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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무고혐의 재판중 범죄사실 자백…刑 감면해야
무고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재판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자백했다면 형법에 따라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법 제157조와 153조는 '무고죄를 범한 자가 그 신고한 사건의 재판 또는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 또는 자수한 때에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3077). A씨는 같은 업종의 노점을 운영하는 경쟁자 B씨와 2019년 5월 말다툼을 벌이다 B씨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후 A씨는 "B씨가 나를 밀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며 특수상해 혐의로 B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A씨의 고소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안 검찰은 B씨를 불기소 처분하고 A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1심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유죄 판결과 함께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이후 양형부당을 주장하면서 항소했고, 항소이유서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했다. 그런데 2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형을 유지했다. 징역1년 선고 원심 파기 상고심에서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가 항소하면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음에도 항소심이 형을 감면하지 않은 것이 정당한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형법은 무고죄를 범한 자의 재판 확정 전의 자백을 필요적 감경 또는 면제사유로 정하고 있고, 자백의 절차에 관해서는 아무런 법령상의 제한이 없다"며 "수사기관에서의 고백이나 재판부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고백, 무고 사건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로서 법원이나 수사기관에서의 신문에 의한 고백 또한 자백의 개념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항소심에서 허위 사실로 고소했음을 자백했으므로 형법에 따라 형의 필요적 감면조치를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심은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형법
형량
자백
무고
손현수 기자
2021-02-08
형사일반
[판결]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에 몰수·추징 관한 범죄사실 없다면
공소사실에 몰수나 추징을 선고할 수 있는 요건이나 사실관계가 없으면,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 법원은 몰수나 추징을 선고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관구 부장판사)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최근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2019노1295). 이와 함께 약 23억원을 추징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울산에서 건물을 빌려 노래방을 운영하면서 성매매 알선 영업을 하다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성매매 알선 영업으로 얻은 이익을 추징하고 노래방 건물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몰수했다. A씨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전액을 몰수한 것은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건물 빌려 성매매 알선 영업하다 적발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몰수는 잘못” 항소심에서는 A씨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 몰수가 적법한지가 쟁점이 됐다. 검사가 제출한 A씨에 대한 공소장에는 성매매 알선 장소를 임차한 사실관계에 관한 기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측은 "A씨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1항의 '범죄수익'에 해당하므로 몰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49조에 따라 행위자에게 유죄의 재판을 하지 않아도 몰수·추징의 요건이 있는 때에는 몰수·추징을 선고할 수 있지만, 우리 법제상 공소 제기 없이 별도로 몰수·추징을 선고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그 요건이 공소가 제기된 공소사실과 관련돼야 한다"며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범죄사실을 법원이 인정해 그에 관해 몰수나 추징을 선고하는 것은 불고불리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울산지법, ‘몰수’ 파기 판결 이어 "현행 범죄수익법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만을 범죄수익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몰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A씨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성매매 알선 장소를 임차한 사실관계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적용법조에도 '영업으로 성매매알선 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만 있을 뿐 몰수의 근거가 되는 범죄수익법 등의 규정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은 '성매매에 제공되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 토지 또는 건물을 제공하는 행위'의 범죄사실과 관련된 범죄수익을 범죄수익법 등에 따라 몰수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추징
성매매알선
몰수
남가언 기자
2020-04-22
형사일반
[판결](단독) 1심 병합 항소심 유죄판결 “범죄사실·증거요지 모두 기재해야”
경합범 관계에 있는 두 개의 1심 판결을 항소심에서 병합한 뒤 유죄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각각의 범죄사실과 증거요지, 적용법령 등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내용을 모두 기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최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735). A씨는 2018~2019년 필로폰을 투약하고 대마초를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또 2018년 6~7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다른 사건에서 징역 2개월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이 두 사건을 병합해 재판을 진행했는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각 사건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한다"며 1심 판결들을 파기하고 병합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렇게 판시하면서 판결문에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만 기재하고, 범죄사실과 증거요지 등을 쓰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제323조는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판결이유에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 법령의 적용 중 어느 하나를 전부 누락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위반으로 파기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은 각 1심 판결에 대한 각 항소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결정한 후 1심 판결을 모두 직권파기하고 공소사실 전부에 유죄판결을 선고했다"며 "그런데 판결이유에 법령의 적용만 기재했을 뿐 범죄사실 및 증거 요지를 전부 누락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형사소송법
항소심
증거요지
범죄사실
손현수 기자
2020-04-09
민사일반
[판결] "수갑 찬 피의자 조사받는 모습 촬영 허용은 위법… 국가, 배상책임"
경찰이 수갑을 찬 피의자가 조사받는 모습을 언론사가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위법하므로 국가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언론에 피의자 촬영을 허용한 경찰의 조치는 위헌이라고 결정한 데 이어 법원도 피의자의 인격권 침해와 관련한 전향적인 판결을 내놓음에 따라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취재 허용 범위나 관행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 강하영 판사는 최근 A씨와 B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047454)에서 "국가는 A씨 등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형제 사이인 A씨와 B씨는 2011년 서울강동경찰서에서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듬해 B씨는 구속됐다. 경찰은 출입기자실에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노린 형제 보험사기범 검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어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해 B씨가 강동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형제는 "경찰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조사과정의 촬영을 허용해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 당했다"며 경찰의 행위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2014년 헌재는 재판관 7(인용)대 2(각하)의 의견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있는 피의자에 대해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기자들의 사진촬영·영상녹화를 허용한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2012헌마652). 헌재는 당시 "사람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 얼굴을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촬영허용행위는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초상권을 포함한 일반적 인격권을 제한한다"며 "원칙적으로 '범죄사실' 자체가 아닌 그 범죄를 저지른 자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공공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고, 이에 대한 예외는 공개수배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 장면을 공개 및 촬영하게 할 어떠한 공익적 목적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촬영허용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 모자, 마스크 등으로 피의자의 얼굴을 가리는 등 피의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촬영허용행위는 언론 보도를 보다 실감나게 하기 위한 목적 외에 어떠한 공익도 인정할 수 없는 반면, 청구인은 피의자로서 얼굴이 공개돼 초상권을 비롯한 인격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받았고 촬영한 것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범인으로서의 낙인 효과와 그 파급효는 매우 가혹해 법익균형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후 A씨는 2016년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다만 B씨는 2018년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한편 형제는 2017년 "경찰이 보도자료를 배포해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언론에 조사 장면 촬영을 허가해 인격권과 초상권 등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국가는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형법 제126조는 수사기관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당시 경찰관 직무규칙 제83조는 원칙적으로 수사사건에 대해서는 공판 전에 언론에 공개할 수 없도록 하면서 중요범인이나 유사범죄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강 판사는 경찰이 직무규칙을 위반해 피의자를 언론에 노출시킨 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강 판사는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은 경찰청 훈령이지만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경찰 활동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직무기준을 정한 것으로, 상대방의 인권보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라면 그런 직무규칙을 위반해 이뤄진 경찰의 행위는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를 특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수사기관 내에서의 촬영은 극히 제한적으로만 인정될 수 있는데, B씨는 보험사기를 이유로 체포된 피의자에 불과해 신상에 관한 정보공개가 허용되는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촬영을 허용하더라도 얼굴공개가 가져올 피해 심각성을 고려해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경찰은 이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B씨가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게 허용했다"며 "일부 언론에선 조사실 컴퓨터 화면에 띄워진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된 실명까지 나타나게 해 B씨의 초상권 및 인격권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에 대해서는 직접 촬영대상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강 판사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판단한 '촬영행위' 외 국가의 배상책임은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강 판사는 "경찰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A씨 등의 범죄혐의가 다소 단정적으로 표현돼 있으나 경찰 수사단계에서의 발표에 불과하고 일반인 관점에서도 최종 판단은 재판결과에 따라 확정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며 "보도자료에서 형제의 성과 나이만 밝혀 익명의 형식을 취한 점, 피의사실 발표 권한자가 공식 절차를 거쳐 보도자료를 배포한 점, A씨에 대한 무죄판결 이유에서 고의 교통사고 유발의 의심이 든다고 판단한 점, B씨에 대해 유죄판결이 확정된 점을 고려하면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밝혔다.
국가배상
수갑
피의자
인격권침해
촬영
박수연 기자
2019-07-09
형사일반
[판결] 공익신고자 형 감면은 법원 재량… 필수는 아냐
공익신고자라고 해서 반드시 형을 감면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공익신고자에 대해 형을 감면할지는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는 것이다. 게임기투자업체 감사인 이모씨 등은 2011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서울강남구와 송파구에 사무실을 내 "해외 게임기 설치 사업에 1계좌당 1100만원을 투자하면 1800만~216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게임기를 사는 데 쓴 돈은 7억원에 불과했고, 사업을 통해 국내에 반입된 수익금도 전혀 없었다.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계속 유치해 후순위 투자금을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투자금 돌려막기를 하다가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확인된 피해자만 3000명이 넘고 피해금액 또한 수천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다단계 사기 범행"이라며 "유사수신업체에 의한 조직 사기 범행은 사회의 거래체계나 사회 전반 신뢰 시스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며 이씨에게 징역 8년, 본부장 변모씨에게는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기 범죄사실 신고 ‘공익신고자’ 해당되더라도 변씨는 재판과정에서 "주범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므로 공익신고자에 해당한다"며 자신에 대한 형이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은 '공익신고 등과 관련하여 공익신고자 등의 범죄행위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변씨가 공익신고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른 형의 감경이나 면제는 임의적 감면사유에 불과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의적 감면 사유에 불과 법리오해로 볼 수 없어 대법원 형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7년 6개월, 변씨에게 징역 4년 6개월 등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8546). 재판부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4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형의 감경 또는 면제는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심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며 "설령 변씨의 주장과 같이 변씨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정한 '공익신고자 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하지 않은 원심의 조치에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감면
공익신고자
사기
이세현 기자
2019-03-27
형사일반
[판결](단독) 정범 범죄사실 안적힌 ‘방조범 공소장’ 무효
방조범의 공소장에 정범이 저지른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지 않다면 기소 자체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해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는 도박공간 개설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4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공소기각 판결했다(2018노516). 김씨 등은 성명불상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를 도와 회원을 모집하고 불법 도박공간 개설을 도와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불법 스포츠토토 도박 사이트 30곳과 '나인볼 게임' 등을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 35곳으로부터 매월 150만~250여만원의 중계비를 받고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성명불상인들이 운영하는 도박사이트의 운영 등을 도와줬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나 방조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의 공소장에 정작 정범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의 범죄사실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법상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점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행위를 말한다"며 "방조범은 타인의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므로 정범의 범죄를 전제로 성립하고, 정범이 적어도 미수단계에 이르러야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공범의 종속성 때문에 방조범의 공소사실을 기재할 때는 방조의 구체적 사실 이외에 그 전제가 되는 정범의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범 혐의 구체적 기재 안했으면 공소제기 절차 위반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도박공간 개설을 방조했다는 것이므로 정범의 도박공간개설죄 성립을 전제로 한다"며 "공소사실이 특정되기 위해선 피고인들의 방조사실 외에 정범의 도박공간 개설 범죄구성을 충족하는 구체적 사실도 기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김씨 등에 대한 공소사실에는 정범의 구체적 범죄사실이 기재됐다 볼 수 없으므로 방조범인 김씨 등의 공소사실 역시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사실에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없는 경우 이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2호가 규정하고 있는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돼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중앙지법, 4명에 징역형 등 선고 1심 파기…공소기각 앞서 1심은 "김씨 등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전 세계 각종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주고 매월 이용료를 받는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공모한 후 스포츠 경기 영상과 나인볼 게임 영상을 송출해 주는 역할을 맡기로 하고 돈을 받은 것"이라며 김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노씨 등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씩을 선고했다.
정범
방조범
도박사이트
손현수 기자
2018-08-16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 "퇴직연금 감액분 돌려달라"… 변양균 소송냈지만 '패소', 이유보니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특별사면된 뒤 "그동안 감액된 퇴직급여를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재직 중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 퇴직연금을 깎인 공무원이 훗날 사면을 받았다고 해서 그간의 감액분을 되돌려 달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면은 장래효만 갖는 것이지, 유죄 판결이 선고됐던 사실조차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 부장판사)는 변 전 실장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연금 지급 청구소송(2017구합8346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변 전 실장은 동국대에 예산 특혜를 내세워 신씨를 임용하게 하고, 신씨가 큐레이터로 일하던 성곡미술관에 기업체 후원금을 끌어다 주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그는 2009년 대법원에서 신씨와 연관된 혐의들은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개인사찰인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가 배정되도록 관련 기관에 압력을 넣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변 전 실장은 이듬해인 2010년 광복 65주년을 맞아 특별사면됐다. 한편 공무원연금공단은 '공무원 재직 중의 범죄 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퇴직연금의 2분의 1을 제한한다'는 규정에 따라 2012년 11월부터 변 전 실장의 퇴직연금을 50% 감액했다. 지난해 10월까지 공단이 감액한 연금액은 모두 1억3000여만원이다. 이에 변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사면·복권으로 유죄 선고의 효력이 상실됐으니 그간 감액한 연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분상·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과 성실히 근무한 공무원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건 불합리하다"며 "공무원연금법은 이들의 보상액에 차이를 둬 공무원 범죄를 예방하고 재직 중에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연금법에 따른 퇴직금 감액은 단순히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는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며 "재직 중에 저지른 직무 관련 범죄, 직무와 무관해도 고의로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사처벌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한 제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면·복권으로 유죄 선고·자격상실·정지의 효력이 소멸하는 건 장래에 대한 것으로, 형을 선고받은 범죄사실 자체가 부인되는 건 아니다"라며 "사면·복권을 받았다고 퇴직연금 감액사유가 소멸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신정아
퇴직급여
변양균
공무원연금공단
공무원
공무원연금법
손현수 기자
2018-06-04
민사소송·집행
(14) 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다222149 판결 - 1. 사실 및 쟁점 가. 1) 갑은 을 주식회사와 갑 소유의 토지 위에 아파트를 신축하되 일부 세대를 공사대금 명목으로 을 회사에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갑은 을 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아 점유하고 있는 병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1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으나, 병이 분양에 관한 처분권한을 가진 을 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를 매수하였으므로 이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2) 그 후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다시 갑은 병을 상대로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2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다. 나. 갑의 제2차 인도소송은 허용될 수 있는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방어방법에 미치고, 다만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어 전소 판결과 모순되는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된다. 여기에서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제1차 인도소송과 제2차 인도소송의 소송목적은 모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구하는 건물인도 청구권으로 동일하고, 매매계약이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어 병이 아파트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는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로써 갑이 제1차 인도소송에서 공격방어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에 불과하다. 비록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담긴 무효 확인 소송의 확정판결이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있었더라도 그 판결이 법적 평가에 관한 것인 이상 이를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제2차 인도소송은 제1차 인도소송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논점의 전개 1) 시적범위의 뜻 민사판결서에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어야 한다(제208조1항5호 참조). 그러나 형사판결에서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지 아니한다. 민사판결이나 형사판결 모두 법적 3단 논법의 적용결과인 점은 같다. 다만 형사판결은 과거의 어떤 범죄사실(법적 3단논법의 소전제)의 유·무죄를 대상으로 하는데 대하여 민사판결은 어떤 사실의 존부에 관한 법률효과(법적 3단 논법의 결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에서와 같은 판결서 기재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2) 표준시 기판력의 시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 시점을 표준시라고 한다. 즉, 표준시는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 시점을 말한다. 민사판결에서의 표준시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인데 다만 무변론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의 선고일이다(제208조1항5호).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이후에 생긴 사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의 경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일이 아니라 재심판결의 변론종결일이 표준시이다(대판 2003.5.13. 2002다64148). 화해권고결정은 그 확정시가 표준시이다(대판 2012.5.10. 2010다2558). 3) 차단효 가) 뜻 그 후 소법원이 표준시에서 기판력 있는 판단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판결을 할 수 없는 구속력을 차단효라고 한다. 나) 차단효의 작동 범위 차단효는 법적3단 논법의 소전제인 사실에 관한 재판자료(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를 제출하는 시기의 제한과 결론인 법률효과(사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미치는 범위로 나타나므로 그 작동범위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a)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 시기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즉, 공격방어의 방법)의 제출은 원칙적으로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까지 제출할 수 있고 그 이후의 제출은 차단된다. 예를 들어 토지거래허가지역이 해제되어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법원이 토지거래를 받아야한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도 후소에서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주장을 전소에서 할 수 있었던 이상 후소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대판 2014.3.27. 2011다79968 참조). b)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범위 i) 표준시에서의 법률관계 -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에 한정하여 구속력이 생긴다. ii) 표준시이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전의 법률관계에는 차단효가 생기지 않는다. iii)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차단효가 생기지 아니하므로 당사자는 후소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시에서 대여금채무가 확정되더라도 그 이후 채무의 변제 또는 면제 등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집 제44조)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다. 판례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를 넓게 보아 실체법상의 법률관계는 물론 소송상의 권리관계 또는 등기관계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위 등기에 앞선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이 된 제소전 화해가 유효하게 존속중이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자, 위 제소전 화해에 대한 준재심의 소를 제기하여 제소전 화해를 취소 시켰다면 제소전 화해의 취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고(대판 1988.9.27. 88다3116),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병에게 이전되어(즉, 이행불능)패소 확정되었는데 그 뒤에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다(대판 1995.9.29. 94다46817). 하지만 다른 사건의 판결 이유에서 전소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달리 인정하였다는 것은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사유가 아니다(대판 2012.7.12. 2010다42259). 4.결론- 대상판결의 취지-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가. 대상판결은,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다. 나아가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도 법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 대상판결을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갑의 제1차인도소송의 패소이유인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있다는 것’이 을과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확인소송에서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없다’ 고 판명되었음에도 갑이 제2차 인도소송에서도 패소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상 권리관계도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로 보는 대판 1988.9.27. 88다3116에 비추어 그러하다. 그러나 만약 갑의 제1차 인도소송이후에 새로운 계약무효 확인사실이 표준시 이후에 발생되어 이를 기초로 계약무효 확인판결이 확정되었더라면 이는 표준시 이후의 새로운 법률관계로서 갑은 제2차 인도소송에서 승소하였을 것이다. 앞의 대법원 판결 88다3116은 바로 표준시 이후에 발생한 권리관계인 것이다. 다. 그렇지 않더라도 만약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을과 병 사이에서가 아니라 갑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판결은 ‘제2차 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에 관한 판결로서 구속력이 있다. 그런데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제2차 인도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을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갑과 병사이의 제2차 인도소송에서는 단순히 법적 평가에 불과하게 되어 패소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갑이 을에게 어떤 청구권이 존재하여 이를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서 을을 대위하여 병을 상대로 2차 인도소송을 제기하였더라면 2차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가 바로 ‘을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이었으므로 이 부분이 을 병사이의 소송에서 을이 승소확정 됨으로써 갑은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의 구속력’에 의해서 병에 대하여 승소하였을 것이다. 라. 대상판결은 복잡한 사실관계에서 좀처럼 풀기 어려운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와 ‘사실의 법적 평가’, ‘기판력의 시적한계’문제를 명확하게 가려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마도 2016년도 민사소송법 분야의 판결 중에서 하급심에서나 변호사들이 실무상 꼭 참고해야 할 판례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인도소송
확정판결의기판력
표준시
차단효
기판력의시적한계
2017-01-12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체납자라도 재산 도피 목적 없다면 출국금지 못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릴 우려가 없는데도 세금을 체납했다는 이유만으로 출국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차행전 부장판사)는 박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사람과 사람)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금지처분 취소소송(2015구합6439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출입국관리법과 시행령은 5000만원 이상의 국세나 관세 또는 지방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내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출국금지 및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는 출국금지 대상자의 해외도피 가능성과 범죄사실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고, 또 국세징수법과 시행령은 재산 은닉 등 체납처분을 회피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별다른 소득이 없음에도 9회에 걸쳐 해외로 출국하긴 했지만 과거 경력과 방문 목적, 1회 평균 체류기간이 3~5일 정도로 비교적 짧은 점 등을 감안하면 재산의 해외 도피를 목적으로 한 출국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박씨가 수시로 해외에 드나들었지만 과세관청은 박씨 소유의 재산을 찾아내거나 재산을 은닉 및 도피시킨 정황도 적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씨가 세금을 체납한 뒤 박씨의 배우자가 아파트 분양권을 매수했더라도 딸의 경제적 도움과 은행대출로 부인이 아파트를 산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금의 출처 등을 해명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유리 가공기계 판매회사를 운영하던 박씨는 2006년 부도를 맞았지만, 2009년 5월부터 2012년 4월 사이에 국제유리산업박람회 등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중국과 미국, 필리핀 등으로 9차례에 걸쳐 출국했다. 국세청장은 2012년 10월 "박씨가 2006년부터 8억7000여만원 상당의 종합소득세 등을 체납하고 있다"며 법무부에 박씨의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이에 법무부는 같은해 10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박씨에게 출국금지 처분을 내린 뒤 출국금지기간을 계속 연장해왔다. 박씨는 지난 2013년 부인 명의로 산 2억3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에서 현재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박씨는 "내 소유로 된 재산이 전혀 없어 재산을 은닉하거나 해외로 도피시킬 가능성이 없을뿐만 아니라 생계유지와 사업 재기를 위해 해외에 다녀올 필요가 있다"며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체납자
출국금지
재산도피
출입국관리법
재산은닉
생계유지
사업재기
장혜진 기자
2015-10-26
형사일반
[판결] "형량 높다"검사가 피고인 위해 이례적 항소
아동을 강제추행했다 1심에서 징역 4년형이 선고된 70대 노인에 대해 검찰이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홀로 항소를 제기해 항소심에서 결국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검사는 공익의 대변인으로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서도 항소를 할 수 있긴 하지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경기도에 사는 김모(77)씨는 지난해 11월 오후 2시경 동네 공원 정자에서 놀고 있는 A양(당시 7세)에게 다가가 "과자를 주겠다"며 말을 걸었다. 김씨는 이어 A양의 허벅지를 만지고,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강제추행했다. A양의 어머니는 김씨를 고소했고, 검찰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상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7세의 아동을 강제로 추행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주고도 범행 중 일부를 부인하고 있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항소를 포기했다. 하지만 뜻밖에 검찰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고 나섰다. 김씨에 대한 법원의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다. 검찰은 항소이유서에서 "피고인이 만 7세 여자아이를 추행하고도 범죄사실 중 일부를 부인하는 등 죄질은 매우 불량하지만, 원심이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도 반성의 기회와 피해자와의 합의 시간을 주기 위해 법정구속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76세의 고령에다 별다른 전력이 없었던 점, 가정형편이 어렵고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항소의 기회를 주는 것이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를 위한 길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항소를 했으니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해 적정한 형을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고령에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항소심에서는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 점, 부인이 치매증상으로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집행유예의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검사가 항소를 할 수 있긴 하지만, 이번 사건은 실무상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성폭력처벌법
미성년자강제추행
피고인이익
검사항소
양형부당
장혜진 기자
201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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