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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 새 임차인 주선 시도 않았다면
상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새 임차인을 주선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임대인이 기존 계약보다 높은 금액의 보증금이나 차임을 요구하는 등 임대차계약 재체결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물색해 임대인에게 소개하고 그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청하는 등 최소한의 주선 행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남성민 부장판사)는 지난 9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소송(2021나202689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 위한 협의요청 인정할 증거 없어 서울고법, 임대인에 승소판결 약사 A씨는 상가 주인 B씨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1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해왔다. 계약이 종료될 무렵 약국 임대차보증금은 7억2500만원, 월 차임은 1000만원이었다. 그런데 B씨가 임대차계약 종료를 앞두고 A씨에게 임대차보증금을 10억원, 월 차임을 3000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고, 이후 두 사람은 계약갱신조건에 관한 내용증명을 수차례 주고받았다. 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2018년 3월 임대차계약이 종료됐다. 임대차계약 종료 후에도 A씨가 나가지 않자 B씨는 A씨를 상대로 건물 명도소송(2021나2026886)을 냈다. A씨는 B씨가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했다며 권리금 상당액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반소)을 냈다. 1심은 상가의 적정 월 차임액에 대한 감정결과 임대차보증금이 0원임을 전제로 2214만원으로 평가됐다며 임대차계약 종료 무렵 B씨가 제안한 계약조건이 적정 월 차임 및 기존 월 차임에 비해 상당히 높은 금액이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B씨의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씨에게 감정평가에 따른 권리금 상당액인 4억468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 손해를 발생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반소 청구 중 권리금 회수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4가 정하는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주선'한다는 것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권리금계약의 체결사실 등을 알리며 인적사항이 구체적으로 특정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소개하고 그와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해 협의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사건에서는 신규임차인의 존재가 특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A씨가 B씨에게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소개하고 그와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을 위해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제시하는 대법원 판결(2019. 7. 4. 선고 2018다284226)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으나, 임대인이 상가를 인도받은 후 직접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힘으로써 임차인의 신규임차인 주선을 거절하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했다'고 본 사례이고, 또 다른 판결(2019. 7. 10 선고 2018다239608)은 '임차인이 신규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권리금 계약 자체를 예정하고 있지 않아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거나 임차인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본 사례로, 본건과는 모두 사안을 달리해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원용할 수 없다"고 했다. B씨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의 최철민(48·사법연수원 31기)·이재성(32·변호사시험 8회) 변호사 등은 "그동안 대법원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 종료 무렵 현저히 높은 금액의 보증금이나 차임을 요구하는 등 새로운 임대차계약 체결 자체를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에는 실제로 권리금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방해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근거해 이 사건 1심은 임대인이 적정 월 차임의 약 1.7배 수준의 현저히 높은 계약조건을 요구하였음을 이유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면서 "하지만 이와 같은 대법원 판례는 최소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신규 임대차계약 체결이 논의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이었고, 이 사건의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에 관한 갱신조건만이 논의되었을 뿐 기존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기 위한 어떠한 시도를 하지 않았었기에 기존 판례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종은 항소심에서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행위에 관한 상가임대차법 조항은 임대인의 계약체결의 자유를 제한하므로 엄격하게 해석돼야 한다는 점과 임차인이 그동안 적정 월 차임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차임만을 부담했기에 임대인이 고액의 계약갱신조건을 제안할 수밖에 없었던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음을 주장·증명했다"면서 "항소심 재판부도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임차인의 손해배상 청구를 전부 기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차
권리금
계약갱신
홍윤지 기자
2022-06-27
민사일반
인터넷
[판결] '보이루 = 여혐' 주장 교수와 유튜버 소송전, 1심서 유튜버 승소
페미니즘 연구자가 기초적인 확인 작업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학술지에 유명 유튜버가 유행시킨 특정 인사말을 여성혐오 표현이라 주장한 것은 헌법상 학문의 자유로서 보장할 수 없는 인격권 침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21일 유튜버 보겸(본명 김보겸)이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55185)에서 "윤 교수는 김씨에게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여성주의와 페미니즘을 연구하는 윤 교수는 2019년 12월 철학연구회 학술지에 '관음충의 발생학'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김씨가 유튜브에서 유행시킨 '보이루'라는 용어가 여성의 성기를 지칭한 표현과의 합성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해당 유행어는 '보겸'과 '하이루'를 합성한 인사말일 뿐이라고 반박하며, 학술지의 발간 주체인 철학연구회 등에 윤 교수의 논문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항의했다. 철학연구회는 2021년 3월 윤 교수와의 협의를 거쳐 '보이루'라는 용어가 인사말로 유행했지만, 점차 여성혐오 표현으로 전파됐다는 취지로 논문을 수정토록 했다. 윤 교수는 논문 수정 이후에도 김씨에게 사과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윤 교수는 수정 전 논문을 통해 구체적이고 명백한 허위사실을 적시해 내 명예를 훼손했다"며 "인사말을 악의적으로 왜곡해 표현한 것은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윤 교수는 "논문에 '보이루'라는 표현이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변질됐다는 점에 대한 단순한 의견표명을 했을 뿐 구체적 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설령 논문 각주가 사실 적시라고 하더라도 '보이루'가 여성혐오 용어로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어 허위사실이 아닌 객관적 사실이자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해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맞섰다. 김 판사는 "2013년부터 김씨와 그의 팬들이 사용하는 유행어 '보이루'는 김씨의 실명인 '보겸'과 인터넷에서 인사표현으로 쓰이던 신조어 '하이루(Hi-루)'를 합성한 인사말로 사용해 왔을 뿐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의미는 전혀 없었다"며 "윤 교수의 수정 전 논문은 김씨가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표현을 합성해 '보이루'라는 용어를 전파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이는 허위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김씨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훼손시켜 명예를 훼손한 것에 해당하고, 김씨를 여성혐오자로 인식하게 하는 경멸적 표현에 해당해 인격권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헌법상 보장되는 학문의 자유라 하더라도 내재적 한계는 존재하는데, 잘못된 연구결과나 사실과 다른 내용을 의도적으로 소개하는 행위 등으로 선의의 제3자를 해친다면 학문의 자유를 넘는 행위"라며 "이는 헌법이 허용한 학문의 자유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이고, 학문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범위 내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윤 교수가 논문을 발표한 2019년 12월에는 김씨가 '보이루'에 대한 악의적 선동과 잘못된 보도에 대해 적극적 대응을 했던 내용들이 이미 언론을 통해 충분히 보도돼 논문에 적시한 내용이 허위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윤 교수는 극단적 여성주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미 변질이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기초사실 확인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씨가 본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윤 교수의 수정 전 논문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논문이 게재된 경위와 내용, 이후 윤 교수의 대응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혐오
인격권
보이루
이용경 기자
2022-06-23
행정사건
[판결](단독) 과세처분취소소송 중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결정 내렸다면
법원이 소송 계속 중에 일방 당사자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결정 사실을 알았는데도 관리인으로 소송수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뒤 선고를 했다면 이는 절차상 하자로 다시 재판을 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부동산임대회사인 I사의 소송수계인 A씨가 세종특별자치시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20두5813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세종시는 I사에 "2014년 10월 취득한 아파트 587세대는 취득세 감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종전에 감면받았던 취득세 등을 납부하라"는 과세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I사는 2019년 9월 세종시를 상대로 취득세 8억8000만원, 지방교육세 7300만원 부과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대리인에 의해 적법하게 대리되지 않은 경우 같아 1심은 세종시의 손을 들어줬고 I사는 항소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던 중 I사는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실을 확인했지만, I사에서 관리인인 A씨로 소송수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소송절차를 계속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A씨는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절차는 중단된다"며 상고했다. 대법원은 "소송 계속 중 일방 당사자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있었음에도 법원이 그 관리인의 소송수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 그대로 소송절차를 진행해 판결을 선고했다면, 그 판결은 일방 당사자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소송절차를 수계할 관리인이 법률상 소송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심리돼 선고된 것"이라며 "여기에는 마치 대리인에 의해 적법하게 대리되지 않았던 경우와 마찬가지의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 다시 하라” 원심파기 이어 "I사에 대한 세종시의 취득세 등 징수권은 회생절차 개시결정 전에 성립한 것으로 그 취득세 등 부과 및 액수를 다투는 이 사건 소송은 채무자회생법 제59조 1항의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소송'에 해당하므로 I사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결정으로 중단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소송수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소송절차를 진행해 판결을 선고했으므로, 여기에는 대리인에 의해 적법하게 대리되지 않았던 경우와 마찬가지의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
회생절차
회생
박미영
2021-06-17
민사일반
[판결] 관광사업시설 인수자가 요건 갖춰 지위승계 신고했는데…
관광사업 시설 인수자가 지위 승계 신고를 했는데도 전 사업자가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위법하게 신고 수리를 거부했다면 지자체는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그동안 허가·인가 등 수익적 행정행위에 대한 거부처분이 위법한 행정행위임을 인정해 취소하더라도 국가배상까지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이례적으로 국가배상까지 인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청에 엄격한 주의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위법한 행정처분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의 권리구제 폭을 넓힌 판결로 평가된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민사부(재판장 신원일 지원장)는 관광사업 시설을 인수한 A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가 양양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9가합200071)에서 "양양군은 A사에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4년 공매 절차를 통해 B사 부동산을 낙찰 받아 소유권을 취득했다. B사는 양양군으로부터 관광사업계획 승인 및 건물을 증축하는 내용의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지방세를 체납하면서 완공하지 못한 채로 건물이 공매를 통해 A사로 넘어갔다. A사는 곧바로 관광사업 시설 전부를 인수하고 관광진흥법 제8조 2항에 따라 양양군에 관광사업 지위 승계 신고를 했다. 하지만 공매 후 B사가 관광사업계획승인 등의 승계를 인가하지 말 것을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냈고, 양양군은 "행정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지위 승계에 대한 행정 절차를 유보한다"며 신고 수리를 거부했다. 이에 A사는 "관광사업 지위 승계 요건을 모두 갖췄는데도 양양군이 신고 수리를 거부을 한 것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집행행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확립된 법령해석에 어긋 지자체에 손해배상 책임 재판부는 "대법원에 의해 관계 법령의 해석이 확립됐고 상급 행정기관으로부터 전달된 업무지침 등을 통해 행정청이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음에도 확립된 법령의 해석에 어긋나는 견해를 고집해 계속해서 위법한 행정처분을 하고, 이로 인해 처분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줬다면 이는 행정청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 되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속초지원, 사업자 승소 판결 이어 "관광진흥법 제8조 2항에는 주요한 관광사업 시설의 전부를 인수한 자는 종전 관광사업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같은 법 제7조 1항 각 호의 결격사유가 없는 한 행정청이 다른 사유를 들어 수리를 거절할 수 없으므로, 신고 수리에 관한 처분은 기속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명확한 대법원 판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사의 관광사업 지위 승계 신고를 거부할 결격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이 명백하고, 양양군이 A사 측에 보낸 지위 승계 신고 안내 공문 등을 봤을 때 양양군도 이 같은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남소에 가까운 B사의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유만으로 A사의 지위 승계 신고 수리를 거부한 것은 위법한 행정처분으로서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수리거부
지위승계
관광사업
남가언 기자
2020-09-03
형사일반
[판결] '화재 참사' 밀양 세종병원 이사장, 징역 8년 확정
지난해 1월 화재로 159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법인 이사장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노후화된 건물을 방치해 화재 발생을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의료법 위반, 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세종병원 이사장 A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도13563). 1,2심은 "병원은 1992년경 건축된 이래 수차례 불법증축이 이뤄진 노후 건물로 화재에 대비한 내화구조 시설이나 방화시설이 제대로 없어 화재 위험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며 "입원환자 대부분이 고령 환자들이어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은 누구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화재 발생 또는 피해 확산을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위반해 환자와 의료진 등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상해를 입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징역 8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지난해 1월 26일 병원 1층에서 일어난 전기 합선 화재로, 환자·의사·간호사 등 47명이 숨지고 112명이 다친 참사다. A씨는 이 병원을 운영하는 법인 이사장으로 소방·전기 안전, 시설 관리, 의료인 고용·배치 등을 비롯한 경영 전반을 총괄했다. 그는 환자와 병원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화재 발생을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정밀 안전점검 실시 및 노후 전기배선 교체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온풍기 과다사용 금지 등 전력 과부하 방지를 위한 지침을 수립·시행하지 않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화재가 발생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업무상과실치사
의료법
사기
횡령
손현수 기자
2019-12-23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공정위, 퀄컴 2700억 과징금 부과 일부 위법"
2009년 공정위가 퀄컴에 부과한 2730억원의 과징금 중 일부가 잘못 부과됐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퀄컴과 공정위 양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세종, 지평 등 국내 굴지의 대형로펌 공정거래팀 변호사들을 대거 투입해 소송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쳐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10여년에 걸친 소송전이 퀄컴의 일부승소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퀄컴 인코포레이티드(QI) 등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3두14726)에서 "엘지전자에 RF칩(주파수 대역을 골라내는 반도체)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엘지전자의 2006∼2008년 국내 CDMA2000 방식 휴대폰 판매시장 점유율은 21.6%∼25.9% 정도에 불과했다"며 "엘지전자가 4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는다는 전제로 엘지전자에 RF칩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로 40%의 시장봉쇄효과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2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원천기술 소유자인 퀄컴은 이 기술을 이용해 휴대전화 모뎀칩과 무선송수신칩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퀄컴은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가 제작하는 휴대전화에 퀄컴이 공급하는 모뎀칩을 장착했는지에 따라 특허기술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5~6.5%로 차등 부과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가 퀄컴의 모뎀칩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구매하면 리베이트를 주기도 했다. 공정위는 2009년 12월 퀄컴 등이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이용해 다른 기업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했다며 로열티 차별 부과와 리베이트 제공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730억여원을 부과했다. 퀄컴은 2010년 2월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1993년 CDMA 기술이 제2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휴대전화 제조사는 CDMA 방식의 휴대전화를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며 "100% 시장 점유율을 가진 퀄컴이 자사 모뎀칩 장착 여부에 따라 기술 로열티를 달리 적용하는 것은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행위로 다른 모뎀칩에 관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어렵게 한 것"이라며 공정위의 과징금부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엘지전자에 제공한 RF칩 리베이트에 대해서도 "최소 40% 이상의 시장봉쇄 효과가 발생했다"며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거래 소송은 서울고법과 대법원의 2심 체제로 운용된다.
퀄컴
공정거래위원회
리베이트
이세현 기자
2019-02-1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분양권 전매 금지’ 어긴 거래는 무효”
분양권 전매 금지 기간에 있었던 아파트 분양권 거래행위는 사법(私法)상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주택법상 분양권 전매 제한 관련 규정은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한 강행규정(효력규정)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행위는 무효라는 취지다. 대법원 판례(2005다34612, 2012다40295 등)는 이 조항을 단속규정으로 판단해 분양권 전매 제한 위반 행위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하고 있어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대전지법 민사13부(재판장 곽정한 부장판사)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분양계약자 명의변경 절차 이행소송(2017가합10422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5년 5월 A씨는 세종특별자치시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가 인근에서 영업중이던 '떳다방'에 들렀다. 그는 이곳에서 이 아파트 분양권을 가지고 있던 B씨를 소개받았다. A씨는 분양 계약금 2180만원에 '프리미엄' 명목으로 1100만원의 웃돈을 얹어주고 B씨로부터 분양권을 사들였다. 이 아파트는 1년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있었지만 두 사람은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이후 A씨가 아파트 중도 대출금 지급을 미루면서 문제가 생겼다. B씨는 A씨가 이행을 지체하고 있다며 분양권 양도 계약을 해제했다. 이에 A씨는 "계약대로 수분양권자 명의를 변경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구 주택법 제41조의2 1항 2호에 따른 주택의 전매제한은 부동산 투기과열 등을 억제하고 주택 공급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따라서 이를 위반한 전매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한다면 속칭 '프리미엄'을 노리는 사람들이 대거 분양신청에 응해 주택 실수요자들이 분양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법을 위반해 전매계약을 체결해도 수차례 전매행위를 하거나 전매행위를 중개한 것이 아닌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뿐"이라며 "'프리미엄'거래를 하면 많게는 수억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 같은 처벌규정만으로는 전매 제한 제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사법적으로 전매계약의 효력을 인정해 불법으로 얻은 이익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민 법 감정에도 반한다"며 "따라서 이 같은 계약은 강행규정을 위반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주택법
아파트
분양권
민사법
왕성민 기자
2018-06-11
형사일반
[판결] "경찰 차벽으로 통행불가 상태인 도로 점거는 교통방해로 볼 수 없어"
시위 참가자가 도로를 점거했더라도 그 도로가 이미 경찰이 차벽을 설치해 통행이 통제된 상태였다면 교통방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4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권모(46)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1408). 기아자동차 노조 간부인 권씨는 2015년 11월 14일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반대하는 '민중 총궐기 대회'에 참석했다가 다른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도로를 점거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오후 2시경 민중 총궐기 대회 참가자들이 서울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모든 차로를 점거하자, 경찰은 오후 2시56분부터 경찰 버스를 이용해 차벽을 쌓았다. 권씨는 재판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아직 행진을 개시하기도 전에 경찰이 차벽을 설치해 이미 통행이 불가능했으므로 집회참가와 교통방해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차벽 등으로 도로가 통제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집회 참가자들이 신고된 행진 경로를 벗어나면서 초래된 결과에 불과하다"며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이미 교통의 흐름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의 도로를 다수인이 행진해 점거하는 것은 교통방해의 추상적 위험조차 발생시키지 않는다"며 "차벽 설치 전 다른 집회 참가자들이 행한 도로 점거에 대한 책임을 권씨에게 물을 수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집회
교통방해죄
시위
일반교통방해
이세현 기자
2018-01-24
행정사건
[판결] 법원, '트럼프 방한 기간' 靑 100m까지 집회·행진 '허용'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7일 청와대 인근에서의 '반(反) 트럼프' 집회와 행진을 허용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6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시민단체가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옥외집회금지통고처분 취소소송 집행정지신청(2017아12836)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경호상 위험은 그 자체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교통·소통에 대한 장애라고 보기 어렵다"며 "집시법 어디에도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외국 국가 원수에 대한 경호상의 필요를 집회 ·시위에 대한 금지·제한 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국의 국가 원수나 배우자를 경호처의 경호대상으로 정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경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으며 해당 구역에서 질서유지나 교통관리 등 위해방지에 필요한 안전활동을 할 수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경호상의 위험은 경호구역에서의 출입통제 등 안전활동을 하는 방법으로 충분히 회피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번 인용 결정으로 청와대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사랑채 동측 인도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세종로 공원 앞 인도 집회가 허용됐다. 또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 공원에서 적선동 로터리와 사랑채 동측 구간 행진도 허용됐다.
트럼프
집회
행진
이장호 기자
20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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