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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사후적 경합범에 형법 제55조 감경조항 적용 안돼"
범죄를 저질러 유죄가 확정된 사람이 추가 기소된 범죄로 별도 재판을 받는 이른바 '사후적 경합범'에서는 형의 일률적 감경방식을 정한 형법 제55조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하도록 하는 등 기계적으로 법률상 감경 방식을 정한 이 조항을 적용하면 범죄자가 자신에게 적용된 모든 혐의를 동시에 재판을 받을 때에 비해 가혹한 형을 받게 돼 헌법상 평등원칙에 반해 위헌적인 해석이라는 것이다. 이 판결은 사후적 경합범을 감경할 때에도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 및 다수설과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2017노120).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후적 경합범에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기 전 범한 죄가 법정형의 하한이 정해져 있는 범죄이고, 그 죄에 대해 정한 형이 '사형·무기징역· 무기금고 이외의 동종의 형'인 경우, 그 형을 감경할 때 법률상 감경 조항인 형법 제55조 1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되고,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헌법에 부합한다"면서 이례적으로 헌법 판단을 했다. A씨는 2015년 3~8월 향정신성의약품인 '에이비 크미나카' 66g을 33회에 걸쳐 1320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후 넉달 뒤인 지난해 11월 검찰은 A씨가 2015년 10월 에이비 크미나카 8g을 100만원에 판매한 혐의 등이 발견됐다며 추가기소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A씨는 앞서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A씨는 상고했지만, 지난해 2월 기각돼 앞서 기소된 범죄에 대해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이후 두번째로 기소된 사건에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그러자 A씨는 "판결이 확정된 죄와 같이 재판받았을 경우와 비교해 형평에 맞게 형량이 선고됐어야 하는데도, 1심은 형을 정함에 있어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높은 형을 선고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A씨와 같은 사후적 경합범의 처리에 관해 규정한 형법 제39조 1항은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을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 그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에 대한 양형에서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규정한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방법을 적용해 1년 6개월을 선고했었다. 마약 판매죄의 법정형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법 제55조를 적용하면 판사가 작량감경까지 한다고 하더라도 1년 3개월 미만의 형을 선고할 수 없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양형 방식을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사후적 경합범의 양형을 정할 때에는 형법 제55조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사후적 경합범을 처벌하면서 형을 감경할 때 형법 제55조가 규정한 법률상의 감경 조항이 적용된다고 해석하게 되면, 법원은 각 죄에 정한 형기 또는 금액의 2분의 1까지만 감경할 수 밖에 없는 제한을 받게 된다"며 "감경 범위의 제한을 받아들이게 되면 '형의 단기 또는 하한이 정해져 있는 죄를 범한 피고인들의 경우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경합범으로 동시에 처벌하는 때와 다른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모든 죄를 같은 재판에서 동시에 처벌 받는지 아니면 A씨처럼 사후적 경합범의 형태로 처벌 받는지) 어느 경우로 처벌받을 것인지 여부는 피고인의 선택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검사가 언제 어떻게 공소제기를 했는지에 따라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런 차별은 합리적·불가피한 차별이라고 볼 수 없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 뿐만 아니라 평등원칙과 책임주의에 반하고,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또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조항은 사후적 경합범의 형을 정할 때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문의 원칙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판시했다. 대전고법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동시 기소와 분리 기소 간 처벌의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한 사건의 병합요구가 획기적으로 감소해 심리가 지연되거나 재판 불신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후적경합범
형법제55조
법률상감경조항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향정신성의약품
이장호 기자
2017-08-31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오픈마켓 ‘쿠폰 할인액’, 에누리인가 판매장려금인가
인터넷 오픈마켓 운영자가 뿌리는 할인쿠폰을 둘러싼 세금소송이 잇따르고 있지만 하급심에서 판결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다. 법조계와 유통업계에서는 대법원이 판결을 통해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은 상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용자들에게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 할인쿠폰을 예로 들면 이용자는 이 쿠폰을 써서 1000원이 정가인 상품을 900원에 살 수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은 입점한 판매자(판매회원)들이 올린 매출액에서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데 이 수수료를 10%로 가정하게 되면 이 경우 900원에 대한 수수료 90원을 받는 셈이다. 문제는 인터넷 오픈마켓이 이렇게 거둔 수수료 수익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어떻게 부과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인터넷 오픈마켓들은 실제 수수료 수익이 90원이니 이를 표준으로 부가가치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할인 판매된 금액에 상관없이 정가인 1000원을 기준으로 한 수수료 수익인 100원을 과세표준으로 삼고 있다. 할인쿠폰에 따라 할인된 금액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에누리액이 아니라 과세 대상인 판매장려금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법원의 명확한 기준이 정립될 때까지 상당기간 동안은 관련 분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증대 위한 판매장려금' '일정액 직접 공제한 에누리' 엇갈려 ◇오픈마켓 할인쿠폰 부가세소송 잇따라= 국내 최대 오픈마켓 가운데 하나인 G마켓도 관련 소송중이다.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03년부터 쿠폰 지급 등 각종 할인제도를 시행해왔다. 구매자들이 할인쿠폰을 통해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해주고, 판매자들에게서는 할인판매된 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10년 감사원이 "쿠폰할인은 이베이코리아가 매출증대를 위해 부담하는 판매촉진비 성격이지 에누리액은 아니다"라며 역삼세무서에 감사결과를 통보했고 역삼세무서는 이에 따라 이베이코리아에 639억82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를 추가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베이코리아는 조세심판원에 이의를 제기해 455억3900여만원에 대해 부과 취소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금액도 모두 취소돼야 한다며 2011년 6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20개월 동안 심리한 끝에 이베이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2011구합20390 등). 재판부는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당시 통상의 공급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이라며 "이베이코리아가 시행하는 쿠폰할인으로 판매회원이 상품판매 가격을 인하한 만큼 G마켓 서비스 이용료(수수료)를 공제한 것은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세무서 측이 항소했지만 서울고법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승소했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이 심리중이다. 반면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인터파크는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013년 7월 인터파크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 취소소송(2013구합12157)에서 "인터파크와 판매자들이 과세기간 내내 할인 전 상품가격을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를 계산한 후 그것을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으로 삼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납부해 왔으며, 인터파크는 판매 수수료 중 할인쿠폰에 해당하는 금액을 판매촉진비로 회계처리 해 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상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판매 수수료를 과세표준으로 삼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인터파크와 판매자들 사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매수수료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 합의 내용의 차이에 따라 부가가치세의 과세 표준이 달라진다고 해서 조세평등주의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인터파크가 항소함에 따라 서울고법이 다시 심리하고 있다. 운영자·판매자 간 '사전약정'과 '수수료 인하' 여부가 쟁점 될 듯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법무팀 관계자는 "대부분의 오픈마켓이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부가가치세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손 놓고 있을수만은 없지만 소송에 따른 부담감도 커 G마켓 등이 제기한 소송 결과를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 보조금 소송과 비슷= 오픈마켓의 부가가치세 소송은 단말기 보조금 소송과 구조가 비슷한 측면이 많아 관련 판결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KT가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에 부과한 부가가치세를 환급하라"며 전국 세무서 13곳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 취소소송(2013두196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KT는 각 대리점과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납품받아 대리점에 제공했다. 대리점은 KT에서 단말기를 출고 가격에 공급받은 뒤 보조금 지원 요건이 되는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뺀 가격에 단말기를 할인 판매하고 대금을 KT에 다시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KT는 2006~2009년 보조금까지 과세 표준에 포함시켜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다가 이후 보조금이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세무당국에 초과 납부한 부가가치세 1145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세무당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KT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대리점이 KT에 단말기 대금을 지급할 때 할인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도록 돼 있는 것은 일정한 조건에 따라 공급 당시의 단말기 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부가가치세법상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대리점은 보조금 지원 요건을 갖춘 가입자에게 단말기를 공급 당시의 공급가격으로 판매하되, 판매대금 중 일부에 대해 가입자로부터 KT에 대한 약정보조금 채권을 승계받는 방식으로 지급을 대신하고 있다"며 "KT는 대리점으로부터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보조금 액수를 공제한 잔액이 아닌 공급가액 전액을 회수하고 있는 만큼 보조금을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되는 금액으로 볼 수도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 조금씩 달라 입법으로 일률적 통제는 어려워" 그러나 2심 판결은 대법원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대법원은 "KT와 대리점 사이에 보조금만큼 할인 판매하는 조건으로 보조금 상당액을 감액해 결제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보조금은 에누리액에 해당돼 세금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사건의 파기환송심은 서울고법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 "쟁점은 사전약정과 수수료 인하"= 전문가들은 소송의 쟁점은 결국 '사전 약정'과 '수수료 인하'가 있었는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오픈마켓 운영자와 판매자간에 사전 약정을 했고 수수료도 할인된 금액만큼 내고 받았다면 에누리액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세청 출신의 조세 전문가인 고성춘(52·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는 "오픈마켓 운영자와 판매자 양자간에 사전 약정이 있었고, 수수료도 할인 금액에 비례해 지급됐다면 에누리액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관련 사건들은 이처럼 '사전 약정'과 '수수료 인하'가 기준이 될 것이고 단말기 보조금 소송도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은 대법원 판례가 5개 이상 축적되지 않으면 통상 동일 사안에 대해 예규에 따라 과세를 계속한다"며 "대법원 판례가 5개 이상 나오려면 15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관련 소송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소순무(65·사법연수원 10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개별적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기업은 장사가 잘되게 하려고 여러 가지 마케팅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를 입법이나 시행령으로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결국 대법원 판례가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방향이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부가가치세
기업법무
이베이코리아
판매촉진비
에누리
쿠폰할인
신지민 기자
2016-05-16
헌법사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일률적 10년 취업제한은 위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제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재범의 위험성 등을 따져보지도 않고 일률적으로 장기간 취업제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헌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에 치료감호를 선고 받은 뒤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된 A씨가 같은 법 제56조 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5헌마98)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에 대해 형 또는 치료감호의 집행이 종료·면제·유예된 날로부터 10년간 가정을 방문해 아동·청소년에게 직접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나 유치원과 학교·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을 개설하거나 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헌재는 "성범죄자에 대한 취업제한은 아동과 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의 윤리성과 신뢰성을 높여 모두가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만, 어떠한 예외도 없이 사실상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하고 일률적으로 10년간 취업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치료감호심의위원회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원인이 된 소아성기호증, 성적가학증 등 성적 성벽이 있는 정신성적 장애가 치료되었음을 전제로 피치료감호자에 대한 치료감호를 종료하도록 결정하는 경우에도 이 사건 취업제한 조항은 단지 치료감호를 선고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여전히 피치료감호자에게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있으므로 치료감호제도의 취지와도 모순된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또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업제한 대상자들의 재범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인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심도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10년이라는 현행 취업제한 기간을 상한으로 두고 법관이 대상자의 취업제한 기간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판단하는 방식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헌재는 앞서 지난달 31일 성범죄 전과가 있는 의료인은 10년 동안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관련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한 같은 옛 청소년성보호법 제44조 1항 등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2013헌마585 등).
아동청소년성범죄
성범죄
취업제한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아청법
치료감호심의위원회
소아성기호증
성적가학증
이장호 기자
2016-04-28
부동산·건축
‘부당 폐쇄된 등기’ 구제 빨라진다
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뒤 등기부가 폐쇄됐어도 진정한 권리자는 부적법하게 말소되지 않았다면 현재의 유효한 등기기록에 옮겨져 기록됐을 등기 등을 대상으로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부동산등기법 제33조는 등기기록에 기록된 사항이 많아 취급하기에 불편하게 되는 등 합리적 사유로 등기기록을 옮겨 기록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기관은 현재 효력이 있는 등기만을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 판례는 등기관이 이 조항에 따라 등기사항 중 현재 효력이 있는 등기만을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한 다음 종전 등기기록을 폐쇄하는 경우, 폐쇄된 등기기록에만 남게 되는 등기(폐쇄등기)는 현재의 등기로서의 효력이 없고 폐쇄된 등기기록에는 새로운 등기사항을 기록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폐쇄등기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말소회복등기청구의 소의 이익을 부정해 왔다(대법원 80다223판결 등). 이때문에 부적법하게 말소된 자신의 등기를 회복하려는 진정한 권리자는 등기사항의 이기나 등기부 폐쇄라는 우연한 사정때문에 복잡한 과정을 거쳐 등기를 회복해야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구제받지 못하는 결과도 발생했다. 폐쇄등기로 있다는 이유로 訴 이익 일률적 부정은 잘못 하지만 이번 판결로 폐쇄등기에 대해서도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등기관이 해당 사항을 직권 경정할 수 있게 돼 권리구제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이뤄지게 됐다. 법원행정처 사법등기국은 이번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조만간 직권경정 절차에 관한 부동산등기 예규를 내놓을 예정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등기를 말소하면서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인 근저당권 설정자의 승낙을 구하지 않았으므로 말소등기를 회복해야 한다"며 토지 소유자 등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말소회복등기 등 청구소송(2011다4123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하면서 피고들에게만 말소등기 회복 이행을 명령한 원심을 깨고 "등기관의 직권경정이 가능하다"며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자산관리공사는 충남 계룡산 인근의 모 관광호텔 토지 지분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가 매매계약 해지로 토지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고 이후 해당 토지에 대한 분할 및 환지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등기부에 이런 사실이 누락돼 근저당권 등기를 잃게 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동산등기법 제33조가 등기기록에 등기된 사항 중 현재 효력이 있는 등기만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등기실무의 편의를 고려한 것이고, 이로 인해 진정한 권리자의 권리구제가 곤란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며 "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된 상태에서 현재 효력이 있다고 보이는 등기만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한 후 종전 등기기록을 폐쇄함으로써 진정한 권리자의 말소된 등기가 폐쇄등기로 남게 되는 경우와 같이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되지는 못했지만 진정한 권리자의 권리실현을 위해서는 말소회복등기를 마쳐야 할 필요가 있는 때에도 그 등기가 폐쇄등기로 남아 있다는 이유로 말소회복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의 이익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사법등기국, 조만간 직권 경정절차에 관한 등기예규 마련 이어 "따라서 이 같은 경우에는 등기가 부적법하게 말소되지 않았더라면 현재의 등기기록에 옮겨져 기록됐을 말소된 권리자의 등기 및 그 등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해 함께 옮겨 기록해야 하는 등기에 관해 말소회복등기절차 등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그 사건에서 말소회복등기절차 등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되는 한편 현재의 등기기록에 이미 기록되어 있는 등기 중 말소회복등기와 양립할 수 없는 등기가 모두 말소되면, 등기관은 부동산등기법 제32조에 따라 직권으로 이들 등기를 현재의 등기에 옮겨 기록한 다음 확정판결에 기한 말소회복등기 등을 실행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부동산등기법 제33조가 등기기록에 등기된 사항 중 현재 효력이 있는 등기만 새로운 등기기록에 옮겨 기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폐쇄등기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말소회복등기청구는 소의 이익이 부정됐었다"며 "이전에는 진정한 권리자가 폐쇄등기부상 부당말소된 등기를 회복하는 것에 곤란함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판례가 제시한 방법에 따라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등기말소
등기부폐쇄
말소회복등기절차
부동산등기법
폐쇄등기부
홍세미 기자
2016-03-03
이혼·남녀문제
[판결] "이혼 재산분할과 빚 분담은 별개"
소극재산인 빚은 이혼 재산분할시 채무부담 경위 등을 따져 분담여부와 분담방법을 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일률적 비율을 정해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이민수 판사는 A씨(41·여)가 남편 B씨(36)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A씨와 B씨는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며 딸의 친권자 및 양육자는 A씨로 한다"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A씨의 재산분할 청구는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자신이 진 대출금 채무 4800만원도 재산분할 대상이기 때문에 남편 B씨가 절반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재산분할은 혼인 중 재산관계 청산뿐 아니라 이혼 후 생활보장에 대한 배려 등 부양적 요소도 고려대상이 된다"며 "소극재산인 채무를 재산분할 할 경우 채무부담의 경위, 내용과 금액 등을 고려해 분담 여부와 분담 방법을 정해야 하고,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 비율을 정해 나눠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 명의 대출금 중 상당수가 별거 이후에 발생했으므로 부부공동재산에 포함시킬 수 없고, 특히 A씨 어머니 명의 대출금은 실질적으로 A씨와 B씨 혼인공동생활에 사용됐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어 부부공동재산에 포함된다 보기 어렵다"며 "채무의 내용과 금액, 채무부담 경위, 혼인생활 과정과 장래 전망 등을 고려할 때 B씨에게 A씨의 채무를 분담시키지 않는 것이 재산분할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판사는 "B씨가 정기적으로 안정된 급여를 받지 못해 A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자주 다투던 중 B씨가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피워 A씨와 딸이 고통을 받았을뿐만 아니라 B씨가 갈등해소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했다"며 "B씨는 A씨에게 혼인관계 파탄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힌 데 따른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A씨는 2008년 9월 전 남편과 협의이혼한 뒤 B씨와 재혼했다. 두 사람은 2010년 7월 딸을 낳았지만 결혼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B씨는 2013년 6월 A씨를 밀어 넘어뜨려 무릎과 손목 등을 다치게 하고, 같은 해 7월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장모때문에 우리 사이가 나빠졌다"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B씨는 또 같은 달 자신을 피해 딸을 데리고 나와 동생집에서 생활하는 A씨를 찾아가 집안에 있던 장모를 향해 "딸을 내놓으라"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장모를 협박하는 내용의 문서와 문자메시지를 A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참다못한 A씨는 이혼과 위자료, 재산분할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소송
채무부담
부부공동재산
채무분할
재산분할
안대용 기자
2015-08-17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통상임금 판결 경향] '수당', 통상임금 인정 폭 넓어져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근로자들에게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각종 수당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한(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한 이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가 가장 문제가 되는 수당은 '휴가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신문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인 올해 상반기 대법원과 전국 법원이 선고한 주요 판결 29건을 분석한 결과, 상여금을 제외한 수당의 경우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폭이 상당히 넓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단 관련기사> 교통비와 식비, 휴가비, 직책수당, 근속수당, 현금취급수당, 가족수당, 보험수당, 만근수당 등 각종 명목의 수당들은 명칭에 상관없이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인 '소정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됐다'는 증거만 있으면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됐다. 반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결혼이나 자녀 여부 등 근로자가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지급 받는 경우에는 휴가비 등 동일한 명칭의 수당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수당의 통상임금성을 배제하는 사유는 대부분 '지급일 당시 재직 여부'였다. 지급일 당시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돼 통상임금의 요건인 '고정성'을 결여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전국법원 선고 주요 판결 29건 분석 교통비·식비·휴가비·직책수당·근속·만근수당 등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 지급 증거만 있으면 인정 지급일 당시 재직여부 등 조건 있으면 해당 안돼 수당을 받는 자격 요건이 지급일에 재직 중인 근로자로 한정된다면, 기왕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도 지급일에 재직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지급일에 재직하기만 하면 기왕에 제공한 근로의 내용을 묻지 않고 모두 지급받기 때문에 이같은 수당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지급 조건의 성취 여부도 불확실해 '고정성'이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판결에서 '고정성' 요건은 휴가비와 설날·추석 등 명절 귀향비 등에서 특히 문제가 됐다. 부산고법 민사1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지난 1월 ㈜대우여객자동차가 1년 이상 근무한 운전기사에게 하계휴가비를 지급한 사건(2012나7816)에서 "실제 휴가를 실시했는지에 따라 지급되는 불규칙한 임금이 아니라 1년 이상 근무하면 당연히 지급됐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수원지법 민사3부(재판장 이성철 부장판사)는 지난 5월 단체급식업체인 현대그린푸드 소속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항소심(2012나12440)에서 "이 회사 휴가비는 지급하는 날 당시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됐기 때문에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일정액을 지급받을 것이 확정된 고정적인 금액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고정성' 요건을 중시해 휴가비 등 각종 수당이 고정성을 갖췄는지를 심리하지 않은 하급심 판결들을 모두 파기환송하고 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 1월 ㈜케이알씨 소속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2012다18281)에서 "회사가 2005년, 2008년 단체협약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매년 하기 휴가 시에 일정액의 휴가비, 설날·추석 귀향비와 선물, 추석에 일정액 상당의 유류티켓을 지급했지만, 단체협약에는 각 해당 지급일에 휴가비 등을 지급한다고만 규정돼 있고, 지급일 전에 퇴사한 근로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회사는 각 해당 지급일 전에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 휴가비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노사 간에 각 해당 지급일에 재직 중일 것이라는 조건을 휴가비 등을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으로 부가하는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이뤄졌거나 그러한 관행이 확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만약 그러한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이 사건 휴가비 등은 소정근로의 대가인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 간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이뤄졌는지 또는 그러한 관행이 확립돼 있는지 살피지 않고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같은 법리로 항소심 판결을 3건 더 파기했다(2012다116871, 2012다39639, 2011다86287). 하지만 일단 수당은 상여금과 달리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기만 하면 앞서 노사 합의로 해당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더라도 무효가 되기 때문에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못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진창수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 업무 근로자들이 ㈜건은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3805)에서 근속수당, 격려금, 교통비, 식비, 직책수당 등을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근로자의 통상임금 재산정 요구가 회사에 과도한 재정적인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에 근로자의 주장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단체협약에서 정한 통상임금의 범위를 신뢰했다고 하더라도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행위로 인해 형성된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신의칙 위반을 주장하지만, 대법원 판결은 '정기상여금'에 관해 신의칙 적용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며 "근로자들이 강행법규에 위배된 약정의 무효를 주장한다고 해서 이를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임금
휴가비
정기적
고정적
일률적
대우여객자동차
현대그린푸드
재직여부
케이알씨
노사합의
신의칙항변
인천국제공항
근로기준법
신소영 기자
2014-08-07
선거·정치
행정사건
'상여금은 통상임금' 잣대는 고정적 지급 여부
박근혜 대통령이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해 통상임금 문제가 법조계뿐 아니라 사회 문제로 급부상했다.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인 지난 8일 80억달러 규모의 한국 내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요구한 제너럴모터스(GM) 대니얼 애커슨 회장에게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대법원이 지난해 3월 '통상임금은 정기적으로 지급된 상여금을 포함해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2010다91046)을 내린 이후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이 봇물처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여부를 두고 일선 법원이 다른 결론을 내려 주목된다. ◇ 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여부 엇갈린 판결= 인천지법 민사11부(재판장 김범준 부장판사)는 9일 근로자 129명이 삼화고속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2가합491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삼화고속이 지급한 상여금은 근로자들에게 연 6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근로자들이 상여금 지급월까지 근무했는지 또는 1년의 근속기간을 충족했는지 등과 같은 실제 근무성적에 의해 지급여부와 지급액이 달라지므로 비고정적인 임금에 해당해 통상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최주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근로복지공단 소속 근로자 조모씨가 "육아휴직급여 산정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을 상대로 낸 소송(2012구합29806)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근로자가 공공기관을 상대로 통상임금소송에서 승소한 첫 사례다. 재판부는 "일정한 조건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원칙적으로 모두 통상임금에 속한다"며 "공단이 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과 장기근속수당, 급식 보조비 등은 고정적인 임금이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 법원, 통상임금 논란에 '부담'= 대법원 관계자는 "인천지법과 행정법원이 대법원과 다른 판단을 한 것은 아니다"며 "퇴직자에 대한 상여금 지급규정이 없는 인천지법 사건은 행정법원 사건과 사실관계가 달라 상여금을 고정적, 일률적 급여로 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한 것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의 판례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는 재판부마다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며 "대법원 판례가 통상임금을 점점 더 넓게 인정하는 추세로 가고 있는데, 여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법을 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GM사건이 서울고법에 계류 중이고, 대통령 발언대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면 법원이 압박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마침 서울고법 민사15부(부장판사 김용빈)는 9일 근로자 강모씨 등 1025명이 한국GM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사건(2010나20053)의 선고를 연기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1000명이 넘다보니 금액을 산정하는 쉽지 않아 연기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박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한 시기에 GM사건이 선고가 연기되는 바람에 '오비이락' 격으로 오해를 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09년 11월 "매월 지급되는 조사연구수당·조직관리수당, 가족수당 중 본인분, 귀성여비, 휴가비, 개인연금보험료, 직장단체보험료 등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좌영길·신소영 기자>
상여금
통상임금
육아휴직급여
퇴직자
GM
제너럴모터스
박근혜
좌영길 기자
2013-05-15
국가배상
군사·병역
과호흡증후군 병사에 과도한 체력단련훈련, 국가는 자살병사 가족에 손해배상해야
과호흡증후군 병사가 과도한 체력강화훈련과 질책 등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경우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최종한 부장판사)는 지난 3일 군부대에서 목을 매 자살한 변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9가합13762)에서 "국가는 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7년 입대해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변씨는 과호흡증후군으로 여러 차례 행군에서 낙오해 부대로 복귀했다. 과호흡증후군이란 정신적 이유 등으로 심호흡을 너무 깊게 또는 빨리해 발생하는 호흡장애로, 약물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등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하지만 부대에서는 과호흡증후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원인을 체력약화라고 판단해 '덤밸 어깨매고 앉아 일어서기', '군장매고 영내 오르막 경사 오르내리기', 금연, 포상휴가 통제 등의 지시를 했다. 부대장은 변씨의 증상을 '호흡곤란증세'라며 '과호흡증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하기까지 했다. 변씨는 또 군단음어경연대회를 앞둔 자체평가에서 4회 연속으로 불합격했고, 이로 인해 체력단련강화, 외박 통제 등 제재를 당하고, 선임병들에게도 지속적으로 폭언과 질책에 시달렸다. 결국 변씨는 지난해 11월 의무실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고, 변씨의 유족은 지난 2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반사회와 달리 엄격한 규율과 집단생활이 중시되는 군대에서는 통제성과 폐쇄성으로 인해 질책, 폭언 등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클 수 있다"며 "변씨가 과호흡증후군, 행군낙오, 벌점과다로 인한 얼차려 및 선임병 등의 지속적인 질책 등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 등이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해 결국 자살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선임병들이 변씨에 가한 부당한 행위와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오히려 개인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제재를 취한 지휘관들의 행위는 이들의 직무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1항 본문에 의해 변씨 및 유가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변씨가 심리적 부담감을 스스로 자제하지 못한 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잘못이 있다며 국가의 책임을 25%로 제한했다.
과호흡증후군
체력강화훈련
질책
자살
낙오
이환춘 기자
2009-12-10
부동산·건축
조세·부담금
헌법사건
헌재 "종부세 세대별 합산조항 위헌"
종합부동산세법 중 세대별 합산조항은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또 1주택 장기보유자 등에 대해 예외를 두지 않고 있는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의 부과규정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종부세법 자체에 대해서는 합헌으로 판단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13일 강남구 주민 등이 낸 헌법소원사건과 올 4월 서울행정법원이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조항에 대해 위헌제청한 사건(2006헌바112, 2008헌가12 등) 등에 대해 세대별 합산조항은 재판관 7(위헌):2(합헌)으로 위헌, 주거 목적 1주택 장기보유자 등에도 종부세를 부과하는 조항에 대해서는 6(헌법불합치):1(일부 헌법불합치):2(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다만 토지분 종합부동산세의 부과규정과 종부세를 국세로 정한 규정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세대별 합산규정은 조세회피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수긍할 수 있다"면서도 "가족간의 증여를 통해 재산의 소유 형태를 형성했다고 해서 모두 조세회피의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어 배우자를 제외한 가족의 재산까지 공유로 추정할 근거규정이 없으며, 공유재산이라고 해서 세대별로 합산해 과세할 당위성도 없는 점 등을 볼 때 적절한 차별취급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의 납세의무자와 과세표준, 세율 및 세액을 규정하고 있는 종부세법 규정은 적어도 주거 목적으로 한 채의 주택만을 보유하고 있는 자, 그 중에서도 특히 일정 기간 이상 이를 보유하거나 또는 그 보유기간이 이에 미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과세 대상 주택 이외에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 조세지불 능력이 낮거나 사실상 거의 없는 자 등에 대해서 과세 예외조항이나 조정장치를 둬야 한다"며 "이와 같은 주택 보유의 정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일반 주택 보유자와 동일하게 취급해 일률적 또는 무차별적으로, 그것도 재산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율인 누진세율을 적용해 다액의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정책수단의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주택보유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 균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목영준 재판관은 "납세의무자의 주관적 요소에 따라 납세의무자 여부와 적용세율을 달리하는 것은 재산세의 성격에 비추어 타당하지 않다"면서도 "과세표준을 시가에 근접한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정하면서도 과세표준의 상승폭 제한 또는 물가상승에 따른 보유공제 등 과세표준에 대한 조정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해 주택장기보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일부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반면 조대현 재판관은 "1주택의 경우에 일률적으로 과세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세대별 합산과세제도는 세대원들의 소유명의 분산을 통한 조세회피행위를 방지해 종부세 부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므로 합헌"이라고 합헌의견을 밝혔다. 김종대 재판관도 "주택은 그 소유권이야 개인별로 귀속되겠지만 그 사용은 세대를 이루어 사는 가족들의 공동주거로 쓰이는 특수성이 있다"며 "과세단위에 관한 논리상의 결함도 없고, 1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예외조항에 관해서도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합헌의견을 밝혔다. 2005년 1월1일 국회를 통과한 종부세법과 관련해 헌재에는 2006년 12월 접수된 헌법소원과 올해 4월 서울행정법원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등 모두 7건의 사건이 계류돼 있었다.
종부세
장기보유자
세대별합산조항
이중과세
미실현이득
평등권
거주이전의자유
엄자현 기자
2008-11-13
기업법무
행정사건
보건복지부가 정한 상한금액지침 따라 약값 상한액 일률적 인하는 부당
제약회사가 병원에 약을 구입가보다 싼 가격에 공급했더라도 보건복지부가 정한 상한금액지침에 따라 일률적으로 상한금액을 인하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韓騎澤 부장판사)는 제약회사인 파마시코리아(주)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험약가인하처분취소 청구소송(2003구합35380)에서 12일 "보건복지부가 약값을 인하한 부분을 취소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약회사나 약제도매상이 병원이나 약국에 약제를 구입가 미만으로 공급한 것으로 볼 수 있더라도 거래가 구입가 미만 거래인 이상 피고로서는 약제에 대한 다른 정상적인 거래가 있는지를 살펴 상한금액 조정여부를 결정해야 했다"며 "단지 약제에 대해 상한금액지침에 따라 인하율을 산정해 약제값의 상한금액을 일률적으로 인하한 것은 관련 법령 및 조정기준 등의 규정에 반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약제의 상한금액을 인하한 부분이 취소된다고 해 공공복리에 현저히 적합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마시코리아는 지난 2003년8월 상한금액의 조정방식과 관련, 보건복지부가 요양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실구입가 자료 또는 요양기관 및 공급업자에 대한 현지확인 조사결과 확인된 품목별 최저실구입가격을 새로운 상한금액으로 정하는 이른바 '최저실거래가 방식'에 따라 파마시코리아가 도매상과 병원에 약제를 구입가보다 싸게 판매했다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상한금액을 인하하자 소송을 냈었다
공공복리
파마시코리아
약제도매상
상한금액지침
제약회사
오이석 기자
200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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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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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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