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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채무자가 양도담보물 제3자에 처분… 배임죄 안 된다"
기계 등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그 동산을 계속 점유하던 중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채권자에게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무단 매각한 경우 배임죄를 인정해 처벌했던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0일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한 원심 중 배임죄를 유죄로 판단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9756). 골재 도소매 회사를 운영하는 A씨는 2015년 12월 '크라샤(골재생산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이를 양도담보로 중소기업은행에서 1억5000만원을 대출 받았다. 이후 A씨는 2016년 3월 크라샤 중 일부를 다른 회사에 5500만원에, 다른 일부를 B씨에게 1억원에 팔았다. 검찰은 무단으로 양도담보물을 처분해 채권자이자 담보권자인 중소기업은행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채무자가 양도담보물을 계속 보관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처분한 경우 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A씨의 배임죄를 인정하는 등 혐의사실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A씨가 피해금액을 일부 갚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10개월로 감형했다. 상고심에서는 동산을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그 동산을 계속 점유하던 중 제3자에게 무단으로 처분한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판결문 다운로드 대법원은 2011년 1월 매도인인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에 목적물인 '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행위인 '동산 이중매매'에 대해 배임죄 성립을 부정하고(2008도10479), 부동산에 관해 대물변제예약을 체결한 채무자가 대물로 변제하기로 한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에도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2008도10479)하는 등 배임죄에 대해 엄격하게 판단하는 기조를 보여왔다. 다만 2018년 5월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중도금을 지급받은 이후 제3자에게 목적 부동산을 양도한 행위인 '부동산 이중매매'에 대해서는 기존 판례와 같이 배임죄 성립을 인정해 이번 '동산 양도담보물 처분' 사건에서는 어떤 기조가 이어질 지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주목돼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번 사건에서 엄격한 판단 기준을 적용했다. 배임죄로 처벌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재판부는 "채무자가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에 대해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보전할 의무 내지 담보물을 다른 사람 등에게 처분하거나 멸실·훼손하는 등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됐더라도,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채무자가 그 양도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는 신분을 요하는 진정신분범"이라며 "'채무자가 계약을 위반하였고, 그로 인한 채권자의 재산상 피해가 적지 않아 비난가능성이 높다거나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의 죄책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이와 달리 판단해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한 대법원 기존 판례 입장(1983. 3. 8. 선고 82도182)등을 모두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형·김선수 대법관은 "A씨는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한 물건을 점유하고 있었으므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고 A씨가 이를 처분한 것은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이를 심리·판단할 수 있도록 원심을 파기해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민유숙 대법관은 "채권자가 양도담보권을 취득한 이후에는 채무자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따라 배임죄의 행위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를 사무의 본질에 입각하여 엄격하게 제한해석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s://www.scourt.go.kr/sjudge/1582184782113_164622.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채권자
배임죄
양도담보
박미영 기자
2020-02-20
형사일반
[판결] MB, 항소심서 형량 늘어… '징역 17년' 재수감
다스 횡령 및 삼성그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79) 전 대통령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15년이 선고됐는데, 형량이 2년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 등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했다(2018노2844). 재판부는 선고 직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 취소 결정을 내려 이 전 대통령은 다시 구속 수감됐다. 지난해 3월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난지 1년여만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으로서 본인은 뇌물을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을 감시·감독하도록 법령을 정비하고 집행해 국가기관이 부패하는 것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같은 의무를 저버리고 사인, 공무원, 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부정한 처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통령과 다스가 받은 뇌물 총액은 약 94억원에 달해 액수가 막대하다"며 "뇌물 수수 방법이 외국 회사를 이용하거나 제3자를 통하는 식으로 그 수법이 은밀해 잘 노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다스 법인카드 사용 등 1심에서 인정한 약 247억원을 모두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1심에서 공소시효 완성으로 면소 판결한 5억원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로 인정해 유죄로 판단된 총 횡령액은 252억원으로 늘어났다. 재판부는 또 삼성그룹으로 하여금 다스 미국 소송비를 대납토록 한 혐의에 대해서도 대부분 뇌물로 인정했다. 1심에서는 61억여원을 유죄로 인정했는데, 항소심은 검찰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첩받아 추가 기소한 것까지 합쳐 총 약 89억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1심보다 약 27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반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받은 뇌물 인정액은 1심의 23억여원에서 19억원으로 줄었다. 사전수뢰죄가 적용된 1심과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만 인정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또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를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공소기각 결정한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대통령 재직 중 저지른 뇌물 범죄는 형량을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뇌물죄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30억원을, 횡령 등 나머지 범죄에 대해서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제18조 3항은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재임중 직무와 관련해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죄의 가중처벌(제2조)과 형법상 수뢰 및 사전수뢰(제129조), 알선수뢰(제132조) 등에 규정된 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이를 분리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6개에 달하는 혐의로 지난 2018년 4월 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에서는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82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한바 있다.
이명박
뇌물수수
횡령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뇌물
박미영 기자
2020-02-19
민사일반
[판결](단독) 임명공증인 공석 생겼어도, 법무법인 인가공증인 신청 거부는 정당
임명공증인 자리에 공석이 생겼더라도 법무부가 법무법인의 인가공증인 신청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가공증인'은 법무부의 공증인가를 받은 법무법인 등으로 변호사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반면, '임명공증인은'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받은 개인 공증인으로 공증업무만 전담한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로펌이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인가공증인 인가신청반려처분 취소소송(2018두4190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로펌은 2016년 12월 충남 서산시에 사무소 설치를 예정하고 법무부장관에 인가공증인 신청을 했다. 한편 B변호사도 2017년 2월 서산시에 사무소 설치를 예정하고 법무부장관에 임명공증인 신청을 했다. 공증인 임명 또는 인가 여부는 법무부 재량권 법무부는 2017년 5월 18일 공증인 적정 배치 및 민원인 편의 등 공익상의 이유로 A로펌의 인가공증인 인가신청을 반려했다. 한편 법무부는 서산시에 사무소를 둔 임명공증인 1명이 정년에 이르자 그해 5월 30일 B씨를 임명공증인으로 임명했다. 이에 A로펌은 "B씨보다 먼저 인가신청을 했으므로 선착순에 따라 우리 신청을 먼저 인가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법무부에는 공증업무의 수요 및 공증업무의 적정 처리와 민원인의 편의성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적정한 공증인의 수를 정하고 적정한 자격을 갖춘 공증인을 임명 또는 인가할 수 있는 재량권이 부여돼 있다"며 "법무부는 변호사 업무를 병행하는 '인가공증인'보다는 공증사무에만 전념하는 '임명공증인'의 비율을 늘려나가는 것이 공증사무의 적정 처리를 위해 바람직하고, 서산 지역의 인구수 및 공증수요를 고려할 때 2명 이상의 공증인을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A로펌의 신청을 반려하고, B변호사를 임명공증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역 인구·공증사무 수요에 비추어 봐도 타당 이어 "공증인의 변호사업무 병행에 따른 무단 이석 등 부적절한 직무집행이 문제돼 2009년 공증인법이 개정된 점, 임명공증인은 겸직이 금지돼 공증사무만 전념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무부의 처분은 타당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법무부는 서산시 임명공증인이 정년퇴직하자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B변호사를 임명공증인으로 임명했다"며 "서산 지역 공증인 수가 1명으로 유지돼 왔고 서산지역의 인구와 공증사무의 수요에 비추어 공증인 수가 부족하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과거 법무법인은 변호사법에 따라 자동으로 공증업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당경쟁과 부실 공증 문제가 불거지자 2010년 정부는 공증인법을 개정해 변호사법과 공증인법으로 이원화돼 있던 공증 관련 업무를 공증인법으로 일원화시켰다. 그리고 법무법인 등이 향후 공증업무를 취급하려면 법인설립인가와 별도로 법무부장관의 공증인가를 받도록 하고, 이를 '인가공증인'으로 규정했다. 또 임명공증인에게만 적용되던 정원규정을 인가공증인까지 확대하고 각 지역별 정원을 조정해 전국적으로 임명공증인은 총 86명, 인가공증인은 총 190개소로 제한했다. 이후 법무부는 부실공증 단속을 강화하면서 인가공증인 숫자를 줄였고, 2010년 당시 359곳이던 인가공증인은 올해 1월 기준으로 254곳으로 줄었다. 현재 임명공증인은 82명이다.
법무부
법무법인
임명공증인
손현수 기자
2020-01-30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합 "혼인중 출생 자녀, 혈연관계 없어도 친생추정"
남편의 무정자증으로 다른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해 태어난 자녀도 남편의 친자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혈연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친생추정이 적용 또는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혼인기간 중 출생한 자녀는 원칙적으로 법적인 부자관계라는 대법원 기존 판례가 그대로 유지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A씨가 자녀 둘을 상대로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부인 B씨와 1985년 결혼했지만 무정자증으로 자녀가 생기지 않았다. 이에 부부는 다른 사람의 정자를 제공받아 시험관시술을 통해 1993년 첫째 아이를 낳은 뒤 두 사람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했다. 이후 1997년 둘째 아이가 태어나자 이번에도 부부의 친자식으로 출생신고를 마쳤다. 2013년 가정불화로 아내와 이혼 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둘째 아이가 혼외관계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A씨는 두 자녀를 상대로 친자식이 아니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이 시행한 유전자(DNA) 검사결과 두 자녀 모두 A씨와 유전학적으로 친자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심은 "무정자증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부인이 남편의 자식을 임신할 수 없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2심은 A씨와 두 아이의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지만, 첫째 아이에 대해서는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에 A씨가 동의했기 때문에 소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둘째 아이에 대해서는 친생자 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나,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갖추어 양친자관계가 성립해 소의 이익이 없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현행 민법 제844조, 제847조는 아내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하고, 이 추정을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친생부인의 소를 인정하고 있다. 친생부인의 소는 남편 또는 아내가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이를 제기해야만 한다. 제소기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친생 추정을 받는 자녀에 대해서는 친생자 관계를 부정할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반사적 효과로 설령 친생자가 아님이 명백하다 하더라도 친생자 관계는 그대로 확정된다. 판결문 다운로드 다만 우리 판례는 부부가 동거하지 않은 경우라는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해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을 배제하고 있다. 바로 1983년 7월 이른바 '외관설'로 불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82므59)이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 "민법 제844조는 부부가 동거하여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자를 포태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부부의 한쪽이 장기간에 걸쳐 해외에 나가 있거나 사실상의 이혼으로 부부가 별거하고 있는 경우 등 동서의 결여로 처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며 "처가 가출해 부(夫, 남편)와 별거한지 약 2년 2개월 후에 자녀를 출산했다면 이 경우에는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으므로, 부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하지 않고 친자관계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친생추정을 받지 않는 자녀에 대해서는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통해 친생자 관계를 부정할 수 있다. 이 소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다. 이처럼 친생추정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기는 셈인데, 결국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한다는 것은 아버지가 '친생자가 아님을 안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한 후에도 (친생부인의 소가 아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함으로써) 친생자관계를 부정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이번 사건에서 친생추정의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지만, 친생추정 및 그 예외의 범위를 종전과 같이 유지하기로 결론냈다. 재판부는 우선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에 따라 제3자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으로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도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돼 출생한 자녀가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결론냈다. 재판부는 "친생추정 규정의 문언과 체계, 민법이 혼인 중 출생한 자녀의 법적 지위에 관해 친생추정 규정을 두고 있는 기본적인 입법 취지와 연혁,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혼인과 가족제도 등에 비추어,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친생추정 규정은 문언상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혈연관계의 존부를 기준으로 그 적용 여부를 달리 하지 않는다. 특히 인공수정으로 임신한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은 개인의 자율적 의사와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을 보호하고 있는데, 인공수정 자녀를 둘러싼 가족관계도 이러한 헌법에 기초하여 형성된 것이므로 다른 자녀와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며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자 한 친생추정 규정의 취지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서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와 실질적인 친자관계 모습을 형성·유지하고, 사회적으로 보더라도 인공수정 자녀는 부부의 자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남편의 동의는 인공수정 자녀에 대해 친생추정 규정을 적용하는 주요한 근거가 되므로, 남편이 나중에 자신의 동의를 번복하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혼인 중 아내가 임신해 출산한 자녀가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이 밝혀졌더라도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혈연관계 유무를 기준으로 친생자 추정 원칙이 미치는 범위를 정하는 것은 민법 규정의 문언에 배치된다"면서 "혼인 중 아내가 출산한 자녀가 유전자 검사로 남편과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이 밝혀졌더라도 친생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혈연관계 없이 형성된 가족관계도 헌법과 민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가족관계에 해당된다"며 "이러한 가족관계가 오랜 기간 유지되는 등 사회적으로 성숙해지고 견고해졌다면 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법리적으로도 혈연관계 유무는 친생추정을 번복할 수 있는 사유는 될 수 있지만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을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전제사실로 보는 것은 원고적격과 제소기간의 제한을 두고 있는 친생부인의 소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민법 해석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순일·노정희·김상환 대법관은 "자녀가 남편과 혈연 관계가 없음이 증명되고, 사회적 친자 관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파탄된 경우엔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민유숙 대법관은 "모든 인공수정이 아니라 아내가 혼인 중 '남편의 동의'를 받아 '제3자 제공 정자'로 인공수정을 한 경우에 한정하여 친생추정 규정이 적용된다"며 "동거의 결여뿐만 아니라 외관상 명백한 다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친생추정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는 별개 및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인공수정
친생자관계
무정자증
전원합의체
손현수 기자
2019-10-23
헌법사건
교통사고 후 미조치 때 운전면허 임의 취소는 합헌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후 구호 등 필요한 조치나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의 운전면허를 취소 또는 정지할 수 있도록 한 도로교통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A씨가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 6호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8헌바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A씨는 2017년 3월 이 같은 혐의로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운전면허 취소의 근거가 된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 6호 및 제82조 2항 4호 등이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해줄 것을 법원에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지난해 1월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 6호는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사상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행정안전부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운전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운전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사고 후 미조치의 구체적 유형은 사고의 경중이나 경위, 피해의 정도, 위법성의 정도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해 모든 유형은 입법자가 반드시 법률로 규율해야 할 기본권 제한의 본질적 사항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이 조항이 기본권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함으로써 법률유보 원칙을 위배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운전면허제도 및 취소 제도의 취지, 도로교통법의 입법목적, 도로교통법 제93조 1항 각 호의 규율 내용 등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에 의해 행정안전부령에 규정될 내용은 해당 운전자가 구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음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도로교통상 위험 내지 교통 장해의 정도에 따른 행정청의 처분 기준이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따라서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지도 않는다"고 했다.
도로교통법
운전면허
운전면허취소
박수연 기자
2019-09-19
조세·부담금
[판결] 대법원 "체납법인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에 2차 납세의무 부과 못해"
기업이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해당 법인의 과점주주에게 부여되는 2차 납세의무를 과점주주의 과점주주에게까지 부과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국세기본법 제39조 1항은 '법인의 재산으로 그 법인에 부과되거나 그 법인이 납부할 국세·가산금과 체납처분비에 충당해도 부족한 경우에는 그 국세의 납세의무 성립일 현재 법인의 소유주식 합계 또는 출자액 합계가 법인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50을 초과하면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자들(과점주주)은 그 부족한 금액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재향군인회(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평산)가 서울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8두3611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사는 B사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재향군인회에서 130억원을 빌린 뒤 회사 주식에 근질권을 설정했다. A사는 또 주식 매수 잔금을 치르기 위해 하나은행으로부터 900억원을 융자받았다. 이렇게 B사 주식의 82%를 취득한 A사는 B사 소유의 부동산을 하나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는 부동산신탁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A사는 만기일이 되도록 재향군인회와 하나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했다. 이에 재향군인회는 근질권을 행사해 A사가 담보로 제공한 주식 전부를 취득했다. 하나은행은 A사가 담보로 제공한 B사 소유 부동산을 C사에 처분했다. 이후 남대문세무서는 B사가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양도차익이 생겼다는 이유로 B사에 법인세 110억원을 부과했다. 그런데 B사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자, B사의 과점주주인 A사에 지분비율에 해당하는 법인세 93억여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A사도 법인세를 내지 않자, 세무서는 A사의 과점주주인 재향군인회에 법인세 83억여원을 부과했고 이에 반발한 재향군인회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재향군인회의 손을 들어줬다. 1,2심 재판부는 "국세기본법 제39조 1항은 법인에게 부과되거나 법인이 납부할 국세 등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 법인의 과점주주가 그 부족한 금액에 대해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같은 2차 납세의무는 납세의무자에 대한 과점주주까지만 적용되고, 1차 과점주주에 대한 과점주주에까지 확대해 부과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기본법은 과점주주를 법인에 대한 2차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을 뿐 과점주주의 과점주주를 2차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국세기본법에서 과점주주의 과점주주를 2차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과점주주의 과점주주가 2차 납세의무를 지는 과점주주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확장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무서 측은 '조세징수 회피라는 2차 납세의무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단계적 2차 납세의무는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 최종 과점주주가 지배구조 내 여러 단계인 체납법인들을 통해 2차 납세의무를 면탈하는 등의 문제는 사안에 따라 실질과세원칙 등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세무서 측의 주장과 같이 무제한으로 단계적 2차 납세의무를 인정한다면 조세법률주의 및 헌법상 자기책임 원칙에 반할뿐만 아니라 부과제척기간을 규정한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어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봐 세무서의 상고를 기각하고 판결을 확정했다.
법인세
국세기본법
과점주주
손현수 기자
2019-05-21
지식재산권
[판결] 대법원 전합 "특허실시권자도 특허무효심판 청구 가능"
특허권자로부터 특허권을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받은 실시권자도 특허발명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21일 아이벡스피티홀딩스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2017후281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아이백스피티홀딩스의 영상 관련 특허발명을 실시할 권리를 가진 삼성전자는 특허심판원에 아이백스의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특허심판원이 아이백스의 특허 중 일부가 무효라고 판단해 삼성전자의 청구를 인용하자, 아이백스는 "특허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심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구 특허법 제133조 1항은 '이해관계인 또는 심사관은 특허의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판과정에서는 특허권자로부터 특허권을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받은 실시권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가 '실시권을 허락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례들과 '실시권을 허락받은 자는 그 기간 내에는 권리의 대항을 받을 염려가 없어 업무상 손해를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으므로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례들로 나뉘어 있었기 때문이다. 판결문 다운로드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관여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실시권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구 특허법 제133조 1항에서 말하는 이해관계인이란 특허발명의 권리존속으로 인하여 법률상 어떠한 불이익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소멸에 관하여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을 말하고, 여기에는 특허발명과 같은 종류의 물품을 제조·판매하거나 제조·판매할 사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허권의 실시권자는 비록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고 하더라도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달리 실시권자라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한 대법원 76후7 판결과 82후58 판결을 비롯한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50735404837_165004.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특허법
실시권
특허권
이세현 기자
2019-02-21
민사일반
[판결] 한국GM 법인분할 '효력 정지'… 서울고법 "보통주 85%이상 찬성 필요"
법원이 연구개발(R&D) 법인 분할을 승인한 한국지엠(GM) 임시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서울고법 민사40부(재판장 배기열 수석부장판사)는 한국GM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한국GM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2018라21299)에서 "한국GM이 지난 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 분할계획서 승인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며 일부인용 결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효력 정지의 조건으로 △산업은행이 담보로 10억원을 공탁하거나 △해당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 위탁계약을 체결할 것을 내걸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본안소송 결과가 나오거나 재항고에 대한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GM의 R&D 법인 분리 절차는 일단 중단된다. 한국GM은 지난달 19일 산업은행과 노조의 반발을 무릅쓰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R&D 법인을 분리하기로 했다. 당시 찬성 의결권 중 보통주의 수는 3억4400여만주로 한국GM의 보통주 총수 4억1500여만주의 82.9%에 해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회사분할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채무자의 권리·의무 일부를 이전하는 회사법적 행위"라며 "이는 한국GM 정관에 의해 보통주 총수의 85% 이상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의 대상으로 규정된 '회사의 흡수합병, 신설합병 기타 회사의 조직개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보통주 총수의 85%에 해당하는 3억5300여만주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한 채 이뤄진 이 사건 결의는 정관 규정을 위반해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GM의 R&D 법인 분할이 우리나라에서 철수하기 위한 전 단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 등 법인분할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사전정지 작업을 위해 이 같은 법인분리를 시도한다고 주장한다. 한국GM 노조는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3000명의 생존권을 빼앗아간 GM이 또 정부·노조·국민이 반대하는 법인분리를 획책하고 있다"며 "시설투자에 사용하라고 정부가 지원한 8100억원을 꿀꺽 삼키고 법인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측은 "R&D 법인 설립은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해 한국GM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주주총회개최금지가처분신청
한국지엠
손현수 기자
2018-11-28
형사일반
[판결] "다스 실소유자는 MB"… 이명박 前 대통령, 1심서 징역 15년
다스 횡령 및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선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지만, 이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와 재판 생중계에 대한 이견 등의 이유로 끝내 불출석해 법정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항소 여부 등 후속 사법절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16가지 공소사실 중 7가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하고 82억여원을 추징했다(2018고합340). 지난 4월 9일 구속기소된 지 180일만이다. 재판부는 다스의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 사법부가 다스의 실소유자 문제를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다스의 미국 소송을 총괄한 김백준씨 등 관련자 모두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이외 사정들을 살펴볼 때 모두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지분이 자신의 것처럼 행동한 반면 처남댁인 권영미씨는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행동했고, 차명 명의자인 이 전 대통령의 친구도 자신의 배당금을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에게 돌려줬던 점 등을 보더라도 다스 지분은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관련자들이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요 결정에 이 전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들이 허위로 진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근거해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중 240억원과 법인카드 사용 금액 등 총 246억원 상당을 횡령금으로 인정했다. 다만 선거캠프 직원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이나 개인 승용차 사용 부분 등은 혐의 입증이 안됐다고 판단했다.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역시 대다수 포탈 금액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나머지 일부 포탈 금액에 대해선 공소제기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공소 기각 판단을 내렸다.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김 전 총무비서관 등에게 차명재산 상속 관련 검토를 시켰다는 직권남용 혐의는 이 같은 지시가 '대통령의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며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07년 대선 기간 내내 다스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고 특검이 꾸려졌는데도 대통령에 당선됐던 것은 결백을 주장하는 피고인을 믿고 전문 경영인으로서 보여줬던 역량을 대통령으로서 잘 발휘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하여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하여 실소유하면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의 법인자금 총 246억원 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결국 드러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기간이 길며 이득액이 상당하고 분식회계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였을 뿐 아니라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삼성그룹에 다스 관련 미국 소송대금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대통령 취임 전 사전수뢰 부분은 무죄로, 대통령 취임 후 단순수뢰 부분은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기소한 액수인 68억원보다 적은 61억원 상당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자금 지원을 받을 당시) 삼성그룹 측에는 비자금 특검과 금산분리 완화 등 관련 현안이 있었고, 이 전 대통령 임기 중 이건희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금산분리 완화 입법이 이뤄진 점 등을 볼 때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은밀한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해 이건희 회장을 사면하고 기관장 청탁으로 뇌물을 받았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서도 뇌물로 10만달러를 받았다"며 "뇌물죄는 1억원만 받아도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아주 중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에서 넘어온 특수활동비 7억원에 대해선 4억원은 국고손실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뇌물 혐의는 무죄 판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서처럼 사업목적 외에 돈을 쓴 건 죄가 되지만 이 전 대통령 개인에게 지급한 뇌물로 보긴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에게서 자리 대가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 가운데엔 이 전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서 받은 23억원 상당을 뇌물로 인정했다. 지광스님 등에게서 받은 10억원은 직무 관계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공소기각 결정 내렸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밖에 법원에서 예단을 갖게 할 서류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로 확립됐다. 증거능력이 없는 미검증된 증거를 제출해 재판부에 예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대통령 기록물은 공소사실과 무관하고, 사법부와 관련한 내용도 재판부에 막연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무죄 판단을 마친 뒤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이 전 대통령의 이런 행위는 직무 공정성과 청렴성 훼손에 그치지 않고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객관적인 물증과 관련자의 진술이 있는데도 이 사건이 상당히 오래 전에 발생했다는 점에 기대 모두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고인을 위해 일한 측근들이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해야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다스와 삼성 부분에 대해 상당한 반박 물증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데 (재판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아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항소 여부와 관련해서는 "우선 대통령을 먼저 접견해 상의한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선고 직후 "최종적으로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무죄 부분 등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횡령
뇌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다스
이명박
박수연 기자
2018-10-05
민사일반
[판결](단독) 술 취해 노래방 가다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쳤더라도
술에 취한 손님이 지하에 있는 노래방에 가기 위해 손잡이가 설치되지 않은 비좁은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져 다쳤더라도 노래방 업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모씨는 2014년 3월 지인들과 밤 11시경 서울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노래방을 찾았다. 이 노래방은 이모씨가 건물주로부터 임차해 운영하고 있었다. 노래방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폭이 82㎝ 정도였고, 높이 20㎝, 너비 24㎝ 정도인 10개의 단으로 이뤄져 있었다. 양쪽 면은 벽으로 막혀 있는 폐쇄형 구조였고 벽면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는 않았다. 전씨는 이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져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과 우측 편마비, 인지기능 저하 등의 큰 상해를 입었다. 이에 전씨는 이씨를 상대로 "계단에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은 하자가 있으니 치료비와 보조구 비용, 개호비, 일실손해액, 위자료 등으로 8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사고 이후 이씨는 계단 한쪽 벽면에 손잡이를 설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이상현 부장판사)는 전씨가 이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7104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758조가 말하는 '공작물 설치·보존상의 하자'는 공작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안전성 구비 여부 판단 시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시설이 관계 법령이 정한 시설기준에 부적합한 것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공작물점유자는 사고 방지를 위해 공작물을 보수·관리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를 말한다"고 했다. 중앙지법 "손잡이 설치 등 관리의무 건물주에 있어" 재판부는 "구 건축법 시행규칙은 난간이 없는 경우 손잡이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사고가 발생한 계단에 당시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지만, 건축법상 법령의 규정에 적합하게 시설물을 유지·관리할 의무는 건축물의 소유자나 관리자에게 있다"면서 "이씨는 지하층만 임차했을 뿐인데다 건물 외부에서 지하로 연결되는 이 사건 계단은 건물의 공용부문에 해당하고, 이씨가 건물주에게 관리비 명목으로 월 2만원씩 입금해준 점 등으로 보아 이 계단은 이씨가 임차한 부분에 직접 포함되지 않아 이씨에게 계단을 유지·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 사용 승인을 받은 1991년 12월 시행됐던 구 건축법 시행령에 의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계단처럼 양쪽이 벽으로 막혀있는 경우에는 난간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계단의 단높이나 단너비가 당시 규정에 위반돼 시공된 것도 아니뿐만 아니라 계단의 경사도도 다소 급한편이나 규정에 어긋나지는 않았다"면서 "이씨는 계단 위와 맨 아래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두고 단 끝마다 미끄럼 방지장치를 부착하는 등 사고방지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고 사고 당시 계단이 어두웠다거나 관리소홀로 인해 특별히 미끄러웠던 사정도 없다"고 했다.
만취
노래방
계단
손해배상청구소송
박수연 기자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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