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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7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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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코인 ‘김치 프리미엄’ 노리고 수조 원 해외 송금했는데…
<사진=pixabay> 한국 가상자산거래소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수조 원의 외화를 해외로 송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그동안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해 불법 수익을 얻은 일당을 가상화폐를 이용한 환치기 범행으로 보고 차례로 기소했다. 그런데 이러한 검찰의 기소에 제동을 거는 판단이 나오게 되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피고인 A 씨 등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다수의 은행을 통해 수조 원을 해외로 송금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눈을 피하려고 해외에 무역대금을 보내는 것처럼 꾸몄으며 거액을 원활히 송금하기 위해 무역회사로 위장한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보낸 돈으로 해외 코인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사들인 뒤 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김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팔았다. 그런데 이들은 외국환거래법 위반·업무방해·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에서 모두 무죄 판단을 받았다. 3개 혐의 모두 ‘ 무죄’ 검찰은 이들이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채 외국환 업무를 해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고 은행의 외환 송금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이 가상자산을 매도·매수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가상자산사업자로서, 금융정보분석원장에 상호와 대표자 성명 등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아 특정금융정보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6일 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및이용등에관한법률(특정금융정보법) 위 반, 업무방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 등 1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단5940 등). 박 판사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은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돈을 모아 은행에 모은 돈을 지급하며 해외 수취업체의 외국 거래은행 계좌로 그 액수에 대응하는 외환을 송금해 달라고 신청했을 뿐, 실제로 해외 수취업체의 외국 거래은행 계좌로 외화송금을 실행한 주체는 은행”이라며 “피고인들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은행에 ‘송금 사무 처리를 위임’한 것으로 ‘송금’ 그 자체와는 구별되고, 두 행위는 그 내용과 상대방이 달라 송금 사무 처리를 위임한 행위가 송금행위에 포함된다는 해석은 가능한 해석범위를 벗어난다”고 판시했다. 이어 업무방해 혐의 역시 은행의 외환 송급업무 처리 과정과 심사의무에 비춰 은행의 외화 송금은 업무 담당자 들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 “피고인들의 행위가 위계로써 은행들의 외환 송금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 또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해외 공범을 통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전송한 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매도해 시세 차익을 얻는 거래를 계속·반복적으로 행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불특정 다수 고객을 상대로 반복적인 영업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들을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죄형 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변호인이 보는 판결 의의는 이 사건에서 일부 피고인을 변호한 유상재(61·사법연수원 21기) 법무법인 로백스 변호사는 “김치 프리미엄에 따 른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무역대금을 가장한 동종 유사 사건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판결은 죄형법정주의를 포함한 합헌적 헌법 해석의 관점에서 범죄의 구성요건 해당 성 여부를 엄격하게 해석 적용한 판결로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외국환거래법의 명문규정상 피고인들의 행위는 지급과 관련한 송금절차 위반행위로서 과태료 부과처분 대상으로 볼 수 있을 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또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행위를 했던 시장 참여자들에게 신고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으로 공소가 제기된 선례적인 사건인데, 이 판결을 통해 피고인들의 행위가 신고를 필요로 하는 가상자산거래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코인
외국환거래
특정금융정보법
김치프리미엄
박수연 기자
2024-02-14
형사일반
[판결]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조국 前 장관, 2심도 징역형
<사진=연합뉴스>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김진하·이인수 부장판사)는 8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수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조 전 장관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2023노550). 다만 조 전 장관은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1심처럼 법정구속은 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관련 혐의로 장기간 수형 생활을 한 점 등이 참작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이날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고, 이 법원의 양형 심리 과정에서 현출된 자료들을 종합해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조 전 장관은 원심이나 이 법원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거나 그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무엇보다 범죄사실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양형기준상 진지한 반성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려워 의미 있는 양형 조건의 변경이 있다고 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관련 혐의 가운데 아들 조원 씨의 충북대 로스쿨 지원과 관련한 최강욱 의원 명의의 인턴 활동확인서 위조 및 행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또 딸 조민 씨의 장학금 명목 금품 수수 관련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관련 특별감찰반 관계자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충북대 로스쿨 지원 관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 뇌물수수 혐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증거은닉교사 혐의, 금융위 관계자들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자녀 입시 비리 범행은 대학교수 지위를 이용해 수년간 반복적으로 범행을 행한 것으로 범행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고, 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에서 죄책도 무겁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범행은 고위공직자로서 적지 않은 금품을 반복적으로 수수해 스스로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한 것으로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행은 민정수석 직무를 져버리고 정치권의 청탁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비위 혐의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서 그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자녀 입시 비리 범행은 정 전 교수가 주도한 범행에 배우자로서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조 전 장관에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정 전 교수에 대해 "아들의 입시관련 범행은 대학교수 지위를 이용해 직접 허위경력을 만들어내고 관련 문서들을 위조하거나 허위작성 해 행사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배우자인 조 전 장관과 공모해 범행하는 과정에서 이를 기획하고 주도적으로 범행을 실행한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며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에서 결과가 중하고, 허위재산신고 및 소명으로 인한 위계공무집행방해 범행은 위법한 투자를 계속하기 위해 수년간 허위재산 신고를 하게 함으로써 공직자재산신고 제도를 무력화시키고 공직의 청렴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무너뜨린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간 수형생활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이고, 당심에 이르러 아들의 대학원 입시 관련 범행과 관련해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의 문서를 제출한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여러 양형 요소를 고려했다"며 1심보다 감형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편 노환중 전 부산대 의료원장은 조 전 장관의 딸에게 장학금 명목 금품 600만 원을 제공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국립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며 성실하게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힘써 온 점 등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돼 벌금 1000만 원으로 감형됐다. 1심에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었다. 감찰무마 의혹으로 함께 기소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해서는 "범행을 주도했으나,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1심과 동일한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도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선고 직후 "항소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적용에 동의할 수 없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며 상고할 계획임을 밝혔다. 아울러 총선 출마와 관련해서도 "조만간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 전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조국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수수
업무방해
입시비리
이용경 기자
2024-02-08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 따른 수익증권 좌수대로 분할 귀속”
[대법원 판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Money Market Fund,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3다221144(2023년 12월 2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참진 이영동 변호사)가 B 은행 등을 상대로 낸 예금 사건에서 원고 패소 부분 중 MMF 계좌 관련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 [쟁점]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이 공동상속된 경우의 법률관계(공동상속인들의 준공유 vs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 귀속) [사실관계와 1,2심] A 씨의 어머니는 B 씨 등이 판매한 투자신탁 형태 MMF의 수익증권을 보유하던 중 A 씨 등 4남매를 공동상속인으로 둔 상태로 2019년 사망했다. A 씨는 단독으로 B 은행 등에게 고인 명의 수익증권의 평가액 중 자신의 법정상속분 4분의 1 상당액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A 씨가 MMF 관련 청구를 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채, 원고패소 판결이 나왔다. 2심은 “투자신탁의 수익권을 공동상속하는 경우 공동상속인들이 이를 준공유할 뿐, 공동상속인들에게 당연히 분할해 귀속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용어 설명] - 투자신탁의 수익증권: 자본시장법에 따라 집합투자업자가 신탁 형태의 집합투자기구인 투자신탁(제9조 제18항 제1호)을 설정하고 그 수익권을 표시하기 위해 이를 균등하게 분할해 발행한 것 - MMF: 자본시장법과 그 하위 법령에 따라 집합투자재산 전부를 ‘안전한’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하고 운용의 제한도 받는 집합투자기구의 일종(제229조 제5호) [대법원 판단(요지)] 금전채권 등의 가분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상속재산분할 대상도 된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의 수익권은 수익증권이 표시하게 된다. 이러한 수익증권은 좌수를 단위로 분할 판매가 가능하고, 투자자가 언제든지 환매해 단기간 내에 환매대금을 수령함으로써 손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원칙적으로 일부 좌수의 환매도 가능하다. 자본시장법에는 MMF에 특별한 규율이 존재하는데 모두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금의 신속한 회수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MMF 상품을 예금 상품과 유사하게 인식한다. 이러한 상속 관련 법리, 자본시장법상 규율, 투자자들 일반적 인식 등을 종합하면,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해 귀속한다고 봐야 한다. 투자신탁의 수익권에는 수익총회 의결권, 장부·서류 열람권 등의 단체법적 성격의 권리나 권능 자본시장법 제91조 제1항, 제186조 제2항, 제190조도 포함되어 있지만, MMF에서는 분할 귀속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될 만한 이유가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 “대법원은 상속 관련 기존 법리를 바탕으로 하되 투자신탁의 수익권에 관한 자본시장법상 규율, 특히 MMF에 관한 투자자들의 특별한 인식 등을 이유로, 적어도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해 귀속된다고 최초로 판단했다. 이로써 공동상속인들이 자칫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상속재산분할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공동상속
금전채권
수익증권
상속재산분할
박수연 기자
2024-02-08
형사일반
[판결] '장애인 착취 사찰노예 의혹' 사건…대법, '무죄 취지' 파기환송
이른바 '사찰노예사건'의 피고인인 승려가 6년 만에 대법원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혐의를 벗게 됐다. 대법원은 차별이 없었고 악의성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사찰 승려 A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982). 서울에 있는 한 사찰의 주지 스님인 A 씨는 2008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지적장애 3급인 피해자에게 예불, 기도, 마당 쓸기, 잔디 깎기, 제설 작업, 각종 경내 공사 등 노동을 하게 하고도 급여 약 1300만 원을 주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악의적으로 장애를 이유로 피해자에게 금전적 착취를 했다는 혐의였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사적인 공간, 가정, 시설,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장애인에게 금전적 착취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법에서 금지한 차별행위가 악의적인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한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1년을, 2심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2심은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 일을 시키고도 급여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장애를 이유로 한 금전적 착취를 했고, 이는 악의적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사찰에 거주했던 행자, 노전스님, 스님 등 종인으로 볼 여지가 있는 사람 중 비장애인에게만 급여를 지급했다거나, 장애인인 피해자에게만 마당 쓸기, 잔디 깎이 등 노동을 담당하게 하는 등 비장애인과 비교해 피해자를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1항의 구성요건 중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사정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악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지적장애가 있던 피해자를 1985년부터 30년 동안 사찰에 거주하게 하면서 피해자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를 10년간 행자로, 20년간 노전스님으로 대우했고 △단순히 피해자의 의식주 비용을 책임지는 것을 넘어 실질적 보호자로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각종 수술비, 입원비, 상해보험 보험료, 국내외 여행비·해외 성지 순례비까지 전부 부담했으며 △A 씨가 피해자 명의로 매수한 2억 원 상당의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과 관련해 무죄로 판결이 확정됐을 뿐 아니라 △이전에 피해자 명의로 구입해 준 부동산 역시 피해자가 소유자 권한을 실제 행사했고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급여액 약 1억3000만 원보다 A 씨가 피해자를 위해 30여 년 동안 부담한 비용이 이를 훨씬 초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구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9조 제2항에서 정한 '악의성'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을 이끈 오영신(55·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여의 대표변호사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 악의적 등 모호하고 불명확한 형벌구성요건의 해석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며 "다만 '악의적'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해치려 하거나 미워하는 악한 마음을 가진'으로서 모두 주관적 감정의 표현이고, 보는 관점에 따라 의미를 달리하거나 어느 정도일 때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가 불명확한 도덕적이고 추상적인 용어라는 점에서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으로 '악의성'을 판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
장애인차별
박수연 기자
2024-01-26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상호명의신탁 해지 했어도 등기 없이 제3자에게 소유권 주장 못 해”
상호명의신탁이 합의로 해지된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소유자가 따로 있더라도, 등기 이전 없이는 명의신탁자가 명의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승계 취득한 제3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소송대리인 이시훈 변호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지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다260972). B 씨의 부모는 1970년경 서울시 성북구 일대의 토지 중 일부를 취득한 후 건물을 신축하고 1984년 10월경 공유지분 절반씩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 토지는 분할 전 B 씨의 부모를 비롯한 공유자 여러 명의 공유로 등기돼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각 공유자가 분할 전 토지 중 특정 부분을 소유하는 구분 소유적 공유관계에 있었다. 1998년경 공유자들은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해소하기로 하고 각 소유 부분에 관해 분필등기를 바친 후 2000년 1월 각 소유 부분에 관해 상호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내용의 재판상 화해를 했다. 공유자 중 한 명인 C 씨는 2000년 5월경 해당 토지의 일부에 관해 화해조서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B 씨의 부모는 화해조서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해당 토지는 여전히 공유자들의 공유로 등기가 된 상태로 있었다. C 씨는 그 토지의 일부에 관해 지분등기가 된 상태에서 사망해 그 상속인들이 협의분할 상속을 원인으로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상속인 중 일부의 지분을 A 씨가 2020년 11월 경매로 취득하고 소유권이전등기도 마쳤다. B 씨의 부모도 사망 이후 자녀들에게 5분의 1지분씩 상속했고, B 씨는 A 씨를 제외한 나머지 공유자들의 공유지분 전부에 관해 2000년 1월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A 씨는 “해당 토지의 일부 지분의 소유자인데, 토지상 이 건물의 소유자인 B 씨 등에 대해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전제로 지료 혹은 건물 성립 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랐으므로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음을 전제로 지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건물 중 하나의 소유자가 바뀌었을 때, 토지 소유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법률에 따라 건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1심은 “등기부상 공유지분을 갖는다고 해도, 그 공유지분등기는 명의인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는 목적물에 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며 “이를 승계 취득한 A 씨 또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해당 토지에 관한 C 씨와 B 씨 등 사이의 구분 소유적 공유관계는 이미 해소됐다”며 “등기부상 C 씨 또는 그 상속인들 명의의 공유지분등기가 남아있어도 명의인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는 목적물에 관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고, 이를 승계 취득한 A 씨 또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유자들 사이에 상호명의신탁이 해지됐더라도 B 씨 등이 일부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받지 않았으므로 외부 관계에서 해당 지분에 관한 소유권은 C 씨의 상속인들에게 있고 그 상속인으로부터 경매로 지분을 취득한 A 씨가 그 지분의 소유자”라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B 씨 등이 해당 지분의 소유자라고 판단했고,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명의신탁 해지의 효력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A 씨를 대리한 이시훈(40·변호사시험 2회)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변호사는 “민법 제186조는 소유권의 변경에 대해 등기해야 효력이 생긴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민법 제187조에서는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만을 등기 없이 물권변동이 일어나는 예외 사유로 삼고 있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등기에 기초한 물권변동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법리를 다시금 널리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호명의신탁이 해소되었다 하더라도 ‘명의신탁 법리’에 따라 대외적으로 소유권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봐서는 안 되고 대내적인 소유권 변동만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대법원에선 상호명의신탁에서만 등기에 기초한 물권변동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의신탁
구분소유
공유
등기
한수현 기자
2024-01-24
형사일반
[판결] '2215억 횡령 혐의' 오스템임플란트 前 재무팀장, 2심도 징역 35년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에게 2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3부(김복형·장석조·배광국 부장판사)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2023노305). 다만 1심의 1151억여 원의 추징 명령은 917억여 원으로 낮췄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씨의 아내 박모 씨에게는 1심과 같은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1심은 합리적 범위 내에서 양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회사가 피해회복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한 점 등은 인정되지만, 형을 새로 정할 사정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죄 피해자가 피해재산에 대해 현실적으로 회복받지 못했더라도 회복 받을 구체적 권리를 확보했다면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해당 부분은 몰수 추징액에서 제외했다"고 추징금 감액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게는 "원심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1심보다 형량을 높여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당초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처제는 이 씨의 범행을 알면서도 명의를 제공하고 범죄 수익이 25억여 원에 달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 일부 범행은 여전히 증여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여동생은 금괴 10kg을 은닉했음에도 은닉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2020년 11월~2021년 10월 15차례에 걸쳐 오스템임플란트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총 2215억 원을 이체한 뒤 주식 투자와 부동산 매입 등에 쓴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월 "이 씨는 재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기화로 총 2215억 원이라는 거액을 횡령했는데, 그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대범하게 이뤄진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며 "범죄수익을 은닉하고자 리조트 회원권, 오피스텔, 아파트, 채권, 현금 등 다양한 형태로 범죄수익을 은닉·보관했고, 이로 인해 피해자의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해졌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국가 형벌권 행사에도 상당한 장애와 비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판결로 몰수돼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될 금액과 이미 반환된 금액을 제외하고도 아직 피해가 회복되지 않아 추징을 선고하는 액수가 1150억여 원에 달하고, 일부 추징 보전된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피해 잔액이 전부 회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오스템임플란트는 이 씨의 횡령으로 인해 한국거래소에 의해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고, 간신히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가 폭락해 회사와 주주 등의 손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또 "오스템임플란트가 제대로 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는지 여부나 오스템임플란트의 최대주주이자 회장이 회사 자금을 이용한 주식 투자를 종용·묵인했는지는 이 씨의 죄책을 결정적으로 감경할 만한 사유가 되기 어렵다"며 "이 씨가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 증거에 따르면, 수사 개시 후 잠적 상태에서 실종 선고를 받는 방안과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하는 방안 등을 놓고 저울질하면서 각 경우에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수 있을지 따져보는 내용 등이 있고, 이 씨는 장기 징역형의 선고를 감수하면서도 스스로 또는 가족들이 횡령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계속 보유할 길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어느 정도 장기로 복역하게 해야 이 씨가 당초 계획한 '출소 후 이익 향유'를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양형 기준에 따르면 횡령·배임액이 300억 원 이상인 경우 기본 구간은 5~8년, 가중 구간은 7~11년을 권고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씨의 범행은 이 같은 법률 규정이나 양형 기준을 무색하게 할 만큼 거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 질서가 당초 예상한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거액을 횡령했다는 점에서 죄질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고, '출소 후의 이익 향유' 기회를 박탈할 필요성, 횡령으로 인한 회사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 자본시장 등에 끼친 해악 등을 고려하면 장기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범죄수익 등 가장·은닉 행위도 결코 가볍지 않아 몰수·추징 외 벌금형을 병과해 재산상 불이익도 가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대법원 양형위가 정한 양형 기준의 상한을 초과해 징역형 기간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몰수
이용경 기자
2024-01-10
민사일반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중소기업인 법인이 소속 직원 거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 체결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위한 요건은?
중소기업인 법인이 소속 직원 거주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법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으로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법원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이 아닌 법인의 '직원'이 임차한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2월 14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출 박종한, 배기형, 엄상윤, 이영경 변호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건물인도 소송(2023다226866)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19년 12월 4일 중소기업기본법에서 정한 중소기업인 B 사에 2019년 12월 12일부터 2년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를 임대차보증금 2억 원, 월 차임 1500만 원으로 임대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11월 6일 설립된 B 사는 2020년 2월 25일까지는 정명호 씨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이후 김영옥(탤런트 김수미) 씨가 대표로 등재됐다. 정 씨는 김 씨의 아들이다. 계약 체결 당시 B 사의 대표이사는 2019년 12월 12일 해당 아파트를 인도받고 2020년 2월 18일 전입신고를 마친 후 그곳에서 거주해 왔다. A 사는 2021년 9월 29일 B 사에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표시하며 해당 부동산의 인도를 구했다. 이에 B 사는 2021년 10월 5일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임을 전제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서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정한 '직원'은, 주식회사의 경우 법인등기사항증명서에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은 제외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관련 법령의 문언과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제2조 제6호는 주식회사 또는 유한회사의 경우 '임원'이란 '등기된 이사(사외이사를 제외)'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중소기업기본법 및 시행령은 '임원'과 '직원'을 구별해 사용하고 나아가 '임직원'이라는 용어도 사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이 정한 '직원'은 중소기업법령 용례에 따라 법인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로 등기된 사람을 제외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법률의 문언 및 법체계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또 "주거용 임차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러한 범위의 임원을 제외한 직원이 법인이 임차한 해당 주택을 인도받아 주민등록을 마치고 그곳에서 거주하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고, 그 밖에 업무관련성, 임대료의 액수, 지리적 근접성 등 다른 사정을 고려할 것은 아니다"라며 "원심이 '해당 아파트와 B 사의 본점소재지 간의 거리, 차임액수, 계약 체결 의도 등을 고려해 B 사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임차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시한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결론에 있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3항에 정한 '직원'과 '주거용 임차'의 의미에 관해 최초로 명시적으로 판시한 판결"이라며 "중소기업인 법인이 그 소속 직원 거주를 위한 주택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경우 대항력 부여 요건에 관한 기준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소를 이끈 배기형(37·사법연수원 46기) 법무법인 청출 변호사는 "법인 임차인이 임차를 하고 계약 갱신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법 보호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 사건"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을 넘어서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 등 법인이 임차인으로서 보호 받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에 대한 대법원 판단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에 따라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직원에게 복지 목적으로 주택을 임차해 제공하는 경우, 내부적으로 일정 조건 등을 갖추고 대표 등 임원이 아닌 직원 명의로 등재해야 할 것"이라며 "사택의 임대차 사건과 관련해 기준이 정립된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임대차
갱신청구권
사택
주택임대차보호법
박수연 기자
2024-01-10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에 1억 원대 소득세 부과한 과세관청… 법원 "무효 아냐"
회사에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에게 1억 원대 소득세 부과한 과세관청의 처분은 무효가 아니라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신명희 부장판사)는 2023년 10월 26일 A 씨가 성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 무효확인 소송(2023구합5506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부터 2019년 폐업일까지 주식회사 B 사의 대표자로 과세관청에 등록돼 있었다. 성남세무서는 2021년 9월 A 씨에게 2018년 귀속 종합소득세 1억2300여만 원,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 4400여만 원 총 1억6700여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A 씨는 "나는 B 사의 실제 운영자인 C 씨의 부탁을 받고 명의를 대여한 바지사장일 뿐이고, C 씨에게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에 불과하다"며 "해당 처분은 실질과세원칙에 반해 위법하고, 그 하자가 중대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실질과세의 원칙상 납세의무자의 확정은 외관이 아닌 법적 실질에 따라야 하므로 과세 대상이 되는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을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해 세법을 적용해야 한지만, 명의대여는 실사업자와 합의 하에 탈세를 조장하는 행위로서 외부에서는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워 과세관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명의자를 실사업자로 봐 과세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것이 실체관계와 다르다는 이유로 사업명의자가 아닌 별개의 실사업자에게 실질과세가 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명의자 과세를 다투는 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세대상이 되지 않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해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그와 같이 과세 요건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처분은 B 사가 법인세를 신고하지 않음에 따라 성남세무서장이 추계결정한 뒤 대표자 인정상여로 소득처분한 뒤에 내려진 것으로 B 사의 대표자에 대해 부과될 것이 예정돼 있었다"며 "A 씨는 2018년부터 폐업일인 2019년까지 B 사의 대표자로 등록돼 있었던 점, B 사의 실질 운영자라는 C 씨에게 명의를 대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A 씨에게는 그러한 명의사용으로 인한 결과, 즉 그로 인한 조세법적 책임 관계에 대해서도 감수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A 씨가 B 사의 대표자가 아니라는 사정'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해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것으로서 외관상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으므로 각 처분의 당연무효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소득세
실질과세의원칙
명의대여
이용경 기자
2024-01-08
(단독)[판결] 혼인 중 단독 명의 취득 재산에 배우자가 기여했다면… “이혼 시 실질적 부부공동재산으로 볼 수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 혼인 기간 중 단독 명의로 취득한 주식 등 재산에 대해 다른 배우자가 그 유지 등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재판을 심리 중이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 부장판사, 강상욱·이동현 고법판사)는 지난 11월 2일 남편 A 씨가 아내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등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재산분할비율을 A 씨 40%, B 씨 60%로 정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재산분할비율을 각각 30%, 70%로 바꿨다. 이 판결은 양측에서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1991년 4월 결혼해 B 씨의 부모가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면서 마련한 서울 소재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혼인 기간 A 씨는 의사로 일했고, B 씨는 가사를 돌보며 자녀 양육을 전담했다. 이들은 1995년 A 씨의 명의로 서울의 다른 아파트를 매수했고, 당시 B 씨의 부모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다. A 씨는 1998년부터 2003년경 경기도 용인에서 병원을 운영하다가 공부를 위해 2004년 1월 B 씨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2009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척추신경병원을 개원해 운영하다가 지인에게 양도한 후 2019년 6월 가족들과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서울에 병원 개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B 씨와 잦은 다툼을 겪다가 이듬해부터 별거에 들어갔다. 1심은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재산분할 비율에 대해서는 A 씨 40%, B 씨 60%로 정했다. 하지만 양측은 각자의 재산분할 비율이 낮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혼인기간에 A 씨는 의사로 일하면서 경제활동을 했고, B 씨는 주로 가사와 양육을 담당한 점 △혼인 당시 B 씨의 부모가 서울 소재 아파트에 관한 전세보증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방식으로 신혼집을 마련해줬고, 이후 이들이 다른 아파트로 이사할 때 전세보증금이 사용된 점 △B 씨의 C 물산 주식 중 상당 부분을 B 씨의 부친 및 작은아버지의 증여로 취득한 점 등을 참작했다. 특히 재판부는 B 씨가 1998~2021년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B 씨 아버지 회사인 C 물산 주식이 B 씨의 특유재산일지라도, A 씨가 이들의 혼인 기간에 경제활동을 하면서 해당 주식의 가치 유지 및 감소 방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했다고 볼 수 있어 재산분할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해 그 감소를 방지했다고 인정되는 경우,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대법원 결정에 따른 것이다. 재판부는 “A 씨가 혼인 기간 대부분 의사로서 경제활동을 했고, 그 소득 중 상당 부분을 B 씨가 관리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가 혼인기간 중 C 물산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 역시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다”며 “B 씨가 C 물산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배당금을 원천으로 해 B 씨의 C 물산 주식수가 증가한 이상, 이는 부부 공동재산을 통한 주식 수의 증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 당시 A 씨 집안은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B 씨 집안은 A 씨 집안에 비해 경제적인 상황이 훨씬 좋았던 것으로 판단되는 점, 서울의 다른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을 때 A 씨의 수입과 자녀들의 나이, 생활비 및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 정도, B 씨 부모가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하면 B 씨 부모의 지원으로 해당 아파트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씨 부모의 지원으로 마련된 아파트를 매각한 돈으로 미국에서 살 주택을 구입하기도 한 점 등을 참작해 재산분할비율을 이같이 정한다"고 판시했다.
한수현 기자
2024-01-03
교통사고
형사일반
[판결] “처벌 원치 않아요”했지만 공소기각 안해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1심 선고 전에 제출됐는데도 해당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대신 징역형을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1월 30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2694). A 씨는 2021년 11월 혈중알코올농도 0.077%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인천 부평구 일대 도로를 지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의 변호인은 1심 선고 전 1심 법원에 ‘피해자는 피고인의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기재와 피해자 명의의 서명이 있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A 씨는 이 밖에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과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위반 등 혐의를 받았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은 ‘도로교통법 제151조의 죄를 범한 운전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3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A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 명의 합의서가 1심 선고 전 1심법원에 제출됐으니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 중 도로교통법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에서 이 부분과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 전체에 대하여 상상적 경합 또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이유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심은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반의사불벌죄
처벌불원서
교통사고
음주운전
박수연 기자
202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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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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