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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단독) 계약직 체육지도사로서 주로 행정업무 수행했다면
계약직 체육지도사로서 실질적으로는 주로 행정업무를 수행했다면 기간제법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무기계약직)'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A씨와 B씨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등 소송(2020가합552422)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2011년과 2014년부터 서울대 기숙사 체력단련실 소속 계약직 체육지도사로 일하며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해왔다. 서울대는 내부 지침에 따라 무기계약 자체직원에게 기본급 외 정근수당과 성과상여금 등을 지급했는데, A씨 등은 자신들은 다른 처우를 받자 2020년 6월 소송을 냈다. 기간제 근로자로서 예외 인정할 합리적 사유 없어 재판부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1항 단서 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3항 7호에서 규정한 체육지도자는 단순히 '체육지도자'라는 명칭이 아닌, 실질적으로 소속 단체에서 체육을 지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며 "A씨 등에게는 기간제법 제4조 1항 단서가 적용될 수 없고, 기간제법 제4조 2항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기간제법 제4조 1항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합리적 사유가 있고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같은 조 2항은 '사용자가 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일부승소 원심 취소 재판부는 "서울대 기숙사는 A씨 등을 채용하면서 '생활체육지도자 3급 이상 소지자'를 지원자격으로 정했지만, 이는 체육시설법상 일정 규모 이상 체육지도자를 배치하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라며 "A씨 등의 실제 업무는 회원관리, 각종 회계 등 주로 체력단련실 운영에 관한 행정업무로서, 이는 체육지도자만이 할 수 있다거나 행정직원이 할 수 없는 업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체육진흥법상 선수나 체육지도자는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경우로서 직종 특성상 수요변동성이 강해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로 포함시킬 필요성이 있지만, A씨 등은 근로계약을 수차례 갱신하며 장기간 체력단련실 행정사무를 수행했다"며 "이들이 실제 수행한 업무에 비춰 보면, 수요변동성이 낮아 체육지도자로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를 인정할 합리적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간제법 제4조 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그 조건에는 '임금' 부분에만 국한되지 않으므로, 복지포인트가 임금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기본급, 정근수당 등과 함께 지급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계약직
기간제근로자
복지포인트
이용경 기자
2022-04-21
헌법사건
서울대 2022년 신입생 정시모집… ‘나군 안내 가산점 사항’은 합헌
교과 이수 유형의 충족 여부에 따라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별 평가방법에 의해 산출된 수능 성적에 최대 2점을 주도록 한 부분 등 서울대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정시모집('나'군) 안내' 가산점 사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1일 A씨가 "해당 정시모집 안내 중 교과이수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한 부분은 평등권, 교육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1헌마1230)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2017년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해 2020년 2월 졸업한 A씨는 지난해 2022학년도 수능에 응시해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일반전형)을 통해 서울대 진학을 희망했는데 이 같은 가산점 부분이 위헌이라며 지난해 10월 헌법소원을 냈다. 서울대 총장은 지난해 8월 31일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정시모집('나'군) 안내'를 입학처 홈페이지에 게시했는데, 그 내용에는 2018년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일반선택, 진로선택 과목을 이수한 사람에게 최대 2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교과이수 가산점 제도가 포함돼 있었다. 서울대는 앞서 2019년 4월 30일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 및 2020년 4월 29일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주요사항'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교과이수 가산점 제도를 사전 고지한 바 있다. 청구인의 교육받을 권리 침해로 못봐 헌재의 심판 대상은 서울대 총장이 지난해 8월 공고한 '2022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정시모집('나'군) 안내'에서 교과 이수 유형의 충족 여부에 따라 수능 영역별 평가방법에 의해 산출된 수능 성적에 최대 2점을 부여하도록 한 부분과 가산점 반영방법에 관한 부분 및 2020년 2월 이전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모집단위별 지원자의 가산점 분포를 고려해 모집단위 내 수능점수 순위에 상응하는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한 부분이었다. 헌재는 "고등교육법은 대학의 장은 입학자격이 있는 사람 중에서 일반전형이나 특별전형에 의해 입학을 허가할 학생을 선발하고, 입학전형 방법과 학생 선발 일정 및 그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또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대학의 장은 △입학전형을 함에 있어 학생의 소질·적성 및 능력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방법과 기준을 다양하게 마련해 시행해야 하고 △입학자를 선발하기 위해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 논술 등필답고사, 면접 등 대학별고사의 성적과 자기소개서 등 교과성적 외의 자료 등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년 8월 공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은 [표준 대입전형 체계] 중 수능위주전형은 '수능 등'을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한다고 함으로써 수능 외의 전형요소 활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이 사건 가산점 사항은 고등교육법과 동법 시행령 등에 근거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 등을 준수한 것이므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돼 청구인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 대부분 가산점 2점을 받는다면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한 다른 교육과정 지원자들도 대부분 가산점 2점을 받게 되는 구조이고 서로 다른 지원자 집단 사이의 편차와 동일한 지원자 집단 내부의 편차를 동시에 고려하면서도 양 집단에게 부여하는 혜택의 크기를 비례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해돼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에서 교과이수 가산점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크다고 보기 어려워 해당 사항이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수능
가산점
서울대
정시
박수연 기자
2022-04-04
민사일반
[판결] 행정사무·학사보조업무 담당 조교, 기간제법상 예외대상으로 볼 수 없다
대학원생으로서 학업을 병행하는 조교가 아닌 행정사무와 교육·연구 및 학사 사무 보조 업무를 담당한 조교에게 대학 측이 통상임용기간 한도 내에서만 재임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밝혀왔다면 기간제법상 예외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서울대학교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소송(2021나200823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06년 4월 서울대에 조교(교육공무원)로 채용됐다. 그는 1년마다 재임용돼 모 학부 실험·실습 조교로 근무했다. 2011년 12월 서울대가 법인화되고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A씨는 교육공무원에서 퇴직하고 교직원(조교)으로 임용된 것으로 간주됐고, 서울대는 A씨의 임용기간 만료 시점에 1년마다 근로계약을 갱신해 A씨를 재임용해왔다. 그러던 중 2019년 8월 서울대는 '조교 운영 시행 지침'에 따라 A씨의 조교 통산 임용기간이 7년으로 만료된다는 점과 임용기간 만료 후 서울대 자체직원으로 신규채용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통지를 했다. 이에 A씨는 "13년 5개월 동안 학업을 병행하거나 연구 관련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으므로, 예외적으로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인 기간제법상 예외대상에 해당한다"며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됨에도 서울대는 이에 관해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소송을 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에 관해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하는 경우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해 해당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근로자가 학업, 직업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하는 경우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전문적 지식·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와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 등에는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재판부는 "A씨가 통산임용기간 7년을 초과해 재임용된 것은 통산임용기간을 초과해 재임용하려는 서울대의 의사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서울대가 A씨의 임용간주 기간에 대한 법률적 성격을 착오함으로써 발생하게 된 우연한 사정일 뿐"이라며 "오히려 서울대는 법인화된 이후부터 통산임용기간 한도를 초과해 재임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통산임용기간 한도 내에서만 재임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조교들에게 거듭 밝혀와 A씨 역시 이를 충분히 인식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A씨의 통산임용기간이 결과적으로 7년을 초과하게 됐다는 사정만으로는 A씨에게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또는 적어도 통산임용기간 7년의 한도 내에서 근로계약이 거듭 갱신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학원
조교
행정사무
통상임용
재임용
기간제법
한수현 기자
2022-02-25
형사일반
[판결] '통혁당 사건' 한명숙 前 국무총리 남편, 53년만에 재심서 '무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남편이자 박정희정권 시절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13년간 실형을 산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에게 사건 발생 53년여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부장판사)는 28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3년간 복역했던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1재고합1). 통혁당 사건은 1968년 8월 당시 중앙정보부가 "남파 간첩이 통혁당을 결성해 혁신 정당으로 위장, 합법화한 뒤 반정부·반미 데모를 전개하는 등 대정부 공격과 반정부적 소요를 유발시키려는 데 주력했다"고 발표한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검거된 사람만 무려 158명에 달했다. 박 전 교수는 1968년 5월 부인인 한 전 총리와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고(故) 박경호씨 등을 포섭해 통혁당 산하 비밀조직을 꾸리고 공산주의를 찬양한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열린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박 전 교수는 13년간 복역을 하고, 1981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박 전 교수는 2018년 "불법으로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가혹행위를 당해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받았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박 전 교수는 여러 차례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없어 고문을 당했는 지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면서도 "박 전 교수가 지난 1968년 8월 새벽 중앙정보부 사법경찰관과 수사관에 의해 영장 없이 연행·구금돼 있었던 것이 분명한 이상 당시 진술은 모두 임의성이 없는 것으로 봐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하거나 회합을 했다거나, 내란을 음모했다고 인정하기에는 사실관계가 너무나 부족하다"며 "이 사건은 시대가 바뀌고 법원이 전향적 판결을 해 결론이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때 당시 법에 의해서도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록과 증거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박 전 교수가 당시 정치와 사법의 희생자라는 것"이라며 "그 희생이 원인이 되고 거름이 돼 오늘날 민주주의가 왔는 지는 알 길이 없지만, 그 당시 법에 의하더라도 박 전 교수는 무죄"라고 판시했다.
국가보안법
박정희
통일혁명당
이용경 기자
2022-01-28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입시비리·사모펀드 혐의' 정경심 교수 징역 4년 확정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1061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1170). 이른바 '조국 사태'로 검찰이 2019년 8월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약 2년 5개월 만에 나온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다. ◇ '동양대 PC'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 인정 = 대법원은 2019년 동양대 조교 A씨 등로부터 임의제출 받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한 피압수자에 더해 임의제출자가 아닌 피의자에게도 참여권이 보장돼야 하는 '피의자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는 피의자가 압수·수색 당시 또는 그와 근접한 시기까지 해당 정보저장매체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면서 정보저장매체 내 전자정보 전반에 대한 전속적인 관리처분을 보유·행사하고 있는 경우여야 하고, 피의자를 그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에 대해 실질적인 압수·수색 당사자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며 "이는 민사법상 권리의 귀속에 따른 법률적·사후적 판단이 아니라 압수·수색 당시 외형적·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사실상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피의자나 그밖의 제3자가 과거에 그 정보저장매체를 이용하거나 전자정보 생성·이용에 관여한 사실이 있다거나 그 과정에서 생성된 전자정보에 의해 식별되는 정보주체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실질적으로 압수·수색을 받는 당사자로 취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PC는 2019년 9월 10일 당시 동양대 관계자가 동양대에서 공용PC로 사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임의처리할 것을 전제로 3년 가까이 강사휴게실 내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당시 보관·관리 업무의 담당자인 조교와 동양대 물품 관리를 총괄하는 행정지원처장이 동양대 측의 입장을 반영한 임의적인 의사에 따라 검찰에 제출했다"며 "정 교수는 PC 임의제출 당시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범죄혐의 사실로 수사를 받고 있었기에 PC를 사용해 생성된 전자정보는 범죄혐싀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증거에 해당해 PC에 저장된 전자정보 중 의학전문대학원 부정지원 관련 범행의 증거로 사용된 부분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필요성과 관련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정 전 교수는 PC 압수·수색의 실질적인 피압수자가 아니고 검찰은 '피압수자'측인 A씨 등에게 참여의사를 확인하고 기회를 부여했지만 피압수자 측이 이를 포기했다고 인정되므로 PC에서 추출된 전자정보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 전 교수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집행결과 수집된 금용거래자료도 증거능력 인정 = 정 전 교수 측은 재판과정에서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집행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거래자료를 받기 전에 영장 원본을 사전에 제시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는 적법한 집행 방법이라고 볼 수 없지만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금융거래를 선별하는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영장 원본을 제시하고 선별된 자료에 대한 압수절차가 진행 된 경우에는, 일련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하나의 영장에 기해 적시에 원본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압수·수색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적법한 집행 방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과정을 실펴보면 이 경우에 해당된다"면서 "각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의 집행 과정에서 확보된 금융거래자료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정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 징역 4년 원심 확정 = 정 전 교수는 동양대(경북 영주시 소재) 표창장을 조작한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이후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명의의 허위 인턴십 확인서를 자녀 입시에 활용한 혐의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주식을 매수한 혐의, 증거조작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정 전 교수는 또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추가 기소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함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1심은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 4000여만원을 명령했다. 1심은 △정 전교수가 위조한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 등을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이용하고 딸을 연구보조원으로 허위 등재해 보조금을 가로챈 혐의 등 11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동양대 표창장을 비롯해 단국대 의과학연구소·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확인서 등 7가지 증빙서류가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사모펀드 관련 업무상 횡령과 펀드 허위변경 보고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정 전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1061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정 전 교수 딸 조민씨의 7개 인턴·활동확인서가 모두 허위라고 판단하는 한편 1심에서 유죄가 나온 군산공장 가동소식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우국환 신성석유 회장으로부터 WFM 실물주권 10만주를 매수한 혐의는 무죄 판단했다. 반면 자산관리인 김경록씨에게 자택과 동양대 교수실에서 보관하던 컴퓨터와 하드디스크 등 증거를 은닉하라고 교사한 혐의는 1심의 무죄 판단과 달리 유죄로 봤다. 대법원도 이날 논란이 됐던 동양대 PC의 증거능력 등을 인정하면서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정겸심
조국
입시비리
박수연 기자
2022-01-27
민사일반
[판결](단독) 산소공급치료기 사용 가능 여부 확인 않고 제왕절개수술
산소공급장치인 에크모(ECMO)가 모두 다른 환자들에게 사용돼 여분이 없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응급제왕절개수술을 해 조산아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 측이 손해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아기가 치료 기회를 받지 못한 데 병원 측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A씨 부부가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112395)에서 최근 "재단은 3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부부는 2019년 4월 임신 중인 태아가 선천성 횡경막 탈장(CDH)이라는 진단을 받자 넉달 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아산병원 의료진은 A씨가 입원한 당일 신생아중환자실에 빈자리가 발생하면 분만하기로 결정하고, A씨 부부에게 신생아중환자실 치료가 필수적이며 에크모 치료 가능성을 설명했다. 의료진은 다음날 오전 A씨에게 유도분만을 시도했지만, 태아의 심박동수가 감소하자 응급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했다. 그렇게 낮 12시께 태어난 아기는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이후 아기의 상태가 악화되자 A씨 부부에게 에크모 치료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이날 오후 8시 30분께 뒤늦게 에크모 치료기가 모두 다른 환자들의 치료에 쓰이고 있음을 확인했고, 오후 11시가 돼서야 A씨 부부에게 에크모 치료기가 없어 아기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없고 전원 가능성과 그에 따른 위험성, 아기의 사망 가능성 등을 설명했다. 결국 아기는 이튿날 새벽 숨을 거뒀다. 이후 A씨 부부는 소송을 냈다. 서울동부지법 유족 일부승소 판결 재판부는 "의료진은 출산일 전날부터 병원 내 에크모 치료기 11대가 모두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산모에 대해 유도분만을 개시했다"며 "의료진에게는 아기가 태어나기 전 병원의 에크모 치료기를 미리 확보해 두지 않은 과실 또는 신생아중환자실과 에크모 치료기가 확보된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은 채 만연히 아기를 출생케 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의료진이 아기에게 에크모 치료를 실시했더라도 생존기간을 다소 연장시킬 수 있을 뿐 사망의 결과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의료진의 과실과 아기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천성 횡격막 탈장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에크모 치료의 효과는 분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2006~2015년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에크모 치료를 받은 선천성 횡격막 탈장 신생아 환자 6명 모두가 사망한 바 있다"며 "소아외과 진료기록 감정의도 '에크모 치료를 했어도 아기가 생존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을 것'이라는 소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기는 에크모 치료를 받고 다소나마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을 텐데, 의료진의 과실로 그 치료를 받아 볼 기회를 잃었다"며 "재단은 아산병원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아기와 그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병원
의료과실
아기
태아
사망
이용경 기자
2021-12-20
형사일반
[판결] '제자 성추행 혐의' 서울대 교수, 집행유예 확정
제자를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공대 교수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40시간과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6568). 서울대 교수인 A씨는 2016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교수실에서 대학원생 B씨를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성추행 행위 10개 중 6개는 피해자 B씨가 피해 날짜를 번복한 점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나머지 행위는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했다. 2심은 "모범을 보여야 할 대학교수가 피해자를 4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으로 추행하고 추행 정도도 무거워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는데, 이씨는 피해자가 경계성 인격장애로 자신을 무고하는 것이라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1심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제자
교수
서울대
성추행
업무상위력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박수연 기자
2021-09-13
민사일반
[판결](단독) 서울대공원 캠핑장 나무계단서 미끄러져 부상 당했더라도
서울대공원 캠핑장에 설치된 나무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쳤더라도 시설관리자인 서울시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씨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2836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7월 가족들과 함께 서울대공원으로 1박 2일 캠핑을 떠났다. 당시 캠핌장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비가 내렸는데, A씨는 밤 11시께 슬리퍼를 신고 캠핑장 부근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한 뒤 돌계단 아래 나무계단으로 내려오다 미끄러졌다. 이 사고로 손목 골절상을 입은 A씨는 "화장실 사용 때 돌계단의 가파른 경사가 위험해 조명이 비치는 완만한 경사의 나무계단을 이용했는데 사고를 당했다"며 "나무계단에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해야 함에도 하자를 방치한 서울시는 점유관리자로서 치료비 총 1200여만원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3000만원을 달라"고 2020년 7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국가배상법 제5조 1항에 정해진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란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면서도 "영조물이 그 기능상 어떠한 결함이 있기만 하면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영조물의 용도와 설치장소, 이용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설치·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는지에 따라 안전성 구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사회통념상 안전성 갖추는 것으로 충분” 이어 "영조물의 설치·관리에 있어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이용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무계단의 용도와 설치장소, 사고 당시 A씨의 이용 방법과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계단 모서리에 미끄럼 방지패드가 부착돼 있지 않다거나 계단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고 해서 설치·관리자인 서울시가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부상
캠핑장
서울시
골절
캠핑
서울대공원
이용경 기자
2021-09-02
형사일반
[판결] '입시비리·사모펀드 혐의' 정경심 교수, 항소심도 징역 4년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이 선고됐다. 다만 1심에서 함께 선고됐던 벌금 5억원은 5000만원으로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1-2부(엄상필·심담·이승련 부장판사)는 1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 추징금 1061만원을 선고했다(2021노14). 정 교수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 4000여만원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이날 재판부는 정 교수의 입시비리 혐의 등과 관련해 1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자본시장법 위반(미공개중요정보 이용)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부분 가운데 WFM 실물주권 10만주를 장외매수한 부분은 1심을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이와 달리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주거지 및 사무실 보관자료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동양대 강사휴게실 PC와 전자정보, 계좌거래내역 등 증거능력 인정= 재판부는 먼저 정 교수와 검찰 양측이 재판과정에서 다툰 증거능력 관련 쟁점에 대해 "공소제기 후 피고사건과 다른 범죄사실로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증거를 수집하는 것은 적법하다"며 "형사소송법 제218조에 따른 임의제출물 압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제기 후에도 가능하고, 이 사건에서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법의 기본원칙을 침해했다는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강사휴게실 PC와 전자정보의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고, 임의제출물 압수에는 형사소송법 제106조(압수범위의 제한 등), 제121조(영장집행과 당사자의 참여)가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실물주권, 계좌거래내역, 통화녹음파일 등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의 관련성 및 압수·수색의 필요성, 영장 집행방식의 적법성이 모두 인정된다"며 정 교수에 대한 사문서위조 혐의(2019고합738) 공소제기 이후 수집된 증거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등의 증거능력을 모두 인정했다. ◇입시비리 관련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등 1심과 같이 '유죄 판단'= 재판부는 입시비리 쟁점에서 대부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먼저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정 교수 측 주장과 증거에 따르더라도 강사휴게실 PC에 정 교수가 백업해 둔 파일들이 의학전문대학원에 제출된 표창장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 유죄를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됐던 정 교수의 딸 조씨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확인서도 "인턴십확인서의 증명 대상인 조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주최한 세미나를 위해 고등학생 인턴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은 모두 허위"라며 "확인서가 증명하는 사실들이 모두 허위인 이상 딸 조씨가 세미나에 참석했는지, 세미나를 촬영한 동영상에서 확인되는 여성이 조씨인지는 확인서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확인서 작성 과정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도 가담했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외에도 재판부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십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체험활동 확인서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실습수료증 및 인턴십확인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분자인식연구센터 확인서 △동양대 보조연구원 연구활동 확인서 등 입시와 관련된 딸 조씨의 이른바 '7대 스펙'을 모두 허위로 판단했다. ◇미공개정보 이용 WFM 주식 장외매수 혐의·증거은닉교사 혐의는 1심과 달리 판단= 재판부는 정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쟁점 중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WFM 실물주권 12만주를 장외매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유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물주권 10만주는 코링크PE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취득한 후 정 교수 등에게 매도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정 교수가 동생 정모씨와 조범동씨 등의 주선에 따라 직접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보더라도, 정 교수로서는 코링크PE가 신성석유 회장인 우모씨에 대해 갖는 우선매수권 행사의 결과로 주식을 취득한 것일 뿐이어서 정보의 불균형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행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정 교수가 자산관리인(PB) 김경록씨를 시켜 동양대 사무실의 자료 등을 은닉한 혐의에 대해서는 "1심이 증거은닉의 실행행위로 판단한 정 교수의 행위들은 모두 자신의 주거지 안에서 저장매체를 은닉하기 위한 준비행위 혹은 증거가 존재하는 자신의 지배·관리 영역으로 이동·접근하는 행위 혹은 교사 범의의 발현 과정일 뿐"이라며 "정 교수가 분업적 역할 분담에 의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했다고 볼 수 없어 정 교수와 김씨의 공동정범 관계는 불성립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와 김씨의 관계, 은닉행위의 방식과 내용,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종합하면,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고도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관련 증거들이 다수 저장된 컴퓨터 또는 거기에서 떼어 낸 저장매체를 숨기는 행위, 더욱이 정 교수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행위임에도 김씨에게 지시해 실행케 하는 행위는 방어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정 교수의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정 교수가 김씨와 반출행위를 함께해 공동정범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사회 신뢰 심각하게 훼손"= 재판부는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정 교수의 입시비리 관련 범행으로 해당 교육기관의 입학사정 업무 전반에 관한 불신이 초래됐을 뿐만 아니라, 입시제도 자체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 내지 기대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결과까지 이르렀다"며 "그런데도 정 교수는 이 사건 수사와 재판과정 내내 당시의 입시제도 자체가 문제라는 태도로 범행의 본질을 흐리면서, 한편으로는 정 교수와 본인 가족에 대한 선의로써 사실과 다른 내용의 확인서까지 작성해 줬을 사람들에게, 다른 한편으로는 그 확인서들과 표창장이 진실하다고 믿었을 입학사정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입시 평가제도의 전제로서 증빙서류가 진실해야 하고, 그 진실성에 대한 신뢰는 보호돼야 한다"며 "입시제도의 근본 원칙을 무너뜨린 정 교수에 대한 비난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또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는 "정 교수가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행위는 유가증권 거래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것으로서 그에 따른 이득 유무나 크기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 증권시장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재산상 손실의 위험을 초래하거나 시장에 대한 불신을 야기함으로써 시장경제질서를 흔드는 중대한 범행에 해당한다"며 "미공개정보를 취득함에 있어서 비록 정 교수가 고위공직자의 배우자로서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았더라도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그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 이를 묵인·이용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했다. 다만 "정 교수가 과거 어떠한 범죄로도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건강도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WFM 주식의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정 교수가 코링크PE 관련 범행으로 얻게 된 실질적인 이득이 크지 않은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징역 7년과 벌금 9억원을 선고하고, 1억6000여만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교수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 15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12월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은 정 교수가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등을 위조해 딸의 입시에 이용한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는 한편, 2차 전지업체인 WFM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취득해 이득을 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했다.
정경심
입시비리
사모펀드
이용경 기자
2021-08-11
민사일반
[판결](단독) ‘독립적 은행보증’인 경우 보증의뢰인은 수익자의 보증금 청구권 가압류 할 수 없다
독립적 은행보증에서 보증의뢰인이 수익자의 보증은행에 대한 보증금 청구권을 가압류하는 것은 독립적 은행보증의 취지에 어긋나 인정되지 않는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독립적 은행보증은 수익자의 청구가 있기만 하면 보증인에게 무조건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제도다. 주채무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 부종성을 지니는 통상의 보증과 달리 보증의뢰인과 수익자 사이의 원인관계와는 독립된다는 특징이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7단독 최용호 부장판사는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A사가 우리나라 중공업기업 B사를 상대로 낸 가압류 결정 이의신청(2021카단201305)에서 최근 "가압류 결정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2012년 B사는 국내 C은행을 보증은행으로 삼아 A사로부터 해양가스 처리 설비를 수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B사는 2019년까지 호주 해상에서 설치 작업과 시운전 준비 작업을 진행했고 작업 후 A사에 "계약 잔금 1억 1600만 달러를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사는 "B사의 공정 지연으로 출항과 해상작업 공기가 지연돼 오히려 손해가 발생했다"며 지급을 거부한 뒤 C은행에 손해배상채권에 기한 보증금 지급을 요청했다. 이에 B사는 A사가 보증금을 받지 못하도록 채권 가압류를 신청해 지난 3월 법원에서 가압류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A사는 이 가압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냈다. 명백한 권리남용 아니라면 가압류신청은 독립적 은행보증 취지에 어긋나 최 부장판사는 "은행이 보증을 할 경우 보증서에 '은행은 채무자의 지급청구만으로 청구서에 명시된 액수를 지급할 취소불가능하고 무조건적인 의무가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면 이는 '독립적 은행보증'이라고 봐야 한다"며 "독립적 은행보증은 주채무자인 보증의뢰인과 채권자인 수익자 사이의 원인관계와는 독립돼, 일반적인 보증과는 달리 수익자의 청구가 있기만 하면 은행에 무조건적인 지급의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적 은행보증의 경우라도 수익자가 실제로는 보증의뢰인에게 아무런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은행보증의 추상성과 무인성을 악용해 보증인에게 청구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할 때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고, 이 경우 은행이 보증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지만, 독립적 은행보증의 본질적 특성을 고려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엄격히 봐야 한다(대법원 2013다53700 판결 참고)"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처럼 권리남용에 해당돼 예외적으로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소명 없이 단지 계약대금채권이라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만으로 가압류가 허용된다고 하면 독립적 은행보증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B사의 가압류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가압류 결정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윤진수(66·사법연수원 9기)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결정에 대해 "독립적 은행보증 사안에서 보증의뢰인이 '지급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없다는 기준은 있었으나, 그동안 수익자의 보증은행에 대한 보증금 청구권을 '가압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했다"며 "(1심 결정이긴 하지만) 이번 결정이 가압류도 명백히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할 수 없다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보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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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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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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