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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회사에서 대부받은 자녀 학자금,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지원 받기로 했더라도
[ 대법원 판결 ] 근로자가 회사로부터 대부받는 자녀학자금에 대해 사내근로복지기금 규정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더라도 근로자는 회사에 대부계약에 따른 대부금 전액의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 2019다255089 및 2019다255188(2022년 10월 27일 판결) [ 판결 결과 ] A 씨 등 9명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등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가운데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 쟁 점 ] A 씨 등이 사측으로부터 대부받는 자녀 학자금에 대해 사내근로복지기금의 규정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받는 경우 A 씨 등이 사측과 체결한 대부계약의 해석상 A 씨 등이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지원예정액을 제외한 대부금에 관하여만 상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 사실관계와 1,2심 ] 한국전력공사에서 퇴직한 A 씨 등은 재직 당시 공사로부터 자녀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부받았다. 공사 측은 내부 규정에 따라 A 씨 등이 지급받을 임금과 퇴직금에서 대부금 상환금을 공제했고 사측의 사내근로복지기금(공사와 별개의 독립된 법인)은 A 씨 등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이후 복지기금 규정이 개정돼 장학금 지원 규모가 축소됐다. A 씨 등은 대부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그 실질은 사측의 학자금 전액 무상 지원이므로 급여에서 대부금 상환금을 공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상환금으로 공제된 부분 상당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하고 △사측이 주장하는 미상환금 상당의 채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고 청구했다.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 대법원 판단 요지 ] "당사자 사이에 법률행위의 해석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법률행위가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법률행위로써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A 씨 등은 사측에에 처분문서인 '대부신청서' 또는 '차용증서'를 작성·제출해 학자금을 대부받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기재된 문언대로 둘 사이에 학자금에 관한 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봐야 한다. 대부신청서나 차용증서에 원고들의 퇴직 시 미상환금 전액을 상환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A 씨 등이 학자금 전액의 상환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부신청서와 차용증서에는 복지기금의 지원에 관한 아무런 언급이 없고 사측이 '학자금 대부금 중 복지기금이 지원하는 금액에 대해 사측에 대부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사정이 없다. 사측은 1999년경 노사 합의로 자녀 학자금 지원 방식을 무상 지원에서 대부로 변경하면서 '학자금 업무처리지침'을 제정했는데, 지침에서 사측은 학자금을 대부하고 직원들의 상환금은 복지기금이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해 대부의 주체와 상환금 지원의 주체가 달라진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복지기금의 범위 내에서 상환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한편 직원들의 대부금 상환 방식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 대법원 관계자 ] "처분문서의 기재내용과 대부계약의 체결 경위,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하면 복지기금의 지원이나 지원예정액과 무관하게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에게 대부금 전액을 상환할 의무가 있고 복지기금의 지원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학자금 대부금에 관한 상환면제약정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은 이와 달리 복지기금의 지원예정액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대부금 상환의무가 없다고 본 잘못이 있다. 다만 대부계약의 해석은 모든 상황에서 일률적일 수 없기에 계약이 체결된 경위나 목적, 처분문서의 내용, 당사자의 의사 등 개별 사안에 따라 달리 판단될 것이다."
학자금
근로복지
한국전력공사
박수연 기자
2022-11-14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운송수입금 미달액 급여에서 공제, 구 여객자동차법 하에서 위법하지 않지만
2020년 1월부터 적용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이전의 구법이 적용되는 사안이라면 택시기사가 운송수입금 기준액(이른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한 경우 택시회사가 모자란 금액을 급여에서 공제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대법원은 이때 '공제 후 실제 지급된 임금'을 기준으로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선언하며, 공제 이후의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적으면 최저임금법 위반이라고 봤다. 대법원 민사1부(재판장 노태악 대법관)는 택시기사 A 씨 등 6명이 B 택시회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2017다24292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달 29일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 사는 2014년 12월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맺고 2015년 1월 1일부터 소속 택시기사는 모든 운송수입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회사는 약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했다. 다만 월간 운송수입금 기준액(기준 운송수입금)을 설정하고 납부한 운송수입금 액수가 이에 미달할 때에는 가불금 처리 후 임금 등에서 공제한다고 정했다. 기준 운송수입금은 1일 2교대 기준 1인 월 275만 원으로 정했다. B 사는 임금협정에 따라 A 씨 등을 포함한 소속 택시기사들이 기준 운송수입금 액수에 미치지 못하는 운송수입금을 입금했을 때에는 그 차액을 가불금 명목으로 월 급여에서 공제했다. 이에 A 씨 등은 △주위적으로 해당 공제가 구 여객자동차법에 위반해 효력이 없다며 가불금 명목으로 공제된 금액 전부의 지급을 구하면서 △예비적으로 공제로 인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급여를 지급받았으니 가불금 명목으로 공제된 금액 일부(최저임금 미달액 상당)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주위적 청구는 전부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일부 인용했다. 2심은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주위적 청구 부분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면서, 예비적 청구 부분은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주위적 청구와 관련해 "구 여객자동차법에서는 운송사업자가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받은 후 이를 배분하는 방식 등 근로조건을 노사 간의 자율적인 협의로 결정할 수 있으므로, 운송사업자가 운수종사자들로부터 근무 당일의 운송수입금 전액을 받는 이상 단체협약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기준 운송수입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월 정액급여에서 그 미달액을 공제하기로 정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면서 "그러한 공제가 구 여객자동차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예비적 청구와 관련해서는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 규정 내용을 종합하면 단체협약에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기로 하는 규정을 둔 사안에서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공제하기 전의 임금을 토대로 최저임금법령에 따라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비교대상 임금)을 계산한 후 이를 최저임금액과 비교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 여객자동차법 하에서 택시운송사업자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서 단체협약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기준 운송수입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택시운전근로자의 월 정액급여에서 그 미달액을 공제하기로 정하는 것 자체는 허용된다"며 "그러나 이러한 공제가 이루어진 경우 택시운전근로자가 운송수입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택시운송사업자에게 납부하지 않음으로써 공제액이 발생하게 되었거나 공제액이 증가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과는 달리 기준 운송수입금 미달액을 공제한 후의 급여를 토대로 비교대상 임금을 계산해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구 여객자동차법이 적용되는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 여객자동차법이 시행된 2020년 1월 1일 이후에는 이 사건처럼 기준 운송수입금을 정해 공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은 여객자동차법 제21조 제1항 제2호, 제26조 제2항 제2호 위반으로 무효이기 때문이다.
택시
최저임금
사납금
박수연 기자
2022-10-2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특별퇴직 후 재채용 불이행… 하나은행, 손해배상 등 책임져야"
사측의 특별퇴직 후 재채용 약속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어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9일 A 씨 등 79명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고용의무이행 및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301527, 2019다299065)에서 원고일부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 9월 외환은행과 합병하기 전 노사 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하나를 선택하는 임금피크제도를 도입했다. 근로자가 특별퇴직을 선택하면 계약직 별정직원(별정직)으로 재채용돼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을 갱신하고 월 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A 씨 등은 지난 2015년 하반기와 2016년 상반기에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만 56세)가 되면서 특별퇴직을 선택했지만 하나은행은 인사상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다시 채용하지 않았다. A 씨 등은 하나은행이 재채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 사건의 1심 판단은 엇갈렸다. 2016년 상반기 중 56세가 된 1960년생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특별퇴직을 한 근로자에게 별정직 재채용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불과할 뿐, 직접적인 재채용 의무까지 부과하는 내용이 아니다"며 "설령 별정직 재채용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은행 측과 특별퇴직 근로자 사이에 재채용의 기회만 부여받는 내용 변경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중 56세가 된 1959년생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당사자들 간에 체결된 특별퇴직 합의의 해석상 은행 측에는 특별퇴직한 원고들을 재채용할 의무가 발생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두 사건의 2심은 모두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60년생 사건의 2심 재판부는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은행 측에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라며 "특별퇴직자에게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것으로 유효하게 변경됐다고 볼 수 없고, 당사자들 사이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59년생 사건을 심리한 2심 재판부는 "은행 측과 특별퇴직자 사이에 별정직원 재채용 근로계약이 발로 체결됐다고 볼 수 없고, 별정직 재채용 기대권을 이유로 임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은행 측에 특별퇴직자들을 재채용할 의무가 있어 그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면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 사건 특별퇴직 관련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재채용 부분은 사측이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며 "특별퇴직자와 은행 사이에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 조건으로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의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개별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반해 특별퇴직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이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해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최초로 설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해 다수의 하급심 사건이 계류 중에 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에 기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특별퇴직
취업규칙
근로조건
박수연 기자
2022-09-29
민사일반
[판결](단독) 정규직 전환 정책 따라 자회사 정직원 됐다면
외주업체 소속 공기업 비정규직 직원들이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기업이 설립한 자회사에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됐다면 이후 공기업에 직고용을 요구할 수 없다는 1심 첫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민사38-1부(정경근, 이호재, 민지현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한전FMS 직원 A 씨 등 5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고용의사표시 등 소송(2021나2025265)에서 1심과 같이 "한전은 자회사 정규직 전환 방식으로 고용 의무를 이행했다"고 판결했다. A 씨 등은 한전과 용역계약을 맺은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였는데,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한전이 설립한 자회사인 한전FMS에 정규직 근로자로 고용돼 한전 사옥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외주업체가 변경돼도 새롭게 근로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전과 동일하게 한전에서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A 씨 등은 "각 용역계약의 실질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데, 우리 업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1항 등에서 정하는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 외주업체는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아 한전은 파견근로 개시일부터 우리에 대한 고용의사표시 의무가 있다"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한전은 자회사인 한전FMS를 설립한 뒤 2019년 6월 각 외주업체와의 용역계약을 종료하고 이들 업체가 수행하던 시설관리업무를 한전FMS에 이관했다"며 "A 씨 등은 한전이 안내한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동의해 한전FMS에 전환채용을 신청했고 현재까지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고용 방식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공론화된 상태에서 오랜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결과"라며 "사용사업주 주도로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용역업체들 사이의 고용 이전·승계와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근로자 대표단을 포함한 노사합의 기구를 구성하고 노사협의 결과에 따라 한전FMS를 설립해 한전의 파견·용역 근로자들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며 "A 씨 등도 이를 인지한 상태에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파견법상 고용 의무 이행에 갈음해 시행된 정규직 전환 절차로 한전FMS에 채용됐기 때문에 한전은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로서의 고용 의무를 이행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A 씨 등이 외주업체에 소속돼 한전에서 업무를 담당한 기간에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며 "당시 외주업체가 근로자파견 사업에 대한 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 등이 인정된다. 한전은 A 씨 등이 한전의 자회사인 한전FMS에 입사하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한 한전 정규직의 임금에서 외주업체에서 받은 임금 등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도 지난해 6월 A씨 등이 한전의 자회사에 들어간 이상 한전이 직접 고용 의무는 이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A 씨 등이 외주업체에 소속됐던 기간에는 한전과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며 한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비정규직
공기업
직고용
파견근로자
이용경 기자
2022-09-26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KT 전·현직 직원 1300여명,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 냈지만 1심 '패소'
KT 전·현직 직원 1300여명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최대 40%까지 임금을 삭감당했다며 KT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이기선 부장판사)는 16일 KT 전·현직 직원 1312명이 KT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9가합592028·2020가합50566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KT와 KT노동조합은 2014년 4월 특별명예퇴직 시행 및 복지제도 축소에 관한 노사합의를 하면서, 2015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적용연령 등 세부 기준은 추후 합의하기로 했다. 이후 KT는 2015년 2월 노조와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만 56세부터 만 59세까지 4년 동안 임금을 매년 10%씩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KT노조 규약은 임금협약과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조합원 총회 의결 사항으로 정하면서, 노조위원장이 총회 의결을 거친 후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임금피크제 합의와 관련해 노조위원장이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친 사실은 없었다. 이에 KT 전·현직 직원들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한 노사합의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해당 노사합의는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노동조합법과 노조 규약에 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기 때문에 이를 도입한 노사합의는 단체협약의 내제적 한계를 벗어났다"며 "노조위원장이 대표권을 남용해서 체결한 단체협약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KT노조위원장이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며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은 조합원들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실제로 일부 조합원들이 노조와 위원장을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해당 소송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일부승소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바 있다"면서도 "그러한 내부적인 절차 위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노조위원장이 노조를 대표해 체결한 노사합의를 대외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이는 확립된 대법원 판결에 따른 법리"라고 밝혔다. 이어 "KT와 노조가 2014년 4월 노사합의를 체결한 이후 같은 해 11월 실시된 조합 선거에서 그 노사합의를 체결한 위원장이 다시 위원장으로 선출이 됐다는 사정 등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KT 전·현직 직원들은 기본적으로 정년 만 60세 연장과 분리해서 임금피크제를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서 일방적인 불이익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근로자들의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이 된 것은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것"이라며 "그 법은 사업주와 노조로 하여금 정년 연장에 따라 임금 체계를 개편할 것을 주문하고 있고, 여기에는 당연히 임금 삭감도 포함이 되고, 이는 국회의 법 개정 과정에서도 회의록에 나타나므로,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은 전체적·종합적으로 봐야지, 이를 별도로 분리해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에 관해서 보면, 2014년 당시 KT의 영업손실은 7194억원, 당기 순손실은 1조1419억원에 이른다. 그밖에 인력부족, 경영사정 등을 보면, KT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응해서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절박한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된다"면서 "(반면)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에 대해서 보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실시 경위를 비교하더라도 결국 임금 침해적 측면에서는 더 많은 임금이 지급된다. 삭감률의 경우도 KT와 노조가 합의를 할 수 있는 범위라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직원들은 업무량과 업무강도 등이 줄어들지 않은 점을 문제로 삼고 있는데, 이 사건은 정년연장과 연계해서 임금피크제가 실시된 사안이기 때문에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감소 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쉽사리 단정할 수는 없다. 그밖에 노사합의에서 도입한 여러 제도들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서 단체협약의 내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조위원장이 조합원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노사합의를 체결했고 실제로 그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있었지만, 조합원들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불법행위와 노조가 아닌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서 대표권을 남용한 행위는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며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조치의 의미는 사업주 뿐만 아니라 노조의 의무이기도 하고, 당시 KT의 경영 상황에서 노조위원장이 이후에 다시 위원장으로 선출이 됐고, KT와 노조가 2014~2015까지 6차례 노사 상생협의회를 개최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 내용에 관해 협의한 점, 임금삭감률에 관해 노조가 KT로부터 일부 양보를 얻어낸 사정 등 종합하면, 노조위원장이 대표권을 남용해 노사합의를 체결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KT
임금피크제
노사합의
이용경 기자
2022-06-16
노동·근로
헌법사건
'단순 파업도 위력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 가까스로 합헌
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는 현행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심리 10년 만에 나왔다. 헌재는 2012년 2월 사건 접수 후 고심을 거듭해왔다. 결국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일부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6명 이상)에 1명이 모자라 합헌으로 결론 났다. 헌재는 26일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2헌바66)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일부 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제313조(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이 조항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 질서나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정한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 중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쟁의행위 가운데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 파업에 관한 부분은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일부위헌 의견(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파업은 본질에 있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의 문제이므로 이로 인한 손해 등은 형사처벌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제재 수단으로 형벌을 택한 것은 형벌의 보충성 및 최후수단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2010년 3월 협력업체 직원들 중 18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3회에 걸쳐 휴무일 노동(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는데, 간부 A씨 등은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지만 기각됐다. 한편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관한 업무방해죄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한 판단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손해를 초래하는 때에만 위력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므로 전후 사정을 따지라는 것이다.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지만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A씨 등은 이듬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상고심은 A씨 등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도 연관돼 있다. 헌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 우려돼 파견 법관 등을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보고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이 공소사실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서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한 확립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는 이를 존중해 그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대법원의 판례와 입장을 같이 했다.
파업
업무방해죄
단체행동권
박수연 기자
2022-05-26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정기상여금 지급 前 퇴직했어도 근무기간 비례해 상여 지급해야"
정기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도 이미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는 만큼의 상여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8일 A씨 등 4명이 현대제철 사내협력사인 B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9다23805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사 근로자인 A씨 등은 "약정 통상급의 연 600%를 기준으로 2개월마다 100%씩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라 재산정한 통상임금에 따른 각종 법정수당의 차액을 지급하라"며 2014년 소송을 냈다. B사가 A씨 등이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에는 정기상여금 지급에 관해 '지급일 이전에 입사, 복직, 휴직한 자의 상여금을 일할 계산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B사 취업규칙에는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해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다. A씨 등은 "취업규칙보다 상위 규범인 단체협약상 일할지급 규정은 퇴직자에게도 적용돼야 하고, 취업규칙상 정기상여금에 대한 재직자 조건은 퇴직자에게 정기상여금 자체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퇴직자에게는 전액이 아닌 일할금액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며 "정기상여금은 일률성과 고정성이 인정되는 임금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사는 "취업규칙의 문언상 퇴직자에게는 정기상여금 자체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명백하다"며 "재직자에게만 지급하고 퇴직자에게는 지급하지 않는 정기상여금은 일률성과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번 사건에서는 △정기상여금에 대해 취업규칙으로 부가된 재직조건을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도 이미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는 만큼 정기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해석할 지,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는 정기상여금 자체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지 여부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단체협약은 정기상여금이 임금에 해당한다는 노사의 공통된 인식으로 상여금 지급일 전에 입사, 복직, 휴직하는 사람에게도 근무한 기간에 비례해 정기상여금을 일할 지급한다는 취지를 정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퇴직의 경우를 휴직 등과 달리 취급해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B사의 취업규칙도 퇴직자에 대한 임금은 일할 지급하는 것이 원칙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재직조건은 당기 정기상여금 '전액'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사람에게 지급한다는 의미일 뿐,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사람에게 이미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것조차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없다"며 "B사가 실제로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근로자들에게 정기상여금을 일할 지급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객관적 자료도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단체협약 규정은 상여금을 근무기간에 따라 일할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상여금 지급일 이전에 퇴직하는 자를 배제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며 "취업규칙에 재직 중인 자에 한정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에 반하는 조항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판단,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A씨 등이 청구취지를 감축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앞서 대법원은 2020년 4월에도 "단체협약 등에 의해 정기적·계속적으로 일정 지급률에 따라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의 지급기일 전에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조건에 관해 특별한 다른 정함이 없는 한 이미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는 만큼의 정기상여금에 대해서는 근로의 대가로서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상여금
통상임금
퇴직근로자
이용경 기자
2022-04-28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급여 반납' 노사합의… '지급기일 도래' 前 근로포상금 등은 전부 반납 대상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지급기일이 도래해 개별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 등이 아니라면 노사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근로자들의 급여와 복리후생비, 상여금 등을 잠정 반납하는 노사합의를 이룬 경우 모두 반납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B사 근로자 A씨 등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0다29448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2016년부터 계속된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8년 3월 8일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의 급여, 복리후생비, 상여 등을 잠정 반납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이뤘다. 이에 A씨 등은 급여 등을 반납하기로 한 2018년 3월 8일자 노사합의의 효력과 노사합의에 의해 반납되는 급여 등의 범위에 대해 다투며 B사에 급여 등의 지급을 청구했다. 한편 A씨 등의 근속포상금 산정 기준일(근속기간 도달일)은 2018년 3월 8일 이전이었고, 근속포상금의 지급기일은 2018년 5월 22일이었다. 재판부는 "이미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조가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반환, 포기,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해 단체협약만으로 포기 등을 할 수 없게 되는 임금인지 여부는 근로계약,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지급기일이 도래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노사합의 당시 A씨 등의 2018년 2월 21일부터 2018년 3월 8일까지 발생한 2018년 3월 급여 부분은 구체적 지급청구권이 발생해 노사합의에 의해 반납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B사 급여규정에서 사원의 임금은 전월 21일부터 당월 20일까지를 급여산정기간으로 정해 매월 25일에 지급하기로 정한 사실을 알 수 있어, A씨 등의 2018년 3월 급여 지급기일인 2018년 3월 25일이 도래하기 전에 체결한 해당 노사합의에 의해 A씨 등의 2018년 3월 급여는 전부가 반납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금전 중 1월을 초과하는 기간에 의해 산정되는 수당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해진 기일이 있는 경우, 그 지급기일이 이미 도래해 구체적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수당 등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조가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반환, 포기,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 없다"면서 "근속기간이 경과한 근로자에게 근속포상금을 지급하는 기일은 매년 5월 22일로, 근속연수 경과 후 B사를 퇴직한 날 이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A씨 등의 근속포상금은 지급기일 전 체결된 이 사건 노사합의에 의해 반납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근속포상 지급청구권은 노사합의 당시 구체적으로 발생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근속포상금도 회사에 반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은 근속포상 지급청구권의 발생일은 지급예정일이 아니라 근속기준일이고, 노사합의 당시 이미 A씨 등의 근속기준일이 경과한 상태였으므로, 노사합의에 의한 반납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노사합의
임금
급여반납
박수연 기자
2022-04-2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징계업무 인사위서 징계위로 변경하며 관련 규정 마련 못했다면
회사가 직원에 대한 징계 업무를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위원회로 이관하면서 의결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징계와 관련한 의결을 관례에 따랐을 경우 징계대상자에게 불이익한 결과가 발생했다면 이는 위법하므로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인사위에서는 재적위원 3분의 2 출석, 3분의 2 찬성으로 징계를 가결했는데도 징계위가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징계를 의결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행정10부(당시 재판장 이원형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0누59453)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의결정족수 3분의 2 찬성 아닌 과반출석에 과반찬성으로 결정은 부당 A씨는 2005년 정부 산하 B정책연구원에 입사해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연구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연구부정행위를 저지르고 보고서 발간 절차를 무시해 발간 일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징계위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연구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에 구제를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징계위에 출석한 징계위원 5명 중 3명이 찬성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했으므로 의결정족수에 미달해 징계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원고패소 1심 취소 재판부는 "B정책연구원은 종전에 징계위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에 관한 사항까지 의결하다 2016년 12월 징계위를 별도로 설치하고 징계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게 됐으므로, 징계위는 인사위의 권한 중 징계에 관한 권한을 분장하게 된 것"이라며 "징계위를 별도로 설치하고 징계위에서 징계에 관한 사항을 의결하기로 했음에도 징계위 의결에 관해선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이상 징계위는 인사위와 동일한 의결정족수 규정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위를 별도로 설치하면서 인사위와 달리 외부위원까지 선임해 징계위를 구성하고, 노사가 징계대상이 조합원인 경우 인사위 위원 중 노조대표 1인과 노조에서 복수로 추천한 외부위원 중 1인을 원장이 징계위원으로 선임하기로 합의한 취지는 징계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징계위가 의사에 관한 일반관례에 따라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해석할 경우 징계의결 요건이 종전보다 완화돼 징계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라는 취지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계라는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는 것인데도 징계의결 요건이 오히려 완화돼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며 "A씨의 해고 의결에는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중노위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징계
인사
부당해고
한수현 기자
2022-04-14
민사일반
[판결] 택시회사가 임금협정 따라 소정 근로시간 개별선택하게 한 경우
택시회사가 임금 협정에 따라 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개별 선택하게 한 경우 그 선택이 사납금 감소 등 근로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다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1부(재판장 박준석 부장판사)는 A씨 등 택시기사 20명이 택시회사인 B사(소송대리인 이창훈 법무법인 신광 변호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9가합119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05년 3월부터 현재까지 B사 기사로 일하고 있거나 퇴직한 사람들로, 이들은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초과운송 수입금은 자신들이 가지며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아왔다.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못 봐 B사는 2014년 2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B사분회와 2014년 임금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1일 근로시간은 배차시간 중 표준근로시간 10시간을 고정시간으로 하고, 노사 간에 합의한 임금협정서에 따른 개별소정시간에서 정한 임금의 어떠한 경우라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했다. 이후 노조와 B사 사이에 체결된 2016~2019년의 각 임금협정도 표준근로시간만 8시간(2016년)으로 하거나 개별근로계약서(2017년), 근로기준법(2018·2019년)에 준하는 것으로 정했고 나머지는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A씨 등은 "2.5시간부터 8시간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왔는데, 이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B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정한 것에 불과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최저임금법 제6조 5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택시회사는 오직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금액을 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것은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시(2016다2451)한 바 있다. 여주지원 기사들 패소 판결 이번 재판부는 "B사는 매년 A씨 등과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면서 그 연도에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을 개별적으로 정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일률적인 지침이나 지시 등을 통해 A씨 등의 소정근로시간 선택을 실질적으로 강제해 왔다거나 근로자들이 선택한 소정근로시간을 거부했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B사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선택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2014~2016년에도 3~7명 정도가 소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혹은 8시간으로 선택한 것에 비춰보면 노조와 B사간의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납금의 감소 등 근로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B사가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선택에 존중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춰 볼 때 B사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노조와 합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택시
소정근로시간
사납금
한수현 기자
202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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