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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라임 로비 의혹'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무죄 확정… "총선 출마하겠다"
윤갑근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펀드 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윤갑근(59·사법연수원 19기) 전 대구고검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163).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영홍 메트로폴리탄그룹 회장을 만나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를 재판매하도록 도와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손태승 당시 우리은행장에게 펀드 재판매를 부탁한 뒤 그 대가로 김 회장으로부터 법무법인 계좌를 통해 2억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1심은 "피고인은 라임 측으로부터 받은 부탁이 알선 의뢰임을 인식하고도 수락했다"면서 "펀드 재판매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변호사의 직무 범위와 관련성이 없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2억2000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윤 전 고검장의 알선행위를 변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보고, 알선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라임자산운용과 우리은행 사이에 펀드 재판매 여부 등과 관련한 의견 대립 등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변호사인 윤 전 고검장이 손 은행장을 만나 펀드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은행 실무진이 재판매를 이행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설득하는 것은 분쟁의 해결을 위해 약속의 이행을 촉구하거나 상대방과 협상하는 것으로 변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대리, 청탁, 알선 등 법률사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윤 전 고검장의 알선행위는 변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해당하므로, 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변호사의 지위 및 직무범위와 무관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알선수재죄가 성립한다"며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변호사로서의 지위 및 직무범위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알선수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날 "2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윤 전 고검장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다"며 "너무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고, 대검 반부패부장, 대구고검장까지 한 법률전문가인데도 엉터리 같은 일이 발생하는 피해를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돼 있는데, 청주시 상당구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 대통령인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 검수완박을 둘러싼 검찰개혁의 명분으로 한 공방, 공수처 설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희생양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충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제가 타깃으로 삼기에 가장 적절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치주의가 유린당하고 법이 왜곡된 것은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년 12월 구속기소 된 윤 전 고검장은 370일간의 수감 생활에 대한 형사보상을 청구할 방침이다.
알선수재
윤갑근
라임
박수연 기자
2023-12-14
형사일반
[판결] 층간소음 불만 품고 고의로 이웃에게 지속해 소음… 대법, '스토킹 첫 인정'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벽과 천장을 도구로 두드리는 등 지속적으로 소음을 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이 이 같은 행동을 스토킹 행위로 인정한 첫 판결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4일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도10313). A 씨는 2021년 10월 경남 김해에 있는 한 빌라에서 도구로 벽과 천장을 두드려 '쿵쿵' 소리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그 무렵부터 약 1달간 31회에 걸쳐 소음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위층 거주자를 비롯한 주변 이웃에게 반복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소리를 도달하게 했다며 스토킹처벌법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1,2심은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스토킹범죄 재범 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스토킹 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웃 간 소음 등으로 인한 분쟁 과정에서 위와 같은 행위가 발생했다고 해서 곧바로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A 씨는 주변의 생활소음에 불만을 표시하며 수개월에 걸쳐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반복해 도구로 벽을 치거나 음향기기를 트는 등으로 피해자를 비롯한 주변 이웃들에게 큰 소리가 전달되게 했는데, 이렇게 반복된 행위로 다수의 이웃은 수개월 내에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웃 간의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이웃을 괴롭힐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와 피해자의 관계, 구체적 행위태양 및 경위, A 씨의 언동,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들에 비춰 보면 A 씨의 행위는 층간소음의 원인 확인이나 해결 방안 모색 등을 위한 사회통념상 합리적 범위 내의 정당한 이유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웃 간 일부러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도 사회 통념상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지속적·반복적인 행위에 해당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고 인정한 첫 판결"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
보복
스토킹
박수연 기자
2023-12-14
기업법무
지식재산권
[판결]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 장난감 기업 레고와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 확정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 사이언스가 덴마크 장난감 기업 레고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6일 레고 쥬리스 A/S(소송대리인 법률사무소 김·장 법률사무소 강경태, 장현진, 김동원, 지민경 변호사)가 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소송(2020후1194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덴마크에서 설립된 레고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장난감 회사로, 조립식 블록 완구 등에 선사용상표들을 사용해 왔다. 레고켐바이오는 의약품 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내 법인이다.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11월 'LEGOCHMEPHARMA' 상표를 출원했다. 그러자 레고는 이의신청을 했고, 이에 따라 특허청 심사관이 상표등록 거절결정을 했다. 레고켐바이오가 거절결정에 대해 불복심판을 청구하자, 특허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여 거절결정을 취소한 다음, 특허청 심사관이 다시 심사하도록 했다. 이에 2018년 9월 'LEGOCHMEPHARMA'에 대한 상표등록이 이루어졌다. 레고 측은 해당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판청구를 했다. 특허심판원은 2020년 2월 "해당 등록상표에 등록 무효 사유가 없다"며 원고 청구 기각 심결을 했다. 결국 레고 측은 한달 뒤 특허법원에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원심은 레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은 "완구류 등에 사용된 '선(先)사용상표들(레고)'는 등록상표 출원 당시 국내 일반 수요자들에게 장난감 레고의 출처 표시로 널리 알려진 저명한 상표에 해당한다"며 "선사용상표들과 'LEGOCHMEPHARMA'의 요부인 'LEGO'는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양 표장에 대한 상품 출처의 혼동 가능성이나 경쟁 관계와는 상관없이 선사용상표들과 유사한 'LEGOCHMEPHARMA'가 사용됨으로써 저명상표주인 레고 측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 구축한 선사용상표들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광고선전력, 고객흡인력 등이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되거나 희석될 것"이라며 "'LEGOCHMEPHARMA'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므로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LEGOCHMEPHARMA'가 그 지정상품인 의약품류에 사용될 경우, 저명상표인 선사용상표들이 가지는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취지는 출처의 오인·혼동 염려는 없더라도 저명상표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의 등록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저명상표에 화체된 고객흡인력이나 판매력 등의 재산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는 '타인의 저명상표가 가지는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을 손상시킬 염려'를 의미하고, 그 여부는 등록상표와 저명상표의 동일·유사 정도, 저명상표의 인지도와 식별력의 정도, 등록상표의 출원인이 등록상표와 저명상표 사이의 연상 작용을 의도하였는지 여부, 등록상표와 저명상표 사이에 실제 연상 작용이 발생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선사용상표들은 저명상표에 해당한다며 "레고켐바이오가 선사용상표들과 연상 작용을 의도하고 등록상표를 출원했다고 볼 여지가 크고, 'LEGOCHMEPHARMA'와 선사용상표들 사이에 실제로 연상 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등록된 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타인의 저명한 상표가 가지는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해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본 첫 사례"라며 "해당 조항의 취지와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의 의미에 대해 명시적으로 설시하고,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승소를 이끈 장현진(48·사법연수원 33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014년 개정 상표법에서 희석화 조문이 명시적으로 도입된 이후, 해당 조문을 적용하거나 구체적 판단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단은 없었는데 이 사건은 상표법에 '희석화 조문'이 최초로 도입된 이후 희석화를 인정한 첫번째 대법원 사건"이라며 "희석화 적용의 기준을 제시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상표권
레고
선사용상표
저명상표
박수연 기자
2023-12-08
민사일반
[판결] 삼성家 상대 '인왕제색도 소유권' 확인 소송, 1심서 각하
<사진=연합뉴스> 서예가 고(故) 손재형 씨의 장손 손원경 씨가 겸재 정선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삼성가에 소유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상우 부장판사)는 7일 손 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소송(2022가합523534)을 각하했다. 손 씨는 2022년 4월 "인왕제색도의 8분의 1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특히 "조부는 생전에 고(故) 이병철 회장에게 인왕제색도를 담보로 제공하고 금전을 빌렸지만, 이를 갚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다"며 "이후 조부의 공동상속인 중 일부에 불과한 친척들은 아무런 동의 없이 고(故) 이건희 회장에게 인왕제색도를 임의로 매도했는데, 이는 무권리자에 의한 처분행위로서 모두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확인의 소는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하거나 위험할 때 그 불안과 위험을 제거함에 있어 확인 판결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된다"며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손 씨의 소송을 각하했다. 재판부는 "손 씨로서는 주장 사실을 증명해 대한민국 또는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인왕제색도의 인도를 청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손 씨가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인왕제색도 내지는 그 공유지분이 손 씨 본인의 소유라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손 씨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 적절한 수단이라거나 인왕제색도의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의 종국적 해결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회장 등은 2021년 4월 인왕제색도를 포함해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들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인왕제색도
삼성
소유권
미술품
이용경 기자
2023-12-07
민사일반
[판결] 위안부 피해자들, 日 상대 손해배상 항소심서 승소… 법원, 1심 '각하' 취소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유족의 일본 정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2심 선고 기일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법원의 1심 각하 취소 판결을 받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낸 2차 손해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 법원이 각하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피해자들이 청구한 각 2억 원의 위자료를 전부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황성미·허익수 고법판사)는 23일 이용수 할머니와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15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2017165) 항소심에서 각하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일본에 대한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권을 인정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대부분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소가 부적법해 각하한 1심을 취소할 경우 사건을 1심에 환송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미 1심에서 본안판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가 돼 있다고 판단해 민사소송법 제418조 단서에 따라 본안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은 "국가면제 여부는 일본에 대한 대한민국 법원의 대인적 재판권의 문제로 소송요건에 해당한다. 현 시점에서 유효한 국가면제에 관한 국제 관습법과 대법원의 법리에 따르면 다른 나라 국가인 일본을 상대로 그 주권적 행위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청구를 각하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대한민국 법원의 일본에 대한 재판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일본에 대한 국가면제 인정 여부는 법원(法源)으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국제 관습법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며 "국제 관습법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일반 관행의 존재(국가 실행)'와 '법적 확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관습법에 관한 국가 실행과 법적 확신을 탐구하는 데에는 국제 관습법의 변화 방향과 흐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법정지국 영토 내에서 그 법정지국 국민에 대해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 행위가 주권적 행위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국제 관습법이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국제 관습법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일본의 행위는 법정지국 영토 내에서 법정지국 국민인 피해자들에 대해 자행된 불법행위로서 일본의 국가면제가 부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일본이 당시 점령 중이던 한반도에서 피해자들을 납치·기망·유인해 위안부 생활을 강요한 행위를 불법행위로 구성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라며 "피해자들은 대부분 대한민국에 거주하면서 대한민국 민법을 근거로 일본에 그 책임을 묻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은 이 사건의 당사자 및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제재판관할권도 인정했다. 이어 "일본은 전쟁 중 군인들의 사기 진작 등을 목적으로 위안소를 설치·운영하면서 당시 10, 20대에 불과했던 피해자들을 기망·유인하거나 강제로 납치해 위안부로 동원했다"며 "피해자들은 최소한의 자유조차 억압당한 채 매일 수십 명의 일본 군인들로부터 원치 않는 성행위를 강요당했고, 그 결과 무수한 상해를 입거나 임신이나 죽음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으며 종전 이후에도 정상적인 범주의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일본의 전신인 일본제국도 일본의 현행 헌법 제98조 제2항에 따라 일본이 체결한 조약 및 국제법규를 성실하게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그런데 일본의 이 같은 행위는 일본이 당시 가입했던 '육전의 법 및 관습에 관한 협약', '백인노예매매의 억제를 위한 국제조약',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금지 조약', '노예협약',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 등을 위반한 것이고, 당시 일본제국 공무원들은 일본의 구 형법 제226조에서 금지하는 '국외 이송 목적 약취·유인·매매' 행위를 했으며, 일본제국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조장하거나 방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이 같은 행위는 대한민국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위자료는 피해자들이 이 사건에서 일부 청구로 주장하는 각 2억 원을 초과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불법행위 종료일부터 변론종결일까지 장기간이 경과해 변론종결일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만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서 일본에 대한 송달은 헤이그 송달협약에 따른 송달이 반송돼 공시송달로 진행됐다. 이에 재판부는 "항변 사항에 해당하는 '1965년 청구권 협정' 또는 '위안부 관련 2015년 한·일 합의' 등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소멸시킬 수 있는지 여부,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 등에 대해서는 일본이 변론을 하지 않아 쟁점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위안부
국가면제
이용경 기자
2023-11-23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이랜드리테일 vs H&M ‘임대차계약 중도해지 소송’… 2심에서도 ‘H&M’ 勝
이랜드리테일이 스웨덴 의류업체 H&M을 상대로 백화점 매장을 임대하는 계약을 중도 파기하면서 불거진 수백억 원 규모의 계약 분쟁 소송이 2심에서도 H&M의 일부 승소로 결론 났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9일 H&M헤네스앤모리츠가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3나2016005)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이랜드가 H&M에게 74억여 원을 추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이랜드리테일에 32억여 원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H&M은 이랜드와 2015년 6월 경기도 안양에 있는 NC백화점 평촌점 1층과 2층 일부 공간을 13년 동안 임대하는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랜드는 2017년 1월 H&M에 “NC백화점 평촌점을 제3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라며 “임대차계약을 중도해지 하겠다”고 통보했다. H&M은 2017년 3월 중도해지에 따른 계약위반을 문제 삼으며 손해배상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H&M과 이랜드는 같은 해 6월 ‘이랜드가 경기도 안산에 있는 NC백화점 고잔점에 2018년 1월 1일까지 대체매장을 제공하고, 조기해지에 따른 손해액으로 18억 원을 지급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랜드는 4개월이 지나 돌연 “약속했던 매장을 인도할 수 없다”고 통지했다. 이에 H&M은 “150억여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랜드는 “합의 체결 이전부터 NC백화점 고잔점의 각 구분소유자들과 체결한 기존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어려울 수 있다고 고지했고, 실제로 그와 같은 어려움이 현실화돼 매장의 인도가 지연된 것이어서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이랜드가 대체매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인도의무 이행의 어려움을 사전에 밝힌 사실은 있지만, 구분소유자들과 맺은 기존 임대차계약의 갱신이 지연됐던 것은 대체로 임대료를 비롯한 임대차 조건에 관해 이견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랜드가 고잔점 매장의 인도를 거절해 H&M과의 합의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것에 귀책사유가 없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랜드가 H&M과 맺은 2017년 합의 등을 기초로 평촌점 매장의 ‘영업이익’에 남은 계약기간인 10년 7개월을 곱한 64억여 원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판단했다. 다만 평촌점 영업이익이 H&M 전체 매장의 평균적 영업이익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 등에 비춰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 50%를 감액한 32억여 원을 이랜드가 배상하라고 했다. 2심도 H&M의 손을 들어줬지만, 1심과 다르게 잔여임대차 기간을 11년 4개월로 봤다. 또 손해배상액 산정도 “H&M의 평촌점 매출액(총 수입)에서 영업중단으로 지출하지 않게 된 변동비용을 공제한 차액, 즉 ‘한계이익’을 H&M의 일실수입 산정 기준으로 삼는 것이 손해배상개념에 보다 부합한다”면서 이들을 곱한 151억여 원을 일실손해액으로 산정했다. 다만 이 같은 손해액 역시 부당하게 과다하다며 70%를 감액한 106억여 원을 이랜드가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결정했다.
백화점
임대차계약
이랜드
이용경 기자
2023-11-23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해고 의사 밝히자 반발하는 직원에게 대표가 카톡과 전화… "공포심 유발 문언 반복적으로 도달케 한 행위 아냐"
근무태도 등을 이유로 해고 의사 표시를 하자 반발하는 직원에게 대표가 여러 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한 것을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 등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9월 14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5814). B 사의 대표이사인 A 씨는 2022년 2월 저녁 10시경 포항 남구에 있는 회사 숙소에서 직원 C 씨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갑작스러 해고 통보를 받은 C 씨가 사유를 물어보자, A 씨는 욕설을 하면서 "오늘 같이 있으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며 당장 나가라고 압박했다. 또 B 사 사무실로 피신한 C 씨를 계속 쫓아가 결 회사 밖으로 나가게 했다. A 씨는 같은 날 저녁 11시경 C 씨에게 '일단 내일 회사 근처 얼청거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다음 날 오전 9시 30분경까지 총 9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하고 전화를 걸었다. A 씨는 이로써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음향을 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도달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또 일주일께 뒤 오전 11시경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던 중, C 씨가 당시 횡령 의혹을 받고 있던 A 씨의 회사 출입을 제지하자 이에 화가 나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과 목 중간 부분을 잡아 뒤로 세게 밀쳐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의 정보통신망법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정보통신망법상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대방에게 보낸 문언 내용과 표현 방법 및 함축된 의미, 피고인과 상대방 사이의 관계, 문언을 보낸 경위, 횟수 및 그 전후의 사정, 상대방이 처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C 씨 숙부의 요청에 따라 C 씨를 2020년 12월 직원으로 채용했는데, A 씨는 평소 C 씨가 자주 게임을 하는 등 불성실한 점, C 씨가 어른들 앞에서도 함부로 담배를 피우는 등 예의가 없는 점 등에 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해고를 통보하기 전날이었던 일요일, 전 직원이 출근해 근무하는 상황이었는에도 C 씨가 회사 소유 렌트 차량을 이용해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온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피해자를 해고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해고 통보 전후 C 씨의 숙부와 카톡으로 대화를 하면서 C 씨의 근무태도와 행실을 언급하면서 '절대 같이 못 지낸다. 제발 부탁하니 조용히 피해자를 회사에서 내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C 씨의 숙부가 이를 거절하자 서로 논쟁이 격화됐다"며 "해고 통보 후 A 씨와 C 씨가 한 통화의 내용을 보면 C 씨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및 회사 내에서의 무례한 행실과 업무용 차량의 사적 이용이 계기가 된 해고 조치와 관련해 A 씨가 타이르면서 해고 통지의 수용 및 그에 따른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A 씨에게 불리한 일부 표현은 그가 순간적으로 격분해 대표이사 지위에서 해고 의사를 명확히 고지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충동적으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개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내용과 시간적 간격에 비춰 봤을 때 약 3시간 동안 3개의 메시지를 보내게 된 것이고, 그 전체적인 내용더 더 이상 피해자와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고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고지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메시지 전송의 전후 경위와 그 내용, 둘의 관계 형성의 매개가 된 C 씨의 숙부 등 3자 간의 관계 등에 비춰봤을 때 이는 해고 방식의 고용관계 종료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나 관련 협의 과정의 급박하고 격앙된 형태 내지 전개일 뿐, C 씨의 불안감 등을 조성하기 위한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해고통지
카카오톡
박수연 기자
2023-09-29
공정거래
기업법무
민사일반
(단독)[판결] “한국앤컴퍼니, 협력 업체에 일방적 납품대금 결정”
한국타이어의 지주사 한국앤컴퍼니가 협력업체에게 3억 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한국앤컴퍼니가 흡수합병한 배터리 자회사 한국아트라스BX가 과거 산업용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한성인텍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납품 대금을 결정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해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정찬우 부장판사)는 7월 20일 한성인텍을 운영한 지성한 회장이 한국앤컴퍼니(대표이사 조현범)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합570137)에서 "한국앤컴퍼니는 지 회장에게 3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 회장은 2008년 12월 한국아트라스와 계약을 맺고 산업용 및 차량용 배터리 부품을 공급했다. 하지만 2018년 7월 거래 10년간 누적적자를 본 지 회장은 납품을 중단하고, 한국아트라스를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한국아트라스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납품 대금을 현저히 낮게 결정했다며 중소벤처기업부에 분쟁조정도 신청했다. 이후 지 회장은 "한국아트라스가 배터리 부품의 단가를 일방적으로 현저히 낮게 결정하고, 차량용 배터리 부품을 납품하는 다른 사업자와 차별 취급하는 등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을 위반해 손해를 입었다"며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한국아트라스는 지 회장이 경영상 어려움을 피력했음에도 별도의 단가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발주를 계속했고, 향후 발주계획과 단가 산정근거 등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한국아트라스와 지 회장 사이에 제품 단가 결정에 관해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한 실질적 협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고, 이들의 거래기간과 사업 규모 격차 등에 비춰 보면 적어도 산업용 배터리에 관해 한국아트라스는 지 회장에 대해 우월적 지위에 있음을 기회로 일방적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산업용 배터리 부품 단가에 약 10여 년간 가공비 인상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사실 등을 고려해 지 회장의 손해를 1억5000만 원으로 산정했다. 특히 배상액 산정에 있어 징벌적 손해배상의 필요성을 인정, 한국아트라스의 채무를 포괄승계한 한국앤컴퍼니가 지 회장의 손해액의 2배인 3억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하도급
공정거래
한국아트라스
이용경 기자
2023-08-17
형사일반
[판결] 층간소음에 위층 집 현관문 부수고 위협한 40대 남성, 집행유예
아파트 층간소음에 화가 나 고무망치로 위층 집 현관문을 부수고 위협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강영기 판사는 9일 특수재물손괴,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2)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3고단137). A 씨는 2022년 10월 1일 오전 6시 50분께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를 이유로 30cm 상당의 고무망치를 들고 위층에 올라가 피해자 B 씨의 집 현관문을 여러 차례 내리치고 망가뜨린 혐의를 받는다. 또 A 씨는 B 씨와 그 가족들이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오자 손에 고무망치를 든 상태로 "이 XX년이 사람 우습게 보네. 내가 XX, 니네 애들 내가 어떻게 하는지 봐봐. XX 다 발 상태를 잘라버릴 거야"라고 위협한 혐의도 받는다. A 씨가 망가뜨린 B 씨의 집 현관문은 수리비만 1450만 원이 들 정도로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 판사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부터 상당한 기간 동안 피해자에게 직접 또는 관리사무소를 통해 층간소음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층간소음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계속된 층간소음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사건 당일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고인의 층간소음 자제 요청을 무시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정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위험한 물건을 실제 사용해 현관문을 여러 차례 내리쳐 재물을 손괴하는 등 범행 방법이 매우 위험하다"며 "범행 장소에 어린 자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이 같은 행위에 나아간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한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에게 현관문 수리비를 훨씬 초과하는 7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주거지를 이전한 점, 피해자 가족들의 층간소음 발생 및 자제 요청에 대한 소극적 대응이 이 사건 범행 발생과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층간소음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이용경 기자
2023-08-09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판결] "막걸리 상표에서 '영탁' 떼라"… 가수 영탁, 막걸리 상표권 분쟁 승소
'영탁 막걸리'라는 상품표지를 두고 막걸리 제조사인 예천양조와 분쟁을 벌여 온 트로트 가수 영탁(본명 박영탁)이 민사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이영광 부장판사)는 7월 14일 박 씨가 예천양조를 상대로 낸 상품표지 사용금지 등 청구 소송(2021가합56580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예천양조 측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25일 항소했다. 재판부는 "예천양조는 '영탁'이라는 표지가 표시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 양도, 대여, 수입 등을 해서는 안 되고, 이를 막걸리 제품의 포장 및 광고에 표시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미 제조한 막걸리 제품에서도 해당 표지를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예천양조가 '영탁'이라는 표지를 막걸리 제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함으로써 일반수요자나 거래자가 박 씨와 예천양조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혼동하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인의 이름과 사진 등을 상품이나 광고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연예인이나 소속사로부터 허락을 받거나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산업분야의 상거래 관행"이라며 "실제로 예천양조는 박 씨와 모델계약을 맺고 일정한 대가를 지급한 뒤 1년 이상 박 씨와 '영탁' 표지를 이용해 광고하면서 막걸리를 제조 및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예천양조가 '영탁' 표지를 막걸리 제품에 계속 사용하는 경우, 일반수요자나 거래자는 예천양조가 표지 사용에 관해 박 씨로부터 허락을 받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는 등의 특정한 영업상 또는 계약상 관계가 존재한다고 오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막걸리가 출시된 2020년 예천양조의 매출액은 약 50억1000만 원으로 전년도 대비 4245% 증가했고, '2020년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비롯한 여러 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영탁'이라는 표지가 막걸리 분야에서 상당히 강한 식별력과 고객흡인력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예천양조는 2020년 1월 '영탁'이라는 막걸리 상표를 출원하고 같은 해 4월 영탁 측과 1년간 모델계약을 맺었다. 이후 예천양조는 2020년 5월 '영탁막걸리'를 출시했다. 하지만 2021년 6월 예천양조와 영탁 측은 광고모델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며 갈등이 불거졌고, 영탁 측은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예천양조 측이 막걸리 제품에 '영탁'이라는 상표를 사용한다"며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백구영 예천양조 회장은 2021년 11월 '영탁 측이 거액을 요구해 재계약이 결렬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영탁
막걸리
상표권
이용경 기자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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