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폭행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편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양소은 판사는 상해와 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2019고정2784).
A씨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2월 아내인 B씨가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B씨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거나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쳐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자신을 B씨가 깨웠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하던 중 주먹으로 B씨를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당초 검찰은 A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 했으나, A씨는 혐의를 부인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얼굴에 생긴 멍은 보톡스 시술의 부작용"이라며 "B씨가 먼저 물건으로 신체를 가격해 이를 방어했을 뿐"이라고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의 피해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A씨와 B씨 사이에 있었던 카카오톡 메시지 등 증거들에 비춰 그 신빙성을 부정하기 어렵고, B씨가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B씨가 제출한 사진 속 멍이 시술 부작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수차례 폭행하고, 전치 4주의 다발성좌상 등을 입혔다"며 "B씨가 입은 상해가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A씨는 범행을 계속 부인하며 진정어린 사과를 하거나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피고인인 A씨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 사건에서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어 벌금형을 선택한다"며 "A씨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것 외에는 달리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나이,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의 요소를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