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가 품종을 표시하며 상표권을 침해했다면 그 표시 내용을 그대로 사용한 유통업자도 상표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동흡·李東洽 부장판사)는 19일 독일 장미종묘 회사인 코르데스사가 농수산물유통공사를 상대로 "자사의 장미 상표를 경매유통단계에서 그대로 사용,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0나42078)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는 4천9백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장미를 경매하며 재배농민들이 상표등록자인 코르데스사의 동의없이 '레드 산드라' 등으로 표시한 장미 품종 상표를 공판장 전광판의 품명표시부분과 거래서류 등에 그대로 표기한 것은 상표권 침해행위"라며 "유통공사는 이들 상표명을 사용한 98년 4월까지의 장미경매 수익금 중 로열티에 해당하는 4천9백여만원을 원고에게 배상하라"고 밝혔다.
독일 장미종묘 업체인 코르데스사는 99년12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장미를 경매하면서 자신들의 상표를 마음대로 사용하고 독일식 상표를 한국 이름으로 바꾸는 등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고 1심 법원은 "농산물유통공사가 생산업자가 아닌 만큼 로열티를 줄 필요는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