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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사 침술행위는 침의 종류 불문 불법"
안마사의 침술행위는 침의 종류를 불문하고 불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형사2단독 한재봉 판사는 1일 안마원을 운영하며 손님에게 불법침술을 한 혐의(의료법위반 등)로 기소된 시각장애인 안마사 송모(56)씨에게 징역 1년6월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2009고단5167). 한 판사는 "과거 보건사회부의 유권해석상으로 피고인이 안마의 보조요법으로 3호 이하의 침을 놓은 행위는 '그 밖의 자극요법'에 해당해 적법하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현행 의료법상 안마사의 자격취득에 관한 의료법상의 근거규정 및 침사·안마사의 자격취득요건과 업무범위에 명백하고 현저한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의료법은 원칙적으로 침술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가 있는 의료인이나 의료법 시행 전에 자격을 받은 침사를 제외하고는 누구라도 침의 종류를 불문하고 침술을 시행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과거 대법원판결(2005도5923)에서 안마사가 시행할 수 있는 '그 밖의 자극요법'에 "의료행위인 침술행위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시했으나, 대한시각장애인연합회나 안마사협회에서는 정부의 유권해석이나 국립맹학교, 안마사협회의 교육내용을 근거로 3호 이하의 침을 놓는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판결에 덧붙여 안마사의 업무범위에 침의 종류를 불문하고 침술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안마사
침술
불법침술
안마원
의료법
의료행위
2010-04-12
형사일반
증언거부권 고지 안해도 위증죄 성립
판사가 증인신문 전에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위증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는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했더라도 사전에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해 증언거부권 행사에 장애가 있었다면 위증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과는 사뭇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원합의체 판결은 절차적 정의를 중시한 반면 이번 판결은 오히려 실체적 정의를 중시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위증혐의로 기소된 박모(41·여)씨에 대한 상고심(☞2007도6273)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박씨는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전 남편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고 증언했다가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증죄는 선서를 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성립되는 죄"라며 "선서에 의해 담보된 증인진술의 정확성을 확보함으로써 법원 또는 심판기관의 진실발견을 위한 심리를 해쳐 정당한 판단이 위태롭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형사소송법상 증언거부권의 고지제도는 증인에게 그러한 권리의 존재를 확인시켜 침묵할 것인지 아니면 진술할 것인지에 관해 심사숙고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함으로써 침묵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인에게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건 당시 증인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 증언거부사유의 내용, 증인이 증언거부사유 또는 증언거부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여부,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더라도 허위진술을 했을 것으로 볼 만한 정황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증죄 성립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은 자신이 운전한 것이 아니라 전처인 피고인이 운전하던 차에 탔을 뿐이라고 공소사실을 적극 부인하던 전남편 이모씨의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이씨의 변명에 부합하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진술했을 뿐만 아니라 증언거부권을 알았다면 증언을 거부했을 것이냐는 재판장의 신문에 그렇더라도 증언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며 "피고인이 증언을 한 경위와 증언내용, 공판기일에서의 진술내용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이 선서 전 재판장으로부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았더라도 이로인해 피고인의 증언거부권이 사실상 침해당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언거부권의 침해여부에 관한 여러 사정을 살피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위증죄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박씨는 지난 2006년4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전 남편 이씨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가 2005년11월 새벽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슈퍼마켓 앞쪽 쓰레기더미를 들이받았음에도 자신이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이라고 거짓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결과 당시 사고는 이씨가 일으켰고, 박씨는 조수석에 앉아 있다가 사고 발생후 이씨의 음주사실을 감추기 위해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1·2심은 "가족 등 친척관계에 있는 사람이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재판장은 반드시 증인신문 전 근친관계여부를 확인한 뒤 진술거부권을 고지해야 한다"며 "증언거부권의 고지없이 증인선서가 이뤄진 이상 설령 허위진술을 했더라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올 1월 위증혐의로 기소된 김모(54)씨에 대한 상고심(2008도942)에서는 "피고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해 거부권을 행사하는데 장애가 있었으므로 위증죄 성립을 부정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행인과 시비가 붙어 쌍방이 상해혐의로 기소됐다 변론이 분리된 이후 피해자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하면서 허위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이 전원합의체 판결은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이상 증언거부권 고지여부를 고려하지 아니한 채 위증죄가 바로 성립한다는 취지의 종전 대법원판결(86도1724)을 변경한 것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대법원판결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위증을 할 경우 처벌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의 통설과 판례였다"며 "지난 1월 전원합의체판결 이후 절차적 정의가 강조됐지만 이번 판결의 경우는 처음부터 위증을 하기 위해 출석한 증인에 대해서까지 절차적 정의가 실체적 정의보다 우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인신문
증언거부권
고지
위증죄
위증혐의
침해여부
류인하 기자
2010-03-11
민사일반
인터넷
형사일반
[송년특집] 2009년 주요 화제 판결
◆ 여성 성전환자 성폭행도 '강간죄'=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를 성폭행했다면 비록 피해자가 호적상 남자로 돼 있더라도 강간죄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 이 판결은 성전환자가 여성으로서의 성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오랜기간 여자로 살아왔다면 비록 법률상으로는 남성이더라도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1996년에는 성전환 여성에 대한 납치·강간 사건에서 강간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를 적용했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9월10일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과 특수강도 혐의로 기소된 신모(29)씨에 대한 상고심( (☞ 2009도3580 )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이건희 전 회장 에버랜드 CB 저가발행 무죄 확정=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 전환사채(CB)를 저가로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67)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무죄가 최종 선고됐다. 대법원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헐값발행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고, 항소심인 서울고법은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1심과 같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로써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발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13년을 끌어 온 삼성일가의 경영권 불법승계 논란은 막을 내렸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5월29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을 공모해 주식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헐값으로 넘기는 등 경영권을 편법승계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이 전 회장 등 8명에 대한 상고심( ☞ 2008도9436 )에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부분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여부 첫 기준제시= 검사의 공소제기가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반해 법관이나 배심원의 범죄실체파악에 장애가 된다면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은 공소장일본주의를 위반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이므로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원칙임을 명확히 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은 다만 피고인측이 공소장 기재방식에 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증거조사절차가 마무리됐다면 공소장일본주의 위배를 이유로 공소기각판결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월22일 비례대표 후보 추천대가로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위반 등)로 기소된 창조한국당 문국현(60) 대표에 대한 상고심(2009도7436) 선고공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 공무원 직무방해…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선 안돼= 민원인 등이 위력으로 공무원의 직무수행을 방해하더라도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이 위력을 행사해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거나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한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해온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민원인 등이 공공기관에서 소란을 피울 경우 방해행위 정도에 따라 다른 죄로 처벌받게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1월19일 경찰청 민원실에서 소란을 피우다 업무방해죄로 기소된 김모(63)씨 등에 대한 상고심(2009도4166)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부동산 40년간 평온 점유… 명의자 변경돼도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가능= 부동산의 1차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됐다면 2차 취득시효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있더라도 점유자는 바뀐 소유명의자에게 취득시효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번 판결로 두 번의 점유취득시효기간에 해당하는 40년 이상 부동산을 평온하게 점유해온 점유자는 취득시효완료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7월16일 C(48)씨가 손모(76)씨를 상대로 낸 점유토지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7다1517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포털, 명예훼손글 방치하면 손배책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시된 글 등이 명예훼손의 불법성이 명백한데도 당사자의 삭제요청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할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인터넷 포털 게시공간에 제3자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을 기재한 경우 불법성이 명백하다면 피해자가 삭제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사업자에게 게시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4월16일 김모(33)씨가 NHN과 야후코리아 등 4개 포털사이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 (2008다53812)에서 김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을 확정했다. ◆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은 예금명의자 소유= 차명계좌에 들어있는 돈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예금명의자의 소유라고 판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번 판결은 지난 93년 금융실명법 시행 이후에도 출연자와 금융기관 사이에 예금명의인이 아닌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채권을 귀속시키기로 하는 명시적·묵시적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연자를 예금주로 인정하던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3월19일 이모(48·여)씨가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낸 예금반환 청구소송 상고심(2008다4582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국민참여재판 신청기간… 1심 공판기일전= 국민참여재판 신청기간을 1심 공판기일 전까지로 넓게 인정한 대법원결정. 피고인의 국민참여재판 신청기회를 넓혀 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번 결정으로 피고인은 공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7일이 경과하더라도 1심 공판기일 전이라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0월23일 검찰이 "김모씨의 의사확인서 제출기일을 도과했으므로 국민참여재판에 회부해서는 안된다"며 법원의 국민참여재판신청 인용결정에 불복해 낸 재항고를 기각했다(2009모1032). ◆ '미네르바' 박대성씨 무죄 판결=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이 판결을 계기로 법조계와 법학계에서는 법원이 구속재판을 보다 신중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상급심에서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사안에서 피고인이 100여일 동안 구금되는데 법원이 일조했다는 것은 불구속재판 원칙에 크게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편 박씨는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1항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유영현 판사는 4월20일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려 정부 경제정책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기소된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2009고단304 ). ◆ 키코 효력정지 가처분 항고심 기각= 서울고법에서 키코계약시 설명의무위반만으로는 가처분을 발령할 만한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결정이 연이어 나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설명의무 등 고객보호의무 위반에 대해 은행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일부 인정(2009카합242)한 반면 인천지법은 설명의무를 부정한 결정(2009카합434)을 내놓는 등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고법이 8월과 11월 연이어 가처분신청 기각결정을 내놔 본안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11월에 나온 결정은 설명의무위반을 이유로 은행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인정한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을 뒤집은 것으로 은행측이 키코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서울고법에서 나온 3건의 가처분결정 모두 신청인인 기업측이 재항고를 포기해 확정됐으며, 내달 중순 민사21부에서 15건의 키코 본안소송에 대해 첫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서울고법 민사25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11월29일 (주)한국씨티은행이 (주)동양이엔피를 상대로 낸 가처분이의사건(2009라1561)에서 1심 결정을 취소하고 "동양이엔피의 옵션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인용한 부분을 취소한다"며 기각결정을 내렸다. 류인하 기자 acha@lawtimes.co.kr
성전환자
성폭행
이건희
저가발행
CB
공소장일본주의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부동산
점유취득
명예훼손
차명계좌
국민참여재판
미네르바
박대성
키코
설명의무위반
이환춘 기자
2009-12-28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월급에 포함해 지급된 퇴직금 싸고 법원 안팎서 논란
월급에 포함해 지급된 퇴직금이 ‘퇴직금’으로서 효력이 있는지를 두고 법원 안팎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원칙적으로 퇴직금을 퇴직 전에 미리 받기로 하는 퇴직금 선지급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퇴직금 선지급약정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봐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리나라도 근로형태가 다양해지고 노동시장이 유연해짐에 따라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연봉제’를 택하는 직군이 늘어나면서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서울고법이 근로자가 명시적이고 적극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받기로 하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월급에 포함시켜 매월 지급한 퇴직금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2006나86698).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중(2007다90760)이어서 동일한 쟁점을 갖고 있는 전국 1, 2심 법원의 수많은 사건들이 선고를 미룬 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 미리 지급된 퇴직금, 임금이냐 부당이득이냐= 현재까지 법원은 퇴직금 명목으로 월급에 포함돼 지급된 돈을 임금(통상임금)으로 봐왔다. 이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성립한다는 사용자의 주장을 배척해 왔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속에 포함시켜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임금(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법률상 원인없이 사용자가 지급한 돈이기 때문에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지급된 퇴직금을 ‘부당이득’으로 보면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근로자의 사용자에 대한 퇴직금지급채권은 대등액에서 상계가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 강행규정 vs 당사자의 의사= 현재 노동부의 행정해석에 의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요건으로 첫째 연봉액에 포함될 퇴직금의 액수가 명확히 정해져 있고, 둘째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고자 하는 근로자의 별도(근로계약서·연봉계약서 등) 요구와 함께 중간정산금을 매월 분할해 지급하는 내용이 명확하게 표시돼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기간은 ‘과거의 근로기간’만이다. 서울고법 판결의 경우 퇴직금 선지급 약정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는 효력이 없더라도 매월 지급되는 퇴직금의 액수를 명시하고 그런 퇴직금수령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근로자가 서명한 점 등 약정 당시 당사자의 의사를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로 삼아 선지급된 퇴직금을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서울고법 판결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매월 퇴직금이라고 명확히 약정하고 일정 금원을 지급한 이상 이 금원을 당사자의 명확한 의사에 반해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반면 이와 상반되는 하급심 판결들은 퇴직금 선지급약정을 인정할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잠탈할 우려가 있다는 점, 퇴직금이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 ◇ 의견 분분, 대법원판결 주목= 현재 이와 관련해 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여서 앞으로 나올 대법원 판결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사용자와의 임금협상에서 사용자와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일부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 이런 행태는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비춰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보호란 근로자가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오늘날 거대 노조를 배경으로 단체교섭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퇴직근로자에 대한 실업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금은 임금의 후불적 성격을 갖는 것과 더불어 근로자의 퇴직 후 생활보장을 위한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법은 퇴직금을 ‘퇴직 후’에 반드시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금
부당이득
선지급
연봉제
행정해석
중간정산금
김소영 기자
2009-10-13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취득시효기간 사이 소유권자 명의 바뀌었더라도 점유취득시효 완료됐다면 시효취득 인정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된 이후 소유명의자가 바뀌고 또다시 점유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한 경우 제2차 점유취득시효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있더라도 점유자는 바뀐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점유자의 부동산 취득시효가 완성된 이후 토지소유자가 다시 변동됐을 경우 변동된 시점을 새로운 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2차의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취득시효기간 중에 등기명의자가 동일하고 소유자의 변동이 없어야 한다고 판단해온 기존 대법원판결(☞93다46360 등)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두 번의 점유취득시효기간에 해당하는 40년 이상 부동산을 평온하게 점유해온 점유자는 취득시효완료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보다 쉽게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손씨는 1961년1월부터 자신이 소유한 토지 옆에 붙은 54㎡면적의 토지를 자신의 땅으로 착각하고 텃밭을 가꾸는 등 작은 농사를 지으며 점유해왔다. 그 사이 20년의 점유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됐지만 손씨는 애초에 자신의 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지 않았다. 결국 손씨가 점유한 땅은 82년2월께 A씨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가 88년3월 B씨에게 이전된 후 같은 해 9월 다시 C씨에게 이전됐다. 손씨가 자신이 소유한 토지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C씨는 17년이 지난 2005년 손씨를 상대로 점유토지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손씨 역시 "이미 2002년에 2차 점유취득시효가 완료됐다"며 C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냈다. 1·2심은 C씨의 손을 들어줬다. 2차 취득시효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 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없어야 하는데 2차 취득시효기간 중에 B씨를 거쳐 C씨에게 소유권이 변동돼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미 1차 취득시효기간이 완료됐다면 2차 취득시효기간 동안 소유권자의 변동이 있었더라도 20년간 평온히 점유해온 이상 점유자의 점유취득시효를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C(48)씨가 손모(76)씨를 상대로 낸 점유토지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7다1517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16일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동산에 대한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된 후 그 부동산에 관해 제3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기존 점유자가 계속 점유하고 있고 소유자가 변동된 시점을 기산점으로 삼아 다시 취득시효의 점유기간이 경과한 경우 점유자로서는 제3자 앞으로의 소유권변동시를 새로운 점유취득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 2차의 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새롭게 2차의 취득시효가 개시돼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시 변경된 경우에도 새로운 소유명의자는 취득시효 완성 당시 권리의무변동의 당사자로서 취득시효완성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할 것이어서 시효완성자는 그 소유명의자에게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러한 법리는 새로이 2차의 취득시효가 개시돼 그 취득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등기부상의 소유명의자가 다시 변경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일환·김능환·신영철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점유취득시효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득실변경에 관한 이른바 형식주의의 대원칙과 그에 따른 공신력이 훼손됨으로써 거래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점유취득시효제도가 권리위에 잠자는 자를 배제하고 점유사용의 현실적 상황을 존중하자는 제도이기는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는 것은 타인의 재산권을 부당히 침해할 요소가 크므로 시효취득요건은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점유자가 부동산을 20년 이상 평온하게 점유했더라도 이후 점유취득시효기간 동안 부동산 명의자가 2차례 이상 변경됐을 경우 점유취득을 주장할 수 없었던 기존의 점유자의 법적권리가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점유취득
취득시효
기산점
소유명의자
소유권자
류인하 기자
2009-07-20
민사일반
헌법사건
대법원, '존엄사' 인정… 허용기준 제시
존엄사(尊嚴死)를 인정하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로 국내에도 존엄사를 인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존엄사 허용여부를 두고 빚은 사회적·법률적 논란은 일단락됐으며, 앞으로는 존엄사에 대한 법제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판결은 존엄사를 허용해달라는 사회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나 행정부가 국민들의 반대여론을 의식해 입법작업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적극적인 법해석을 통해 입법미비와 현실의 괴리를 메운 판결이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사법적극주의'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여·77)씨의 가족(특별대리인)이 연세대를 상대로 낸 무의미한 연명치료장치제거소송 상고심(☞2009다17417)에서 대법관 9대4 의견으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21일 확정했다.〈▼ 하단관련기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생명권은 헌법에 규정된 모든 기본권의 전제로서 기능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라며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행위를 중단할 것인지 여부는 극히 제한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생명이 가장 중요한 기본권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생명 역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라는 인간존재의 근원적인 가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보호돼야 할 것"이라며 "이미 의식의 회복가능성을 상실해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다면 의학적으로 무의미한 신체침해행위에 해당하는 연명치료를 환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해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같은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하려는 환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해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상규에 부합되고 헌법정신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며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이른 후에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명치료의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존엄사 허용기준으로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진입했을 것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환자의 사전의료지시가 있을 것 △사전의사가 없을 경우 환자의 평소 가치관·신념 등에 비춰 추정할 것 △사망단계 진입여부는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판단할 것 등을 제시했다. 반면 안대희·양창수 대법관은 "다수의견의 법리에는 동의하면서도 김씨의 경우 주치의 의견에 의하면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르렀더라도 김씨의 평소 언행 등만으로 연명치료 중단을 구하는 '추정적 의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또 이홍훈·김능환 대법관도 "생명유지장치의 제거 등 적극적인 행위를 요하는 경우에는 연명치료를 계속하더라도 짧은 기간 내에 사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며 "김씨의 경우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 남아 있으므로 이른바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의 과정에 진입했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 존엄사 판결의 다수의견과 소수의견 내용 다수의견(9명) 소수의견(4명) 연명치료 중단 허용기준 환자가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들어섰을 때, 환자의 명시적 의사에 따라 연명치료 중단 가능. 환자의 명시적 의사 없을 경우, 평소 언행·가치관 등으로 추정가능 생명유지장치의 제거는 돌이킬 수 없는 사망의 과정에 진입했을 때 예외적으로 허용돼야(이홍훈·김능환 대법관) 김씨의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 진입여부 회복가능성 5% 미만이라는 것이 주치의의 판단, 진료기록 감정의와 신체감정의 역시 희생가능성 희박하다고 판단 기대여명이 4개월 이상이라는 것이 세브란스병원측의 판단, 회복불가능한 사망단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안대희·양창수 대법관) 김씨는 지난해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받던 도중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 등의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심한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자발호흡도 불가능해 인공호흡기로 연명하게 됐다. 사실상 식물인간상태가 되자 가족 이모씨 등은 특별대리인으로 나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평소 어머니의 뜻"이라며 김씨에 대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김씨가 회생가능성 없는 비가역적인 사망과정에 진입했고, 가족들의 진술 등에 비춰보면 연명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세브란스병원은 "가족들의 진술에만 의존해 함부로 김씨의 연명치료 중단의사를 추정하고 또 주치의가 김씨의 기대여명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도 회복불가능한 죽음의 과정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이날 대법원판결 직후 김씨의 가족들은 "사회적 강자의 일방적 횡포에 대한 일침이자 인간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이 사회 구성원들의 바람을 나타낸 판결"이라며 환영하면서 세브란스병원에 인공호흡기를 즉시 제거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씨의 호흡기가 제거되기까지는 적어도 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판결정본 송달까지 약 일주일이 소요되고 병원윤리위원회 등의 의견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원고측 대리인인 신현호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판결에 대해 "치료주권이라는 권력이 의사로부터 환자로 이동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엄사
연명치료중단
사법적극주의
연대
신체침해행위
류인하 기자
2009-05-25
기업법무
인터넷
정보통신
지식재산권
"'오픈마켓' 짝퉁 판매 배상책임 없다"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유사상품의 상표권 침해에 대해 '오픈마켓' 운영자에게 배상책임이 없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일반 매장과 달리 인터넷을 매개로 수많은 판매자가 거래에 참여하는 오픈마켓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사이버 쇼핑몰의 배상책임에 대한 국내 첫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최근 케이투코리아가 인터넷 오픈마켓 인터파크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금지 등 청구소송(2006가합46488)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2'와 유사한 물건을 판 것은 부정경쟁행위지만 인터파크에는 이들 상품 정보의 입력을 미리 차단할 구체적 수단이 없다"며 "운영자가 상표권 침해행위의 주체가 아니고 실제 침해여부를 판단하기도 어려우며 제품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고 미리 알렸으므로 배상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오픈마켓에는 수많은 물건이 판매되고 상표권 침해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지만 그런 개연성만으로 운영자가 제품을 일일이 검색해 삭제하도록 주의의무를 부담시킬 수는 없다"며 "부정경쟁행위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이를 막을 구체적인 수단을 가진 경우에만 운영자가 상표권 침해방지의무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인터파크가 케이투의 요청으로 몇 차례 판매를 중단시켰고 대법원판결 이후에는 자체 검색을 통해 유사품 유통을 막고 있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 운영자로서의 의무를 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1996년 설립된 케이투는 'K2'나 '케이투' 표시를 한 등산용품을 판매하다 2002년부터 고딕체의 'K2' 마크를 내걸고 마케팅을 펼친 끝에 국내 3대 등산용품 사업자로 성장했으며 오랜 법정공방을 거쳐 올해 9월 'K2'가 널리 알려진 상표로 주지성과 식별력을 취득했다는 대법원판결까지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인터파크는 개별회원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오픈마켓 서비스를 제공해왔는데 여러 판매자가 2006년부터 'K2 등산화', `K2 정품', 'PRO K-2 MOUNTAIN' 등 'K2'나 'K-2' 표시를 포함한 등산용품을 판매했다. 케이투는 'K2'와 유사한 표시의 등산화의 판매를 중지시키고 손해배상하라고 2006년5월 인터파크에 통지했고, 인터파크는 거래공간을 제공할 뿐 권리침해를 일일이 파악할 수 없으니 신고가 있으면 협조하겠다고 답한 뒤 수차례 유사상품판매를 중단시켰다. 케이투는 나아가 인터파크가 판매중단 이전에 부정경쟁행위를 용인해 수수료 수입을 얻는 등 불법을 방조한 책임이 있다며 1억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픈마켓
유사상품
짝퉁
인터파크
K2
부정경쟁행위
방조책임
김소영 기자
2008-12-03
가사·상속
"제사주재자 선정, 유족간 협의 안되면 적서(嫡庶) 관계없이 장자(長子)
종손의 이복 형 또는 누나도 제사를 주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법원이 입장을 변경해 종래 종손이 우선적으로 제사를 승계해야 한다는 관습법과 대법원 판결들이 더 이상 효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 20일 최모(59)씨가 “선친의 유골을 돌려달라”며 이복형제 3명을 상대로 낸 유체인도소송 상고심(2007다27670)에서 이같이 판시하고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20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속인들간의 협의와 무관하게 적장자(嫡長子)가 우선적으로 제사를 승계하던 종래의 관습은 가족 구성원인 상속인들의 자율적인 의사로 이뤄진 협의결과를 무시하는 것이고 적서(嫡庶)간의 차별을 두는 것”이라며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한 오늘날의 가족제도에 부합하지 않아 더 이상 관습 내지 관습법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됐고, 이에 터잡은 종래의 대법원판결 역시 더 이상 판례법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현재 우리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장남 내지 장손자가 제사주재자가 되고, 아들이 없으면 장녀가 제사주재자가 된다는 점이 널리 용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등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연장자를 우선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이자 일반적인 사회적 통념이라는 점 등에 비춰보면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적서를 불문하고 장남 내지 장손자가, 공동상속인들 중 아들이 없다면 딸이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상 상대적으로 정당성이 있고, 예측가능성도 확보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망인의 장남인 최씨가 종손의 지위에서 망인에 대한 제사주재자가 된다고 판시한 것은 잘못이나 어차피 망인의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제사주재자에 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망인의 장남인 최씨가 제사주재자가 된다는 점에 따라 결론에 있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박시환·전수안 대법관은 "공동상속인들 간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일반적 의사결정방법인 공동상속인들의 다수결에 의해 제사주재자를 정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또 김영란·김지형 대법관은 "공동상속인들 간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이 개개 사건에서 모든 관련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누가 제사주재자인지를 심리·판단해야한다"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유골 처분방식이나 매장장소를 지정했더라도 제사주재자가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할 법률적 의무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상속인의 유체·유골은 민법 제1008조의3 소정의 제사용 재산인 분묘와 함께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되고, 피상속인이 생전에 자신의 유체·유골의 처분방법이나 매장장소를 지정한 경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이상 그 의사는 존중돼야 하나, 이러한 의무는 도의적인 것에 그친다"면서 "제사주재자가 무조건 이에 구속돼야 하는 법률적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망인의 영혼이 떠나고 남은 유체·유골에 대한 매장·관리·제사·공양 등은 그 제사주재자를 비롯한 유족들의 망인에 대한 경애·추모 등 개인적인 감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고, 망인의 유체·유골은 제사주재자에게 승계되는 것"이라면서 "그에 관한 관리 및 처분은 종국적으로는 제사주재자의 의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반면 박시환·전수안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제사주재자라고 해서 망인의 생전의사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유체를 처분하는 것은 다른 유족들의 망인에 대한 경애·추모의 정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사자의 인격권을 인정하는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비춰 보더라도 유체·유골의 처분 등에 관한 망인의 생전 의사에 법률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안대희·양창수 대법관도 "망인이 생전에 자신의 유체·유골의 처분방법이나 매장장소를 결정하는 것은 '사후적 인격보호' 또는 '인격권에서 파생되는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의 한 내용으로서 사망 후에도 보장돼야 하므로 망인의 생전의 의사표시는 제사주재자에게도 법률적 구속력이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최씨의 아버지는 1947년 본처와 결혼해 3남3녀를 뒀으나 지난 61년부터 별거에 들어간 뒤 다른 여자와 44년 동안 1남2녀를 두고 살다 2006년께 사망했다. 최씨의 이복형제들은 망인의 유언에 따라 경기도 모 공원묘지에 매장했다. 이를 뒤늦게 안 원고 최씨는 "아버지를 선산에 모셔야 한다"며 이복형제를 상대로 유체인도소송을 내 1.2심에서 승소했었다.
제사주재자
종손
적서
장자
공동상속인
류인하 기자
2008-11-24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소멸시효완성 이유로 휴업급여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
요양불승인처분취소 확정판결을 받은 근로자가 요양으로 인해 미취업 상태에 있었던 기간 동안의 휴업급여를 청구했을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휴업급여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과거 대법원이 동일한 사안에 대해 휴업급여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의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대법원판결(2005두13384)은 변경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김모(58)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휴업급여부지급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07두2173)에서 “휴업급여를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18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시효완성 전에 원고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한 바는 없었다”면서 “그러나 원고로서는 요양불승인처분에 대한 취소판결을 받기 전에는 휴업급여를 청구하더라도 휴업급여가 지급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의 판결확정시까지 별도로 피고에게 휴업급여를 청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은 상황은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도 채권자가 권리행사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원고에게는 객관적으로 휴업급여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까지 피고의 소멸시효항변을 받아들여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기계제작업체 근로자인 김씨는 지난 2001년 뇌경색 진단을 받고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뇌경색과 업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김씨에 대해 요양불승인처분을 내렸다. 이에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불승인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해 원고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확정판결이 난 뒤 근로복지공단에 2001년 7월∼2005년 6월까지의 휴업급여지급을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그러나 “휴업급여청구기간인 3년의 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며 휴업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휴업급여부지급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해 1·2심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받았다.
소멸시효완성
휴업급여
신의칙
상당인과관계
뇌경색
요양급여
류인하 기자
2008-09-25
부동산·건축
행정사건
무허가 시설물에 장기간 거주, 주민등록 전입조치 해줘야
무허가 시설물에서 실제 장기간 거주해 온 경우 이를 실거주지로 인정해 관할구청이 주민등록 전입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인권위 권고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18일 조모(49) 씨 등이 "무허가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구청이 주민등록전입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며 낸 진정을 받아들여 "무허가 건축물이라도 주민이 장기간 거주했다면 실제 거주지로 볼 수 있으므로 주민등록전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남구청에 권고했다. 조씨 등은 1981~1996년 사이 4차례에 걸쳐 청사신축과 하천개발 등을 이유로 서울 포이동으로 강제이주해 현재까지 실제로 거주해왔지만 구청측이 주민등록전입조치를 해주지 않자 지난해 3월 강남구청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청은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서울시 '체비지'로 어떤 경우에도 주민등록을 등재할 수 없고 불법 무허가 집단지역에는 주민등록법 및 지방자치법상 행정이념을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전입조치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정인에 대해 실제 거주지에의 전입신고를 불허한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주민등록법의 입법목적과 주민등록의 법률상 효과 및 지방자치의 이념에 부합하는 실질적 의미에서의 거주지를 갖추었을 경우 주민등록의 요건이 된다고 판단한 대법원판결(☞2002두1748)의 취지에 따라 적법한 건축물에 살고 있는지 여부는 주민등록의 요건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체비지
무허가시설물
장기거주
주민등록전입
실제거주지
이정현_ 기자
200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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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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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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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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