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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기술팀으로 입사 후 예산팀으로 전보돼 간암 발생 근로자
한국석유공사에 기술직군으로 입사했지만 이후 공사 경영 악화로 갑자기 경험도 없는 예산팀에 배속돼 격무에 시달리다 간암이 발병해 사망한 근로자에게 산재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9구합74972)에서 지난달 17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과중한 업무·심한 스트레스가 기존 질병 악화 영향 A씨는 대학에서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를 전공하고 2008년 2월 한국석유공사에 기술직군으로 입사한 뒤 2009년 11월 해외에 파견돼 예멘,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사무소 등에서 유전 시추 현장 엔지니어로 감독업무를 맡아 왔다. 그러던 중 2014년 말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공사는 경영이 악화돼 재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해외사무소를 폐쇄하고 A씨를 포함한 기술직군을 예산팀으로 발령시켜 자회사 예산을 편성·관리하도록 했다. A씨는 회계지식이나 재무지식이 전무한 상황에서 예산팀으로 옮겨 본사 및 자회사 시추현장 관련 예산을 모두 전담했다. 이후 원가관리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가 더해지면서 야근이 잦아졌고, 같은 팀에 근무하던 C씨가 갑자기 퇴사하면서 A씨는 C씨의 업무까지 떠맡게 됐다. A씨는 2016년 12월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예산안을 승인받아야 했는데, 같은 해 9월부터 12월 초까지 최종 12주간 총 638시간 15분을 근무하는 등 1주일 평균 53시간 이상을 근무했다. 같은 해 10월부터 직장동료들에게 "몸이 좋지 않고 복통이 있다"는 말을 여러번 했는데 예산안 작업을 마친 후 받은 병원 검사에서 간암 진단이 나왔다. A씨의 암은 이미 전이가 많아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A씨는 2017년 6월 휴직 후 치료를 받던 중 만 3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서울행정법원 유족 승소 판결 A씨가 사망하자 B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전공 및 경력과 무관한 예산팀으로 전보돼 근무하면서 과로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과중한 업무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돼 간암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렀다"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B씨가 오래 전부터 B형 간염을 앓고 있었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B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예산업무에 필수적인 회계 및 재무지식이 전무한 데다, 자회사 시추현장 관련 예산편성 업무는 그 해 처음으로 예산팀 업무에 편입돼 참고할 과거 사례를 찾기 어려웠다"며 "A씨는 해외 자회사와 연락을 취하면서 시차로 새벽이나 한밤중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았고, 예산을 삭감하려는 입장에서 담당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갈등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은 상당한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팀의 C씨가 갑자기 퇴사했는데 회사에선 인사가 완료됐다는 이유로 A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인원 보충을 해주지 않았고, A씨는 예산팀에 속하게 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재무회계 업무까지 혼자 수행해야 했다"며 "전보되기 전보다 간기능검사 수치 등이 정상기준을 초과했고, 이는 묵묵히 업무를 감내해 온 A씨가 인원 보충이 되지 않자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의 업무를 부담하게 된 것과 관련이 있을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중한 업무와 피로 누적, 심한 스트레스는 A씨의 기존 질병인 B형 간염의 악화에 영향을 줘 단기간 내 중증 간암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A씨는 음주도 거의 하지 않았고, 자신의 건강을 오랫동안 잘 관리해 온 것으로 보여 업무상 요인 외 간암의 발병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단할 만한 유의미한 요소를 찾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과로
업무상재해
B형간염
한수현 기자
2022-06-09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단독) 사고로 하반신 마비 근로자, ‘우울증 자살’은 산재
건설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등의 장해를 입어 산재요양승인을 받은 근로자가 우울증으로 재요양승인을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이 역시 산재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2021누6437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배우자인 B씨는 1992년 8월 건설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고 마비신경총손상 등으로 산재요양승인을 받았고, 장해등급 1급 결정도 받았다. 이후 B씨는 욕창으로 1차 재요양승인을,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 및 신체형장애로 2차 재요양승인을 받았다. 산재요양 승인 받은 후 우울증으로 재요양도 그러던 중 2018년 8월 B씨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A씨는 "B씨가 하반신 마비와 그 합병증인 욕창으로 우울증이 유발·악화돼 자살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B씨의 사망은 기승인상병인 하반신 마비와 욕창, 우울증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공단에 유족급여 등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기승인상병인 하반신 마비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결여되거나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며 "B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업무와 자살 사이 인과관계 부정할 수 없어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B씨의 우울증은 추락사고로 발생한 하반신 마비와 그로 인한 욕창 등에 기인한 것이고, 공단 또한 업무와 우울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재요양 승인을 했다"며 "사회 활동에서 고립되고 이동이 제한된다는 사정은 하반신 마비로 장해가 있는 B씨에게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을 맡게 된 이번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는 추락사고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하반신 마비가 되면서 휠체어 생활을 했고, 하반신 마비로 발생한 욕창으로 10여 차례 입원 치료와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오랜기간 상당한 고통에 시달렸다"며 "B씨의 업무와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산재요양
자살
업무상재해
한수현 기자
2022-05-16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출근길 신호위반 사망…업무상 재해로 못 봐
오토바이로 출근하다 신호 위반 사고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정상규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 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구합8487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5월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던 중 교차로에서 빨간불 정지신호를 위반해 달리다 승용차와 충돌,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사망했다. B씨 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지급 등을 청구했지만, 공단이 "A씨의 신호 위반이 유일하고 주된 사망 원인"이라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교통사고는 A씨의 신호위반 등 범죄행위로 발생한 경우에 해당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2항에 따라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신호를 위반해 교차로에 진입하는 등으로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고, 신호에 따라 운행하는 차량이 있는지 살피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 교통사고를 야기했다"며 "사고가 발생한 경위와 양상 등을 고려할 때 A씨는 운전자로서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해 교통사고를 야기한 중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산재보험법 제37조 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 다만, 그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업무상재해
범죄행위
교통사고
한수현 기자
2022-05-16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과기부 블랙리스트' 올랐던 前 연구원장 돌연사… "업무상 재해"
문재인정부 초기 채용비리 의혹 등으로 감사를 받고 중도 사임한 후 3개월 만에 돌연사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원장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0851)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과기부 산하 B연구원에 연구직으로 입사해 2015년 10월부터 원장으로 재직하던 중 친인척 채용과 관련해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 등과 관련해 과기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게 되자 2018년 2월 원장직을 사임했다. A씨는 이후 산하 연구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재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해당 센터의 실험용 동물 구매 과정을 살피겠다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동료 C씨에게 감사에 대해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하고, "내가 그만두면 감사 끝난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8년 5월 학업문제로 아들을 훈계한 후 1시간 정도 지나 아들 방으로 들어가려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사체검안서 기재에 따르면 A씨의 사망 원인은 상세불명의 뇌출혈로 추정됐다. 이에 유족은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신청했으나 공단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생전 업무내용, 일정 및 동료 근로자 진술에 비춰 볼 때 A씨는 B연구원장 직위에서 채용비리 의혹을 이유로 물러난 이후 산하 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재기를 위해 새롭게 연구과제를 개발하고 일반연구원들과 어울리는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나아가 법무법인의 상담을 받는 등 자신의 채용비리 의혹이 다시 불거져 민·형사적으로 문제가 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채용비리 의혹에 관해 실제로 채용비리가 존재했는지, 채용비리 의혹이 어떻게 조사되기 시작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A씨는 자신의 거취를 고심하던 중 자녀의 학업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가중돼 심뇌혈관계 질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관련 건강지표의 수치가 2016년에 비해 2017년에 개선된 사실이 있고, 치료를 받으며 질병을 관리했던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 같은 지병만으로는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스트레스
블랙리스트
한수현 기자
2022-04-04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공사장 열악한 재래식화장실 사용하다 사망… "업무상 재해"
공사현장에 설치된 열악한 재래식 이동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 사망한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당시 재판장 김국현 수석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자녀 B씨 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594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8년 1~12월 건설일용직으로, 2019년 4월부터는 물류센터 신축공사(철골공사) 현장에서 화기감시자 일용직으로 근무하면서 화재 발생 감시 작업과 철골자재 인양 작업 보조 및 자재 정리 등을 담당했다. A씨는 2019년 4월 근무 도중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 설치된 재래식 이동화장실 바닥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추정됐다. A씨의 자녀인 B씨 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A씨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B씨 등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숨을 참은 상태에서 갑자기 힘을 주면 순간적으로 체내 압력이 급상승하는 '발살바 효과'에 의하면, 심장 내로 들어오는 혈류가 감소해 심박출량이 줄게 돼 심근 허혈성 급사에 이를 수 있다"며 "진료기록 감정의는 업무상 과로와 발살바 효과가 A씨의 심장질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현장에 설치된 재래식 이동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는데, 진료기록 감정의는 비좁은 화장실 공간과 악취가 A씨를 직접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볼 수는 없으나 관상동맥 파열 등에 악화인자가 될 수 있다는 소견"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상재해
재래식이동화장실
건설현장
한수현 기자
2022-03-21
행정사건
[판결] 시공사에서 하도급 받은 업체로부터 형틀작업 도급받은 사람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은 업체로부터 형틀작업을 도급받아 작업하던 사람이 사망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도급업체로부터 작업과 관련한 별다른 지시·감독을 받은 바 없고, 하도급업체가 그 사람의 고용보험료를 납부했더라도 소속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한 바 없어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당시 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204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도급 업체로부터 지시·감독 받은 사실 없고 소속 근로자 전제로 건보료 납부한 적도 없어 A씨의 배우자 B씨는 2017년 9월부터 C사가 시공한 인천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에서 골조공사 부분을 하도급 받은 D사로부터 돈을 받고 공사현장에서 형틀작업을 했다. 그런데 2018년 3월 C사 소속 근로자가 공사현장 1층에서 용접작업을 하다 튄 불꽃과 불티가 대형화재로 번졌고 당시 지하에서 작업을 하던 B씨는 전신화상을 입고 사망했다. A씨와 B씨의 장의비 등을 부담한 C사는 B씨가 회사 근로자로서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B씨는 사고 당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았으므로, B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공단에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심사청구를 했으나 같은 이유로 기각결정을 받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원고패소 판결 재판부는 "D사는 공사의 하수급자로서 B씨에게 공기 내 형틀작업을 마쳐 줄 것을 요청하거나 각종 안전관리 및 현장관리 지시사항만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 작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지시·감독을 하지 않았다"며 "형틀작업의 전문성을 갖춘 B씨가 인력 수급부터 개별 근로자의 노임 결정,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 등에 대한 독자적인 결정권을 가지고 작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B씨와 D사 사이에 작성된 노임지불각서의 개별 노임단가는 총액에 맞춰 형식적으로 기재됐고, 실제로는 B씨가 D사로부터 기성률에 따라 산정된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다음 개별 근로자들에게 협상에 따라 결정된 노임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직접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B씨는 D사 근로자가 아니라, D사로부터 형틀노무작업을 도급받아 자신의 계산으로 수행한 사업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사는 B씨로부터 소득세 등만 원천징수하고 고용보험료만을 납부했을 뿐 B씨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시공사
사망
하도급
한수현 기자
2022-03-14
행정사건
[판결] 지병 없던근로자, 과중한 업무 맡다 급성뇌출혈로 사망했다면
평소 지병이 없는 근로자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과중한 업무를 맡은 뒤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면 인과관계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8071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아버지인 B씨는 2017년 12월부터 굴양식업체에서 양식장 관리 및 굴 채취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근무하던 중 2018년 9월 업체 사업장에서 호이스트(비교적 가벼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기중기 중 하나) 제작 작업을 하다가 쓰러졌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같은 날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A씨는 B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신청했지만, 공단은 "B씨의 업무시간과 업무량, 구체적인 업무내역, 단기적·만성적인 과로내역 및 근무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업무적 사유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부지급 결정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심사청구를 했으나 공단은 기각했고, A씨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는 해당 사업장의 관리업무를 도맡아 사업장에 근무하던 외국인 노동자나 일용직 근로자의 관리·감독 역할까지 했다"며 "직접 호이스트 용접작업을 수행하며 주도적으로 그 제작 업무를 수행했는데, 태풍으로 호이스트 공사 일정이 예정보다 다소 지연됐던 것으로 보여 B씨는 호이스트 제작 책임자로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이스트 제작 작업은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에 해당한다. 이러한 작업 환경은 호이스트 제작에 전문적 지식이 없고 경험이 많지 않은 B씨에게 육체적 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평소 지병이 있었다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고 인정할 사정은 찾을 수 없다"며 "호이스트 제작을 위한 업무가 육체적·정신적으로 과중해 그로 인해 급성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뇌출혈
사망
과중업무
근로자
한수현 기자
2022-01-31
행정사건
[판결] 부당한 업무지시 다툰 후 쓰러져 숨진 안전유도원 '산재' 인정
부당한 업무지시에 맞서 말다툼을 한 후 쓰러져 숨진 안전유도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등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537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배우자 B씨는 경기도의 한 공사현장에서 2019년 6월부터 안전유도원으로 근무하면서 트레일러 등 대형 자재차량이 안전하게 현장에 진입·진출하도록 유도하는 업무 등을 담당했다. 2020년 2월 B씨는 근무 도중 어지러움을 호소하면서 쓰러졌고,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B씨의 사인은 뇌지주막하 출혈로 밝혀졌다. A씨는 "B씨가 사망 직전 공사 현장 팀장과 업무 관련 부당한 지시를 따를 수 없다는 말다툼을 하는 업무상 돌발상황이 있었고, 이후 동료와 다툰 일을 얘기하다가 쓰러져 숨졌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공단은 B씨가 기존에 고혈압 증상이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업무로 인해 뇌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B씨는 사망 직전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부당한 업무지시를 직속상사인 팀장으로부터 받았는데, 1개월 단위로 연장계약을 체결해 근무하는 단기계약직이었던 사정상 재계약이 되지 않을 위험을 각오하며 팀장과 정면으로 충돌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직후에 쓰러져 사망에 이른 것"이라며 "업무로 인해 뇌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했거나 기존의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진행해 사망에 이르렀다고 봐야 하므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씨의 업무내용과 전반적인 업무환경, 특히 사망 직전 팀장과 심한 갈등상황을 겪었던 것이 B씨의 신체적인 소인과 겹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뇌지주막하 출혈을 발생하게 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B씨는 업무상 사유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B씨 사망 8개월 전 측정한 혈압은 정상혈압 기준보다는 다소 높지만 고혈압의 진단기준보다는 낮고, 사망 무렵에 혈압수치가 정상혈압 기준보다 다소 높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러한 건강상태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및 업무환경과 무관하게 자연적인 진행경과만으로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사망 직전 업무상 문제로 상급자인 팀장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표출하며 다퉜고, 계약직 신분 등에 비춰 그 다툼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사망 직전의 업무상 스트레스로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면서 뇌동맥류가 파열돼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부당업무
말다툼
사망
업무상재해
한수현 기자
2021-12-30
민사일반
[판결] 추운 날씨에 실외서 과도한 업무하다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면
근로자가 추운 날씨에 실외에서 과도한 업무를 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면 해당 근로자가 평소 심혈관질환 등을 앓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1두3768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30여년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2014년 7월 A씨는 2015년 3월부터 비정기적으로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는 등 일용직 근로를 해왔다. 그는 2017년 3월 B조합이 시행한 공공근로사업인 '수목제거사업'에서 4일간 일용직으로 일하고, 그 이튿날부터 10일간 역시 B조합의 공공근로사업인 '나무주사사업'에 참여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A씨가 첫번째 공공근로사업에서 일할 당시 작업장인 강원도 철원군의 기온은 평균 영하 2.1도~ 영상 2.0도, 최저기온은 영하 9.4도~5.6도, 최고기온은 영상 2.2도~10.9도였다. A씨는 두번째 공공사업 투입 첫날 오전 8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임야 작업장에서 소나무 천공작업을 하고 점심식사 후 작업장으로 돌아오다 갑자기 쓰러졌다. 이날 평균 기온은 영상 4.5도, 최저기온은 영하 6도, 최고기온은 영상 14.9도였다. A씨가 담당했던 업무는 하천 주변에서 잡목을 기계톱으로 벌목한 후 낫으로 정리하는 일이었는데, 산지에서 약 9㎏짜리 천공기(예초기 엔진)을 메고 이동해야 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열흘 뒤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상 직접 사인은 '무산소성 뇌손상'이었고, 직접 사인의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A씨는 이전에 고혈과, 불안전 협심증 등으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A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 측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유족은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족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근로자 패소 원심 파기 2심은 "당시 꽃샘추위가 있었고 A씨가 급격한 신체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사업에 참여한 14명의 평균연령이 65세였고, 공공근로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근로의 강도가 과중했거나 A씨가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작업 후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작업을 위해 이동할 때 사고가 났고, 당일 최고 기온이 14.9도였던 점을 볼 때 A씨의 기저 심혈관 질환이 과로와 스트레스, 추운 날씨에 의해 악화돼 급성 심근경색이 유발됐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가 식사 후 충분한 휴식을 못 취하고 무거운 천공기를 메고 산을 오르면서 심장에 상당한 부담이 가해졌을 수 있고, A씨가 직전 공공근로사업과 해당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른 시간부터 영하의 추위에 실외에서 작업을 한 점을 고려하면 추운 날씨에 한 작업이 그의 심근경색 발현 위험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게 고혈압, 불안정 협심증, 좌심실부전 등의 기존 질환이 있었지만, 기존 질환은 잘 관리되고 있었고 정기적인 운동부하검사에서도 협심증 재발을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으며 증상이 호전 중이었고, 2016년 일반건강검진결과에서도 정상경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은 점 등을 봤을 때 A씨의 기존 질환이 자연적인 진행경과만으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킬 정도로 위중했다고 안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심혈관질환을 가진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실외에서 과도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수준인 기존 질병 등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돼 급성 심근경색으로 발현돼 사망에 이른 것"이라며 "A씨가 객관적인 과로 상태가 아니었다는 전제에서 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은 업무상 재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과로
과도한업무
업무상재해
박수연
2021-09-27
행정사건
[판결] 6년간 용광로 근처서 교대근무하다 심장질환 사망했다면
기준치를 상회하는 온도와 소음이 발생하는 용광로 근처에서 수년간 근무하다 야간근무 중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20구합74078)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4월부터 C사 제조공장에서 근무하면서 용광로 부근에서 용해된 원료의 주입상태를 확인해 주입기로 용해액에 첨가제를 배합하고 시료용 쇳물을 채취·검사하는 업무를 했다. 이 공장에서는 24시간 용광로가 가동됐는데, A씨가 일하던 작업장의 용광로 부근 온도는 섭씨 약 35도에 이르렀고, 평균 소음은 만성적 소음 수준인 82데시벨(dB)에 달했다. 작업장 내에 선풍기와 이동식 냉방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A씨는 화상 방지를 위해 두꺼운 작업복을 입고 방화 무릎보호대와 방화 앞치마를 착용한 상태에서 근무했다. 2019년 8월 자정 무렵 야간 근무 중이던 A씨는 회사 공장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곧바로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A씨의 사인은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는 "남편이 과로와 교대업무 등의 영향으로 질환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렀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A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B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는 회사에서 6년 이상 매주마다 주야가 바뀌는 교대제로 근무했는데, 야간근무자의 근무시간이 주간근무자와 동일하게 9시간으로 정해졌음에도 휴식시간은 절반뿐인 30분이었다"며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뀌어 생체리듬에 악영향을 주는 야간근무의 특성상 이러한 형태와 강도의 교대근무를 장기간 견뎌온 A씨는 일반적으로 주간근무만 한 사람보다 훨씬 심혈관계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A씨가 2009년경 당뇨병, 고혈압 등의 진단을 받았지만 정기적으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필요한 의약품을 처방받아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질병을 관리해왔다"며 "A씨가 일하던 작업장의 온도와 소음 수준도 기준치를 상회해 업무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정신적·신체적 피로와 스트레스의 정도가 상당했을 것으로 보여 기존 질병이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급격하게 악화되다가 야간근무라는 부담이 주어져 사망에 이르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야간근무
사망
업무상재해
교대근무
용광로
한수현 기자
202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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