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내 빙판길 사고는 아파트 관리주체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김건수 부장판사)는 9일 박모(48)씨가 ‘아파트 관리제설작업을 소홀히 해 부상을 당했다’며 SH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6나8355)에서 “박씨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197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을 깨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고장소에 3개의 배수관이 있는데도 하수시설이 연결되지 않아 눈이 내린 지 20여일이 지나도 얼음이 잘 녹지 않는다는 점과 피고가 아파트의 다른 지역은 제설작업을 하면서 사고 장소에는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사실, 동일장소의 미끄럼사고가 잦았던 점 등으로 볼 때 아파트 관리에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피고측은 ‘아파트 관리규약상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고 직원들이 퇴근한 야간에 내린 눈으로 지면이 얼어붙는 것은 불가항력’ 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현관앞 배수시설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겨울철 제설작업에 더 큰 주의의무를 기울였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