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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법원 "누명 벗고 복직했다면 해직 기간 성과상여금도 줘야"
파면당한 공무원이 누명을 벗고 복직했다면, 국가는 해직 기간 동안의 보수를 줄 때 성과상여금까지 포함해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연간 근무기간이 2개월 미만인 경우 성과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공무원 보수 등 업무지침'은 무효라고 선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송인권 부장판사)는 복직한 경찰관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직위해제 및 파면 처분으로 근무하지 못한 기간 보수의 지연손해금과 성과상여금을 달라"며 낸 소송(2018나50880)에서 "지연손해금인 1300여만원에 더해 성과상여금 1400여만원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은 성과상여금이 실제로 근무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이라고 봤지만, 2심은 실질적으로 모든 직원이 받는 보수의 성격이었다며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A씨는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중 피의자로부터 수사 관련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 때문에 직위해제를 거쳐 파면 처분도 받았다. 그러나 1·2심 재판을 통해 A씨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받았고, 판결이 확정되면서 복직했다. 파면된 지 3년, 직위해제된 지 3년 4개월 만이었다. A씨는 국가로부터 직위해제 및 파면된 기간의 정산 급여를 받았으나,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성과상여금은 포함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에 지연손해금 1천3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는 있지만,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기간에 대한 성과상여금까지 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공무원 보수 등 업무지침'에서 실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미만이면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한 것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경찰 성과상여금은 평가 대상 기간에 근무하기만 하면 모든 소속 공무원들에게 등급을 분류해 일괄 지급해 왔다"며 "그렇다면 성과상여금은 급여나 보수의 성격을 지니므로,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까지 포함해 국가가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의 근거가 된 공무원 보수 업무지침에 대해 "위법한 징계처분으로 인해 공무원이 근무하지 못한 것은 국가의 귀책 사유"라며 "이를 이유로 보수를 주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 "상위 법령인 공무원보수규정 등에서는 징계처분이 취소되면 그 기간 수당을 포함한 보수 전액을 소급해 지급한다고 규정한다"며 "공무원 보수 업무지침 규정은 상위 법령에 위배돼 무효"라고 덧붙였다. 다만 A씨가 "위법한 징계로 금전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청구한 위자료는 1·2심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형사소송에서 다른 결론이 났다고 해서 징계처분 사유가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다거나 징계권자가 주의를 기울이면 이를 알아챌 수 있으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직위해제
파면
누명
성과상여금
박수연
2019-02-07
형사일반
[판결] 간첩 누명 옥살이… 영화 '자백' 실제 주인공, 44년 만에 '무죄'
박정희정권 시절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를 다룬 영화 '자백'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김승효씨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44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이영진 부장판사)는 31일 간첩 미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김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16재노187). 재일교포인 김씨는 1973년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듬해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갔고, 불법 고문 끝에 자신이 간첩이라고 자백했다. 김씨는 1974년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2년형을 선고받았다. 복역 후 김씨는 고문 후유증으로 조현병을 앓게 됐다. 그의 형인 승홍씨가 김씨를 대신해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6월 "김씨가 불법 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조서는 강제연행이나 불법체포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며 "김씨의 진술에 의해서도 특정인의 지령을 받고 국가 기밀을 탐지했다는 사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고문을 당한 사실에 대해서는 "김씨의 조현병이 수사기관의 고문으로 인한 것이라는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김씨가 이를 진술할 수 없는 상태고 객관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명시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형은 이날 무죄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가가 이번 판결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죄해야 한다"며 "향후에도 과거사 문제를 더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선고를 앞둔 지난 23일 김씨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죄를 구형했다.
조현병
거짓자백
간첩조작
박정희정권
손현수 기자
2018-08-31
국가배상
[판결] 간첩 누명쓴 피해자 아들‧사위도 ‘일실수입’ 배상 받을 수 있다
간첩 누명을 쓴 어머니 때문에 자녀 등이 다니던 직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고 이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면 국가가 자녀들의 '일실수입 손해(사고로 인해 벌 수 없게 된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나모씨 남매는 전두환정권 초기인 1981년 3월 경찰에 불법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한 후 간첩으로 몰려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15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당시 나씨 남매 사건은 남매간첩단 사건, 고정간첩 검거 등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됐는데, 이 과정에서 나씨 남매의 이름과 나이, 사진, 직업 등이 모두 구체적으로 보도됐다. 이들 남매 가운데 누나인 나씨의 아들 정모씨와 사위 김모씨는 당시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간첩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됐고 지속적인 퇴사 압박을 받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세월이 흘러 나씨 남매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13년 1월 무죄 선고를 받은 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해 불법체포 및 가혹행위를 했고, 이를 통해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며 "국가는 나씨 남매에게 각 3억4000여만원, 3억6000여만원을 지급하고, 나씨의 딸 등 가족들에게도 1억~3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특히 이 사건 때문에 직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정씨와 김씨에 대해서는 위자료 외에도 일실수입 손해까지 인정해 다른 가족들보다 2억9000여만원과 3억2000여만원을 더 지급하라고 했다. 2심도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긴 했지만, "정씨와 김씨가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직한 데다 국가가 이 사직에 관여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일실수입 손해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직장서 간첩가족 이유로 업무배제·압박으로 사직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나씨 남매와 가족 등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2009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나씨의 아들 정씨와 사위 김씨의 일실수입에 대해 패소 판결한 부분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정씨와 김씨는 명문대학 졸업 후 국내 유수의 회사들에 취직해 근무하고 있었는데, 간첩사건 언론 보도 후 종전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이후 지속적인 사직 압박을 받고 결국 사직했다"면서 "두 사람은 정권이 바뀐 후에도 여전히 남북 대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고정간첩의 아들과 사위라는 낙인 때문에 자신들의 학력이나 경력에 걸맞은 직장에 취업해 정상적인 직업생활을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가 불법행위와 재산상 손해 사이 인과관계 인정 이어 "따라서 국가의 불법행위와 정씨 및 김씨가 학력·경력에 상응하는 수입을 얻지 못한 재산상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이들의 재산상 손해배상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불법행위와 재산상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간첩조작사건
불법행위
위자료
이세현 기자
2018-08-13
[판결] '문인 간첩단 사건' 피해자 5명, 44년 만에 모두 "무죄"
1974년 유신헌법을 반대하는 문인들을 간첩으로 몰아 처벌했던 이른바 '문인 간첩단 사건'의 마지막 피해자가 검찰의 재심 청구 끝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44년만에 전체 피해자 5명의 간첩 누명이 모두 풀린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홍기찬 부장판사는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던 임헌영(77·본명 임준열) 민족문제연구소장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17재고단42). 홍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당시 접촉했던 사람들이 재일조선인총연맹계인 것은 인정되지만, 피고인이 그들이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라는 점과 원고 청탁을 받은 잡지가 위장 기관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수사주체가 될 수 없는 국군보안사령부 수사관들에 의해 작성돈 피의자 신문조서도 모두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임 소장은 일본에서 발행되는 잡지 '한양'이 반국가단체 위장 기관지라는 점을 알면서도 원고를 게재하고 원고료를 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김우종·이호철·장병희·정을병씨 등 다른 문인들과 함께 1974년 1월 국군보안사령부에 구속돼 기소됐다. 그러나 이후 2009년 5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결과 이들은 국군보안사령부의 가혹 행위를 이기지 못해 허위자백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을병씨는 당시 무죄를 선고받았고 김우종, 이호철, 장병희씨는 재심 청구를 통해 마찬가지로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임 소장은 재심을 청구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다른 피해자와 달리 임 소장이 스스로 재심을 청구하지 않자 검찰이 지난해 9월 당사자 대신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면서 진행됐다.
박수연 기자
2018-06-25
[판결] 사건발생 18년 만에… '약촌오거리 살인' 진범 징역 15년 확정
2000년 8월 전북 익산시의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발생한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범행과 무관한 사람이 잘못된 수사와 재판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이나 옥살이를 한 이 사건은 재심과 무죄 판결, 진범 재판을 거쳐 18년 만에 마무리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37)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20697). 이 사건은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전북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부근에서 택시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씨가 자신이 몰던 택시의 운전석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유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을 거뒀다. 경찰은 최초 목격자인 최모(당시 16)씨를 범인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최씨가 택시 앞을 지나가다가 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고 격분한 나머지 오토바이 공구함에 있던 흉기로 유씨를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사건 당시 최씨가 입은 옷과 신발에서는 어떤 혈흔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경찰의 수사 결과를 받아들여 최씨에게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정황증거와 진술만으로 최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되자, 최씨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최씨가 복역 중이던 2003년 3월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접한 경찰이 김씨를 붙잡으면서 상황은 반전되는 듯했다. 김씨는 수사 초기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김씨의 친구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의 범인이 이미 검거돼 복역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고, 김씨와 친구는 진술을 번복했다. 풀려난 김씨는 이혼한 부모에게 충격과 고통을 줘 재결합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변명했다. 김씨의 친구도 주변 사람들에게 김씨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검찰은 구체적인 물증이 부족하고 사건 관련자의 진술이 바뀐 점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리면서 진범 김씨는 재판 한 번 받지 않고 혐의를 벗었다. 김씨 대신 옥살이를 한 최씨는 징역 10년을 살고 2010년 만기출소했다. 최씨는 2013년 경찰의 강압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6년 11월 "최씨가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무죄를 인정했다. 사건 발생 당시 16세의 나이로 구속돼 청춘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했던 최씨의 누명이 16년 만에 풀린 것이다. 최씨의 무죄 판결이 나오자마자 경찰은 김씨를 다시 체포했다. 김씨는 또다시 범행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그를 구속기소했다. 1,2심은 "김씨의 기존 자백과 증인들의 진술이 일관되게 일치하므로 피고인이 범행을 위해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김씨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상 요건을 엄격히 심사해 조사자 증언에 증거능력을 부여하고 나아가 자유심증주의의 원칙과 유죄판단에서 필요한 증명의 정도 등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약촌오거리
살인
강도
형사소송법
이세현 기자
2018-03-27
형사일반
[판결] "여학생 성추행" 거짓 대자보… 교수 자살로 몬 제자 '징역 8개월'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4단독 김웅재 판사는 거짓 대자보를 붙여 성추행 누명을 쓴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한 혐의(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A(26·퇴학)씨에게 최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2017고단912). 부산 모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이었던 A씨는 지난해 5월 같은 대학 B(33) 교수가 경북 경주에서 진행된 야외 스케치 수업을 마친 뒤 가진 술자리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교내에 붙여 B교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B교수는 대자보가 붙은 뒤 혐의를 부인하다 같은 해 6월 부산 서구 본인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졌다. A씨는 학과장 교수로부터 학내에서 돌고 있는 성추행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피해 학생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대신 피해자의 성추행을 목격한 증인이 있는 것처럼 꾸민 허위 대자보 글을 작성해 단과대학 건물 현관에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경주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람은 같은 대학의 다른 교수인 C교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학 측은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하고 C교수를 파면했다. 촉망받는 젊은 미술가였던 B교수의 죽음이 알려지자 대학과 미술계는 추모 전시회를 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판사는 "문제의 대자보는 단순 의혹 제기가 아니라 목격자와 증거사진까지 있는 것처럼 표현해 보는 사람들이 거짓이 없는 사실인 것처럼 인식하도록 했다"며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교내에 이같은 대자보를 게시한데다 전파성이 매우 높아 피해자인 B교수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학생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음에도 대자보를 게시하기 전 소문의 진위를 확인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최소한의 사실확인 노력도 없이 떠도는 소문에만 근거한 채 범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명예훼손
대학
교수
학생
성추행
허위사실
강한 기자
2017-11-23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국가에 뺏긴 ‘구로동 농지’ 제3자 등기부 취득시효 완성 후 5년 지났어도
국가가 불법 증거로 소유권분쟁 재판에서 이겨 원소유자에게서 뺏은 토지를 제3자에게 넘겨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되고 손해배상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났더라도, 원소유자는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의 기산점인 '손해가 현실화된 때'를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된 날'이 아닌 '제3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날'로 본 것이다. A씨는 1949년 농지개혁법에 따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2300평 규모의 토지를 분배받아 국가에게 상환곡을 납부하면서 경작했다. 그런데 정부는 상환곡 수령을 거부한 뒤 경작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A씨는 1964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다음 다시 경작했다. 그러자 정부는 A씨의 아들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과 농민들을 불법 연행해 수사했고, 조작된 증거와 증인을 만들어내 이들을 소송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른바 '구로동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사건'이다. 기소된 사람들은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정부는 유죄판결을 이유로 A씨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1991년 승소 판결을 받아 A씨의 소유권을 다시 뺏고 B씨 등 여러 사람에게 땅을 넘겼다. A씨는 1976년 사망했고, 유족들은 2008년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구로동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A씨의 아들은 재심을 신청해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다. 유족들은 또 국가가 A씨의 소유권을 뺏아간 재심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승소했다. 국가가 A씨의 소유권을 불법적으로 빼앗았다는 사실이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B씨 등에게 넘어간 땅은 이미 등기부 취득시효기간인 10년이 지나버린 상태였다. A씨의 유족들은 B씨를 상대로 땅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최종 패소했다. 그러자 A씨의 유족은 같은해 4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국가는 "B씨 등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시점에 상속인들의 손해가 현실화됐다"며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 이미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19일 A씨의 상속인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나2046688)에서 "국가는 15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무권리자가 제3자에게 토지를 이전해 등기부 시효취득을 하는 경우 원소유자에게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시점은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된 때로 봐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사건과 같이 국가가 위법행위로 재판을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은 때에 손해가 현실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확정된 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어 확정된 민사판결의 당사자는 확정된 민사판결이 재심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이상, 다시 소송을 제기해도 확정된 판결에 배치되는 내용의 판결을 받을 수 없다"며 "따라서 원소유자의 소유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이 있는 상황에서는 제3자가 등기부 시효취득을 해 소유권을 취득하더라도, 소유권 침해 결과는 관념적으로 존재할 뿐 피해자인 원소유자의 현실적인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는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제3자의 취득시효가 완성됐더라도 소유권상실이라는 결과가 손해로 현실화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이같이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원소유자가 등기명의자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패소확정판결을 받았을 때 손해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지
등기부
농지개혁법
이장호 기자
2017-07-24
국가배상
[판결] '유서대필 누명' 강기훈씨… 법원 "국가, 6억8600만원 배상"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피해자 강기훈(54)씨와 가족들에게 국가가 총 6억원대 손해배상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재판장 김춘호 부장판사)는 6일 강씨와 가족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569037)에서 "국가와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문서분석실장 김모씨는 공동해 6억8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강씨는 허위의 (필적)감정 결과가 결정적인 증거가 돼서 유죄판결을 받았고, 석방된 후에도 후유증으로 많은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뿐 아니라 유서를 대신 써서 자살을 강요했다는 오명을 썼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2명을 상대로 낸 배상청구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이 필적감정을 조작하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고, 강압적으로 수사한 부분은 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일부 관계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했기 때문에 청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씨의 소송대리인 송상교(45·사법연수원 34기) 변호사는 "큰 틀에서 판결에 유감"이라며 "가해자이자 몸통이고 사건 조작을 지휘한 핵심 당사자들(검사)의 책임이 부정되고 국과수 감정인의 책임만 인정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던 1991년 5월 친구이자 전민련 소속인 김기설씨가 서강대 옥상에서 몸을 던져 숨진 뒤 김씨의 유서를 대필한 혐의(자살방조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형을 확정받고 복역했으나 결정적인 증거인 필적 감정서가 위조된 점 등이 인정돼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에 강씨 등은 2015년 11월 "3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강기훈
유서대필
이순규 기자
2017-07-07
국가배상
[판결]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 피해자, 34년만에 재심서 '무죄'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에 휘말려 억울하게 사형을 당하고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34년만에 누명을 벗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김태업 부장판사)는 2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형을 당한 고(故) 최을호씨와 징역 9년을 복역한 고(故) 최낙전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14재고합13). 이 사건은 1982년 전북 김제에서 농사를 짓던 최을호씨가 북한에 나포됐다 돌아온 뒤 조카인 최낙전·최낙교씨를 간첩으로 포섭해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이들은 경찰의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로 끌려가 40여 일 동안 고문을 당하고 서울지검 공안부에 넘겨져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낙교씨는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구치소에서 숨졌다. 1심 선고는 1983년 3월 이뤄졌다. 재판부는 최을호씨에게 사형, 최낙전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항소와 상고는 모두 기각됐다. 최을호씨는 서대문구치소에서 복역하다 1985년 10월 사형당했다. 최낙전씨는 9년을 복역하고 출소했지만, 보안관찰에 시달리다 석방된 지 4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법정에는 최을호씨의 아들과 최낙전씨의 아들이 고인이 된 두 사람을 대신해 법정에 섰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과정에서 고문과 가혹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된다"며 "고문에 의해 작성된 경찰 진술조서와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는 최씨 등이 간첩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며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유가족을 지원해온 고문치유단체 '진실의 힘'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의 관심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제 가족간첩단 사건
국가보안법
이순규 기자
2017-06-30
형사일반
[판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에 징역 15년
2000년 8월 발생한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누명을 쓰고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모씨는 지난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이기선 부장판사)는 택시기사 유모씨를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기소된 김모(36)씨에게 25일 징역 15년을 선고했다(2016고합170). 재판부는 "김씨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범행 실행 순간에 느낀 가해자의 신체적 감각이나 1차 범행을 하려다가 포기하고 망설이다가 다시 범행 대상을 찾았다는 등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진술하기 어려운 사건의 고유한 특징들을 진술했다"며 "피고인은 후에 범행을 부인하며 진술내용은 모두 꾸며낸 것이라고 했지만 지어낸 이야기를 3년이 지난 시점에 모두 세세하게 기억하고, 내용이 사건의 주요 특징들에 대부분 일치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미리 마련한 식칼로 피해자를 12회나 찔러 무참히 살해했는데 이는 당시 19세 소년이 저질렀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담하고 잔인하다"며 "짜장면으로 허기를 달래가며 고된 택시 운전을 하던 새벽, 아무런 잘못도 없이 불의의 공격을 받고 죽어간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저지른 범행으로 무고한 제3자인 최씨가 오랜 기간 수형생활을 했다"며 "이는 법원과 수사기관의 잘못된 판단에 기인한 것이고 자신의 죄를 감추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로운 본성이라 최씨의 수형생활 자체에 대해 김씨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최씨가 무죄판결을 받고 피고인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시점에 이르러서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김씨의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약촌오거리
살인
이세현 기자
201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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