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공소제기
검색한 결과
5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헌법사건
헌재 "공수처법 '합헌'… 권력분립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8일 강석진 전 의원 등 옛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낸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5(합헌)대 3(위헌)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2020헌마264, 2020헌마681). 헌재는 △공수처 수사 대상인 고위공직자의 범위를 규정한 공수처법 제2조와 △공수처의 직무 등을 규정한 제3조 △공수처 검사의 자격을 규정한 개정 전 공수처법 제8조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24조 등의 위헌성 여부에 대해 판단했다. 헌재는 우선 공수처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대해 "공수처가 수행하는 수사와 공소제기 및 유지는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에 해당한다"며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되고 그 관할권의 범위가 전국에 미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중앙행정기관임에도 기존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대통령과 기존 행정조직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 형태로 설치된 것은 수사처 업무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수처는 직무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한데, 공수처가 행정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기존 행정조직의 위계질서 하에 편입시킨다면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권한 행사에 대해서는 여러 기관으로부터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공수처가 독립된 형태로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또 공수처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 수사 대상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을 필요하므로, 고위공직자가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범죄를 범한 경우 공수처의 수사 또는 기소 대상으로 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이들 가족 역시 고위공직자와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밀접·긴밀한 관계에 있으므로,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존 검사가 아닌 공수처 검사에게도 영장청구권을 인정한 것이 헌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헌재는 "헌법에 규정된 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수사단계에서의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검찰청법상 검사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공수처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수사관을 지휘·감독하고, 단지 소추권자로서 처벌을 구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이익도 함께 고려하는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석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은 검찰에서 수사중인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충의견을 내고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 사이에 수사 사무의 조정·배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복수사로 인해 피의자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불필요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독립된 위치에서 고위공직자 등의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공수처장의 이첩 요청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반해 청구인들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반된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검사가 가지는 수사권과 공소권은 국가의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일원적인 권력행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원적(始原的) 행정행위로서 전통적이고 기본적인 행정영역"이라며 "그럼에도 공수처법은 검사에게 귀속되어 있던 권한과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수사권과 공소권의 일부를 분리해 행정각부에 소속되지 않은 수사처에 부여하고 있고,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장이 고위공직자범죄 등 수사와 관련해 이첩을 요청하면 검사가 관련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하는데, 이는 공수처가 헌법과 법률에 의한 검사보다 우위의 입장에서 검사의 수사권 및 공소권 행사에 관한 권한과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공수처로 사건이 이첩되는 경우 피의자의 출석·방어권 행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공수처법은 피의자의 이익을 고려한 규정을 전혀 두고 있지 않다"며 "이는 권력의 남용 방지를 위한 수사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위반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이종석, 이영진 헌법재판관은 공수처법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평등권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두 재판관은 "공수처가 수사권과 공소권을 행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 중에는 형법상 직권남용, 직무유기와 같은 법관의 재판 업무 자체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범죄도 포함되어 있다"며 "자칫 공수처 검사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법관의 재판 자체에 대해 내사를 포함한 수사 등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내사가 이루어지는 것만으로 사법권 및 법관의 독립 등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것이고, 나아가 헌법이 보장한 재판 당사자의 재판 청구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선애 헌법재판관은 "헌법소원심판의 적법요건인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냈다. 이 재판관은 "청구인들이 수사처의 수사 또는 기소의 대상이 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평등권 또는 신체의 자유 등의 침해 사유는, 단순히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고 현재 그 사유의 발생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옛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지난해 "공수처는 헌법상 통제와 견제를 본령으로 삼는 권력분립원칙과 삼권분립원칙에 반하고 국민의 기본권과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공수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권력분립원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
손현수 기자
2021-01-28
형사일반
[판결](단독) 공소되지 않은 사실을 양형이유로 기재했더라도
항소심이 판결문에 피고인에 대해 공소제기 되지 않은 사실을 양형이유로 기재했더라도,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8358). A씨는 2019년 8월 B씨로부터 필로폰을 건네받아 C씨에게 준 혐의와 2019년 9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A씨는 1심 재판 중 부산지법에서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죄형균형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의 본질적 내용 침해한 잘못 없어 2심도 1심과 같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A씨가 업무방해죄로 재판 중이던 다른 사건에서 징역 10개월이 확정됐다"며 "확정된 죄와 마약 관련 범죄는 경합범 관계에 있어 원심 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한다"면서 1심을 파기했다. 다만 형량은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상고심에서는 A씨에 대해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사실이 2심 판결문 중 양형이유에 기재된 것이 문제가 됐다. 2심은 판결문에 A씨에게 공소가 제기되지 않았고, 따로 양형조건도 될 수 없는 사실인 '필로폰 판매'를 양형사유처럼 기재했다. 이에 A씨는 "공소제기되지 않은 범행을 추가로 처벌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필로폰사범 징역8월 선고 원심확정 재판부는 "원심은 A씨에 대해 원심 계속 중 확정된 판결에서의 죄와 마약 범죄는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1심을 파기하고, 직권으로 1심과 같은 징역 8개월을 그대로 선고했다"며 "기록상 1심과 원심의 양형조건에 달라진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항소심은 1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필로폰 '판매'를 양형사유로 기재하지 않은 1심과 같은 형을 정해 선고했다"며 "필로폰 판매 사실을 핵심적인 형벌가중적 양형조건으로 삼아 양형에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의 양형판단에 죄형균형 원칙이나 책임주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이 A씨에 대해 사실상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필로폰 판매 범행을 추가로 처벌한 것과 같은 실질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마약
필로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향정
손현수 기자
2020-10-08
형사일반
[판결] 지도교수와 성관계 맺었다가 교수 아내로부터 손배소송 당하자…
박사과정 지도 교수와 성관계를 맺었다가 교수의 아내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하자 교수를 업무상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고소한 여성이 무고죄가 인정돼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가까스로 풀려났다. 고소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면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무고와 관련된 고소사실이 성범죄인 경우 당사자 외에는 내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지만, 일각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842). A씨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인 B씨가 2014년 12월부터 2016년 5월까지 모두 14회에 걸쳐 자신을 성폭행했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B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A씨와 B씨는 내연관계로 지내며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일 뿐, B씨가 A씨를 강간하거나 지도교수로서 지위를 이용해 간음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허위라고 단정해 무고죄 성립 인정할 수는 없어 A씨는 B씨의 부인 C씨가 2016년 7월 자신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자,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손해배상소송에서 "B씨의 위력에 의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는 C씨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가 항소하지 않아 민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1심은 "A씨는 2016년 B씨가 자신을 폭행·협박해 강간했다는 취지로 고소했으나, 수사과정에서 내연관계가 드러나자 B씨가 '그루밍 수법'으로 간음했다는 취지로 주장을 바꿨다"며 "당초 고소사실과 주요내용을 달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와의 관계에서 일반적인 '상담자와 내담자' 관계에 있었다거나 B씨에 의해 '학습화된 무기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자발적인 의사에 기해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이후 다른 남자친구와 교제하며 결혼 결심을 B씨에게 알리기도 했다"며 "이런 점 등을 볼 때 A씨가 그루밍 수법에 의해 학습화된 무기력 상태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받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무고 혐의를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A씨의 유죄를 인정하면서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형량을 징역 1년으로 높였다. ‘고소여성 실형’ 원심파기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씨가 지도교수의 지위를 이용해 A씨를 간음했다는 고소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에 관한 적극적 증명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소사실에 나름의 진실성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고소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고소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고 단정해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작성한 고소장과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의 기본 취지는 B씨와의 성관계가 A씨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고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호소한 것"이라며 "'그루밍에 의한 성관계'라는 성격 규정은 공소제기 이후 A씨의 변호인이 개진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또 "A씨가 일관된 입장과 태도를 보인 것에 주목하면 그가 내린 주관적 법률평가가 잘못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언정, 허위사실을 고소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서 이루어져 당사자들 외에 그 내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A씨가 B씨에게 사회적·정서적으로 감화·예속될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여 있었을 가능성을 긍정한다면, A씨가 B씨와 친밀도를 유지하고 만족감과 행복감을 표현한 것을 서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A씨의 무고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시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이혼소송과 손해배상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위력에 의한 간음을 주장하며 지도교수를 고소했고 손해배상소송에서는 패소판결을, 원심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았다"며 "사실관계나 민사소송, 원심 판단에 비춰볼 때 이런 사건에서조차 무고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건이 무고죄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업무상위력
간음
교수
성관계
무고
손현수 기자
2020-09-17
형사일반
[판결] "다스 실소유자는 MB"… 이명박 前 대통령, 1심서 징역 15년
다스 횡령 및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선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됐지만, 이 전 대통령은 건강 문제와 재판 생중계에 대한 이견 등의 이유로 끝내 불출석해 법정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항소 여부 등 후속 사법절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에게 16가지 공소사실 중 7가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하고 82억여원을 추징했다(2018고합340). 지난 4월 9일 구속기소된 지 180일만이다. 재판부는 다스의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 사법부가 다스의 실소유자 문제를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다스의 미국 소송을 총괄한 김백준씨 등 관련자 모두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이외 사정들을 살펴볼 때 모두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임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지분이 자신의 것처럼 행동한 반면 처남댁인 권영미씨는 자기 것이 아닌 것처럼 행동했고, 차명 명의자인 이 전 대통령의 친구도 자신의 배당금을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인 시형씨에게 돌려줬던 점 등을 보더라도 다스 지분은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관련자들이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주요 결정에 이 전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들이 허위로 진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근거해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중 240억원과 법인카드 사용 금액 등 총 246억원 상당을 횡령금으로 인정했다. 다만 선거캠프 직원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이나 개인 승용차 사용 부분 등은 혐의 입증이 안됐다고 판단했다.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역시 대다수 포탈 금액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고, 나머지 일부 포탈 금액에 대해선 공소제기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공소 기각 판단을 내렸다. 대통령 권한을 이용해 김 전 총무비서관 등에게 차명재산 상속 관련 검토를 시켰다는 직권남용 혐의는 이 같은 지시가 '대통령의 직무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며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07년 대선 기간 내내 다스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되고 특검이 꾸려졌는데도 대통령에 당선됐던 것은 결백을 주장하는 피고인을 믿고 전문 경영인으로서 보여줬던 역량을 대통령으로서 잘 발휘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하여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하여 실소유하면서,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의 법인자금 총 246억원 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결국 드러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기간이 길며 이득액이 상당하고 분식회계 등의 방법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였을 뿐 아니라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삼성그룹에 다스 관련 미국 소송대금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대통령 취임 전 사전수뢰 부분은 무죄로, 대통령 취임 후 단순수뢰 부분은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기소한 액수인 68억원보다 적은 61억원 상당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자금 지원을 받을 당시) 삼성그룹 측에는 비자금 특검과 금산분리 완화 등 관련 현안이 있었고, 이 전 대통령 임기 중 이건희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 금산분리 완화 입법이 이뤄진 점 등을 볼 때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은밀한 방법으로 뇌물을 수수해 이건희 회장을 사면하고 기관장 청탁으로 뇌물을 받았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서도 뇌물로 10만달러를 받았다"며 "뇌물죄는 1억원만 받아도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아주 중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에서 넘어온 특수활동비 7억원에 대해선 4억원은 국고손실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뇌물 혐의는 무죄 판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에서처럼 사업목적 외에 돈을 쓴 건 죄가 되지만 이 전 대통령 개인에게 지급한 뇌물로 보긴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에게서 자리 대가로 36억여원을 받은 혐의 가운데엔 이 전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에게서 받은 23억원 상당을 뇌물로 인정했다. 지광스님 등에게서 받은 10억원은 직무 관계나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는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공소기각 결정 내렸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 밖에 법원에서 예단을 갖게 할 서류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로 확립됐다. 증거능력이 없는 미검증된 증거를 제출해 재판부에 예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대통령 기록물은 공소사실과 무관하고, 사법부와 관련한 내용도 재판부에 막연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유무죄 판단을 마친 뒤 "국가원수이자 행정수반인 이 전 대통령의 이런 행위는 직무 공정성과 청렴성 훼손에 그치지 않고 공직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객관적인 물증과 관련자의 진술이 있는데도 이 사건이 상당히 오래 전에 발생했다는 점에 기대 모두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고인을 위해 일한 측근들이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해야한다"고 판시했다.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다스와 삼성 부분에 대해 상당한 반박 물증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데 (재판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아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항소 여부와 관련해서는 "우선 대통령을 먼저 접견해 상의한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선고 직후 "최종적으로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무죄 부분 등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횡령
뇌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다스
이명박
박수연 기자
2018-10-05
민사일반
[판결] 피의사실공표에 반발… 노건평씨, 국가 상대 소송서 '승소'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반발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이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번 판결이 일부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노출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원지법 민사1단독 허성희 부장판사는 노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79600)에서 "국가는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허 부장판사는 "헌법은 형사피고인에 대한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형법 제126조는 검찰·경찰이 수사과정 중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사건을 수사했던 당시 검찰 특별수사팀은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통해 알게 된 노씨의 피의사실을 기재한 수사결과를 공소제기 전에 기자들에게 발표해 노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공권력에 의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강한 신뢰를 부여하고 이로 인해 피의자나 피해자, 주변 인물들에 대해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수사기관의 발표는 원칙적으로 국민들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항에 관해 충분한 증거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사실 발표에 한정되야 한다"며 검찰의 위법성 조각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 부장판사는 또 "노씨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노씨가 피의사실을 범했다고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이나 단정적인 표현은 피했어야 함에도 피의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까지 나열함으로써 이를 듣는 언론이나 국민들이 노씨가 피의사실을 저질렀으나 (단지) 공소시효가 도과해 처벌할 수 없다고 믿게 했다"면서 "국가는 특별수사팀의 수사결과 발표로 인해 노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2015년 4월 검찰은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로비 의혹 메모를 토대로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해 7월 특별수사팀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노씨가 성 회장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대가로 3000만원 등을 받았으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불기소처분한다"고 밝혔다. 이에 노씨는 성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음에도 수사기관이 허위의 피의사실을 공표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손해배상청구소송
노건평
성완종
특별사면
무죄추정
왕성민 기자
2018-08-28
형사일반
[판결](단독) 정범 범죄사실 안적힌 ‘방조범 공소장’ 무효
방조범의 공소장에 정범이 저지른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다면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는 도박공간 개설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4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공소기각 판결했다(2018노516). 김씨 등은 성명불상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도와 회원을 모집하고 불법 도박공간 개설을 도와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 30곳과 '나인볼 게임' 등을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35곳으로부터 매월 150만~250여만원의 중계비를 받고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성명불상인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의 운영 등을 도와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의 공소장에 정작 정범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의 범죄사실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점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한다"며 "방조범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범죄를 전제로 성립하고, 정범이 적어도 미수단계에 이르러야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공범의 종속성 때문에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할 때는 방조의 구체적 사실 이외에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범 혐의 구체적 기재 안했으면 공소제기 절차 위반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도박공간 개설을 방조했다는 것이므로 정범의 도박공간개설죄 성립을 전제로 한다"며 "공소사실이 특정되기 위해선 피고인들의 방조사실 외에 정범의 도박공간 개설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김씨 등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정범의 구체적 범죄사실이 기재됐다 볼 수 없으므로 방조범인 김씨 등의 공소사실 역시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없는 경우 이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돼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중앙지법, 4명에 징역형 등 선고 1심 파기…공소기각 앞서 1심은 "김씨 등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전 세계 각종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고 매월 이용료를 받는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공모한 후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송출해 주는 역할을 맡기로 하고 돈을 받은 것"이라며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씨 등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다.
정범
방조범
도박사이트
손현수 기자
2018-08-16
선거·정치
[판결] 대법원, '비선진료 위증 혐의' 정기양 교수 사건도 공소기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공소제기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대법원이 공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8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교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다(2017도11632). 재판부는 "국회증언감정법 제14조 제1항에 해당하는 죄는 위원회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건으로, 고발은 위원회가 존속하는 동안에만 가능하다"며 "이번 사건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존속기간 만료 후 고발이 이뤄져 적법한 고발이 아니기에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달 17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고발된 최순실씨의 주치의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대해서도 국정농단 특위의 고발이 특위 활동기간 종료 후에 이뤄져 적법한 고발이 아니라는 취지로 공소기각을 확정하는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 판결을 내린 바 있다(2017도14749). 정 교수는 김영재 원장이 개발한 '뉴 영스 리프트' 시술을 박 전 대통령에게 하려는 계획을 하고도 지난해 12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시술을 계획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국조특위는 활동 종류 후인 지난해 2월 27일 정 교수를 위증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1심에서 정 교수는 혐의 자체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증인선서 후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시술하려 했던 사실에 대해 허위 진술했다"며 정 교수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심에서 정 교수는 기존 입장을 바꿔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정 교수가 당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그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나 그 보호자, 동료 의사 등 많은 사람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심 형량은 다소 무겁다"며 감형했다.
박근혜
비선
정기양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
국정농단
최순실
박수연 기자
2018-06-28
선거·정치
형사일반
[판결] 국정농단 청문회 위증사범에 대한 특검 기소 '적법성' 논란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실시한 청문회에 출석해 위증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임순 순천향대 교수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면서 특검 기소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청문회에서 위증한 사람들에 대한 국회의 고발이 국정조사특위 활동 종료 후에 이뤄져 고발 자체가 위법해 특검의 공소제기도 적법하지 않다는 취지인데,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등도 같은 시기에 고발돼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혐의로 같은 시기에 고발돼 기소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에 대한 항소심에서는 이와 달리 징역형이 선고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지난 31일 이 교수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취소하고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2017노1617). 재판부는 국정조사 특위의 활동 기간이 끝나 고발 주체가 되지 못함에도, 고발이 이뤄져 공소가 제기됐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특위의 존속기간은 활동기간 종료까지이고, 조사보고서가 제출될 경우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때까지 지속된다는 국회법 제44조 3항을 근거로 이같이 판단한 것이다. 특위는 지난해 11월 17일부터 2017년 1월 15일까지 60일간 활동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특위는 국정결과보고서를 국회 본회의에 제출했고, 이 보고서는 올 1월 20일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14일 특위 청문회에서 "김영재·박채윤 부부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소개해줬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말하는 등 위증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 2월 22일 국회에 이 교수와 김영재 원장,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에 대해 고발 요청을 했고, 국회 국조특위는 2월 28일 특검에 이 교수 등을 고발했다. 재판부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1항 단서에 따르면 위증 등의 죄를 범한 증인을 고발할 수 있는 '재적위원'은 고발 당시 해당 위원회 소속 위원임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위증을 한 증인에 대한 청문회를 특위가 개최한 경우 해당 특위의 활동기간이 종료되는 등으로 위원회가 더 이상 존속하지 않게 된 때에는 특위의 '재적위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증언감정법에 의한 고발은 해당 특위가 존속하는 기간 중에만 가능하고, 이와 달리 재적위원을 청문회에서 증인의 증언이 이루어질 당시 '재적위원이었던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의미로 해석해 위원회가 더 이상 존속하지 않았음에도 고발이 가능하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위 존속기간인 1월 20일 이후에 국회의원 13명의 연서로 이뤄진 이 교수에 대한 고발은 적법한 고발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특검의 공소제기 자체에 문제가 없는 것을 전제로 유무죄 판단을 한 것이다. 정 교수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었다. 1,2심에서 위증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판결을 받은 정 교수는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우 전 수석과 윤 전 행정관 등도 이 사건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피고인들이 있다는 점이다. 우 전 수석은 지난 4월 11일 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특위 청문회에 불출석한 혐의로 고발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행정관도 1일 열린 공판에서 "고발이 올 3월 이뤄졌다"며 특위의 고발이 위법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 반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1월 17일 고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공소기각을 한 판결 법리에 따르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도 특위 할동 기간내에 고발이 이뤄져 특검의 공소제기의 적법성이 문제될 가능성은 없다.
국회증언감정법
이임순
위증
기소의적법성
이장호 기자
2017-09-01
선거·정치
[판결] 서울고법,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공소제기 결정
김진태(53·사법연수원 18기) 새누리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서울고법 형사25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2일 춘천시선거관리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이 김 의원을 상대로 낸 재정신청(2016초재4395 등)을 받아들여 공소제기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제25조 3항에서 말하는 허위의 사실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다"며 "허위사실공표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해서도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공개한 공약이행평가내용, 공약이행평가자료가 작성된 과정, 공표사실의 내용 및 표현방식, 공표 시기 등을 법리에 비춰보면춘천시선관위 등의 재정신청은 이유 있다"고 판시했다. 춘천시선관위와 민주당은 김 의원이 새누리당 당내 경선 기간 개시일인 지난해 3월 12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 등이 공직선거법 제250조가 금지한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의원 측이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거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춘천시선관위와 민주당은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다.
김진태의원
공직선거법위반
허위사실공표죄
춘천시선거관리위원회
재정신청
이장호
2017-02-02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CD로 제출된 공소내용 무효"
CD로 제출된 검찰 공소내용은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공소제기는 문서, 즉 '공소장'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이 종이 공소장에 적힌 것만 유효하다는 것이다. 최근 저작권법 위반 사건 등에서 범죄사실을 적시하느라 공소장 분량이 수만쪽에 이르는 등 방대해지면서 검찰이 공소장 내용을 CD나 USB(이동식 저장 장치)에 담아 기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 대법원이 공소제기 방식의 서면주의와 엄격한 요식성을 강조하며 이같은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웹하드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들이 무단으로 저작물을 업로드 및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중개하고 요금을 받아 수익을 챙긴 혐의(저작권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모(55)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2015도3682). 재판부는 "공소제기는 검사가 법원에 대하여 특정한 형사사건의 심판을 구하는 소송행위로서 형사소송법 제254조 1항은 '공소를 제기함에는 공소장을 관할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3항은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성명 기타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 죄명, 공소사실, 적용법조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266조는 '공소제기가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공소장의 부본을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송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소송법이 이처럼 공소제기와 관련해 서면주의와 엄격한 요식행위를 채용한 것은 심판의 대상을 서면에 명확하게 기재해 둠으로써 법원의 심판 대상을 명백하게 하고 피고인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면인 공소장의 제출은 공소제기라는 소송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본질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저장 매체나 전자적 형태의 문서에 담긴 내용은 공소장의 일부로서의 서면으로 볼 수 없다"면서 "전자적 형태의 문서가 저장된 저장 매체 자체를 서면인 공소장에 첨부해 제출한 경우에는 서면인 공소장에 기재된 부분에 한해 공소가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김씨는 2010년 6월 웹하드 사이트 2개를 만들어 이듬해 6월까지 1년여간 61만7481건의 불법 콘텐츠를 유통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의 저작권 침해 및 방조 혐의는 동영상 3만2085건, 기타 저작물 58만5396건에 이른다. 김씨는 이를 통해 7억2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면서 김씨의 범죄 건수가 너무 많아 공소사실 전부를 종이 문서로 출력할 경우 분량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별지 범죄일람표 3개의 목록을 CD에 담아 법원에 제출했다. 1심은 검찰의 기소 방식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은 채 김씨의 범행을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김씨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공소내용을 CD에 담아 제출한 것은 법이 정한 기소 방식에 위반돼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제기 방식에 문제가 없다며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2심은 당시 "김씨의 범행 횟수가 61만여건에 달하고 범행일시와 침해한 지적재산권 등도 모두 달라 이를 문서로 출력하면 수만 페이지가 되므로 검찰이 방어권 보장에 지장이 없는 한도내에서 CD로 공소내용을 제출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밝혔다.
CD공소장
공소장
공소제기
서면주의
요식성
신지민
2016-12-20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