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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검찰이 낸 '조국 1심 재판부 기피신청', 항고심서도 기각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감찰 무마 및 자녀 입시비리 의혹' 관련 사건을 심리하는 1심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냈지만,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정선재 수석부장판사)는 21일 검찰이 이 사건 1심 담당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1부에 대해 낸 기피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를 기각했다(2022로18). 재판부는 "영미법계의 기본원리인 선례구속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판례에 기속되지 않고 하급심 법원이 판례와 반대되는 자신의 견해를 표명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 당시 동일한 쟁점에 관해 관련 사건 1심 및 항소심 판결이 이미 선고됐음에도 담당재판부가 위 쟁점을 새롭게 심리했다는 점만을 가지고 불공평한 재판을 할 예단의 표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측은 원심결정과 같이 향후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으로써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에 대한 하자가 치유될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훼손된 담당재판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며 "그러나 증거신청에 대해 법원의 재량에 의해 증거채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소송절차의 신속·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고 실체적 진실에 합치하는 공정한 재판 실현을 위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으로도 그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담당재판부가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함을 이유로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을 한 이상, 변호인 신청 증인에게 위 불채택 결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소송지휘라는 점에서 검찰 측이 문제삼는 해당 재판부의 소송지휘가 형사소송규칙 등 관계 법령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담당재판부가 소송지휘 전후 과정에서 불공평한 예단을 드러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더해 보면 증인에 대한 증거 제시 불허 소송지휘와 관련해 담당 재판부에게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제20조 2항에 따라 기피당한 법관은 지체 없이 기피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담당재판부 법관들은 기피신청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심의 이 사건 기피신청 기각은 정당하고 즉시항고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1차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와 자산관리사 김경록씨가 제출한 조 전 장관의 서재 PC 등에서 나온 자료의 증거능력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배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1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고, 만약 탐색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 관련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6도348).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는 이 판례를 기초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 등은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제3자인 동양대 조교와 자산관리사 김씨로부터 임의제출 됐지만 실질적 피압수자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이뤄져 적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동양대 강사휴게실 PC 및 주거지 PC 증거 불채택 △증거제시 불허 소송지휘 △포괄적 증언거부권 행사 허용 △가환부 결정 관련 판단기준에 대한 법리 오해 △절차 위반 등을 주장하면서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 하지만 검찰이 낸 기피 신청 사건의 1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은 "담당재판부가 중요 증거를 재판에서 배제하겠다는 불공평한 예단과 심증을 가지고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기각 결정했다.
조국
재판부
기피
한수현 기자
2022-04-21
형사일반
[판결] 불행한 일 일어날 것처럼 거짓말… '억대 편취' 무속인 실형
무속인이 손님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기도나 치성 등 실제로 행한 무속행위에 비해 과다하게 돈을 받아 챙겼다면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2도70). 점집을 운영하는 무속인 A(36)씨는 2017년 4월 손님인 B씨와 C씨에게 기도나 치성 등 무속행위를 하지 않으면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처럼 말하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B씨 등에게 2019년 1월까지 총 139회에 걸쳐 약 1억2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들 중 한 사람의 뺨과 복부를 때려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씨가 피해자에게 불행을 고지하거나 길흉화복에 관한 어떠한 결과를 약속하고 기도비 등의 명목으로 대가를 교부받은 경우 전통적인 관습 또는 종교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면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전통적인 관습 또는 종교행위로서 허용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는지는 그의 자격이나 경력, 자신의 능력 등에 대해 과장한 정도, 피해자가 무속행위를 하게 된 경위, A씨가 예고한 불행이나 약속한 내용이 구체적이고 확실한지 여부, 무속행위의 형태가 전통적인 관습 또는 통상적인 종교행위의 범주에 포함되는지 여부, 무속행위의 대가로 지급된 금전을 통상적인 종교행위의 대가로 볼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인이 대가로 지급받은 금전을 실제로 무속행위에 사용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행한 무속행위의 형태나 지출한 돈의 액수 등을 종합하면 A씨가 피해자들을 위해 진실로 무속행위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 의문이 들고, 설령 A씨의 주장처럼 기도, 치성 등의 무속행위를 일부 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A씨가 요구해 받은 돈은 통상의 범주에 비춰 실제 무속행위에 비해 과다한 것으로서 불안한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기망해 받은 돈이라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A씨가 자신들 앞에서 굿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고 오히려 피해자들이 직접 굿에 참여하면 부정이 탈 수 있다면서 보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는데, A씨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피해자들을 위한 무속행위는 대부분 피해자들의 참여 없이 A씨 혼자 점집(굿당)에서 치성을 드리거나 기도를 드린 것이고 그 비용은 모두 굿당 안의 불전함에 있던 현금으로 사용했다는 것어서 피해자들이 A씨에게 지급한 돈의 액수와 빈도, 기간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들의 문자메시지 내역을 보면 피해자들은 A씨에게 수시로 '좋지 않은 모습 보여드려서', '돈을 더 구해보겠다' 등의 내용으로 죄송하다,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고, A씨에게 돈을 보내야 한다는 강박에 힘들어하거나 다른 지인들에게 급히 돈을 빌리는 모습도 보이는데, 이는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무속행위의 대가를 지급한 것이라기보다 A씨가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앞으로 해악이 닥칠 것이라거나 어려움을 자신만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함으로써 이에 기망당한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잃고 현혹된 모습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1,2심은 A씨의 폭행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지만, A씨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들 스스로 마음의 안정을 위해 지급한 돈으로 볼 여지가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일반적인 무속행위의 한계를 벗어나 피해자들을 속여 부정한 이익을 취득했다거나 피해자들이 속아 돈을 지급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사기
무속
종교
박수연 기자
2022-04-07
형사일반
[결정] 검찰이 낸 '동양대 PC 증거능력 배제'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사건 담당 재판부에 대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며 낸 재판부 기피 신청이 다른 재판부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권성수·박정제·박사랑 부장판사)는 17일 검찰이 조 전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부부 사건의 담당재판부인 형사21-1부에 대해 낸 법관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2022초기316). 재판부는 "담당재판부는 중요 증거를 재판에서 배제하겠다는 불공평한 예단과 심증을 가지고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증거 채부와 관련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객관적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기각사유를 밝혔다. 이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임의제출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방법·대상·범위·절차 등에 관한 일반적인 법리를 명시적으로 판시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었고, 이처럼 발전하는 과정에 있는 법리에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며 "설령 담당재판부의 법리 해석에 따른 이 사건 증거 불채택 결정이 곧이어 선고된 대법원 판결(정 전 교수에 대한 상고심 판결)의 판시내용과 부합하지 않음이 분명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담당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재판을 하겠다는 예단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같은 법원 형사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열린 제21차 공판에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와 자산관리사 김경록씨가 제출한 조 전 장관의 서재 PC 등에서 나온 자료의 증거능력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배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1월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고, 만약 탐색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 관련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6도348). 당시 재판부는 이 같은 판례를 기초로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 등은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제3자인 동양대 조교와 자산관리사 김씨로부터 임의제출 됐지만, 실질적 피압수자인 조 전 장관 부부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채 이뤄져 적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검찰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는 정 전 교수가 2016년 12월 마지막으로 사용한 이후 2년 9개월 동안 방치돼 있었다"며 "때문에 교직원 소유나 무주물(無主物)로 본 것이고 정 전 교수의 소유·관리에 속하지 않아 실질적인 피압수자로 볼 수 없다"고 반발했고, 다음 속행공판이었던 제22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피고인에 대해 편파적 결론을 내리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피 신청을 냈다. 이날 검찰의 재판부 기피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조 전 장관 부부에 대한 재판은 형사21-1부(마성영·김상연·장용범 부장판사)가 계속 진행하게 됐다. 다만 주심판사인 김상연 부장판사는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해 사법연수원에서 전입하는 김정곤 부장판사가 새로 합류해 심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재판부기피
조국
이용경 기자
2022-02-18
형사일반
[판결] 제3자가 임의제출한 피의자 휴대폰서 다른 단서 발견됐더라도
불법촬영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피의자의 휴대폰에서 원래 수사 대상과 다른 범행의 단서가 발견됐더라도 법원으로부터 해당 범행에 대한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피의자 참여권을 보장하는 등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8일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수 A씨에게 벌금 300만원 등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그대로 확정했다(2016도348). 재판부는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를 피해자 등 제3자가 제출한 경우 저장된 전자정보의 제출범위에 관한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전자정보의 제출 의사를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 자체와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로 제한해야 한다"며 "정보저장매체 탐색·복제·출력 시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의제출자의 의사에 따른 전자정보 압수의 대상과 범위가 명확하지 않거나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한해 압수의 대상이 된다"며 "피의자가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를 피의자 아닌 피해자 등 제3자가 임의제출하는 경우에는 임의제출과 그에 따른 수사기관의 압수가 적법하더라도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해 압수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더욱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등 제3자가 피의자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를 영장에 의하지 않고 임의제출한 경우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1조, 제129조에 따라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 피의자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 수사기관 임의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고, 만약 탐색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 관련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수사기관은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해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했다고 해서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2013년 범행에 관한 동영상은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2014년 범행)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 있는 전자정보로 보기 어렵다"며 "A씨의 2013년 범죄에 무죄를 선고하고 2014년 범죄는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4년 12월 제자 B씨가 술에 취해 침대에 누워있던 사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B씨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발각됐다. B씨는 현장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뺏아 경찰에 임의제출했다. 경찰은 휴대전화에서 B씨에 대한 범행 관련 사진 등을 확보한 후 A씨의 참여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탐색하다 A씨가 2013년 다른 학생을 대상으로도 같은 방식의 범죄를 저지른 것을 확인하고 사진으로 출력해 증거로 삼았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2013년과 2014년 범행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 성폭력범죄 재범예방 수강을 명령했다. 하지만, 2심은 "2014년 범행 증거 확보를 위한 탐색 과정에서 이와 무관한 2013년 범행 증거를 발견했다면 그 즉시 탐색을 중단한 다음 영장을 발부받고 A씨의 참여권을 보장했어야 한다"며 2013년 동영상의 증거능력을 부인해 무죄를 선고하고 2014년 범행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면서 2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자 검사는 무죄 부분에, A씨는 유죄 부분에 불복해 각각 상고했다.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한 후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준강제추행
불법촬영
휴대폰
압수수색
박수연 기자
2021-11-18
헌법사건
‘춘천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명예회복 등 국가 부작위 헌법소원 각하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피해와 명예 회복, 가해자와의 화해를 위해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심판청구가 적법해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는 의견과 부적법해 각하해야 한다는 의견 중 어느 것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각하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선언했다. 헌재는 춘천강간살인 사건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11월 가혹행위를 통한 자백, 증거조작 등을 통해 조작된 사건이라며 진실규명 결정을 하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형사보상금을 지급받았던 A씨와 그 가족이 국가(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를 상대로 낸 헌법소원 사건(2016헌마1034)을 최근 각하했다. 이 사건에서는 관련 사건에 관여한 적이 있는 이석태 재판관이 회피해 재판관 8명이 심리에 참여했다. 헌재는 △절차 계속 중 사망한 진실규명 사건의 피해자가 본인의 명예회복과 가해자와의 화해 권유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가의 부작위에 대해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절차 종료선언을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의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금전적 배상·보상이나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또 △국가가 피해자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한 위헌확인 청구에 대해서는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국가가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지 않은 부작위에 대해서는 4(각하)대 4(위헌)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A씨 측은 수사기관 등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이 2014년 6월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되자, 2016년 12월 국가가 과거사정리법 제34조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진실규명 사건 피해자와 가족의 피해·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A씨가 올해 3월 사망하자, 일부 유족이 소송을 수계했다. 헌재는 심판청구 가운데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되지만, 명예회복과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은 심판절차 종료된다고 밝혔다. 가해자와 화해 권유않은 부작위는 각하·위헌 4대4로 헌재는 "A씨의 심판청구 중 관련 기본권의 성질상 승계가 허용되는 배상조치 부작위 부분은 수계를 신청한 청구인들이 수계하고, 관련 기본권이 그 성질상 일신전속적인 것이어서 승계가 허용되지 않는 명예회복 부작위와 화해권유 부작위 부분의 심판절차는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의 배상조치 부작위 관련에 대해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부존재하는 이상 배상조치 부작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다"며 "헌법이나 헌법해석상 피청구인들이 진실규명사건의 피해자와 가족인 청구인들에게 배상·보상을 하거나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작위의무가 도출되지 않고, 과거사정리법 제34조, 제36조 1항이나 고문방지협약 제14조로부터도 피청구인들이 국가에 직접 금전적인 피해의 배상이나 보상, 위로금을 지급해야 할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는 명예회복 관련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작위의무는 존재하지만 이미 이행되었기 때문에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부적법하다며 재판관 6(각하)대 2(위헌)의 의견으로 각하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됐고 형사보상금이 지급됐으며 그러한 결정이 관보에 게재됐을 뿐 아니라 과거사위가 춘천강간살인 사건에 관한 진실규명 결정 요지가 첨부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조사 보고서를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A씨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가 이행된 것으로 보여, 국가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은 일반적인 형사소송절차나 형사보상절차로는 충분히 회복될 수 없으며 과거사 관련 업무지원단 홈페이지에 발간 조사보고서가 게시되고는 있지만 양이 방대하고 일반인들이 찾아보기 어려워 이를 피해자나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는 피해자 유족들과 가해자 간 화해권유에 대한 국가의 부작위 부분에 대해서도 최종 각하 결정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재판관들의 각하 의견과 위헌 의견이 4대 4로 동수를 이뤘는데, 이 경우 주문을 어떻게 표시해야 할 것인지와 관련해 재판관 5명이 각하 의견을, 재판관 3명이 기각 의견을 제시해 최종 주문이 각하로 결정됐다. 주문표시 의견에서 5대3으로 ‘기각’ 아닌 ‘각하’ 결정 이에 대해 헌재는 "국가는 진실규명 결정이 이뤄진 사건의 일괄 처리를 위한 이행계획 수립이나 포괄적인 국가 사과 등을 계획·추진하고 있으며, 가해자들에게도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를 송달하는 등 가해자가 스스로 반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는 등 작위의무를 이행했고, A씨가 사망한 이상 국가가 유족인 청구인들에 대해 이러한 작위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작위의무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유족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경찰청장, 행정안전부장관, 법무부장관 모두 A씨에게 직접 사과하거나 대국민 사과를 한 사실이 없고 행정안전부장관이 위령시설 준공 시점 등에 과거사와 관련해 일괄 사과를 계획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인 것에 불과할 뿐이어서 이것만으로 사과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며 "국가가 작위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정당한 이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반대(위헌)의견을 냈다. 헌재는 또 이 경우 주문 표시와 관련해 "소송요건의 선순위성은 소송법의 확고한 원칙으로 헌법소원 심판에서 본안판단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적법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에 대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며 "심판청구가 적법성을 충족한 것인지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과반수에 이르지 않은 이상 심판청구를 각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남석·문형배·김기영 재판관은 "헌법 제113조 1항과 헌법재판소법 제23조 2항 본문에 비추어 볼 때, 적법요건 충족 여부에 대한 종국적인 판단인 각하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한데, 각하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종국심리에 관여한 재판관의 과반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헌재는 청구를 각하할 수 없다"면서 "또한 화해권유 부작위가 유족인 청구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한다는 의견이 재판관 4명으로 헌법 제113조 1항, 헌재법 제23조 2항 단서 1호에 규정된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결정의 정족수에 미달해 인용결정도 할 수 없다"면서 이 경우 '기각' 결정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가 과거사정리법이 정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의무, 가해자와 피해자·유족 간의 화해를 적극 권유해야 할 의무가 선언적인 명목상의 의무가 아니라 헌법에서 유래하는 작위의무임을 인정했다"며 "특히 작위의무 이행여부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엇갈렸지만 국가가 피해자 등의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화해를 적극 권유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구체적 작위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대해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정부
국가배상법
과거사정리법
법무부
형사보상법
명예회복
화해권유
박수연 기자
2021-10-06
형사일반
[판결] 실형 선고에 앙심… 로펌 찾아가 협박 갈취
형사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에 앙심을 품고 출소 이후 자신을 변호했던 로펌을 찾아가 위협하고 변호사 비용을 받아 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양은상 부장판사는 공갈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2020고단7881). A씨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법 위반죄로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 받고 2020년 3월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A씨는 출소한 뒤 자신이 선임했던 B로펌을 찾아가 "XX들 다 죽여버리겠다. 나 △△의 건달인데 죽기 싫으면 돈으로 때워라 XX놈들아. 내일은 내 건달 동생들을 데려와 칼질을 해주겠다"고 위협하면서 행패를 부리고, B로펌 사무장으로부터 총 2000만원을 계좌로 송금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큰소리로 선임료 반환을 요청해 업무방해를 한 사실은 있지만, '죽여버리겠다. 칼질을 해주겠다'고 말한 사실은 없다"면서 "2000만원을 받은 것은 대부업 관련 형사사건에서 벌금을 받을 것을 조건부로 선임했기 때문에 선임료를 반환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양 부장판사는 "피해자 측은 수사기관에서 사건 경위와 내용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목격자들의 수사기관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며 "피고인이 업무방해를 한 사실에 관해서는 인정하는 점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협해 금원을 교부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변호인 선임료를 돌려받을 권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행사된 수단과 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공갈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은 자신이 의뢰했던 형사사건에서 실형이 나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위협하는 등 업무방해를 하고 변호사 비용을 돌려받은 것으로 죄책이 무겁다"며 "동종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는 등 수십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임에도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고 공갈 혐의로 인한 피해액 2000만원을 반환하는 등 합의를 했지만, 피해자가 합의 이후에도 피고인으로부터 협박을 받는다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공갈
업무방해
실형
위협
이용경 기자
2021-06-22
민사일반
[판결] '간첩조작 사건'으로 복역 중 사망… "국가, 13억여원 배상하라"
50년 전 간첩 혐의자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중 교도소에서 숨진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국가배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복역 중 사망한 A씨의 유족들과 B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601959)에서 최근 "국가는 13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70년 12월 간첩사건에 연루된 A씨와 B씨는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에 의해 검거돼 이듬해 1월 각각 국가보안법 위반과 간첩방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중앙정보부에 영장 없이 연행된 간첩 피의자 C씨가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작성된 진술서와 피의자신문 조서 등을 증거로 삼아 이들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는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B씨에게는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A씨는 항소심에서도 1심과 동일한 형이 유지됐고, B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이후 B씨는 1971년 9월 석방됐지만,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된 A씨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 1977년 2월 고문 후유증 등으로 사망했다. 이후 A씨의 유족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2018년 5월 "A씨에 대한 검거 및 구속영장 발부는 불법구금된 C씨의 수사기관 진술에 기초해 이뤄진 사실 등을 고려해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가 있다"며 재심개시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2020년 5월 "A씨에 대해 고문 등 자백강요 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A씨와 C씨의 경찰 및 검찰 자백은 고문 등으로 임의성 없는 심리 상태로 이뤄져 증거능력이 없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8재고합8). B씨도 재심을 청구해 같은 해 8월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2018재노48). 이후 A씨와 B씨의 유족들은 같은 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민사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에 기초해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 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피고 사건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해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유죄 판결에 의한 복역 등으로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은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C씨를 불법구금한 상태에서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A씨와 B씨를 체포·구속한 뒤 수사과정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해 임의성 없는 자백 등을 바탕으로 기소 및 유죄판결이 선고되도록 했다"며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A씨와 B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가족들은 재심 판결이 확정된 2020년 6월까지 약 50년 가까이 간첩의 가족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정신적 고통 등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B씨의 형제자매들도 사회적 편견 등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는 A씨와 B씨의 유족들에게 지급된 형사보상금을 공제한 위자료 총 13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국가보안법
간첩
교도소
국가배상금
이용경 기자
2021-06-21
형사일반
[판결] 부하 여군에게 업힐 것 요구하고 신체 접촉한 상관
대법원이 자신에게 업히라며 부하인 여성 부사관의 팔을 잡아끄는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소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2110). 모 군사학교 정훈공보실장(소령)으로 근무하던 A씨는 부사관 B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7년 7월 충북 괴산에서 "너와의 추억을 쌓아야겠다. 너를 업어야겠다"라고 말하면서 B씨의 양손을 잡아끌어 자신의 어깨 위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한달여 뒤 산림욕장에서 B씨에게 "물속으로 들어오라"고 하고, 거절하는 B씨를 갑자기 안아 들어올리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이 어느정도 인정되고 신빙성이 있다는 이유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는 추행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범행 전 상황이나 범행 후의 정황 등이 객관적 상황과 일치하지 않고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어 믿을 수 없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무죄선고 원심 파기 1심과 2심이 유무죄를 두고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 대법원은 심리끝에 1심 판단을 지지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A씨는 임관해 오랜 기간 복무한 남성 군인이고, 피해자는 임관해 약 1년간 복무한 여성 군인으로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상관과 부하 관계였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에 대한 추행에서 신체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A씨가 부하인 피해자에게 업힐 것을 요구하거나 물 속으로 들어오게 하거나 키를 잴 것 등을 요구하면서 피해자의 신체를 접촉하는 행위는 그 행위태양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행위"라며 "A씨는 공소사실 관련 행위 외에도 같은 기간 부하인 피해자에게 수면실에서 함께 낮잠을 자자고 하거나 단둘이 식사할 것을 요구하는 등 A씨가 피해자에 대해 업무 관계 이상의 관심 또는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가 성적 만족을 얻으려는 목적 하에 이뤄졌다고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며 "피해자는 A씨의 행위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담아 이를 휴대전화에 기록하고 동료 군인들에게 그 사정을 말했으며,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도 A씨의 행위로 불괘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A씨의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는 추행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봐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군인
추행
소령
강제추행
박미영
2021-06-16
형사일반
[판결] '양심적 병역거부' 여호와의 증인 신도, 무죄
오랜기간 전도 활동을 하며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증인 신도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청미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2019노540). A씨는 여호와의증인 신도인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생활했고 2013년부터는 회중에 소속돼 전도 활동을 해왔다. 2014년에는 침례를 받아 정식으로 여호와의증인 신도가 됐고 매주 두번 열리는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성경공부와 전도 활동을 계속 이어왔다. 2017년 A씨는 현역입영통지서를 받았지만,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교리에 따라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며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윤리적 동기 등에서 형성된 양심상 결정을 이유로 집총이나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의 이행을 거부하는 행위를 말한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병역의무의 이행을 일률적으로 강제하고, 불이행 시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보장체계에 위배되므로 이는 병역법 제88조 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꾸준히 전도봉사활동을 계속해온 점, 입영통지를 받은 후 종교적 신념으로 군 입대를 거부한다는 취지의 통지문과 여호와의증인 신도임을 확인하는 사실확인서를 병무청에 제출한 점, 수사기관 등에서 종교적 신념에 따른 정당한 병역거부임을 밝히고 형사처벌의 위험도 감수한 점 등이 인정된다"며 "여호와의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신념에 근거해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있고, 이러한 양심이 확고하고 진실한 것으로 보이므로 입영을 기피하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병역법
여호와
종교적신념
여호와의증인
신도
남가언 기자
2021-06-07
형사일반
[판결] "증거확보 위해 수사기관 요청으로 한 마약 매매… 무죄"
증거확보를 위해 수사기관의 요청으로 마약을 매매했다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제보자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는 1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카자흐스탄 국적의 한인 교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2015). 카자흐스탄에서 마약정보원으로 활동하던 A씨는 2016년 우리나라에 입국한 뒤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단지에서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A씨는 통역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게 제보했다. 그러자 경찰은 통역인을 통해 A씨에게 "제보 진술만 가지고서는 명확하게 조사할 수 없으니, 가능하면 사진과 같은 증거자료를 확보해서 전송해달라"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일명 '스파이스(Spice)'로 불리는 마약을 산 뒤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경찰에게 전송했다. 구입한 스파이스는 화장실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려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통역인과 경찰청에 출석해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다시 보여주면서 외국인들의 스파이스 매매 관련 실태를 구체적으로 진술했고, 경찰은 A씨의 수사협조를 토대로 8명의 마약사범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A씨도 스파이스를 매매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씨는 통역인을 통해 담당 경찰관의 요청을 전달받고 외국인들의 마약 매매 범행에 관한 증거를 확보해 수사기관에 제출하기 위한 목적에서 소량의 스파이스를 매수하고 사진을 촬영한 다음 이를 바로 폐기했으므로, 마약류 매매에 관한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통역인을 통해 마약류 거래 증거자료 확보를 요청받았을 뿐만 아니라 스파이스 매수 직전에 마약류 매수 예정 사실을 통역인에게 보고하기까지 했다"며 "A씨로서는 수사기관의 구체적인 위임과 지시를 받아 스파이스를 매수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소변과 모발에서 메트암페타민 성분 등이 검출되지도 않았다"며 "만일 A씨 자신이 투약하는 등 개인적인 목적으로 스파이스를 매수한 것이라면 매수 직전에 매수 예정사실을 통역인에게 보고하거나 매수 직후에 사진을 촬영한 다음 경찰관에게 전송할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가 타인의 범행에 관한 증거 수집 목적으로 스파이스 매매행위를 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지시나 위임을 받지 않고 매매행위에 나아간 이상 마약류 매매 범행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마약
증거
박미영 기자
202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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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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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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