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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가출청소년 살해·암매장… '가출팸' 선배에 중형 확정
가출청소년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일명 '오산 백골시신 사건'을 주도한 20대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0808). 피유인자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공범 B씨에게는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A씨는 가출한 미성년자를 상대로 숙식을 해결해주고 이를 빌미로 범법행위를 시킬 목적으로 SNS에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가출 청소년들을 유인해 '가출팸'을 결성했다. A씨는 가출팸에 들어온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이들을 협박, 감금하며 절도, 대포통장 수집, 타인의 체크카드 배송 등 범법행위를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A씨는 가출팸의 일원이던 C군이 도망쳐 경찰에 자신의 지시 등 범행 관련 내용을 진술한 것을 알고 보복을 결심했다. 그리고 2018년 9월 경기도 오산의 한 공장으로 C군을 유인해 측근인 B씨와 함께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피고인들은 미성년인 피해자로부터 그 어떤 대가를 치르고도 되찾을 수 없는 생명을 일순간에 앗아갔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과 방법, 치밀한 범행 계획과 빈틈없는 실행, 살해 뒤 시신 은닉 방법 등에 비춰 죄질과 범정이 매우 나쁘다"며 A씨에게 징역 30년을, B씨에게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대법원도 A씨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보복살인
살해
암매장
오산백골시신사건
가출청소년
손현수 기자
2020-11-02
형사일반
[판결] "단순 범행기회 제공… 위법한 함정수사 아니다"
이미 범죄 의사가 있는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 기회를 제공한 것은 위법한 함정수사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4833). 김씨는 2019년 10월 A씨로부터 "체크카드를 수거해 현금을 인출해주면 인출 금액의 15%를 수수료로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금책 역할을 제안한 것이다. A씨는 이를 받아들여 서울 천호역 앞 자전거 플라스틱 박스 안에서 체크카드 2장을 수거해 보관했다. 이에 검찰은 김씨가 대가를 받을 것을 약속하고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체크카드)를 보관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등은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및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1심은 "불특정 다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성매매 알선 혐의로 실형 전과를 가진 김씨가 누범기간 중에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며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A씨는 경찰 수사협조자로, 나를 체포하기 위해 본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건네준 것"이라며 "이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라고 반박했다. 또 "A씨가 제공한 체크카드는 본인 것이기 때문에 범죄에 이용할 목적도 없었다"면서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김씨는 포털사이트 카페에 글을 올리며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에 가담할 의사를 보였고, A씨 외에도 카페에서 알게 된 성명불상자로부터 체크카드 수거 및 인출 제안을 받고 2009년 10월 두 차례 체크카드를 수거해 2600만원을 인출·전달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A씨의 제안에 더해 적극적으로 더 높은 수수료율을 요구했다"면서 "자신이 불법적인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범행은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보관하면 성립요건을 충족하고, 범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알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체크카드가 다른 범행에 실제 이용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김씨가 다른 범죄에 해당 체크카드가 이용될 수 있음을 인식한 상태라면 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며 김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유인자(A씨)가 수사기관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은 상태에서 피유인자(김씨)를 상대로 단순히 수차례 반복적으로 범행을 부탁했을 뿐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사용했다고 볼 수 없는 때에는 설령 그로인해 피유인자의 범의가 유발되었다 하더라도 위법한 함정수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협조자
경찰
함정수사
전자금융거래법
손현수 기자
2020-07-27
민사일반
[판결] 양육비 사용내역 ‘정기적 공개’ 명령할 수 없다
법원이 이혼사건에서 부부 중 일방 당사자를 미성년 자녀의 양육권자로 지정하면서 양육권자에게 향후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양육비의 사용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명령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양육권자의 재량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또 양육권자로 지정된 양육친에게 비양육친과 같이 매달 일정금액의 양육비를 내도록 하는 것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대만 국적 여성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소송(2019므1530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6년 결혼한 A씨 부부는 이듬해 1월 딸 C양를 낳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성격 차이와 자녀 양육문제로 자주 다퉜고, A씨는 2017년 11월 이혼소송 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혼을 요구하면서 딸의 친권자와 양육자로 본인을 지정해 달라는 요구와 함께 B씨가 위자료 및 양육비를 지급할 것을 청구했다. 이혼한 부부 일방 양육권자의 재량 지나치게 제한 1심은 "A씨가 주로 딸을 양육했고, 부부가 이혼에 이르게 된 결정적 다툼도 아이 양육방식에서의 차이와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 부족 때문"이라며 "B씨는 아이 앞에서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면서 A씨를 친권자 및 양육자로 정했다. 이어 "B씨는 C양이 성인이 될 때까지 A씨에게 매달 양육비 50만~9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다만 "혼인관계 파탄 책임은 두 사람 모두에게 대등하게 있다"며 A씨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고, B씨에게는 자녀에 대한 면접교섭권을 인정했다. 2심은 양육비에 관한 판단을 달리했다. 양육자로 지정된 A씨도 매달 일정금액의 양육비를 내도록 하는 한편,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양육비를 어디다 썼는지 등 사용내역을 B씨에게 분기별로 알려주라고 한 것이다. 2심은 "C양의 양육비로 A씨는 매달 30만원, B씨는 50만원을 각각 부담하라"면서 "양육비 지급 방법과 관련해 △A씨 이름 또는 아이 명의로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A씨와 B씨는 매달 해당 계좌에 양육비 분담금을 각각 입금할 것 △체크카드를 통해 양육비를 사용하되 A씨가 B씨에게 지출내역이 나타난 예금계좌 거래내역을 매년 분기별로 고지하라"고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이혼소송에서 법원이 당사자들에게 양육비 분담 비율과 집행 방법을 어느 선까지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양육비의 사용방법을 특정하는 것은 아이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양육할 A씨의 재량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A씨에게 예금계좌의 거래내역을 B씨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둘 사이에 분쟁을 예방하는 측면보다 추가적인 분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판결 주문은 명확해야 하고 주문 자체로서 내용이 특정될 수 있어야 한다"며 "2심은 A씨 또는 C양 명의의 새로운 예금계좌를 개설하도록 했는데, 이것이 A씨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되 C양의 명의를 부기하라는 것인지, 아니면 A씨와 C양 공동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라는 것인지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육친에게도 일정 양육비 내도록 하는 것도 위법 대법원은 또 양육친에게도 일정한 금액의 양육비를 내도록 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재판상 이혼 시 친권자와 양육자로 지정된 부모의 일방은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가정법원으로서는 자녀의 양육비 중 양육자가 부담해야 할 양육비를 제외하고, 상대방이 분담해야 할 적정 금액의 양육비만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대법원 판결에 공감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양육비 사용내역을 상대방에게 고지하도록 하는 것은 또다른 분쟁을 야기할 우려가 있고, 양육권자의 본질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가정법원 가사전문법관 출신인 김성우(51·사법연수원 31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조정도 아닌 판결로 양육권자의 양육비 사용내역을 상대방에게 세세하게 고지하도록 명령하는 것은 양육권자의 권한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면이 있고, 이 경우 양육비 사용내역을 놓고 또 다른 분쟁을 야기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의 복리를 위해서도 부모의 분쟁이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약 양육권자가 양육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은 양육비 감액을 요구하거나 양육권 변경을 청구하는 것이 합당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천(47·34기) 법무법인 가족 대표변호사는 "양육비는 일종의 구상금으로서, 양육비를 집행하는 것은 양육권자의 책임"이라며 "혼인관계 중에도 남편이 아내에게 돈 사용 내역을 세세히 따지는 것은 과도한데, 이혼한 부부에게 양육비 사용내역을 공개토록 하는 것은 양육권자의 자유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모욕적인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허용하면 양육권이 없는 자가 양육권자에게 돈을 이렇게 저렇게 쓰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며 "이는 아이를 어떻게 기를지 결정할 권리가 있는 양육권자의 본질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육비
이혼
양육권
손현수 기자
2020-06-03
형사일반
[판결] '내연녀 살해 후 훔친 카드 사용' 50대, 징역 17년 확정
내연녀와 돈 문제로 다투다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숨진 내연녀의 체크카드를 훔쳐 술을 마시고 다닌 5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3226). 조씨는 지난해 5월 새벽 2시쯤 경남 창원시 한 아파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내연녀 A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조씨는 A씨와 돈 문제로 다투다가 "돈을 주지 않으면 그만 만나자"는 말을 듣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이후 혼자서 술을 마시다 A씨의 체크카드 등을 훔쳐 현장에서 달아났고, 훔친 카드로 220만원을 인출했다. 그는 이 돈 가운데 45만여원을 술집에서 사용했다. 1,2심은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라며 "조씨는 내연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살해한 후, 피해자의 재물을 절취해 사용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유족은 치유되기 어려운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됐다"면서 "조씨는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살인
내연녀
살해
손현수 기자
2020-05-29
형사일반
[판결](단독) 약식명령 불복, 정식재판 청구한 사건과 일반사건 병합된 경우에는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이른바 '고정사건'과 일반사건이 병합된 경우에는 따로 분리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고정사건은 '형종 상향 금지 원칙'에 따라 약식명령에서 선고받은 형보다 높은 형종을 선고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두 종류의 사건을 병합해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15700). A씨는 2018년 경기도 광명시에서 B씨가 현금인출기 코너에 놓아둔 체크카드를 절취해 2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제1혐의)로 약식기소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한편 A씨는 C씨의 신용카드를 습득해 120여만원을 사용하는 등 8건의 혐의(제2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두 종류의 사건 병합 하나의 징역형 선고는 위법” 1심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뒤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씨가 항소했지만 2심은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상고심에서는 원심 판결 중 A씨가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한 제1혐의 사건과 추가 기소된 다른 8건의 제2혐의 사건을 병합해 A씨에게 하나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 징역형 선고 원심파기 2017년 12월 19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은 약식사건에서도 적용되던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을 '형종 상향 금지' 원칙으로 완화했다. 고정사건에서 법원이 약식명령으로 선고된 벌금형보다 높은 벌금형을 선고할 수는 있지만 금고나 징역 등 벌금형보다 높은 형종을 선고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개정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는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 대하여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1심 판결 중 B씨가 피해자인 제1혐의 사건은 피고인만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인데도 약식명령의 벌금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인 징역형이 선고됐다"며 "이는 형사소송법 제457조의2 제1항이 정한 형종 상향 금지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점유이탈물횡령
형종상향
형사소송법
손현수 기자
2020-02-10
형사일반
[판결] 보이스피싱범에 계좌 양도 후 송금된 돈 빼 쓰면 ‘횡령죄’
보이스피싱범에게 은행 계좌를 양도한 사람이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임의로 인출해 썼다면 피해자의 돈을 횡령한 것이므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4부(재판장 양은상 부장판사)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파기환송심(2018노2707)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12월 보이스피싱 범죄자로부터 "계좌를 빌려주면 한 달에 20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를 양도했다. 이후 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은 피해자가 A씨 계좌로 600만원을 송금하자, A씨는 이 중 500만원을 자신의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하고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1·2심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기 피해자의 돈이 A씨 명의의 계좌에 예치됐다고 하더라도 A씨와 피해자 사이에 위탁관계나 신임관계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했어도 이러한 행위는 이미 성립한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포함된 것으로, 피해자에 대해 별도의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취지로 2심 판결을 파기했다(2018도5255). 대법원은 "A씨가 자신 명의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사기범행에 이용되리라는 사정을 모르고 계좌를 양도했을 뿐이어서 사기의 공범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A씨가 자신의 계좌로 송금된 사기범행 피해자의 돈을 보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임의로 인출할 경우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인천지법, ‘전자금융법 등 위반’ 파기환송심서 벌금선고 이에 따라 파기환송 후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계좌가 사기범행에 이용될 것을 알았는지 여부 등을 심리한 다음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범행에 이용돼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피해금을 송금 또는 이체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그 돈을 피해자에게 반환해야 하므로 피해자를 위해 사기피해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봐야 하고, 계좌명의인이 영득할 의사로 돈을 인출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며 "다만 계좌명의인이 사기 범행의 공범이라면 돈을 인출하더라도 사기 범행의 실행행위일 뿐 새로운 법익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어 별도로 횡령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체크카드를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문자를 보고 카드를 빌려줬을 뿐 이를 범죄행위에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봤을 때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될 것을 모르고 사기피해금 중 500만원을 인출해 개인적인 용도로 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앞서 대법원은 2018년 7월 19일 선고한 전원합의체 판결(2017도17494)에서 "어떤 계좌에 계좌명의인과 송금인 사이에 법률관계 없이 자금이 송금된 경우 그 돈은 송금인에게 반환돼야 하므로 계좌명의인은 이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이는 계좌명의인이 개설한 예금계좌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돼 그 계좌에 피해자가 사기 피해금을 송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밝혔었다.
전자금융거래법
횡령
보이스피싱범
횡령죄
남가언 기자
2020-01-13
형사일반
[판결] '뇌물수수' 수사중 8년간 호화 도피… 최규호 前 전북교육감, 징역 10년 확정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잠적해 8년 넘게 도피생활을 하다 검거된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교육감에게 징역 10년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2060).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과정에서 도교육청이 관리하던 부지에 대한 매입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3차례에 걸쳐 총 3억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 전 교육감은 2010년 9월 검찰 출석을 약속해 놓고 잠적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식당에서 검찰수사관에게 검거됐다. 도주한지 8년 2개월만이었다. 그는 도피기간인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1026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진료를 받아 2130만원 상당의 요양급여 비용을 가로챈 혐의도 받게 됐다. 또 도주 중 지인 명의 통장과 체크카드를 4차례 양수하고 타인 명의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한달 생활비로 700만원을 쓰고 다니는 등 호화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심은 "고위공직자로 중대범죄를 저질렀고, 수사기관에 자진출석을 약속해 시간을 번 뒤 도피했다"며 "범행에 대한 책임을 질 생각 없이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만료만 기다리며 8년이 넘도록 도피생활을 했다"면서 징역 10년에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뇌물수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사기
손현수 기자
2019-10-31
형사일반
[판결] "모르는 사람에게 체크카드 건네고 대출 약속받아"… 유죄 취지 파기환송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로 약속하고 체크카드를 건넨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유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전자금융거래법이 정한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빌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이익인 '대가'를 취하려 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6946). 조씨는 2016년 6월 8일 모르는 사람인 A씨로부터 300만원을 대출받기로 약속하고 '전자금융거래의 접근매체'인 본인명의 신한은행 계좌와 연결된 체크카드를 퀵서비스로 A씨에게 보냈다. 이에 검찰은 조씨가 대가를 받을 것을 약속하고 체크카드를 대여했다고 판단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와 '대가'의 의미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란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말한다"며 "'대가'란 접근매체의 대여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는 대출받을 기회를 얻기로 약속하고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씨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체크카드)를 사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빌려줬다"며 "조씨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대출받을 기회를 얻은 것은 접근매체의 대여와 대응하는 관계, 즉 대가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원심은 조씨가 대출받을 기회를 얻기로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해줬는지 여부를 심리해 판단해야하는데, 충분히 심리하지 못했다"며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1심은 "조씨가 대여해준 체크카드가 금융사기 범죄에 사용돼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조씨는 대출과정에서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거짓말에 속아 체크카드를 교부했고, 체크카드 교부와 조씨가 대출받을 기회를 얻은 것 사이에 대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수수료
대가
대여
접근매체
전자금융거래법
손현수 기자
2019-07-15
형사일반
[판결] 용인 일가족 살해범 아내도 중형 확정… 존속살인 방조
친모와 이복형제, 계부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계좌에서 돈을 빼내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붙잡힌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범인인 김모(35)씨의 아내 정모(34)씨에게도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존속살해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8도17083). 정씨는 2017년 10월 남편 김씨가 그의 친모인 A(당시 55세)씨와 이복동생 B(당시 14세)군을 경기도 용인에 있는 A씨의 집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체크카드 등을 훔치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계부인 C씨도 흉기로 살해한 뒤 차 트렁크에 사체를 유기했다.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김씨는 범행 후 A씨 계좌에서 1억2000여만을 빼내 아내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현지에서 붙잡혀 한국으로 송환됐다. 김씨는 생활비 등 경제적 도움을 주던 어머니 A씨가 2016년 8월부터 지원을 중단하고 이듬해에는 만남조차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정씨와 짜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스스로도 알다시피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했고, 범행의 과정과 동기도 좋지 않다"며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정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심 선고 후 상고를 포기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존속살해 방조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정씨와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판결을 확정했다.
일가족살해
존속살해
방조
이세현 기자
2019-01-18
민사일반
조세·부담금
[판결] 기존 신용카드 회원에 추가 카드 발급 때 인지세 별도 납부해야
기존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회원이 추가로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때에도 해당 은행이나 카드사는 별도의 인지세를 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국민은행이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6다25492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국민은행은 2007년 7월부터 2011년 2월까지 기존 신용카드회원이 추가로 체크카드 발급을 요청하거나 체크카드회원이 추가로 신용카드 발급을 요청하면서 작성한 신청서에 대한 인지세 39억원을 납부했다. 국민은행은 이후 "기존 신용카드회원이나 체크카드회원이 동일한 신용카드업자로부터 추가로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것은 대금결제 수단 및 시점의 선택이라는 추가적인 서비스 혜택을 제공받는 것에 불과하므로, 인지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보완문서'에 해당한다"며 인지세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인지세법 제3조 1항은 '과세문서'로 '계속적·반복적 거래에 관한 증서로서 신용카드회원(직불카드회원을 포함한다)으로 가입하기 위한 신청서'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5조는 '하나의 문서의 내용을 다른 하나 이상의 문서가 보완하여 하나의 계약 내용을 이루는 경우 그 보완문서는 그 계약 내용을 증명하는 과세문서로 본다. 다만 신용카드 가입 신청서의 보완문서는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대금결제 방법과 시기 및 신용공여 여부의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직불카드 회원가입 신청서는 신용카드 회원가입 신청서와는 별도의 인지세 과세문서로 봐야 한다"면서 "체크카드는 카드회원이 사용하는 즉시 예금계좌의 잔액 범위 내에서 카드이용대금이 결제되고 통상적으로 신용카드업자에 의한 신용제공이나 자금융통이 이뤄지지 않으므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직불카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신용카드회원이 작성하는 체크카드 회원가입 신청서나 기존 체크카드회원이 작성하는 신용카드 회원가입 신청서는 대금결제 방법이나 기능 등이 종전과 다른 별개의 권리관계를 창설하는 것이어서 보완문서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인지세 과세대상인 과세문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도 과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신용카드업자
신청서
부당이득금반환소송
국민은행
인지세
체크카드
신용카드
신지민
2017-02-16
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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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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