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센터 사우나에서 나오다 미끄러져 다쳤다면 면책약관이 있더라도 주의 안내문 등을 부착하지 않았다면 업주에게 일부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민사2단독 허경호 판사는 스포츠센터내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고 나오다 넘어져 다친 김모(30)씨가 스포츠센터 업주 최모씨를 상대로 낸 손배배상 청구소송(2008가단38554)에서 “64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우나시설 출입구 부근은 이용객이 출입하는 과정에서 흐르는 물기 등에 의해 바닥이 미끄러워질 수 있으므로 시설 관리자는 고객이 넘어지는 등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스포츠센터 회원등록시 ‘회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부상의 경우 센터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회원약관에 동의했다 하더라도 센터가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김씨도 사고 발생 장소 부근이 미끄러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며 “김씨의 과실을 참작해 최씨의 손해배상액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 4월 최씨가 운영하는 스포츠센터내 사우나시설을 이용하고 나오던 중 출입문 입구에서 미끄러져 오른팔꿈치 등을 다치자 치료비와 위자료 등 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한편 사고 당시 김씨가 넘어진 출입구 부근에는 미끄럼 방지시설이나 고객에게 주의를 촉구하는 안내문 등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