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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 행사로 신청일 무렵까지 이자만 기재해도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에 의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해도 이는 제3채무자를 배려하기 위한 집행 실무의 요구에 따른 것일 뿐 그 이후에 개시된 배당 절차에서 근저당권자는 신청일 이후 배당기일까지 발생한 이자도 우선배당 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8월 11일 중소기업은행이 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배당이의 소송(2017다25666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중소기업은행은 2014년 12월 채무자 A 씨가 소유한 부동산의 선순위 근저당권자로서 물상대위권을 행사했다. 물상대위는 저당권 목적물이 멸실돼 저당권 설정자가 그 대가로 금전을 받게 된 경우 저당권자가 그 대가에 대해 저당권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근저당권 목적물인 A 씨의 부동산은 재개발 조합 사업 지역에 포함돼 있었는데, A 씨는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됐고 재개발 조합에 대해 청산금 등 채권을 가지게 됐다. 부동산의 근저당권자는 소유자의 청산금 등 채권에 대해 물상대위를 행사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행은 이 같은 물상대위에 의해 A 씨가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갖는 청산금과 수용보상금 채권에 관해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이후 배당 절차가 개시되고 중소기업은행은 압류명령 신청 당시 청구 금액 중 이자 부분을 '압류신청일 이전까지'의 이자만 계산해 특정했는데, 배당요구 종기 이후 채권계산서를 제출하면서 배당받을 채권액으로 '그 이후 배당일 전일까지'의 이자를 추가했다. 집행 법원은 중소기업은행에 압류신청서에 기재된 금액만을 배당하고, 나머지는 후순위 근저당권자였던 농협은행에 배당했다. 이에 중소기업은행은 "배당일 전일까지의 이자도 우선배당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선 근저당권의 물상대위에 의한 압류명령에서 압류채권자가 신청 당시의 이자만 특정해 청구 금액을 신청한 경우, 이후 배당 절차에서 배당기일까지의 이자 발생분도 배당받을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저당권자가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채권압류명령 등을 신청하면서 청구채권 중 이자·지연손해금 등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경우, 그 신청 취지와 원인 및 집행 실무 등에 비춰 저당권자가 부대채권에 관해선 신청일까지의 액수만 배당받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했다고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배당 절차에선 채권계산서를 제출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배당기일까지의 부대채권을 포함해 원래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민사집행 실무에선 금전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신청서에 기재해야 하는 청구채권 중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제3채무자가 압류 범위를 파악하는 데 과도한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압류채권자에게 협조를 구하는 한도에서 합리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저당권자가 민사집행 실무에서 요구하는 바에 따라 부대채권의 범위를 신청일 무렵까지의 확정금액으로 기재한 것은 제3채무자를 배려하기 위한 것일 뿐 나머지 부대채권에 관한 우선변제권을 확정적으로 포기하려는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추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3채무자의 공탁 등의 이유로 배당 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제3채무자의 보호가 처음부터 문제 되지 않는다"며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저당권자는 원래 배당 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배당을 받고자 하는 것이 통상적인 의사라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중소기업은행은 압류신청서에 기재된 청구금액 안에서만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것이고, 나머지 채권액에 대해선 우선변제권을 상실한다"며 배당이의 부분을 모두 각하하고 농협은행 등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항소심은 "중소기업은행은 배당기일까지 발생한 이자도 우선배당 받을 수 있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저당권자는 배당절차에서 우선변제권 행사할 수 있는 범위에서 우선 배당을 받고자 하는 것이 통상적인 의사라고 볼 수 있어 한편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같은 날 근저당권자가 부동산에 관해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를 신청한 사건에서 "신청채권자가 경매신청서에 피담보채권의 일부만을 청구금액으로 해 경매를 신청했을 경우에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청채권자의 청구금액은 그 기재된 채권액을 한도로 확정되고 그 후 신청채권자가 채권계산서에 청구금액을 확장해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구금액을 확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신청채권자가 경매신청서에 청구채권 중 이자, 지연손해금 등의 부대채권을 확정액으로 표시한 경우에는 나중에 배당요구 종기까지 채권계산서를 제출하는 등으로 부대채권을 증액해 청구금액을 확장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판단했다(2017다225619). 대법원 원고 일부승소 확정 대법원 관계자는 "첫째 판결은 근저당권자가 물상대위를 행사해 '채권집행'을 하는 사안이고, 둘째 판결은 근저당권자가 '부동산 경매'를 신청하는 사안"이라며 "채권압류 등을 신청할 때 집행실무에선 청구금액 중 부대채권을 신청일까지 발생한 분까지만 특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부동산경매를 신청할 때에는 신청채권자가 신청 당시 청구금액으로 배당기일까지의 이자도 청구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 집행 시에는 이자 등에 관해 최초 신청을 안 했어도 배당기일까지 이자분도 배당받을 수 있지만, 부동산 경매 시에는 이자 등에 관해 최초 신청을 안 했다면 배당기일까지 이자분은 배당받을 수 없으니 경매 신청인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근저당권
물상대위
우선변제권
배당
이용경 기자
2022-09-07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사업 폐지를 이유로 근로자들 해고했더라도
사업 폐지를 이유로 근로자들을 해고했더라도 해고 과정에서 진지한 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았거나 해고 후 2년이 지나도록 폐업 신고 등을 하지 않았다면 부당 해고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 부장판사)는 버스제조업체인 A 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65248)에서 지난 5월 26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사는 2020년 10월 사업 폐지를 이유로 B 공장 소속 근로자 355명을 해고했다. 해고된 근로자 가운데 C 씨 등 350명은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며 구제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조업체 패소 판결 울산지노위는 "A 사에 일정 부분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B 공장 직원의 96%를 해고해야 할 정도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고 회피 노력,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의 합리성과 공정성, 근로자 대표에 대한 사전통보 및 성실한 협의 등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장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부당 해고를 인정했다. 나머지 구제 신청은 기각했다. 이에 C 씨 등 근로자들과 A 사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는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A 사는 소송을 냈다. A 사는 "사업의 폐지 또는 폐업을 위해 근로자들을 해고한 것"이라며 "사업의 폐지를 위해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위장폐업이 아닌 한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한다. 중노위 재심 판정은 폐업으로 인한 해고가 아닌 정리해고로 판단했고 이는 해고의 성격을 오인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 사 재정 상황에 비춰 보더라도 B 공장 근로자 대부분을 해고할 정도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처음부터 진지한 해고 회피 노력을 하거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등에 관해 근로자 대표와 성실히 협의한 바 없다"며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A 사는 해고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현재까지 폐업 신고를 하거나 해산을 위한 절차를 진행한 바 없다"며 "해고 무렵 A 사가 작성한 각종 문서, 노조와의 면담 및 교섭내용 등에는 B 공장을 계속해서 가동하고자 하는 계획이 나타나 있다"고 설명했다. 또 "A 사는 해고 후 B 공장에서 더 이상 버스를 생산하고 있지 않으나, 일부 근로자를 남겨 계속 근로하도록 했고, 현재 B 공장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B 공장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매수인이 기존의 근로계약관계와 관련된 권리의무를 승계하게 되므로 A 사는 B 공장 매각절차 진행을 이유로 근로자들을 해고할 수는 없을 뿐 아니라 매각절차 진행을 사업의 폐지로 볼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령 회사가 최종적으로 사업을 폐지할 의사라고 하더라도 사업 청산 또는 폐지가 이뤄지기 위해선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A사는 B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한 것에 불과할 뿐, 통상해고로서 정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해고
폐업
경영상필요
한수현 기자
2022-07-21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결정] 을지면옥, 철거되나… 서울고법 "시행사에 건물 인도하라"
(사진=연합뉴스) 서울 세운상가 재개발 구역에서 홀로 영업 중인 을지면옥이 재개발 시행사에게 건물을 넘겨줘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5-2부(김문석·이상주·박형남 부장판사)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인 더센터시티제삼차가 이병철 을지면옥 대표를 상대로 낸 부동산명도단행 가처분 신청에 대해 1심 결정을 취소하고 인용 결정했다(2022라20174). 1985년 문을 연 을지면옥은 2017년 4월 가게가 위치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2구역이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를 받으면서 건물 철거를 두고 시행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았던 을지면옥은 분양신청 기간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대상자가 됐고, 시행사는 을지면옥과의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재결을 신청했다. 이에 토지수용위원회는 2020년 3월 을지면옥 건물 및 그 부지에 대해 총 51억여원에 수용개시일을 같은해 5월 15일로 정해 수용재결을 했고, 시행사는 해당 금액을 공탁했다. 하지만 을지면옥이 해당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을 했고, 토지수용위원회는 손실보상금을 54억여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이의재결을 거쳤다. 이 결정에 따라 시행사는 보상금 54억여원과 영업손실보상금 2100여만원을 전액 공탁한 뒤 해당 재개발 사업에 대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중구청장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을지면옥은 건물을 인도하지 않고 영업을 이어갔고, 시행자 측이 을지면옥을 상대로 건물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인용하는 판결 받았으나 을지면옥의 강제집행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이어졌다. 이에 시행사는 지난 1월 "손실보상금을 전액 공탁하고 관리처분계획이 인가·고시됐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을지면옥은 건물을 점유하면서 사용하거나 수익할 수 없고, 인도해야 한다"며 건물을 넘겨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건물 인도 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엔 손해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1심은 을지면옥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시행사 측은 도시정비법이 정한 바에 따라 을지면옥 건물을 인도받을 권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을지면옥은 그 인도를 거부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것을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행사는 해당 정비구역의 103개 영업장 중 을지면옥을 제외한 102개 영업장을 인도받았는데, 을지면옥의 인도 거부로 인해 사업 진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사업 시행) 지연으로 인해 시행사는 거액의 대출이자 등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이 크고, 사업에 이해관계를 가진 다수의 사람들도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있다"며 "본안 판결을 기다려 인도집행을 하도록 할 경우 시행자 측에게 가혹한 부담을 지우는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을지면옥으로서는 보상금의 액수에 대한 불민 외 달리 사업을 반대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상금의 적정 여부는 별도의 불복절차에 따라 다툴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본안 판결 선고 전이라도 을지면옥의 건물 인도를 명해야 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을지면옥 측은 이번 결정에 불복해 곧바로 가처분이의와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세운상가
재개발
토지보상
한수현 기자
2022-06-22
행정사건
방치폐기물 처리이행 보증보험 갱신명령 불이행 시 영업허가 취소는 합헌
방치폐기물 처리이행보증보험계약 갱신명령을 불이행한 건설폐기물 처리업자의 허가를 취소하도록 한 건설폐기물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첫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최근 A사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5조 1항 4의2호가 위헌이라고 청구한 헌법소원사건(2019헌바18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하는 A사는 보증보험사와 체결한 방치폐기물 처리이행보증보험계약을 갱신하지 못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장은 A사에 처리이행보증보험계약을 갱신할 것을 명령했지만 불이행하자 A사에 대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 허가를 취소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뒤 소송 과정에서 건설폐기물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시·도지사 등으로 하여금 방치폐기물을 대신 처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사전 확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폐기물의 신속한 처리를 도모하고 국민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폐기물 처리의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은 건설폐기물 처리업자에 대해 즉시 허가를 취소해 영업을 청산하도록 하는 것은 처리이행보증보험의 보증기간 안에 폐기물을 처리함으로써 방치폐기물의 발생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폐기물 처리업자가 처리이행보증보험계약이 만료됐는데도 갱신하지 않았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영업을 중단할 위험이 추단되는 사정으로 향후 폐기물 처리업자가 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폐기물이 방치될 우려가 매우 높은 경우이기 때문에 이러한 업체는 허가취소를 해 폐기물 처리업을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방치폐기물의 발생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리이행보증보험가입기간 종료 후에도 어느 정도 보증기간이 남아 있어야 폐기물 처리가 공백 없이 실효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만약 '보험 가입기간 만료 후 보증기간 내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까지 추가적으로 확인해 허가 취소 및 그에 따른 방치폐기물 처리명령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면 그 때는 이미 보증기간이 도과한 후여서 처리업자가 방치폐기물 처리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더라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게 된다"며 "침해의 최소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해당 조항으로 건설폐기물 처리업자가 더이상 소득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지만 건설폐기물이 방치될 위험성을 차단하고 그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공익보다 중하다고 보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건설폐기물의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
방치폐기물
갱신명령
보증보험
박수연 기자
2022-03-02
형사일반
[판결] 도시정비법상 공개대상으로 정한 의사록 등 '관련 자료'에는
도시정비법이 공개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의사록·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에 속기록과 자금수지보고서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도15334). 모 주택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인 A씨는 2015년 12월 개최한 주민총회와 창립총회 속기록을 비롯한 도시정비법상 공개대상 서류를 작성 후 15일 내에 공개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도시정비법 제138조 7호 및 제124조 1항 등은 조합임원 등이 정비사업의 시행에 관해 조합원, 토지 등 소유자 또는 세입자가 알 수 있도록 15일 이내에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해 공개해야 할 서류를 열거하면서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도 함께 공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조합임원 등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입법 취지는 조합임원은 조합을 대표하면서 막대한 사업자금을 운영하는 등 각종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임원과 건설사 간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정비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그 조합과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되어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정비사업의 시행과 관련된 서류와 자료를 공개하도록 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도시정비법은 공개대상이 되는 서류를 각 호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도 '관련 자료'의 판단기준에 관해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공개가 필요한 서류 및 관련 자료는 대통령령에 위임해 이를 추가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두고 있어 도시정비법 혹은 그 위임에 따른 시행령에 명문의 근거 규정 없이 정비사업의 투명성·공공성 확보 내지 조합원의 알권리 보장 등 규제의 목적만을 앞세워 각 호에 명시된 서류의 '관련 자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인정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가 요구하는 형벌법규 해석원칙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정비법은 신속하게 공개해야 할 자료와 일정한 경우에 한해 작성 후 청산 시까지 보관해야 할 자료를 구분하는데 △속기록은 보관대상으로 규정할 뿐 의사록과 같은 공개대상으로 명시하지 않고 △의사록이 진정하게 작성되었는지는 참석자명부와 서면결의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도시정비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인 '관련 자료' 범위를 해석함에 있어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및 그 하위 지침에 기속된다고 볼 수 없어 도시정비법 제124조 1항 3호에서 정한 의사록의 '관련 자료'에 속기록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도시정비법상 결산보고서가 진정하게 성립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자금수지보고서가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고 △자금수지보고서가 결산보고서와 불가분적으로 또는 직접적으로 관련된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속기록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도시정비법 각 호의 서류에 관한 '관련자료'의 해석이 그 위반을 이유로 하는 형사처벌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그에 관한 법령의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는 지방차지단체 조례나 그에 따라 설치된 정비사업 종합정보관리시스템 운영지침에 기속된다고 보기 어려워 자금수지보고서가 결산보고서의 '관련 자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형사처벌의 근거로 삼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 하에서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1심은 A씨와 관련해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분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한 뒤 1심과 같은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의사록
도시정비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박수연 기자
2022-02-21
민사일반
[판결](단독) 보이스피싱 범죄 연루 의심 고객의 계정 가상화폐 임의처분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해 고객 계정에 대해 거래정지를 한 뒤 임의로 가상화폐를 처분한 가상화폐 거래소가 고객에게 수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김대원 판사는 A씨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베이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026638)에서 최근 "비트베이는 A씨에게 4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비트베이는 2020년 5월 금융기관의 연락을 받고 거래소 사이트 안에서 1950만원 가량의 가상화폐를 구매한 A씨가 보이스피싱 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해 A씨 계정에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다. 비트베이는 곧바로 A씨가 구매한 코인 1.61367784개를 전부 처분해 현금 1930여만원으로 전환했지만, A씨에게 따로 알리지는 않았다. 검찰은 같은 해 10월 사기미수 방조 혐의를 받던 A씨에게 "가상화폐 구매 대행에 필요하다는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말을 듣고 은행 계좌번호만을 알려줬을 뿐 직접적으로 보이스피싱 사기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해금도 피해자에게 전액 반환됐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는 2021년 2월 비트베이에 자신의 계정에 대한 거래정지 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비트베이가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A씨가 소송을 내기 이틀 전 비트베이에 보낸 출금요청 내용증명에 따르면, 당시 코인 1.61367784개는 거래종가 기준 6430여만원이었다. 서울중앙지법 “4500만원 지급하라” 김 판사는 "고객이 비트베이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개설된 자신의 계정에 가상화폐를 입고하면 가상화폐에 대한 소유권 내지 처분권은 비트베이에게 이전되고, 고객은 비트베이에 대해 가상화폐 출고청구권을 취득하게 된다"면서 "비트베이는 가상화폐 매매를 중개, 청산, 출금해줘야 하므로 고객의 가상화폐 매매에 대한 중개 등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지 이에 따를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비트베이는 A씨의 계정에 입금된 돈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의한 피해금으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거래정지 조치를 취했고, 이후 A씨로부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이유로 거래정지 조치 해제 요청을 받고도 응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비트베이는 A씨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A씨의 계정에 대해 거래정지 조치를 취한 당일 A씨 계정에 있던 가상화폐를 임의로 처분해 현금으로 전환한 채 A씨에게 그 사실조차 통지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트베이는 임의로 A씨 계정에 있는 가상화폐를 처분하는 등 계약상 의무를 불이행했다"며 "비트베이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A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비트베이는 A씨 계정에 입금된 돈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금이라 생각하고 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를 매도, 현금으로 전환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실제 A씨의 계정이 거래정지된 이후 가상화폐 가격이 급상승해 손해분담의 공평 이념에 비춰 비트베이가 배상할 금액을 손해액의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거래정지
이용경 기자
2021-11-18
민사일반
[판결] 건물 손실보상금 공탁했더라도 주거이전비 등 지급 없었다면
건물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공탁했더라도 주거이전비 등에 대해 수용재결 신청을 하거나 이를 지급하지 않은 이상 도시정비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건물소유자는 주거이전비 지급 등 손실보상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건물을 인도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A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다24168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조합은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했다. B씨는 A조합의 사업지구 내 건물을 소유하며 사용·수익하고 있었다. 2017년 7월 사업의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가 이뤄졌고, A조합은 현금청산대상자가 된 B씨와 손실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수용재결을 신청했다. 서울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손실보상금을 4억9700여만원으로 하고 수용개시일을 2018년 5월로 재결했다. 이에 A조합은 법원에 B씨를 피공탁자로 해 일부 압류금액을 제외한 4억9670여만원을 공탁했다. 하지만 B씨는 수용개시일 이후에도 건물 인도완료일인 2019년 10월 말까지 건물을 계속 사용·수익했다. 이에 A조합은 소송을 냈다. 1,2심은 A조합이 수용재결에서 정해진 건물의 손실보상금을 공탁한 이상 B씨에 대해 수용개시일 다음날부터 건물의 인도완료일까지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며, "B씨는 A조합에 수용개시일부터 퇴거일까지의 건물에 대한 차임 상당액인 17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개발조합 승소 원심 파기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조합이 재결절차에서 정해진 건물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공탁했다고 하더라도 주거이전비 등에 대해 수용재결 신청을 하거나 이를 지급하지 않은 이상 도시정비법 제81조 1항 단서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됐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절차가 이루어질 때까지 B씨가 건물을 사용·수익했더라도 A조합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1항에 따라 현금청산대상자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청구를 할 때 현금청산대상자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8조 등에서 정한 주거이전비, 이주정착금, 이사비 미지급을 이유로 인도를 거절할 수 있고, 이 때 현금청산대상자는 사업시행자에게 부동산의 사용·수익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주거이전비
공탁
손실보상금
건물
박수연 기자
2021-10-05
민사일반
[판결] 재개발 사업자, 주거이전비 등 지급 안 하면 부동산 인도 못받는다
재개발 사업자가 현금청산 대상자나 세입자로부터 부동산을 인도받으려면 부동산을 인도 받기 전에 손실보상금 외에 이주정착금과 주거이전비 등을 먼저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개발 사업자의 주거이전비 등 지급의무는 세입자 등의 부동산 인도의무 보다 선이행 의무이거나 적어도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A주택재개발조합이 B씨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청구소송(2019다207813)에서 A조합에게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조합은 2016년 7월 인천광역시에 재개발사업을 실시했다. A조합은 사업 계획에 따라 분양을 진행했다. 해당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한 B씨는 분양 신청을 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자가 됐다. 인천시 토지수용위원회는 2017년 5월 B씨의 부동산 수용을 결정했고, A조합은 B씨 앞으로 손실보상금 2억3000만원을 공탁한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B씨는 토지보상법에서 정한 이주정착금과 주거 이전비, 이사비 등은 받지 못했다며 부동산 인도를 거부했다. 이에 A조합은 소송을 냈다. 1,2심은 A조합이 손실보상금을 공탁하고 B씨의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했으므로, 손실보상이 완료됐다며 A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A조합이 토지보상법에 따른 수용재결로 B씨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했으므로, 주거이전비가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근거로 B씨가 부동산 인도를 거절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토지보상법 제78조에서 정한 주거이전비 등도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6항 단서에서 정한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에 해당한다"며 "주택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가 공사에 착수하기 위해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로부터 정비구역 내 토지 또는 건축물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협의나 재결절차 등에 의해 결정되는 주거이전비 등도 지급할 것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시행자와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 사이에 주거이전비 등에 관한 협의가 성립된다면 사업시행자의 주거이전비 등 지급의무와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의 부동산 인도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게 되고, 재결절차 등에 의할 때에는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절차가 부동산 인도에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B씨는 토지보상법령에서 정한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고, B씨가 주거이전비 등의 지급대상자인 경우에는 A조합이 B씨에게 협의나 재결절차 등에 의하여 결정된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해야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단서의 손실보상이 완료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에는 구 도시정비법 제49조 제6항 단서에서 정한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 완료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개발사업 실무에서는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로부터 부동산 인도를 받은 후 주거이전비 등을 지급하는 것이 대체적인 관행이었다"며 "이 판결은 주택재개발 사업시행자가 현금청산대상자나 세입자에게 부동산 인도를 구하기 위해서는 토지나 건축물에 대한 손실보상금 뿐만 아니라 이주정착금, 주거이전비, 이사비에 대한 지급절차도 이행돼야 한다고 판시한 최초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주거이전비
부동산
세입자
손실보상금
이주정착금
박미영 기자
2021-06-30
형사일반
[판결] 환지예정지 재감정 등 없이 조합 대행사 대표 퇴사했어도
도시개발사업 진행 중에 개발구역 조합 측 대행사 대표가 개발계획이 변경됐는데도 환지예정지에 대한 재감정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퇴사해 조합 측이 큰 손실을 볼 뻔했다고 해도 이를 업무상배임죄의 미수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업무상배임 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5529). A씨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진행되는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한 도시개발사업조합을 대행해 개발사업 진행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행사에서 대표로 일했다. 그런데 2011년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이 변경되면서 환지 예정지의 경제적 가치가 상승하게 됐다. 그런데 A씨는 가치상승을 청산절차에 반영해 조합이 적절한 청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환지예정지에 대한 재감정, 환지계획 변경 등의 조치를 해야 할 업무상 의무가 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행사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는 이유로 업무상배임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친인척, 지인 등 환지예정지를 환지받기로 한 사람들에게 토지 가치상승액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조합에는 가치상승액의 합계액인 34억원의 손해를 입게 하려한 것으로 봤다. 조합이 환지계획변경인가신청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실제 조합 측에 손해가 발생하지는 않아 A씨는 업무상배임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실시계획 변경시부터 A씨가 퇴사할 때까지의 기간은 불과 4개월로, 이 기간 동안 환지계획변경을 위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며 "A씨가 절차 진행에 필요한 자료를 폐기·은닉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퇴사한 후에도 이 절차를 진행할 인원은 충분했다"며 "A씨가 절차 진행을 하지 않은 것을 부작위에 의한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는 조합의 사무를 전적으로 위임받아 처리하던 사람으로서, 환지예정지에 대한 평가 요인의 변경에 따른 가치상승액을 적절하게 평가해 조합으로 하여금 적절한 청산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었다"며 "그러나 A씨는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거나 후임자에게 관련 사항을 인계하지 않고 묵비한 채 2011년 회사에서 퇴사해 조합이 재평가의 필요성을 수년간 인지하지 못해 청산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못할 위험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이러한 부작위는 사업요지에 집중적으로 환지를 받은 본인과 친인척, 지인에게 경제적 이익이 되고 조합에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뤄진 것"이라면서 "따라서 A씨가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인정함이 옳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업무상배임죄는 타인과의 신뢰관계에서 일정한 임무에 따라 사무를 처리할 법적 의무가 있는 자가 그 상황에서 당연히 할 것이 법적으로 요구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 부작위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다"며 "그러한 부작위를 실행의 착수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작위의무가 이행되지 않으면 사무처리의 임무를 부여한 사람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으리라고 객관적으로 예견되는 등으로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의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에서 부작위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행위자는 부작위 당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위반한다는 점과 그 부작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2011년 실시계획 인가에 따라 이 사건 조성계획이 변경된 이상, 그로 인해 환지예정지의 가치를 재평가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은 A씨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A씨에게 2011년 실시계획의 인가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할 작위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조합이 환지예정지의 가치상승을 청산절차에 반영하지 못할 위험이 구체화한 상황에서 A씨가 그러한 작위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부작위로써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업무상배임죄
인수인계
퇴사
업무상배임미수
업무상배임
박미영 기자
2021-06-10
민사일반
[판결](단독) 재개발지역 토지수용 재결청구권 발생 수개월 뒤 신청했더라도
재개발조합원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이 토지 수용재결 과정에서 토지보상법상 재결신청청구권이 발생한 후 수개월 뒤에야 이를 청구했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률전문가로서 손실보상 협의절차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민사7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I조합의 조합원 A씨 등 20명이 B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1242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I조합은 서울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행자로 선정됐다. 조합원인 A씨 등은 사업구역 내 부동산을 소유해 토지수용에 따른 현금청산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은 수용재결 절차를 위한 대리인으로 B법무법인을 선임했다. B법무법인은 재개발구역 내 부동산에 대해 I조합에 수용재결신청을 청구했다. 위임계약상 청산금 관련 구체적 방법·시기 특정 안 돼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B법무법인이 재결신청청구권이 발생했는데도 조속재결신청청구서를 발송하지 않았다고 A씨 등이 문제를 삼은 것이다. A씨 등은 "도시정비법에 따라 조속재결신청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는 I조합이 (조합원 등으로부터) 조속재결신청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토지수용위원회 등에) 재결을 신청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은 그 지연된 기간에 대해 재결지연가산금을 받을 수 있는데, B법무법인이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총 16억원을 배상하라"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위임계약은 수임범위를 '청산금 증액과 관련해 협의매수 단계부터 행정소송의 최종심까지의 법적 절차' 등으로 정하고 있을 뿐 청산금 증액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등을 특정하지 않고 있다"며 "법률전문가인 B법무법인으로서는 A씨 등의 청산금을 증액하기 위해 관련 법리 및 자신의 지식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고 밝혔다. 전문가로서 적절한 방법 선택할 수 있는 재량권 있다 이어 "B법무법인은 I조합이 수용재결신청의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 적법하게 수용재결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손실보상에 관한 협의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A씨 등에게 더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재결신청청구를 미루면서 손실보상에 관한 협의절차를 계속 추진했다"며 "협의절차가 무산될 무렵부터 순차적으로 수용재결신청을 청구한 것으로 보이고 이 같은 경위로 손실보상에 관한 협의절차가 무산되거나 적법한 수용재결신청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B법무법인이 쉽게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은 언제든지 위임계약을 해지하고 즉시 조속재결신청청구를 하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방안에 따라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B법무법인의 설명의무 위반과 A씨 등이 주장하는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토지보상법
법무법인
재개발
재결청구권
박미영 기자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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