열 부장판사)는 지난 6월 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카페 운영주 A 씨와 이 카페 업체에 1심과 같이 각각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2021노1685). 동물보호법 제33조 등에 따르면 동물전시업 등을 하려는 자는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에게 등록해야 한다. A 씨는 2017~2021년 관할 관청에 동물전시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약 100마리의 고양이를 풀어놓고 방문객들로부터 입장료 등을 받는 방법으로 영업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36조 제5호는 동물전시업을 '반려동물을 보여주거나 접촉하게 할 목적으로 영업자 소유의 동물을 5마리 이상 전시하는 영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관리하고 있는 고양이들은 파양한 반려인들과 유기된 고양이를 구조한 캣맘들의 소유"라며 "고양이들을 야외 부지에 자유롭게 살도록 하는 행위를 동물보호법상 동물전시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동물전시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해당 동물이 '영업자 소유'일 것이 요구되는데, 이 사건 고양이들은 A 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소유로 인정할 수 있어 고양이들이 A 씨와 A씨 회사의 소유가 아니라는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이어 "파양된 고양이들은 반려인들이 해당 고양이들의 소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A 씨의 회사가 반려인들로부터 고양이들을 인수할 때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유기묘들 역시 캣맘들이 A 씨 회사에 소유권을 양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A 씨 등은 반려인들이나 캣맘들로부터 고양이들의 관리를 위탁받은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위탁계약서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려인들이나 캣맘들이 다시 고양이들을 데리고 가 양육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이 존재하지 않는 점에서, 위탁계약을 맺었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양이들은 A 씨의 회사가 소유·관리하는 토지와 건물을 거점으로 생활하며 A 씨와 카페 이용객들이 제공하는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 A 씨 및 A씨 회사와 밀접한 생활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A 씨의 회사는 고양이를 이용해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며 "고양이의 생활 환경 및 관리 현황에 비춰 A 씨의 회사를 고양이들의 소유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 씨 등이 100마리 정도의 고양이들을 모아 놓고 기르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를 보거나 접촉하게 한 이상 동물을 전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음료수를 판매하고 대금을 받은 이상 실질적으로 입장료를 포함해 받은 것으로서, 동물전시를 업으로 한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동물전시업
동물보호법
애견카페
이용경 기자
2022-08-04
주택·상가임대차
형사일반
[판결] "채권양도인이 채무자에 채권양도 통지 않고 돈 받아 썼어도 횡령죄 아니다"
채권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채권양도계약 체결 사실을 통지하지 않고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아 임의로 썼더라도 채권양수인에 대한 횡령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채권양도인이 채권양도계약을 불이행했더라도 앞으로는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민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채권양도인에게 보관자 지위 등이 인정된다며 횡령죄 성립을 인정해왔는데(97도666 등) 기존 판례 입장을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3829). 2013년 4월부터 1년간 한 건물 1층을 빌려 식당을 운영하던 A씨는 2013년 11~12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식당 양도를 의뢰했다. 이후 A씨는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B씨에게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양도했다. A씨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 당시 식당과 순창군 임야를 교환하기로 계약했는데 이후 교환대상인 토지를 놓고 갈등이 생겼다. A씨는 임차보증금반환채권 양도 이후에도 건물주인 임대인에게는 채권을 양도했다는 사실을 통지하지 않았다. 그러다 A씨는 2014년 3월 건물주로부터 임차보증금 1146만원을 돌려받고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쟁점은 채권양도인인 A씨가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지 않고 건물주로부터 보증금을 받은 것이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재물의 타인성'과 '보관자 지위'가 성립되는지 여부였다. 1,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A씨가 이 사건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B씨에게 양도하고 B씨를 위해 보관한다는 사정을 인식한 상태에서 고의로 보증금을 받아 소비함으로써 횡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종전 판례를 변경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채권양도인이 통지 등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춰주지 않은 채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추심해 금전을 수령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금전의 소유권은 채권양수인이 아니라 채권양도인에게 귀속하고 채권양도인이 채권양수인을 위해 이를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채권양도인이 그 금전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채권양도인과 채권양수인 사이에 어떠한 위탁관계가 설정된 적이 없고 △채권양도인이 채무자로부터 채권양수인을 위해 '대신 금전을 수령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채권양도인이 수령한 금전의 소유권이 수령과 동시에 채권양수인의 소유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채권양도인과 채권양수인은 통상의 계약에 따른 이익대립관계에 있을 뿐 횡령죄의 '보관자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신임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종전 판례는 최근 대법원 판례의 방향성과 실질적으로 상충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재연·민유숙·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종전 판례가 타당하기 때문에 A씨에게 횡령죄 성립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채권양도인이 채권양도 통지를 하기 전 채권을 추심해 금전을 수령한 경우 원칙적으로 금전은 채권양수인을 위해 수령한 것으로서 채권양수인의 소유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며 "채권양도인은 실질적으로 재산 보호 내지 관리를 대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금전에 관해 채권양수인을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했다. 한편 김선수 대법관은 "종래 판례가 타당하지만, 이 사건은 종래 판례가 적용되지 않는 사안이기 때문에 A씨에게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 계약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아니라면 이러한 계약의 불이행 행위를 형사법상 범죄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제한해 온 최근 횡령·배임죄에 관한 대법원 판례 흐름을 반영해 채권양도 영역에서도 횡령죄의 구성요건인 '재물의 타인성'과 '보관자 지위'를 엄격하게 해석한 사례"라며 "죄형법정주의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태도를 강화하는 입장을 취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횡령죄
임차보증금
채권양도
박수연 기자
2022-06-23
형사일반
[판결] '부동산 갈등' 80대 노인 살해한 50대… 징역 18년 확정
부동산 문제로 갈등을 빚던 80대 노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18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살인과 사체은닉,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8년과 보호관찰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3010). A씨는 지난해 3월 전남 나주 자택에서 자신을 찾아온 B(당시 80세)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주먹과 유리병, 가전제품 등으로 B씨를 수차례 내리쳐 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가 사망하자, 면허가 없음에도 화물차로 시신을 옮겨 창고에 은닉한 뒤 흉기 등을 소각해 증거를 인멸했다. A씨는 B씨의 퇴비 창고를 지어주는 대가로 토지를 이전받았으나, B씨가 여러 차례 토지 반환을 요구하자 불만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리를 피했는데도 무단 침입한 B씨의 폭행으로 머리를 다쳤고, 부당한 침해 행위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며 정당방위 등을 주장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며 심신미약도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와 배심원 9명은 모두 A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9명의 배심원 중 2명은 무기징역, 2명은 징역 20년, 1명은 징역 18년, 1명 징역 15년, 3명은 징역 10년의 양형 의견을 냈다. 1심은 "피해자가 저녁 시간에 집에 무단으로 침입, 장애가 있는 자신을 폭행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성행과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요소와 배심원의 양형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 3년과 함께 보호관찰 기간 동안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술을 마시지 말 것과 보호관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할 것 등을 명령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시신유기
증거인멸
박수연 기자
2022-05-29
형사일반
[판결] 도시정비법상 공개대상으로 정한 의사록 등 '관련 자료'에는
도시정비법이 공개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의사록·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에 속기록과 자금수지보고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5334). 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인 A씨는 2015년 12월 개최한 주민총회와 창립총회 속기록을 비롯한 도시정비법상 공개대상 서류를 작성 후 15일 내에 공개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도시정비법 제138조 7호 및 제124조 1항 등은 조합임원 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해 조합원, 토지 등 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15일 이내에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해 공개해야 할 서류를 열거하면서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도 함께 공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조합임원 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는 조합임원은 조합을 대표하면서 막대한 사업자금을 운영하는 등 각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임원과 건설사 간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정비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그 조합과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어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정비사업의 시행과 관련된 서류와 자료를 공개하도록 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도시정비법은 공개대상이 되는 서류를 각 호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도 '관련 자료'의 판단기준에 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공개가 필요한 서류 및 관련 자료는 대통령령에 위임해 이를 추가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 도시정비법 혹은 그 위임에 따른 시행령에 명문의 근거 규정 없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 확보 내지 조합원의 알권리 보장 등 규제의 목적만을 앞세워 각 호에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인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 해석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정비법은 신속하게 공개해야 할 자료와 일정한 경우에 한해 작성 후 청산 시까지 보관해야 할 자료를 구분하는데 △속기록은 보관대상으로 규정할 뿐 의사록과 같은 공개대상으로 명시하지 않고 △의사록이 진정하게 작성되었는지는 참석자명부와 서면결의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도시정비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인 '관련 자료' 범위를 해석함에 있어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및 그 하위 지침에 기속된다고 볼 수 없어 도시정비법 제124조 1항 3호에서 정한 의사록의 '관련 자료'에 속기록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도시정비법상 결산보고서가 진정하게 성립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자금수지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자금수지보고서가 결산보고서와 불가분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관련된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속기록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도시정비법 각 호의 서류에 관한 '관련자료'의 해석이 그 위반을 이유로 하는 형사처벌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그에 관한 법령의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는 지방차지단체 조례나 그에 따라 설치된 정비사업 종합정보관리시스템 운영지침에 기속된다고 보기 어려워 자금수지보고서가 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형사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 하에서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씨와 관련해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한 뒤 1심과 같은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의사록
도시정비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박수연 기자
2022-02-21
형사일반
[판결] 환지예정지 재감정 등 없이 조합 대행사 대표 퇴사했어도
도시개발사업 진행 중에 개발구역 조합 측 대행사 대표가 개발계획이 변경됐는데도 환지예정지에 대한 재감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퇴사해 조합 측이 큰 손실을 볼 뻔했다고 해도 이를 업무상배임죄의 미수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배임 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529). A씨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한 도시개발사업조합을 대행해 개발사업 진행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행사에서 대표로 일했다. 그런데 2011년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이 변경되면서 환지 예정지의 경제적 가치가 상승하게 됐다. 그런데 A씨는 가치상승을 청산절차에 반영해 조합이 적절한 청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환지예정지에 대한 재감정, 환지계획 변경 등의 조치를 해야 할 업무상 의무가 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행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는 이유로 업무상배임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친인척, 지인 등 환지예정지를 환지받기로 한 사람들에게 토지 가치상승액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조합에는 가치상승액의 합계액인 34억원의 손해를 입게 하려한 것으로 봤다. 조합이 환지계획변경인가신청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실제 조합 측에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아 A씨는 업무상배임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실시계획 변경시부터 A씨가 퇴사할 때까지의 기간은 불과 4개월로, 이 기간 동안 환지계획변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A씨가 절차 진행에 필요한 자료를 폐기·은닉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퇴사한 후에도 이 절차를 진행할 인원은 충분했다"며 "A씨가 절차 진행을 하지 않은 것을 부작위에 의한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는 조합의 사무를 전적으로 위임받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환지예정지에 대한 평가 요인의 변경에 따른 가치상승액을 적절하게 평가해 조합으로 하여금 적절한 청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러나 A씨는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거나 후임자에게 관련 사항을 인계하지 않고 묵비한 채 2011년 회사에서 퇴사해 조합이 재평가의 필요성을 수년간 인지하지 못해 청산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못할 위험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이러한 부작위는 사업요지에 집중적으로 환지를 받은 본인과 친인척, 지인에게 경제적 이익이 되고 조합에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뤄진 것"이라면서 "따라서 A씨가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인정함이 옳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업무상배임죄는 타인과의 신뢰관계에서 일정한 임무에 따라 사무를 처리할 법적 의무가 있는 자가 그 상황에서 당연히 할 것이 법적으로 요구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부작위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다"며 "그러한 부작위를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작위의무가 이행되지 않으면 사무처리의 임무를 부여한 사람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으리라고 객관적으로 예견되는 등으로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에서 부작위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행위자는 부작위 당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위반한다는 점과 그 부작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2011년 실시계획 인가에 따라 이 사건 조성계획이 변경된 이상, 그로 인해 환지예정지의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은 A씨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A씨에게 2011년 실시계획의 인가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할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조합이 환지예정지의 가치상승을 청산절차에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에서 A씨가 그러한 작위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부작위로써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업무상배임죄
인수인계
퇴사
업무상배임미수
업무상배임
박미영 기자
2021-06-10
형사일반
[판결] "전두환 연희동 자택 본채 압류는 위법… 별채 압류는 정당"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사저 본채를 압류한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다만 별채에 대해서는 뇌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매수한 불법재산이므로 검찰의 압류조치가 정당하다고 봤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20일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와 전 전 대통령의 비서인 이택수씨가 연희동 사저 본채와 정원에 대한 검찰의 추징 조치에 불복해 제기한 재판 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 사건(2018초기630)에서 압류된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의 본채와 정원에 대한 압류 취소를 결정했다. 다만 별채에 대한 압류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2019초기167). 대법원은 지난 1997년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형을 확정하면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했다. 이에 2013년 검찰은 추징 판결에 기초해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사저에 대해 압류처분을 했다. 본채는 이순자씨의 명의였고 정원은 이택수씨의 명의였다. 별채는 전 전 대통령의 며느리 이윤혜씨의 명의였다. 이들은 2018년 검찰의 연희동 사저에 대한 압류처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연희동 사저 본채와 정원은 전 전 대통령이 취임 전에 취득하는 등 공무원범죄몰수법상 불법재산에 해당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다만 별채는 뇌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매수한 사실이 확인돼 불법재산임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공무원범죄몰수법의 불법재산은 불법수익과 불법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을 의미한다.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는 범인 이외의 자의 재산에 대해서는 2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압류집행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산이 뇌물 등 불법수익으로 취득한 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해당해야하며, 범인 이외의 자가 불법재산인 정황을 알면서 재산을 취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본채 토지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씨가 전 전 대통령 취임 전인 1969년 10월 소유권을 취득했으므로 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받은 재산이 아니므로 공무원범죄몰수법상 불법재산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본채 건물도 불법수익으로 형성됐다고 볼 증거를 검찰이 제출하지 못했고, 정원 또한 전 전 대통령이 취임 전 취득한 재산으로 대통령 재임기간 중 받은 뇌물로 취득한 재산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불법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별채는 불법재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전 전 대통령의 처남이 불법재산으로 별채를 취득했고, 전 전 대통령의 며느리는 불법재산인 정황을 알면서 별채를 취득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법리상 공무원범죄몰수법의 불법재산이 아닌 차명재산을 추징판결에 기초해 직접 압류할 수는 없다"며 "다만 국가는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차명재산임을 증명해 전 전 대통령 앞으로 소유자 명의를 회복한 다음 추징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공무원범죄몰수법의 요건에 따라 뇌물범죄의 추징판결에 기초해 제3자명의 재산에 대해 압류처분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연희동 사저는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2013년 9월 전 전 대통령의 실소유 재산임을 일가 모두가 인정하고 환수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힌 재산"이라며 "법원 결정문을 면밀히 분석해 이의신청을 인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항고를 제기하고, 아울러 집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별채압류
연희동자택
압류
전두환
박미영 기자
2020-11-20
형사일반
[판결] '세무조사 압박' 박동열 前 대전지방국세청장 집유 확정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의 청탁을 받고 건설사 대표를 상대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청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7도5693). 박 전 청장은 2010년 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장 재직 당시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임 전 이사장의 청탁을 받고 D건설사 대표 지모씨에게 압력을 가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임 전 이사장은 2006년 자신의 소유로 돼 있는 경기 고양시 땅을 4억7560만원을 받고 D사에 팔았다. 임 전 이사장은 4760만원은 먼저 받고, 나머지 4억2800만원은 주변 땅의 재개발 사업승인 후 받기로 했다. 검찰 조사에서 임 전 이사장은 사업 승인이 늦어지고 땅을 너무 싸게 팔았다는 생각이 들자 잔금에 추가금 2억원을 더 받으려고 박 전 청장에게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청장은 2010년 4~5월 지모씨를 자신의 사무실로 두 차례 불러 땅값 문제를 해결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무조사를 견디다 못한 지모씨는 임씨에게 매매잔금 4억2800만원과 추가금 2억원을 건넸다. 1심은 박 전 청장이 지씨를 자신의 사무실로 부른 것은 유죄지만, 세무조사로 압박해 지씨가 매매잔금과 추가금을 지급하도록 한 행위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1심은 "고위직 세무 공무원이었던 박 전 청장이 임 전 이사장의 청탁을 해결하기 위해 적법한 세무조사 권한을 행사하는 것처럼 세무조사 대상자를 불러냈다"며 "다만 세무조사 자체는 통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박 전 청장이 부정한 이익을 취했음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박 전 청장이 지씨를 세무조사로 압박해 매매잔금과 추가금을 지급하도록 한 행위 역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은 "박 전 청장의 행위는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로인하여 지씨가 법률상 의무가 없음에도 임 전 이사장에게 토지 매매잔금 등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전 청장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부정한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판결이 적정하다”며 1심과 같은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박 전 청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압력행사
임경묵
청탁
세무조사
손현수 기자
2020-10-19
형사일반
[판결] 30년 동안 주민 왕래하던 길에 땅 주인이 펜스 설치했다면
30년 동안 주민이 왕래한 길에 땅주인이 펜스를 설치해 출입을 막았다면 비록 통행인이 극소수라고 하더라도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는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정1947). 경기도 화성시에 토지를 가지고 있는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인근 토지 소유자인 B씨가 원룸 신축공사를 시작한 것을 알게 됐다. 공사로 인해 자신의 토지 소유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생각한 A씨는 공사부지 진입로 도로 가운데 부분을 가로지르는 높이 1.8m의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가 육로의 교통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펜스를 설치한 곳이 불특정 다수가 자유롭게 통행하는 육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실제로 통행을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지도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통행인 극소수였어도 사실상 일반공중 다니는 ‘육로’” 박 판사는 "형법 제185조의 일반교통방해죄는 육로·수로 등에서 일반공중의 교통 안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육로'란 육상의 통로를 널리 일컫는 것으로 부지의 소유관계나 통행인이 많고 적음을 가리지 않는다"며 "또 일반교통방해죄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교통방해의 결과가 꼭 실제로 발생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원지법, 벌금 200만원 선고 이어 "A씨가 철제 펜스를 설치한 도로는 1987년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이 왕래할 때 사용한 곳으로 사실상의 도로로 사용돼 왔다"며 "A, B씨의 토지에서 공로로 출입하기 위한 유일한 통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A씨가 펜스를 설치한 도로는 일반공중의 왕래에 공용되는 '육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펜스를 설치한 곳이 A씨의 토지였고 통행하는 사람이 극소수였다고 하더라도 펜스를 설치해 통행이 어렵도록 한 것은 일반공중의 교통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 것"이라며 "철제 펜스 설치 완료로 일반교통죄가 성립한다"고 말했다.
일반교통방해
펜스
일반공중
육로
남가언 기자
2020-08-10
형사일반
[판결] 다른 사람이 설치한 CCTV 등 임의로 제거… 건물주가 했어도 ‘재물손괴죄’
경매를 통해 건물 소유권을 취득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건물에 설치해 둔 CCTV 등을 임의로 제거한 것은 재물손괴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법원은 CCTV 등을 설치한 사람이 적법한 유치권자가 아니라며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했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임현준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9고단483). A씨는 경매를 통해 전북 완주군에 있는 토지와 공사 중인 원룸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했다. 그런데 A씨가 이후 건물을 방문해보니 이 곳엔 전 소유자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B씨가 플랜카드 4장과 CCTV 1대를 설치하고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A씨는 지난해 2월 플랜카드와 CCTV를 임의로 제거했다가 60만원 상당의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 판사는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 문서, 전자기록 등을 손괴 또는 은닉하는 방법 등으로 그 효용을 해한 경우 성립되는데, 물건을 물질적으로 파괴해 본래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물건을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떨어뜨리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치자가 적법한 유치권자 아닐 경우 위법성이 조각” 이어 "B씨의 CCTV는 '주변 감시'라는 일반적인 기능을, 플랜카드는 그 설치 목적과 설치 장소 등을 고려했을 때 'B씨의 점유 및 공시의 수단'으로 기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건물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었고 그 소유권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CCTV와 플랜카드를 제거한 것이라 하더라도, B씨의 CCTV와 플랜카드를 제거한 행위는 그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것이므로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이 사건의 경우에는 B씨가 건물에 대한 유치권을 신고한 일이 없고 A씨가 적법한 소유자임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B씨가 플랜카드 등을 설치한 것을 위법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A씨는 단순히 플랜카드와 cctv 등을 제거한 것에 불과하고 파괴행위를 한 것도 아니므로 A씨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
건물주
CCTV
재물손괴죄
남가언 기자
2020-07-23
형사일반
[판결] 부동산 중도금 받은 이후 이중매매는 ‘배임죄’ 해당
부동산 매도인이 중도금을 받은 뒤 매수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땅을 판 것은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동산 이중매매를 배임죄로 처벌해야 하는지에 대해 법조계에 논란이 있었으나, 대법원은 2018년 5월 전원합의체 판결(2017도4027)을 통해 배임죄로 처벌하는 기존 판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송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6228). 송씨는 2015년 9월 A사에 서울 동대문구 일대 소유 토지를 52억원에 팔기로 했다. 부동산 매매대금인 52억원 가운데 10억원은 A사가 송씨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42억원은 A사가 이 토지에 설정된 은행 근저당권 피담보채무를 변제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따라 송씨는 2016년 3월까지 A사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일부 명목으로 8억여원을 받았다. 송씨는 A사로부터 계약금 4억원 중 3억원을 받은 2015년 10월 A사에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해주었다. 그런데 이후 송씨는 2016년 3월 A사가 아닌 B씨에게 이 땅을 다시 팔았고, 같은해 4월 B씨에게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넘겨줬다. 이에 검찰은 "송씨가 토지 매매대금 52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하고, A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2018년 5월 전합 판례에 따라 배임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도금) 단계에 이른 때에는 매도인은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해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며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등기까지 마쳐 준 행위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 또는 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이는 매수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순위보전의 효력이 있는 가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향후 매수인에게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준 것일 뿐 그 자체로 물권변동의 효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1심은 송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송씨가 계약금 4억원 중 3억여원만 받은 상태에서 A사 명의로 가등기를 해줘 순위보전 효력이 있다"며 "이중매매에도 불구하고 A사는 송씨 도움 없이 부동산을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사가 이후 중도금까지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송씨는 배임죄에 있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배임
이중매매
손현수 기자
20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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