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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건축
[판결] 시효 완성 전까지 해제권 행사 않은 채권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을 발생하기 전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의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시효완성 전까지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시점(해제권 발생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 관계 없이 해제권과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월 29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추심금 소송(2019다2045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C 사는 2007년 1월 B 씨와 한 부동산을 3억 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틀 뒤 매매대금 중 계약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이 계약에 따르면 C 사는 2007년 2월 말에 중도금으로 6000만 원을, C 사가 해당 부동산 일대에서 추진하던 공동주택건설사업의 사업계획승인 후 10일 이내에 잔금 2억1000만 원을 지급하고, B 씨는 잔금 수령과 동시에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해야 했다. 하지만 C 사는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12년 2월까지도 사업계획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에 B 씨는 2012년 2월 D 씨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줬다. 한편 A 씨는 C사에 대해 약정금 13억703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지급명령을 받아 2016년 8월 확정됐다. A 씨는 2017년 1월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을 집행채권으로, C 사를 채무자, B 씨를 제3채무자로 하여 B 씨의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의 해제로 인해 C 사가 B 씨에 대해 갖는 계약금 등 반환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았고, 이는 다음달 B 씨에게 송달됐다. B 씨는 A 씨의 압류·추심명령에 기한 추심금 청구에 대해 이미 시효로 인해 소멸한 채권에 기한 청구라고 맞섰다. 이 사건에서는 매도인이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불이행해 매수인에게 법정해제권이 성립했으나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이에 매수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매수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즉, '매도인이 법정해제권을 행사하는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이행불능 또는 이행지체를 이유로 한 법정해제권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구제수단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므로, 채무자가 이행해야 할 본래 채무가 이행불능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그 이행불능의 대상이 되는 채무자의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법에 따르면 소멸시효는 그 기산일에 소급해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기에 본래 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면 그 채권은 그 기산일에 소급해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 채권자는 당초 그 권리의 이행을 구할 수 없는 것이고, 이처럼 본래 채무가 유효하게 존속하지 않는 이상 본래 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해제의 의사표시 당시에 이미 채무불이행의 대상이 되는 본래 채권이 시효가 완성돼 소멸됐다면 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불이행 시점이 본래 채권의 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를 불문하고 그 해제권 및 이에 기한 원상회복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패소, 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소멸시효
해제권
원상회복청구권
채무불이행
박수연
2022-11-01
행정사건
[판결] "제빙기, 수입신고 의무 없는 기계 해당"
제빙기는 수입식품법령상 수입신고 의무가 없는 식품의 제조·가공·조리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A 사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압류처분 취소소송(2021구합7496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냉동기 수입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A 사는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른 영업등록을 했고, 국내 카페 전문점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빙기를 수입하면서 관할세관에 수입신고를 했다. 2020년 10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은 A 사가 제빙기 4400여대를 수입하면서 수입신고를 하지 않고, 이 중 일부를 판매했다며 식품위생법 제72조 등에 따라 제빙기 4000여대에 대한 회수 및 폐기 명령을 하고, 나머지 제빙기에 대해선 압류했다. 이에 불복한 A 사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는데,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회수 및 폐기명령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취소했지만 압류처분은 유지하는 결정을 했고 A 사는 압류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 사는 "해당 제빙기는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가 면제되므로, 수입신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수입식품법 제20조 제1항은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른' 수입신고에 관해 정하고 있으므로, 해당 제품이 식품위생법상 기구에 속한다고 보더라도 수입신고 의무가 당연히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수입식품법 시행규칙 내에 있는 별표 규정에서 '식품등의 제조·가공·조리 등에 사용하는 기계류와 그 부속품'에 속하는 수입식품등에 대한 수입신고를 요구하고 있지 않고, 이는 법률이 정한 위임범위 내에 있으므로 수입식품법 제20조 제1항이 예외 없이 모든 수입식품등을 수입신고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제빙기와 같이 식품에 직접 닿게 되는 제품에 대한 수입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입식품법상 수입신고 의무를 전제로 한 수입신고의 조건부 수리 및 보류, 수입검사 등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식품 위생이나 인체 안전에 위해를 가져올 염려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으나 이러한 위해발생 우려가 합리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엔 수입식품법 제22조의 검사명령 등을 발령해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입신고의 현실적인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이는 관계 법령의 개정을 논할 수 있을 따름이지, 행정 내지 형사상의 중대한 불이익을 국민에게 돌리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수입
수입식품법
수입신고
한수현 기자
2022-10-23
형사일반
[판결] "1심서 경제적 빈곤 소명자료 냈다면 2심 때 안냈더라도 국선변호인 선임해줘야"
항소심에서 국선변호인 선정을 위한 자료를 내지 않았더라도 1심 때 빈곤으로 인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다는 자료를 냈다면 국선변호인을 선임해줬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 8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2도7901). A 씨는 지난해 4월 오후 8시30분경 경기 평택의 교차로에서 무등록 오토바이를 타고 직진하다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려던 피해자 B 씨의 자동차 앞 범퍼를 들이받았다. B 씨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경추의 염좌 등 상해를 입었다. A 씨는 피해 상황을 확인하거나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A 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B 씨와 합의한 점, 상해 정도가 가벼운 점,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 초과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2심도 A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다. 원심이 A 씨의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를 기각하고 공판을 진행했는데, 이로인해 A 씨가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본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피고인의 청구가 있으면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르면 피고인이 빈곤이나 그밖의 사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을 청구할 때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기록에 의해 사유가 소명됐다고 인정될 때는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선정청구는 기록상 A 씨가 빈곤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심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선변호인 선정결정을 해 그 선정된 변호인이 공판심리에 참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 씨가 1심에서 △채권압류 및 추심 명령으로 은행계좌 출금이 제한된 점 △가족이 함께 사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40만 원인 주거지 내의 유체동산이 압류된 상태인 점 등을 소명하는 자료를 제출한 사실을 들었다. 이어 "원심이 선정청구를 기각한 채 공판을 진행해 형사소송법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A씨가 효과적인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부연했다.
국선변호인
빈곤
형사소송법제33조
박수연 기자
2022-10-05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 행사로 신청일 무렵까지 이자만 기재해도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에 의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해도 이는 제3채무자를 배려하기 위한 집행 실무의 요구에 따른 것일 뿐 그 이후에 개시된 배당 절차에서 근저당권자는 신청일 이후 배당기일까지 발생한 이자도 우선배당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8월 11일 중소기업은행이 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배당이의 소송(2017다25666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중소기업은행은 2014년 12월 채무자 A 씨가 소유한 부동산의 선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물상대위권을 행사했다. 물상대위는 저당권 목적물이 멸실돼 저당권 설정자가 그 대가로 금전을 받게 된 경우 저당권자가 그 대가에 대해 저당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근저당권 목적물인 A 씨의 부동산은 재개발 조합 사업 지역에 포함돼 있었는데, A 씨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됐고 재개발 조합에 대해 청산금 등 채권을 가지게 됐다. 부동산의 근저당권자는 소유자의 청산금 등 채권에 대해 물상대위를 행사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행은 이 같은 물상대위에 의해 A 씨가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갖는 청산금과 수용보상금 채권에 관해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이후 배당 절차가 개시되고 중소기업은행은 압류명령 신청 당시 청구 금액 중 이자 부분을 '압류신청일 이전까지'의 이자만 계산해 특정했는데, 배당요구 종기 이후 채권계산서를 제출하면서 배당받을 채권액으로 '그 이후 배당일 전일까지'의 이자를 추가했다. 집행 법원은 중소기업은행에 압류신청서에 기재된 금액만을 배당하고, 나머지는 후순위 근저당권자였던 농협은행에 배당했다. 이에 중소기업은행은 "배당일 전일까지의 이자도 우선배당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선 근저당권의 물상대위에 의한 압류명령에서 압류채권자가 신청 당시의 이자만 특정해 청구 금액을 신청한 경우, 이후 배당 절차에서 배당기일까지의 이자 발생분도 배당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경우, 그 신청 취지와 원인 및 집행 실무 등에 비춰 저당권자가 부대채권에 관해선 신청일까지의 액수만 배당받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했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배당 절차에선 채권계산서를 제출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배당기일까지의 부대채권을 포함해 원래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민사집행 실무에선 금전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신청서에 기재해야 하는 청구채권 중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제3채무자가 압류 범위를 파악하는 데 과도한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압류채권자에게 협조를 구하는 한도에서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저당권자가 민사집행 실무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것은 제3채무자를 배려하기 위한 것일 뿐 나머지 부대채권에 관한 우선변제권을 확정적으로 포기하려는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추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3채무자의 공탁 등의 이유로 배당 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제3채무자의 보호가 처음부터 문제 되지 않는다"며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저당권자는 원래 배당 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배당을 받고자 하는 것이 통상적인 의사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중소기업은행은 압류신청서에 기재된 청구금액 안에서만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것이고, 나머지 채권액에 대해선 우선변제권을 상실한다"며 배당이의 부분을 모두 각하하고 농협은행 등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항소심은 "중소기업은행은 배당기일까지 발생한 이자도 우선배당 받을 수 있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저당권자는 배당절차에서 우선변제권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 배당을 받고자 하는 것이 통상적인 의사라고 볼 수 있어 한편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같은 날 근저당권자가 부동산에 관해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한 사건에서 "신청채권자가 경매신청서에 피담보채권의 일부만을 청구금액으로 해 경매를 신청했을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청채권자의 청구금액은 그 기재된 채권액을 한도로 확정되고 그 후 신청채권자가 채권계산서에 청구금액을 확장해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구금액을 확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신청채권자가 경매신청서에 청구채권 중 이자, 지연손해금 등의 부대채권을 확정액으로 표시한 경우에는 나중에 배당요구 종기까지 채권계산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부대채권을 증액해 청구금액을 확장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판단했다(2017다225619). 대법원 원고 일부승소 확정 대법원 관계자는 "첫째 판결은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를 행사해 '채권집행'을 하는 사안이고, 둘째 판결은 근저당권자가 '부동산 경매'를 신청하는 사안"이라며 "채권압류 등을 신청할 때 집행실무에선 청구금액 중 부대채권을 신청일까지 발생한 분까지만 특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부동산경매를 신청할 때에는 신청채권자가 신청 당시 청구금액으로 배당기일까지의 이자도 청구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 집행 시에는 이자 등에 관해 최초 신청을 안 했어도 배당기일까지 이자분도 배당받을 수 있지만, 부동산 경매 시에는 이자 등에 관해 최초 신청을 안 했다면 배당기일까지 이자분은 배당받을 수 없으니 경매 신청인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저당권
물상대위
우선변제권
배당
이용경 기자
2022-09-07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대법원 전합 "근저당권 소멸 이후 개시된 경매는 무효"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민사집행법에서 정한 '담보권 소멸'의 기준은 경매개시결정 후 담보권이 소멸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한 기존 판례 입장을 유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A 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소송(2018다20520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 사는 1997년 3월 C 사에 대한 채권 담보로 부동산 2건에 대한 근저당권을 취득한 뒤 2003년 4월 근저당권을 근거로 이들 부동산 가운데 1건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해 청구금액 전액을 배당받았다. 이로 인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소멸했다. B 사는 2009년 9월 소멸한 근저당권이 등기부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머지 부동산 1건에 대해 다시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이튿날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이듬해 7월 부동산이 매각돼 B 사는 저당권자로서 2억 6000여만 원의 배당을 받았지만 후순위 가압류채권자인 A 사는 배당을 받지 못했다. A 사는 B 사의 저당권이 소멸해 B 사가 배당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2016년 8월 B 사를 상대로 자사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B 사가 수령한 배당금은 소멸된 저당권에 근거한 것으로, B 사는 A 사에게 A 사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에서는 경매의 효력이 쟁점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2심은 "이미 소멸한 저당권에 기초한 경매는 무효이므로 B 사가 배당을 받을 수는 없지만, 그 배당금은 A 사가 아니라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된 매수인에게 반환돼야 해 A 사는 B 사에게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민사집행법 제267조에서 정한 '담보권 소멸'이 경매개시 결정이 있은 뒤에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기존 판례 입장을 유지할 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민사집행법 제267조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은 담보권 소멸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매는 크게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로 나누어지는데, 강제경매는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바탕으로 실시되는 반면, 임의경매는 사인 간에 설정한 담보권에 기해 실시된다. 따라서 담보권이 처음부터 유효하게 성립한 적이 없거나(담보권의 부존재), 성립한 후 피담보채권이 변제되는 등으로 소멸(담보권 소멸)되는 등 담보권에 실체적 하자가 있으면 그 임의경매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민사집행법 제267조는 담보권이 소멸돼 임의경매가 무효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를 '경매의 공신력'이라고 한다. 대법원은 여기서의 담보권 소멸은 '경매개시 결정이 있은 뒤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민사집행법 제267조가 담보권의 소멸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더라도 해당 조항은 경매개시 결정 후 담보권이 소멸했는데도 경매가 계속 진행돼 매각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기존 판례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경매개시 결정이 있기 전에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에도 경매의 공신력을 인정하면, 결국 소멸한 담보권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돼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법체계와도 조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 경매가 이미 소멸한 근저당권에 기해 개시된 것으로서 무효인 것은 맞지만 사건은 파기환송했다. B 사가 A 사에 대해 뒤늦게 경매절차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비춰볼 때 허용될 수 없으므로, A 사는 B 사에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B 사는 저당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경매를 신청하고 배당금을 받았다"며 "B 사는 이 사건 원심(항소심)에서부터 비로소 경매가 무효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배당받을 권리가 없음에도 배당금을 계속 보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김재형, 안철상, 김선수, 이흥구, 오경미 대법관 등 5명은 별개의견(쟁점에 대한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이미 소멸한 담보권에 기초해 경매절차가 개시되고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매는 유효하고 매각대금을 다 낸 매수인은 부동산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판례는 변경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매제도에 대한 신뢰와 법적 안정성, 거래안전과 이해관계인의 이익형량을 고려하더라도 경매개시 결정 당시 담보권이 이미 소멸한 경우에도 경매의 공신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근저당권
경매
소멸
박수연 기자
2022-08-25
민사소송·집행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추심신고 고지 안해 의뢰인에 손해… 법무법인, 8000만원 배상”
추심명령 신청 사무를 위임받은 법무법인이 추심신고 등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의뢰인이 손해를 입었다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6단독 안홍준 판사는 지난달 12일 A 사가 B 법무법인과 담당 변호사 C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263728)에서 "B 법무법인은 A 사에 8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한 업체에 대한 물품 대금 소송을 진행하던 A 사는 2010년 4월 소송을 대리한 B 법무법인에 1심 판결 결정문을 집행권원으로 하는 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의뢰했다. 하지만 B 법무법인은 A 사에 추심신고 등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추가 배당 요구권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손해를 본 A 사는 B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A 사는 "B 법무법인은 추심명령에 관한 소송대리를 위임받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수임 사건을 처리할 의무와 위임사무 처리 및 완료 상황에 관해 보고할 의무가 있고, 법원 결정과 법률에 따른 효과와 위험 등에 대해 적절한 고지를 해줄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B 법무법인은 추심명령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까지만 수행하고, 이후 절차에 따른 추심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회수한 공탁금 중 약 1억6000만 원의 손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안 판사는 "압류 및 추심명령은 직접적 추심대상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신청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추심명령에 의한 추심은 추심신고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법률 사무를 담당하는 자들에게는 법률적 상식에 가깝다"며 "추심명령 결정문에는 '추심신고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구와 법률적 위험성을 고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B 법무법인은 'A 사의 추심행위 자체를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충분히 알았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인다"며 "B 법무법인은 A 사의 추심행위를 알게 된 시점에는 의뢰인인 A 사에 추심명령을 근거로 해 추심행위가 있었는지, 추심신고가 행해졌는지 등을 확인하고, 법률적 위험성 등에 대해 고지했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 법무법인의 행위는 소송을 위임받은 변호사가 지켜야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반하는 것이므로, 소송대리인으로서 A 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담당 변호사가 법무법인과 연대해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업무 집행 중 불법행위를 한 경우에 한정된다"며 담당 변호사인 C 씨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추심
변호사
선관주의의무
이용경 기자
2022-08-11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전두환 前 대통령 연희동 별채 압류 정당"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셋째 며느리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사저 별채 압류처분에 반발해 검찰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이모 씨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확인소송(2021두5205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난 1997년 4월 내란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게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 원을 확정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음에도 추징금의 대부분을 납부하지 않자, 검찰은 2013년 9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별채 등을 압류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21년 11월 사망했는데, 그동안 납부하고 남은 미납 추징금은 956억 원이다. 한편 이 씨는 2013년 4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 이후 추징 판결에 따라 이뤄진 강제경매 절차에서 매매를 원인으로 연희동 별채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검찰이 2013년 9월 해당 부동산에 대해 압류처분을 하자, 이 씨는 2018년 10월 자신의 명의로 된 연희동 자택 별채는 제3자 재산으로, 국가가 이를 압류하는 건 부당하다며 압류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6조는 '불법 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제3조 제2항에 따라 몰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범인에게서 추징한다'고 규정한다. 또 같은 법 제9조의2는 '제6조의 추징은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 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하여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더 이상 형의 집행에 해당하는 추징 판결의 집행을 할 수 없게 됐는데도 추징 판결의 집행에 해당하는 압류처분에 대해 이 씨가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의 이익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또 해당 부동산이 추징 의무자인 전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으로서 이 씨가 이를 알면서 취득한 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인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몰수나 추징을 포함한 재산형 등 재판의 집행은 재판받은 자에 대해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재산에 대한 집행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478조 등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판의 집행을 할 수 없고, 검사는 재산형 등 집행 불능 결정을 해야 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로는 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이 씨를 상대로 해서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에 기초한 추징의 집행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이 전 전 대통령 사망 이후에도 추징의 집행을 위해 압류처분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 씨가 압류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압류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자체로 판단될 문제이고, 압류처분이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그 이후의 후행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될 뿐"이라 설명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모 씨가 강제경매 절차에서 연희동 부동산을 낙찰받을 당시 그 대금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납부했으므로 이는 불법재산에 해당한다"며 "며느리 이 씨가 그 정황을 알면서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2021년 1월 "이 사건 압류처분은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에 따라 행해진 것"이라며 "추징금 납부 의무자인 전 전 대통령이 아닌 이 씨 소유의 재산에 대해 집행됐다는 이유만으로 압류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2018구합83048). 2심도 같은 해 8월 "이 씨의 항소이유는 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1심에서 제출된 증거들에다가 이 씨가 항소심에 새로 제출한 증거를 보태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압류처분이 적법하다는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 씨의 청구는 이유 없어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2021누34666). 한편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같은 날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부동산 신탁사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확인소송(2019두63447)에 대해서는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신탁사는 지난 2008년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인 서울 용산구 소재 건물과 경기도 오산시 소재 임야에 대한 부동산 담보 신탁계약을 맺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이후 검찰이 2013년 해당 부동산에 대해 각각 압류처분을 하자, A 신탁사는 2016년 1월 이의를 신청하는 한편, 2018년 행정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2018년 12월 "이 사건 각 처분은 형사소송법 제489조가 정한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로 불복할 수 있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각하했다(2018구합72642). 하지만 항소심은 2019년 11월 "이 사건 각 처분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489조가 정한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로 불복할 수 있더라도 그 절차에서 제3자가 효과적인 권리구제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에 해당한다"며 "용산구 소재 건물에 대한 압류는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 시행 전에 이뤄졌으므로, 처분의 근거 법령이 없어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공무원범죄몰수법 시행 후 압류한 오산시 소재 임야는 같은 법에서 정한 불법재산 등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를 알면서 취득했다고 인정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9누31336).
전두환
대통령사저
추징금
이용경 기자
2022-07-2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압류계좌에 타인이 잘못 보낸 돈 전액 가져간 은행… 권리남용"
실수로 송금을 잘못 했는데 그 계좌가 압류된 상태라면 은행이 그 돈으로 대출액 전액을 회수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4일 A 사가 신한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청구소송(2020다212958)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사는 2017년 실수로 B씨의 신한은행 계좌로 1억여 원을 송금했다. 착오로 송금한 것을 알게 된 A 사는 이체 직후 사정을 신한은행에 알렸고, B 씨도 돈을 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B 씨는 1400여만 원의 세금을 체납해 세무당국에 의해 신한은행 계좌에 대한 예금채권이 일부 압류된 상황이었다. 또 B 씨는 신한은행에 2억1000여만 원의 대출을 한 상태였다. 신한은행은 A 사가 잘못 송금한 돈 1억여원으로 B씨의 대출을 갚도록 했다. 이에 잘못 송금한 돈을 돌려받기 어렵게 된 A 사는 신한은행이 상계권을 남용했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신한은행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압류액인 1400여만 원보다 훨씬 많은 1억여 원 전부를 가져간 것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수취인의 계좌에 착오로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이 이미 제3자에 의해 압류됐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해 수취인의 그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더라도, 이는 피압류채권액의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착오이체액 상당의 예금채권이 이미 세무당국에 의해 압류돼 신한은행이 대출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상계를 할 수 있더라도 피압류채권액의 범위에서만 가능하고 이를 벗어나는 상계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착오송금
상계
부당이득
박수연 기자
2022-07-27
형사일반
[판결] 강제집행면탈죄 판단 위해선 '채권 존재' 여부 먼저 심리해야
'채권의 존재'는 강제집행면탈죄의 성립요건이므로 이에 대한 증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강제집행면탈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16일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0761). A씨는 2005년 3월부터 부산 모 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으로 일했다. 이 조합은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해당 구역의 아파트 재개발 공사를 시행했다. 그러던 중 현대산업개발은 "기존의 도급계약 등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공사를 시공했다"며 조합을 상대로 추가공사비 61억여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고, 조합의 예금 채권에 대한 가압류도 신청했다. A씨는 소장을 송달 받은 후 가압류가 진행되기 전 조합 자금 34억여원을 전액 현금으로 인출했다. A씨는 이후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조합 예금을 전액 인출하는 방향으로 재산을 은닉해 현대산업개발을 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조합 자금을 수표와 현금으로 인출한 행위는 결과적으로 피해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서 강제집행면탈죄에서 말하는 '은닉'에 해당하고, 이는 채권자를 해할 위험성이 있는 행위로서 강제집행면탈죄를 구성한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현대산업개발의 추가공사비 채권의 존재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강제집행면탈죄는 채권자의 권리보호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므로, 채권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을 때에는 강제집행면탈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며 "강제집행면탈죄를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채권이 존재하는지 심리·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산업개발이 추가공사비를 지급하라고 제기한 민사소송 1심에서 청구금액이 대부분 인정돼 원고일부승소 판결됐지만, 항소심에서 △현대산업개발과 조합 사이에 추가공사 실시 및 공사대금 지급에 관한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러한 약정이 있더라도 조합의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구 도시정비법 위반으로 무효이며 △추가공사로 인해 조합이 얻은 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과 입증이 없어 부당이득반환의무도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현대산업개발의 청구를 기각했다"며 "현대산업개발은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상고심 중 소취하서를 제출했기에 현대산업개발의 이 조합에 대한 추가공사비 채권의 존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제집행면탈죄
은닉
채권
박수연 기자
2022-07-1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정경심 前 동양대 교수 친오빠, 정교수·동생 상대 '공유물 분할소송' 승소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 받은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친오빠가 정 전 교수와 동생을 상대로 공유 부동산에 대한 분할소송을 내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7단독 김춘수 부장판사는 지난 달 31일 정 전 교수의 친오빠인 정모씨가 정 전 교수와 남동생을 상대로 낸 공유물분할청구소송(2021가단5188666)에서 "서울 성북구에 있는 토지와 2층 상가 건물을 경매에 부쳐 그 대금에서 경매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돈을 원·피고들에게 각각 3분의 1 비율로 분배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정씨는 정 전 교수 및 남동생과 함께 지분 3분의 1씩 공동 소유한 서울 성북구의 한 부동산에 대해 2021년 7월 공유물 분할 소송을 냈다. 당초 법원은 같은 해 10월 이들의 사건을 조정 절차에 회부했지만, 올해 2월 조정이 결렬됐다. 김 부장판사는 "원·피고들 사이에 부동산의 분할 여부·방법에 관해 협의가 성립되지 않고 있다"며 "공유자인 원고는 다른 공유자인 피고들에게 부동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에 의한 공유물 분할 방법은 각 공유자의 지분에 따라 합리적 분할을 할 수 있는 한 현물 분할이 원칙이지만, 현물로 분할할 수 없거나 현물 분할을 하게 되면 현저히 그 가액이 감손될 염려가 있는 때에는 경매를 명해 대금 분할을 할 수 있다"며 "대금 분할에 있어 '현물로 분할할 수 없다'는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할 것은 아니고, 공유물의 성질, 위치나 면적, 이용 상황, 분할 후의 사용가치 등에 비춰 현물 분할을 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부동산 중 피고들 지분에 관해서는 국가 등에 의해 가압류 등기가 마쳐져 있어 해당 부동산을 원·피고들의 각 지분 비율에 따라 현물 분할 경우에는 해당 가압류가 분할 후 원·피고들의 단독소유로 될 부분에 그 지분 비율대로 존속하게 될 것이어서 그에 따른 가액 감손에 대한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 등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가 대립되고 상호보상 관계가 복잡해진다"며 "부동산의 모양이나 이용 상황, 원·피고들의 의사 등을 감안하면 각 지분비율에 상응하면서 경제적 만족을 주는 적절한 현물 분할 방법을 찾기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의 효용 가치를 유지하면서 공유자들 사이에 공평한 분할을 하기가 곤란하거나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그 매각 대금을 공유 지분별로 분할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공유물
정경심
분할
이용경 기자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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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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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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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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