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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직원이 예상수량 오인… 대량 발주로 업체 큰 피해 입었다면
직원이 상품발주 계획에 나와있는 예상수량을 확정사항으로 오인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상품을 주문, 상대 업체에 피해를 입히는 발주 사고를 냈다면 주문업체 측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직원에게 발주 권한이 없었더라도 상대 업체 측이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면 민법상 '표현대리'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민법 제126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심재남 부장판사)는 동원홈푸드가 농협식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40824)에서 "농협식품은 3억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농식품 제조유통 회사인 농협식품은 2017년 조미료 제조업체인 동원홈푸드와 자기상표부착상품(일명 PNB)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PNB는 식품제조업체가 유통채널의 특성에 맞게 생산해 해당 업체에서만 독점판매하는 새로운 제품마케팅 방식이다. 서울중앙지법, 표현대리 법리적용 농협식품 마케팅부장인 A씨는 상품개발 업무를 총괄하며 동원홈푸드가 OEM 방식으로 농협식품만의 '양념소스 상품'을 생산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계약서 표지에도 '바이어'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계획에 따라 계약이 체결된 뒤 A씨가 해당 상품을 발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계약에 따르면 '개별계약은 농협식품이 날짜와 수량, 단가 등을 기재한 발주서를 교부한 뒤 동원홈푸드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성립한다'고 정해 전체 기본계획 틀 안에서 개별적으로 상품을 발주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그러나 A씨는 기본계획에 기재된 예상수량을 확정된 것으로 오해해 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상품을 발주했다. 그 결과 농협식품은 3억8000여만원에 상당하는 14만1200여개의 상품을 모두 인수하지 못했다. 이에 동원홈푸드는 "미인수 상품대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농협식품의 내부규정에 의하면 상품구매에 관한 계약과 판매가격의 전결권자는 본부장이라 A씨에게는 전결권이 없고, 농협식품이 A씨에게 별도로 발주권한을 수여했음을 객관적으로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계약서 표지 '바이어'란에 A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는 사정이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농협식품을 대리해 이 상품을 발주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원고 일부승소 판결 그러나 "A씨는 마케팅부장으로서 회사를 대리해 일정한 사항을 처리할 수 있는 기본대리권이 있고, 동원홈푸드는 A씨로부터 농협식품 대표이사가 결재한 기본계획서를 전달받고 예상사업량을 한꺼번에 생산·납품하는 것을 전제로 A씨와 단가를 협의했다"면서 "A씨의 생산의뢰에 따라 동원홈푸드가 생산한 상품 중 6억2000여만원에 상당하는 23만8000여개의 상품에 대해서는 농협식품이 사후적으로 발주서를 발행해 상품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원홈푸드는 농협식품 직원 A씨가 회사를 대리할 기본적 대리권을 가지고 있어 생산의뢰를 할 권한까지 있다고 믿었고, 그러한 믿음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며 "농협식품은 민법 제126조 소정의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의 법리에 따라 직원 A씨가 한 생산의뢰에 따른 계약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민법
발주사고
배상책임
대리인
표현대리
이용경 기자
2020-10-26
형사일반
[판결] '고객정보 1억건 유출' KB·농협·롯데카드, 벌금형 확정
지난 2013년 1억건이 넘는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당시 고객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KB국민·농협은행·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KB국민카드와 농협은행에 벌금 1500만원을, 롯데카드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2432). 이들 카드 3사는 2012∼2013년 신용카드 부정사용예방시스템(FDS) 개발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고객정보를 마음대로 빼가도록 업무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개발 용역업체 직원 박모씨는 카드사로부터 암호화되지 않은 개인정보를 전달 받고, 이를 회사 밖으로 가지고 나갈 때도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과 주민·휴대전화·신용카드 번호, 카드 한도·이용액 등으로, 박씨가 빼돌린 고객정보는 KB국민카드 5378만건, 롯데카드 2689만건, 농협은행 2259만건 등 총 1억326만건에 달했다. 박씨는 이중 일부를 대부중개업자에게 165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정보 유출 피해를 당한 주체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2차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대단히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라며 KB국민카드와 농협은행에 벌금 1500만원을, 롯데카드에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심도 "카드사들이 이동식저장매체(USB) 반·출입 통제 및 보안프로그램 관련 관리·감독은 물론 안전성 확보 조처 의무 등을 다하지 않았다"며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카드 3사와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개인정보보호법
고객정보유출
정보유출
손현수 기자
2020-09-14
민사일반
[판결](단독) 법인카드 사용 구매자 신분증 확인, 휴대폰에 찍어 둔 사진은 안돼
백화점이 법인카드로 물품대금을 결제하려는 구매자의 신분증 실물을 확인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찍어 놓은 신분증 사진만 확인한 다음 물건을 팔았다면 물건값을 카드사에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다른 사람이 훔친 법인카드를 받아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에서 1000만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했다. 그런데 당시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실물 신분증이 아닌 휴대폰 화면으로 신분증 사진을 보여준 뒤 상품권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롯데쇼핑은 상품권 대금을 받기 위해 법인카드를 발급한 농협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롯데쇼핑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02단독 강영호 원로법관은 최근 롯데쇼핑이 농협은행을 상대로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부당이득반환소송(2019가소1688899)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강 원로법관은 "본인 신분증 확인을 실물이 아닌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통해 한 것은 중대한 과실"이라며 "휴대폰의 사진은 일반인도 쉽게 합성해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이라도 변조하기 어려운 공인된 방법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책임이 없겠지만, 이 사건에서는 공인된 방법으로 신분증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분증
법인카드
백화점
박수연 기자
2020-01-13
민사일반
[판결] '채권양도 금지 특약' 위반한 채권양도는 무효
민법상 '채권양도 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 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채권 관계에서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을 강조한 판결로, 대법원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민법 제449조 제2항은 '채권은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양도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9일 회생절차 관리인인 A씨가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청구소송(2016다2428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사는 2009년 농협으로부터 광주 농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공사를 도급받으면서 '공사 이행 목적 외의 다른 목적으로 공사대금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한다'는 내용의 채권양도 금지특약을 맺었다. 그런데 B사는 공사를 끝내지 못한 채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농협은 도급계약을 해제했다. B사는 부도 직후 하청업체들에게 공사대금 채권 일부를 양도했다. 이에 B사의 채무자이자 회생관리인인 A씨는 농협에 "B사에 미지급한 기성공사대금 중 3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농협은 "B사의 하청업체들이 공사대금채권 일부를 양수해 채권이 유효하게 양도됐다"고 맞섰다. 재판에서는 민법상 '채권양도 금지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가 무효인지, 유효인지가 쟁점이 됐다. 기존 판례와 다수설은 '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다만 특약을 모르고 채권을 양수한 '선의'의 제3자인 경우 예외적으로 유효'라는 '물권적 효력설'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B사가 하청업체들에게 채권을 양도한 것은 무효이므로, 농협은 A씨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반면 소수설인 '채권적 효력설'은 '특약에 위반한 채권양도도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다만 양수인이 특약을 알면서도 채권을 양수한 '악의'의 양수인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무효'라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양도금지특약을 한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하므로 이를 위반한 채권양도는 당연히 무효"라며 "다만 채무자는 선의의 제3자에게는 무효를 주장할 수 없는데, B사 채권 양수인인 하청업체들은 양도금지특약이 있음을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 관계에서는 사적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으므로 양도금지특약을 하면 채권은 양도성을 상실하게 되고 이는 제3자에게도 효력이 미친다"며 "이때 채권 양도는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는 것이 악의의 양수인과의 관계에서 법률관계를 보다 간명하게 처리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채권의 재산적 성격과 양도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제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현행 민법 규정상 문언의 합리적 해석범위를 넘어 이를 인정할 순 없다"며 "채권양도가 유효하다고 인정하는 국제규범이나 외국 입법례는 대부분 제한적 범위 내에서 '해석'이 아닌 '법 규정(입법)'으로 이를 규율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권순일·김재형·안철상·노정희 대법관은 "양도금지특약은 당사자만 구속하므로 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며 "다만 채무자는 악의의 양수인에게는 이행거절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자본의 신속하고 원활한 순환이 요구되는 현대사회에서 채권양도는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기능과 가치가 확산되고, 사회경제적으로 채권거래의 규모와 빈도가 증가하면서 채권의 재산적 성격과 담보로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양도금지특약을 위반한 채권양도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심은 "B사와 농협이 맺은 '채권양도 금지특약'에 반해 이뤄진 채권양도는 효력이 없다"며 "공사대금채권의 채권자는 여전히 B사"라고 밝혔다. 이어 "B사의 채권자들이 양도금지특약을 몰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이 쟁점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 양창수(67·사법연수원 6기) 한양대 로스쿨 석좌교수(전 대법관)는 "채권양도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다수설과 판례를 쫓을 수 밖에 없다"며 "해당 조항에 관련된 법률이 많은데 판례만 바꿔서는 뒤따라야 할 이해조정이 불가능하므로, 법 개정 없이 판례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이 건전한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권양도
민법
계약자유
손현수 기자
2019-12-19
민사일반
[판결] 밭농사 하면서 ‘전업주부’로 기재하면 보험금 못 받는다
집 앞마당에 작물 등을 재배하고 농협에 조합원으로 가입도 하고 있었지만 상해보험 계약시 직업란에 '전업주부'라고만 기재한 여성에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보험계약상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유영일 판사는 최근 A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2018가단508409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강원도에 사는 B씨는 2016년 12월 메리츠화재와 상해사망 특약 등이 담긴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직업란에 '전업주부'라고 적고 '부업 또는 겸업, 계절적으로 종사하는 업무'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기재하지 않았다. B씨는 이듬해 6월 텃밭에서 일하다 발열·설사 증상이 있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일주일 뒤 중증 혈소판 감소증으로 사망했다. 당시 B씨는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있었고 죽은 진드기 2마리가 몸에서 발견됐다. B씨의 아버지인 A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메리츠화재는 상법과 약관이 정한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지급을 거절하고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집 앞마당 조그만 텃밭에서 영리 목적이 아닌 자가 취식을 목적으로 채소를 기른 것이기에 농작물 재배원이나 농업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사고발생 가능성 판단 중요자료 겸업 없다는 취지의 답은 ‘중대 과실’ 유 판사는 "보험사가 기재를 요구한 질문은 보험계약상 특약사항으로 '일반상해사망'에 관해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측정자료이므로 계약당사자가 고지해야 할 중요한 사항인데, B씨는 농사일을 상당히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보이고 직업인으로서 농업인에 해당하거나 최소한 겸업으로 농업을 했는데도 전업주부라고 기재하고 겸업이 없다는 취지로 답한 것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족 패소 판결 이어 "B씨는 자신이 매수한 토지에서 생활했는데 그 곳에는 주거용 단층 건물 외 상당한 규모의 가축 사육용 비닐하우스, 옥수수를 경작하는 땅 등 밭과 수목림이 있었으며 사고 당일에도 B씨는 토지에서 상추, 방울토마토, 케일 등을 재배하고 있었다"며 "△B씨는 2009년 강원도 인제군 농협에 조합원으로 가입했고 사고 당시까지 조합원 자격을 가지고 있던 점을 봤을 때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인정 받아 조합원 자격을 얻은 것으로 보이고 △NH농협생명에 '농업인안전보험'도 가입했었으며 △사고 7년 전부터 감자, 옥수수, 상추, 방울토마토, 케일, 가지 등을 재배해왔고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큰 밭이었던 데다가 트럭과 밭갈이·수확에 쓰이는 대형 농기구가 있었고 비닐하우스 근처에 적치된 비료포대 등을 보더라도 B씨가 상당한 시간 동안 농작물 재배에 종사했고 일정 부분은 대가를 받고 처분하거나 다른 작물과 교환하는 등 업으로 이를 재배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유 판사는 망인이 채소를 기르다가 진드기에 물린 게 아니라 키우던 강아지에게 붙은 야생진드기를 뗴다가 물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원고측 주장 역시 이를 단정하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전업주부
보험계약
고지의무위반
박수연 기자
2019-06-28
형사일반
[판결] 담보부동산 매매가 부풀려 사기대출… 이득액은 ‘대출액 전부’로 봐야
담보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허위로 부풀려 금융기관에서 사기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의 이득액은 대출금 전부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임모(56)씨에게 최근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8도19772). 재판부는 "담보로 제공할 목적물가액을 허위로 부풀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그 대출이 기망행위에 의해 이뤄졌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면서 "이 경우 사기죄의 이득액에서 담보물의 실제 가액을 전제로 한 대출가능금액을 공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씨는 16억 5000만원을 주고 산 토지를 매매대금을 26억 5000만원으로 부풀려 매매계약서를 작성한 후 이를 금융기관에 제출해 부동산담보대출을 신청했는데, 지급받은 대출금 전부가 사기죄의 이득액에 해당한다"며 "이와 달리 대출금 전액에서 실제 매매계약서를 제출했을 경우 대출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이득액으로 계산한 원심 판단에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죄의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임씨는 2012년 5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2만5146㎡(약 7000평)의 땅을 이모씨로부터 16억 5000만원에 매수하기로 하고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임씨는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기위해 매매계약서를 26억 5000만원으로 작성해 줄 것을 요구했고 이씨는 이를 승낙했다. 임씨는 이 매매계약서를 이용해 김모씨 등 2명을 시켜 지역농협에 대출신청을 해 15억 9000만원을 대출받았다가 기소됐다. 임씨는 또 토지소유권을 김씨 명의로 등기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임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대출 과정에서 매매대금을 부풀린 매매계약서가 아닌 실제 매매계약서를 제출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출을 받았을 것"이라며 "편취금액은 대출금 15억 9000만원과 실제 매매계약서를 제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대출가능금액인 11억 9518만원의 차액인 3억 9482만원으로 봐야한다"며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가 아닌 형법상 사기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사기죄
부동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이세현 기자
2019-05-02
행정사건
[판결] 금융정보 확인없이 부과한 세금은 '무효'
세무서가 과세 대상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확인하는 등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세금을 부과했다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진영 부장판사)는 하모씨가 제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조세부과처분 무효 및 취소소송(2016구합227)에서 "조세부과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씨는 서귀포항 일대에서 감귤 등을 운송하는 A회사를 운영하다가 경영난으로 2006년 1월 파산했다. 제주세무서는 2009년 3월경 다른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 도중 발견한 '화주별 정산집계표'를 근거로 A사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세금 신고를 누락했다며 이듬해 하씨에게 총 4억4000만원의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신용불량자가 된 하씨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2015년 10월 은행 거래를 할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 방문한 농협에서 자신에게 세금이 부과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하씨는 세금 신고를 누락한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항의했지만, 세무서는 국세기본법에 정한 전심절차 기간(90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하씨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하씨는 "세금 부과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타사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화주별 정산 집계표'는 그 기재 내용이 진실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없는 일방적인 문서일 뿐"이라며 "제주세무서는 이 내용이 사실인지 객관적인 거래 근거 자료를 요구한다거나 하씨와의 금융 거래 내역을 살펴보는 등 최소한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세금을 부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사의 폐업일 등을 살피면 하씨의 사업 기간보다 집계표에 나타난 매출누락 기간이 더 길다는 사실을 쉽게 알았을 것인데도, 이에 대해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고 별다른 근거없이 세금을 부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세금 부과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라고 판시했다.
세무서
금융거래정보
세금
2019-01-07
민사일반
[판결] 국립대 최초 민자사업 실패한 부산대… "771억 물어내야"
국립대 최초로 민간 투자를 받아 상업시설을 짓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학내에 쇼핑몰을 건립한 부산대가 민간사업자에 대납보증을 섰다 국민 세금으로 771억원을 대신 갚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다만 변제 시기가 유예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농협이 부산대와 국가를 상대로 낸 해지 시 지급금 청구소송(2016다205687) 상고심에서 24일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부산대는 2006년 국립대 최초로 민간사업자인 효원이앤씨와 계약을 맺고 학내 쇼핑몰인 효원굿플러스(구 효원회관)를 짓기로 했다. 효원굿플러스 소유권은 부산대가 가지지만 효원이앤씨가 2039년까지 위탁 운영하는 계약이었다. 효원이앤씨는 400억원을 빌려 효원굿플러스를 지은 후 분양이 안 돼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빌린 400억원도 갚지 못하자 부산대가 나섰다. 부산대는 2010년 효원이앤씨가 농협으로부터 대출받은 400억원에 대해 대납보증을 섰다. 그러나 효원이앤씨가 이후에도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자 농협은 2013년 대납보증을 선 부산대에 "대신 변제하라"며 소송을 냈다. 부산대가 농협에 갚아야 할 돈은 연체 이자가 불어 총 771억원에 이른다. 대법원은 부산대가 농협에 휴원이앤씨를 위해 대납보증한 대출금 400억원을 갚아야 한다는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대법원은 건물 인도 의무와 대출금 상환 의무가 동시 이행돼야 한다는 부산대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보고, 부산대가 효원이앤씨로부터 쇼핑몰 건물을 돌려받을 때까지 농협에 대출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농협은 건물를 돌려받는 조건으로 부산대가 대납 보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건물 인도 의무와 대출금 상환 의무가 동시 이행돼야 한다는 부산대의 주장은 일리가 있는 만큼 원심 법원에 파기환송한다"고 판결 내렸다. 한편 같은 날 재판부는 부산대가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 무효 소송(2018다220574) 상고심에서 이랜드리테일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효원이앤씨는 2009년 준공한 효원굿플러스를 위탁 운영하며 임차인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었으나, 분양률이 낮자 부산대와 협의해 이랜드리테일에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시설관리운영권을 20년간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랜드리테일은 효원이앤씨로부터 해당 건물 4, 5층을 임차한 태성시네마와도 전차 계약을 했는데, 2011년 7월 부산대가 효원이앤씨가 태성시네마와 건물 4, 5층을 전차한 사실을 감춘 채 체결한 계약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위탁관리운영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에 해당하므로 사업약정 전체를 무효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랜드리테일과의 계약은 무효"라고 판결했다. 부산대는 대법원 판결로 이랜드리테일이 2039년까지 위탁 운영하기로 했던 효원굿플러스 건물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부산대학교
국립대
민간투자
수익형민자사업
손현수 기자
2018-07-25
가사·상속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先親 퇴직금 상속포기 前 계좌로 받았어도
아버지가 근무한 회사로부터 퇴직금 일부를 가족(상속인)이 상속포기 전에 수령했어도 이를 '상속재산의 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압류가 금지되는 퇴직금 절반과 퇴직연금은 처분 시 상속승인이 의제되는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울산지법 민사16단독 강민성 판사는 농협은행이 이모씨 등을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2017가단1679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망인 퇴직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과 퇴직연금은 민사집행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에 의해 압류가 금지되는 재산으로 상속채권자를 위한 책임재산에서 제외된다"면서 "이 압류금지 재산이 민법 제1026조 1호에서 말하는 '상속재산'에 해당하는 여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금의 절반과 퇴직연금 등은 근로자뿐 아니라 그 부양가족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압류가 금지되는 것"이라며 "학계의 다수설도 근로자 사망 시 유족에게 지급되는 퇴직금 등과 퇴직연금 전부가 유족의 고유재산에 해당한다고 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재산은 민법 제1056조 1호에서 말하는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족들도 합리적 범위라고 볼 수 있는 장례비 1100만원만 지출하고 남은 금액을 일체 소비하지 않은 채 계좌에 보관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이를 수령한 것을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보아 상속포기 효력마저 부인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국내의 한 자동차회사에 다니던 이씨의 아버지는 농협에서 빌린 1억5000만원의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빚 독촉을 받고 있었다. 연체 이율만 연10~12%에 달했으며 추가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진 채무도 4700만원가량 있었다. 이씨의 아버지는 결국 채무를 다 갚지 못한 채 지난해 6월 사망했는데 유족인 이씨 형제는 상속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같은해 8월 상속을 포기했다. 그런데 상속포기 심판을 받기 전 아버지 회사에서 퇴직금과 퇴직연금 등의 명목으로 2500만원을 이씨 계좌로 보내왔다. 채권자인 농협은행은 이씨가 아버지의 퇴직금 등을 계좌로 받은 행위가 민법 제1026조 1호에서 상속의 단순승인 행위로 간주하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따라 이씨 등의 상속포기는 효력이 없어졌다며 2017년 10월 "두 자녀는 상속비율에 따라 각각 7500만원을 갚으라"며 소송을 냈다.
상속재산
퇴직금
상속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민사집행법
민법
왕성민 기자
2018-04-17
[판결](단독) “정기적 성과급은 일실수입 산정에 포함”
근로자가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받은 성과급과 명절 복리후생비 등은 교통사고 손해배상액 판단 시 일실수입 산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일실퇴직금 계산 역시 이 같은 성과급 등을 포함한 액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A농협 직원 임모씨의 부모가 "9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전국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다254538)에서 "연합회는 임씨 부모에게 2억여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손해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라는 것인데, 판결 취지대로라면 배상액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임씨가 근무하던 A농협은 2004년부터 직원들에게 정기성과급과 변동성과급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해왔고 임씨도 근무기간 동안 계속해서 이를 받아왔다"며 "이 성과급들은 근로의 대상으로 계속해 지급되는 금품으로 볼 수 있고, 계속 발생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소득이므로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급여소득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급여지급일에 정기적으로 지급된 사내복지연금과 명절 복리후생비도 모두 일실수입 산정 시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씨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급여소득에 해당하는 정기성과급과 변동성과급, 사내복지연금, 명절 복리후생비는 임씨의 일실퇴직금 계산을 위한 평균임금에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이 이 같은 정기성과급과 변동성과급, 사내복지연금, 명절 복리후생비 등을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임씨의 일실퇴직금을 계산한 것은 평균임금의 산정 대상이 되는 급여소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임씨는 2014년 8월 전남 순천시 인근 2차선 도로를 차를 타고 지나가다 반대편 차로에서 중앙선을 넘어온 버스와 교통사고가 났다. 임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날 밤 사망했다. 임씨의 부모는 버스 운전자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연합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손해배상액을 계산하면서 정기성과급, 변동성과급, 명절복리후생비 등은 포함하지 않고 계산해 일실수입을 3억2000여만원으로 산정하고 장례비와 위자료 7000여만원을 포함해 총 4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임씨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연합회의 책임을 95%로 제한했다.
근로자
성과급
복리후생비
퇴직금
일실퇴직금
일실수입
이세현 기자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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